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

anko3801 감나무

by 류민혜 posted Oct 04,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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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자 : 후타바 윳쿠리 괴롭히기 스레 주민
번역자 : ?
번역출처 : 구 윳쿠리 사이트



anko3801 감나무





무더운 여름이 간신히 가고 살을 에는 바람이 불기 시작할 무렵, 우리 집 뒷산 나무들도 서서히 색동옷을 입기 시작했다.


뒷산과 우리 집 사이에는 야트막한 산자락이 뻗어있는데, 그곳에는 감나무 한 그루가 심어져 있었다.

여름이 끝날 무렵부터 낙엽이 지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선명한 오렌지 빛 열매가 맺혀 있었다.

 

내게 있어서 원풍경과도 같은 광경이었지만, 요 몇 년 사이 그것을 짓뭉개버리는 존재가 나타났다.

너무나도 유명한 '윳쿠리'들이다.

 

매년 매년 나무 아래에 몰려와서는,

 

"느긋하게 있지 말고 달콤달콤 씨를 빨리 내놓으라구!!"

"마리사!! 레이무를 위해 어서 빨리 달콤달콤 따오라구!! 쓔레기는 싫다구!!"

"마리쨔한테 뿌꾹~당하기 싫으면 어서 빨리 달콤달콤 내노으라구!!"

 

등등, 하루 종일 난리법석을 떠는 것이다.

 

평일이라면 직장에 나가 큰 피해는 없지만, 휴일 아침부터 고래고래 떠드는 소리에 단잠에서 깨고 나면 정말 불쾌하기 짝이 없다.

오늘이야말로 놈들의 입을 틀어막기 위해, 전부터 준비해 오던 계획을 실행했다.

'계획'이라고 하니 뭔가 거창해 보이지만, 실은 윳쿠리들에게 감을 따다 줄 뿐이었다.

 

집 뒤켠에 아무렇게나 놓여있던 슬라이드식 의자를 들고 감 나무 근처로 가자,

 

"느늣?! 인간이 무슨 일이냐제!!"

"이건 레이무의 달콤달콤이라구!! 영감은 저쪽으로 꺼져 있으라구!!"

 

제 분수도 모르고 싸움부터 걸고 보는 윳쿠리들.

 

"너희들끼리는 몇만 년이 지나도 못 딸 것 같으니, 내가 도와주지."

 

라고 하며 의자를 펴기 시작하자,

 

"앨리스의 노예가 되고 싶다니, 제법 도시파적인 노예구나!!"

"이제서야 나타나다니, 노예 주제에 너무 느긋한 거 아니야?!"

"노예는 빨리 달콤달콤을 갖다 밧치라구!!"

 

노예 콜이 되돌아 왔다.

 

윳쿠리의 개소리를 무시하며 의자 위로 올라섰다.

내가 어렸을 적에 심어진 나무라, 꼭대기까지는 지상에서 5m 정도나 됐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건 아니었지만, 높이가 높이니 만큼 은근히 무서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제일 굵은 가지에 앉은 뒤, 바로 옆에 열린 열매를 땄다.

 

"누가 제일 먼저 달콤달콤을 받을래?"

 

말 떨어지기 무섭게 아래는 아수라장이 벌어졌다.

 

"레이무라구!! 레이무가 1등이라구!!"

"무슨 소리 하는 거냐제?! 1등은 당연히 마리사라제!!"

"레이뮤라구!! 온 세상의 달콤달콤은 모두 레이뮤 거시라구!!"

"도시파적인 앨리스가 1등인 게 당연하자나아아아아아아!!"

 

모두 제가 먼저 달콤달콤을 먹겠다고 추한 싸움을 벌이고 있기에

 

"아무나 상관없으니까 받아 먹어라."

 

라고 하며 감을 손에서 놓았다.

 

"레이무가 1등이라구!!! 느아아아아아~ '털썩' 븃!!"

 

지상에서 약 4m 정도 높이에서 자유낙하한 감은, 마치 총알처럼 가속하더니 윳쿠리의 몸을 꿰뚫었다.

동족의 죽음에 지상은 대혼란에 빠져있겠거니 생각했지만...

 

"늣헷헷헤!! 마리사님의 달콤달콤을 빼앗으려고 하니까 이렇게 되는 거라제!!"

"레이무 같은 시골뜨기한테는 달콤달콤은 어울리지 않는다구!!"

 

라이벌이 줄었다고 좋아하고 있더라...

 

"이 달콤달콤은 마리사 님이 느긋하게 먹어치우겠다제!!"

 

말이 끝나기도 전에 레이무의 팥소가 묻은 감을 베어물기 시작하는 마리사.

 

"우~걱우~걱...늣갸아아아아!!! 이거독들어있자나아아아아!!!"

"마, 마리사!!! 느긋히, 느긋히 이쓰라구우우우!!!"


감을 한 입 베어물자마자 고통에 몸부림치는 마리사. 

그도 그럴 것이 야생에서 자라는 감은 대부분이 떫었다.

게다가 초가을에 열린 감은 사람이 먹을 수 있는 것이라도 단 맛은 거의 없었다.

열매 자체도 꽤나 단단해서, 누군가가 '과일은 둔기다!'라고 말했을 정도다. 만쥬 따위가 몸으로 어떻게 받아낼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한 마디 해주지, 쓰레기들이라고!!"
총수 놀이를 하고 있자니, 아무리 윳쿠리라도 신변에 위협을 느꼈는지 서둘러 달아나려고 하는 것이 보였다.
"마리사는 느긋하게 도망친다제!! 레이무는 거기서 미끼나 되라구!!"
"어재서그런소릴하는거야아아아!!!"
"첸은 급한 일이 생각났어!! 이해해줘!!"
 
