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그렇듯 오역이나 오타 지적은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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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 윳쿠리
고래 아키
신정에 조금 떨어진 신사에 첫 참배를 가게 되었다.
이 근방에서는 가장 큰 신사라 인파도 많았다. 오가는 사람들의 물결로 발 디딜 틈도 없을 정도였다.
도리이부터 수신문까지 노점들이 죽 늘어서 있었다. 어느 가게든 대단한 성황이었다.
……아니, 하나만, 손님이 없는 가게가 있었다.
거기만 구멍이 뚫린 듯 인파가 피해 가며, 마치 누구 눈에도 보이지 않는 것 같았다.
왠지 신경 쓰여 앞에서 멈춰보니, 판넬에는 『컬러 윳쿠리』라고 쓰여 있었다.
컬러 윳쿠리라는 건 아기 윳쿠리(대부분은 레이무)에 색을 칠한 것일 뿐이다.
펫용 윳쿠리의 생산 모체로는 레이무가 쓰이는 일이 많다. 윳쿠리 중에서도 단연 다산이기 때문인데, 당연히 절반 이상은 레이무가 태어난다.
그런데 레이무 종은 펫으로 기르는 데 다른 종보다 손이 많이 가는 주제에 상품 가치가 낮고, 도매가도 싸다. 수지가 맞지 않아 대부분의 경우 태어나자마자 가공소로 보내져, 가축 사료나 윳쿠리 푸드로 가공되어 버린다.
그렇다고 해도 가공소 쪽에서도 레이무는 남아도는 편이라 인수 가격은 싸다(킬로당 3엔 정도라고 한다). 이러면 운송비만으로도 적자가 난다.
그렇다고 자기네에서 처분하려고 해도 음식물 쓰레기로 내면 처분비가 들고, 자체 가공한다는 것도, 레이무를 위해 새로 설비 투자하는 건 바보 같다. 애초에 본전도 못 뽑는다.
그래서 머리를 싸맨 펫 기업의 어떤 사람이 레이무에 색을 칠해봤다.
레이무의 인기 없음의 이유 중 하나가 저 촌스러운 겉모습이다. 빨강, 파랑, 초록 등, 본래 레이무에게는 있을 수 없는 화려한 착색으로 아이들 눈을 끌었던 것이다.
보통 윳쿠리를 살 경우, 학대용이 아니라면 보통은 한 번에 한 마리만 구하지만, 색깔이 다르면 컬렉터 심리가 자극되어 그만 여러 마리를 사버린다. 하나에 30엔으로 아이라도 구입하기 쉬운 금액이라는 것도 있어, 나오기 시작한 당초에는 잘 팔렸다.
물론, 색이 칠해져 있다고는 해도 어차피 레이무다. 귀엽지 않다. 게다가 거친 취급 덕에 기운이 없고, 사서 돌아가도 대체로 사흘도 버티지 못하며, 학대해도 재미없다.
새로움이 사라지면 일부러 발걸음을 멈추는 사람은 없어져 버린 셈이다.
그 인기 없는 가판대는 몸통 달린 테위 한 마리가 혼자 가게를 지키고 있었다.
가게 앞에 늘어놓은 바구니 안에는 노란색이며 보라색이며 분홍색이며, 갖가지 색깔의 아기 레이무가 빈틈없이 들어차 있었다.
「느으으…… 느으으……」
어느 레이무도 의기소침해서 울상을 짓고 있었다. 리본이나 머리카락 같은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뿌리째 부정당하거나, 운송 중에 터진 아기 윳쿠리의 팥소가 달라붙거나, 또 응시는 줄줄 흘리고 있어서, 느긋할 수 없는 요소가 가득하기 때문이다.
정초부터 경기가 나쁘다. 레이무의 비인기 이유 중 하나인 시끄러움이 줄어들었다고는 해도, 이래서는 안 팔리겠지.
놀릴 기분도 안 난다고, 그때는 생각했다. 그런데, 시선을 돌리려다 문득 눈에 띈 하나의 바구니에, 나는 못 박혀버렸다.
