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호
2025.07.16 07:33

anko 8664 웬 아임 곤 38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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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처럼 오역이나 오타 지적은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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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64

웬 아임 곤 38kb

모히 아키

 

 

 

 

 

 

 

 

 

 

언니와 마리사의 나날은, 파도 하나 없는 호수처럼 평온했던 것만은 아니었다. 10년이라는 세월은 인간에게도 제법 길고, 윳쿠리에게는 거의 영원이라고 부를 만한 시간이었다.

창밖으로는,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 듯한 옅은 잿빛 하늘이 펼쳐져 있고, 옆 아파트의 안테나가 바람에 위태롭게 흔들리고 있다. 형광등의 인공적인 불빛 아래, 다이닝 키친의 식탁 위, 등나무로 엮은 바구니 안에, 마리사가 툭 하고 얼굴을 위로 향한 채 담겨 있었다.

언니는 의자에 앉아, 식탁에 상반신을 엎드린 채, 오른손으로 바구니에서 나온 마리사의 땋은 머리를 쥐고 있었다.

 

「언니야・・・・・・」

 

마리사의 얼굴이 희미하게 일그러지고, 다문 입술 끝에서 한숨과 함께 말이 새어 나왔다.

 

「아마, 오늘인 거・・・・・・제!」

 

말을 내뱉자, 마리사는 몸을 움찔하고 (하지만 그것은 윳쿠리 중에서도 상당히 느린 움직임이었다) 떨었다.

언니는 그것을 들어도 얼굴을 들지 않았다.

 

「그래・・・・・・」

 

「서, 섭섭한 거제?」

 

「뭐・・・・・・」

 

「부, 부럽기도 한 거제?」

 

「아니 그건 딱히・・・・・・」

 

「참지 않아도 되는 거제・・・・・・?」

 

「너 말이야, 진짜 죽는 거야?」

 

「마리사는, 하늘의 윳쿠리 플레이스에 가는 거제・・・・・・. 마음껏 느긋하게 있을 거제・・・・・・」

 

힘없이 자잘하게 흔들리는 마리사의 땋은 머리에, 언니는 집게손가락을 감았다.

 

「나는 어떤 주인이었을까?」

 

「몇 번이나 묻지 말아줬으면 하는 거제・・・・・・. 언니야는 느긋하지 않은 똥게스 인간 축에도 못 끼는 거제・・・・・・」

 

「나한테도, 마리사는 게스 윳쿠리였어」

 

「느헤헤・・・・・・」

 

마리사가 작은 웃음소리를 냈다.

 

「몇 번을 말해야 아는 거제・・・・・・. 윳쿠리가 인간을 느긋하게 해주는 것이고, 어떤 의미에서는 윳쿠리가 인간의 주인! 인 거제・・・・・・. 그런데도・・・・・・」

 

「비겁한 수를 써서 윳쿠리를 느긋하지 못하게 하는 거지? 몇 번이나 들었어」

 

「아, 알고 있다면, 사죄와 배상! 으로 달콤달콤을 가져오는 거제・・・・・・. 바로면 되는 거제・・・・・・」

 

언니는 입을 다물었다. 잠시 후, 바구니에서 쿨쿨 하고 숨소리가 들려오고, 언니는 손가락에 감겨 있던 마리사의 땋은 머리를 풀고 일어섰다. 화장하지 않은 뺨에는, 카디건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만족스러운 얼굴을 띄우고 잠들어 있는 마리사의 이마를 가볍게 툭 치자, 마리사는 살짝 얼굴을 찡그렸다. 그것을 확인한 언니는, 마리사가 잠든 사이에 저녁 장을 봐 오려고 냉장고 안을 들여다보고, 메모를 적은 후 선글라스를 끼고 집을 나섰다.

 

10년 전, 아직 마리사가 테니스공만 한 크기였을 때, 언니는 윳쿠리 숍에서 마리사를 구입했다. 대학교 2학년 때였다. 도시에 적응하지 못하고, 어딘가 불편한 마음으로 대학 생활을 보내던 언니에게, 같은 고향 친구가 윳쿠리를 키워보라고 권했던 것이다.

그 친구는 남자였고, 어쩌면 그렇게 윳쿠리를 핑계로 언니와 가까워지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그는 함께 윳쿠리 숍을 돌아보자고 제안했고, 언니는 거기에 애매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상한 데서 행동력이 있는 언니는, 그와 이야기한 그 길로 윳쿠리 숍에 가, 마리사를 구입했다.

시대는 첫 애완 윳쿠리 붐을 맞이하고 있어, 게스든 선량이든 한데 묶여 팔리고 있었다. 현재처럼 팥소 혈통이나 배지로 엄밀하게 그 윳쿠리를 등급 매기는 식의 판매는 이루어지지 않았고, 그렇기에 마리사는 언니와 만날 수 있었다. 입이 험하고 숍의 교육에도 불구하고 뽑아내기 힘든 윳쿠리 지상주의가 팥소 밑바닥까지 스며든 마리사는, 다른 자매들(비교적 선량했던 모양인지, 금방 구입되어 갔다)이 케이지에서 떠난 후에도 거기에 남아, 손님을 계속 욕했다. 점원은 마리사를 학대용 윳쿠리로 자리매김하고, 가격을 계속해서 내렸다.

언니는 가게에 들어서자 주위를 둘러보고, 아양을 떨며 몸을 기분 나쁘게 흔드는 윳쿠리나, 왜인지 이쪽을 향해 엉덩이를 흔드는 윳쿠리나, 높은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는 윳쿠리들 중에서, 땋은 머리를 휘두르며 언니를 노려보고, 몸을 부풀리고 있는 윳쿠리를 가리켰다. 그것이 마리사였다.

 

「이걸로 주세요」

 

그렇게 말한 언니에게, 점원은 몇 번이나 되물었다. 결국 점원에게 학대파라고 오해받아, 과자 상자 같은 것에 마리사는 옮겨 담겨, 210엔과 맞바꿔 언니의 애완 윳쿠리가 되었다. 언니가 마리사를 선택한 이유는, 왠지 몸을 부풀리고 있어서 재밌었다는 시시한 것이었지만, 그 작은 이유가 머지않아 학대당할 대로 당하고 세상을 저주하며 죽어갔을, 아직 아기 윳쿠리라고 부르기에도 이른 윳쿠리의 운명을 좌우했던 것이다.

가게를 나오자, 겨울의 무겁게 드리운 흐린 하늘에서, 팔랑팔랑 가랑눈이 흩날리고 있었다. 언니는 바로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휴대폰 너머에서 얼빠진 비명 소리가 울렸다.

친구는 언니의 제멋대로인 행동에 역력히 불만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언니는 반론했다. 「부담 없이 키울 수 있다」고 말한 것은 친구 쪽이었기 때문이다. 아무튼 그 윳쿠리를 보여달라고 친구가 말해, 역 앞에서 만나기로 했다. 가로수 옆에 멈춰 서서, 깊게 니트 모자를 눌러쓰고, 언니는 몸을 작게 웅크리고 친구를 기다렸다.

내뱉는 숨은 하얗고, 살랑이는 바람에 가랑눈이 이리저리 방향을 바꿨다. 구름 너머의 해는 지고, 거리의 불빛이 떠올랐다.

친구는 개찰구를 빠져나와, 언니를 향해 손을 흔들고, 바로 상자를 열어 보이자, 이 추위에도 불구하고 마리사는 쿵 하고 엎드려 잠들어 있었다. 언니는 그 모습을 보고, 정말 살아있구나, 하고 생각했지만, 친구는 마리사가 자면서 방귀를 뀐 것을 보고, 게스니까 버리고 새로운, 제대로 된 윳쿠리를 다시 사는 편이 좋다고 말했다.

