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

anko2776 무슨 짓을 해도 부족하잖아

by 류민혜 posted Sep 25,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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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자 : 후타바 / 台詞あき
번역자 : ?
번역출처 : 구 윳쿠리 사이트



anko2776 무슨 짓을 해도 부족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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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의 말 : 

만화번역 쪽에 올라온 월동만화를 보고 전에 읽었던 이 작품이 떠올라 번역해 보았습니다.

 고증물이며, 자멸 외에 학대는 나오지 않습니다. 윳쿠리들보다 인간들만 나오는 장면이 더 많지만,

이런 설정도 괜찮겠구나... 하고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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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ko2776 무슨 짓을 해도 부족하잖아.

 

고증, 월동, 가족붕괴, 동족살해, 동족잡아먹기, 구제, 한 쌍, 자연계, 현대, 독자설정

 

 

 

 차가운 공기와 이파리가 떨어진 나무들이 겨울이 왔음을 알려주고 있다.

 산속, 나무뿌리 부분에 있는 구덩이에서 목소리가 들린다.

 

[다녀왔다제, 레이무!]

[어서와, 마리사!]

 

 레이무와 마리사 한 쌍이다.

 봄에 이 산의 무리에서 태어나, 늦여름에 독립하고, 겨울에 처음으로 한 쌍이 됐다.

 그리고, 태어나 자란 무리의 차세대로서 생활하고 있다.

 흔히 있는, 매우 평범한 한 쌍이다.

 

[이제 곧 겨울씨가 온다제. 밥씨가 별로 없었다제.]

 

 마리사가 모자 안을 보여준다.

 말하는 것과는 반대로, 모자 안은 80% 정도 풀과 벌레로 채워져 있었다.

 마리사의 말은, 적은 수확량에 평소라면 먹지 않았을 것을 더해 가져왔다는 뜻이었다.

 

[겨울씨는 풀씨나 꽃씨나 벌레씨가 없어지니까 어쩔 수 없다구. 밥씨가 없어서 도둑도 나오고 있고.]

 

 마리사는 식량조달을 위해 나가고 집을 지키고 있을 때, 무리에 식량도둑이 나온 것이다.

 레이무를 포함한 집에 남아있던 윳쿠리들이 경비를 선 덕에 붙잡을 수 있었다고 레이무는 말했다.

 다행히도, 피해는 없었다고 한다.

 

[겨울씨 전에는 뒤숭숭해진다고 대장이 말했었다구. 무섭다구.]

[하지만, 레이무 덕분에 마리사랑 레이무의 집의 무사했다제! 레이무한테는 감사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제.]

[아니라구. 레이무는 집에 남아있으니까, 이 정도는 당연하다구.]

 

 레이무는 마리사에게 미안함을 느끼고 있었다.

 집에 남아있는 아내 역의 윳쿠리는 경계나 집의 보수 등을 하고 있어서, 집이나 무리에서 그다지 멀리 나갈 수 없었다.

 남편 역인 마리사는 위험을 무릅쓰고 산을 뛰어다니며, 식량을 모아오고 있는데도.

 무리의 동료들은 원래 분담하는 거라고 말하지만, 레이무 자신도 독신일 적에 식량을 모으러 나갔기에 얼마나 힘든지 알고 있다.

 최소한의 보탬이 될까 생각해, 집 근처에 있는 먹을 만해 보이는 것이나 문단속에 쓸 만한 것을 찾곤 했다.

 

[자, 피곤해서 배가 꼬~록꼬~록이지. 밥씨를 먹자구.]

[느느! 밥씨!]

 

 레이무가 식사를 준비하러 비축해둔 식량 쪽으로 향한다.

 그녀들이 힘낸 결과, 평소라면 생각할 수도 없을 만큼의 식량이 쌓여있다.

 

[마리사 덕분에, 이렇게 잔뜩 밥씨가 모였다구.]

[마리사랑 레이무가 열심히 해서라제. …알고 있다제, 레이무도 밥씨를 모아줬다는 거. 고맙다제.]

[…마리사.]

 

 마리사의 말에, 레이무는 보답 받은 기분이 됐다.

 미소에 눈물지으며, 기운찬 목소리로 마리사에게 말했다.

 

[마리사, 고맙다구! 자, 밥씨를 먹고, 그 뒤에 월동에 들어가자구!]

[봄씨가 기대된다구!]

 

 식사를 마치고, 레이무가 둥지 입구를 나뭇가지로 막아간다.

 평소보다 신경 써서 막아둔 입구에서, 가느다란 빛줄기가 몇 가닥 둥지 안으로 들어온다.

 그 빛 속에서, 마리사와 레이무는 월동의 시작을 선언했다.

 

[[겨울씨가 와도, 느긋하게 있자구!]]

 


 

 산속에서 키가 큰 남자와 세미롱의 여자가 추위에 떨고 있었다.