「우와, 이거 귀여워……」
이 재미없는 가판대 중에서 그 바구니 안의 것만은 별물이었다.
동그란 눈동자의, 흰색과 갈색 얼룩무늬의, 털이 긴, 복슬복슬하고 푹신푹신한, 긴 귀가 양옆으로 늘어진…… 토끼 한 마리.
나는 그 토끼에게 강하게 끌려버렸다. 거의 운명적이라고 할 만하다. 레이무 따위와는 비교가 안 된다.
컬러 윳쿠리를 본 뒤라 토끼가 더 귀여워 보인다는 작전인가. 잘하네.
손이 자연스럽게 지갑을 꺼내고 있었다. 이건 어떻게든 우리 집으로 모셔와야 한다. 펫 가능 맨션이라 다행이었다.
테위가 「감사합니다」라며 손을 내밀고, 빙긋 웃었다.
……라는 게 한 달 정도 전 이야기.
지금, 내 눈앞에는 세 마리의 아기 레이무가 있다.
오늘은 일요일이지만 특별히 예정은 잡지 않았다. 날씨 좋음에 이끌려 근처 공원에 산책을 온 참이다.
바람은 없고, 입춘을 앞두고 한발 먼저 봄기운이 감돌고 있다. 왠지 기분도 들뜬다.
나는 햇볕이 잘 드는 벤치에 앉아서 스케치북을 폈다. 그림 그리는 게 취미다.
그 순간, 발밑에서 날카로운 목소리가 올라왔다.
「「「느긋하게 있으라구!」」」
……기분 망쳤네.
눈을 돌리니 세 개의 더러운 만쥬가, 뭐가 재미있는지 귀밑털을 흔들흔들, 깡충깡충 뛰어다니며, 늣치늣치 떠들고 있다.
벌써 그 짓거리만으로도 으깨져도 할 말 없는 상황이다. 들윳쿠리가 태평하게 사람 앞에 나타나다니, 공원에 살고 있는 것치고는 경계심이 없다.
뭐, 이 시기에 이 크기라는 건, 부모도 생각 없는 바보의 순혈종이겠지.
「네네 느긋하게 느긋하게」
쉬쉬 하며 쫓아낸다. 이 이상 이 기분을 더럽히고 싶지 않다. 안 으깨줄 테니 빨리 어디론가 도망가면 좋겠다.
하지만 그런 내 자비로운 마음도 모르고 레이무들은 멍한 얼굴을 지었다.
「늣늣, 이 인간 씨, 별로 느긋하지 않다구!」
……누구 탓인데.
「정말, 뭐야. 무슨 일이야?」
나는 상당히 뚱한 얼굴이었을 것이다. 레이무들은 그런 나를 불쌍히 여기는 듯한 눈으로 바라보며,
「저기 말야, 저기 말야, 인간 씨는 ‘그림 그리기’ 하는 거지?」
라고 말했다.
「그래, 그게 어쨌는데?」
「레이뮤, 귀엽지?」
「그러니까, 귀여운 레이뮤가 모델! 이 되어줄게!」
「레이뮤의 미모를 후세에 남기는 건 인간 씨에게 아주아주 명예로운 일이라구!」
「잘 그려주면 보상으로 레이뮤를 애완윳쿠리로 할 권리를 줄게!」
「「「느긋하지 말고 빨리 하라규!」」」
……응, 소수를 세어서 진정하자. 식물 같은 마음으로 호흡법. 히히후. 히히후.
정말 사람을 짜증 나게 하는 데 능숙한 만쥬들이다. 하나의 재능이긴 하지만,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는 전혀 생각되지 않는다.
레이무의 이 무조건 자신은 사랑받는다고 확신하는 부분이 정말 싫다. 저 속 검은 안쪽은 팥소가 아니라 세계 모든 악덕을 끓인 잼일 게 틀림없다.
애초에 나는 레이무가 싫다. 성격도 언행도 싫지만 그 이전에 디자인이 싫은 것이다.
30년 전 센스의 리본. 끈적한 「머리 감은 게 한 달 전」 같은 머리카락. 지성의 조각도 느껴지지 않는 눈동자. 무엇보다 귀밑털이 최악이다. 뭐야 저거. 저게 없으면 어느정도 조금은 볼 만했을 텐데.