물론 친구의 지식도 그렇게 깊었던 것은 아니다. 인터넷을 찾아보면 여기저기 굴러다니는 것들, 예를 들어 윳쿠리에게는 게스 윳쿠리가 있다는 것이나, 음식에 따라서는 입맛이 까다로워져 통상적인 윳쿠리 푸드를 받지 않게 되는 것, 훈육에 따라서는 끝없이 기고만장해진다는 것을 언니에게 가르쳐주었다. 이 마리사를 키우면, 절대로 후회할 거야, 라고까지 친구는 말했다.

이야기 소리에 잠에서 깬 마리사가, 친구와 언니의 얼굴을 이상하다는 듯 올려다보고

 

「시끄러운 고제! 마리쨔가 쿨-쿨- 하고 있는 고제!」

 

라고 높은 목소리로 외친 것을 듣고, 친구는 자랑스러운 얼굴을 띄웠다. 말한 대로였지, 라고 말하고 싶은 듯한 얼굴이었다.

언니는, 뭐 그래도 괜찮아, 라고 말하며 잠시 말다툼을 했다. 이야기를 듣다 보니, 아무래도 친구의 불만이,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 것에 있는 것 같다고 눈치챈 언니는 조금 슬퍼졌다.

그는 언니와 윳쿠리 숍을 돌며, 제대로 된 윳쿠리를 구입하게 하고, 그 윳쿠리를 보러 언니 집에 드나들고 싶었던 것이었다. 그런데도 멋대로 윳쿠리를 사러 간 언니에게, 이치에 맞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짜증을 느끼고 있었다. 그 짜증은 마리사를 향했고, 그래서 친구에 따르면 이 마리사를 키우는 것은 언니의 인생을 잘못하면 엉망으로 만들 수도 있는 어리석은 짓이라는 것이었다.

거기까지 말할 건 없잖아, 라고 생각한 언니는, 아무튼 나는 이 마리사를 키워볼게, 라고 말하고, 윳쿠리 숍으로 돌아가려 했다. 따라갈게, 라고 말하는 친구의 제안을 정중히 거절하고, 다시 숍에서 윳쿠리 푸드 등을 더 샀다. 가게에 있을 때, 친구에게서 온 메일이

 

「화났어?」

 

라는 문구였던 것을 보고, 또 조금 기분이 나빠졌다.

 

집에 돌아온 언니는, 실내복으로 갈아입고 나서 난방을 켜고, 마리사를 종이 상자 안에서 꺼냈다. 빛이 들지 않는 어둠 속에서 완전히 잠들어 있던 마리사는, 테이블 위에 놓여 잠에서 깨, 졸린 눈을 땋은 머리로 비비고 나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1인용, 식탁이나 공부 책상 등을 겸한 낮은 테이블에는 몇 권의 책이 쌓여 있고, 빈 머그컵이나 접시가 어지럽게 내팽개쳐져 있었다. 그 하나하나를 마리사는 땋은 머리로 만지거나, 뒤로 돌아가 이상하다는 듯 들여다보거나 했다. 테이블 끝까지 오자, 몸을 반쯤 내밀 듯이 바닥을 바라보고,

 

「이 얼마나 높은 고제・・・・・・」

 

라고 감탄의 소리를 내며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것은 정성스럽게 테이블의 사방에서 행해졌다. 이동할 때마다 몰캉몰캉 흔들리는 엉덩이를 언니가 쿡 찔렀다. 마리사가 돌아보고, 거기서 처음으로 언니의 존재를 알아차렸다.

언니는, 이 아이는 아직 어린애라고는 하지만, 만쥬치고는 이미 너무 크구나, 같은 생각을 하며 마리사를 바라보고 있었다.

 

「느늣! 인간인 고제! 마리쨔는 마리쨔인 고제!」

 

마리사는 큰 소리로 자기소개를 하고, 언니의 반응을 기다렸다. 언니는 왠지 마리사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인사가 돌아오지 않는 것에 의아함을 품은 마리사는, 고개를 갸웃하며 눈썹을 찡그렸다.

 

「마리쨔는 마리쨔인 고제?」

 

다시 말해도, 대답이 돌아오지 않자 마리사는 탐험을 계속하기로 했다. 언니는 마리사의 엉덩이를 가끔 쿡쿡 찌르면서, 무릎 위에 노트북을 놓고, 윳쿠리에 대해 찾아보기 시작했다.

대부분이 친구가 했던 이야기와 비슷한 것이었다. 언니는 천장을 향해, 후우, 하고 숨을 내쉬었다. 테이블 위의 마리사는 탐험을 마치고, 전리품인 볼펜을 물고 들어 올리려 사투를 벌이고 있는 중이었다. 언니는 석연찮은 마음을 그 기사들을 향해 느끼면서,

 

「나는 평범하게 키울 거야」

 

라고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인간이 무언가 말하는 것을 듣고, 마리사가 언니 쪽을 향해,

 

「마리쨔는 마리쨔인 고제!」

 

라고 기세 좋게 외쳤다.

 

「언니는 언니야」

 

언니도 그렇게 대답했다. 한 사람과 한 마리는 이렇게 처음으로 서로를 소개했지만, 그 자리에는 으레 있어야 할 「느긋하게 있으라구」라는 말은 끼어들지 않았다. 마리사는 딱히 인간이 느긋하게 있기를 바라지 않았고, 언니도 딱히 마리사가 느긋하게 있기를 바라지 않았다. 언니의 지식으로는, 본래 윳쿠리가 살아야 할 산골 자연에서 이미 떨어져 버린 이상, 마리사는 진정한 느긋함을 맛볼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동물을 키운다는 것은 그런 점에 있어서 어떤 의미에서는 둔감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고, 본가에서 키우던 금붕어를, 큰 연못이나 강에서 헤엄치게 해주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도 이제는 아주 오래전 이야기다.

중학교 때부터 입고 있는 실내복인, 두툼한 후드티는 소매가 닳아 있었다. 언니는 손을 소매 안으로 집어넣고 마리사에게 내밀자, 마리사는 윳치윳치, 하고 말하며 기어 올라왔다. 손에 태우고 일어서서, 눈높이까지 들어 올리자, 마리사는 활짝 웃으며

 

「하늘을 나는 것 같은 고제!」

 

라고 외치며 기뻐했다.

잠시 그 자리에서 빙글빙글 돌아, 언니도 마리사도 눈이 핑 돌 때쯤, 학생용 원룸의 전모를 파악한 마리사가,

 

「여기를 마리쨔의 윳쿠리 플레이스로 하는 고제엣!」

 

라고 드높이 선언했다. 감동한 나머지 몸을 자잘하게 떨며, 자랑스러운 얼굴을 하면서 아래턱에서 퓨윳 하고 액체를 뿜어냈다. 기쁨의 시-시-였다.

언니는 그것을 듣고 미간을 찌푸렸다. 인터넷에서는, 「윳쿠리의 집 선언은 절대로 막아야 합니다」라고 쓰여 있었기 때문이었다. 집 선언을 한 윳쿠리는 집을 자기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모양이다. 그것은 기고만장해지는 첫걸음이라는 것이었다.