 방한구를 입고는 있지만, 겨울 공기와 바람이 체온을 앗아간다. 

 

[춰! 왜 우리가 이런 데까지 와서 윳쿠리 무리를 뭉개야 하는 건데!]

[나도 그렇게 생각하지만, 일이니까 어쩔 수 없잖아. S, 얼른 끝내고 돌아가자.]

[알으쓰. 만쥬들 좌표 불러줘, A.]

 

 A가 가리킨 좌표는 여기저기 퍼져있고, 전부 두 사람의 앞쪽에 위치하고 있었다.

 수는 약 80이다. 도스를 가리키는 표시는 없고, 평범한 윳쿠리가 모여있는 무리로 보인다.

 

[왜 하필 이럴 때만 이렇게 많냐고.]

[노령인구가 많은 마을 옆이라, 구제할 사람이 없어서 늘어난 게 아닐까?]

[작년부터 눌러앉았다고 했으니까, 영감님이. 나 참, 왜 하필 이럴 때 J는 없는 거냐고.]

[그 J한테서, 이번 구제에 대한 지시가 왔어. 이 시기라서 가능한, 비교적 편한 방법이라는 것 같은데.]

 

 A가 봉투를 열자, 안에는 한 장의 종이가 들어있었다. 

 프린터용 인쇄용지였지만, 글자는 손으로 쓴 것이었다. 서둘러 쓴 건지, 휘갈겨 썼다.

 

[뭐라고 써져 있어?]

[읽을게. <시간이 없으니까 방법만 쓴다. 작은 고체연료에 불을 붙여 집어넣고, 2분 정도 지나면 둥지 입구를 흙으로 메워 바람이 들어가지 않도록 해라. 그것만으로도 정리된다. 단단하게 해도 되지만, 양은 약간 많게.> 라고, 에에? 메우기만 해?]

[그것만 하면 된다니, 어이. …응? 아~아~, 그런 거냐. 좋아, 얼른 해치우자고. 여기서부터 절반은 내가, 저쪽은 너. 불을 다룰 땐 조심해. 금방 불은 꺼지겠지만 말야.]

 

 S는 삽을 어깨에 걸치고, 배낭에서 꺼낸 고체연료자루를 손에 들고 걸어간다.

 그걸 뒤따라가며, A가 묻는다.

 

[알았다니 뭘? 이걸로 괜찮은 거야?]

[어어. 전에 이 녀석들의 겨울나기에 대해서 물어봤는데 말야. 아마 그 대답일 거야. 무엇보다, 윳쿠리에 대해서는 J가 하는 말이 틀릴 리가 없잖아.]

[구제하지 않아도 되는 걸까.]

[그 구제방법이 생매장이라는 거겠지. 뭐, 끌어내서 뭉갠 다음에 구멍을 메우는 것보다는 훨씬 편하구만.]

 

 A는 납득이 안 간다는 표정이었지만, 추위에 져서 작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3시간 정도 지나고, 일대 윳쿠리는 전부 생매장되었다. 그 대가로, 따스한 지하의 작은 방을 손에 넣었다.

 윳쿠리로써는 만들 수가 없는 훌륭한 공간이니, 그녀들에게 느긋함을 제공해 줄 것이다.

 


 

 레이무는 눈을 떴다.

 짝인 마리사가 그걸 알고 말을 건다.

 

[좋은 아침이다제, 레이무! 느긋하게 있으라구!]

[좋은 아침, 마리사. 느긋하게 있으라구!]

[레이무, 집 안이 따끈따끈이다제!]

 

 그 말을 듣고 레이무는 깨달았다.

 어제는 집 안이라도 약간 추웠는데, 지금은 다르다.

 마치 봄이 온 것처럼 따뜻했다.

 

[레이무가 입구를 막은 게 느긋해서 따근따끈이 된 거라제! 느긋하게 고맙다제!]

 

 마음 속에 뭔가 걸리는 게 있었지만, 아무래도 상관 없다고 생각돼 무시했다.

 도리어, 마리사가 칭찬해주고 있다는 쪽이 중요했다. 칭찬받는 건 기쁘다.

 그에 대해선 정중하게 답해야 한다고 생각해, 입을 연다.

 

[느느~응, 그 정도는 아니라구우!]

[마리사는 레이무 같은 색시를 가져서 행복하다제!]

[말이 지나치다구, 마리사~. 자, 밥씨를 먹자구. 배가 꼬~록꼬~록이지?]

[느늣! 이제 보니 그렇다제! 배려도 할 수 있다니, 역시 레이무는 최고다제!]

 

 마리사의 쏟아지는 칭찬에 쑥스러워하며, 식사준비를 하려 한다.

 비축해둔 식량이 있던 방향으로 눈을 돌리려 하다가, 이상함을 눈치챘다.

 보이지 않는다. 깜깜하다. 어둠은 식량이 있는 장소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반려까지 가리고 있었다.

 

[어래? 어래래?]

[왜 그러냐제, 레이무?]

