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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처럼 오역이나 오타 지적은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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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21

윳쿠리에게는 신발 자국이 잘 어울린다 32kb

토시아키

 

 

어쩌면, 마리사로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좋았을지도 모른다.

그럼 무엇으로 태어났어야 했는가.

그런 것을 마리사는 생각할 틈 따위 없다.

눈앞에서 짓밟히고 있는 자신의 모자 씨 쪽이 훨씬 중요했다.

 

구둣소리는 겹쳐지고, 인파가 되어 소란을 이룬다.

역으로 이어지는 번화가는 아침이라고는 해도 붐빈다.

아직 본격적인 출근 러시까지는 아니지만, 결코 사람의 왕래가 적다고는 할 수 없다.

주로 역까지 빠른 걸음으로 향하는 사람들의 물결.

마리사의 모자 씨는 거친 파도에 휩쓸리듯, 사람들에게 짓밟히고 있었다.

 

「그만둬주세여! 부탁임미댜! 그건 마리사의 소중한 모자 씨란 말입니댜아아아아!!」

밀려드는 군중으로부터 멀찍이, 거리로 이어지는 골목에서 마리사는 외친다.

놓여있는 파란 플라스틱 양동이 위에서 땋은 머리를 흔들며 호소한다.

하지만, 누구도 그것에 신경 쓰지 않는다.

그리고 길 한가운데에 있는 모자 씨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지, 차례차례 발자국이 겹쳐져 간다.

 

허둥지둥 주위를 둘러보며, 끊임없이 다가오는 통근자들에게 쉰 목소리로 호소한다.

「용서해주세여! 마리사는 밥 씨를 가지러 왔을 뿐입니댜!」

그 말에 거짓은 없다.

마리사는 이 주변을 사냥터로 삼고 있는 들윳쿠리였다.

변변히 찾아오는 이도 없는 뒷골목에 집을 마련하고, 짝과 아가야를 부양하고 있다.

 

 

 

 

 

 

 

 

 

 

 

 

 

 

마리사라고 하면 그 뾰족 모자가 특징일까.

다른 윳쿠리 종과는 달리 수납공간이 되고 약간이라면 비도 피할 수 있는 편리성.

짝이 되면 사냥꾼 역할을 맡는 경우가 많은 마리사에게 이 이점은 중요하다.

그날도 마리사는 동쪽 하늘이 희미하게 밝아지기 시작했을 무렵 움직이기 시작했다.

실외기가 내는 모기 날갯소리 같은 웅웅거림에 얼굴을 찌푸리고, 길게 뻗은 호스에서 새어 나오는 오수에 혀를 댔다.

 

그 시간엔 아직 짝인 레이무도, 두 아가야도 새근새근 잠들어 있다.

갈색으로 더러워진 수건이었던 것에 싸여, 평온하게 서로 기대고 있었다.

그리고 바로 얼마 전까지 마리사도 거기에 있었던 것이다.

아버지의 온기가 사라져, 추운 건지 외로운 건지. 마리사를 닮은 아가야가 꿈틀꿈틀 뒤척였다.

 

레이무를 닮은 아가야와 볼이 겹친다.

이른 봄에 갓 태어난 두 아가야의 피부는 쫀득하고 달라붙는 듯한 기분 좋은 감촉이다.

마리사가 살며시 땋은 머리를 내민다. 아기 마리사는 그 끝이 입에 닿자, 쪽쪽 소리를 내며 빤다.

밤에 울 때 달래주다 보니 생긴 버릇이다.

마리사의 땋은 머리는 그 부분만 조금 깨끗해져 있었다.

 

아기 레이무의 이마에 입술을 대고, 레이무의 뺨에도 마찬가지로.

간지러웠던 것일까, 레이무의 귀밑털이 희미하게 흔들렸다.

「……다녀오는 거제」

행복하게 잠든 가족, 그 느긋한 모습은 마리사의 노력에 의한 산물.

그 자부심이 있기에, 마리사는 오늘도 사냥에 힘쓴다.

소중한 가족을 좀 더 좀 더 느긋하게 해주기 위해서.

 

바깥에 노출된 맥주 상자와 실외기 틈새가 마리사의 집이다.

처마 밑이기도 하고, 빌딩 골짜기이기도 해서 지붕은 없다.

만일의 비도 아가야들은 맥주 상자 틈새에 들어가 피할 수 있다.

마리사와 레이무도 진흙이 눌어붙고 구멍이 뚫린 쓰레기봉투를 뒤집어쓰고 견딜 수 있었다.

느긋하지 않다.

그렇게 보일지도 모르지만, 마리사들에게는 최고의 윳쿠리 플레이스다.

 

 

 

 

 

 

골목을 가는 마리사의 걸음은 느리다.

「슬-금… 슬-금……」

이른 아침이지만 역 앞 번화가의 한 구석이다. 조심해서 나쁠 것은 없다.

요일 감각을 마리사는 가질 수 없지만 가끔 길 위에서 자는 인간이 있다는 것은 안다.

그런 경계심 때문에 마리사의 발 씨가 더디게 나아가는, 것만은 아니다.

 

원래라면 재빨리 사냥터로 향해, 사람 눈에 띄지 않는 동안 돌아오고 싶다.

하지만 마리사에게는 그것이 불가능하다.

원인은 발 씨에 있다. 땋은 머리 쪽 발 씨의 바닥이 늘어나 있는 것이다.

물결 모양의 자국이 선명하게 새겨진 발 씨의 껍질. 움직일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통각은 남아있다.

별것 아니다.

스마트폰을 보며 걷던 인간에게 밟힌 결과였다.

 

 

 

그것은 아직 마리사가 공원에 살던 시절.

독립한 지 얼마 안 되어, 공원 밖을 탐험 삼아 사냥터를 구했다.

첫 외출은 제법 괜찮은 성과였고, 특히 한 송이만 피어 있던 민들레는 약혼녀인 앨리스에게 줄 선물이었다.

들뜬 마음을 억누르지 못하고, 아스팔트를 박차고 가는 마리사.

다만 마리사의 걸음은 그 이름이 나타내듯 느긋하고, 둔중했다.

 

갑작스러운 충격과 잡아당겨지는 듯한 껍질, 그리고 욱신욱신 아픈 저부 씨.

「아……!? 아파아아아아아아!! 뭐여이거!? 왜 마리사의 저부 씨가 아파아파인 거야아아아아아아!!」

너덜너덜하게 늘어난 발 씨의 일부에는 선명하게 신발 자국이 남아 있다.