 

「저기가 마리쨔의 푹신푹신 침대 씨인 고제!」

 

마리사는 땋은 머리로 언니의 침대를 가리키고,

 

「저기를 마리쨔의 옥좌! 로 하는 고제!」

 

라고 언니가 앉아 있던 초라한 좌식 의자를 땋은 머리로 가리켰다.

언니는 그런데도, 뭐 어떻게든 되겠지, 하고 느긋한 마음으로 있었다. 실제로 이렇게 작은 몸으로 바닥에 있다면, 침대에는 도저히 오를 수 없을 것 같았고, 좌식 의자에 오르는 것도 한참 고생일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언니는 마리사를 바닥에 내려놓고, 위험해 보이는 물건이 없는지 확인한 다음(애초에 언니의 집에는 물건이 그렇게 많지 않았다), 샤워를 하기 위해 침대 밑 서랍에서 속옷을 꺼내 욕실로 향했다.

 

「마리사, 얌전히 있어」

 

라고 일단 말은 했지만, 그렇게 되리라고 생각했던 것도 아니다. 마리사는 이미 쪼르르 방을 기어 다니기 시작했기 때문이고, 탐험 제2탄이라는 것 같았다.

차가워진 몸을 시간을 들여 데우고, 머리에 수건을 두른 언니가 방으로 나왔을 때, 눈에 들어온 것은, 언니가 벗어 던진 양말에 머리부터 파고들려 하는 마리사의 모습이었다.

꾸역꾸역 머리를 양말 입구에 쑤셔 넣으려다, 결과적으로 엉덩이를 들어 올려 좌우로 흔드는 그 모습을 목격하고, 언니는 입에 손을 대고 작게 웃었다. 그러고 나서 양말 입구를 넓혀주자, 아기 윳쿠리의 부드러운 몸은 늘어났다 줄어들었다 하며, 꿈틀꿈틀 양말 속에 들어갔다. 어떻게 한 건지, 마리사는 양말 속에서 한 바퀴 돌아, 뿅 하고 얼굴을 내밀었다. 땋은 머리를 휘두르며,

 

「포대기인 거제! 마리쨔는 포대기 씨를 손에 넣은 고제!」

 

라고 생글생글 웃으며 말했지만, 그것은 언니를 향해 발해진 말은 아닌 듯했다. 양말 속에서 무언가 움직이고 있었는데도 전혀 벗겨지지 않는 모자가 신기해서 들어 올리자, 마리사는 금세 눈에 눈물을 글썽이며,

 

「돌려줘! 마리쨔의 칠흑의 모자 씨! 돌려줘!」

 

라고 싫어하는 듯 몸을 양말 속에서 비틀며, 땋은 머리와 혀를 동시에 언니의 왼손에 있는 모자를 향해 뻗었다. 인형 모자 같은, 아무 특색 없는 평범한 작은 모자였다. 안쪽에 있는 프릴을 손가락으로 만져봐도, 딱히 인간이 쓰는 것과 크기 외에는 차이가 없는 것 같았다. 이걸 쓰고 태어난다는 윳쿠리의 신비함에 왠지 감탄하며 모자를 씌워주고, 그러고 나서 테이블 위에 마리사를 놓고, 언니는 TV를 켰다.

뉴스에서는 축구 월드컵 예선에서, 황금 세대라 불리는 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인 이 나라의 대표팀은, 이번에는 수월하게 예선을 통과할 것으로 생각되었는데 의외로 고전하고 있는 원인을 찾고 있었다.

잠시 그 프로그램을 보는 둥 마는 둥 하고 있자, 테이블 위의 마리사가,

 

「느삐이이이! 기분 나빠! 기분 나쁜 고제에에에에!」

 

라고 외치기 시작했다. 완전히 마리사는 즐겁게 양말과 장난치고 있다고 생각했던 언니가 보니, 마리사는 눈에 눈물을 가득 담고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 같았다.

황급히 마리사의 땋은 머리를 잡아 양말에서 뽑아낸 언니는, 마리사의 하반신이 팥소에 젖어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

 

「꾸리꾸리한 고제엣!」

 

언니의 손에 집혀, 허공에 매달린 마리사는 몸에 묻은 배설물을 떨쳐내려 몸을 부르르 떨었다. 몇몇 덩어리가 테이블 위에 떨어졌다.

윳쿠리가 살아있는 만쥬라는 것을 다시금 알게 된 언니는, 마리사의 몸을 정성껏 물티슈로 닦아주었다. 아까의 대소동은 어디로 갔는지, 마리사는 만족스러운 얼굴로 그 감촉을 즐긴 후, 언니 쪽을 올려다보고

 

「제법 기분 좋았던 거제! 이제부터 너를 마리쨔의 노예! 로 삼아주는 고제!」

 

라고 선언했다.

 

「이제부터는 여기를 화장실로 써」

 

라고, 언니는 작고 얕은 플라스틱 상자를 마리사에게 보여주었다.

 

「느늣?」

 

「응응, 이었나? 하고 싶을 때는 여기에 하는 거야」

 

「무슨 소리를 하는 거제・・・・・・. 그런 건 노예! 인 너! 가 치우면 되는 고제・・・・・・」

 

그렇게 말하며 마리사는 미간을 찌푸렸다.

 

「마리쨔는 이 집의 주인인 고제. 응응하고 싶어지면 어디서든 할 고제! 이런 식으로!」

 

드러누워 천장에 얼굴을 향하고, 꾹 눈을 감고 부들부들 떠는 마리사를 본 언니는, 과연 말로 해서는 모르는구나 싶어 마리사를 들어 올렸다.

 

「하늘을 나는 것 같은 거제!」

 

쾌청한 얼굴로 외치는 마리쨔를 뒤집어, 테이블 위의 응응 덩어리에 얼굴을 꾹 짓눌렀다.

몰캉, 몰캉몰캉몰캉 하고 말없이, 방금 전과는 명백히 다른 불규칙한 경련을 보이는 마리사의 목덜미부터 엉덩이를 다른 한 손으로 누르자, 엉덩이도 흔들 수 없게 된 마리사의 느슨하게 웨이브진 짙은 금발이 희미하게 곤두선 것처럼 느껴졌다.

엉덩이로도 의사 표시를 할 수 없게 된 것은, 마리사에게 심한 스트레스였던 모양인지, 이 효과는 즉효였다. 얼굴을 들게 하자 마리사는 팥소에 젖은 얼굴로 훌쩍훌쩍 울고, 눈물이 뺨에 줄을 만들었다.

 

「느아아아아-! 심한 고제에! 꾸리꾸리한 고제에! 무슨 짓을 하는 고제에에!」

 

때때로 오열을 섞어가며, 마리사는 외쳤다. 언니는 마리사가 보이도록 눈앞에 화장실을 놓았다.

 

「이제부터는 여기서 화장실 써」

 

「싫은 고제에에에에에!」

 

다시 방금 전과 같은 일이 반복되고, 숨도 끊어질 듯하게 된 마리사에게 언니가,

 

「이게 화장실이야」

 

라고 말하자,

 

「싫은 고제에에에에에에에에!」

 

라고 마리사가 절규했으므로, 언니는 다시 마리사의 응응에 마리사의 얼굴을 짓눌렀다.

