원작자 : 후타바 / 大きく振りかぶったあき

삽화 : ?
번역자 : ?
번역출처 : 구 윳쿠리 사이트
anko4235 데이부데이즈
어느 맑은 날의 일이다.
넓은 공원이 있었다. 나무도 많았지만, 제대로 관리가 안 되는지 특히 사람이 잘 안 찾는 곳은 숲처럼 되어있었다.
안타깝게도 실내에서 노는데 정신이 팔린 아이들은 공원에 거의 놀러오지 않았다. 대신 그 빈자리를 윳쿠리들이 차지하고 있었다.
이 공원에는 아이들보다 윳쿠리가 더 많아지게 됐다.
그런 공원의 종이상자 속에 한 윳쿠리 가족이 살고 있었다.
"쬼뎌우~걱우~걱하고십땨구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
"뱝찌갸녀무부죠캬댜구! 느그탈쮸업땨구!"
"뱨교퓨댜구우우우우우우우우우!! 느그탈쮸업땨구우우우우우우우우!!!!"
세 마리의 레이무가 지랄하고 있었다.
그들의 모습은 게스라는 존재의 아기 윳쿠리 버전 그대로였다.
세 마리의 주위에는 먹다 흘린 음식 찌꺼기가 널려 있었다.
조금 전에 우~걱우~걱 행보오오오옥! 이라고 소리지르며 밥을 먹을 때 생긴 것들이다.
그렇게 배가 고프면 흙이라도 퍼먹으라고 해주고 싶을 정도다.
하지만 배 고프다고 소리지르는 것 치고는 묘하게 혈색도 좋았고 몸집도 포동포동했다.
먹이는 충분하리라. 다만 배가 빵빵하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심술을 부리는 것이다.
"느읏~낼~름낼~름. 아가야들아, 조금만 기다리라구. 마리사가 금방 돌아올 거라구."
세 마리들 앞에서 성체 윳쿠리 레이무가 이들을 달래고 있었다.
성체 레이무의 표정은 짜증으로 가득했지만, 아기 레이무들은 못 알아차리는 눈치다.
"느으으으읏~~레이뮤는죰뎌먀니먀니우~걱우~걱해쇼느그탸고시플뿌니랴구우우우우! 어째져그론소리를하눈고야아아아아아아!"
"마쟈! 마쟈! 레이뮤를느그탸개안시켜쥬는부묘는쥬거! 느그탸개이찌말고쥬거!"
"레이뮤를느그탸개안시켜쥬는쮸레기부묘는레이뮤가혼내쥴꼬야! 뿌뀨우우우우우욱!!"
자기 생각 밖에 안 하는 아기 레이무들은 그저 느긋해지기 위해 성질을 부렸다.
아기 윳쿠리들은 자기를 느긋하게 해달라며 어리광을 부릴 때도 있지만, 이건 좀 심했다.
뭐든지 다 오냐오냐 하면서 어리광을 받아주다 보면, 아기 윳쿠리는 끝없이 느긋함을 추구하다 이런 추태를 부리게 된다.
그런 아기 레이무들의 모습에 성체 레이무는 눈을 부릅뜨고 이마에 파란 힘줄을 불끈거리며, 잇몸이 훤히 드러나 보일 정도로 이를 힘껏 악물고 있었다.
그녀의 표정과 분위기에 살기가 넘쳐 흘렀지만, 아기 레이무들은 조금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어째서 그런 소리를 하는 거냐구! ......레이무는 잠깐 밖에 나갈 거라구! 마리사! 따라오라구!!"
표정도 분위기도 바꾸지 않고, 레이무가 빽 소리지르듯 말했다.
하지만 아기 레이무들은 성체 레이무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척도 하지 않았다. 아마 이런 상태에서도 자기한테 유리한 말만 귀에 들어오리라.
게스 아기 윳쿠리란 그런 존재니까.
잘 보니 상자 구석에서 두 마리의 아기 마리사가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이름이 불리자, 한 마리가 몸을 움찔거린다.
먹이를 충분히 먹지 못했는지 아기 레이무에 비해 몸집도 반 정도 밖에 안 됐고, 혈색도 그다지 좋아보이지 않았다.
아기 마리사 한 마리가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느, 느그탸개이해해땨구......"
그녀의 표정은 절망 그 자체였다.
모든 것을 포기한 자의 모습이었다.
불려나가는 아기 마리사가 남은 아기 마리사에게 말했다.
"마리쨔, 느그탸개이땨가랴구."
"언니야......"
"우물쭈물 대지 말라구! 진짜 쓰레기 같은 마리사라구!"
금방이라도 달려들 것처럼 분통을 터뜨리는 레이무.
아기 마리사는 남은 아기 마리사에게 그 말을 남긴 채, 레이무의 뒤를 따라 집을 나섰다.
남겨진 마리사는 그 뒷모습을 걱정스럽게 쳐다봤다.
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다.
화난 레이무가 언니인 아기 마리사를 한 마리 밖으로 데려갔다.
레이무는 돌아왔지만, 언니인 아기 마리사는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제발 이 예감이 틀리게 해달라고 아기 마리사는 기도했다.
언니 아기 마리사는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느늣! 오늘도 밥씨를 가져왔다제!"
아기 마리사를 데리고 나갔던 레이무가 혼자 돌아오고 나서 얼마 안 된, 아기 레이무들이 울다 지쳐 잠들었다 마악 일어났을 무렵.
성체 윳쿠리 마리사가 성체 레이무의 종이 상자에 들어왔다. 그녀의 남편이리라.
노동을 마치고 겨우 제 집으로 돌아왔다는 사실에 뿌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왜 이렇게 늦었냐구! 레이무도 아가야들도 기다리다 지쳤다구! 느긋하게 있지 말고 빨리 준비하라구!"
그런 마리사에게 소리를 지르는 레이무.
화풀이 대상이 된 마리사는 슬픈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느읏, 미안하다제. 하지만 오늘도 먹을 것을 많이 많이 구해왔다제!"
마리사의 모자는 나름 묵직해보였다.
"오늘도 많이! 라는 소리가 어떻게 나오냐구우우우우우우우!! 지난 번에 가져온 건 너무너무 적었다구우우우우우우우우!"
"늣, 느늣!! 미안하다제! 미안하다제!!"
레이무는 침을 튀기며 마리사에게 불만을 쏟아냈다.
마리사는 땅에 얼굴을 처박듯 하며 레이무에게 용서를 빌었다.
이제는 이 집의 일상풍경이 되어버린, 이 압도적인 상하관계.
부부 관계라기 보다, 거의 노예와 주인 사이 같은 분위기였다.
레이무 종의 아기 윳쿠리들은 그 모습을 히죽히죽 쳐다보며, 마리사 종은 노예로 충분하다는 인식을 새롭게 했다.
"느읏! 마리사는 진짜 무능하다구. 빨리 먹을 것을 내놓으라구!"
"......알았다제."
마리사는 모자에서 먹을 것을 쏟아냈다.
이와 동시에 레이무와 아기 레이무들은 일제히 먹을 것을 향해 달려들었다.
"느그치머깨우~걱우~걱행뽀오오오오오오오오옥!!!!"
"우물! 우물! 우~걱우~걱! 꺼억! 우물! 우~걱!!"
"아~작아~작, 행뽀오옥! 행뽀오옥!"
"냐~암냐~암우~걱우~걱쩌~업쩌~업, 흐~하~그저그래~!"
레이무와 아기 레이무들은 아귀처럼 천박한 모습으로 쓰레기 같은 먹이를 처먹어댔다.
사방에 음식 파편을 제일 많이 흘린 게 어미라니 이게 대체 무슨 꼴인가.
그런 모습을 곁눈질하며 마리사가 아기 마리사에게 다가갔다.
"어떻게 된 거냐제, 아가야? 밥 안 먹냐제?"
"느읏......개, 갠챤탸졔! 마리샤는죠금만머거도츙부냐댜졔!"
"느읏, 그럼 됐다제. 느읏? 마리사의 또 다른 아가야는 어디 갔냐제?"
"느으으읏~~"
"어디 놀러 갔나 보다제. 어쩔 수 없다제."
마리사는 아기 마리사가 하고 싶어했던 말이 뭔지 전혀 이해하지 못햇지만, 대충 자기완결 시켜버린 눈치였다.
매일 사냥과 레이무 상대하기에 지친 마리사는 아이들에게 크게 신경을 쓸 수 없게 되었다.
실제로 맨 처음 사라진 아기 마리사에 대한 것도 매일 같은 피로에 조금씩 잊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피곤에 지친 몸을 달래기 위해 자리에 눕는다. 싫은 일들을 생각하지 않으려고.
마리사가 자리에 눕자, 아기 마리사는 상자 집 밖으로 나갔다.
그녀의 표정은 어두웠다.
"느읏~"
아기 마리사는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랐다.
어미 마리사한테 '레이무 종한테 끌려갔다 안 돌아왔다'고 하면 레이무에게 제재당하는 건 아닐까.
하지만 정말로 놀러 간 것일지도 몰랐다.
아기 마리사는 그렇게 자기합리화를 했다.
윳쿠리치고는 쓸데없이 걱정이 많은 아기 마리사는, 불안한 미래만을 생각했고, 결국 말을 꺼내지 못했다.
그리고 당연하다는 듯 배가 고파졌기에, 마리사의 눈을 피해 맛 없는 잡초를 먹었다.
모두가 어미 마리사를 걱정시키지 않기 위해서였다.
"우~걱우~걱, 죨랴마뎝쪄......"
결국 혼자 밥을 먹게 된 마리사는 평소보다 훨씬 맛 없고, 한없이 불행하기만 한 식사시간을 보내는 것이었다.
"행보카지아나......행보카지아나아아아아아...느극느극......어째져..............."
"꺼어어억!"
레이무는 걸쭉하게 트림을 한 뒤, 오늘의 먹이에 대해 생각했다.
오늘도 만족스럽게 못 먹었다고.
윳쿠리들은 대중없는 생물로, 먹으려고 하면 상당한 양이 뱃속에 들어간다.
배터지게 먹고 느긋해지려고 해도, 그것을 노숙 윳쿠리가 어떻게 모을 수 있단 말인가.
가족 모두를 배터지게 먹게 해주는 건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먹으면 싼다.
다 자란 윳쿠리도 그 행위를 한다.
"느늣! 바ㅃ씨를머거쮸니까, 응응찌가나온댜구!"
"느읏, 아냐루찌가간질간질하댜구! 아쥬아쥬간질간질하댜구!"
"응응찌가나온댜구! 느그탸개나온댜구!"
"""상캐애애애애애!!!"""
긴 준비동작과 쓸데없는 선언을 하면서, 아기 레이무 세 마리는 더러운 구멍에서 응응이라고 불리는 팥소를 짜냈다.
보통으로 먹은 윳쿠리들도 응응은 나름 많은 양을 싸며, 쓸데없이 많이 먹은 윳쿠리는 그만큼 쓸데없이 많은 응응을 싼다.
그리고 응응은 윳쿠리에게 아주 냄새가 지독한 것으로 인식된다.
윳쿠리 외의 생물이 보면 그냥 팥소 덩어리일 뿐인데, 윳쿠리는 어째서인지 그것에서 악취가 난다고 생각한다.
세 마리는 배설물을 싼 여운을 음미했고, 그 여운이 끝나자 발광하기 시작했다.
"느느으응, 느늣!? 응응찌는냄섀냔댜구! 저리가랴구!"
"냄섀나는거는느그턀쮸업땨구! 느그탸개이찌말고빨리업쪄지랴구!"
"마땨구! 레이뮤뿌뀨우우우욱할꼬야!"
의지도 뭣도 없는, 스스로가 짜낸 응응을 향해 아기 레이무들은 주춤거리며 위협한다.