[집 안이 깜깜하다구. 밤씨가 돼버린 걸까?]

[그러고 보니 깜깜하다제. 하지만 신경 쓸 필요 없다제! 대장이 월동 중에는 그런 거라고 말했었다제!]

[그럼 괜찮겠네! 그래, 밥씨를 먹어야지.]

 

 헤매며 앞으로 나아가자 약간 떨어진 곳에서 몸에 뭔가가 닿았다.

 입에 물어 보니, 벌레라는 걸 알았다. 뒤돌아서서, 입에 문 채 부른다.

 

[마리사, 어디 있어?]

[이쪽이라제.]

 

 목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가다가 부드러운 무언가에 부딪쳤다. 

 그걸 뺨으로 비벼보고 물러났다.

 

[미안, 마리사. 부딪쳐 버렸다구.]

[덜렁대는 점도 귀엽다제. 하지만, 이대로라면 레이무가 힘들겠다제. 어디에 밥씨가 있는지도 모르겠고.]

 

 매번 매번 부딪치거나 하면 곤란하다고 생각했는지, 마리사가 능능 소리내며 고민한다.

 잔뜩 고민한 뒤 목소리를 낸다.

 

[맞다제! 레이무, 밥씨는 어느 쪽이냐제?]

[이쪽이라구.]

 

 레이무가 감에 의지해 식량 쪽으로 향한다.

 운 좋게, 둘 다 식량을 만질 수 있었다.

 

[여기 있는 밥씨를, 둘이서 사이 좋게 우~걱우~걱 하는 거라제. 그러면 준비하려고 부딪치지 않다도 된다제.]

[느느~응! 역시나 마리사라구우~! 파츄리처럼 머리가 좋다구!]

[그렇지도 않다제! 자, 우~걱우~걱 하는 거라제.]

[[우~걱우~걱, 행보옥~!]]

 

 따뜻한 집에 많은 밥. 그리고 최고의 반려.

 레이무와 마리사는 행복에 싸여있었다.

 


 

 출장에서 돌아온 S와 A가 향한 곳은, J의 사무실이었다.

 5평 정도의 사무실에는 코트를 입고 있은 채로 J가 있었다. 그는 목재로 된 집무책상에 놓여있는 가방에서, 자료를 꺼내고 있었다.

 

[수고했다. 아오모리는 어땠어?]

[어땠냔 소리 하지도 마라, J. 더럽게 추웠다고! 나 추운 거 질색이라고! 너만 다른 데 가고 말야.]

[나는 다른 일로 러시아에 날려보내졌다고! 저쪽에서는 밖에 있는 시간이 길어서, 추워서 죽는 줄 알았단 말이다!]

[진짜냐…. 그, 뭐냐, 미안. 양쪽 다 고생이었네.]

[그래. 다만, 나는 그쪽에 참가하질 못해서, 그건 미안하다고 생각하고 있어. … 코타츠라도 들어가있자.]

 

 사무실의 입구 옆에는 코타츠가 놓여있었다.

 코타츠 아래에는 두 장의 다다미가 놓여있어 앉아서 다리를 넣을 수 있도록 되어있었다.

 

[뭐야, 이건?]

[겨울에는 이쪽이 좋을 것 같아서 말야. 출장 간 사이에 바꿔달라고 했어.]

[전에는 소파랑 테이블이 있었잖아. 그건 어쨌는데.]

[겨울 동안에는 빌려주기로 했어. 비품이동 같은 거니까. 정확히는 다르지만 말야. 탕비실에서 따뜻한 물 좀 가져올 테니까 기다려.]

 

 포트병을 손에 들고 J가 방에서 나간다.

 돌아오자, 코타츠에 따뜻해졌는지 A가 행복한 듯한 표정으로 늘어져 있었다.

 

[따뜻하다구우. 행복.]

[오면서 귤 좀 얻어왔는데, 먹을래?]

[응. 그리고 말야, 이번 구제방법 말인데, 그거지? 녀석들 겨울나기에 대해서 가르쳐 주는 거지?]

[응? … 아아, 가을쯤에 그런 얘기를 했던 것 같네. 그럼 말해줄까. 너희들한테 시간이 있다면.]

[괜찮아. 문제 없어.][이 다음엔 돌아갈 거니까 괜찮아.]

[알았어. 그럼, 전제조건부터 말할까. 전제조건은 세 개. 먼저, 윳쿠리는 동물과 식물과 물체의 성질을 가진다.]

[두 번째는 뭔데?]

[윳쿠리 둥지의 사이즈. 이건, 직경 25cm의 성체가 두 마리 반에서 세 마리 들어가는 게 일반적이야. 배구공 세 개가 들어갈 공간이라고 생각하면 될 거야.]

[세 번째는 뭐야?]

[A, 뒤에 있는 봉지 좀 줘.]

 

 그 말을 들은 A가 뒤를 돌아보자, 오른편에 광택이 있는 종이봉지가 놓여있었다.