뭐가 슬퍼서 레이무 따위를 길러야 하는가. 뭐가 귀엽냐, 불쌍하다의 오해겠지.
정말 불쌍하게, 레이무 따위로 태어나서. 내가 레이무였다면 태어난 그 자리에서 자살한다.
이렇게 날씨가 좋은데 마음이 검게 칠해져 간다. 험악한 정도를 더해가는 내 모습에 눈치챌 기색도 없이, 레이무들은 어필에 여념이 없다.
「레이뮤 쭈─욱쭈─욱 할게!」
오른쪽 끝 레이무가 쭈─욱쭈─욱했다.
「레이뮤 콜록콜록 할게!」
왼쪽 끝 레이무는 콜록콜록하고 있다.
「레이뮤는 세계의 아이돌이야!」
그리고 가운데 레이무는 엉덩이를 몰캉 하고 흔들고(마리쨔의 몰캉몰캉에 비해 움직임이 둔하다), 뱅글 돌아서 찰칵 하고 윙크!
「「「레이뮤 귀엽지? 빨리 그림 그려서, 애완윳쿠리로 삼아라구!」」」
……이건 어떻게든 우리 집으로 모셔와야겠다.
나는 스케치북을 덮었다. 그리고 티슈를 꺼내자 말없이 레이무들을 감싸, 가방에 넣었다.
나는 2LDK 임대 맨션 5층, 동쪽 모퉁이 방에서 혼자 살고 있다. 네, 부모님 돈입니다.
앗, 지금은 혼자 살기가 아니었다. 한 달 전부터 동거인이 있다.
「다녀왔어, 레이센」
케이지를 향해 인사하자 토끼 레이센은 폴짝 얼굴을 들고 수염을 움직였다. 아아, 귀여워. 게다가 조용하다.
테이블에 신문지를 깔고, 그 위에 티슈 포장을 올려놓는다.
「늣치, 늣치」
「늣푸, 여긴 어디야?」
「도착한 거야?」
안에서 레이무들이 일제히 기어나왔다. 그 곤충 같은 움직임에 소름이 쫙 돋는다. 뭐랄까, 완전히 똑같은 형태의 것이 잔뜩 꿈틀거리고 있으면, 생리적인 혐오감이 있지.
레이무들은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입을 딱 벌리고 엉뚱한 곳을 올려다보며, 「느와아아아……」 하고 감탄의 목소리를 흘렸다. 덤으로 마무마무에서는 시시를 흘리고 있다.
정말, 바로 흘리거나, 자꾸 아이를 만들고 싶어하거나, 레이무 종의 모든 의미에서의 아래쪽 느슨함이 싫다.
한 마리 레이무가 감격해서 목소리를 냈다.
「레이뮤들, 애완윳쿠리가 됐구나!」
아니아니, 너희들을 기를 생각은 없어. 아아, 귀엽지 않네. 시끄럽고.
우리 맨션은 펫 가능이라 윳쿠리도 기를 수 있지만, 레이무만은 안 된다. 규약에도 명기되어 있다. 만약 레이무를 지속적으로 방에 두려면 입을 막아두지 않으면 안 된다.
저런 소음 만쥬, 교외의 단독주택이나 완전 방음의 학대 방이 아니면 기를 수가 없다는 게 지금은 공통인식이 되어 있다. 그게 아니어도 레이무 따위는 안 기르지만.
「떨어지면 죽으니까, 거기서 움직이지 마」
일단 전해두고 갈아입으러 간다. 마리쨔라면 돌아올 때쯤엔 죽어있겠지.
「지금 밥 줄게─」
갈아입고 와서, 케이지 옆에 자리 잡은 물건을 가볍게 두드리며 레이센에게 말을 걸었다.
빨간 리본의, 검은 머리의, 농구공 크기의 만쥬. 출하되기까지는 레이무라고 불렸던 물체다. 발을 태우고, 귀밑털을 잘라내고, 입을 지퍼로 막아놓았다. 토끼 먹이용으로 함께 팔렸던 것이다.
