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

anko3904 명물

by 류민혜 posted Oct 04,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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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자 : 후타바 / かすがあき
번역자 : ?
번역출처 : 구 윳쿠리 사이트


anko3904 명물



작가: 카스가 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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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뜬 곳은 평소와 다른 방이었다. 옆을 보니 술병과 캔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오, 일어났냐? 숙취는 안 왔지?"

 

아아, 그렇군. 채 잠에서 깨지 않은 머리로 점차 상황을 기억해 냈다.

 

"응, 괜찮아. 넌?"

"나도 괜찮아. 그건 그렇고 어젠 진짜 많이도 마셨다..."

 

동감이다. 이렇게까지 퍼마신 건 사회인이 되고 나서 처음 아니었을까?

 

" 스즈키, 아침 먹으러 안 갈래?"

"응, 그러지 뭐. 아, 그 전에 잠깐 화장실..."

 

 

 

 

내 이름은 스즈키. 아까 말하던 상대는 키토라고, 대학교 다닐 때 알던 친구다.

대학을 졸업하고 서로 다른 회사에 취직한지 어언 4년 째. 아직까지 교류는 지속되고 있었다.

키토가 원래 아이치 현 출신이기 때문인지, 나고야 영업소로 전근 발령난 것이 반년 전 일이다.

 

"가끔은 놀러 좀 와라, 나고야까지."

 

라는 제안에 가벼운 마음으로 어제 놀러온 것이다.

어제는 일요일로, 낮에는 나고야를 관광하고 밤에는 술집에서 술을 마신 뒤, 한밤중에 키토네 방에 와서 또 술을 마셨다.

참고로 키토는 다니는 회사의 독신자 기숙사에 산다.

집에서 나고야의 영업소까지의 거리가 꽤 된다고 했다.

지리에 어두운 나는 '아이치 현도 제법 넓나보다' 하고 생각했다.

 

 

 

 

"아침으로 대접하고 싶은 게 있어서."

 

라는 키토에게 끌려나와 거리를 걸었다. 시계를 보니 벌써 9시 30분이었다.

사회인이나 학생은 나다니지 않는 시간대로, 상점도 아직 문을 열지 않아 거리는 한산했다.

역시 평일에 쉬는 건 기분이 좋다!(둘 다 유급휴가를 냈다).

정말 느긋한 기분이다.

 

 

 

 

"느긋하게 있다 가라구!"

 

레이무가 말을 걸었다. 무시다. 우리는 잡담을 하며 걸었다.

 

"느긋하게 있다 가라구!"

 

떠나는 우리를 향해 레이무가 말을 걸며 우리를 지켜봤다.

 

 

 

 

 

 

"느긋하게 있다 가라구!"

 

앨리스가 말을 걸었다. 무시다. 우리는 잡담을 하며 걸었다.

 

"진짜, 인사도 제대로 받아줄 줄 모르다니 보통 시골뜨기가 아니구나!"

 

떠나는 우리를 향해 앨리스가 욕을 했다.

 

 

 

 

 

 

"느긋하게 있다 가라구!"

 

파츄리가 말을 걸었다. 무시다. 우리는 잡담을 하며 걸었다.

 

"무큐! 숲의 현자인 파츄를 무시하다니 정말 바보 같은 인간씨구나!!"

 

떠나는 우리를 향해 파츄리의 매도가 쏟아졌다.

 

 

 

 

 

 

"느긋하게 있다 가라구!"

 

마리사가 말을 걸었다. 무시다. 우리는 잡담을 하며 걸었다.

 

"영감! 쵯강의 마리사 님한테 인사도 안 하다니 용서할 수 없다제!

젯재해주겠다제! 하지만 달콤달콤을 내놓는다면 특별히 용서해줄 수 있다제!!"

 

떠나는 우리를 향해 제재를 위해 깡총깡총 뛰어오는 마리사. 하지만 우리의 걷는 속도를 따라오지 못했다.