마리사에게 위해를 가한 장본인은, 멈춰 서서 신발 바닥을 확인하고 있었다.

본인 딴에는 개똥이라도 밟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사실 크게 다를 것은 없는 것을 밟은 것이긴 하지만.

 

「기다려어어어! 나쁜 짓 했으면 미안하다고 해야 하잖아아아아아아아!!」

너무나 격심한 통증에 온갖 곳에서 즙이란 즙과 약간의 응응을 흩뿌리며, 마리사는 외친다.

하지만, 인간은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돌아보지도 않고 떠나가 버린다.

「기다리라고 했잖아아아아아아!」

완전히 무시당한 것에 대해, 화가 난 마리사는 뒤쫓으려 했다.

하지만 저부 씨에서 느껴지는 격통으로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

 

보니 밟혀서 납작한 파스타처럼 된 발 씨의 일부가 뿌리부터 찢어지기 시작하고 있었다.

너무나 강하게 땅에 짓눌렸기 때문에, 아스팔트에 달라붙어 버린 것이다.

「저부 씨이이이이!? 어째서 안 움직여주는 거야아아아아아!」

들어 올리려 해도 밟힌 부분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울며 겨자 먹기로 마리사는 땋은 머리를 사용해, 조금씩 떼어냈다.

볼품없이 늘어난 발 씨의 일부. 그것은 절대 느긋하다고는 생각할 수 없다.

 

짓밟히지 않은 것만으로 다행으로 여기자.

아니, 제재당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감사해라 똥인간.

벌써 보이지 않게 된 인간의 등을 찾듯 눈으로 쫓으며, 마리사는 자신을 납득시켰다.

「마리사의…… 소울풀한 댄스 스텝으로 비트를 새기는 저부 씨가아……」

그날부터 마리사는 느긋하지 않은 윳쿠리로서 무리로부터 연민의 정을 받게 되었다.

 

쌀쌀맞아져 버린 앨리스.

도움을 청했을 때 부모님이 보인 곤혹스러운 표정.

주위에서 쏟아지는 기이한 시선과 쾌활하게 뛰어가는 동족들.

그것들을 견딜 수 없게 된 마리사는 공원을 나와 거리를 헤맨다.

그렇게 다다른 곳이 지금의 집.

원래 짝인 레이무가 숨어 살던 장소였다.

레이무는 마리사를 멸시하지도, 거절하지도 않았다.

 

왜냐하면 레이무는 눈이 멀었기 때문에.

마리사를 외모로 차별하는 일 따위 없었다.

그 사실에 마리사는 안도를 느꼈다.

느껴버렸다.

 

레이무 자신도 멸시당하고, 또 걸림돌이라며 가족에게도 버림받았다.

아기 윳쿠리 시절에 있었던 사고 때문에 시력이 약해져, 성윳이 될 무렵에는 완전히 빛을 잃었다고 한다.

잠자리를 구하는 마리사.

온기를 구한 레이무.

다행인지 불행인지 두 윳쿠리는 만나, 간단히 맺어졌다.

 

레이무는 마리사의 사냥 성과가 적어도 불평하지 않고, 감사의 말로 위로했다.

「괜찮아 마리사. 오늘은 새근새근 자고 기운 내자」

마리사는 그런 레이무의 마음 씀씀이가 기뻤고, 또 느긋하게 해주지 못하는 것에 분발했다.

「레이무! 오늘은 자고 있는 인간 씨에게서 밥 씨를 얻어왔다고!」

번화가에서는 길 위에 쓰러지는 취객도 적지 않다.

마리사는 그 속에서 편의점 봉투를 뒤지거나, 혹은 그게 토사물인 줄도 모르고 토사물을 긁어모아 연명해왔다.

 

또 번화가이기에 음식점도 많다.

평소에는 대책을 세우는 각 점포도 손님이 많은 주말 뒤에는 소홀해지기 쉽다.

마리사가 행운이었던 것은 팥소에 인간에 대한 두려움을 새겨버렸다는 점일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하고는 있지만 무의식중에 사람 눈을 피해, 숨게 되었다.

대부분의 들윳쿠리는 그것을 배우기 전에 숨이 끊어지고 마는 것이니까.

 

 

 

 

 

 

아침의 인파가 적으면, 그것은 진수성찬의 신호다.

휴일이라는 개념을 마리사는 모르지만, 밥 씨와의 관계성이라면 이야기는 다르다.

「슬-금… 슬-금……」

좁은 골목에서 얼굴을 내밀어 주위를 살핀다.

목표물은 바로 발견했다.

쓰레기 집적소에 넘쳐흐르는 음식물 쓰레기, 즉 밥 씨다.

 

사실은 집 근처에 또 하나의 집적소가 있지만 그쪽은 애써 외면하고 있었다.

도로를 건너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과거의 순속!이라면 여유였겠지만 지금은 다르다.

설령 멀어도 안전하게 밥 씨가 손에 들어오는 편이 좋다.

마리사의 땋은 머리에는 가족 네 윳쿠리의 목숨이 걸려있는 것이다.

 

「여전히 심술궂은 그물 씨인 거제…」

쓰레기봉투는 전부 녹색 그물 안에 담겨 있었다.

그물 끝에는 추 역할을 하는 납 막대가 들어있다.

마리사는 모자에서 쇠 숟가락을 꺼냈다. 우연히 주운 마리사의 무기.

그것을 사용해 그물과 땅 사이에 간신히 틈을 만들자 신체의 일부, 그 늘어난 발 씨를 엉덩이를 흔들어 미끄러뜨려 넣는다.

 

끼인 순간, 「느긋!?」하고 목소리가 새어 나온다.

움직이지 않는다곤 해도 발 씨의 일부, 통증은 있는 것이다.

하지만 틈은 유지되었다.

그대로 씰룩씰룩 엉덩이를 흔드는 요령으로 온몸으로 그물 아래에 파고들어간다.

조금씩 그물 끝이 마리사의 몸에 올라타고, 이윽고 완전히 장애물은 제거되었다.

 

땋은 머리가 닿게 되면 충분하다.

숟가락 손잡이로 봉투를 찢어, 내용물을 도로에 긁어낸다.

어느 정도 하고 땋은 머리를 멈춰 흩어진 밥 씨를 모자에 채워 넣는다.

가릴 틈 따위 없다. 시간과의 승부인 것이다.

