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그렇듯 오역이나 오타 지적은 환영입니다.
---
12460
비겁한 수를 쓰지 마라 25kb
코우진 아키
『햣하─!!!』
어느 화창한 휴일 오후.
도시 변두리 자연공원에, 우렁찬 모히칸 남자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하늘을 찌를 듯한 황금색 모히칸.
거의 두 자는 되어 보이는 울퉁불퉁 근육질의 육체.
어깨에 장착한 가시 돋친 견갑은 햇빛을 받아 반짝인다.
힘 있는 목소리는 낮았지만 공원 구석구석까지 확실히 전달된 모양이었다.
「느늣! 똥인간이 있다구!」
「모두, 똥인간이 왔다제!」
그렇게 말하며 우글우글 모여드는 허름한 들윳쿠리 패거리.
마리사, 레이무, 앨리스, 파츄리, 묭, 첸. 종류도 풍부하고, 더러워진 상태도 가지각색.
더러운 건 기본이지만, 그 모든 윳쿠리가 확실하게 부풀어 오른 타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공원이라는 주거지와 풍부한 잡초를 식량으로 얻고 있기 때문일까.
그런 만쥬들이 열 마리 남짓 모여들었다.
이렇게 태평하게 모여드는 것을 보니, 팥소뇌 지수가 높은 집단인 듯하다.
「마리사님의 무리에 무슨 일로 온 거제, 똥인간!」
『햐햐─! 네놈들을 학대하러 온 게 당연하잖냐아아!?』
「설마 똥인간은 학대 똥인간인 거제!?」
정말이지 예의 바른 모히칸 씨다.
윳쿠리의 입에서 새어 나오는 잡소리에서 의미를 찾아내, 윳쿠리가 납득할 만한 답변을 제시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 모히칸 씨의 답변에, 이 무리의 대장으로 보이는 마리사가 발끈한다.
「똥인간은 지금 당장 처죽여주겠다제!」
『햐햐햐! 윳쿠리 따위가 그런 걸 할 수 있을까아?』
「얕보지 마라제! 허접허접 똥인간 따위 최강 마리사님에게 걸리면 순살!이라제!」
그렇게 외치며 무리 선두에 선 마리사.
다음 순간 터져 나올 것은, 풍선이 살갗을 스치는 듯한 몸통박치기일까, 아니면 무의미·무가치의 극치인 뿌꾸-일까──.
하지만, 그 행동으로 옮기기 직전에 모히칸 씨가 말했다.
『잠깐 기다려라앗!』
「느늣!?」
기다리라고 해서 기다리는 바보. 그것이 윳쿠리다.
무슨 일인가 싶어 움직임을 멈추는 마리사.
그 시선 끝에는, 모히칸 씨의 양손에 각각 아기 윳쿠리가 붙잡혀 있지 않은가!
「도와줘 아빠쨔아아아아아!!!」「귀여운 레뮤를 도와주뎨?」
『이놈들이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는 거냐아~!?』
그렇게 말하며 양손의 아이 윳쿠리를 희롱하듯 주무른다.
아무래도 마리사의 아이들인 마리쨔와 레뮤인 듯하다.
마리사의 얼굴에는 경악의 표정이 떠오른다.
「인질이라니 비겁하다제! 비겁한 수를 쓰지 마라제!」
『햣하─앗!』
모히칸은 기쁜 듯이 소리 높여 웃는다.
마리사의 팥소색 뇌세포는 고속으로 회전하기 시작한다.
(어떻게 할 거제!? 아가야들이 인질로 잡혀있는 이상, 함부로 손을 댈 수 없다제!)
그렇게 고민하고 있을 때, 마리사의 시야 한구석에 무리의 첸 모습이 들어온다.
(첸! 어느새 온 거제!)
그 빠른 발을 이용해 모히칸의 뒤로 돌아 들어간 모양이었다.
아무래도 모히칸의 주의가 이쪽으로 향한 틈을 타 덮치려는 듯했다.
「지금이라제!」
자신도 모르게 그렇게 외치는 마리사. 하지만.
「모르!? 모르게써어어어어!!」
덮치려던 첸은 비명을 지르며 자취를 감췄다.
모히칸 씨는 뒤돌아보지도 않고 기쁜 듯이 말했다.