그것이 십수 회 반복된 후, 마침내 마리사는,

 

「느, 느긋하게 알겠다제・・・・・・. 그 상자가 화장실 씨라는 것은, 알겠다제・・・・・・. 그러니까 그만해줬으면 하는 고제・・・・・・」

 

라고 눈을 희번덕거리며 중얼거렸다. 언니는

 

「잘했어요!」

 

라고 미소를 띄우고, 마리사의 몸을 물티슈로 닦아주었다. 마리사는 그 감촉이 기분 좋은 듯, 눈을 가늘게 뜨며 간지러운 듯 꺄꺄 소리를 내며 웃었다. 이 사건이, 언니와 마리사의 관계에 있어서 모든 기본이 되었다. 언니는 마리사를, 윳쿠리를, 결국 말로 해서는 모른다고 이해했고, 마리사는 언니를 자신의 생각대로 느긋하게 두지 않는 똥인간이라고 인식했다.

 

그날은 마리사를 종이 상자 안에 티슈를 깔아 침대를 만들어 재우고, 아침에 일어난 언니가 직면한 것이 식사 문제였다. 간장 종지에 담은 「윳쿠리 푸드 그럭저럭 맛」을,

 

「배가 빵빵해진 고제」

 

라고 말하는 마리사 앞에 내밀자, 지옥의 아귀라도 이럴까, 하는 추한 표정으로 게걸스럽게 먹는 마리사를 보고, 언니는 자신의 식욕이 급속히 사라져가는 것을 느꼈다. 그중에서도 그 먹다 남은 찌꺼기를 흩뿌리는 방식은, 차라리 장관일 정도였다. 바닥에서 먹고 있는데, 서서 보고 있는 언니의 손등에 질척질척하고 침과 먹다 남은 찌꺼기가 튀었다. 이 상태라면 더 작은 물방울은 어디까지 날아갔는지 알 수 없었다. 텐션이 너무 올라서, 간장 종지 위에 올라타 윳쿠리 푸드로 모래 목욕을 하듯 그 자리에서 회전하고 있는 마리사의 목덜미를 눌러 식사를 중단시키고, 언니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 생각에 잠겼다.

관찰한 결과, 윳쿠리는 얼굴을 접시에 처박듯 하여 담긴 푸드를 탐하고 있는 것 같았다. 이 시점에서는 입안에 혀를 사용해 음식을 쑤셔 넣는 데 전념하고 있는 듯, 먹다 남은 찌꺼기는 날리지 않았다. 문제였던 것은 저작할 때였다. 얼굴을 들고, 입을 활짝 벌리면서 저작하고, 심지어 활짝 웃으며

 

「행보오오오오오옥!」

 

이라고 외치는 행위가, 먹다 남은 찌꺼기를 흩뿌리고 있었던 것이다.

잠시 생각하던 언니는 마리사를 누르고 있던 손을 뗐다. 마리사가 엉덩이를 몰캉몰캉 흔들며 간장 종지 위에 올라탔다.

입에 음식을 쑤셔 넣고 있는 동안, 언니는 살며시 머리를 눌렀다. 이렇게 하면 얼굴을 들 수 없으니, 먹다 남은 찌꺼기는 날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우걱, 우걱!」

 

이라고 말하며 입안을 가득 채운 마리사가 얼굴을 들려 하자, 언니의 손이 방해했다.

 

「느늣!」

 

마리사는 어떻게든 얼굴을 들려고, 언니의 손을 피하듯 몸을 비틀었다.

 

「느느늣!」

 

그래도 언니의 오른손은, 마리사의 모자 뒤를 단단히 누르고 있었다. 항의의 뜻을 보이고 싶은 건지, 엉덩이가 높이 들려 몰캉몰캉 흔들렸다.

 

「느늣!」

 

언니가 알게 된 것은, 윳쿠리는 (혹은 이 마리사만일지도 모르지만), 얼굴을 숙인 채로는 저작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잠시 동안 눌려 있던 마리사는, 푸드를 씹지도 삼키지도 못하고, 침에 의해 불려진 푸드 즙이 입가에서 주르륵 흘러내리고 있었다.

 

「질척질척・・・・・・. 불행-・・・・・・, 인 고제」

 

미간을 찌푸리고 진심으로 의기소침한 듯한 얼굴로 한탄하는 마리사를 보고, 언니는 교정에는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느꼈다. 일단은 당분간, 마리사를 구입했을 때의 과자 상자에 넣어 식사를 시키기로 했고, 밀봉된 상자 안에서 마리사는 마음껏 먹다 남은 찌꺼기를 흩뿌리며 외쳤다. 식사 후에 잠시 상자 안에 두면, 탐욕스러운 나머지 벽면에 묻은 먹다 남은 찌꺼기를 스스로 핥아 먹는다는 것을 발견한 것은 그로부터 한 달도 더 지난 후의 일이었고, 그때까지 언니는 마리사가 식사를 마칠 때마다 흩어진 먹다 남은 찌꺼기를 티슈로 닦아야 했다. 그래도 방 안에 미세한 물방울을 흩뿌리는 것보다는 훨씬 나은 일이었다.

 

아기 윳쿠리 시절의 마리사는, 그 생활의 대부분이 탐험과 낮잠에 소비되었다. 매일 질리지도 않고 원룸의 마룻바닥을 기어 다니고, 졸리면 방구석에 놓인 수건에 둘러싸여 숨소리를 냈다. 언니는 아기 윳쿠리가 활동할 수 있는 것은 대부분 평면이라는 것을 깨닫고, 바닥에는 물건을 두지 않았다. 청소기나 전기 스토브 등 어쩔 수 없이 바닥에 두어야 하는 것들은 복도에 두었고, 코드류도 자신이 집에 없을 때는 빼서 선반 위에 올려두도록 했다. 그 덕분에 마리사는 윳쿠리에게 흔히 있는, 아름답게 흐르는 듯한 사고사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만큼 테이블이나 선반 위는 조금 어지러워졌지만, 언니가 있을 때는 그런 장소에 올려달라고 할 수 있었다. 새로운 장소로의 탐험을, 마리사는 언제나 기뻐했다.

 

「느느! 인간! 외출하는 거제?」

 

「응」

 

「그런 고제」

 

마리사는 좋은 애완 윳쿠리는 아니었다. 「다녀오세요」도, 「다녀오셨어요」도, 아마 그 생애에서 단 한 번도 입에 담은 적이 없을 것이다.

게스화된 애완 윳쿠리를 짓밟았다, 라든가, 말을 듣지 않는 애완 윳쿠리를 버렸다, 라는 말들은, 줄곧 세상에 넘쳐흘렀다. 언니는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반복해서 그 말을 귀에 담았고, 그때마다, 「나는 내 노예가 필요한 게 아니야」라고 생각했다. 언니는 윳쿠리로부터의 감사도, 예의도 딱히 필요로 하지 않았다. 단지, 윳쿠리에게 무엇을 바라는가 하고 물으면, 언제나 우물쭈물했다. 바라는 것은, 윳쿠리가 인간에게 주는 것 같은 성질의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고, 버려진 윳쿠리가 몸을 거리의 검댕 투성이로 만들면서,

 

「인간 씨를 느긋하게 해드리겠습니댜아아아!」

 

라고 울부짖으며 키워달라고 간청하는 것을 볼 때마다 조금 슬퍼졌다.

언니의 생각으로는, 윳쿠리가 인간을 느긋하게 「시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윳쿠리에게는 그런 능력이 없고, 윳쿠리에게서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는 인간만이 주인의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다. 분명 인간도 윳쿠리도 착각하고 있고, 윳쿠리가 인간에게 봉사하고, 그 일에 가치가 있다는 것 따위는, 언니로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언제나 제대로 말로 표현되지 않았다. 언니가 느끼고 있던 도시에 대한 불편함 같은 것은, 윳쿠리를 둘러싼 세계에도 존재했다.