 

 

 

 

 

 

빨간불이었기에 발걸음을 멈췄다.

 

"야, 왠지 윳쿠리랑 만나는 확률이 이상하게 높지 않냐?

게다가 점점 건방져지고 말야. 모처럼 느긋하나 싶었는데 이게 뭐냐고."

 

나는 솔직한 심정을 키토에게 쏟아냈다.

 

"야 임마, 모험이 진행되면 졸개 몬스터 레벨도 높아지기 마련 아냐?"

"뭐냐 그게. 이게 무슨 드○곤퀘○트냐? 그럼 한 마리도 안 죽이고 다닌 게 계속 도망만 쳐서 그런 거냐?"

 

이런저런 잡담을 하다 보니 아까 전의 마리사가 우리를 따라 붙었다. 신호는 아직 빨간색이었다.

 

"기다리라제에에에에에에!!

도망치지마아아아아아!! 병신인간!! 약해빠진 영감들!!

쵯강의 마리사 님이 젯재해주겠다제!"

"아무래도 어디 가로질러 왔나 본데?"

"그렇네. 어쩔 수 없지, 싸울까?"

 

그렇게 말한 키토는 마리사의 모자를 집어들었다.

 

"늣!? 그만하라제! 마리사의 모자를 내놓으라제!

지금이라면 아직 용서의 여지가 있다제? 빨리 돌려달라제!"

"바기☆로스!"

 

키토는 주문을 외우며 더러운 모자에 숨을 내쉬며 모자를 찢어발겼다. 추억 속의 주문이다.

 

"느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바리자의모자가아아아아아아아아아가아아아아아아아아아!!!

느그탈쑤업써어어어어어어어어어!!!"

 

절규하는 마리사를 무시하고, 나는 키토에게 물었다.

 

"응? 이럴 땐 메☆ 아니야?"

"불을 지르면 꺼질 때까지 지켜봐야 하잖아? 아, 신호 바꼈다."

 

우리는 다시 걷기 시작했다. 갈기갈기 찢어진 모자를 마리사 눈 앞에 놓아둔 채.

 

"나으라구, 바리자의느그탄모자씨.

느그타게나으라구, 낼~름낼~름......

어재서나찌안는거야아아아아아아아!!!!!"

 

남겨진 마리사는 모자를 계속 핥기만 했다.

횡단보도 옆에서 그런 짓을 하고 있다간, 언젠가 깔려 죽을텐데 말이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이 골목은 역으로 빠지는 길이었기 때문에 통행자가 많다더라.

때문에 수많은 들윳쿠리가 이 골목에서 구걸을 한다고 했다.

통근, 통학시간이 끝나고 길을 가는 사람이 적었기 때문에, 조우율이 높아져 있던 모양이다.

학대파가 아니더라도 시끄러운 들윳쿠리를 곱게 보내줄 사람은 없는데도,

윳쿠리라는 것들은 대체 얼마나 팥소뇌인 것일까.

 

 

 

 

 

횡단보도 맞은 편에 있는 작은 커피숍에 들어갔다.

키토는 한두 번 와본 게 아닌 듯, 안쪽으로 들어가 적당한 테이블에 앉는다.

 

"야, 여기 흡연실이냐?"

 

중간이 파티션으로 나뉘어져 있는 걸 보고 흡연금연으로 구분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키토는 담배를 피지 않지만 나는 애연가였기에, 담배를 꺼내도 되는지 물었다.

 

"아니, 이 가게는 전석 금연."

 

전석 금연인 커피숍인데, 방을 둘로 나누다니 이상한 가게도 다 있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후덕해보이는 마스터가 찬물과 물수건을 가져왔다.

 

"어서오십시오, 키토 씨."

"안녕하세요, 마스터. 커피 두 잔 부탁해요."

"예, 커피 두 잔이요."