 손을 뻗어보니 약간 무게가 나간다. 포장지를 보고, 윳쿠리용 먹이라는 걸 알았다.

 

[이거, 윳쿠리푸드잖아. 왜 있는 거야?]

[선물 받았어. 안에서 한 봉지 꺼내줘.]

 

 A가 포장지 윗부분을 뜯고 안에서 작은 봉지를 꺼냈다.

 작은 봉지는 넓이가 손바닥보다 약간 큰 정도로, 안에는 자잘한 덩어리들이 들어있었다.

 

[이거, 봉지가 개한테 먹이는 펫푸드랑 같은 크기네.]

[어떻게 알아?]

[부모님 집에서 요키를 기르고 있어. 주고 있는 도그푸드가 딱 이거랑 같은 크기로 나뉘어져 있었거든.]

[그 작은 봉지의 절반 정도가, 성체가 한끼에 먹는 양이야. 아마, 성인 남성이 주먹을 쥔 정도겠네. 아이윳쿠리까지는 몸의 절반, 성체라면 체격의 4분의 1에서 3분의 1 정도가 일반적이야.]

[좀 더 많이 먹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도 않네.]

[그 이상 먹으면 살이 쩌. 그 녀석들, 배출하는 것 이상으로 먹으면 곧바로 몸에 붙으니까 말야.]

[흐~응. …응? 잠깐만? 월동은 3개월 정도는 되지?]

 

 S는 코타츠에 놓여있던 작은 봉지를 손에 들고, 말했다.

 

[그 녀석들 월동 식량, 뭔 짓을 해도 부족하지 않아?]

 

 

 

 

---겨울 동안 먹을 식량이 윳쿠리의 집에는 있을 수 없다는 이야기---

 

 

 

 

 J는 선반에서 찻잎과 차주전자를 꺼냈다.

 차주전자에 찻잎을 넣고, 포트에서 뜨거운 물을 부으며 말한다.

 

[그 말이 맞아. 만약 하루에 한끼분량 정도로 제한한다고 해도 부족하지. 겨울이 12월부터 2월까지 3개월이라고 치고, 하루 한끼로 제한하면 약 90일분. 그 작은 봉지로 45봉지인데, 앞서 말했던 둥지의 사이즈로는 절대로 들어가지 않아.]

[넣는다고 하면 어느 정도일까, 이 종이봉지에 작은 봉지가 10개 들어있는 것 같네. 그럼 종이봉지로 5개인가?]

[하지만 그 종이봉지, 거의 성체윳쿠리랑 같은 크기잖아.]

[말하자면, 성체윳쿠리가 10마리 가까이 들어갈 둥지가 필요한 게 되지. 하지만, 녀석들에겐 성체 세 마리가 들어갈 구멍을 파는 것도 겨우다. 추가로, 보충할 필요가 있다는 것도 눈치채지 못하고, 만약 눈치채더라도 하지 않아.]

[어째서? 안 하면 식량부족으로 굶어 죽을 텐데.]

[그건 “어느 정도 식량을 모으면 좋을지 모르기” 때문이야.]

[엉? 왜?]

 

 차주전자에 뜨거운 물을 다 부은 J가, 이번에는 찻잔을 꺼냈다.

 꺼낸 세 개의 찻잔을 확인하고, 차주전자 옆에 둔다.

 

[월동에 도전하는 윳쿠리의 거의 대부분이 월동 경험이 없어서야. 윳쿠리의 수명은 1년 반에서 2년이 평균적이니까, 겨울을 넘긴 객체가 두 번째 겨울을 넘길 일은 거의 없어. 만약 있다고 해도, [집 안 가득히 밥씨가 있으면 괜찮다구!] 정도밖에 생각하지 않아. 그렇게 해서 겨울을 넘길 수 있었으니까 말야. 월동에 성공한 쪽에 물어봐도 같은 대답밖에 돌아오지 않고, 물어본 쪽도 그걸로 만족하지.]

[… 녀석들 대화가 눈에 보이는 것 같네. 직업병인가.]

[그럴지도. 그럼, 무리라고는 했지만, 그래도 월동에 성공한 녀석들은 있어. 안 그러면, 진작에 윳쿠리는 없어졌을 테니까 말야.]

[그야 그렇지. 그럼, 좀 더 식사를 줄여서 월동한 건가.]

[그건 불가능해. 윳쿠리는 식사한 양이 배설물의 양을 넘어서면 살이 찌지만, 더 적은 경우 말라 가거든. 배설물 양은 일정하고, 이건 컨트롤할 수가 없어. 배설물은 묵은 내용물이고, 내부 사이클에 의해 배출되니까 말야. 종이컵 타입의 음료수자판기 있지, 그거랑 같다고 생각하면 돼. 보충하지 않으면 탱크의 내용물은 줄어들어가.]

