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

anko3400 자판기

by 류민혜 posted Oct 02,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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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원작자 : 후타바 윳쿠리 괴롭히기 스레 주민
번역자 : ?
번역출처 : 구 윳쿠리 사이트

anko3400 자판기


공교롭게도 잔돈이 없어서 천엔 짜리 지폐를 자판기에 넣었다. 페트병에 담긴 천연수를 골라 버튼을 누르자, 덜컹 하는 소리와 함께 사출구에 병이 떨어졌다.

 

"느삐잇!"

 

무슨 비명 소리 같은 게 들린 것 같아 주위를 둘러봤다. 비명 소리 같은 것, 이라기 보다 방금 그건 분명 윳쿠리의 비명이었다.

 

"아, 이거 설마!"

 

상품 사출구에 손을 들이밀고 천연수 병을 꺼내들었다. 뭉개진 윳쿠리가 묻어있지는 않았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때 자판기 밑 틈새에서 이쪽을 바라보며 울상 짓는 아기 마리사를 발견했다.

아아, 그러니까 방금 전 비명은 이놈이 지른 건가. 자판기 밑에서 자고 있다가 소리와 진동에 놀란 거구나.

 

"야, 너. 그런 데 있다간 밟혀죽는다?"

 

병을 가방에 쑤셔넣으며 주의를 줬다. 고맙게 들을지 어떨지는 내 알바 아니지만.

 

"느극, 느읏, 인간씨, 무셥댜제. 그치만 마리샤는 언니다제. 여동섕을 지킬거다제."

 

뭐야 이자식, 훌쩍대며 중얼중얼 뭐라는 거야.

 

"느극, 인간씨! 여동섕을, 레이뮤를 살려줘쓰면 한다제! 이 상쟈소게 이따제!"

"아무 것도 없던데?"

 

왜 자판기 속에 윳쿠리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사출구에는 아무 것도 없었고, 정말 이 자판기 안에 들어간 게 맞다면 살려낼 방법은 없는 거나 마찬가지다.

애초에 윳쿠리 따위한테 쓸데없는 노력을 기울일 정도로 미친 것도 아니고.

 

"그럴리가업따졔! 모땐인간씨가레이뮤를 이 상쟈안에가더놔따제! 정말이다제! 거진말아니다제! 아까까지 울고이써따제!"

"우는 소리 안 들렸는데?"

 

듣는 둥 마는 둥 하며 거스름돈 레버를 돌렸다.

 

"정말이다제에에에! 피고내서 잠깐 자쓸뿐이다제에에에에!"

"졸라 시끄럽네, 밟는다?"

 

탁구공 정도 크기 밖에 안 되는 주제에, 어쩜 이렇게 목소리만 클까.

거스름돈 나오는 곳에 손가락을 집어넣자

 

"무거어! 늣"

 

아기 윳쿠리라면 들어가겠지.

바깥에서 밀어야 열리는 커버가 달려있어서 나오지도 못했을 거고,

잔돈 870엔이 머리 위로 떨어지니까 비명을 질러대도, 아기 마리사의 고성 때문에 소리도 묻혔을 거다.

손끝에 느껴지는 미지근한 팥소의 불쾌감.

어떤 새끼야 이딴 재수없는 짓한 새끼는!

아, 돌아버리겠네.

마리사는 뭐하나 하고 보니, 입을 쩍 벌린 채 꽁꽁 얼어붙어있었다.

손 끝에 약간의 떨림이 느껴졌지만, 작게나마 '늣, 늣' 하는 소리도 들렸지만, 더 깊숙한 곳까지 손가락을 쑤셔넣어

팥소 범벅이 된 잔돈을 꺼냈다.

 

"느애애애애애앵! 느애애애애애애앵! 마리샤의 여동섕이이이이이이!"

 

짜증나 죽겠네.

 

"여동섕을 쥬긴 인간은 느그타게주거어어어어어어!"

 

찰싹찰싹 눈물 날 정도로 힘 없는 몸통 박치기를 해오는 마리사를 집어들었다.

 

"주거! 주거! 주...마리샤, 하느를 날고이따제!"

 

울면서 배시시 웃음을 지으며 선언하는 마리사를 머리 위까지 치켜 들었다가

 

"하느를..."

 

땅바닥에 내팽개쳤다.

 

 
단말마조차 지르지 못하고 팥소의 꽃을 피운 아기 마리사와, 잔돈과 손가락에 끈적하게 달라붙은 아기 레이무를 방금 전에 산 물로 씻어낸 뒤, 물을 한 병 더 샀다.

물론 잔돈이 생기지 않도록 하면서.

 


 


류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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