 

무거워진 모자를 고쳐 쓰고, 가까운 골목으로 서두른다.

등 뒤가 갑자기 소란스러워진다.

아주 잠깐만 뒤돌아보니, 자판기 아래나 다른 골목에서 아기 윳쿠리들이 솟아 나오고 있었다.

마리사가 미처 모으지 못한 음식물 쓰레기를 서로 빼앗고 있는 듯하다.

 

「뱝씨인 고제에에에에! 마리쨔를 위해 돋아나준 고제!」

「존맛! 장난 아냐!」

그 수는 마리사에게는 알 수 없고, 그저 아스팔트에 퍼져 눌어붙은 국물조차도 아깝다는 듯 핥아댄다.

행복- 하고 아기 윳쿠리 특유의 밝은 목소리가 겹쳐지고, 이어서 비명이 되었다.

 

본 적 있는 녹색의 싱-이 납작 엎드린 아기 윳쿠리를 짓밟았다.

무사했던 아기 윳쿠리는 절반 정도일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는지, 집적소에 바싹 붙은 쓰레기 수거차를 멍하니 바라보는 아가야들.

그리고, 내려온 인간에게 닥치는 대로 짓밟혔다.

 

그 마리쨔는 닭꼬치 꼬치를 미련이 남은 듯 빨고 있었지만 상반신을 짓밟혀 엉덩이만 남았다.

그 마이쨔는 여동생과 사과 심지를 빼앗고 있었지만 바로 위에서의 충격에 눈알과 이빨을 흩뿌렸다.

그 마-샤는 타이어 밑에 깔린 언니를 구해내려다 실패하고, 얼굴을 밟혀 엉덩이에서 팥소를 터뜨렸다.

 

참극을 끝까지 지켜보지 않고, 마리사는 골목 안으로 몸을 숨긴다.

저 아가야들은 고아윳이겠지.

인간 가까이서 산다는 것은 은혜도 크지만, 그만큼 죽음도 이웃해있다.

부모의 비호가 없어지면 조만간 나뒹굴 뿐.

그리고 그것은 마리사의 귀여운 아가야들에게도 해당되는 말.

그렇기 때문에, 마리사는 죽을 수 없는 것이다.

 

도망치는 데 필사적이라 마리사는 눈치채지 못했다.

아기 윳쿠리들을 처리한 인간이 찢어진 쓰레기봉투의 상태에 고개를 갸웃거린 것을.

다만 그것을 알았다고 해도 마리사의 선택지는 거의 없지만.

 

 

 

 

 

 

 

집에 돌아오자 아가야들이 기운차게 맞아주었다.

「아빠야! 마-쨔 오늘도 집을 지켰던 고제!」

「능능, 고마운 거제 아가야」

「아빠야, 레이뮤는 이제 배 씨가 꼬-륵 꼬-륵이라구? 알겠어?」

「느하하, 괜찮아 밥 씨는 잔뜩 있는 거제」

저마다 먼저라며 마리사의 배에 바싹 다가오는 아가야들의 머리를 땋은 머리로 차례차례 쓰다듬었다.

 

「느후후후. 마리사는 훌륭한 아빠네」

입가에 미소를 띠고, 레이무는 말한다.

눈이 멀었다고는 해도 집 주변이라면 돌아다니는 데 지장은 없다.

오늘도 깨끗하게 청소된 한쪽 구석은 마리사의 발 씨에 상냥하다.

「레이무… 그 말은 레이무에게 돌려주는 거제」

「정말, 레이무는 엄마니까 그러면 안 된다구」

되받아치고, 서로 웃는다. 아가야들도 덩달아 웃었다.

 

경험상 잘 상하지 않는 밥 씨를 저축분으로 돌리고, 식사를 한다.

「우-걱 우-걱 타임 시작이라구-…」

작은 목소리로, 하지만 즐거움을 감추지 못하는 밝음으로 레이뮤는 중얼거렸다.

큰 소리로 대화하는 것은 엄금.

어느 정도는 주위의 잡음이, 생활 소리의 연속이 지워준다.

그래도 조심해서 나쁠 것은 없는 것이다.

 

프라이드치킨 뼈에 매달리는 마-쨔.

아주 약간 남은 살을 발라내고, 씹고는 하늘을 우러러보며 행복시시-를 반복하고 있다.

레이뮤는 양배추 심지를 씹지 못해 엄마에게 경단 만들기를 요구하고 있었다.

입가에 내밀어진 그것을 레이무는 정성껏 입안에서 굴려, 페이스트로 만들었다.

혀로 옮겨주자, 우물우물 볼이 터져라 먹는 레이뮤.

그것을 보고 마-쨔도 느칫느칫 기어간다.

 

「모두 느긋하게 있는 거제…」

자신은 달걀 껍데기를 갉아먹으며, 세 윳쿠리의 흐뭇한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빠야도 엄마야의 밥 씨 우-걱 우-걱 해?」

레이뮤는 꾸밈없는 미소로 아빠를 부른다.

누가 어떻게 말하든, 적어도 마리사에게는 최고로 느긋한 시간이었다.

 

본심을 말하자면 이런 좁은 곳에 아가야들을 밀어 넣어두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그것을 타개하기에는 마리사도 레이무도 역부족이다.

한쪽은 발 씨가 부자유스럽고, 다른 한쪽은 눈이 보이지 않는다.

미안하게 생각하면서도, 마리사는 조금이라도 많은 것을 가르칠 생각이었다.

언젠가 이곳에서 두 아가야의 여행길을 무사히 배웅할 수 있도록.

 

그것이 얼마나 달성하기 어렵고 우스꽝스러운 꿈같은 이야기인지도 모른 채.

 

레이무가 빛을 포착할 수 없는 것이 좋은 쪽으로 작용했다면, 아가야들의 자립심 향상일까.

마-쨔는 호기심을 억누르고, 아빠 마리사가 말한 대로, 집을 지켰다.

「엄마를 지킬 수 있는 기사! 의 칭호는 아가야에게 계승하는 거제」

그렇게 고하고, 플라스틱 포크를 건네주자 완전히 기사 행세를 했다.

 

레이무를 닮은 아가야에게는 집안일을 부탁했다.

물론 대부분의 일은 레이무 자신이 할 수 있지만, 귀밑털이 많아서 나쁠 것은 없다.

레이무의 귀밑털은 항상 땅을 더듬고 있기 때문에, 와사종처럼 부스스해서, 세세한 작업에는 맞지 않는다.