[응, 그럼, 내용물에 관계 없이 주문 받으면 반드시 일정량을 뺀다는 건가. 성실하기도 하네.]

[식사량에 의존하는 게 아닌 거네.]

[너무 많이 먹이면 배설물이 증가하는 경우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일정해. 손톱 만큼 먹든, 산처럼 많은 양을 먹든 나오는 건 같은 양이야. 그리고, “식사”라는 행위가 스위치가 돼서 “배설”이라는 행동이 강제적으로 일어나게 되지.]

[그럼, 식사를 안 하면 괜찮다는 건가?]

[그 경우엔 내용물이 묵어가고, 생명활동을 정지해. 식품으로서의 수명이 다한다고 보면 되겠네. 식사를 시키지 않고, 그에 대한 스트레스를 느끼지 않는 객체를 38마리 만들어서 실험해 본 적이 있는데, 전부 다 10일에서 2주 사이에 활동을 정지했어.]

[……유통기한 지나서?]

[그 말이 맞겠네.]

 

 차주전자를 살짝 흔들어 섞고, 내용물을 찻잔에 붓는다.

 녹차가 가득 담긴 세 개의 찻잔을 코타츠로 옮기고, 두 사람에게 건넸다.

 J도 코타츠에 들어가 자신의 찻잔을 들었다.

 

[기본적으로, 식사를 하지 않으면 배설은 하지 않아. 하려고 하면 배설은 가능하지만, 식사도 안 하고 배설을 하면 내용물이 줄어들게 되니까 말야. 그럼, 식사와 배설이 1세트가 돼있으면 월동에 문제가 생긴다. 뭐라고 생각해?]

 

 A는 궁리하고는 있지만, 답을 알았는지 S는 턱을 괴고 기가 막히다는 얼굴을 하고 있다.

 잠시 궁리한 뒤, A는 백기를 흔들었다.

 

[모르겠어.]

[S는 알고 있는 모양이네.]

[그야 뭐. 집이 똥범벅이 돼서 터무니없는 꼴이 되겠지. 밖으로 나가지도 못하고, 화장실 준비해둬도 냄새는 날 테고.]

[정답. 윳쿠리의 배설물은 위생상 문제는 없지만, 윳쿠리에게는 불쾌하게 느껴지는 신호를 내보내지. 시간이 지나고 지나면 없어지지만, 그 사이 스트레스를 느끼게 돼. 그리고, 윳쿠리는 스트레스에 대해서는 굉장히 약해. 윳쿠리는 느긋하게 있는 걸로 생명에너지를 생산하지만, 느긋할 수 없으면 생명에너지가 줄어들어가니까 사활문제거든. 제로가 되면 그냥 만쥬가 돼버려. 배설물 이외에도 스트레스의 원인은 있지만 말야.]

[그치만, 밥을 먹으면 무조건 나오는 거잖아? 어떻게 하라는 거야?]

[그럼 다음 문제다. “윳쿠리가 식사를 하지 않고 지내는 방법”은 무엇일까?]

[어이어이, 식사를 안 하면 보름이면 끝장이라며?]

[유통기한 초과로 말이지. 이게 힌트야.]

[힌트 하나 더 부탁해.]

[월동 시기는 언제인지 생각해 봐. 나는 잠깐 짐 좀 정리하고 올 테니까, 그 사이 생각해 봐. 답을 알겠으면 불러도 돼.] 

 

 말을 다 마치지 않고 J는 일어나 집무책상으로 간다.

 그쪽에는 눈길도 주지 않고, A와 S는 궁리하면서, 이것도 아니야 저것도 아니야 상담을 하고 있다.

 15분 정도 지나고 J가 코타츠로 돌아와도, 상담은 계속되고 있었다.

 

[자, 타임오버.]

[5분만 더.]

[안 돼. 정답을 말한다. 정답은 “냉동보존한다.” 라는 거야.]

[하아? 냉도옹?]

[A, 야채나 날음식을 사오면 먹을 때까지 어떻게 하지?]

[어떡하냐니, 그거야, 냉장고에 넣겠지.]

[당연한 거지. 냉동보존하는 걸로 식품을 오래 가지고 있을 수가 있어. 냉장고는 그걸 위한 도구니까 말야.]

[그런 거 어디서 가져올 거냐고.]

 

 말을 뱉어버린 뒤, S의 표정이 변했다.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말을 꺼낸다.

 

[설마, 겨울의 추위가 천연냉장고라는 건가?]

 

 그 답에 만족했는지, J가 미소 짓는다.

 

[맞아. 냉기와 둥지로 들어오는 바람에 몸이 차가워지고, 냉동보존 되는 상태에 가깝게 되는 거야. 그리고 윳쿠리는 일정 이하의 냉기를 느끼면, 월동용 시스템이 기동하지. 생명에너지를 자신의 품질보존으로 돌리는 거야.]

[있지, 그럼 혹시 단열하면.]

