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그렇듯 오역이나 오타 지적은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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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울타리 9kb
토시아키
이곳은 어느 농촌의 밭. 가을도 깊어져 아침저녁으로 쌀쌀함이 심해지는 시기. 산기슭에 위치한 이 밭에서는 시금치가 푸릇푸릇하게 자라고 있었다.
「느늣, 야채 씨가 보이기 시작했다구!」
「야채 씨! 레이뮤 빨리 우-걱 우-걱 하고 싶어!」
「아빠야, 마-쨔 배가 꼬르륵꼬르륵한고졔」
「아가야, 그렇게 서두르지 마라제. 야채 씨는 도망가지 않는다제」
그곳에 찾아온 것은, 산에 사는 야생 윳쿠리 가족. 어미 레이무와 애비 마리사, 그리고 아이윳인 장녀 레이뮤와 차녀 마리쨔, 막내 마-쨔로 이루어진 흔한 윳쿠리 일가이다. 특히 아이 윳쿠리들은 배가 고픈 모양이었다.
야생 윳쿠리는 잡초나 벌레, 나무 열매 등을 먹고 살지만, 이 산의 나무는 삼나무가 대부분이라 도토리 같은 열매를 맺는 나무가 적다. 겨울이 가까워질수록 사냥할 수 있는 벌레도 줄어들기 때문에, 이처럼 식량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는 윳쿠리가 많이 나타난다. 저축이 다 떨어진 윳쿠리들은, 식량이 풍부한 곳을 찾아 이사를 하는 경우가 많다. 주요 이사 장소는 인가이다. 인가에는 맛있는 야채 씨가 있다는, 그런 소문이 야생 윳쿠리들 사이에서 자주 속삭여지기 때문이다.
「느늣? 눈앞에 줄 씨가 있다구?」
「아가야, 그건 인간의 결계인 거제」
윳쿠리의 눈앞에 나타난 것은, 땅에서 손가락 한 뼘 정도 높이에 쳐진, 가느다란 줄. 줄은 좌우 어느 쪽으로든 계속 이어져 있어, 아무래도 밭을 둘러싸고 있는 모양이었다. 밭 주위에는 인간이 친 결계가 있다는, 이 또한 소문대로였다.
「아빠야, 어떻게 하면 되는고졔?」
「별거 아니라제. 이런 가는 줄로 마리사를 막을 수 있을 리가 없다제」
자신만만하게 그대로 전진을 계속하는 마리사. 하지만……
파직!!
「느기이이이이!!」
비명과 함께 나뒹구는 마리사. 이 줄은 그냥 줄이 아니라, 금속이 엮여 있는 전기 울타리의 와이어였다.
「마리사아아아아!」
「어떻게 된 거냐제? 아빠야!」
걱정하는 가족을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하지 못한 채 고통에 몸부림치는 마리사. 하지만 그때, 한 마리가 앞으로 나선다.
「정말, 아빠야는 호들갑인고졔」
그렇게 말하며 앞으로 나선 것은 차녀 마리쨔. 땋은 머리에는 나뭇가지가 쥐어져 있다. 아무래도 이 가지로 와이어를 베어버릴 생각인 모양이다. 자신만만하고 강한 성격은 아버지를 닮은 것이리라.
「게스한 줄 씨는, 엑스칼리버 씨!로 일도양단인고졔!」
파직!!
「느피이이이이이이!!!」
「아가야아아아아안!!!」
나뭇가지가 와이어에 닿자, 전류가 가지에서 땋은 머리, 마리쨔의 몸으로 흘러 들어간다. 마리쨔의 비명을 들은 레이무도 저도 모르게 비명을 지른다.
덧붙여, 마리사는 아픈 배를 땋은 머리로 쓰다듬느라 바빠서 그럴 경황이 아닌 듯하다.
전격은 아주 잠깐이었다. 하지만, 아이윳에게 치명상을 입히기에는 한 방으로 충분했다. 마리쨔의 땋은 머리는 타서 떨어졌고, 나뭇가지와 함께 땅에 떨어졌다. 강렬한 전격을 받은 마리쨔에게서, 희미하게 달콤하고 고소한 향기가 풍긴다.
「느゛읏 느゛읏」
마리쨔를 덮친 갑작스러운 격통. 타서 떨어진 자랑스러운 땋은 머리. 전격은 중추팥소에도 심각한 손상을 입혔고, 이제 몸을 움직이는 것조차 여의치 않다. 비윳쿠리증이 되기 직전이다. 오래 살지는 못할 것이다.