『어이어이. 그쪽엔 함정이 있다제? 덤으로 구멍 안에는 고춧가루를 뿌려놨다제?』
「비, 비겁한 수를 쓰지 마라앗!」
마리사에게는 보이지 않지만, 첸은 구멍 안의 고춧가루에 얼굴부터 처박혀, 얼굴이 문드러지며 비명을 지르고 있다.
잠시 후면 파열해서 죽을 것이다.
이걸로 더 이상 손쓸 방도가 없는 걸까.
그렇게 생각되었지만, 그 순간 마리사에게 번뜩임이 떠올랐다.
「그렇다제! 저 똥인간은 양손이 막혀있다제! 좌우에서 협공하면 반격하지 못한다제!」
이 얼마나 기발한 계책인가!
인질인 아이들의 안전을 도외시한다면 완벽한 계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 가지 일에 집중하면 다른 것을 잊어버리는 윳쿠리다움이 전면에 드러난 작전이라고 할 수 있다.
무리 중에서 연계에 정평이 난 쌍둥이 마리사가 모히칸의 좌우로 전개하여 타이밍을 잡는다.
「「느오오─!!」」
뛰쳐나오는 타이밍의 오차는 불과 몇 초라는 완벽한 콤비네이션.
이것은 양손이 막힌 모히칸에게는 버거울까.
『푸웁!!!』
「「눈이! 눈이이이이이!!」」
하지만 이게 웬일인가.
모히칸의 입에서 녹색 액체가 뿜어져 나와, 직격당한 쌍둥이 마리사는 데굴데굴 구른다.
눈 가리기였다.
참고로 이 녹색 액체는 쓰고 맛없는 녹즙이므로, 쌍둥이 마리사는 나중에 파열해서 죽는다.
『미리 입에 머금고 있었다제에~?』
「비, 비, 비겁한 수를 쓰지 마! 그보다 제대로 말하고 있었는데, 어떻게 입에 들어있었던 거제!?」
『어이어이. 뿌꾸-하면서 말하는 똥만쥬도 되는데, 인간님에게 안 될 리가 없잖냐아아??』
과연, 그럴 법도 하다.
다시 마리사는 궁지에 몰린 듯했다.
하지만, 아직 계책은 남아있다.
「마, 마리사─!」
「묭! 온 거제!」
저편에서 묭이 깡총깡총 뛰어오는 것이 보였다.
그렇다. 확실히 최강의 자리는 마리사가 틀림없겠지만, 무기를 다루게 하면 묭도 만만치 않다.
인간이 쳐들어온 시점에서, 묭은 무리의 무기고에 있는 요도(나뭇가지)나 성검(나뭇가지)을 가지러 보냈던 것이다.
하지만, 도착한 묭은 빈손이었다.
「무기는 어쨌냐제!?」
「그게, 무기가 전부 두 동강 나 있었다묭!」
「뭐라고!?」
그러자, 모히칸 씨는 그런 두 사람의 대화를 보며 큭큭 웃고 있지 않은가.
마리사는 번뜩 정신을 차린다.
「서, 설마…!?」
『그렇다제. 내가 친구 다람쥐 씨에게 부탁해서 네놈들 무기를 전부 부러뜨려 놨었다제!』
모히칸 씨가 턱으로 가리킨 곳에는 귀여운 다람쥐 씨가 나무 가지를 그 작은 양손으로 잡고 오독오독 갉아먹고 있지 않은가.
보수는 도토리 세 개다.
「비, 비, 비겁한 수를 쓰지 마!!」
『햣하─!!!』
드디어 막다른 골목일까.
하지만, 마리사는 냉정했다.
이럴 때는 초심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
(어째서 최강 마리사님이 이렇게 곤란한 거제? 그렇다제, 아가야들이 잡혀있으니까 그런 거제)
그때, 무타구치 렌야 중장과도 같은 지략과 지모의 계책이 마리사에게 내려왔다.
(*역자 주 : 2차 대전 당시의 졸장의 대표적인 인물)
「그렇다제! 인질 교환인 거제!」
『햐하?』
마리사는 주위의 앨리스나 파츄리에게 지시하여, 한 마리의 윳쿠리를 데려오게 했다.
그것은 장식 없는 허름한 마-쨔였다.
몸은 입가를 중심으로 거무칙칙한 팥소로 더러워져 있고, 눈에는 생기가 없다.
