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

anko3972 겨울날의 마리쨔

by 류민혜 posted Oct 05,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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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자 : 후타바 / おさげあき
번역자 : ?
번역출처 : 구 윳쿠리 사이트

anko3972 겨울날의 마리쨔


 

 

 

 

 

"너뮤츄어어어어......느그치모디깨써어어어어어......"

 

꾀죄죄한 모습의 아이 마리사 한 마리가 공원 안을 슬~금슬~금 기어다니고 있었다.
그냥 기어다니기만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래봬도 한창 사냥 중이다.
아이 마리사의 부모는 며칠 전에 인간에게 싸움을 걸었다가 눈 깜짝할 사이에 죽었다.
아이 마리사는 비교적 얌전한 성격이었기 때문에 목숨을 건졌지만, 이 시점에서 아이 마리사의 운명은 끝난 거나 마찬가지였다.
어린 아이 윳쿠리가 혼자 살아가기에 야생 생활은 결코 녹록하지 않았으며, 겨울이라는 고달픈 계절을 넘기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며칠 간은 어미가 남긴 식량으로 입에 풀칠해 가며 버텼지만, 드디어 그것도 바닥이 나버렸다.
식량이 떨어지자 그제서야 사냥에 나선 아이 마리사였지만...

 

"어쨰셔머글꺼가차자지지안눈고야......? 마리쨔는사냥에명수인대......어쨰셔......?"

 

공원 안을 기어다니기만 해도 먹을 것이 찾아지면 고생하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최강의 사냥 명수라는, 마리사 종이 흔히 하는 착각이 팥소뇌에 각인된 아이 마리사.
집 근처를 적당히 돌아다니다 보면 금새 먹을 것이 나타날 줄로 생각했으리라.
어쩔 수 없이 근처 잡초나 먹을까 생각했지만, 먹을 수 있을 만한 풀들은 이미 초토화된 뒤였다.
최대의 사냥터인 쓰레기장에 인간들이 들윳쿠리 대책을 취하는 바람에 아무도 접근할 수 없게 되자, 다들 일제히 먹을 수 있는 풀을 식량으로 삼으려고 죄다 뜯어가 버린 것이다.

 

"어쨰셔......? 어쨰셔풀씨가엄는거야......? 말됴안낸댜규......"

 

눈 깜짝할 사이에 너무도 잔인한 현실에 내팽개쳐진 아이 마리사는 기는 것을 멈추고 눈물을 흘렸다.

 

"느극...에극......누가마리쨔를됴아댤랴규......마리쨔......느그치이꼬시퍼............."

 

하지만 아이 마리사를 돕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당연했다. 들윳쿠리는 제 몸 건사하는 것만으로도 버거우니까.
도와줘도 아무 득될 것이 없는 쓰레기한테 도움의 손길을 내밀 만큼 들윳쿠리는 이타적이지 않았다. 

 

"마리쨔......피고나다규......지베가셔느그타게이쓸래......"

 

서둘러 사냥을 중단하고 제 집으로 삼고 있는 종이상자 쪽으로 슬~금슬~금 기어가는 아이 마리사.
부모와의 함께 했던 느긋한 공간인 제 집도 지금은 자기 혼자 뿐.
고독을 싫어하는 윳쿠리에게 있어서 자기 밖에 없는 제 집은, 더 이상 윳쿠리 플레이스가 아니었다.

 

"느그치...도라와따규......"

 

겨우 제 집에 도착한 아이 마리사.
상자 집은 옆으로 넘어져 있었기 때문에 작은 아이 마리사라도 쉽게 안에 들어갈 수 있었다.
배는 고팠지만, 지금은 조금이라도 차분한 곳에서 느긋하게 지내고 싶었다.
그렇게 생각하며 제 집으로 들어가려는 순간, 북풍이 불어닥쳤다.

 

"늣히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추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느그탈쑤업땨규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

 

오늘은 올해 들어 가장 추운 날. 그나마 바람이 안 불어서 간신히 버텨낼 수 있었지만, 찬 바람이 자신에게 몰아닥치자 아이 마리사는 경기를 일으켰다.

 

"츄츄츄츕따규우우우우우우우! 마리쨔주깨쎠어어어어어어어어어!"