물론 아무리 그래도 응응은 움직이지 않는다.
참 웃기는 광경이었다.
"느읏, 기다리라구, 아가야들아. 마리사! 느긋하게 있지 말고 빨리 치우라구!"
윳쿠리에게 있어서 응응 냄새는 독하다. 따라서 처리할 때도 고생이다.
하물며 손발이 없는 윳쿠리는 냄새의 근원인 응응에 반드시 얼굴을 갖다대야만 한다.
물론 그런 느긋할 수 없는 행위를, 이 어미 레이무가 하려고 할 리가 없었다.
일단은 어미 마리사가 화장실이라고 가져다 놓은 나뭇잎 위에서 응응을 하라고 이야기는 했지만, 아기 레이무들이 그것을 지킨 적은 없었다.
"느읏, 느긋하게 이해했다제......"
마리사는 독한 냄새에 얼굴을 찡그리며, 응응을 처리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던 아기 레이무들은 마리사를 놀리기 시작했다.
"느푸풉, 더려운응응찌를치우고이땨구."
"오오, 냄섀나냄섀나."
"냄섀냐니꺄빨리어디치우랴구! 지금당장하랴구!"
자기들이 싸놓은 똥을 힘들게 치워주는 마리사에게 쏟아내는 폭언들.
평소와 마찬가지로, 마리사는 느긋할 수 없었다.
"느읏, 그런 소리 하지 말라제, 아가야들아."
라고 마리사가 말했지만, 빨리 치우라며 성화가 이어진다.
귀여운 내 새끼들을 위해서다제.
마리사는 그렇게 자신에게 이야기하며, 느긋할 수 없는 기분으로 응응을 처리했다.
응응을 처리하는 남편을 힐끔거리던 레이무는 '하나도 느긋하지 않은 윳쿠리를 남편으로 삼았다'며 후회했다.
그녀의 이상은 이랬다.
항상 먹을 것에 부족함이 없으며, 집은 다른 윳쿠리들을 굽어볼 수 있는 높은 곳에 있고, 인간과 윳쿠리가 감히 접근하지 못하며, 다른 윳쿠리와 인간이 넙죽 절을 한다.
아이들은 제 말이라면 뭐든지 다 듣고, 자신을 꼭 닮아 귀여우면서 아름다우며, 모든 것이 완벽한 아주아주 느긋한 아이들이 태어날 것이라고.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현실은 어떠했는가.
먹이는 항상 부족하고, 집은 냄새 나는 종이 상자 집이며, 그늘이고 볕도 잘 안 드는 곳에, 있고, 가끔 다른 윳쿠리가 함부로 집 바로 앞을 지나쳐 간다.
아이들은 말대답하지, 응응은 냄새나지, 시끄럽지, 먹고 자고 먹고 자고 먹고 자고.
대체 누굴 닮아 저 모양인지 레이무는 탄식했다.
아이인 아기 레이무들의 유일한 미점이라면, 그다지 귀엽지는 않지만 자신을 닮은 아이라는 점 정도.
레이무의 덜 떨어진 팥소를 120% 이어받은 것 같지만, 그것을 이해하는 것은 레이무의 팥소뇌로서는 불가능한 모양이었다.
모습만 조금 닮았지, 다른 건 영 꽝이야.
레이무는 한숨을 내쉬었다.
이게 다 저 무능한 남편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자신의 팥소가 조금이라도 흐르지 않고 모습도 하나도 안 닮았더라면, 진작에 죽여버렸으리라.
그래, 저 아기 마리사들처럼 말이지.
레이무는 자신이 죽인 아기 마리사들을 떠올리고 히죽거리면서 음흉한 기쁨에 잠겼다.
레이무는 마리사 쪽을 힐끔 쳐다봤다.
사냥 잘 하고 멋있기로 소문 난 공원 제일의 마리사를 남편으로 삼으면 평생 느긋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고.
실제로는 사냥에 지쳐 돌아온 마리사와 억지로 상쾌를 한 뒤, 아이를 만들어 도망칠 곳을 없앤 것 뿐이었다.
거의 강간 수준이었다. 그러면서 뻔뻔스럽게 마누라 행세를 하고 있으니, 이건 완전히 레이퍼보다 질이 나빴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동안 마리사가 응응을 다 치운 모양이었다.
"늣! 깨끗이 깨끗이 했다제!"
"냄섀냐니꺄이쬬그로오지먀!"
"마땨구! 오오냄섀냐냄섀냐."
"응응냄섀냐는아뺘야는느그탸개이찌말고빨리딴뎨가랴구!"
"느읏......"
그런 한심한 남편의 모습을 보며 레이무는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진짜 하나도 느긋하지 않은 마리사라며, 한없이 깔보는 시선으로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해가 저물고 윳쿠리들의 취침 시간이 돌아왔다.
그 뒤에도 남편 마리사를 시누이도 울고 갈 정도로 못 살게 군 레이무는, 한숨 돌리며 옆집 가족을 쳐다봤다.
레이무 가족의 집에서 조금 떨어진 종이 상자에는 또 하나의 윳쿠리 가족이 살고 있었다.
이 넓은 공원에 사는 윳쿠리는 그 수도 많고, 분포지도 넓었다.
레이무의 집 주변에 사는 윳쿠리는 별로 없었기 때문에, 레이무의 눈에 옆집 윳쿠리 가족의 모습이 잘 보일 수밖에 없었다.
그 가족은 이 레이무가 봤을 때 받아들이고 싶지 않을 정도로 매우 느긋한 모습이었다.
레이무의 표현을 빌리면, 자기보다 한 단계 낮은 느긋함을 누리고 있었다.
나보다 느긋한 윳쿠리는 없다, 레이무가 그렇게 생각한다는 걸 고려했을 때 이는 매우 높은 평가이리라.
뭐랄까, 아주 느긋한 가정을 가진 것처럼 보인다고 해야 할까.
아주 영리해보이고 시끄럽지도 않은 아기 레이무와 아기 마리사가 있었다.
그 가족의 엄마 역할로 보이는 레이무가 하는 말은 뭐든지 잘 듣는, 마치 이 느긋하지 않은 가족의 레이무의 망상이 어느 정도 현실화 된 것 같은 아기 윳쿠리들이었다.
밖에서 놀고 있을 때도 말 한 마디만 하면 금새 노는 걸 멈추고 어미 말을 듣는 모습도 본 적이 있었다.
자기 명령을 하나도 안 듣는 아이들과는 완전히 딴 판이었다.
그 정도까지 교육이 이루어진 데에는 아기 윳쿠리의 성격도 한몫 했겠지만, 이웃집 어미 레이무에게 아이 기르는 재능이 있었던 것이리라.
그녀도 물론 윳쿠리다. 힘든 일도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잘 해낼 수 있었던 것은 아이들이 귀엽기 때문이어서였을까, 남편과의 애정 때문일까.
하지만 그런 중요한 부분도 제대로 못 보는 레이무에게는 너무도 부럽고, 불공평한 광경이었다.
그리고 지금, 레이무의 팥소뇌에 한 생각이 번뜩이며 떠올랐다.
저 아가야들은 내 아가야가 아닐까!? 하는.
틀림없었다.
레이무는 아무 근거도 없는 사실을 확신을 갖고 사실로 단정지었다.
제 집에 사는 저 더럽고, 바보에, 아무 생각도 안 하는 윳쿠리가 제 새끼일 리가 없다고.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레이무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랬다. 레이무는 항상 생각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궁금하게 생각해왔다.
저런 더럽고 말 안 듣는 아이를 억지로 길러와야 했다. 팥소뇌가 끓어오르는 분노를 느꼈다.
모든 사실이 밝혀졌으니 제 귀여운 아가야를 되찾으러 가야만 했다.
레이무는 결단했다.
휙 하고 종이 상자 집 밖으로 나서는데, 마침 그 레이무가 혼자 밖에 나와있는 것이 아닌가.
분노에 몸을 맡긴 채 레이무가 소리 질렀다.
"데이부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
"느느느늣!?"
이웃집 레이무는 화난 모습으로 다가오는 레이무를 보고 놀랐다.
"너이년잘도오오오오오오오오!!!"
"뭐냐구레쀼우우!!!"
당황하는 이웃집 레이무에게, 분노한 레이무가 몸통 박치기를 먹였다.
두 마리는 한 덩이가 되어 그대로 종이 상자 집에서 멀어졌다.
"이게쓰! 잘도데이부애아가야를납치해깨따아아아아아아아아아!!!!"
"그마나라구! 아프다구! 그마내!!!"
듣도 보도 못한 소리를 들으며, 아니 그런 소리를 제대로 들을 여유도 없이 이웃집 레이무는 일방적으로 공격당하기만 했다.
처음에 몸통 박치기를 당했기 때문이었다.
손 써 볼 겨를도 없이 공격당했다.
"어재저이런지즐하눈고야아아아아아아아아!!!"
"너때무니라구우우우우우우우!!!"
"어째저어어어어어어어어어!!!!"
이웃집 레이무는 공격을 받으며 엄청나게 황당한 기분을 느꼈다.
그도 그럴 것이, 이유도 모른 채 '너 때문이다'라며 공격을 당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녀의 말에서 부분적으로 아가야라는 말이 들렸지만, 짐작조차 가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어지는 폭력.
드디어 레이무가 이웃집 레이무 위에 올라탔다.
마운드 포지션이다.
"늣......늣, 느늣."
불합리한 폭력에 눈물을 흘리며, 원치 않는 팥소를 토해내려고 하는 레이무.
"사과해해해해해해해!!"
"어, 어째저......"
"느까아아아아아아아아아!!!!"
사과하지 않는 이웃집 레이무를 보고 레이무의 분노 게이지가 최고치를 넘어섰다.
그 분노를 풀어내려는 듯, 레이무는 이웃집 레이무 위에서 뜀뛰기를 했다.
"느, 느쀼쁏!"
레이무가 이웃집 레이무 위에서 뜀뛰기를 할 때마다 입에서 나오는 팥소의 양이 늘어났다.
이웃집 레이무는 그것을 필사적으로 참아보려고 입을 다물지만, 아무 의미도 없었다. 레이무가 뜀뛰기를 할 때마다 입 가장자리에서 갈 곳을 잃은 팥소가 힘차게 뿜어져 나왔다.
영문도 몰랐지만, 이 이상은 목숨이 위험하다고 느낀 레이무는 사과했다.
"미, 미안해여어어어어어어어어!! 레이부가자모태쩌여어어어어어어어어어!!!"
알맹이 없는 사죄.
그저 필사적으로 목숨만 살려달라고 애원할 뿐이었다.
사죄를 요구하는 쪽도 알맹이 없기론 마찬가지에 주장도 의미불명이니, 그 말 한 마디로 충분할지도 모른다.
레이무는 이런 알맹이 없는 사죄에도 만족했다.
"느훅~느훅~드디어 죄를 인정했구나! 진짜 대책없는 게스라구!"
"느, 느극, 늣늣늣."
이웃집 레이무는 밑도 끝도 없는 누명을 뒤집어쓰고,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이런 건 말도 안 돼, 느긋할 수 없어, 하지만 이 위기만 잘 빠져나가면 이제 아무 짓도 안 할 거야, 라고.
이웃집 레이무는 스스로에게 그렇게 속삭였다.
단 하나의 희망을 찾아내, 거기에 매달렸다.
하지만,
"그러니까, 그런 게스는 레이무가 젯재할 거라구우우우우!"
"느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액!!!!!!!!!!!"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상대는 게스 윳쿠리였다.
"그, 그런개어디써어어어어어!! 어째저, 어째저어어어어어어어어어!!!!"
"늣헴! 게스가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일 레이무가 아니라구! 청렴결백해서 미안해~!"
"마, 마리"
이웃집 레이무가 마지막으로 내뱉은 말은 남편 마리사에 대한 것이었을까.