작은 목소리로 「아빠야, 마-쨔를 도와주는고졔…?」라고 중얼중얼거리고 있다.
그런 마-쨔를 무시하고 마리사는 말했다.
「똥인…아니 오빠야! 우선 이쪽의 느긋한…풉풉, 아가야와, 저쪽 인질을 교환하는 거제!」
그렇다. 마리사의 계책이란, 아무 가치 없는 무리의 응응노예 쓰레기를 내주고, 우선 인질인 자기 아이들을 되찾는 것이었다.
이 얼마나 신조차 두려워하지 않는 거래인가!
공정거래 정신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는 교환에 WTO 세계무역기구도 새파랗게 질릴 지경이다.
『그렇군. 그쪽이 한 마리 내놓는다면 이쪽의 레뮤만이라면 교환해줘도 좋다제?』
「큿, 어쩔 수 없다제」
하지만, 의외롭게도, 모히칸 씨는 수는 맞췄지만 거래 자체는 순순히 응하는 모양이다.
확실히 인간 시선에서는 어느 쪽이든 응가나 마찬가지이니, 모히칸 씨에게는 그 차이를 구분하기 어려웠던 것일까?
『그럼 레뮤는 그쪽으로 걸어가게 할 테니, 그쪽도 동시에 그 마-쨔를 이쪽으로 걸어오게 해라』
「알겠다제! 자, 가라제 쓰레기!」
「느냐아아아아아…」
마리사가 엉덩이를 찰싹 때리자, 응응노예는 비틀비틀 모히칸 씨 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모히칸 씨의 손에서 벗어난 레뮤는 「도와주는 게 느리다구! 흥흥! 레뮤는 사죄의 달콤달콤이 필요하다구!」 따위의 말을 하며 마리사에게로 향한다.
(이 기세로 인질을 되찾으면 최강 마리사님이 똥인간을 처죽일 수 있다제!)
그런 생각을 속으로 하면서, 마리사는 그 표정을 히죽 비튼다.
하지만, 운운노예와 레뮤가 중간 지점에서 스쳐 지나가는 순간이었다.
팡!!!
갑작스러운 파열음이 울려 퍼지지 않았는가.
자욱한 백연에 혼란스러워하는 마리사.
그리고 그것이 걷히자, 그곳에는 하반신이 날아가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눈을 크게 뜬 레뮤와, 몸이 갈기갈기 찢어져 죽어있는 응응노예 쓰레기의 모습이 있었다.
「뭐, 뭔데…. 아파… 아파…. 레뮤의 마무마무는 어디 갔쪄……?」
『음─…. 저기 응응노예처럼 생긴 마-쨔 시체랑 섞여서 어딘가에 있지 않겠어?』
「레뮤……싫어……더……느긋하게……하고 싶었쪄……」
그 말을 마지막으로, 레뮤도 검게 변하며 스러져갔다. 임종이었다.
대왕생이라고 할 수 있을 터.
그 모습을 본 모히칸 씨는 가슴 앞에서 십자가를 그은 후, 목을 베는 시늉을 하며 말했다.
『유감이지만 인간 씨는 테러리스트와는 교섭하지 않는다제. 레뮤에게는 폭죽을 심어뒀었다제.』
「비, 비, 비, 비겁한 수를 쓰지 마라아아아!!! 교섭에 응하지 않을 거면 폭발시킬 필요 없잖냐제!」
뭔 소리를 하는 건지 모를 말을 지껄이며 마리사는 절규했다.
이렇게 인질 교환 작전도 물거품이 되고, 또다시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가 버렸다.
(대체 어쩌면 좋냐제! 그보다, 아내인 레이무는 내 새끼의 위기에 뭘 하고 있는 거제!?)
문득 아내 레이무를 떠올린 마리사.
그렇다. 애초에 레이무가 제대로 아이들을 돌봤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터.
이건 전부 레이무 탓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지금까지 냉정했던 마리사도 분노를 참을 수 없었다.
생각나는 대로 고함칠 작정으로 마리사는 돌아보았다.
그런데 이런, 그 행동은 한발 늦고 말았다.
툭.
그런 가벼운 소리가 났나 싶더니, 마리사의 배에는 번뜩이는 둔한 빛을 반사하는 칼날이 돋아 있었다.