그럼 이제부터 즐거운 폭격 시간을 가져보도록 할까(씨익)
우선 검은 모자 덕에 맞추기 쉬운 마리사부터다.
도망친다고는 하지만, 윳쿠리는 기본적으로 똑바로 이동하기에 모자 끝을 노려 감을 던졌다.
 
"마리사 님은 이런 곳에서 죽을 윳 '털썩' 부벡!!"
"레이무!! 빨리 도망 '털썩' 부보!!"
"마리사아아아!! 어재 '털썩' 서븃!!"
 
하나 둘씩 뭉개지는 마리사(와 보너스로 레이무). 바로 옆에 있던 마리사에게도 감을 던졌다.
신변의 위협을 느꼈는지, 아니면 우연인지, 목표였던 마리사가 몸을 돌렸다.
 
"마리사는 슈퍼 홈런왕이라구!! 느긋하게 받아칠 거라구!!"
 
마리사는 그렇게 외친 뒤 귀밑털로 감을 맞받아쳤다.
 
"오옷!?"
 
'푸직!'
 
"늣!?"
 
 
 
 
 
 
 
 
 
 
귀밑털이 뜯겨 나갔다.
 
"느아아아아아!!! 마리사에세계를휘어자블금새개기미터리이이이이이!!!"
 
일순 기대한 내가 병신이지. 
마리사는 귀밑털이 뜯어진 아픔 때문인지 더러운 궁뎅이를 씰룩씰룩 흔들며 굴러다니고 있었다.
보기 거북했던 나는 직구로 열매를 내던졌다.
 
"푸뵤!"
"Ok, 명중! 다음 목표는...어디보자"
 
주변을 두리번 거리다 보니 눈에 띄는 윳쿠리가 있었다. 첸이다.
목표의 속도에 맞춰 열매를 던졌다. 감은 포물선을 그리며 첸의 뒤통수에...맞지 않았다.
 
"뭐야?"
 
첸은 열매가 맞기 직전에 옆으로 몸을 날려 폭격을 피했다. 게다가 방향은 앞을 본 채였다.
윳쿠리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행동에, 내심 놀라워 하며 첸을 잘 살펴보니 귀를 뒤쪽으로 쫑긋거리며 소리를 모으고 있는 것이 아닌가. 과연 다른 윳쿠리들은 흉내낼 수 없을만 하다.
 
"어딜 감히!"
 
다시 한 번 첸을 향해 열매를 던졌다. 이번엔 시간차로 2개를 던졌다.
 
(또 날아왔어! 느긋하게 피할 거야!) "느벡!!"
"나이스!"
 
생각대로 방금 전과 같은 궤도를 취한 첸은, 두 번째로 날아간 열매에 맞아 죽었다.
 
생각지 못한 반격에 시간을 허비했다. 다음 목표를 고르고 있으려니 이상한 점을 깨닫게 됐다.
레이무 종과 앨리스 종이 너무도 적었던 것이다. 움직이는 윳쿠리를 눈으로 좇아봐도 대부분 마리사와 첸 뿐이었다.
혼란스러운 마음에 주변을 잘 살펴보니,
 
"야이 병신 노예!!! 어서 빨리 레이무한테 달콤달콤을 갖다 밧치라구우우우!!!"
"응호오오옷!!! 마리사의 마무마무는 아주아주 찰지구나아아아아!!!"
"그마내!!! 마리사의순겨란버진씨가아아아아!!!"
 
발 밑에 있었다...이런 걸 두고 등잔 밑이 어둡다고 하는가 보다.
하지만 이 혼란 속에서도 달콤달콤을 고집하는 레이무와 레이퍼 화 된 앨리스는 야생동물로서 저래도 되나 하는 생각마저 든다. 뭐, 나한테는 잘된 일이지만.
 
"받아봐, 레이무. 달콤달콤 씨야~"
"꽥!"
"뀩!"
"응홋!"
"부베!"
 
무차별 융단폭격에, 발 밑에서 떠들고 있던 쓰레기들은 찍소리도 못하고 오물로 화해갔다.
 
"얼추 정리됐나 보군. 이제 당분간은 얼씬도 못하겠지."
 
죽은 윳쿠리를 내버려두면 썩는 냄새 때문에 당분간은 접근하지 못할 것이다. 이걸로 내일은 느긋하게 아침 잠을 즐길 수 있게 됐다.
의자를 치우면서 오랜만에 맞게 될 조용한 아침을 상상하니 절로 웃음이 나왔다.
 
 
 
 
 
 
 
 
 
 
---다음 날---
 

 

 

 

"느긋하게 있지 말고 달콤달콤 씨를 빨리 내놓으라구!!"

"마리사!! 레이무를 위해 어서 빨리 달콤달콤 따오라구!! 쓔레기는 싫다구!!"

"마리쨔한테 뿌꾹~당하기 싫으면 어서 빨리 달콤달콤 내노으라구!!"

 

해가 뜨자마자 윳쿠리들이 소란 부리는 통에 잠에서 깼다.

 

"윳쿠리는 시체 썩는 냄새 싫어하지 않았나?"

 

이불 속에 머리를 파묻고 어제 한 일이 헛수고로 끝났음을 이해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새벽녘에 비가 내려 썩는 냄새를 모조리 씻어버린 모양이었다.

환장하겠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