푸직하고 뭉개지는 소리와 함께, 이웃집 레이무는 말 없는 찌부러진 만쥬로 변했다.
"느읏~좋은 일을 하고 나니 기분이 상쾌하다구!"
이웃집 레이무의 주검을 힐끔 쳐다보며, 레이무는 자신이 한 무서운 행동에 아무 의문도 가지지 않았다.
자신이 정의라는 것을 의심하지 않는 것이다.
"느후훗. 기다리라구, 아가야들아. 귀엽고 완벽하고 느긋한 레이무가 데리러 갈 거라구!"
말을 마친 레이무는 그 자리를 떠났다.
이웃집 레이무를 죽인 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
레이무는 이웃집 레이무의 집까지 찾아왔다.
"늣! 레이무의 귀여운 아가야들아! 데리러 왔다구!"
병신 꼴을 하고서 나타난 레이무.
그것을 본 이웃집 윳쿠리 가족의 시선에 '쟤 뭐야?'하는 빛이 어렸다.
"늣? 뭐냐제, 레이무. 데리러 왔다니 무슨 소리냐제."
"늣! 그렇다구! 저 게스를 젯재하고 진짜 엄마야가 돌아왔다구! 앞으로 아가야들은 레이무가 키울 거라구!"
"게스? 젯재? ......무슨 소리냐제?"
"느읏, 무슨이리야? 느그탈쮸업땨구......"
마지막에 말한 아기 윳쿠리의 말이 아기 윳쿠리 모두의 생각이었다.
갑자기 이웃집 레이무가 불쑥 찾아와서는 게스니 제재니 느긋할 수 없는 말을 늘어놓더니, 친 부모가 자기라고 하는 게 아닌가.
"늣헴. 그럼 가자구, 아가야들아."
레이무는 이웃집 가족이 뭐라고 하든 신경 쓰지 않고 아기 윳쿠리들에게 따라나오라고 재촉했다.
하지만 아기 윳쿠리들의 말은 레이무가 상상조차 하지 못한 것이었다.
"어째져모르는아쥼마네지배가야하눈고야?"
"마땨졔! 모루눈윳쿠치를따라가묜안댄다졔!"
"엄먀야가마래땨구!"
되돌아 온 것은 거절의 표현,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했다.
게다가 이웃에 살고 있는데 모르는 윳쿠리 취급이라니. 물론 집에서 탱자탱자 놀기만 하고 밖에는 가끔씩 밖에 안 나가는 레이무의 얼굴을 기억할 리 없겠지만.
"늣? 어째서 그런 소리를 하는 거야? 레이무는 레이무라구. 아가야들의 엄마야라구."
레이무는 당황한 표정이었다. 상상과는 다른 아기 윳쿠리들에게 난처해했다.
레이무의 머리 속에서는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레이무가 원하는 아이는, 자신의 명령에 말대답하지 않고 그대로 따르는 아이들이었다.
"모룬댜고하쟌냐졔에에에에에에에에!! 엄먀야아아아아아! 어디인냐졔에에에에에에에에!!"
"끼익, 엄마야는데이부라고마래짜나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그런거또모르는게스는데이부애아가야가아니라구우우우우우!!!"
레이무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말을 내뱉은 아기 윳쿠리 한 마리.
아냐루보다 느슨한 레이무의 인내심의 줄이 툭 하고 끊어지며 폭발했다.
그 감정 그대로, 레이무는 뛰어올랐다.
레이무의 착지와 함께 퓨직하는 소리가 들렸다.
눈 깜짝할 사이에 손 써 볼 겨를도 없이, 이웃집 윳쿠리 가족은 아기 윳쿠리 한 마리를 잃었다.
"......느, 느와아아아아아아아아!! 바리자애아가야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어, 언니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마리쨔애여동섕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닥쳐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이런거데이부애아가야일리업쩌어어어어어어어!! 잘도데이부를소겨깨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폭발한 감정을 주체 못하고, 레이무는 소리를 질렀다.
덤으로 이웃집 아기 윳쿠리들이 제 새끼들이 아니라는 사실을 '속였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그 화난 목소리에 이웃집 마리사 가족은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레이무는 분노에 몸을 맡긴 채, 눈물을 흘리고 몸을 배배 꼬며 불만을 토하면서 폴짝폴짝 뛰었다.
"어째저전부데이부애생각대로안대는고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이러캐느그탄데이부가어째저이러캐느그타지모탄일들만이러나눈고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모두기여운데이부를질투하눈고지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이런거불공평해애애애애애애애!!! 너무하다구우우우우우우우우!!! 나만잘대면대자나아아아아아아아!! 데이부가좀더느그태지면공평하자나아아아아아아!!! 데이부를좀더, 좀더느그타개해달라구우우우우우우우!!! 하나도느그탈수업따구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
일반적인 '공평함'과 레이무 안의 '공평함'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는 듯 했다.
분노한 레이무의 거친 숨소리만이, 쥐 죽은 듯 고요한 집 안에 울려퍼졌다.
그런 레이무를 보고, 이웃집 마리사는 넋이 나간 채 무심코 제 생각을 중얼거렸다.
"그, 그런 건.....하나도, 느긋하지 않다제......"
"늑까아아아아아아!!"
"느뷃!!"
자기 욕하는 데에는 이상하게 민감한 게스 레이무다. 지금 상태에서는 눈에 뵈는 게 없었다.
기민하게 그 말에 반응하더니, 잔뜩 화난 채로 이웃집 마리사에게 몸통 박치기를 가헀다.
"늣, 늣, 늣......"
영 좋지 않은 곳을 맞았는지, 그 한 방에 이웃집 마리사는 눈을 까뒤집고 정신을 잃고 말았다.
냉철하게 대응만 됐더라면, 평소 사냥하러 다니는 마리사가 본때를 보여줬으리라.
하지만 갑작스러운 일의 연속에, 이웃집 마리사의 팥소뇌는 거의 기능정지 상태나 마찬가지였다.
"이씨발윳구리가아아아아아아!!"
"느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레이무는 이웃집 마리사를 계속해서 공격했다.
"누가느그타지안타구우우우우우우우!!"
"이재, 그마"
윳쿠리한테 '느긋하지 않다'는 소리를 하는 것은 곧 '너 왜 사니?'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레이무의 존재 그 자체를 부정한 거나 마찬가지였다.
통상 윳쿠리조차 길길이 날뛰며 끝없는 슬픔에 잠길 법한 그 한 마디.
레이무가 그 소리를 듣고 평범하게 감정이 격해지는 걸로 끝날 리 없었다.
머리 꼭대기까지 치밀어 오른 분노를, 사방에 휘둘러댔다.
"이쓔레기! 마리사드른진짜아무짜개쓸모도업따구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
"늣......극......"
방금 전보다 더욱 힘껏, 더욱 거칠게 레이무는 이웃집 마리사에게 몸통 박치기를 연발했다.
처음에는 몸통 박치기의 고통에 소리 지르던 이웃집 마리사도, 서서히 그 소리가 약해지다가, 마지막에는 말 없는 그저 납작한 만쥬로 변하고 말았다.
"느후우우우욱, 느후우우우우욱"
아직 분노를 채 가라앉지 않은 레이무는, 잇몸을 드러내며 도저히 윳쿠리라고 생각할 수 없는 추한 모습으로 거칠게 숨만 몰아쉬었다.
"느와아아아아아아!!! 아빠야아아아아아아아아!!!!"
"아빠야갸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그 외침이 아기 윳쿠리 두 마리에게 있어서 치명적인 한 마디가 되고 말았다.
더 이상 레이무의 머리 속에는 쌓인 분노를 풀겠다는 생각 밖에 들어있지 않았다.
"데이부애마를듣지안눈느그타지아눈윳쿠리가느으으으으으으은! 느그타지안캐애애애애! 주거어어어어어어어!!!!"
"뿌뷻!!!"
레이무는 분노의 몸통 박치기를 날려 아기 마리사 한 마리를 깔아뭉갰다.
아기 마리사의 입과 아냐루에서 팥소가 뿜어져 나오며 종이 상자 벽을 더럽혓다.
"레이뮤애언니야갸아아아아아아아!! 느애애애애애애애애앵!!!"
무참히 짓뭉개진 자매를 보고, 레이무는 또 다시 비명을 질렀다.
"어째져이론지슐하눈고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
너무도 어이 없는 상황의 연속에 아기 레이무가 울부짖었다.
윳쿠리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나면 누구 들으라는 것도 아니면서 무심코 생각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
하지만 그 말은 현 상황을 호전시킬 리 없었다.
"너희가잘모태따구!"
상대는 양심도 이성도 없는 게스 레이무이기도 했지만, 그 말에는 특별히 의미도 없었기 때문이다.
"......어, 어째져냐구. 레이뮤가기여워셔그래......?"
아기 레이무는 무슨 잘못을 했는지 이유가 떠오르지 않았다.
더 이상 현실을 이해하기 싫었는지, 아니면 팥소뇌가 미쳤는지.
스스로 잘못했다 생각한 부분을 곧이 곧대로 대답했다.
"데이부가더기엽따구!"
말을 마친 레이무는 아기 레이무를 짓뭉갰다.
그저 제 감정을 발산시키기 위해서다.
"느후우우우욱, 왜 이렇게 느긋하지 않은 윳쿠리가 많냐구! 하지만 레이무 지지 않는다구!"
레이무는 뻔뻔스러운 한 마디를 내뱉은 뒤, 사방이 팥소로 얼룩진, 윳쿠리가 봤을 때 처참한 종이 상자 집에서 빠져나왔다.
결국 저 아기 윳쿠리들은 제 새끼가 아니었다고, 모든 것이 끝난 뒤 결론 짓는 레이무.
어미를 어미라고 인정하지 않는 것을 레이무는 용서할 수 없었다.
상대가 그렇게 나온다면, 이쪽에서도 똑같이 나갈 수밖에.
그렇게 생각하며 제 집으로 돌아온 레이무는 단잠에 빠졌다.
해가 거의 중천에 뜬 다음 날.
"느느응~앗침이라구!"
윳쿠리 기준에서도 너무 늦은 기상이다.
아기 레이무도 드르렁 코를 골며 잠에 푹 빠져 있었고, 아기 마리사는 구석에서 웅크리고 있었다.
어미 마리사는 이미 사냥을 하러 나간 듯,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흔한 일상 풍경이었다.
"자아, 일어나라구 아가야들아!"
레이무는 아기 윳쿠리들을 깨우기 시작했다.
"느응~죠금만뎌~"
"죰뎌쟐럐~"
"댤쿔댤쿔찌~"
잠꼬대를 하며 일어날 생각을 안 하는 세 마리.
"빨리 안 일어나면 아침 밥씨 다 먹을 거라구!"
종이 상자 안에서는 마리사가 미리 사냥해 온 것으로 보이는 먹이의 산이 있었다.
마리사는 아침과 낮, 거의 하루 종일 사냥을 하며 보낸다. 이 먹이의 산도 아침 사냥의 성과인 것이다.
하지만 레이무에게 그것은 당연한 것이었으며, 마리사에 대한 감사의 마음은 조금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아침 밥이라는 말에 세 마리는 간신이 몸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느읏~밥찌밥찌......"
"느그치느그치......"
"늣! 레이뮤애댤쿔댤쿔찌는? 댤쿔댤쿔찌어디쪄!?"
한 마리가 아직 꿈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모양이다.
그 잠꼬대에 두 마리가 반응한다. 제 가족보다 소중한 달콤달콤 이야기를 하니 당연하다.
금새 정신을 차리고 존재하지도 않는 달콤달콤을 찾는 아기 윳쿠리들.
"느늣! 댤쿔댤쿔찌!?"
"댤쿔댤쿔찌! 진쨔!"