 

시시를 퓨슛! 하고 분출하며 경기를 일으키는 아이 마리사.

 

"느히이...느히이...바람씨......마리쨔한태심술부리지말랴규......마리쨔......힘드러하자나......"

 

아이 마리사가 바람을 향해 무의미한 부탁을 하지만......

 

휘오오오오오오!!

 

우연히도 방금 이상으로 강하고 찬 바람이 휘몰아쳤다.

 

"능갸아아아아아아아아아! 차가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하지마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이제그마내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 마리쨔가잘모태써여어어어어어어어어! 바람씨는느그타다그여어어어어어어어어! 그러니꺄그먀냐새여어어어어어어어어어!"

 

아이 마리사는 경기를 일으키면서 바람을 향해 계속 사과를 했다.
하지만 바람은 더욱 강해져만 갔다.

 

"늣히이이이이이이이이이! 진짜러반셩하고이쎠여어어어어어어어! 마리쨔는게슈라구여어! 아프로는마으믈고쳐머꼬......느느으으으으으으으!? 마리쨔의머찐모쟈갸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이 마리사가 자랑스러워 하던 멋진 모자가 강풍에 날려가 버렸다.
죽을 힘을 다해 쫓아가려고 하지만, 추위에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얼마 되지 않아 아이 마리사의 모자는 저 하늘 먼 곳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느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앵!!! 마리쨔에소중한모쟈씨갸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이 마리사는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을 자신의 소중한 모자를 잃어버린 데 대한 슬픔에 목 놓아 울었다.
참고로 방금 분 강풍에 다른 들윳쿠리들의 장식물도 아이 마리사의 모자처럼 날아가 버렸는지, 주변에서 들윳쿠리들의 슬픔에 찬 절규가 메아리쳤다.
특히 마리사 종의 비명이 많았다.
최강인 자기자신에게 절대적인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마리사 종이 모자를 잃어버린다는 것은, 곧 죽음과도 같은 뜻인 듯 했다.

 

"느극...에극......지브로드러갈래......이제다시눈바께안나갈꼬야......"

 

간신히 진정이 된 아이 마리사가 느릿느릿 제 집으로 들어갔다.
자신의 소중한 장식물이 바람에 날려가 버렸으니, 아이 마리사 말마따나 두 번 다시 밖으로는 나가지 않을 것이다.

 

"느그치...느그치...느그치이꼬시퍼......마리쨔는느그치지내고시플뿌닌대......어쨰셔느그치모딘는거야......?"

 

아이 마리사는 제 집 안에서 흐르는 눈물을 귀밑털로 닦으며 계속해서 느긋함 만을 바랬다.

 

 

 

 

─몇 시간 뒤─

 


"어이, 마리쨔."
"......느읏?"

 

어느 새 잠이 든 아이 마리사를 한 남자가 깨웠다.

 

"이...인간씨......왜그래......? 마리쨔는아무지또아내따구......?"

 

인간에게 부모를 잃은 경험 때문에 무서워시시를 싸면서, 남자가 화나지 않도록 말을 골라가며 대답하는 아이 마리사.

 

"너무 무서워하지 않아도 돼. 혼자 쓸쓸히 지내고 있을 마리쨔한테 선물 가져왔으니까."
"느늣? 선물?"
"그래."

 

남자는 손에 든 비닐 봉투 속에서 딸기를 하나 꺼내 아이 마리사에게 보여주었다.

 

"느늣!? 그거는...댤쿔댤쿔씨!?"
"맞아. 아주아주 맛있는 달콤달콤 씨야."
"느늣...그거...혹씨...마리쨔한태쥬는고야......?"
"물론이지. 오늘은 크리스마스인 걸. 나도 혼자 외롭게 크리스마스 보내려고 이렇게 딸기랑 케익 사가지고 왔다구."
"케이크? 케이크씨도이써?"
"케익은 안 준다? 이건 내가 먹을 거라구."
"느늣...느그타게이해해땨규......"

 

부모가 살아있고 장식물이 멀쩡했다면 드세게 나왔을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무리였다.
무엇보다 부모를 잃은 트라우마가 아이 마리사 안에 강하게 자리잡고 있었다.