함께 집의 밥 씨를 정리하거나, 응응을 혼자서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

 

조금씩 성장해가는 아가야들.

그 뒷받침을 하려고 마리사의 사냥에도 열이 들어간다.

사냥은 하루에 두 번이 되고, 이윽고 세 번이 되었다.

그것은 즉 위험에 조우할 확률도 비약적으로 상승한다는 것.

마리사는 그것을 알면서도 그날도 세 번째 사냥에 나섰던 것이다.

 

이른 아침이라면 모를까, 저녁 무렵이 되면 사냥의 사냥감은 길가에 버려진 쓰레기밖에 없다.

과자 봉지에서 부스러기를 모으고, 종이봉투 정도라면 물어뜯어 밥 씨로 삼았다.

하지만 그날은 거의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고, 정신을 차리니 늘어선 빌딩 숲을 물들이던 붉은색이 남색으로 변해 있었다.

그러자 약속이라도 한 듯 인파가, 군중이 길거리에 넘쳐흐른다.

 

「느으…… 오늘은 이제 포기할 수밖에 없는 거제…?」

땋은 머리를 흔들며 빈손으로 돌아가는 것은 마음 아프지만, 이 이상은 위험하다.

그런 마리사가 발 씨를 집으로 향했을 때였다.

데구르르 굴러오는 것이 있다.

스낵 과자 한 알.

마침 걸으면서 먹고 있던 인간의 손에서 흘러떨어진 것이다.

 

오른쪽을 보고 왼쪽을 보고, 마리사는 재빨리 모자를 벗었다.

적어도 이것만이라도 가지고 돌아가고 싶다.

아주 약간 고개를 든 허식과 탐욕.

그것을 야유하듯 바람이 불었다.

 

약한 바람이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일이었기에 모자는 마리사의 땋은 머리를 떠나 데굴데굴 굴러간다.

인파의 한가운데로.

그리고 아무도 그것에 신경 쓰지 않고, 짓밟았다.

아니, 밟았다고 자각하는 자조차 없었으리라.

 

「아…」 갑작스러운 일에 마리사는 잠시 눈으로 좇을 뿐이었지만,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외치고, 뛰쳐나가려다 그것을 막아 세운 것은 발 씨의 욱신거림.

저 안으로 뛰어들어 무사할 수 있다고는 생각할 수 없다.

따라서 마리사가 할 수 있는 것은 단 하나. 부탁하는 것뿐이다.

「그만둬주세여! 부탁입니댜! 그건 마리사의 소중한 모자 씨란 말입니댜아아아아!!」

 

인적이 드물어지는 심야까지 마리사는 그곳을 움직일 수 없었다.

마리사와 생애를 함께 해온 모자 씨.

그것들을 구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버릴 수도 없고.

플라스틱 양동이 그늘에서 땋은 머리 끝을 깨물며 모자가 짓밟히는 것을 계속 지켜보고 있었다.

 

모자를 구출할 수 있었던 것은 막차가 지나고 잠시 후였다.

몇 번이고 몇 번이고 계속 밟힌 그것은 바싹 아스팔트에 눌어붙어 있었다.

「미안해애… 모자 씨 미안해애…」

낼-름 낼-름 하는 족족 찢어지고, 들어 올리려 해도 땋은 머리가 걸리지 않는다.

숟가락으로도 걸리는 곳이 보이지 않고, 시도하면 할수록 모자는 원형을 잃어간다.

 

최종적으로 남은 것은 여러 개의 신발 바닥 모양이 겹쳐진 무늬였다.

모자는 땅의 얼룩이 되어 그 모습을 감추었다.

「그런…… 그럴 수가아아아아아아…」

마리사는 모자를 잃었다.

그 실감이 서서히 팥소에 퍼져나간다.

 

 

 

 

 

의지할 곳 없는 머리를 가리기 위해 마리사가 선택한 것은 페트병 뚜껑이었다.

그것밖에 찾을 수 없었던 것이다.

「우으으으…… 어째서 마리사가 이런 꼴을…」

슬금슬금 터벅터벅 향하는 곳은 집.

너무 고개를 숙여 떨어지는 뚜껑을 주우면서 가는 걸음은, 느리다.

 

이따금 들리는 우-우- 하는 울음소리에 마리사는 몸을 움츠린다.

이 빌딩 숲에는 전선이 둘러쳐져 있기 때문에, 야간에 포식종이 내려오는 일은 드물다.

머리로는 이해하고 있어도 본능적으로 무서운 것은 무섭다.

그렇게 느릿느릿 걷고 있는 동안, 하늘이 희미하게 밝아지기 시작했다.

밤이 새는 것이다.

 

레이무는 마리사의 귀가를 계속 기다리고 있었다.

아가야들은 배고프다고 울다 지쳐 잠들어 있다.

부스스한 귀밑털로 두 아가야를 껴안으며, 작게 중얼거린다.

「마리사아… 어디 가버린 거야아…」

「…엄마야? 아빠야는 아직인 고제?」

생각지 못한 곳에서 반응이 있었다. 아무래도 마-쨔도 신경 쓰여 깨어난 모양이다.

 

괜찮아, 하고 레이무는 강하게 마-쨔를 끌어안는다.

「왜냐면 마리사는 아가야의 아빠인걸」

「늣! 그런 고제! 아빠야는 분명 잔-뜩 밥 씨를 가지고 와줄 고제!」

마-쨔 안에서 아빠 마리사의 존재는 절대적이다.

믿고 있다. 반드시 마-쨔의 곁으로 돌아와 줄 것이라고.

 

다녀왔어….

가라앉은 목소리에 레이무는 흠칫하며 얼굴을 들었다.

익숙한, 애타게 기다리던 목소리다.

어서 와, 하고 그렇게 말하려다 가로막혔다.

「뭐인 고제 너는! 여기는 마-쨔랑 아빠야랑 엄마야랑 여동생의 윳쿠리 플레이스인 고제!!」

마리사를 닮은 아가야가 떨리는 목소리를 높인 것이다.

 

무슨 말을 하는 걸까.

레이무는 당황한다. 틀림없이 아빠인 마리사가 돌아왔는데.

「아가야…야? 아빠한테 그런 말 하면 안 돼?」

「뭐라는 고제 엄마야! 이런 느긋하지 않은 윳쿠리는 아빠야 따위가 아닌 고제!!」

레이무에게는 알 수 없다. 마리사의 용모도, 그리고 그것이 윳쿠리에게 있어 느긋하지 않다는 것도.