정자팥 앰플의 끝을 파킷 하고 꺾어서 머리에 찔러 안을 짜내자, 금세 늑늑 줄기가 자라났다. 끝에서 네 개, 아직 이목구비도 알 수 없는 열매윳쿠리가 달려 있다.
손을 뻗자 레이무였던 것이 떨었다. 상관없이 줄기에 손을 대고, 뿌리부터 꺾는다. 레이무의 성과가 소리 없이 절규했다.
이게 레이센의 평소 밥이다. 보통 야채도 먹이고 있지만, 무농약 윳─기 재배라 안심이다.
「야─앙, 귀여워」
우적우적우적 하고 줄기가 입 안으로 사라져가는 모습이 귀엽다. 이게 윳쿠리라면 튀어서 더러운 수준이 아니겠지. 레이무의 잔해도 감동한 나머지 눈물을 흘리고 있다.
레이센을 케이지에서 들어 올려 무릎에 안고, 브러싱한다. ……좋아, 깔끔하게 정리됐다. 바닥에 놓아준다. 레이센은 얌전하다고는 해도 토끼다. 방 안을 뛰어다니고 있다. 귀여워.
레이센을 놀게 놔두고 케이지를 청소한다. 응응을 바닥에 깐 시트째 말아버린다. 브러시의 빠진 털을 치운다. 그리고 부엌의 음식물 쓰레기나 종이 조각이나 비닐이나 냅킨 같은 것들을, 싫어하는 컴포스트의 입 지퍼를 열고, 전부 다 함께 밀어 넣어버린다. 이렇게 지퍼를 닫아두면 내일에는 전부 없어져 있으니 편리하다.
「〜〜〜〜〜〜!!」
갑자기 컴포스트가 날뛰기 시작했다. 앞뒤좌우상하로 몸을 비틀며 격렬하게 흔든다. 시선을 따라가니 테이블 위에 못 박혀 있었다. 아아, 아기윳쿠리를 눈치챈 건가. 그건 네 아가야가 아니야.
귀찮아서 뒤돌려 놓았다.
정신 차려보니 아기 레이무들이 또 시시를 흘리고 있었다.
「뭐, 뭐야 저건……」
「느긋할 수 없어……」
「어째서 레이뮤한테 그런 걸 하는 거야……?」
어째서라니…… 레이무니까라고밖에 말할 수 없다. 쓰레기를 먹고 줄기를 틔우는 게 레이무의 천분이지? 이게 앨리스나 묭이라면 조금 불쌍한 기분이 안 드는 것도 아니지만.
타고난 자질을 최고로 살릴 수 있다니 행복하지 않아. 에반게리온에 안 타는 신지 따위는 개미보다 가치가 없어?
그렇다고 해도, 쓰레기를 먹고 쓰레기를 낳기만 하는 일생이라니 너무 가엽다. 오늘 그녀들을 우리 집에 초대한 것은 그 처지에 동정해서다.
너무 불쌍해서, 다른 윳쿠리로 만들어주려고 생각한 것이다.
저 가판대의 색만 칠한 컬러 윳쿠리를 떠올린다. 열심히 하면 조금 더 나은 걸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일단, 토해내기와 소음 방지를 위해 의료용 테이프를 입에 붙였다. 피부에 무해한 저자극성이라 아기윳쿠리라도 안심이다.
「……! ……!」
순간 레이무는 말을 할 수 없게 됐다. 입 안에 뭔가를 넣고 있으면서도 말할 수 있는데, 지퍼라든가 이렇게 테이프로 막아버리면 아무것도 말할 수 없게 된다. 정말 알 수 없는 날것이다.
다음은 피부를 마스킹해준다. 비닐봉지에 넣고, 봉지 입을 머리카락 경계선에 맞추며 의료용 테이프로 붙여나간다. 한 바퀴 돈 곳에서 꽉 조여, 꼼꼼히 접어서 깔끔하게 실링하고, 틈이 없도록 한다.