 

"하지만 딸기만으로도 너희 들윳쿠리한테는 충분하잖아? 이런 달콤달콤은 어지간해서는 못 먹어볼테니까."
"능......"
"하지만 공짜로는 안 되고. 마리쨔도 답례로 나한테 뭘 좀 줘야겠는데?"
"느늣? 뭐야? 마리쨔한태는...줄깨아무거또엄눈데......"
"있잖아, 귀밑털."
"느늣!?"

 

남자의 말에 놀라는 아이 마리사.

 

"사실은 모자나 받아가려고 했는데, 어째서인지 마리쨔한테는 없는 것 같으니까 대신 귀밑털만 받아갈게."
"시......실타구......마리쨔애기미털씨는목쑴보다쇼즁하댜규......느그타게이해하랴규......"
"싫으면 딸기는 못 주고. 어떡할래?"
"너뮤해......채쇼한댜룬거얘기하랴규............마리쨔머든지할태니꺄......"
"내가 갖고 싶은 건 귀밑털인데? 다른 건 필요 없고."
"너뮤해......마리쨔애기미털씨는아쥬아쥬쁘리치하고기엽꼬익쌰이팅하고......"
"그 익사이팅한 귀밑털이 갖고 싶다 이거야. 어떻게 익사이팅한지는 나도 모르지만."
"느으...느으......"
"그리고 너, 배 안 고파? 달콤달콤 못 먹고 굶어 죽을래, 달콤달콤 먹고 느긋하게 있을래?"
"느그치......달콤달콤......느그치......느그치......"

 

달콤달콤을 먹으면 느긋해질 수 있다.
그 말을 들은 쫄쫄 굶은 아이 마리사가 정상적인 생각을 할 수 있을 리 없었다.
느긋할 수 없는 지금 상황을 조금이라도 낫게 하고 싶다.
아이 마리사의 머리 속은 온통 그 생각으로 가득 했다.

 

"아라따구......마리쨔애기미털씨를드릴태니까......댤쿔댤쿔씨를주새여......"
"알아줘서 고맙다."

 

남자는 아이 마리사의 귀밑털을 잡고 조금씩 잡아당겼다.

 

"아......아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 마리쨔애기미털씨가아아아아아아아아아!"
"달콤달콤 먹을 수 있잖아? 참아."
"늑끄으으으으으으으으윽!"

 

아이 마리사는 이를 악물고 버텼다.
하지만 남자는 조금이라도 고통이 오래 갈 수 있도록 조금씩 힘을 주어갔다.

 

"익끼이......! 뺠리끈내랴규......! 마리쨔를......느그타게해댤랴규......!"
"표정 짱이네. 역시 이놈으로 고르길 잘했어."

 

뿌득뿌득 기분 나쁜 소리를 내며 뽑혀져 나가는 귀밑털.
아이 마리사는 시시를 퓨샥! 하고 분출하며 고통을 참아냈다.

 

"부탸기애여.....! 뺠리뽀바져어......! 진쨔로아퓨댜규여......!"
"뭐, 즐길만큼 즐겼으니 슬슬 끝내볼까?"

 

 

뿌직

 

"느뺘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마리쨔애기미털씨가아아아아아아아아! 보무리이이이이이이이이이!"

 

귀밑털을 잃게 되는 것에는 동의했지만, 소중한 장식물을 잃은 슬픔은 견디기 어려우리라.
아이 마리사는 목 놓아 꺼이꺼이 울었다.

 

"늑끅...엑끅......기미털씨......마리쨔애기미털씨......이제......마리쨔는......병신쓔레기가대써......"
"병신쓰레기가 된 마리쨔! 약속했으니까 이 딸기는 이제 마리쨔 거야! 느긋하게 맛있게 먹으라구!"

 

남자는 아이 마리사 앞에 딸기를 떨어뜨리고는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
참고로 아이 마리사의 귀밑털은 공원 쓰레기통에 버렸다.

 

"으으~! 그건 그렇고 졸라 춥네! 오늘 밤은 올해 들어 제일 춥다던데, 빨리 집에 가서 몸이나 녹여야지!"

 

떠나는 남자가 내뱉은 말도 마리쨔에게는 들리지 않았다.

 

"기미털씨......하지먄......댤쿔댤쿔마시쪄......우~걱우~걱......해해해해......행보오오오오오오옥......"