마리사는 나날이 쑥쑥 성장해갔고, 반년쯤 지나자 배구공만 한 크기가 되어 있었다. 이제 충분히 성체라고 해도 무방한 크기였다.

여전히 화장실은 어설프게 기억해서, 3번에 1번은 바닥 위에서 배설했다. 언니는 그때마다 마리사의 얼굴을 응응에 짓눌렀다.

성장할 때마다 어휘가 늘어, 최근에는

 

「마리쨔의 희고 빛나는 고귀함! 과 옥! 같은 피부와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뮤턴트! 같은 마리사의 눈을 가진 얼굴에 응응이이이이이!」

 

라고 말하며, 얼굴에 팥소를 묻히고 우는 모습을 보는 것은 재미있었다.

 

「언니야! 어째서 이런 심한 짓을 하는 거야아아아앗!」

 

「네가 화장실을 못 외우니까」

 

「그렇다고 해도 이건 너무 심하잖아아아아아아앗!」

 

그렇게 말하며 울어도, 5분도 지나지 않아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즐거운 얼굴로,

 

「쭈-욱쭈-욱! 어떠냐제? 마리사는 느긋하고 있냐제?」

 

라고 말하며, 몸을 쭉 펴면서 좌우로 흔드는 것이었다.

식사 때도, 언니가 택배에 쓴 골판지를 「마리사 식당」이라 이름 붙이고, 거기서 윳쿠리 푸드를 흩뿌리며 먹게 되어 있었다. 마리사는 자기 방을 받은 것처럼 기뻐하며, 배가 고파지면 멋대로 골판지 안에 웅크리고, 언니가 윳쿠리 푸드를 주기를 기다렸다.

마리사의 식사가 끝나고 나서, 언니는 식사를 했다. 언제나 초라한 식사였다. 그런데도 마리사는 부러운 듯,

 

「그것도 먹고 싶은 고제엣!」

 

이라고 말하며 언니의 무릎에 오르려 했다. 언니는, 발로 윳쿠리의 얼굴을 바닥에 누르는 것이 제법 능숙해졌다.

언니와 마리사는 매일 말을 나누었다. 전부 시시한 이야기로, 예를 들어 인생에서의 여러 문제라든가, 현대 사회의 모순에 대해서 같은 것은 단 한 번도 이야기하지 않았다.

마리사는, 딱히 언니를 느긋하게 해주려고 생각했던 것은 아니었기에, 언니가 공부하고 있거나 해서 마리사에게 신경 쓸 수 없을 때는, 전신 거울 앞에서 질리지도 않고 몸을 쭉 펴거나, 모자의 위치를 땋은 머리로 조정한 후 늠름한 얼굴을 하거나, 데굴데굴 그 근처를 굴러다니거나 했다.

등나무 침대는 언니가 마리사에게 사준 것들 중에서는 가장 고급이었을지도 모른다. 바닥이 둥글어서, 마리사가 올라타면 요람처럼 흔들흔들 흔들렸다. 때로는 그것은 「고잉메리호」로서 대해원을 나아가는 해적선이 되었고, 「우주전함 야마토」로서 별무리들을 헤쳐나가는 우주선이 되었다.

매일 무언가가 일어났다. 하지만 그것은 금방 잊혔다. 새로운 사건이 금방 덮어썼기 때문이고, 그런 나날을 언니와 마리사는 보냈다.

 

「밖에 나가고 싶은 거제!」

 

마리사가 드높이 요구한 것은, 장마가 끝난 여름의 일이었다. 오래 계속된 비 오는 날들이 끝나고, 언니가 대학에 가 있는 낮 동안에 멍하니 창문 밖을 바라보고 있던 마리사는, 마침내 이 방 밖에도 세계가 펼쳐져 있다는 것을 떠올렸던 것이다.

 

「에에・・・・・・」

 

올 것이 왔다고는 생각하면서도, 언니는 노골적으로 귀찮아하는 얼굴을 했다. 이 무렵에는 아직 배지 제도는 없었고, 옥석이 뒤섞인 애완 윳쿠리가 공원에서 한자리에 모이면 대개 트러블이 일어난다는 것을 언니는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특히, 이 마리사처럼 훈육이 되지 않은 개체를 데리고 나가는 것은, 다른 애완 윳쿠리에게 민폐가 된다고 생각했다.

 

「마리사는 이런 곳에서 끝날 윳쿠리가 아닌 거제! 밖에서 미윳쿠리와 운명! 의 만남을 갖고, 아가야를 만들고 싶은 거제!」

 

땋은 머리를 휘두르며 눈동자를 빛내는 마리사를 보고, 언니는 어떻게든 좋은 방법은 없을까 생각하며, 부엌으로 물을 끓이러 향했다.

 

「느늣!」

 

인스턴트커피를 탄, 김이 모락모락 나는 머그컵을 든 언니의, 다른 한 손에 쥐어져 있는 것을 보고 마리사는 눈을 휘둥그레 떴다.

 

「뭐, 뭐인 거제 저건・・・・・・? 왠지 느긋할 수 없는 거제・・・・・・」

 

언니는 테이블 위에 머그컵을 놓고, 손에 들고 있는 그것은 싹둑싹둑하는 소리를 냈다.

 

「느긋할 수 없는 어른인 거제・・・・・・」

 

「이건 말이야・・・・・・, 주방 가위라는 조리 기구야」

 

「주방가위・・・・・・」

 

「인류의 예지야」

 

「그, 그걸 어떻게 할 거제・・・・・・?」

 

가위는 언니의 손에 의해 열렸다 닫혔다 하며, 귀에 거슬리는 금속음을 단속적으로 울리고 있었다.

 

「페니페니를・・・・・・, 싹둑!」

 

「느냐아아아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

 

마리사는 절규했다.

 

「느냐아아아ーーーー! 느냐아아아ーーー! 느냐아아아ーーー!」

 

마리사의 얼굴은 창백해졌다. 언니는 주머니에서 오이를 꺼냈다. 짙은 녹색의 오이는 늠름한 돌기가 붙어 있었고, 그 휘어진 각도 또한 늠름했다.

 

「마리사, 이걸 어떻게 생각해?」

 

「뭐, 훌륭한 녀석인 거제. 마리사만큼은 아니지만」

 

「흥!」

 

언니는 그렇게 말하고, 그 남자다운 오이의 중간쯤에 가위를 대고 잘라냈다. 썩둑 하는 유난히 큰 소리와 함께, 쿵 하고 오이가 바닥에 떨어졌다.

 

「느냐아ーーーーーー!」

 

사타구니에 지끈거리는 통증을 느끼며, 마리사가 다시 절규했다.

 

「흥!」

 

「느냐아ーーーーー!」

 

「흥!」

 

「느냐아ーーーーー!」

 

「흥!」

 

「느냐아ーーーーー!」

 

언니는 차례차례 오이를 동그랗게 잘랐다. 가장 처음에 잘라낸 오이까지 주워서, 그것을 잘랐다. 그때마다 마리사는 외쳤다. 바닥은 오이 조각이 몇 개나 굴러다니고 있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땋은 머리로 턱 밑을 누르면서, 마리사는

 

「그만둬줬으면 하는 거제! 아파하는 거제!」

 

라고 언니에게 간청했다.