"레이뮤애댤쿔댤쿔지이이이이이이, 어디가쪄어어어어어어! 느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세 마리는 환상 속의 달콤달콤은 어디냐며 소란을 피웠다.
잠이 덜 깬 마지막 한 마리도 완전이 정신을 차리고, 주위 상황에 자신도 바로 끼어들었다.
"엄먀야~댤쿔댤쿔찌어디가쪄! 마라나면레이뮤화낼꼬야! 뿌뀨우우우욱!"
"마땨구! 레이뮤몰래댤쿔댤쿔찌머거찌! 이게슈!"
"어째져댤쿔댤쿔찌머근고야아아아아아아!!!"
환상 속의 달콤달콤을 레이무가 먹은 것을 기정사실화 한 세 마리는, 자기한테 달콤달콤을 안 줬다고 어미 레이무를 게스라고 부르며 적의를 드러냈다.
그런 꼴을 당하는 레이무의 부릅 뜬 두 눈에서, 금방이라도 눈알이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이마에는 굵은 힘줄이 마치 멜론처럼 불끈거렸고, 금방이라도 뛰쳐나갈 것처럼 몸은 잔뜩 앞으로 굽어있었다.
남아있는 이성을 총동원하며 간신히 참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 분노를 발산하기 위해 마지막 남은 아기 마리사가 무엇보다 필요했다.
"마리자아아아아아아아아아!! 바끄로나와!! 지금당장!!!"
"느, 느삐!"
평소 이상의 박력에 아기 마리사가 시시를 지렸을 정도였다.
레이무는 지금 당장 죽여버릴 듯한 기세로 밖으로 나갔다.
아기 마리사는 그저 공포에 떨며 그 뒤를 따랐다.
"느쀼쁍! 게슈한태이겨땨구! 레이뮤애뿌뀩~은쵯강이랴구!"
"마땨구! 게슈는느그탸지안탸구!"
"그러탸구! 느늣! 왠지배갸고퓨댜구! 밥찌머글꼬랴구!"
그리고 세 마리는 처음 목적도 잊어버린 채 레이무를 쫓아냈다는 사실에 느긋해 했다.
물론 그것마저 아직 아침 밥을 안 먹었다는 사실을 떠올리고 금새 잊어버렸다.
"레이뮤가머글꼬라구! 느그치머글꼬라구!"
"우~걱우~걱행뽀오오오옥!"
"우~물우~물행뽀오오오옥!!"
"씨파아아아아아아아아알!!! 어째저! 데이부가! 달콤달콤찌머근게댄냐구우우우우우우우우!!!"
"느삐이!"
레이무는 치켜 올린 귀밑털로 아기 마리사를 후려쳤다.
레이무의 일격은 약했지만, 아기 마리사에게는 엄청난 고통을 안겨줬다.
"느히이...느히이..."
눈물을 흘리며 고통을 참아내는 아기 마리사.
레이무는 나뭇가지를 입에 물고 아기 마리사를 찔러댔다.
"느빼, 느삐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오늘로 세 마리째의 아기 마리사 학대였다.
레이무는 단숨에 죽이면 기분은 일시적으로 상쾌해지지만, 그 시간이 너무 짧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많이 죽일수록 기분은 더욱 상쾌해지지만, 지금은 이 아기 마리사 한 마리 뿐이었다.
그렇다면 이 아기 마리사를 천천히 괴롭힐 수 밖에 없지 않은가.
레이무는 아기 마리사를 제 귀밑털로 때리고, 근처에 떨어져 있던 나뭇가지로 푹푹 찔러대며, 그녀가 지르는 비명을 들음으로써 실로 느긋할 수 있었다.
그 사실을 깨달은 레이무의 괴롭힘은 더욱 음습해져 갔다.
아기 마리사는 얼마 간을 어미에게 괴롭힘 당했다.
"느후욱, 느후욱, 맞다구. 레이무는 아주아주 느긋한 윳쿠리라구......"
"느히익, 느히이이익, 느끼이이이이이이이이이!! 살려, 살려ㅈ, 언니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 어째져살려쥬지안눈고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기 마리사는 눈물을 흘렸다. 레이무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나뭇가지로 아기 마리사의 머리를 찔렀다.
아기 마리사는 아파서 그러는지, 머리를 찔려 어디가 조금 이상해졌는지, 환각이라도 보이는지 존재하지 않는 언니에게 도움을 청했다.
레이무가 지금 하는 행위는 느긋하지 않은 윳쿠리에 대한 제재였다.
먼저 모자를 벗긴 뒤, 느긋하지 않은 윳쿠리라는 대의명분을 얻고서 하는 제재였다.
때문에 이 행위는 정당했고, 자신은 결백했다.
패배자처럼 우는 아기 마리사의 모습은 너무도 느긋할 수 있었다.
느긋할 수 있었고, 느긋했다.
레이무는 이를 통해 자신이 느긋하다고 실감하는 것이다.
어미 마리사를 못 살게 굴 때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저부로 맨 처음 아기 마리사를 터뜨려 죽였을 때, 그녀는 진심으로 느긋할 수 있었다.
우는 소리를 들어도 아주 느긋할 수 있었다.
아기 레이무들에 대한 분노가 조금씩 사라져 가는 듯 했다.
아기 레이무들이 요즘 들어 이상하게 더 건방졌다고 생각하면서, 레이무는 아기 마리사에게 박힌 나뭇가지를 그 상태로 빙글빙글 돌리기 시작했다.
"살려져어어어어어, 언니야아아아아아아아, 아, 아, 늣!"
"늣?"
"느느느느느느.........."
중추팥에 상처를 내버린 모양이다.
하지만 레이무는 조금도 미안해하지 않았다. 처음부터 그럴 생각이었으니까.
"느느응~진짜 느긋하지 않은 윳쿠리였다구!"
방금 전까지만 해도 분노에 물들어 있던 레이무의 표정은 온데간데 없이, 그녀의 얼굴은 상쾌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때 박수 소리가 들려왔다.
"늣?"
"야아~모자 뺏고 학대, 아니 제재라...제법 머리가 돌아가는 윳쿠리구나~"
박수 소리가 들린 곳에는 한 인간이 서 있었다.
"늣! 맞다구! 느긋하지 않은 윳쿠리를 젯재해준 거라구!"
하지만 레이무는 겁도 없이 그 인간에게 대꾸했다.
어디선가 흘러나오는 자신감이 레이무에게 겁을 상실하게 한 것이다.
"늣! 레이무가 귀여우니까 애완 윳쿠리로 삼으려고 그러는 거구나! 달콤달콤씨를 많이많이 가져오면 생각해 줄 수도 있다구!"
드디어 이 순간이 왔나 하고 레이무는 자신을 길러달라며 어필을 하기로 했다.
물론 뻔뻔한 요구도 잊지 않았다.
"하하하. 아냐아냐, 귀여운 레이무는 훨씬 나은 주인이랑 만날 수 있을 거야......아마도."
"......그렇다구! 역시 빈티나는 영감한테는 애완 윳쿠리가 되어줄 수 없다구!"
인간의 말에 반응한 레이무의 머리 속에 한 가지 생각이 떠오른다.
그래, 세상에서 가장 느긋한 윳쿠리인 나를 싸게 보이게 하면 안 되지.
"너희 집에 아가야는 있니?"
"늣, 물론이라구! 레이무의 아가야가 아주 많이 있다구!"
"그래? 그럼 나한테 좀 보여주지 않을래?"
레이무는 생각했다. 상대는 인간이고, 보여주는 건 제 새끼들이다.
그리고 머리 속에 섬광이 일었다.
"알았다구! 레이무의 아가야들을 보여주겠다구!"
"그래, 고맙다."
인간은 그런 레이무를 보며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늣! 레이무의 귀여운 아가야들이라구!"
레이무는 인간에게 아가야들을 보여줬다.
"느늣! 병신영가미레이뮤를보고이땨구! 기여어셔미아내~!"
"느푸풉, 느그탸지아눈병신영가미랴구! 레이뮤애고기한아냐루찌를할트면느그탸개이깨해쥴꼬라구!"
"댤쿔댤쿔찌댤랴구! 마니마니댤랴구! 아쥬아쥬죨랴마니댤랴구!"
변함 없는 게스 근성을 인간에게 피로하는 레이무의 아가야들.
"하하하, 이거 참 대단하구나."
도저히 쓴 웃음을 짓지 않고는 못 배기는 인간.
노숙 윳쿠리가 이렇게까지 뻔뻔해질 수 있다는 이야기를 그는 들어본 적이 없었다.
"늣헴! 레이무의 귀여운 아가야를 보여줬으니까, 달콤달콤씨 가져오라구! 많이 가져와도 된다구!"
레이무는 기회는 이때다 하고 인간에게 달콤달콤을 요구했다.
아주아주 느긋한 자신과, 자신을 조금 닮은 아가야들.
이들을 한데 합쳐 보여줬으니, 이 얼마나 느긋하겠는가! 인간도 달콤달콤을 갖다 바치지 않고는 못 배길 거야!
라고, 레이무는 방금 전에 생각했던 것을 실행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쓰레기에 쓰레기를 더해봤자 쓰레기 양이 늘어날 뿐이다.
"하하하, 이거 참~하하하."
그런 레이무의 생각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지, 인간은 웃고만 있을 뿐이었다.
바로 그 때.
"느늣! 오늘도 느긋하게 사냥하러 다녀왔다제!"
마리사가 돌아왔다.
오늘도 사냥이 잘 됐는지, 모자는 빵빵해져 있었다.
"늣?"
그리고 제 집 앞에 서있는 인간을 보고 경직된다.
그 상태로 사시나무 떨듯 몸을 흔들며
"이, 인간씨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하고 소리를 질렀다.
사냥하러 다니는 마리사에게 있어서, 인간은 들키면 큰일 나는 존재였다.
지금까지 으슥한 곳에서 간신히 사람 눈을 피해 사냥을 해온 마리사에게는, 죽음이 집 앞에 서있는 것과 마찬가지 상황이었다.
"아니, 너무 경계하지 않아도 돼."
하지만 인간은 생각했던 것보다 온화한 태도를 취했다.
"아아아아아......!! 늣?"
인간의 대응에, 마리사는 당황했다.
다짜고짜 자신을 죽이려고 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고 레이무들이 비웃었다.
"풉, 느푸풉. 이런 병신 영감 따위에 그렇게 겁이나 내고, 마리사는 진짜 구제불능 쓰레기구나!"
"낄낄낄낄, 진쨔느그탸지아는아뺘야라구!"
"쓔레기애야캐빠져땨구!"
"배고퓨댜구! 빨리머글꺼댤랴구!"
그 어미에 그 새끼라더니.
자기 생각 밖에 할 줄 모르는 놈들이다.
"느, 느읏, 그런 소리 하지 말라제......"
마리사는 그런 레이무들에게 느긋하지 못한 기분을 느끼며, 잘 알아듣게 타일렀다.
레이무들도 무사하니 어떻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 것이다.
"이, 인간씨. 대체 무슨 일이냐제?"
아무 짓도 하지 않는 인간을 향해, 마리사는 조금 경계를 늦추며 질문을 했다.
"음~아니, 레이무가 재미있는 짓을 하길래, 어떤 가족인가 하고 궁금해져서 말야."
인간은 '재미있는 짓'이 무엇인지는 말하지 않았다.
궁금해졌다는 말은 사실이었다. 그리고 레이무의 남편인 마리사도 역시나 인간이 예상한 대로의 윳쿠리였다.
정도 차는 있지만, 제법 판에 박힌 가족이었다.
"재미있는 짓, 이냐제?"
"아아. 뭐, 신경 안 써도 되고."
인간은 여전히 부드러운 말투로 이야기했다.
"그건 그렇고, 레이무들 참 느긋하게 지낸다."