 

귀밑털을 잃은 슬픔과 지금까지 맛보지 못한 맛있는 딸기 맛에 얼굴을 기묘하게 찡그리며, 아이 마리사는 마지막으로 느긋한 시간을 만끽하고 있었다.

 

 

 

 

 


─그날 밤─

 

"느부부부부부부부부부부부부부부......"

 

아이 마리사는 온몸을 덜덜 떨고 있었다.
너무 추워서 잠도 자지 못했다.

 

"츄츄츄츄츄어어어어어어어어......느그타게모디깨쎠.........."

 

지금까지도 추운 날은 있었지만 어느 정도는 모자 덕분에 버틸 수 있었는데, 오늘 밤의 추위는 평소 이상. 설사 모자가 있었다 한들 견뎌낼 수 없을만큼 추웠다.
모자도 귀밑털도 사라진 지금의 아이 마리사가 살아서 아침 해를 보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어쨰셔......지바내인는대......이러캐츄운고야......?"

 

제 집이라고 해도 뚜껑이 열린 채 옆으로 쓰러진 종이 상자다.
냉기가 무자비하게 밀려 들어온다.
부모가 살아있었다면 뚜껑을 덮을 수도 있었겠지만, 힘 없는 아이 마리사한테는 무리였다.

 

"느그치...느그치...이깨해져......누가죰......아빠야......엄마야......"

 

물론 아무도 대답하는 이는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근처 주택가에서 인간의 즐거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늘은 크리스마스. 따뜻한 집 안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마음껏 느긋하게 지내고 있으리라.
어렴풋이 들려오는 목소리에 그렇게 생각한 아이 마리사.

 

"어쨰셔...왜......마리쨔만이런꼬를댱하눈고야......? 어쨰셔마리쨔는느그탈쑤업눈고야......?"

 

아이 마리사는 원통함과 슬픔, 그리고 어처구니 없음에 눈물을 흘리지만, 그 눈물도 냉기에 금새 얼어붙었다.
뱃 속이 빈 상태였다면 벌써 죽어 있었겠지만 아까 먹은 딸기 때문에 쓸데없이 오래 살게 된 아이 마리사.

 

"늣......머지......? 이하얀거는......"

 

잠시 뒤 하늘에서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아이 마리사는 태어나서 처음 보는 광경이기에, 처음에는 예쁜 그 모습에 감동했지만......

 

"느히익......! 챠갸어......! 느그탈쑤업써......! 하얀퍼얼퍼얼씨......마리쨔를개로피지마라져......"

 

뻥 뚫린 종이 상자 안에까지 침입하는 눈.
거기에 때때로 불어오는 찬 바람은 아이 마리사의 몸에 차디찬 눈송이를 사정없이 때려 박았다.
오늘 밤은 화이트 크리스마스.
하지만 아이 마리사에게 있어서는 나이트메어 크리스마스가 되고 말았다.

 

"악......끄악......"

 

드디어 제대로 말도 못하게 된 아이 마리사.
그래도 필사적으로 뭔가 말하려고 했다.
불만을 토해내 조금이라도 느긋하게 있으려고 하는 것인지, 아니면 단지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아이 마리사는 마지막 힘을 짜내 뭔가를 말하려고 입을 움직였다.

 

"마............리.............쨔............는................."

 

하지만 마지막까지 말을 맺기도 전에 아이 마리사의 몸은 완전히 기능을 정지했다.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느긋할 수 없었던 아이 마리사의 표정은 학대 오빠야가 봤다면 100% 미소 짓게 할 정도로 멋들어지게 일그러져 있었다.
살짝 눈으로 뒤덮인 정도에서 아이 마리사가 죽자 금새 바람이 잦아드는 것에서, 운명적인 무언가마저 느껴진다.
이렇게 해서 아이 마리사의 멋진 윳생은 막을 내렸다.

 

하지만 추위에 목숨을 잃는 것은 아이 마리사 만이 아니었다.
다음 날 아침을 살아서 맞이할 수 있는 윳쿠리가 과연 얼마나 될까?
그런데도 전멸당하지 않는 것을 보면, 윳쿠리도 의외로 터프한 놈들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