그리고 나서 머리 색을 바꾼다. 안타깝게도 윳쿠리의 머리 색은 세정 작업으로 빠질 정도가 아니라서, 위에서 칠해버리기로 한다.
물감 접시를 세 개 준비하고, 각각 흰색, 노란색, 갈색 물감을 푼다. 식용 스프레이? 그거 비싸잖아.
나는 고무장갑을 끼고 한 마리 레이무를 손에 들고, 리본과 귀밑털 장식을 떼고, 거꾸로 해서 노란색 물감 접시에 집어넣었다. 손 안에서 버둥거리고 있지만 방해가 될 정도는 아니다.
머리카락을 조금씩 풀어, 한 올 한 올에 스며들도록 슥삭슥삭 발라준다. 머리가 노랗게 변해가는 대신 떨어진 때로 물감에 검은 것이 섞여간다. 레이무 종의 머리는 끈적끈적 기름져서 싫다. 마리쨔 같은 푹신푹신함이나 앨리스 같은 매끈매끈함이 없다.
입을 열면 「까마귀의 젖은 색」이라든가 「칠흑의 밤하늘」이라든가 「옵시디언 씨」라든가 멋대로 자칭하고 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가장 가까운 건 바퀴벌레일 것이다. 레이무 종의 이런 자신과대증에 자만하는 부분이 싫다.
5분 정도 열심히 하자 머리가 완전히 노래졌다. 신문지를 깔고 빨래 행거로 거꾸로 매달아둔다. 물감이 아래로 톡톡 떨어졌다.
남은 두 마리도 마찬가지로 갈색과 흰색으로 염색해, 거꾸로 매단다.
바람에 날아가지 않도록 뒤에 손을 대고 드라이어로 말린다. 비닐 안에 있어도 뜨거운지, 레이무는 격렬하게 움직였다.
으음, 학대가 아니니까 비명은 필요 없다고 생각해서 입을 막았는데…… 역시 실황이 없으면 조금 쓸쓸하네.
10분 정도로 레이무들의 머리가 완전히 마르자 봉지에서 꺼냈다.
……우와, 징그러워!
세 마리 모두 삶아진 것처럼 빨갛게 되어 있다. 거꾸로 매단 탓인지 새빨갛게 충혈된 눈알이 튀어나올 것 같다. 그런데 피가 흐르는 것도 아닌데 왜 빨개지는 걸까. 신기하다.
눈알을 밀어 넣고, 스포이트로 오렌지 주스를 빨아올려 안약 대신 넣어주자, 겨우 눈에 빛이 돌아왔다. 크게 숨을 쉬는 것처럼, 몸이 부풀어 오르기도 하고 오므라들기도 한다. 그런데 입을 막아놨는데 왜 호흡할 수 있는 걸까. 신기하다.
자, 그럼 우선 『앨리스』부터 준비하자.
나는 노란 머리의 레이무를 손에 들었다.
먼저 머리를 정리한다. 머리를 일회용 빗으로 빗고, 가위를 들고 적당히 그럴듯하게 커트. 귀밑털이었던 부분은 과감하게 커트. 그리고 끝을 맞춘다.
다음은 리본. 어, 어느 게 어느 것이었더라. 뭐, 됐지. 나는 적당히 오른쪽 끝의 리본을 고르고, 다리미로 다렸다. 직사각형의 긴 변을 잘라내고 머리에 감아, 뒤에서 묶는다. 남은 부분은 잘라버렸다. 그리고, 더 나아가 리본 양끝의 프릴 부분을 잘라내고 신중하게 붙인다.
──어, 뭔가 생각보다 앨리스스럽게 됐네.
그래, 이번 목적은 이렇게 이것저것 가공해서 레이무 이외의 윳쿠리답게 만드는 것.
기세를 타서 이번에는 『묭』을 만들자.
머리를 빗고, 적당히 자른다. 그런데 레이무의 모질은 나쁘다.
리본은 간단하다. 검게 물들여서 그럴듯하게 묶기만 하면. 응, 이 각도.
마지막은 『첸』.
헤어스타일은 별로 건드리지 않아도 되지만 고양이 귀를 만들 필요가 있다. 일단 머리의 일부를 세워서 시럽으로 굳혀봤다.