"늣, 그렇다구! 그런 당연한 소리 하지 말라구! 달콤달콤이나 달라구!"
"마땨구! 그러니꺄댤쿔댤쿔찌댤랴구!"
"댤쿔댤쿔찌! 댤쿔댤쿔찌!"
인간의 말에 레이무들이 기뻐한다.
"그래? 그럼, 느긋하게 지내는 너희들이 좀 더 느긋함을 어필한다면 아주 많은 달콤달콤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인간이 제안했다.
"늣......"
레이무는 부족함 대가리를 최대한 굴리며 생각했다.
자신의 느긋함을 어필한다면, 윳쿠리는 물론이고 인간조차 헤롱헤롱대며 달콤달콤과 집을 갖다 바치기 시작할 게 분명하다.
하고 성공할 리 없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그, 그건 무리ㄹ"
"알겠다구!"
마리사는 지금까지 사냥을 하면서 인간에게 무언가를 요구하다 죽은 윳쿠리를 수도 없이 봐 왔다.
마리사는 서둘러 무리라고 말하려고 했지만, 레이무에게 가로막혔다.
하지만 마리사는 그건 절대 무리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지지 않고 매달렸다.
"레이무, 무리다제! 아무도 아무 것도 안 줄 거다제!"
"느푸풉, 마리사는 느긋하지 않으니까 그런 거라구! 레이무가 달콤달콤씨 많이 많이 가져와서 눈 앞에서 먹어줄 거니까 괜찮다구!!"
"느그탸지아는아뺘야는챰불쨩햐댜구. 레이뮤애아냐루찌를할탸쥬면생갹해볼쮸도이땨구!"
"오오, 불쨩해불쨩해. 댤쿔댤쿔찌도몬머꼬너뮤불쨩햐댜구."
"레이뮤드리댤쿔댤쿔찌우~걱우~걱하는모슈비냐보고이쮸라구!"
그럼에도 자의식 과잉인 네 마리는 조금도 상대하려고 하지 않았다.
마리사가 무리라고 하는 것은, 이들이 느긋하지 않기 때문에 상대도 안 해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아, 앙대......"
마리사는 말이 전혀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그저 정신이 멍해질 뿐이었다.
"자, 이야기 정리됐으면 지금부터 출발해 볼까?"
"늣, 그러자구!"
"""느그탸개갈꼬라구!"""
레이무들이 출발을 결정했다.
마리사는 침울한 표정으로 그런 레이무들의 뒤를 따라나섰다.
"그건 그렇고, 레이무들. 한 번에 우르르 가지 말고 한 마리씩 가는 건 어때?"
"느늣? 어째서?"
"다 같이 가면 받는 몫이 줄어들잖아. 받은 달콤달콤은 확실히 자기만의 것으로 만들어 놔야지."
"......맞는 말이라구! 다들 알았냐구!"
"""느그탸개이해햬땨구!"""
자기 몫이 줄어든다.
레이무들에게 있어서 달콤달콤은 가족을 죽여서라도 먹고 싶은 음식이었다.
그걸 나눠 먹어야 한다니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자신이 가장 느긋하다고 착각의 늪에 빠져있는 레이무들은, 자기 덕분에 달콤달콤을 얻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다들 그렇게 김칫국이나 마시는 가운데, 윳쿠리 한 마리가 시야에 들어왔다.
윳쿠리 마리사였다.
사냥하다 돌아오는 길인지, 꽤 피로에 지친 모습이었다.
"느늣, 레이뮤가갈꼬라구!"
아기 레이무가 나섰다.
마리사는 노예니까 조금만 어르고 달래면 쉽게 달콤달콤을 얻을 거라는 얕은 꾀에서였다.
마리사가 달콤달콤을 가지고 있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없는 게 참으로 신기했다.
"느늣, 거기인뉸마리쨔!"
"늣, 뭐냐제?"
사냥 도중에 갑자기 나타난 아기 마리사를 보고 마리사는 무슨 일인가 싶었다.
"느그탸개인뉸레이뮤를봐도대니까, 댤쿔댤쿔찌를댤랴구!"
갑자기 레이뮤가 그렇게 나오는 게 아닌가.
"......늣?"
그 말을 들은 마리사는 몸을 옆으로 갸웃거렸다.
같은 윳쿠리에게조차 이해하기 힘든 말이었던 모양이다.
"느늣. 너뮤냐도느그탄레이뮤를보고놀랴햐고이꾸나! 늣! 레이뮤애셱시땐쓔를보고댤쿔댤쿔찌를마니마니쥰비햐랴구!"
말을 마친 아기 레이무는 댄스를 빙자한 기분 나쁜 몸동작을 보이기 시작했다.
꾸물거리는 것도 아니고, 씰룩거리는 것도 아니고.
어쨌든 인간 입장에서 생리적 혐오감을 들게 만드는 움직임이었다.
"느읏, 딱히 그런 거 봐도 마리사는 느긋할 수 없다제."
간신히 정신을 차린 마리사는 레이무의 기분 나쁜 춤에 대한 감상을 말했다.
"하아아아아아!? 무슌쇼리하눈고야아아아아아아!!! 아쥬아쥬느그탼레이뮤애셱시땐쓔라구!"
썩어도 윳쿠리라는 건가. 춤 내용에 대해서는 기분이 나쁘다던지 하는 감상은 특별히 없는 모양이었다.
"그론쇼리하눈윳쿠치는게슈구나! 오오, 어리셔거어리셔거."
"......늣?"
처음 보는 아기 레이무에게 게스 취급을 받은 마리사.
적당히 넘어가려고 생각하던 마리사였지만, 게스 취급은 윳쿠리에게 상당한 모욕적 표현이다. 가만히 넘어갈 리가 없었다.
"아가야라서 무시하려고 생각했는데, 게스 취급하는 걸 보니 안 되겠다제. 부모도 없는 것 같으니 마리사가 교육을 시켜주겠다제!"
말을 마친 마리사는 모자에서 나뭇가지를 꺼냈다.
그것을 보고서도 아기 레이무는 콧방귀만 뀔 뿐이었다.
"늣흥, 아뮤리노예마리쨔가무기를드러봐쨔무셥찌도안탸구! 느푸풉~노예는노예답깨뺠리댤쿔댤쿔찌를가져오랴구!"
"교육적 지도오오오오!"
마리사는 소리를 지르며 아기 레이무를 귀밑털로 때렸다.
때렸다고는 하지만 결국은 윳쿠리의 힘. 아기 레이무를 넘어뜨릴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고통에 민감한 아기윳 시기에, 지금까지 고통과는 무관한 삶을 살았던 아기 레이무에게 있어서, 그 충격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것이었다.
거기에 지금까지 노예 취급하던 마리사 종에 의한 반격은, 아기 레이무에게 엄청난 정신적 충격을 안겨다 줬다.
"느, 느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어째쪄이론찌즐하눈꼬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엄청난 고통과 정신적 충격으로, 레이무는 제자리에서 데굴데굴 굴렀다.
자신이 맞았다는 것과, 노예여야 할 마리사 종이 반격했다는 것.
아기 레이무가 생각한 '말도 안 되는 일'이 동시에 여러 개나 일어나며, 아기 레이무는 큰 혼란에 빠졌다.
"느아앙? 귀밑털에 맞아본 적도 없는 모양이다제. 아가야들은 몇 번이고 맞아가면서 이해하는 거다제. 느긋하게 이해하라제."
그것이 마리사 가족의 교육방법이리라. 윳쿠리 치고는 제법 과격하지만.
그런 와중에 마리사는 놀라워했다. 입에 문 나뭇가지는 어디까지나 위협용이긴 했지만, 진짜로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다니 하고.
"이쒸발노예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 너갸튼건쥬그라구우우우우우우우!!!"
눈물을 뚝뚝 흘리고 사방에 침을 튀기며, 못 생긴 낯짝을 더욱 기분 나쁘고 추하게 일그러뜨리며, 아기 레이무는 여전히 자기가 상전인 줄 아는 눈치였다.
하지만 아기 레이무 밑은 엄청난 고통에 지린 시시로 물바다가 되어 있었다.
차라리 근처를 기어다니는 벌레가 훨씬 위협적이리라.
그 모습을 보고 마리사는 결심을 굳혔다.
"이거 본격적인 교육이 필요할 것 같다제."
마리사는 나뭇가지를 모자 속에 집어넣고, 귀밑털을 붕붕 휘두르며 아기 레이무에게 다가갔다.
마리사의 귀밑털이 바람 가르는 소리를 내며, 그 기세를 더해간다.
"느, 느애애애애애앵! 어어째애져어어어!! 레이뮤가쥬그라고하묜쥭는개샹시기쟈나아아아아아아아아!!!"
방금 전에 얻어맞은 공포가 되살아났는지, 아기 레이무가 몸을 벌벌 떨었다.
아기 레이무의 발밑에 생긴 시시 바다가 점점 넓어졌다.
"죽으라고 죽는 놈은 이 세상에 없다제!"
마리사의 귀밑털이 아기 레이무의 오른쪽 뺨을 때렸다.
"느쁏!"
"우선 사과부터 하라제. 잘못을 했으면 사과하는 게 상식이다제."
"어, 어째져데이뷰가사가해야하눈고냐구우우우우우우우우우!!"
"아직도 그 소리냐제!"
아기 레이무의 왼쪽 뺨에 귀밑털이 부딪혔다.
"느뺘아아아아아아아!! 살려죠오오오오오오!! 엄먀아아아아아아야아아아아아아아아!!"
"시끄럽다제!"
여기서 또 한 차례, 마리사의 귀밑털이 바람을 갈랐다.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아기 레이무가 말대답을 할 때마다 귀밑털이 하늘을 날았다.
윳쿠리들로서는 셀 수 없을 정도로 얻어맞은 뒤 땅바닥에 철부덕 엎어진 아기 레이무.
"......재성, 해여. 데이뷰갸, 쟈모태쪄, 여.........."
맞아서 뽑힌 이가 몇 개 떨어져 있었고, 한쭉 눈꺼풀은 퉁퉁 부어있었다. 아기 레이무는 자신이 싼 시시 바다에 수없이 고개를 파묻었다.
리본을 빼앗긴 그녀는 결국 사과를 했다.
자신은 잘못한 거 없고 사과할 이유도 몰랐지만, 어쨌든 사과했다.
어째서 이렇게 느긋하지 않은 마리사한테 사과해야 하냐며.
눈곱만큼의 성의도 없이, 그저 이 고통이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사과했다.
"느훅, 느훅, 그거라제! 사과하면 된다제! 에, 뭐, 이제 됐다제. 이걸로 용서해 주겠다제! 돌려보내 주겠다제."
마리사 본윳은 중간부터 아기 레이무를 때리는 것에 열중한 나머지 왜 이런 짓을 했는지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었다.
아기 레이무의 리본을 내던지듯 그녀에게 돌려주었다.
"늣, 맞다제. 마리사는 이제부터 집으로 돌아간다제!'
그리고 자신의 행동을 기억해냈는지, 지금까지 실컷 때리던 아기 레이무한테는 눈길 한 번 안 주고 마리사는 어디론가 사라졌다.
그 자리에는 엉망진창이 된 아기 레이무만 남아있었다.
"느극느극......"
아기 레이무는 울면서 자신의 시시에 흠뻑 젖은 리본을 고쳐 매고 느긋하지 못한 모습으로 어미들이 있는 풀숲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거기서 기다리고 있던 어미와 자매들에게 외쳤다.
"......어째져......어째져도와쥬지아눈고야아아아아아아아!!!"
비통에 잠긴 아기 레이무를 맞이한 것은, 격려와 사과가 아닌 조소와 모멸이었다.
"느퓨퓹, 쓔레기마리쨔한태사가나하다니느그탸지아눈레이뮤랴구!"