 

「흥!」

 

「느냐아ーーーーー!」

 

「흥!」

 

「느냐아ーーーーー!」

 

「외출하는 건 상관없어. 단, 다른 애완 윳쿠리나 인간 씨에게 민폐를 끼치는 일이 있으면・・・・・・, 일단 말해두는데 임신 같은 건 민폐의 범주니까」

 

「버, 범주?」

 

「모르겠어? 아가야를 내 허락 없이 만들면・・・・・・. 흥!」

 

「느냐아ーーーー앗!」

 

오이가 다시 동그랗게 잘려, 선명한 희끄무레한 단면을 보이며 바닥에 떨어졌다. 마리사는 눈을 희번덕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날 마리사의 식사는, 동그랗게 잘린 오이였다. 처음 먹는, 윳쿠리가 좋아하는 야채였음에도 불구하고, 마리사는 미간을 찌푸리고 눈을 촉촉이 적시는, 실로 맛깔나는 표정으로 오이를 해치웠다. 이때만큼은 신기하게도 먹다 남은 찌꺼기를 흩뿌리지 않았다.

 

다음 휴일에, 언니는 아르바이트하는 곳의 친구를 불러내, 제법 큰 자연공원으로 왔다. 아직 여름이라기엔 이른, 장마가 갠 맑은 날이었다. 잔디 광장, 군데군데 있는 벚나무 아래에 돗자리를 펴고 언니와 친구는 앉았다. 케이지에서 나온 마리사는, 햇볕을 피하기 위해 모자를 푹 눌러쓰고 선글라스를 낀 두 사람을 보고,

 

「어째서 얼굴을 가리는 거제? 지명수배라도 된 거제?」

 

라고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광장에는 많은 애완 윳쿠리가, 저마다 느긋하게 있었다. 인간 부모와 아이들이 캐치볼이나 배드민턴을 하거나, 아이들끼리 달리기 시합을 하는 틈을 비집고, 애완 윳쿠리들끼리 모여 이야기를 나누거나, 즐거운 듯 몸을 비비거나, 햇볕을 쬐고 있었다.

대체로 질서는 유지되고 있는 듯하여, 언니는 마리사의 모자챙 뒤에, 테이프로 눈치채지 못하게 얇은 끈을 붙이고, 다른 한쪽을 자신의 손목에 감았다.

기뻐하며 달려 나간 마리사는, 언니의 앞으로 3미터쯤에서 끈에 당겨져 모자가 남겨지고,

 

「마리사의 모자 씨!」

 

라고 말하며, 입으로 물어 재주 좋게 모자를 썼다.

언니와 친구가, 나무 그늘에서 수다를 떠는 동안, 그런데도 마리사는 햇볕을 쬐거나 하며 만족스러워 보였다. 언니와 친구의 배가 울릴 무렵에는, 몇 마리의 애완 윳쿠리가 마리사 주위에 모여들어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마리사의 얼굴은, 언니와의 생활에서는 보여준 적 없는 듯한 만족스러운 표정이었다.

이야기가 멋진 선배에서 점장 욕으로 넘어가기 시작할 무렵에, 마리사는 한 마리의 레이무를 데리고 언니에게 다가왔다.

눈썹을 치켜 올리고, 아랫배를 내밀고(인간으로 치면 가슴을 펴는 자세 같았다),

 

「언니야! 마리사는 이 레이무를, 마리사의 윳쿠리 플레이스에 초대하기로 한 거제!」

 

라고 드높이 선언했다.

곁의 레이무는, 얼굴을 붉히고 머뭇머뭇하고 있었다. 당황하는 친구를 본체만체, 언니는 슬슬 밥이나 먹자, 하고, 배낭 속에서 귀퉁이를 자른 식빵을 넣은 봉투와, 몇 장의 접시와, 몇 가지 식재료를 꺼냈다.

 

「언니야! 듣고 있는 거제! 그러니까 지금! 오버인 거제! 바로 하는 거제!」

 

언니는 깊은 접시에 참치 캔을 따고, 마요네즈와 소금 후추로 간을 하고, 나무젓가락으로 섞었다.

 

「마리사는 큰 집을 소유하고 있다고 들었어. 레이무는 오빠야를 버리고 마리사에게 시집갈 거야!」

 

「그런 거제, 그런 거제. 게다가 가만히 있어도 밥 씨가 나오는 거제」

 

「느와아・・・・・・」

 

「아가야 잔뜩 만드는 거제에, 레이무으」

 

「응마리사아」

 

「레이무으・・・・・・」

 

「응마리사아・・・・・・」

 

서로 바라보며 뺨을 붉히고, 두 마리의 몸을 흔드는 속도가 빨라지기 시작했다. 단지, 언니가 꺼낸 것을 보고 마리사의 움직임이 멈췄다.

 

「마리사?」

 

「느느・・・・・・」

 

오이였다. 언니는 작은 슬라이서를 들고, 오이를 얇게 썰기 시작하고 있었다.

 

「레이무, 여기서는 냉정해지는 거제」

 

「느느늣?」

 

「레이무와는, 아직 막 만났을 뿐인 거제?」

 

「느느느늣?」

 

슈슉슈슉하는 소리와 함께 오이는 얇게 썰려, 점점 짧아지고 있었다. 마리사의 얼굴도 그것에 비례하여, 점점 창백해지고 있었다.

 

「아직 그런 건 좀 이른 게 아닐까, 하고 생각하는 거제」

 

「무슨 소리 하는 거야! 먼저 꼬신 건 마리사 쪽이잖아아아아앗!」

 

격분한 레이무가 양쪽 귀밑털을 위로 치켜 올리며 분노를 표했다.

 

「느, 느느으・・・・・・」

 

마리사가 언니를 보자, 언니는 배낭 속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느긋하게 해준다고 한 건 마리사잖아!」

 

「아, 아니」

 

「정열적! 인 프로포즈! 를 해놓고, 이제 와서!」

 

「느느・・・・・・」

 

언니가 꺼낸 것은, 두 번째 오이였다. 그것을 보고 마리사의 마음은 굳어졌다. 오로지 사과에 사과를 거듭하고, 유난히 느긋한 움직임으로 오이가 슬라이스 되어 없어질 무렵에는, 분노에 찬 레이무는 마리사에게 침을 뱉고, 부리나케 엉덩이를 흔들며 멀어져 가고 있었다.

언니는 마리사에게,

 

「약속을 지켜서 장하네」

 

라고 말하며, 작은 접시에 담은 오이를 내밀었다. 언니와 친구가, 유난히 오이가 많은 참치 샌드위치를 먹는 동안, 마리사는 사타구니를 땋은 머리로 쓰다듬으며, 맛깔나는 표정으로 작은 접시의 오이를 바라보고 있었다.

 

마리사는 청소기가 싫었다. 언니가 청소기를 돌리면, 청소기를 향해 몸을 부풀렸다.

 

「뿌꾸우우우ーーーー!」

 

눈을 감고 필사적으로 뺨에 공기를 모으고, 슬쩍 실눈을 뜨면, 청소기는 이동해 있고, 그때마다 빙 돌아가서는 뺨에 공기를 모았다. 언니는 그런 마리사를 발로 굴려 피하면서 청소기를 돌렸다.

마리사는 음악을 듣는 것을 좋아했다. 윳쿠리답지 않게, 템포가 빠른 음악을 선호했다. 언니와 함께 음악을 듣고, 스피커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맞춰 즐거운 듯 몸을 흔들었다. 한참 뒤에 토니 슬라이의 부고가 전 세계에 전해졌을 때, 언니는 하루를 침대에 엎드려 보냈다. 중얼거리듯 언니가,

 

「나와 네가 함께 춤췄던 곡을 만든 사람이야」

 

라고 말하자, 마리사도 말없이 자기 침대에 털썩 올라타 몸을 푹 담갔다.