[당연히, 겨울 이외의 계절과 똑같이 활동해. 월동 시스템도 꺼진 채니까 품질보존이 아닌 생명활동으로 에너지가 돌지. 그렇게 하면 식량은 부족하고, 배설물도 장난 아니게 되는 거야. 그래서, 식량부족과 과도한 스트레스로 월동은 실패하는 거지.]

[그건 좋지만, 문제가 있다고. 그 녀석들 얼어죽잖아.]

[그게 이 이야기의 가장 큰 문제점이야. 일어나 있는 윳쿠리를 차갑게 하면 몸은 냉각처리돼서 장기보존이 되지. 하지만, 추위에 의한 스트레스가 생명에너지를 앗아가고, 월동모드로 이동하기 전에 기능정지. 말하자면 동사상태가 돼.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가? 답은 간단해. 자고 있는 사이에 냉각되면 되는 거야. 자고 있는 사이엔 꿈으로 행복을 느끼지만 의식은 없고, 스트레스를 느끼지 않아. 이 경우 따뜻해지면 원래대로 돌아와.]

[알지만 못하면 된다는 거네.]

[그 녀석들이 잠자는 건 겨울철이라면 17시간 정도려나. 그리고 해가 뜨는 게 7시 정도니까, 시간은 충분하네.]

[이 시기의 낮은 기온과 밀폐의 불완전함에 생기는 틈새바람으로 냉각되는 거야. 그 녀석들의 둥지는 땅 속에 있지만, 밀폐되기는커녕 커다란 구멍이 뚫려있는 격이라 의미가 없어.]

[그치만, 그 시기에는 둥지를 제대로 메우잖아?]

[메우면 죽잖아, 그놈들. 평소대로 지냈다간 식량이 부족할 테고 말야.]

[아, 그런가.]

[그래도, 낮 동안에는 온도가 어느 정도 오르기도 하니까. 월동용 시스템을 켜놓으면, 냉각당하지 않을 때는 자고 있는 상태가 돼. 그 사이에, 자는 걸로 인해 얻는 느긋함에서 에너지를 얻고, 그 에너지를 사용해 내용물을 새롭게 재변환 해가지. 갑자기 온도가 오르면 눈을 떠버리지만, 그럴 경우 식사를 한 뒤 밖에 나가 배변을 하고, 일광욕을 한 다음 둥지로 돌아와. 월동용의 식량은 이 때 사용하는 거야. 그 다음은 다시 냉각돼서 월동재개를 한다는 얘기야.]

[그렇다면, 만약 난동(기상이변으로 기온이 높은 겨울)이라면 밖으로 나오는 횟수가 많아져서 밥이 부족해지겠네.]

[아아. 그 경우는 곰 같은 거랑 똑같아. 인간이 사는 마을로 내려오는 경우도 있을지도 모르겠네. 그런 사례는 두 세 번 있었다고 들었어.]

 

 J는 말을 거기서 멈추고, 찻잔에 들어있는 녹차를 마셨다.

 미지근해진 차로 입과 목을 적시는 그에게, A가 말한다.

 

[고체연료로 데운 다음 메워버린 건, 둥지 안 온도를 올려서 깨우기 위한 거였구나.]

[그렇게 하지 않으면 그저 생매장일 뿐이니까 말야. 구멍을 메워주면 땅속의 단열효과로 내부의 온도는 일정하게 되고, 바람도 들어가지 않으니까 윳쿠리의 몸이 차가워지지 않거든. 그 뒤엔 그대로 굶어 죽는 걸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 거야.]

[구멍을 파서 밖으로 나올 가능성은 없는 건가?]

[월동 중에는 구멍을 메우는 게 녀석들한테는 올바른 상태니까 구멍을 열지는 않아. 식량이 다 떨어진 다음에 처음으로 파려고는 하겠지. 하지만, 힘이 다 떨어지는 쪽이 빨라. 학교 다닐 때 실험해 봤는데, 76건의 샘플 중에, 31건이 식량이 다 떨어지거나 그 직전에서야 입구를 열려고 시도했어. 43건은 여차저차 해서 동족을 잡아먹거나 <자, 드세요.>에 의한 식량제공으로 전멸. 남은 2건은 포기한 건지 교미를 해서 내용물이 줄어들어 기능정지. 그리고, 구멍을 뚫은 31건 중, 12건은 얉은 구멍을 조금 파냈을 뿐이고, 14건은 엉뚱한 방향으로 파고 있었지. 5건은 원래 입구였던 곳으로 탈출에 성공했지만 말야. 원래 있던 구멍을 파지 못하는 건, 바깥의 빛이 들어가지 못해 상황을 알 수 없기 때문이야. 윳쿠리가 둥지구멍을 막아놓는 게 어설픈 건, 바깥의 빛을 얻기 위함이기도 하거든.]

[하지만, 우리들이 메운 건 그렇게 깊지는 않았는데? 만에 하나 초봄까지 살아남아 나오는 경우도 있지 않을까? 양은 많았지만, 그냥 흙을 넣었을 뿐인데.]