"진쨔저러캐느그탸지아눈마리쨔한태지기냐하고. 바보야? 쥬글래?"
"......마리사 따위한테나 지는 레이무는 레이무의 아가야가 아니라구. 다른 집 아이라구!"
이 가족의 공통인식은 '마리사는 노예'라는 것이었다.
그 노예한테 지고, 더군다나 사과까지 한 아기 레이무는 완전히 마리사 이하의 존재였다.
그런 윳쿠리를 가족으로 생각할 어미 레이무가 아니었다.
"시, 심하다제! 레이무, 아무리 그래도 너무한다제!"
하지만 이 가족의 마지막 양심이라고 할 수 있는 마리사가 외쳤다.
"아, 아뺘야......"
이때 비로소 아기 레이무는 어미 마리사를 재평가 하려고 했다.
"시끄럽다구!"
"댝치랴구~!"
"입냄섀냔댜구!"
"늣......"
하지만 금새 입을 다무는 마리사.
'역시 마리사'라며, 아기 레이무는 어미 마리사를 제 입맛에 맞게 재평가 하려는 걸 포기했다.
"어째져......어째져......레이뮤, 쓔레기마리쨔한태개로핌당해땨구......"
걸레짝이 된 몸과 산산조각 난 자존심을 치유해 줄 가족은 존재하지 않았다.
아기 레이무가 넋이 나가 있는 틈을 타, 어미 레이무는 그녀의 리본을 빼앗았다.
"늣!! 돌려댤랴구!! 돌려댤랴구!! 레이뮤애리본찌가져갸지말랴구!! 느그턀쮸업땨구!!"
자기 목숨과도 같은 리본을 빼앗긴 아기 레이무는 제정신을 차리고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처럼 난리를 부렸다.
어미 레이무는 아기 레이무가 보는 앞에서 그녀의 리본을 갈기갈기 찢어버렸다.
"느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데이뷰애느그탼리본찌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레, 레이무!"
보다 못한 마리사가 제지하려고 나섰다.
"시끄럽다구! 쓰레기 마리사 따위한테 사과나 한 윳쿠리는 쓰레기 이하의 윳쿠리라구!"
레이무가 눈을 부라리자, 마리사는 침묵해버렸다.
"느늣! 이런고새머리쟝식뚀업뉸느그탸지모탼윳쿠치갸이땨구!"
"느그탸지모탼윳쿠치는젯재할꼬라구!"
그리고 아기 레이무들은 재미있는 장난감이라도 발견했다는 듯 리본을 잃은 아기 레이무에게 달려들었다.
역시 이 아기 레이무들은 어미 레이무의 썩어빠진 팥소를 훌륭히 이어받은 게 분명했다.
"맞다구. 머리장식이 없는 윳쿠리는 느긋할 수 없다구! 그러니까 젯재하자구!"
어미 레이무는 완전히 신이 난 모습이었다.
어미 레이무는 적당한 곳에서 나뭇가지를 주워 입에 물었다.
"어째져어어어어어어!! 그마나라구우우우우우우!! 레이뮤는레이뮤랴구우우우우우우우우!! 느그타개이땨구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
그런 가족을 향해 리본을 잃은 아기 레이무는 필사적으로 하지 말라고 애원했다.
"시끄럽다구!"
어미 레이무는 입에 문 나뭇가지로 리본을 잃은 아기 레이무의 입 속을 찔렀다.
"짜깨빼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
혀 째로 꼬챙이가 됐기 때문에, 아기 레이무는 제대로 말을 할 수 없었다.
"느아아앙? 뮤슌쇼리하눈지모르개땨구! 그론윳쿠치한태는이러캐할꼬라구!"
어미 레이무를 보고 따라서 나뭇가지를 입에 문 아기 레이무는, 리본을 잃은 아기 레이무를 그것으로 찔러댔다.
"아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푸~욱푸~욱. 느푸풉, 느그탸지모탼쇼리랴구!"
"고기한레이뮤한태젯쟤댱햐는걸영광으로생갸캬랴구!"
셀 수도 없이 많이 뺨에, 엉덩이에 나뭇가지를 꽂는 아기 레이무들.
엄청난 고통에 눈물이, 침이, 시시가 흘러 넘쳤고, 찔린 부위에서는 윳쿠리의 생명줄인 팥소가 배어나왔다.
앞서의 구타로 인한 아픔이 아닌, 몸에 이물질이 들어왔다 몸 속의 통각을 모조리 끄집어내는 듯한 '찔린다'는 격통.
어미 레이무는 몸에 꽂힌 나뭇가지를 뽑아냈다.
그 역시 엄청난 고통이 따랐다.
"느꺄아아아아아아아!!"
"늣흠, 진짜 느긋하지 않은 윳쿠리라구! 어미 얼굴이 보고 싶다구!"
바로 제가 어미이면서, 스스로를 리본을 잃은 아기 레이무의 어미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어미 레이무.
이어진 팥소는 끊을 수 없는 법인데.
몸에 박힌 나뭇가지는 뽑혔지만, 그럼에도 아기 레이무들에게 집요하게 나뭇가지로 공격당하는, 리본을 잃은 아기 레이무.
드디어 자신의 목숨이 위험해졌음을 깨닫는다.
"미, 미아내여어어어어어어어어!! 데이뷰가자모태쪄여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나뭇가지에 찔려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 혀로 필사적으로 목숨을 구걸했다.
마리사에게 교육받은 내용이 지금 이 순간 빛을 발하고 있었다.
"느푸풉, 무슨 소리 하는지 모르겠다구!"
하지만 무의미했다.
"어, 어해혀......어해혀..........."
가족에게 가족이라는 사실을 부정당하고, 노예 이하라고 멸시 받고 천대 받는다.
모든 것은 마리사들에게 해왔던 것과 같았다. 그것이 지금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 것 뿐이었다.
"늣! 그럼 느긋하지 않은 윳쿠리는 느긋하게 있지 말고 빨리 죽으라구!"
"휴뺘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레이무는 리본을 잃은 아기 레이무 위에 올라가 힘을 줬고, 푸직 하는 더러운 소리와 함께 리본을 잃은 레이무는 터져 죽었다.
"늣헴, 진짜 느긋하지 못한 윳쿠리였다구."
"마땨구!"
"느그탸지모탼윳쿠치를젯쟤해줘땨구!"
레이무들은 같은 레이무 종이 노예인 마리사에게 패배했다는 느긋할 수 없는 사실을 패배한, 리본을 잃은 아기 레이무를 죽임으로써 없었던 일로 한 뒤, 괴롭히는 행위를 통해 느긋함을 얻은 것이다.
"레이무! 어째서 이런 짓을 하는 거냐제!"
"늣? 레이무는 느긋하지 못한 윳쿠리를 젯재한 것 뿐이라구?"
마치 아무 잘못도 저지르지 않았다는 듯한 레이무의 표정.
리본을 잃은 아기 레이무를 죽임으로써 어느 정도 느긋해져 있던 어미 레이무였다.
"아가야를 죽였잖냐제!"
"느늣! 저딴 건 레이무의 아가야가 아니라구! 바보 같은 소리 하지 말라구."
하지만 말대답을 하는 어미 마리사를 보고 그녀의 표정에 점점 짜증이 섞여 갔다.
그때 인간이 말문을 열었다.
"자아, 이제 다음으로 가야지? 달콤달콤 받으러 말야."
"늣! 그렇다구! 달콤달콤씨가 레이무를 기다리고 있다구!!"
""댤쿔댤쿔찌! 댤쿔댤쿔찌!!""
리본을 잃은 아기 레이무 생각은 망각의 저편으로 날려버린 레이무들은, 아직 본 적 없는 달콤달콤 생각으로 머리 속을 채운다.
어미 마리사는 위해를 가해오지는 않지만 무서운 인간에게 말 허리를 잘린 채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런 레이무들이 다음으로 발견한 것은 윳쿠리 유카와 남자였다.
애완 윳쿠리와 그 주인인 모양이다. 볕 잘 드는 곳에서, 한 마리와 한 사람이 일광욕을 즐기고 있었다. 그 모습은 너무도 느긋해 보였다.
그런 한 마리와 한 사람에게 눈독을 들인 것은 이번에도 아기 레이무였다.
"느늣! 레이뮤가가개땨구!"
힘차게 폴짝폴짝 튀면서 유카와 남자 쪽으로 다가가는 아기 레이무.
"거기병신인가니랑병신유캬, 레이뮤한태댤쿔댤쿔을바치랴구!!"
아기 레이무는 대놓고 그렇게 큰 소리를 쳤다.
"......어머?"
유카는 눈을 뜨고 눈 앞의 침입자에게 시선을 향했다.
"무슨 일이지?"
주인인 남자도 아기 레이무를 발견했지만, 모든 대응을 유카에게 맡기려는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
"느퓨퓹, 고기한레이뮤애목쑈리가들리지아뉸고야? 바보야? 쥬글래?"
라고 유카에게 말하는 아기 레이무.
유카를 바보 취급하는 듯한, 깔보는 듯한 태도와 말투였다.
"......어머나, 그래?"
유카의 붉은 눈이 가늘어졌다.
바로 다음 순간, 유카는 아기 레이무가 도저히 못 알아차릴 속도로 그녀의 등 뒤로 돌아가 몸통 박치기를 먹였다.
"......늣? 느, 느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야아아아아아아아아!!"
갑작스러운 고통에 아기 레이무는 울기 시작했다.
"후훗. 노숙 윳쿠리인가 본데, 오늘은 너로 하겠어."
"느삐잇......!"
가학심 가득 한 붉은 눈동자는 반짝거렸고, 아기 레이무는 신기하게도 울부짖는 것도 잊고 기묘한 한기에 몸을 떨었다.
아기 레이무도 무의식 중에서는 윳쿠리 유카라는 존재가 강하다는 걸 인식하고 있었다.
하지만 추악할 정도로 비대화된, '나는 상전이다'라는 의식이 그것을 날려버리고 말았다.
자신이 유카보다도 강하다고 생각할 정도로.
윳쿠리 유카는 포식종에 위치할 때도 있는 윳쿠리이다.
윳쿠리를 먹는 것을 금기시하지 않으며, 윳쿠리를 죽이는 것에 주저함이 없다.
그런 측면도 있는 반면 기본적으로 통상종 윳쿠리보다 높은 지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높은 기초능력을 함부로 쓰는 일이 없다.
하지만 이런 특징들은 희소종이라고 불리는 종류에게 그다지 드문 일이 아니었다.
윳쿠리 유카의 특징 중 하나는 가학심이 높다는 것이었다.
다시 말해, S다.
고통으로 울부짖는 모습이 좋았고, 비참하게 사과하는 것을 비웃는 것이 좋았다.
그랬다. 이 유카는 아기 레이무를 표적으로 삼은 것이다.
"언제까지 기어다니고 있을 거지? 설마 한 번 맞은 것 가지고 사과하지는 않겠지?"
"느, 느뀨, 세샹애셔재일느그탼레이뮤가그론지슐할리갸업쨔냐아아아아아아아아!! 뿌뀨우우우우우욱!!!"
일생 최고의 뿌꾹을 하고 뿌듯해진 레이무는, 탱탱하게 부어오른 얼굴에 회심의 미소를 지어보였다.
"후후, 그렇게 나와야지."
유카는 잔학한 웃음으로 입가를 일그러뜨렸다.
아기 레이무는 그 웃음에서 느긋할 수 없는 무언가를 느꼈다.
하지만 이제와서 뿌꾹~을 그만둘 수는 없었다.
"그건 그렇고 그거, 짜증 난다......"
유카가 눈독들인 것은 아기 레이무의 감정에 맞춰 까딱대듯 움직이는 그녀의 귀밑털이었다.