보이지 않는 레이무에게는 알 리가 없다.

 

마-쨔는 엄마 레이무의 귀밑털에서 그 몸을 떼어내더니, 아빠에게서 받은 롱기누스 씨를 겨누었다.

「아, 아가야… 진정하는 거제. 아빠인 거제?」

아빠를 자칭하는 느긋하지 않은 윳쿠리.

분명 이 집을 빼앗으러 온 것이 틀림없다.

그렇다면 마-쨔는 지켜야만 한다.

아빠와의 약속.

마-쨔는 기사니까.

 

 

 

 

 

 

 

 

 

어째서.

마리사는 약해져 있던 마음이 더욱 부러진 듯한 기분이 들었다.

괴로운 일을 겪고 겨우 다다른 안식처.

짝은 마리사의 목소리를 들었을 때, 안도한 듯한 얼굴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아가야는 떨리는 땋은 머리로 무기를 겨누고, 마리사를 몰아세운다.

느긋하지 않은 윳쿠리는 나가, 라고.

 

「느오오오오옷!」

자포자기한 듯 마-쨔가 돌격해왔다.

땋은 머리로 쳐내는 것은 쉬울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 어떻게 되는가. 아가야는 레이무를, 집을 지키려고 용기를 쥐어짜고 있는 것이다.

완고하게 마리사의 분부를 따라주고 있는 것이다.

 

플라스틱 끝이 아랫배에 닿는다.

하지만 아스팔트로 단련된 발 씨에는 그 이상 박히지 않고, 아프다기보다는 간지럽다.

「어떠냐제!? 졌냐제!!」

필사적으로 땋은 머리를 휘두르는 아가야.

그 모습을 보고, 마리사는 기쁨과 슬픔을 동시에 느꼈다.

 

훌륭한 한 마리의 윳쿠리로서 자라준 것.

그리고 그런 아가야에게 더는 아빠로서 보이지 않게 된 것.

 

「레이무!」

한마디 외쳤다. 그것만으로 함께해 온 짝은 알아차려 준 듯했다.

「마리사!」

레이무는 응답하고, 고개를 끄덕인다.

그것을 확인하고, 마리사는 몸을 돌렸다.

등 뒤에서는 아가야가 승리를 인식하고, 승리의 함성을 지르는 것이 들렸다.

 

집에서 바로 모퉁이를 돈 곳에서 마리사는 기다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레이무가 모습을 보인다.

「마리…사?」

「레이무……」

불안과 안도. 양쪽이 뒤섞인 복잡한 표정을 짝은 짓고 있다.

자신은 지금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까.

레이무가 그것을 볼 수 없다는 것은 마리사에게 구원이었다.

 

솔직하게 마리사는 모든 것을 이야기해 주었다.

모자를 잃어버린 것.

그 때문에 아가야들은 마리사를 마리사라고 생각해 주지 않는 것.

레이무 역시 예전에는 눈이 보였었다.

장식의 중요성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그렇기에, 울었다. 자신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에.

계속 이어질 거라 생각했던 느긋함이, 귀밑털 사이로 흘러내려 버린 것에.

 

어떻게든 설득해 볼게. 레이무는 말했지만 마리사는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다시 한번 마주 보고 거절당할까 생각하면, 가슴이 괴롭다.

「그래도 아가야들은 마리사의 아가야인 거제…」

틀림없는 사실. 그래서, 레이무에게 이렇게 제안했다.

 

마리사는 평소처럼 밥 씨를 사냥해 온다.

그것은 이 모퉁이 자리에 놓아둘 테니, 레이무가 사냥이라 칭하고 가지러 오는 것이다.

그러면 적어도 굶어 죽지는 않을 것이다.

「외롭게 만들겠네…」

「느으응… 마리사가 더 힘들지… 미안해…」

꼬옥 껴안고, 헤어졌다.

그것은 레이무와만이 아닌, 아가야들과의 결별도 의미하고 있었다.

 

밥을 가져다주며 새로운 아빠로서 인정받는, 그런 방안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느긋하지 않은 상대를 동격으로 여기지 않는 것이 윳쿠리의 본성.

마리사 역시 밥 씨를 가져오는 노예 정도로밖에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어쩔 수 없는 것이다.

그것이 윳쿠리라는 것이니까.

 

마-쨔는 완전히 조용해져 버렸다.

레이뮤도 웃음에 그림자가 드리웠지만, 그래도 아직 미소를 보여준다.

하지만 마리사 상실의 구멍은 어느 정도일까.

마-쨔는 가만히 골목 끝, 마리사가 사냥에서 돌아오기를 계속 기다리고 있다.

 

「엄마야」 도시락의 남은 절임을 갉아먹으며 마-쨔는 묻는다. 「아빠야는… 언제 돌아오는 고제?」

미간을 찌푸리고, 자신에게 타이르듯 말한다.

그것은 즉, 언젠가는 아빠가 돌아올 것이라고.

레이무는 거기에 대답할 방법을 갖지 못하고, 그저 귀밑털로 머리를 쓰다듬을 뿐이었다.

 

레이무의 『사냥』은 하루에 한 번.

이른 아침, 아가야가 새근새근 숨소리를 내는 동안이다.

귀밑털에 의지해 땅을 기어, 모퉁이를 돌면 잔-뜩 밥 씨가 놓여 있다.

그것만이 마리사가 살아있다는 증거.

「고마워 마리사…」

언젠가 다시 한번, 직접 전하고 싶다.

 

마리사가 직접 밥 씨를 건네주지 않는 이유는 모른다.

단 하나, 두려워하고 있는 것은 안다.

다시 한번 아가야에게, 마-쨔에게 거절당하는 것을 피하고 싶은 것이다.

어떻게든 아가야에게 마리사를 아빠로 인정받게 할 수는 없을까.

밤낮으로 레이무는 그런 것을 생각하고 있다.

 

서서히지만 마-쨔도 현실을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일까.

아빠에 관한 것을 입에 담지 않게 되었다.

「엄마야… 슬슬 마-쨔도 사냥 씨 하러 가는 고제…」

자신이 아빠의 대리가 된다.

 

그런 결의를 담은 말을 입에 담은 다음 날의 일이었다.

 

그날도 레이무는 평소처럼 눈을 뜨고, 평소처럼 『사냥』에 나선다.

꿈틀꿈틀 기어서 다다른 그곳에, 평소처럼 밥 씨는 없었다.