「・・・・・・・・・・・・・・느하아.」
휘청, 몸을 기울이는 마리사.
그리고, 그 칼자루를 쥐고 있는 것은, 대량의 팥소에 뒤덮인 아내 레이무의 모습이었다.
믿을 수 없었다. 무슨 장난이란 말인가.
하지만 마리사의 눈에는, 레이무 주위에, 무참히 베여 죽은 무리 동료들의 시체가 나뒹구는 모습이 비쳤다.
그 압도적인 비현실감 속의 현실이, 마리사에게 레이무의 흉행을 깨닫게 했다.
마리사는 겨우 목소리를 짜내듯 레이무에게 말을 걸었다.
「레, 레이무…? 어째서냐제…? 그 무기는…?」
그 목소리에 레이무는 섬뜩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마리사아. 레이무는 말야. 그 인간 씨의 것이 되었다구!
그 인간 씨는 마리사의 그 조그만 데린저랑은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어마어마한 빅 매그넘이라구!
그리고 이 무기를 준 것도 인간 씨라구!
마리사랑 무리 모두를 죽이면 레이무는 살려준다고 했다구!」
그렇게 내뱉는 레이무의 말에, 새파랗게 질린 마리사는 모히칸 씨 쪽을 보았다.
모히칸 씨는 빙긋 웃더니, 낼름 귀엽게 혀를 내밀고 윙크하며 말했다.
『내 빅 매그넘이 못된 짓을 해버려서 미안해앵~♪ 마리사쨩, 제대로 보고 있니이?』
「느, 느, 느, 느와아아아아아아!!!」
그랬다.
사전에 레이무를 배신하게 만든 모히칸 씨는 레이무에게 무기를 건네고, 레뮤의 폭발을 틈타 무리 놈들을 참살하도록 지시했던 것이다.
온몸에서 힘이 빠져나갈 듯한 몸을 간신히 부여잡고, 마리사는 만감이 교차하는 심정으로 외쳤다.
「비, 비, 비, 비, 비겁한 수를 쓰지 마라아아아아아아아!!! 커헉!!」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마리사는 시커먼 팥소를 토해내며 쓰러졌다.
급속히 좁아져 가는 시야는 죽음의 그림자가 다가왔음을 알렸다.
그런 마리사를 짓밟으며, 레이무는 모히칸 씨에게 다가갔다.
「있지, 있지. 이걸로 인간 씨는 레이무를 죽이지 않아 줄 거지? 응?」
『아아, 죽이지 않고말고. 나는 말이지…』
「에?」
레이무의 눈에 반짝이는 것이 비쳤나 싶더니, 그것은 폭풍처럼 레이무에게 쏟아졌다.
「느갸아아아아아아! 레이무의 아름다운 얼굴이이이이이!!!」
기세 좋게 쏟아진 그것은 그저 물.
하지만, 윳쿠리에게는 몸을 좀먹는 황산이나 다름없었다.
레이무는 그 얼굴이 질척하게 녹아내리며 두 동강 나, 「더 느긋하고 싶었는ㄷ…」라는 말을 남기고 터져 사라져버렸다.
모히칸 씨가 돌아보니, 나무 위에 물탱크를 멘 인간의 모습이 보였다.
그 인간의 손에는, 생명을 거두는 형태를 한 강력한 물총이 쥐어져 있었다.
모히칸 씨가 엄지손가락을 세우자, 그 인물도 엄지손가락을 세우고 다시 자취를 감췄다.
『나는 안 죽이지만, 근처에 숨어있는 저격수가 안 죽인다고는 말 안 했으니까 말이지.』
그런 모히칸 씨의 말을 들으며, 점점 검게 변해가는 마리사는, 마지막 힘을 쥐어짜내 말했다.
「캠퍼는… 죽어라…. 비, 비, 비겁한 수를… 쓰지 마라…. 더… 느긋하게… 하고 싶었…」
(*역자 주 : fps 게임 등에서 특정 유리한 위치에 박혀서 니가와 플레이를 하는 유저)
거기까지 말하자 완전히 몸이 검게 변하며, 숨이 끊어졌다.
이렇게 무리의 윳쿠리들은 전멸했던 것이다.
그렇다, 단 한 마리, 모히칸 씨의 손에 쥐어진 마리쨔를 제외하고는.