[구멍을 메운 건 빛이 들어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랑, 그리고 안의 온기가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야. 흙을 많이 넣으라고 한 건 시간벌기용으로 하려는 거였고, 어지간히 운이 좋은 녀석이 아니라면 같은 곳을 계속 파는 건 불가능하거든. 파고 있는 쪽에 나뭇가지를 찔러놓고 자거나, 부드러운 정도가 다름을 눈치채거나. 그리고, 방금 말한 탈출에 성공한 5건은, 바깥의 추위와 그때까지 쌓인 스트레스로 전부 얼어죽었어.]

[그런 거냐. 그런데 말야, 제대로 구멍을 메운 녀석도 있었는데. 우리들이 메우려고 했던 둥지 중에도, 몇 갠가 제대로 메워져 있었다고.]

 

 S의 말에 답하기 전에, J는 찻잔에 입을 댔다.

 차는 식어버렸다. 마신 뒤 대답한다.

 

[그 경우, 안에 있는 윳쿠리가 우수하거나, 아이를 가지고 있는 거야. 제대로 입구를 막고 냉기를 차단시킬 수 있도록 타협하지 않고 만드는 윳쿠리도 개중에는 존재해. 그런 객체는 꽤나 우수하지. 둥지 안에는 식량으로 꽉 차있을 테고. 그 정도로 모아두고, 제대로 입구를 다질 준비도 하고 있어. 교육시켜서 뱃지시험을 받게 하면, 최소한 은뱃지는 될 거야. 아이를 가지고 있는 경우, 아기윳쿠리와 아이윳쿠리가 추워하니까 밀폐할 수밖에 없어. 성체는 견딜 수 있는 냉기도 아기윳쿠리나 아이윳쿠리에게는 견디기 힘든 스트레스가 되니까. 아이를 만들면 겨울을 넘길 수 없다고 하는 건, 식량 이외에도 그런 이유가 있기 때문이야. 부모가 귀찮아서 구멍을 막지 않았을 경우, 냉각돼서 월동에 성공하는 경우도 있지만 말야.]

[그건 즉, 쓰레기만 남는다는 거 아냐? 우수한 쪽은 자멸하잖아?]

[아냐, 제대로 우수한 쪽이 살아남아. 정확히는, 윳쿠리로서 우수한 녀석이다. 방금 말한 건, 인간이 봤을 때 우수한 녀석.]

[좀 더 쉽게 말해봐.]

[알았어…… 현명하다는 건, 윳쿠리에게는 치명적인 결함이야. 왜냐면, 행복이나 엄격함을 이해해 버리니까. 그건 느긋할 수 없는 일이라서, 윳쿠리의 생명에너지를 마구 소모하게 돼. 그건 존속에 직결된 문제야. 행복은 물고 늘어지고, 불행은 못 봤던 걸로 해서 잊어버리는 게 윳쿠리로서는 우수한 윳쿠리지. 그러기 위해, 생물로서는 이상할 정도라고 할 수 있는 무사태평함이 필요해.]

[그럼, 느긋할수록 살아남기 쉽다는 건가?]

[그렇게 되지. 월동이라는 건, 윳쿠리를 골라내는 걸지도 몰라.]

 


 

 행복에 싸여있던 게 도대체 언제였을까.

 어제까지였을지도 모르고, 좀 더 전이었을지도 모른다.

 지금 확실한 건, 눈 앞에 있는 상대가 자신의 식량을 뺏으려고 하는 게스라는 사실이다.

 

[레이무, 밥씨를 내놓으라제!]

[마리사야 말로, 레이무의 밥씨를 돌려달라구! 우-걱우-걱 한 거 알고 있다구!]

 

 이 분쟁이 시작된 건 며칠 전이다.

 양쪽이 식사량에 불만을 뱉어내기 시작하고, 서서히 한 가지 생각을 하게 됐다.

 

<혹시, 보이지 않는다고 자기보다 더 많이 먹고 있는 건 아닐까?]

 

 이 생각이 들기 시작했을 때는 그나마 나았다.

 하지만, 부족한 식사와 응응의 냄새에 마음의 여유가 없어지고, 의심은 심해져만 간다.

 모자란 느긋함을 식사로 채우고 싶었다는 점도 있다.

 그리고, 레이무와 마리사는 경쟁하듯이 식사량을 늘려갔다. 그렇게 돼서 식량이 다 떨어진 게 어제 잠들기 전이다.

 

[시끄럽다제, 이 쓰레기레이무! 애초에 그 밥씨는 마리사가 가져온 거라제!]

[집을 지키고 있었던 건 레이무라구! 레이무가 없었다면 밥씨는 없었다구! 감사하라구!]

 

 월동 전에는 이런 생각을 한 적도 없었다.