지금은 뿌꾹~이라는, 윳쿠리의 위협 같은 행위를 하면서 힘을 주고 있기에 빨딱 서 있었다.
"우선 그것부터 떼어버리자."
라며, 유카는 아기 레이무의 귀밑털을 물었다.
"늣?"
아기 레이무는 신기하다는 표정으로 그것을 쳐다봤다.
하지만 유카의 입에 서서히 힘이 들어감에 따라, 귀밑털 뿌리 부분에 아픔을 느꼈다.
여기까지 왔으면 자기가 무슨 짓을 당하는지 눈치챘으리라. 아기 레이무는 몸부림 치기 시작했다.
"뿌휴루루루~, 그, 그마냐랴구! 레이뮤애머쨍이파닥파닥찌를떼지말랴구우!!"
유카는 아기 레이무의 필사의 애원에 깊은 미소를 지었다.
반항도 했지만, 결국은 아기 윳쿠리와 성체 윳쿠리, 덤으로 통상종과 희소종이라는 능력의 차가 아기 레이무의 저항을 무의미하게 만들었다.
조금씩 힘이 주어지며, 드디어 뿌득뿌득 머리카락이 뜯겨나가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그마냬애애애애애애애!! 레이뮤애파닥파닥찌뽑찌말라구우우우우우우우우!! 느기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뚝 끊어지는 소리와 함께, 아기 레이무의 귀밑털이 떨어졌다. 일부러 천천히 뽑았기 때문에, 뿌리째 뽑힌 것이다.
방금 전까지 기세 좋게 움직이던 것이 거짓말이었다는 것처럼, 귀밑털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어머나, 기분 나쁜 게 드디어 떨어졌네."
일부러 잘 들리게 말을 하면서, 유카는 입 속의 귀밑털을 보여줬다.
"레, 레이뮤애파닥파닥지는기분나쀼지아아아아아아아아아!!! 느쁏!"
시끄러운 아기 레이무를 입 다물게 하려고, 유카는 아기 레이무의 귀밑털을 땅에 뱉어낸 뒤 재빨리 남은 한쪽 귀밑털마저 물어뜯었다.
"느끼이이이이이이!!!"
아기 레이무의 남은 한쪽 귀밑털에서 뿌직하는 소리가 들렸다.
유카는 그 귀밑털도 맨 처음 내뱉은 귀밑털이 있는 곳에 뱉어냈다.
고통으로 잠시 지랄발광을 하던 아기 레이무는, 잠시 후 아픔이 가셨는지 땅바닥에 떨어진 귀밑털을 향해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을 향헀다.
소중한 귀밑털이 둘 다 없어졌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한 아기 레이무의 눈에서 굵은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아기 레이무는 버려진 귀밑털에 다가갔다.
"늣, 늣......레, 레이뮤애머쨍이애기여운파닥파닥찌......낼~름낼~름, 도라와도라와......"
아기 레이무는 필사적으로 귀밑털을 낼름낼름 핥았다.
윳쿠리에게 있어서 '핥는다'는 행동은 치료행위이기도 하지만, 민간요법 수준의 효과 밖에 없었다. 중증에는 의미가 없는 것이다.
땅에 떨어진 그것을 무의미하게 계속 핥는 행위는 몹시 처량해 보이긴 하지만, 본윳이 그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하니 그다지 재미가 없었다.
유카는 귀밑털을 핥고 있는 아기 레이무를 아픔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들이받았다.
"늣, 데~굴데~굴."
힘을 줄인 몸통 박치기에 맞고 데굴데굴 굴러가면서, 윳쿠리의 팥소뇌에 각인된 얼빠진 조건반사에 의해 지금 상황을 입으로 표현하는 아기 레이무.
조금 전에 자신의 소중한 귀밑털이 뽑혔는데도 재미있다는 듯 목청을 높이면서 말이다.
회전이 멈추고 자신이 있던 곳으로 시선을 향하는 아기 레이무.
"레이뮤애파닥파닥찌......"
역시 그곳에는 두 덩어리의 머리카락이 있을 뿐.
방금 전까지 희희낙락하던 그녀는 다시 울상을 지었다.
엉금엉금 왔던 곳으로 기어가는데, 갑자기 귀밑털이 시야에서 사라졌다.
"늣!"
시야에서 사라진 원인은 유카가 귀밑털 위에 올라탔기 때문이다.
유카는 아주 느긋하다는 듯 씨익하고 웃어보였다.
너무도 느긋하지 못한 아기 레이무는, 그 느긋한 표정이 끔찍하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쒸발유우꺄아아아아아아아!! 더러운져뷰를레이뷰애머쨍이파닥파닥씨한태셔치어어어어어어어!!"
아기 레이무는 소리를 지르며 유카에게 몸통 박치기를 했다.
"에잇! 에잇! 아프면빨리비키랴구! 늣! 늣!"
아기 레이무가 유카를 향해 몸통 박치기를 하는 곳에서 폭폭 하는 약한 소리가 들린다.
몇 번이고 그 소리가 들렸지만 유카는 꿈쩍도 하지 않았고, 아기 레이무는 지치지도 않고 몸통 박치기를 계속했다.
"느히이~느히이~쟈야비키랴구!"
지쳤는지 몸통 박치기를 멈추고 거친 한숨을 몰아쉬며 아기 레이무가 말했다.
유카의 느긋한 미소가 씨익하고 초승달처럼 변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저부를 움직여 깔고 앉은 귀밑털이 엉망진창이 되도록 했다.
모자란 팥소뇌로도 발 밑에 놓인 귀밑털이 어떤 꼴이 됐는지 상상이 되는지, 아기 레이무가 지랄하기 시작했다.
"느느느느느느!! 그마내! 그마내!!"
하지만 유카는 멈추지 않았다.
멈추지 않는 유카를 향해 아키 레이무는 몸통 박치기를 다시 감행했지만, 하나도 효과가 없었다.
잠시 뒤, 유카가 만족했는지 그 자리에서 비키자
"느, 아, 아아아, 레이뮤애......레이뮤애파닥파닥찌갸......"
그 자리에 있던 것은 엉망진창이 된, 아기 레이무의 귀밑털이었던 무언가였다.
뜯겨진 것이 원래대로 돌아올 리 없었다.
윳쿠리들은 핥기만 하면 무슨 상처든 원래대로 돌아올 것이라고 믿는 구석이 있다.
하지만 그 사실을 못 알아차리는 아기 레이무는 엉망진창이 된 귀밑털에 무의미하게 다시금 혀를 뻗었다.
그 모습을 보고 유카의 미소가 더욱 깊어진다.
그녀는 어느 새 입에 문 나뭇가지로 아기 레이무의 혀를 깊숙히 찔렀다.
"??! !!!!"
지면에 박음질 된 아기 레이무의 혀.
유카는 다른 나뭇가지를 준비했다.
"!!!"
그 나뭇가지로 자신이 찔릴 거라고 생각한 것일까.
아기 레이무는 도망치려고 했지만 혀를 타고 전해지는 격통이 심해서 더 이상 움직일 수가 없었다.
"흐하해애애애......흐하해애애애애애애애애!!"
뚜렷하지 않은 목소리로 필사적으로 말해보지만, 유카는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유카는 아기 레이무의 뺨에 나뭇가지를 경사지게 박았다.
"아꺄아아아아아아아아!!!"
아기 레이무의 몸에 박힌 나뭇가지가 지면에 닿는 것이 느껴지자, 유카는 나뭇가지에서 입을 떼어냈다.
아기 레이무를 보고 유카는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또 다른 나뭇가지를 가져왔다.
"히, 히, 히......"
다시 무슨 짓을 당할지 이해했는지, 아기 레이무는 몸을 떨고 있었다.
목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유카의 미소가 더욱, 더욱 깊어졌다.
"앞으로 몇 개나 더 찔릴까......? 하나? 둘? 셋? 넷......어차피 설명해도 못 알아듣겠지? 아주 많이야. 그래, 아주 많이 찔러줄게."
꽃이 활짝 필 듯한 느긋한 그 미소는, 아기 윳쿠리에게는 공포 그 자체였다.
반쯤 미친 아기 레이무가 비명을 질렀다.
"히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흐하해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
더 이상의 고통이, 더 이상의 충격이 있을 수 있을까.
아기 레이무는 소리 질렀다.
하지만 그 목소리는 어느 누구에게도 전해지지 않았다.
그 목소리를 듣는 유카의 청각에는 너무도 아름다운 소리로 밖에 들리지 않았다.
얼마 뒤.
아기 레이무는 살아있었다. 온몸이 나뭇가지 투성이가 된 채로.
최종적으로 나뭇가지가 다 떨어지고 유카도 만족했는지, 그대로 유카와 남자는 집으로 돌아갔다.
그런 기괴한 현대 오브제 같은 아기 레이무가 홀로 남겨진 그곳 가까이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느퓨퓹, 져레이뮤는레이뮤들즁애셔도제일느그턎아는윳쿠치..."
"낄낄낄낄낄낄! 레이뮤들의 수치라구!"
일단은 마리사한테 당한 게 아니었기 때문에 같은 레이무 카테고리에 머문 모양이다.
하지만 눈 앞에서 자신의 가족이 학대 받는 모습을 보고도 아무 생각도 안 드는 모양이다.
어차피 이 레이무들이 보기에 무슨 일이든 모두 다른 윳쿠리의 사정일 뿐이었다.
자기가 가장 느긋하게 있으면 된다, 그 뿐이었다.
"아, 아가야를 구하러 간다제!"
어미 마리사가 아기 레이무를 구하러 달려나가려고 했다.
"잠깐, 마리사."
"늣, 인간씨!"
"저래가지고는 못 살아, 포기해......낫게 하는 것도 귀찮고."
"어째져그런소리를하눈고야아아아아아아아아!!!"
실제로 저만한 상처를 낫게 해주는 건 이만저만 어려운 일이 아니다.
더 이상 상처가 벌어지지 않게 조심스럽게 나뭇가지를 빼낸 뒤, 어느 정도 성형을 하고 오렌지 쥬스를 부어야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었다.
그냥 오렌지 쥬스만 부어봤자 통각이 살아나 발광만 더 할 뿐이리라.
"거 참 시끄럽네. 봐, 레이무들은 벌써 다음으로 넘어갔다구?"
"하지만! 아가야가! 아가야가아아아아아아!!!"
미련이 남은 듯, 현대 오브제로 화해버린 아기 레이무를 보는 마리사.
그녀의 두 눈에는 눈물이 가득했고, 이빨을 으득으득 갈아버릴 것처럼 이를 악물고 있었다.
하지만 인간이 가지 못하게 했기 때문인지 움직이지는 않았다. 자신의 의지와 노예근성이 맞물린 결과다.
인간은 한숨을 쉬었다. 귀찮아진 것이다.
"뭐, 그렇게까지 가고 싶다는 데 할 수 없지. 레이무들은 내가 볼테니까, 거기 레이무는 네가 알아서 해."
"늣?"
눈 앞에서 죽어가는 아가야를 이대로 또 못 본 척해야 해야 하나 생각했던 마리사는 뛸 뜻이 기뻐했다.
뭐, 결과는 마리사 빼고 다 알고 있지만.
"아, 알겠다제! 마리사가 아가야를 반드시 낫게 해주겠다제!"
마리사는 허둥지둥 달렸다.
자신의 귀여운 아가야를 낫게 하려고.
"뭐, 무리겠지만."
윳쿠리가 제 아무리 비상식적인 만쥬라고 해도, 고작 어느 정도 이내에서만 비상식적일 뿐이다.
팥소가 대량으로 유실될 정도로 상처를 입으면 죽으며, 끔찍하고 괴로운 경험을 겪게 하면 쉽게 미친다.
어차피 마리사가 하는 일이라봤자 핥는 게 고작이리라.