 

마스터는 주문을 복창하더니 주방 쪽으로 사라졌다.

 

"야, 키토. 아침인데 커피만 마시게?"

"응. 이 근처에선 모닝 커피에 무료 식사가 딸려 나오거든."

"무료로? 그럼 기대하면 안 되겠네..."

"야야, 잠자코 기다려 봐."

 

 

 

은은한 커피량이 비강을 간지럽힌다.

 

"그마내애애애애애애! 레이뮤의저부가아아아!"

 

그리고 윳쿠리의 비명이 귀에 들어왔다.

 

"주문하신 커피 두 잔 나왔습니다."

 

마스터가 테이블에 주문한 음식을 내려놓았다.

 

"봐, 끝내주지?"

"응, 장난 아닌데?"

 

아침 식사의 내용은

 

커피와 샐러드, 달걀프라이와 잘 익은 소세지,

토스트된 빵,

그리고 마가린과 뒤집힌 채 고정되어 발 가죽이 깨끗하게 도려내진 식용 아기 윳쿠리(레이무와 마리사가 2마리 씩)였다.

이게 300엔이라고? 너무 싼 거 아니야?

 

"토스트와 마가린, 윳쿠리는 얼마든지 리필하실 수 있으니, 원하시면 말씀해주십시오."

 

거기에 리필 자유? 최곤데? 매일 아침마다 다니고 싶은 기분이다.

가게가 한산한 건 시간이 시간인지라 그런 거고, 평소엔 매일 아침마다 심하게 붐빈다고 키토가 말했다. 나도 이 가게에 다니고 싶어졌다.

 

 

 

 

 

"자, 먹자."

 

키토는 빵에 마가린을 바른 뒤, 작은 스푼으로 마리사의 내용물 = 팥소를 떠내 빵에 발랐다.

 

"아퐈아아아아! 바, 바리자의팥소씨가가아아아아!!

가갸가아야거루쟈백ㅂㅂ부번베벱구구거에가아아아아!?"

 

스푼으로 팥을 퍼내는 동안 마리사가 비명을 질렀다.

남아있는 윳쿠리들은 이를 덜걱거리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야야, 왜 빵에 팥소 따윌 바르냐?"

 

키토의 기행에 의문을 보내는 나.

 

"하하하, 이게 바로 나고야 명물인 '오구라 팥 토스트'야."

"오구라 팥 토스트?"

"응. 식빵에 버터나 마가린을 바르고, 그 위에 오구라 팥을 바르는 거지."

"그게 뭐냐? 맛 없게."

 

얼굴을 찡그리는 나를 향해, 키토가 빵을 한 입 베어물며 말했다.

 

"맛없긴 왜 맛이 없어. 얼마나 맛있는데! 자, 호빵이랑 같다고 생각해. 한 번 해보라구."

 

 

 

 

이건가. 대접하고 싶다던게, 이 오구라 팥 토스트를 가리키는 거였나?

좀 역한 기분도 들었지만, 뭐 모처럼의 제안에 나는 빵에 마가린을 바른 뒤, 레이무를 집어들었다.

 

"그, 그마내애애애애애애애애! 레, 레이뮤의팥소씨! 가져가지마아아아아아아아아!"

 

빵에 팥소라...뭔가 아닌 듯한 기분이...어쩌면 맛이 없을지도 모르니, 아니 분명 맛 없을테니 조금만 발라볼까?

그렇게 생각을 한 나는 팥소를 조금만 퍼냈다.

 

"빠아아아아아아아아!!!! 지! 아.푸.다.구우우우우우우!!!!

아파아아아아아아! 파팦파파파파팟쏘씨갸아아아아아아아아! 주그꺼가타아아아아아!!"

 

중추 팥까지 닿지 않았기 때문에, 레이무는 계속해서 비명을 질러냈다.

나는 팥소를 빵 끝에 조금만 바른 뒤 그것을 먹었다.