 

 

 

 

 

 

언니가 마리사에게 화를 낸 것은 셀 수 없을 만큼 있었다. 버려버릴까 생각한 적도 몇 번이나 있었다. 취업 활동을 할 때, 생각만큼 성과를 얻지 못해 초조해하며 불안을 느끼고 있던 언니는, 매일 태평해 보이는 마리사에게 진심으로 화를 내고 있었다. 취업용 양복을 입고 집에 돌아온 언니가, 바닥에 있는 응응을 보자 무릎부터 무너져 내려, 도깨비 같은 형상으로 마리사의 엉덩이를 빨개질 때까지 때렸다. 마리사는 영문도 모른 채, 평소보다 심한 벌에 꺅꺅 울부짖었다.

언니가 새로운 속옷을 입고, 멋진 옷을 바닥에 늘어놓고 어떤 것을 입고 갈지 망설이고 있을 때, 그 위에 데굴데굴 굴러 들어와 옷을 구겨버렸을 때에도 엉덩이를 맞았다.

언니가 심기일전하여 머리를 짧게 잘랐을 때,

 

「전혀 안 어울리는 거제」

 

라고 내뱉었을 때는 딱밤 정도로 끝났지만, 그런데도 마리사는 울부짖었고, 언니는 그것을 보고 정말 귀엽지 않은 만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결국, 몇 번이나 키우는 것을 그만둘까 생각해도, 언니는 그것을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다.

 

 

 

 

 

 

언니에게 남자친구가 생겨, 돌아오지 않는 날도 있었다. 마리사는 그럴 때, 언니가 「마리사 식당」 안에 남겨두고 간, 접시 위에 접시를 올려 교묘하게 숨겨진 밥을 밤에 찾아내서는,

 

「사냥의 성과인 거제엣!」

 

라고 의기양양한 얼굴을 띄우고 먹고, 어두워지는 방을

 

「나이트 크루징인 거제!」

 

라고 말하며 탐험했다.

언니는 이틀 연속으로 집을 비우는 일은 절대로 하지 않았다.

남자친구가 집에 오는 일도 있어서, 마음씨 좋아 보이는 청년은 마리사의 취급을 보고,

 

「불쌍하지 않아?」

 

라고 언니에게 말했지만, 언니는

 

「느긋하게 지내고 있지?」

 

라고 마리사에게 물었다. 물론 마리사는,

 

「전혀 느긋하지 못한 거제에?」

 

라고 대답했고, 청년은 곤란한 듯한 얼굴을 하고 언니는 웃었다.

 

 

 

 

 

 

 

언니는 대학을 졸업하고 일하기 시작했다. 몇 년이 지나 남자친구와는 헤어지고, 조금 넓은 맨션으로 이사했다.

마리사의 생활은 새로운 집에서도 거의 변하지 않았다. 언니는 여전히 바닥에 물건을 두지 않았다.

가끔 일에 대한 푸념을 들어도,

 

「그런 거 마리사에게 알 리 없는 거제」

 

라고 말하면, 언니도

 

「마리사에게 말하는 걸 보니 나도 끝장이다」

 

라고 맞받아쳤다.

한 사람과 한 마리의 나날은, 파도 하나 없이 평온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들윳 윳쿠리가 보내는 것 같은, 혹은 게스화된 윳쿠리를 키우는 것 같은 폭풍처럼 거칠게 몰아치는 나날이었던 것도 아니었다. 바람이 불어와, 수면에 작게 잔물결이 이는 듯한, 그런 나날이었다.

한 번, 공원에 마리사를 데리고 갔을 때, 들윳의 아기 윳쿠리를 마리사가 죽여버린 일이 있었다.

자칭 고아인 아기 마리사는, 마리사를 발견하자 다가와, 자신을 양자로 삼으라고 윽박질렀다. 온몸에 얼룩덜룩 곰팡이가 핀 아기 윳쿠리였다.

 

「고, 곰팡이 핀 윳쿠리는 다가오지 마는 거제!」

 

라고 외치며, 마리사는 뺨에 공기를 넣어 부풀었다. 그것을 본 아기 마리사는,

 

「무, 무서워어어어어잇!」

 

라고 높은 목소리를 낸 후, 입에서 데룽 하고 팥소를 토해냈다, 흰자위를 드러내고, 검게 변해가는 아기 윳쿠리를, 마리사는 그저 바라보고 있었다.

언니와 마리사는, 그 아기 마리사를 티슈로 감싸, 공원 끝에 살며시 묻었다.

 

「그 포대기는 느긋하고 있는 거제」

 

라고 마리사는 말했다.

마리사는, 그렇게나 말했던

 

「아가야가 갖고 싶어」

 

라는 요구를 하지 않게 되었다. 그것이 이 사건 직후부터였다는 것을 언니는 깨닫지 못했고, 애초에 윳쿠리에게 심경의 변화 따위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 무렵에는 이미, 마리사가 그렇게 말할 때마다 눈앞에서 절단했던 오이에서, 보다 늠름한 주키니로 사냥감이 바뀌어 있었다.

 

시간은 흘러갔다. 그 사이에 세상도 변했다. 윳쿠리가 해로운 짐승으로 취급받던 때도 있었고, 학대가 재미있는 구경거리로 취급받던 때도 있었다.

그러다 보니 연예인 윳쿠리를 중심으로, 윳쿠리를 사랑하고 아끼는 붐이 일기도 했다. 수많은 레이무가, 귀밑털로 든 플라스틱 컵을 바닥에 내리치며 노래하는 곡이 농담처럼 히트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레이무들이 그 후 어떻게 되었는지는 아무도 모르고, 관심도 없었다.

바람개비처럼 세상은 빙글빙글 돌았다. 10년이라는 것은 그런 길이였다.

마리사와 함께 본 두 번째 월드컵에서는, 이 나라의 대표팀이 조별 리그를 통과했다. 세 번째에서는 들윳 윳쿠리처럼 비참하게 졌다. 큰 지진이 일어났을 때는, 집에 돌아온 언니를 보고, 마리사는 안도의 눈물을 흘렸고, 언니의 눈도 조금 촉촉해졌다.

변하지 않았던 것은, 언니와 마리사의 관계였다. 서로가 느긋하게 있기를 바라는 사이가 아니었다는 것만은 변하지 않았다. 마지막까지, 서로가 무엇보다 소중했던 것은 아니었다. 언니에게는 소중한 것이 여러 개 있었고, 마리사는 언니보다 자기 모자가 더 소중했다.

마리사의 피부 표면에 작은 갈라짐을 발견한 것은, 마리사를 키우고 9년째 되던 해였다.

이상하게 생각한 언니가, 주위의 윳쿠리를 키우는 지인 등에게 물어봐도, 그 원인은 알 수 없었다. 언니가 모르면 자기가 알 리 없다고 말하는 사람마저 있었다. 언니만큼 오래 한 마리의 윳쿠리를 키우고 있는 사람은, 주위에 이제 없었다.

가습기를 사도, 몸을 젖은 수건으로 닦아도, 표면은 딱딱하게 작게 갈라지고, 하얀 가루가 피어났다.

가공소에 문의해, 아마도 노화일 것이라는 답변을 얻고, 언니도 사정을 알게 되었다.

윳쿠리의 수명은 개체 차이가 심하다는 것이 현재의 연구 성과였다. 100년 가까이 살 수 있는 윳쿠리가 있다면(어떻게 증명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3년이나 5년 만에 죽어버리는 윳쿠리도 존재한다고 여겨졌다. 무엇보다, 천수를 다할 수 있는 윳쿠리는, 희귀종보다도 훨씬 수가 적었다.