……아─, 실패했다. 첸의 귀 안쪽 부분을 표현할 수 없다. 흰색으로 칠해두자. 덤으로 금색으로 귀고리처럼 보이게 그려버리자.
그리고 나서 갈색으로 염색한 장식을 귀밑털에 다시 달고, 뿌리에서 잘라낸다. 그리고 그 귀밑털 끝의 부풀어 오른 부분을 사탕으로 굳혀서 항문에 집어넣었다. 어, 엄청 엉덩이 흔들고 있네. 꽂은 귀밑털이 따라서 흔들려, 멀리서 보면 꼬리처럼 보이지 않는 것도 아니다.
자, 문제는 모자다. 레이무의 리본으로 첸의 모자 볼륨감을 내는 건 어렵다. 어떻게 해야 할까……
뭐, 레이무일로 너무 고민해도 어쩔 수 없다. 윳쿠리의 초록 부분이라는 연상에서, 나는 다시 정자팥 앰플을 손에 들고, 구 레이무의 머리에 찔렀다. 금세 늑늑 줄기가 돋는다. 줄기를 꺾고, 뿌리의 가장 굵은 부분을 둥글게 썰어서 동그랗게 깎아낸다. 나머지는 레이센에게 줬다.
이걸 그대로 올려놔도 떨어질 뿐이니, 첸 레이무의 머리를 사비에르처럼 동그랗게 밀고, 거기에 접착제로 붙인다.
입의 테이프를 떼어내고……
완성, 나만의 컬러 윳쿠리!
보브 스트레이트 백발에 검은 리본의, 묭…… 같은 뭔가.
노란 푹신 숏컷에 빨간 리본을 감은, 앨리스…… 같은 뭔가.
갈색 머리에 초록 모자를 쓴 고양이 귀, 귀고리, 그리고 꼬리가 난, 첸…… 같은 뭔가.
응, 애매하네. 뭐, 원래 레이무 상태보다는 나을 것이다.
「느굿…느굿…」
세 마리는 울기만 한다. 모처럼 공을 들여줬는데 고마움 하나 못 표현하는 걸까. 레이무의 「고마워」라는 감사하는 마음이 없는 부분이 싫다.
뭐, 레이무를 개조했다고 해서 별 일이 생기는 것도 아니지만. 스마트폰으로 찍어서 올리면 용무 끝이다.
나는 전 레이무의 통상종 모조품들을 공원에 데려가서 릴리스했다.
「자, 무리로 돌아가」
「「「이제 싫어어어어어어!」」」
전 레이무들은 울면서 달아나, 무리의 윳쿠리들 아래로 뛰어들었다.
맞이하는 윳쿠리들은 당황한 얼굴이다.
「늣늣, 못 본 윳쿠리들이 온다구!」
「뭔가 이상한 애들이네……?」
「느긋할 수 없다구……」
「느긋할 수 없는 윳쿠리는 이쪽 오지 마!」
어른들의 기세에 겁먹으며, 앨리스 모조품이 한 마리 레이무에게 도움을 청했다.
「어, 엄마야! 도와줘어어!」
「너 같은 느긋할 수 없는 쓰레기한테 엄마라고 불릴 이유는 없다구! 느긋할 수 없는 윳쿠리는 제재라구!」
「「「능야아아아!」」」
레이무가 휘두른 귀밑털이 세 마리 전 레이무들을 쓸어버렸다. 그걸 시작으로 마리사가, 첸이, 파츄리가, 각각의 땋은 머리나 꼬리로 전 레이무들을 제재하기 시작한다.
아─아, 역시나 느긋할 수 없는 윳쿠리로서 괴롭힘당하고 있네.
역시 내가 손본 장식으로는 윳쿠리에게 제대로 인식시킬 수 없었던 것 같다. 앞으로의 과제로 해두자.
나는 스마트폰을 꺼내서 전화를 걸었다.
「아, 여보세요, 가공소세요? 네, 윳쿠리가 시끄러워서. 어떻게든 해주실 수 있나요? 네, 근처 공원입니다. 장소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