 

"......아, 의외로 괜찮네."

"내 말이 맞지?"

 

키토가 빙긋이 웃었다. 응, 마가린의 소금맛과 달콤한 팥소가 빵과 의외로 잘 어울렸다.

 

 

 

"그런데 말이야......"

 

나는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키토에게 물었다(커피도 맛있었다).

 

"윳쿠리가 시끄럽지 않냐?"

"어? 너, 윳쿠리의 비명소리 실어하냐?"

"그다지 싫은 건 아닌데. 좋아하는 사람도 있냐?"

"윳학 취미인 사람이랑, 윳쿠리 전문 요리인?"

"난 둘 다 아닌데. 키토 너는 좋아하냐?"

"나도 딱히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비명을 지르는게 신선해 보이고 좋지 않아?

회라든지, 통구이 같고 말야."

"그건 좀 비유가 아니라고 생각하지 않냐?"

 

그런 이야기를 나누며, 나는 레이무의 남은 팥소를 퍼내 빵에 발랐다.

 

"이제시러! 지베도라갈래애애애!! ......히익! 아, 앙대앙대! 그마내!!!

레이뮤의팥소씨먹지말라구우우우우우우우!!!

아야아아아아아아아아!? 그마내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

늣삐야아아아아아아아아가가갸갸갸갸갸가가아아아아아!!?? ................"

 

레이무는 한껏 비명을 지른 뒤, 조용해졌다.

중추팥을 단숨에 퍼냈기 때문인지, 유언은 들리지 않았다.

 

 

 

"그 소리가 싫으면, 다음에 여기 올 땐 바깥 쪽에 자리 잡지 뭐.

저쪽에는 입이 구워져서 말 못하는 윳쿠리가 나오니까 말야."

 

그렇군. 가게 안에 여러 구획으로 나뉘어진 건 그 때문이었군.

흡연석과 금연석을 파티션으로 나눈 게 아니라, 윳쿠리의 소리가 들리느냐 마느냐로 나눈 거였나.

아마 이쪽 자리에는 방음처리가 되어있어서 윳쿠리의 비명이 다른 쪽 자리에 들리지 않게 되어있을 것이다.

 

"뭐, 아무래도 상관은 없지만 말야. 윳쿠리소리가 들리든 말든, 난 별로 신경은 안 쓰니까."

 

뭐, 윳쿠리의 비명 따위 도시에서 살다보면 싫어도 들리게 마련이니까, 신경 안 쓴다면 안 쓴다고 볼 수는 있지만 말이다.


 

 

 

 

"이, 이이이이이잉간씨! 부부부부부타...사, 사사사사살려주세여어어어어어!!"

 

남아있던 윳쿠리들이 목숨을 구걸했다. 거참, 식용이니까 그런 소리해도 의미가 없는데.

여기서 만약 내가 먹지 않는다면 폐기 식자재로 처리된 뒤 죽을 게 뻔했다.

기적적으로 살아남는다 하더라도, 발이 없는 윳쿠리가 살아갈 수 있을 리 없었다.

오히려 여기서 먹히는 편이 고통도 적고 편할텐데 말이다.

 

 

 

나는 윳쿠리 따위 아랑곳하지 않고, 남아있는 윳쿠리들의 팥소를 빵에 발라 먹었다.

 

"이야, 그건 그렇고 이거 진짜 맛있네?"

"그치? 리필해올까?"

"응."

 

새로 토스트된 빵과 윳쿠리들이 왔다.

울며 불며 목숨을 구걸하는 놈도 있지만, 당연히 무시했다.

 

 

 

 

그건 그렇고 오구라 팥 토스트라. 재료비도 싸고, 조리도 간단하니, 다음에 한 번 집에서 해먹어 볼까?

나는 공포로 달콤해진 팥소를 빵에 듬뿍 발라 오구라 팥 토스트를 먹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