마리사는 「밖에 나가고 싶어」라고 말하지 않게 되었다. 풍성한 웨이브가 진 금발은 희끗희끗해지고, 수분이 빠진 것처럼 푸석푸석해졌다. 몸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게 되어, 응응을 지리는 빈도가 늘었다. 마리사는 바닥에 있는 자신의 응응을 보고, 지금까지와는 달리 몹시 슬픈 표정을 짓게 되었다. 그것을 보고, 언니는 훈육하는 것을 이제 그만두었다. 식사는 하루에 한 번으로 충분해졌고, 먹다 남은 찌꺼기를 흩뿌릴 수도 없게 되어, 「마리사 식당」은 철거되었다.

언니가 일하러 나가고, 돌아와도, 마리사는 줄곧 등나무 침대에서 흔들흔들 흔들리고 있을 뿐이 되었다. 건방진 말수가 극단적으로 줄었다.

쇠약해져 가는 마리사를 보고 있자니, 언니는, 윳쿠리도 생물이니 이렇게 되는 것도 당연하지, 하고 생각했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왜인지 유난히 가슴이 조여오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런 생활이 1년 남짓 계속되었다.

마리사는 입을 열면, 「하늘의 윳쿠리 플레이스」에 가는 것이라고 힘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언니는 그때마다 그런 건 없다고 말했지만, 마리사는 있다고 강하게 주장했고, 이야기는 평행선을 달렸다.

자면서 새는 시-시- 때문에, 마리사가 자는 이불로 쓰는 하얀 수건은 노란 얼룩이 져서, 언니는 매일 반드시, 경우에 따라서는 두 번이나 이불을 갈아주었다.

어느 날, 마리사는 자신의 모자에 붙어 있는 배지를 떼어달라고, 언니에게 부탁했다. 마리사를 키우기 시작한 지 3년째에, 애완 윳쿠리에 대한 배지 착용이 의무화되었다. 처음에는 언니와 마리사는 금배지를 따자고 의욕을 불태웠지만, 그 공부에는 사흘 만에 서로 질렸다. 제도가 시행된 후, 언니는 금배지 윳쿠리의 주인을 보고 부럽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고, 마리사도 금배지에,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이제 밖에 나갈 일도 없으니 모자를 깨끗하게 하고 싶다고, 마리사는 말했다. 언니는 말없이, 낡고 바래서 빛을 반사하지 않는 동배지를 떼어냈다. 언니의 손에 있는 모자를, 마리사는 멍한 얼굴로 올려다보았다. 매일같이 혀로 핥아 올린 모자는, 매끄러운 윤기가 있었다. 모자를 머리에 씌우자, 마리사는 땋은 머리로 그것을 한 번 쓰다듬고 애매한 잠에 빠져들었다.

 

언니가 저녁 장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부엌 테이블 위에 있는 등나무 바구니에 말을 걸어도,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마리사는, 언니가 나갔을 때와 같은 표정 그대로, 잠든 듯한 표정으로, 하지만 얼굴 전면에 검은 반점이 퍼져 있었다.

언니는 의자에 힘없이 주저앉았다. 무언가 중얼거릴까 생각했지만, 말주변이 없던 언니에게는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손을 뻗어 마리사의 뺨을 쓰다듬자, 마른 피부가 사각사각하는 소리를 냈다. 언니의 눈이 촉촉해지고, 차례차례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런 자신에게, 언니는 깜짝 놀라, 10년이라는 세월을 생각했다.

분명, 마지막 말은

 

「더 느긋하고 싶었어」

 

였겠지, 하고 생각하니, 자연스레 뺨이 실룩거렸다. 자신이 지금 이상한 표정을 짓고 있을 것을 생각하니, 더욱 우스워져서, 웃음소리를 내려고 했는데, 나온 것은 한심한 울음소리였다. 언니는 소리 내어 울었다. 눈물은 언제까지고 멈추지 않았다.

 

잠시 후, 언니는 일어서서, 선반 위에서 정성껏 접힌 한 장의 비단 천을 꺼냈다. 마리사가 죽을 것이라는 것은 이미 1년 전부터 알고 있던 일이었고, 언니는 유해를 감싸기 위해, 미리 천을 구입해 두었던 것이다. 매끄러운 광택을 내는 하얀 비단 천은, 마리사의 모자의 검은색과 잘 어울렸다. 들어 올린 마리사의 몸은, 마치 힘이 없는 듯 몹시 무겁게 느껴졌다. 거칠어진 피부와, 오랫동안 지린 탓에 문드러진 아냐루를 보고, 언니는 또 눈물이 솟구쳤다.

물티슈로 몸을 닦아주고, 머리에 빗질을 해주었다. 아주 오랜만이었지만, 빗살에 당겨져 머리카락이 우수수 빠졌으므로, 손으로 쓰다듬기만 했다.

모자는 유품으로 가지고 있을까 생각했지만, 조금 망설이다가 씌워주기로 했다. 검게 변한 피부 외에는, 언니가 나가기 전의, 건방진 말을 하던 마리사와 전혀 변함없어 보였다.

꽤 큰 천을 샀다고 생각했는데, 감싸자 매듭 사이로 뿅 하고, 뾰족한 모자 끝이 엿보였다. 언니는 그 보따리를 바구니에 싣고, 주위에 식용 국화꽃을 흩뿌렸다. 마침 냉장고에 있던 것이었다.

언니는 오랫동안, 눈을 감고 마리사의 침대를 그저 흔들고 있었다.

 

유해는 다음 다음 날 휴일에, 큰 화분에 묻었다.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얼굴을 보려고 보따리를 열어도, 마리사의 표정은 그때 그대로 굳어 있었다.

사 온 흙을, 작은 삽으로 퍼서 마리사를 감싼 천 위에 덮어갔다. 『If I die young』이라는, 언니가 좋아하는 곡의 아름다운 멜로디를 목구멍 깊은 곳에서 중얼거리며, 천천히 시간을 들여 작업했다. 그대로 화분은 베란다에 두었다.

그 화분에는 아무것도 심지 않았지만, 바람이 실어왔는지, 흙에 섞여 있었는지, 잠시 후 작은 새싹이 돋아났다. 휘청휘청 자라나는 그것은, 마치 윳쿠리의 이마에 나는 줄기 같았지만, 여름을 지나, 가을이 올 무렵에는 시들어 갈색이 되어 있었다.

언니는 그로부터 2년 후에 결혼했다. 상대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같은, 누구나 인정하는 세계 최고의 남자가 아니라, 세간에서 보면 평범하기 짝이 없는 아주 평범한 남성이었다. 상대도 분명 그렇게 생각하고 있겠지, 하고 언니는 생각했다. 그것으로 만족했고, 그 남자를 아주 좋아했다.

두 아이가 태어나고, 엄마가 된 언니는, 자주 아이를 데리고 마리사와 함께 갔던 공원에서 놀게 되었다.

마리사의 일은, 이제는 그다지 떠올리지 않는다.

  • ?
    수상마리사 2025.07.16 09:48
    anko9935 와일드코토같은 분위기의 글이네요.
    좋은 작품입니다
  • profile
    미리내미르 2025.07.17 13:35
    여러모로, 애완 윳쿠리를 가장 애완동물답게 기른 언니야의 이야기군요.
  • ?
    alarm 2026.02.04 06:06
    수명 다 할 때까지 애완동물 키워본 입장에서 명작인데도 차마 스크랩은 못 누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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