 레이무가 기다리는 집으로 사냥의 성과물을 가져가는 건, 마리사에겐 너무도 행복한 일이었다. 은혜를 갚으라는 생각은 티끌 만큼도 없었다.

 마리사가 사냥에 나간 사이 집을 지키고, 돌아온 마리사의 피로를 풀어주는 건 레이무에게는 행복이었다. 자신도 근처에 있는 식량을 모으거나, 식량도둑이 나오지 않도록 다같이 경비를 서거나, 할 수 있는 걸 해서 마리사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여주려고 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그런 옛날 일은 아무래도 좋고, 공복과 원망으로 서로 맞서고 있다.

 보이지는 않지만, 눈 앞에 있는 건 사랑하는 반려가 아닌, 그저 게스였다.

 

[이렇게 되면 실력행사다제! 느긋하게 죽엇!]

 

 레이무의 뺨에 뭔가가 스치고 지나갔다. 마리사의 몸이었다.

 

[치잇, 빗나갔다제. 다음에야 말로 푸욱푸욱 해서 숨통을 끊어놓겠다제.]

 

 말하는 걸 들어보면, 나뭇가지를 물고 있는 듯하다.

 상대에겐 무기가 있다. 그리고 이곳은 좁은 둥지 안이기에 도망칠 장소가 없다.

 압도적인 불리함에, 레이무는 공포를 느꼈다.

 

[그만두라구! 느긋하지 말고 그만두라구!]

[그럼 당장 밥씨를 내놓으라제!]

 

 레이무는 오른쪽 뺨에 통증을 느꼈다.

 아무래도 나뭇가지가 거죽을 긁어 찢어진 모양이다. 곧바로 고통이 느껴진다.

 

[아, 아파아아아아아아아아아! 레이무의 쫀득쫀득 뺨이이이이이이이!]

 

 고통이 레이무에게서 모든 걸 몰아냈다.

 남은 건 단 하나, 이 게스를 죽이는 것.

 

[이번에야 말로 죽어어어어어!]

[죽는 건 너다아아아아아아아!]

 

 레이무는 목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입을 벌리고 뛰어들어, 물었다.

 이빨은 부드러운 것을 붙잡았고, 그대로 물어뜯었다.

 

[웃갸아아아아아아아아아! 바리사의 누니이이이이이이이! 얼구리이이이이이이이이!]

 

 달다.

 레이무는 입안에 퍼지는 달콤함에 이 이상 없을 정도로 행복을 느꼈다.

 채워지는 식욕. 채워지는 행복. 달콤함이, 레이무에게 느긋함을 느끼게 한다.

 그 행복을 물고 늘어지기 위해, 힘껏 소리 높여 선언한다.

 

[우~걱우~걱, 행보옥~!]

[거기냐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행복을 말한 순간, 레이무는 그 움직임을 멈췄다.

 마리사가 물고 있는 가지가 윗턱을 깨고, 내용물을 가르고, 레이무의 충추팥소를 꿰뚫었기 때문이다.

 중추팥소를 파괴당한 레이무는, 아무 말도 못하는 만쥬로 바뀌어간다.

 

[느하하하하하하하! 마리사를 거역하니까 이렇게 되는 거다제! 곧바로 쓰레기를 우~걱우~걱해서 행보옥~해지는 거라제!]

 

 마리사는 망설이지 않고, 레이무였던 만쥬를 물어뜯었다.

 달콤함이, 마리사의 몸을 채워간다. 두 세 번 물어뜯은 뒤, 만족스러운 듯 몸을 뒤로 젖혔다.

 

[꺼억! 쓰레기 치고는 그럭저럭이었다제. 응응한다구, 상쾌-!]

 

 밥을 먹고 즉각 배설. 곧바로 느껴지는 강렬한 냄새.

 자기가 싼 똥의 냄새에 괴로워하며 뒹굴고, 둥지 안을 마구 뛰어다닌다.

 움직임을 멈춘 건, 벽에 정면으로 부딪쳐 기절했을 때였다.

 고통에 괴로워하고 몇 분 뒤, 벌떡 일어나 어둠 속에서 외친다.

 

[마리사는 살아남을 거라제! 여기서 죽어도 되는 윳쿠리가 아니라제! 절대로 월동에 성공할 거라제!]

 

 일주일 뒤, 이 마리사의 기운이 다했다.

 3일도 못 돼 레이무의 몸을 다 먹어치우고, 어둠에 욕질을 하다가, 탈출을 위해 구멍을 파는 사이 움직이지 않게 됐다.

 이것은 월동에 실패한 윳쿠리 중에, 흔히 있는 경우였다.

 특히, 이 둥지 주변에서는 이와 같은 일이 다스 단위로 일어났다.

 원래 윳쿠리가 바랐을 터인 완벽한 방한. 그것이 주어진 무리. 따뜻함과 함께 찾아온 어둠은, 그들에게 어울리지 않는 행복의 대가일 것이다.

  


- 끝


삽화 : ○○아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