참고로, 유해조수 대책용 전기 울타리는 항상 전기가 흐르는 상태는 아니며, 대체로 1초에 한 번, 아주 잠깐 동안만 전류가 흐르게 되어 있다. 이것은 안전을 위해서이며, 만약 인간이 만지더라도 순간적인 통증을 느낄 뿐 화상 등의 부상은 입지 않는다. 강렬한 정전기 같은 것이다. 동물을 놀라게 해서 밭에 접근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목적이며, 살상 능력은 없다. 다만, 윳쿠리에 대해서는 예외이다.
몇 초간의 침묵. 그리고, 마-쨔가 입을 연다.
「알겠다졔. 게스한 줄 씨도, 닿지 않으면 아무 문제없는고졔」
세 마리의 아이윳 중, 가장 겁이 많은 막내 마-쨔였지만, 야채의 유혹, 그리고 자신의 배고픔이 그 깊은 곳에 있는 용기를 쥐어짜게 만든 모양이다. 와이어의 높이는 손가락 한 뼘 정도, 마-쨔의 크기는 그보다 작다. 마-쨔는 평소보다 자세를 낮추고 전진하고 있다. 아무래도 와이어 밑을 빠져나갈 생각인 모양이다.
「역시 마리사의 아가야인 거제. 마리사를 닮아 용감하다제!」
겨우 고통에서 회복된 마리사가, 자기 아이의 성장에 감동하면서도 응원을 보낸다.
「느치느치, 느치느치」
파직!!
「피이이이이이이!!!」
마-쨔의 날카로운 비명이 울려 퍼진다.
모자가 와이어에 닿아 있었다. 모자의 높이는 생각하지 못했던 모양이다.
「아가야아아아아안!!!」
다시 어미 레이무가 외친다. 다만 외칠 뿐, 구하러 가지는 않는다.
「아가야───!! 멈추지 마라! 아가야라면 분명 갈 수 있어!」
마리사에 이르러서는 마-쨔가 아직 나아갈 수 있다고 믿고 응원을 보내고 있다. 성체윳조차 괴로워하는 고통을 아이윳이 왜 견딜 수 있다고 생각했을까. 응응과 함께 고통스러운 기억도 배설해버린 것일까.
파직!!
「느゛읏」
파직!!
「규゛읏」
파직!!
「느…」
파직!!
「……」
1초 간격의 전격이 마-쨔를 덮친다. 전격이 가해질 때마다 모자가 녹아 변형되고, 몇 번째인가에 겨우 모자가 와이어에서 떨어져 전격에서 해방되었다. 구운 만쥬가 된 마-쨔에게서는 지독하게 달콤하고, 그리고 고소한 냄새가 풍기고 있다.
여담이지만, 전기 울타리의 전류 정도로는 만쥬가 타지는 않는다. 하지만, 윳쿠리의 경우는 자기 암시의 힘으로 손상이 증폭되어, 타버리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구운 마-쨔를 바라보는 레이무와 마리사. 이윽고 마-쨔는 검게 변해갔다.
「아가야……」
「아가야……」
레이무는 차녀와 막내를 잃은 슬픔에 눈물을 흘리면서도, 아직 무사한 장녀 레이뮤에게 시선을 돌린다. 야채를 포기하는 것은 아깝지만, 적어도 이 아이만이라도 데리고 돌아가자, 그렇게 레이무가 결심한 찰나의 일이었다.
「야채 씨는 아직이야?! 느긋하게 굴지 말고 빨리 가져오라구!!」
놀랍게도 이 레이뮤, 기다리고 있으면 누군가 자신을 위해 야채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고, 여동생들의 분투에는 눈길도 주지 않고 노래를 부르거나, 편안~하게 지내며 시간을 때우고 있었던 것이다. 참으로 장래가 유망한 데이부이다. 장래가 있다면의 이야기지만.
「「……」」
망연자실하여, 눈을 마주치는 레이무와 마리사.
「이제 됐어! 레이뮤는 혼자서 야채 씨를 가지러 갈 거야!」
구운 만쥬가 된 여동생들에게서 풍기는 달콤한 향기에 식욕이 자극되었는지, 참지 못하게 된 레이뮤가 야채를 향해 돌진한다. 레이뮤의 크기로는 와이어 밑을 빠져나갈 수 없다. 여기서 레이뮤는 의외의 도박에 나섰다. 와이어 앞에서 크게 뛰어올라, 와이어에 물고 늘어진 것이다. 평소에는 별로 활동적이지 않은 레이무 종이 여기까지 하는 것은 드물다. 끝없는 탐욕스러운 식욕이 이룬 기술일 것이다.
「꽉!」
레이뮤의 이빨이 와이어를 단단히 물었다.
레이뮤는 전격을 받지 않았다. 라는 것도 전기 울타리의 전류는, 동물 등의 몸을 통해 땅으로 흘러간다. 전선에 앉은 새가 감전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유이다. 몸이 허공에 떠 있는 레이뮤에게는 전류가 흐르지 않았다.