「역시 있었나… 쓰레기 가게 형씨가 말한 대로군…」

「늣!?」

목소리는 상당히 높은 위치에서 들려왔고, 따라서 인간이라는 것을 안다.

 

어째서 인간이 여기에.

의아해하면서도 어떻게든 벗어나야 한다고 레이무는 입을 연다.

「이, 인간 씨? 느긋하게 있으라구?」

「이렇게나 쓰레기를 모아놓고… 요즘 벌레가 많다고 생각했더니, 이거였군!」

만약 레이무의 눈이 보였다면, 기하학적인 무늬가 보였을 것이다.

목소리와 함께 내리친 다리는 선명하게 레이무에게 신발 자국을 새기고,

「느벳!?」

절명시켰다.

 

마리사가 모은 밥 씨는 레이무만의 양식이 아니었다.

갈 곳을 잃은 아기 윳쿠리가 슬쩍하는 일도 있었고, 구더기를 비롯해 많은 벌레를 불러 모았다.

또 그것들을 노리고 쥐 등도 모습을 보이는 것은 시간 문제.

레이무가 모든 잔해를 회수할 수는 없었고, 그러한 경향은 현저했다.

악취도 풍기기 시작한 것에 의아하게 생각한 인간, 레이무들이 있는 점포의 종업원이 상황을 살피고 있었다.

쓰레기 수거차의 인간이 이 근처에 교활한 윳쿠리가 있다고 충고하고 다녔던 것도 요인 중 하나.

그리고 레이무는 발각되고 만 것이다.

 

미간이 함몰되고, 안구가 튀어나온 레이무.

레이무 자신은 무엇을 당했는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는 채 윳생을 마쳤다.

그 일에 다행인 점이 있다면, 이 후에 일어날 일을 듣지 않아도 좋았다는 점일 것이다.

 

인간은 만약을 위해 건물 뒤편으로 돌아갔다.

골목 앞쪽은 맥주 상자를 쌓아두고 있어, 시야는 좋지 않다.

안쪽은 막다른 길이고 실외기 정도밖에 없어서 그다지 가지 않는 장소였다.

거기서 발견했다. 아기 윳쿠리가 두 마리.

마리사 종과 레이무 종.

그리고 마리사 종의 아기 윳쿠리는, 인간을 향해 플라스틱 포크를 겨누고 있었다.

 

하아, 하고 한숨이 새어 나왔다.

그 일대는 윳쿠리용으로 여러 가지 쓰레기가 들여와 있었다.

누더기 수건. 나뭇가지 몇 개. 나뭇잎이나 썩은 식량의 산. 끈적하게 벽에 눌어붙은 팥소.

이것들을 치울 것을 상상하는 것만으로 우울한 기분이 들었다.

 

청소 순서를 생각하고 있는데, 에잇 에잇 하는 울음소리가 들린다.

「졌냐제!? 항복할 거면 지금인 거시라앗!!?」

아기 마리사가 포크로 신발을 콕콕 찌르고 있었기에 다리를 흔들었다.

찬다는 정도는 아니다. 정말로 그저 다리를 흔들었더니 걸려서 아기 마리사가 날아갔다.

 

맥주 상자 더미로 날아들어 간다.

「늣! 쟛!? 쟈이! 제아아아아앗!!?」

핀볼처럼 부딪히며 틈새에 끼이고, 땅에 떨어졌으리라.

저건 나중에 회수하자고 발밑으로 눈을 돌린다.

느삐- 하고 숨소리를 내고 있는 아기 레이무를 역시 단숨에 짓밟았다.

다리를 들어 올리자, 신발 바닥과 같은 모양의 흑백 무늬가 퍼져 있었다.

 

 

 

 

 

 

 

 

 

 

 

 

오늘은 좋은 밥 씨를 구했다.

마리사는 흐뭇한 얼굴로 골목으로 향한다.

모자 대신인 페트병 뚜껑은 이미 없고, 오히려 머리카락도 드문드문하다.

장식 없는 윳쿠리에게 같은 윳쿠리들은 용서가 없다.

그 세례를 받으면서 마리사는 그래도 살아남았다.

오로지 아가야들을 한 마리의 윳쿠리로 만들기 위해서.

 

멀리서는 밥 씨가 없어서, 평소처럼 레이무가 가져갔다고 생각했다.

직접 얼굴을 마주하는 것이 무서워, 지금은 그것만이 레이무의 생존 증명.

그럴 터였다.

희미하게 풍기는 냄새에 마리사의 몸이 단번에 차가워진다.

그것은 윳쿠리 특유의 시취였기 때문이다.

 

「레이무!? 아가야!!?」

목청껏 외치며, 뒷골목으로 뛰어든다.

그 각도에서는 맥주 상자와 실외기 등에 가려져, 집의 모습은 엿볼 수 없다.

「아가야! 아가야!!」

이런 때일수록 자유롭지 않은 발 씨가 안타까울 수 없다.

 

아무것도 없었다.

집으로 사용하던 그곳에, 집이었던 흔적은 아무것도 없다.

레이무와 레이뮤가 짓밟히고 반나절.

인간의 손에 의해 모든 살림살이와 저축은 깨끗하게 치워져 있었다.

다만 기하학적인 흰색과 검은색, 그리고 희미하게 섞인 붉은 얼룩만이 남아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느긋하지 않은 냄새를 풍기고 있다.

 

마리사는 무너져 내렸다.

이마를 아스팔트에 대고, 입술을 깨물며 그 몸을 떤다.

「느흑…… 느그으으으…」

눈물이 아스팔트를 적신다.

「어째서… 어째서…… 아가야… 레이무…」

웅얼거리는 목소리는 녹아들 듯 소음에 섞여, 사라져간다.

 

하지만, 줍는 것이 있었다.

「…아빠…야?」

「아가야!?」

마리사를 닮은 아가야의 목소리. 그것은 맥주 상자 틈새에서 들려온다.

기어가서 눈을 가늘게 뜨자, 마-쨔가 있었다.

무사하지는 않다. 발 씨는 찢어져 출팥하고, 모자는 잃었고, 양쪽 눈은 어딘가로 가버렸다.

하지만 살아있다. 적어도 지금은 아직.

별것 아니다. 인간이 귀찮아하며 잊어버린 것이다.

레이무의 시체와 집의 잔해를 회수하고, 다음은 마-쨔.

하지만 그 타이밍에 출근 러시가 시작되어 허둥지둥 점포로 돌아갔다.