나뭇가지 고슴도치가 된 아기 레이무를 핥는다봤자, 혀를 미친 듯이 쭉 빼지 않고서는 상처에 닿지도 않는다.
오히려 격통을 일으킬 뿐이리라.
그런 마리사의 뒷모습을 지켜보며, 인간은 레이무들이 있는 곳으로 발을 옮겼다.
레이무들은 뛰어가고 있었다. 조금 있으면 달콤달콤이 제 입 속에 들어오니까.
달콤달콤에 가족 이상의 느긋함을 구하는 레이무들은 주위를 살폈다.
하지만 서두르지는 않았다. 어디선가 흘러넘치는 자신감이, '나는 반드시 달콤달콤을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하게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초조한 구석은 있었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고 생각해도 좀처럼 닿지를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덮치는 대상 모두가 달콤달콤을 가지고 있을 것이고, 그렇게 그것을 먹을 수 있다며 제 편한대로 생각하는 모습은 과연 윳쿠리다웠다.
아무리 찾아도 발견되지 않는다. 실제로는 몇 분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마약중독자 뺨치는 레이무들에게는 너무나도 충분한 시간이었다.
"우가아아아아아아아! 병신영감! 네가데이부한태달콤달콤씨를갖다바쳐어어어어어어어어어!! 잔뜩가져오라구우우우우우우우우!!"
"마쟈! 마쟈!"
그리고 그 자리에 있는 '병신영감'은 뒤를 따르고 있던 인간 뿐이었다.
"하아."
인간은 한심하다는 듯 한숨을 쉬더니 주위를 둘러봤다.
그리고 무엇인가를 확인하고는 레이부들에게 조건을 제시했다.
"그래, 레이무가 그 아기 레이무를 죽이면 생각 못할 것도 없지."
"느퓨느퓨, 무슌쇼리를하눈고야? 엄먀야가기여운레이뮤를쥬길리갸업쨔나! 그치! 엄먀야!"
아기 레이무는 빙글거리며 웃었다. 자신한테 그런 일이 일어날 리 없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어미 레이무의 눈빛은 너무도 진지했다.
아기 레이무한테 같은 조건을 내놓는다면 그 역시 반드시 달콤달콤을 선택할 것이다.
"아가야......"
어미 레이무는 미소를 지으며 아기 레이무에게 다가갔다.
"늣? 왜, 왜그러눈고야? 엄먀야......"
그런 어미 레이무를 보고 신변의 위협을 느꼈는지, 아기 레이무의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아가야, 레이무의 달콤달콤씨를 위해......죽어달라구!"
"느앩"
아기 레이무는 어미가 한 말을 이해하지도 못한 채 터져 죽었다.
"늣! 아가야를 죽였다구! 느긋하지 않게 달콤달콤씨를 내놓으라구!"
조금의 후회도 없이, 어미 레이무는 달콤달콤을 요구했다.
가족 일은 안중에도 없었다. 달콤달콤은 가족보다 귀중하니까.
"오오, 보기 좋게 죽여버렸네?"
"늣헴!"
뭐가 자랑스럽다는 건지, 레이무가 가슴을 폈다.
인간은 은근슬쩍 그녀에게 질문을 했다.
"다른 마리사 아가야들은 어떻게 했어?"
"마리사 닮은 아가야들도 전부 죽여서 젯재해줬다구! 느긋하지 않으니까 어쩔 수 없다구! 하지만 레이무가 직접 젯재해줬으니까 고마워하고 해야 한다구!"
마치 자랑이라도 하듯, 레이무는 아기 마리사들을 죽인 사실을 히죽이며 말했다.
"호오~어떻게 생각하냐, 마리사?"
"아, 아, 아, 아, 아, 아, 아, 아, 아, 아, 아, 아!!!"
달콤달콤보다 가족에 무게를 두는 윳쿠리도 있다.
통상종치고는 드물게 바로 이 마리사가 그랬다.
마리사는 지금 이곳에서 모든 것을 듣고 있었다.
눈 앞에서 구하지 못한 가족이 있었다. 그리고 눈 앞에서 가족을 쓰레기처럼 죽인 놈이 있었다.
비록 심한 괴롭힘을 당했지만, 소중한 가족이었다.
그리고 자신을 닮은 아가야를 제재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마워하란다.
마리사의 머리 속에는 분노 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자신의 욕망을 위해 소중한 가족을 죽이는, 그런 행동은 용서할 수 없었다.
"데이부우우우우우우우우우!!"
지금까지 본 적이 없는 귀기 서린 표정으로 마리사는 레이무에게 다가갔다.
그 모습은 평범한 윳쿠리라면 시시를 질질 싸면서 두려움에 몸이 움츠러들 정도였다.
"늣, 뭐냐구? 이제부터 레이무는 달콤달콤씨를 받을 거라구!"
하지만 레이무에게 마리사는 노예 이하였다.
그런 놈이 아무리 무서운 표정을 짓는다 한들, 레이무에게는 아무 문제도 되지 않았다.
그래야 했다.
"느긋하지안캐주거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마리사는 다가서는 기세를 몰아 레이무에게 몸통 박치기를 가했다.
"느쀄에에에에애애애애애!!"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마리사의 몸통 박치기에 레이무는 버티지도 못하고 그대로 저만큼 나가떨어졌고, 땅을 데굴데굴 구르다 간신히 멈춰섰다.
"..........느, 느 느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레이무에게는 있을 수 없는 광경이었다.
저 마리사한테 공격당한 것이다.
지금까지 노예 이하라고, 도구라고 깔보며 비웃었는데.
그러던 놈이 엄청난 일을 일으킨 것이다.
레이무는 폴짝폴짝 뛰어오르며 아픔을 달랬다.
하지만 느긋하게 그런 짓을 하고 있을 시간은 없었다.
"데이부우우우우우우우우!!!"
"느히이이이이이이이익!!!"
마리사는 도저히 윳쿠리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속도로 레이무에게 다시 몸통 박치기를 날렸다.
이번에는 레이무에게도 공포심이 솟아올랐다.
이번에도 레이무는 중심도 제대로 못 잡은 상태로 몸통 박치기를 맞았다.
"느꿰에에애애애애애!! 크악!"
이번엔 나무에 부딪히며 그다지 멀리 나가떨어지지 않을 수 있었다.
그것이, 불행이었다.
나무에 부딪히면서 아픔이 배가 됐다.
참고로 마리사의 다음 몸통 박치기도 곧 이어졌다.
"느히이익, 아야아야, 크악!"
고통을 느낄 새도 없이, 마리사의 몸통 박치기가 또 다시 이어졌다.
"그, 그마"
"주거어어어어어어어어어!!"
그리고 또 다시, 또 다시, 또 다시, 또다시또다시또다시.
마리사의 몸통 박치기는 끝나지 않았다.
나무가 버팀목이 되어 레이무는 움직일 수 없었고, 마지막에는 서로 아무 말도 없이 그저 철퍽철퍽 무슨 물 같은 게 부딪히는 소리만이 이어졌다.
"......늣."
정신이 들었다.
"잘 잤어, 마리사?"
인간의 목소리가 들렸다. 방금 전까지 레이무와 함께 있던 인간의 목소리였다.
마리사는 소리가 나는 쪽으로 시선을 향했다.
"좋은 거 구경했다."
인간은 한 손에 오렌지 쥬스를 들고 있었다.
아마 그걸로 마리사를 회복시킨 것이리라.
"레이......무는?"
"죽었다."
방금 전까지 마리사가 정신을 잃을 정도로 몸통 박치기를 했던 곳에는 마리사 것인지 레이무 것인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팥소가 어지럽게 튀어있었다.
윳쿠리가 봤을 땐 엄청나게 처참한 광경이리라.
지금 마리사는 인간 손에 회복되었다.
레이무는 내용물이 모조리 없어질 정도로 뭉개졌고, 그럼에도 마리사는 멈추지 않고 이가 부러지고, 혀가 찢어지고, 눈이 찌부러지고, 피부가 터져나가면서도 몸통 박치기를 계속했다.
"레이무가 죽었는데, 어때. 지금 기분은?"
마리사의 마음 속에는 아무 것도 남지 않았다.
레이무를 향한 분노도, 아가야를 향한 슬픔도.
"아차피 아무 것도 안 남았겠지. 넌 참 열심히 한 거야."
위로받았다.
그랬다. 마리사는 열심히 해왔다. 지금의 지금까지, 아기 마리사를 위해, 아기 레이무를 위해......레이무를 위해...........
마리사의 마음 속에 지금까지 해온 노력이, 윳생의 기억이 되살아났다.
즐거운 일이 많았다. 힘든 일도 훨씬 많았다.
"매일 같이 힘들게 먹이를 찾아오고, 애들 돌보고, 레이무한테 잔소리 듣고......그리고......"
순간 정적이 감돌았다.
"......그리고, 아무 것도 없지."
그 말을 듣고 깨달았다.
지금의 마리사에게는 아무 것도 없다는 사실을.
지금까지 해온 노력은 더 이상 없었고, 즐거운 일도, 괴로운 일도, 아무 것도 없었다.
"하지만 괜찮아. 다음이 있잖아. 또 짝을 찾을 찾고, 또 아이를 만들자구. 아직 열심히 할 수 있잖아? 살아만 있으면."
마리사의 눈에 희망이 감돌았다.
맞아, 다음이 있어. 살아만 있으면, 아직.
"그렇지, 마리사."
그랬다. 마리사는 살아나갈 희망을 가졌다.
아직 자신은 죽지 않았다. 아직 다음이 있는 것이다.
서서히 살아갈 기력을 되찾아가는 마리사.
"그러니까, 내가 너를 죽여줄게."
"느에......?"
아직 채 아물지 않은 입에서 소리가 흘러나왔다.
"너의 미래는 지금부터 물거품이 되는 거야. 노력도, 희망도, 꿈도 모두."
"시러......"
부들부들 몸을 떠는 마리사.
마리사는 지금부터 시작이었다. 새로운 한 걸음이 지금부터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마리사의 머리 위로 구둣발이 올라왔다. 차디찬 구둣발 바닥의 감촉이 마리사의 머리에 느껴졌다.
천천히, 채 아물지 않은 가죽을 짓누르는 감촉이 마리사에게 전해졌다.
"늣"
아물어가는 도중의 팽팽해진 가죽이 찢어지는 소리를 낸다.
찢어진 얆은 가죽으로부터 보는 이가 아플 정도로 검은, 그리고 달콤한 팥소가 흐르기 시작했다.
마리사의 두 눈에서 설탕물 눈물이 흘러내렸다.
흐르는 눈물이 많아질수록, 마리사는 과거의 일을 떠올렸다. 그저 즐겁기만 했던 그 시절을.
"늣...............!"
통증이 마리사를 덮쳤다. 그 이상의 절망이 마리사를 유린했다.
이제부터 시작인데. 이제부터 시작인데.
이제부터 마리사는 새로운 윳쿠리를 짝으로 삼아 귀여운 아가야를 낳고, 모두 다 같이 즐겁게 우~걱우~걱을 하며 밥을 먹고, 다 같이 사이 좋게 쿠~울쿠~울 잠을 자고, 다 같이 힘차게 아침인사를 하고, 그리고 다 같이 많은 밥시를 사냥해 와서 가족들에게 칭찬받는.
수많은 느긋함이 이제부터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텐데.
이제 겨우 희망을 믿을 수 있게 됐는데.
"느아! 주, 주기지마라구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
마리사의 채 아물지 않은 목에서 찢어지는 듯한, 최후의 단말마가 주위에 울려퍼졌다.
그리고 인간의 발밑에서, 그녀가 터지는 소리가 조용히 들렸다.
남아있는 것은 꿈도 희망도 미래도 없는, 그저 데이부에게 휘둘리다 죽은 만쥬 뿐이었다.

삽화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