이제 틀렸다, 틀림없이 레이뮤는 영원히 느긋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생각했던 레이무와 마리사지만, 어찌 된 일인지 레이뮤는 살아있다. 이것은 기적이다. 기적으로 레이뮤는 구원받았다! 세계의 손실은 면한 것이다!
절망의 나락에서 구원받은 부모는, 전력으로 레이뮤에게 달려간다. 이번에야말로 세 마리가 함께 살아 돌아갈 수 있다. 레이뮤는 여전히 와이어에 이를 갈며 물어뜯으려 하고 있다. 하지만 이제 충분하다. 살아있으면 그걸로 됐다. 이제 돌아가자, 그렇게 말하며 살며시 땋은 머리와 귀밑털이 거의 동시에 레이뮤에게 내밀어지는……
파직!!
허공에 뜬 레이뮤만이라면 전기는 통하지 않는다. 하지만, 땅에 닿아 있는 레이무와 마리사, 각각의 귀밑털과 땋은 머리가 레이뮤에게 닿음으로써 전기의 회로가 완성되었다. 세 마리에게 전류가 흐른다.
「느기이이이이이!!!」
「졔아아아아아아아!!!」
「……………읏!!!」
큰 소리로 외치는 부모. 레이뮤는 이를 악물고 있어 외치지는 못하지만, 소리 없는 비명을 지르며, 안구가 튀어나올 정도로 눈을 크게 뜨고 있다.
파직!!
다시 전류가 흐른다. 레이뮤는 중추팥소를 꿰뚫는 전격에 의해 몸이 완전히 경직되어, 와이어에서 입을 떼지 못한다. 허둥지둥 레이뮤를 잡아당기는 부모. 하지만 꿈쩍도 하지 않는다.
1초 후에는 다음 전격이 온다. 빨리 도망쳐야 한다. 그렇게 생각해도 도망칠 수 없다. 세계가 슬로우 모션이 된 듯한 감각에 휩싸인다. 아픈 것은 싫다. 돌아가고 싶다. 그렇게 생각하는 동안에도 비정한 전격이 재차 타격을 가한다.
파직!!
「느゛기이이이이이이!!!」
「아゛아゛아゛아아아아아!!!」
「…………」
레이뮤는 이미 정신을 잃었다. 하지만 이빨이 와이어에서 떨어지지는 않았다. 전류로 이빨이 녹아, 거기에 와이어가 파고들었다. 이제 레이뮤의 이빨은 와이어와 일체화되어 있었다. 레이무와 마리사도 두 번째 전격의 손상으로, 몸이 경직되어 움직일 수 없었다.
마리사는 분노하고 있었다. 레이뮤가 이를 떼면 살 수 있다. 빨리 입을 열어라 이 똥아가야가. 그렇게 외치고 싶었다. 하지만, 자신도 아이윳도 입을 열 수 없었다.
레이무는 지금도 자신만은 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아마 이 아가야는 이제 살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아이윳이 타버리면 자신은 해방될 것이다. 그러면 다시 시작하자. 무능한 마리사와 헤어지고 더 멋지고 유능한 마리사를 찾자. 그런 현실 도피 같은 망상을 품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비정하다. 마리사의 땋은 머리도 레이무의 귀밑털도, 전류로 녹아 레이뮤에게 용접되어 버렸다. 마음은 뿔뿔이 흩어져 있어도, 몸은 하나의 회로로 단단히 묶여 있었다.
파직!!
용서 없는 전격이 세 마리를 덮친다. 레이뮤는 여기서 숨을 거두었다.
성체인 레이무와 마리사는…… 당분간은 죽지 못할 것이다.
「「느゛읏 느゛읏 느゛읏 느゛읏」」
1초 간격으로 전류가 흐르고, 동시에 두 마리의 몸이 움찔하고 흔들리며, 신음 소리가 터져 나온다. 시계의 초침처럼 시간을 새기는 두 마리. 죽음으로의 카운트다운은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다.
──다음 날 아침.
밭일을 하러 온 농부 아저씨가, 전기 울타리 아래에 떨어져 있는 다섯 개의 구운 만쥬를 발견하고, 그것을 장화로 밭 바깥쪽으로 걷어차낸다. 이것도 전기 울타리의 소중한 유지 관리이다. 윳쿠리의 시체가 와이어에 닿아 있으면 누전이 발생해, 전기 울타리의 효과가 저하되어 버린다. 윳쿠리의 시체는, 시취에 의한 다른 윳쿠리에 대한 기피 효과도 있으므로, 굳이 회수하지 않고 흩어놓기만 하면 된다. 접근한 다른 윳쿠리가 이곳은 위험한 장소라고 판단하고 떠나가고, 무리의 윳쿠리들에게 이곳이 위험한 장소라는 소문을 퍼뜨려 간다. 이렇게 오늘도 밭은 지켜져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