이후로는 바쁨에 의해 잊혔을 뿐인 일.

 

마리사는 어떻게든 아가야를 구해냈다.

좁은 틈새였지만 땋은 머리는 뻗을 수 있었다.

그리고 숟가락으로 아기 마리사의 몸을 퍼 올려, 조금씩 끌어낸다.

아빠의 땋은 머리에 안긴 마-쨔는 텅 빈 눈구멍을 향하고, 웃는다.

「아빠야… 다행인 고제… 돌아와 준 고제…」

보는 사이에 눈물이 차오르는 두 개의 구멍.

그 애처로운 모습에, 마리사는 목소리가 나오지 않고, 땋은 머리에 담는 힘을 강하게 하는 것으로 응했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마-쨔도 거의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똥인간이… 마-쨔의 집을……」

레이무와 레이뮤의 일을 묻지만, 고개를 가로젓는 것으로 대답이 돌아왔다.

그 바람에 고였던 눈물이 흘러내린다.

 

「이제 괜찮은 거제… 이제부터는 아빠가 함께인 거제…」

「느와아… 다행인 고제… 엄마야도 여동…생도 기뻐할, 고제…」

아기 마리사의 몸은 떨리고 있다.

출팥이 심해, 체온이 저하되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당황하는 마리사였지만, 그 자리에는 아무것도 없다.

설령 있었다고 해도 윳쿠리가 준비할 수 있는 것으로 어떻게 될 만한 상처도 아니다.

 

마리사의 땋은 머리 안에서 아가야의 고동이 조금씩 작아져 간다.

그저 곁에 댄 땋은 머리를 힘없이 빠는 감촉이, 간지럽고, 그립다.

 

그것은 보기 흉한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이 시간쯤이면 자주 인파를 향해 외치는 소리를 들었었다.

「레이무는 금뱃지였습니댜아!」

「부디 도시파의 밥 씨를 주세여! 아가야의 몫만이라도 괜찮으니꺄아!」

이곳의 삶은 명암이 확실하게 갈린다.

밥 씨를 구할 만한 역량과 요령이 없다면, 남는 수단은 인간에게 구걸하는 것뿐이다.

 

성공 사례를 본 적 따위 없다.

대개는 팥소의 꽃을 피우거나, 힘이 다해 다른 윳쿠리의 먹이가 되거나다.

하지만, 이제 마리사에게는 그것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느긋하지 않다고 야유를 받아도 완고하게 그것만은 피해왔다.

아니, 느긋하지 않은 모습이 되었기 때문에, 발 씨도 모자도 인간에게 짓밟혔기 때문에.

긍지만큼은 버릴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그것은 마리사에게 한정된 이야기.

아가야가 관련된다면 그 한계는 없다.

「힘내는 거제 아가야……」

발 씨를 질질 끌며 마리사는 간다.

저녁 어스름이 감싸기 시작한 번화가, 그 인파를 향해.

 

「부탁드립니댜! 마리사의 아가야가 큰일입니댜!」

길가에 마-쨔를 뉘이고, 마리사는 질질 끄는 발 씨로 오가는 사람들에게 호소한다.

「다쳐서! 다쳤습니댜! 마리사로서는 고칠 수 없습니댜아아아!!」

계속 외쳐서 목소리가 쉬기 시작하고 있다. 하지만, 누구 하나 발을 멈추기는커녕 돌아보지도 않는다.

「조금만이라도 괜찮습니댜!! 달콤달콤! 달콤달콤을 주세여어어!!!」

마리사의 모습은 흔히 보는 풍경으로서 훌륭하게 녹아들어 있었다.

 

가로등이 일제히 켜졌다.

밤의 도래다.

「마리사는 어떻게 되든 상관없습니댜! 아가야만은! 구해주세여!」

그때, 눈앞에서 인간의 발이 멈췄다.

그것은 단순히 스마트폰 조작을 위해서일 뿐.

마리사에게는 천재일우.

마지막 기회라며 바싹 다가갔다.

 

「인간 니이이이임! 부탁드립니댜 달콤달콤을!」

주의를 끌려고 땋은 머리로 정장 옷자락을 잡아당겼을 때였다.

인간의 시선이 마리사에게 향하고, 「우왓!?」 작게 소리를 낸다.

알아채 주었다.

그 사실에 마리사가 미소를 띠는 것과 동시에, 시야가 왼쪽으로 기울었다.

 

이어서 땋은 머리에 전해지는 격통.

밟히고 있다고 깨달은 것은 눈초리로 인간의 신발이 움직이고 있었기 때문.

발끝으로 땅을 비비듯, 신발 밑에 붙은 무언가를 긁어내듯.

그리고 그 움직임에 맞춰 땋은 머리가 아프다.

 

「이기이이이이이!!? 마리사의 아가야의 아가야까지 끌어안기 위한 땋은머리가아아아아!」

「젠장, 정장 더럽히지 마. 쓰레기.」

마리사뿐 아니라 들윳쿠리의 온몸은 비위생적이기 짝이 없다.

남김없이 진흙과 기름과 먼지, 거기에 쓰레기를 뒤진 부패한 즙이 배어 있기 때문이다.

짜증에 인간의 땋은 머리를 짓밟는 힘이 강해진다.

「그만둬어어어어! 아프다고 하는데에에에! 마리사 나쁜 짓 안 했는데에에에에!!」

 

땋은 머리가 고정되어,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엉덩이뿐인 마리사.

들썩들썩 휘두르며, 아스팔트를 친다.

더욱 견디기 힘든 고통에 응시가 흩뿌려졌다.

그것이 더욱 인간의 역린을 건드린다.

 

걷어차였다.

배에 일격.

가죽 구두 끝이 파고들어, 「느붓」 하고 팥소가 입에서 터져 나온다.

떠오른 몸.

툭 하는 소리가 나고 길가까지 굴러간다.

얼굴부터 음식점 벽에 격돌해, 「느베엣!?」 이가 부서지고, 구강 내에 파고들었다.

 

벽을 향한 채 웅크리는 마리사.

그것은 이제 아픈 짓을 하지 말아달라는 항복의 증거다.

인간은 손안의 스마트폰이 울리는 것에 의식이 옮겨간 듯하다.

혀를 차며 그 자리를 떠나간다.

마리사는 그것을 눈치채지 못하고 잠시 떨고 있었다.

입가에서 「죄송합니댜」라고 반복하면서.

 

이윽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지, 얼굴을 든다.

거기에는 변함없이 빠른 걸음으로 서두르는 인파가 있었다.

살았나제?

몸을 일으키려다 온몸에 퍼지는 고통.

특히 얼굴이 아프다.

「마리사의 얼굴… 어떻게 된 거제…」

땋은 머리로 더듬으려다, 깨달았다.

움직이지 않는다.

아니, 없다.

땋은 머리가, 없다.

 

인파는 용서 없이 마리사의 땋은 머리를 유린해 간다.

과거의 모자처럼, 압도적인 인파가 끊어져 땅에 달라붙은 땋은 머리를 짓밟는다.

「……땋은머리 씨…」

마리사는 포기하고 있었다.

거기에는 모자를 잃었던 광경이 겹쳐 보였기 때문에.

 

몇 번째인지 모를 분한 눈물.

「크으…… 느그으…」

마리사의 모든 것은 인간에게 짓밟혀, 잃어왔다.

발 씨, 모자, 짝, 아가야, 그리고 땋은 머리까지.

인간은 모든 것을 가지고 있으면서 마리사에게서 빼앗아간다.

그런 인간에게 머리를 숙이고, 간청했는데, 무엇 하나 돌려주지 않는다.

 

「아빠…야」

아기 마리사의 부름에 흠칫 마리사는 그쪽을 향했다.

축 늘어져 누워있는 마-쨔의 목소리는 가늘다.

「아가야… 미안한 거제… 조금만, 조금만 더」

다음이야말로 달콤달콤을 받아내겠다고 그렇게 고했다.

 

하지만, 마-쨔에게서 돌아온 말은 상상조차 하지 못한 것이었다.

「어-째서… 똥인…간 따위에게…… 부탁…하는 거……제…」

「느에?」

그것은 멸시하는 듯한 말투였다.

어안이 벙벙해진 마리사를 무시하고, 마-쨔는 말을 잇는다.

 

마-쨔는 인간에게 아파아파 당했는데.

어-째서 아빠야는 인간을 제재해주지 않는 고제.

마-쨔는 약속 지켰던 고제.

집 지키려고 했던 고제.

그런데 아빠야는 마-쨔의 원수 갚아주지 않는 고제.

어째서인 고제.

어째서 똥인간에게 부탁 따위 하고 있는 고제.

 

「똥부모오오……」

욕설조차 나약하다.

하지만 마리사의 마음을 후벼 파기에는 충분했다.

마리사는 마지막 긍지까지 버렸다.

그런데 그걸로 얻은 것은 아가야로부터의 반감.

그저 아가야에게 원망받았을 뿐이었다.

 

하지만, 이라고 마리사는 입에 담으려다, 이어지지 않는다.

아가야가 맥없이 혀를 내밀고 움직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 몸은 거무스름해지기 시작하고, 서서히 시취가 풍기기 시작한다.

마-쨔는 죽었다.

마지막 순간에 아빠를 만나, 희망을 품고, 배신당하고, 원망의 대사를 남기고, 숨을 거두었다.

 

「아가야아아아아아아아아!? 정신! 정신 차리는 거제 아가야아아아!」

더는 소용없다는 것조차 모르는지, 마리사가 외친다.

아가야 아가야 하고, 밤의 번화가 소란을 찢듯 비명 같은 목소리가 울린다.

「아가야아아아아아아아!?」

그 마리사의 옆구리에 신발이 파고들었다.

압박으로 대량의 응응이 짜내진다.

「시끄러워 쓰레기」

마리사를 짓밟은 인간은 그 말만 남기고 떠나갔다.

 

드러누운 마리사의 눈앞에 아가야의 시체가 있다.

「왜애애애애애… 왜 모두 마리사에게 심술부리는 거제애…」

그 목소리는 서서히 커지고, 명확하게 군중을 향한다.

「똥인간드으으으은!! 얼마나 마리사에게서 느긋함을 빼앗아야 직성이 풀리는 거냐아아아아!」

포효한다.

하지만 거리의 활기는 마리사의 목소리 따위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행동한다.

「젠자아아아앙… 젠자아아아앙……」

아가야의 시체를 물고, 마리사는 인파를 향해 간다.

 

「네놈들이 주긴 거다아아아아아아!!」

참혹하게 변한 마-쨔를 보여주듯 거리 중앙에서 목소리를 높인다.

「사과해애애애애! 사과하고 마리사를 느긋하게 해애애애애애애애앳!!!」

슬금슬금, 같은 장소에서 빙글빙글 돌며 주위 사람들에게 닥치는 대로 다가선다.

그 얼굴에 신발 바닥이 후려쳐지는 것은 빨랐다.

 

누구도 좋아서 개똥을 밟으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고통에 몸부림치는 마리사를 누구나 피하려 했다.

하지만, 내딛는 곳에 마리사가 굴러 들어온다면 어쩔 수 없다.

밟히고,

「마리사의 눈알이이!?」

구르고,

「움직여! 발 씨 움직여어어어어어!?」

또 밟히고.

 

어느새 마리사는 아가야를 놓치고 있었다.

길 한가운데에서, 덮쳐오는 신발 바닥에 떨면서, 그저 웅크리고 중얼거릴 뿐이다.

「집에… 마리사 집에 갈래……」

그 등에 이따금 생각난 듯 신발 자국이 궤적을 남겨간다.

 

다음 날, 쓰레기 집적장에 마리사의 모습은 있었다.

죽지는 않았다.

하지만, 움직일 수 없기 때문에, 쓰레기로서 버려진 것이다.

그 온몸에는 다양한 신발 자국이 새겨져 있다.

 

어째서 이런 일이 벌어졌는가.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다.

마리사는 그저 살기 위해 최선을 다했을 뿐인데.

맞은편 편의점 유리에 마리사가 비치고 있다.

일그러지고 맨살의 색조차 알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무늬로 뒤덮인 몸.

 

그것은 어떤 종류의 포대기처럼 보이기도 한다.

동경하던 애완윳쿠리 같은 포대기.

하지만 마찬가지로 마리사에게 새겨진 그것들은 굴욕의 증거.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마리사에게, 윳쿠리에게 가장 많이 새겨진 증거.

 

이 세상에서 가장 들윳쿠리들에게 어울리는 각인이었다.

  • ?
    Goth 2025.07.12 09:22
    들윳에게 가장 어울리는 무늬
  • ?
    세라폰 2025.07.15 20:56
    결국 나오는 말은 자신을 느긋하게 하라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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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Yukku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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