『어이, 마리쨔.』
「느피잇!?」
모히칸 씨의 목소리에 손에 쥐어진 마리쨔는 격렬하게 반응하며, 그 엉덩이를 몰캉몰캉 흔들었다.
그런 모습을 무시하고 모히칸 씨는 말했다.
『이게 인간 씨의 비겁한 수인데, 어땠어?』
「마, 마리쨔의 아빠쨔가…, 엄마쨔가…」
그렇다, 이야기는 조금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 시간 정도 전의 일이었다.
휴일 기분 좋은 오후, 모히칸 씨의 집에 멋대로 침입해온 한심한 윳쿠리가 있었다.
그렇다, 마리쨔와 레뮤였다.
「똥인간이 있는고졔! 이 인간은 잡아서 노예로 만드는고졔!」
「언니야! 레뮤를 위해서 저 노예를 잡아달라구?」
『호오.』
이 모히칸 씨는 골수 학대 오니상이지만, 이때는 기분 좋은 푸른 하늘을 생각해서, 가볍게 놀다가 죽여줄까 하는 너그러운 마음이 들어있었다.
그래서 평소의 흐름대로, 「뿌꾸-」「왜 안 죽는고졔!?」「아픈고졔에에!」까지 끝난 참이었다.
「비겁한 수를 쓰지 말라는고졔!」
모히칸 씨의 이마 때리기에 눈물을 글썽이며 외치는 마리쨔.
참고로 레뮤는 이미 기절한 상태였다.
비겁한 수를 쓰지 마라.
그것은 윳쿠리에게도 꽤나 인기 있는 레퍼토리 중 하나였다.
동체시력도 반사신경도 형편없고, 연약하기 짝이 없는 윳쿠리에게는 인간 씨가 하는 모든 일이 비겁하게 보이기 때문에, 그렇게 외치는 것이리라.
모히칸 씨는 쓸데없는 짓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마리쨔에게 타이르듯 말했다.
『어이어이. 인간은 뿌꾸-로는 안 죽고, 그냥 가볍게 이마만 딱콩 했을 뿐이라구?』
「똥인간은 언제나 비겁한고졔! 부끄럽지도 않은고졔!? 마리쨔의 아빠쨔라면 바로 죽일 수 있는고졔!」
『흠.』
하지만, 오늘의 모히칸 씨는 이 울음소리를 놓치지 않았다.
일리가 있다고 생각해버린 것이다.
『확실히 내가 잘못했다.』
「늣? 반성한고졔? 그럼 노예가 돼서 달콤달콤을──」
모히칸 씨의 말에 아이 마리사의 눈이 반짝였지만, 이어지는 말은 그 기대를 산산조각냈다.
『아니, 이 정도 일을 비겁하다고 생각하게 만들면 인간의 예지가 얕보이는 거나 마찬가지지.』
「느, 느에?」
『좋다. 한 시간 후, 진짜 비겁함을 보여주마.』
그렇게 말하고, 모히칸 씨는 두 마리를 투명한 상자에 던져 넣고 부산스럽게 준비를 시작했던 것이다.
그렇게 해서 결과는 눈앞에 펼쳐진 그대로.
마리쨔의 가족과 무리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마리쨔의 왜소한 두뇌로는 어째서 이런 꼴을 당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인간의 압도적인 악의와 공포만큼은 느낄 수 있었다.
모히칸 씨는 스러진 잿더미를 내려다보며 입을 열었다.
『이것이 비겁한 수라는 거다. 내가 네놈에게 처음 했던 짓 따위, 이젠 비겁하게 느껴지지도 않겠지?』
「……너무한고졔. 정정당당하게 싸우면 마리쨔는 지지 않는고졔……」
마리쨔가 슬그머니 말을 돌리자, 모히칸 씨의 얼굴에 실망감이 스쳤다.
『음. 뭐, 됐나. 그럼 정정당당하게 해볼까?』
「느늣!?」
모히칸 씨의 예상치 못한 제안에 마리쨔의 얼굴이 환하게 빛났다.
방금 전까지 가족과 무리가 무참히 살해당해 침울해 있었는데도, 그 머릿속은 순식간에 영웅담으로 전환된 모양이었다.
「정말로 비겁한 수 안 쓰는고졔?」
『안 써.』
「인질도, 함정도, 독안개도, 다람쥐 씨도, 윳쿠리 폭탄도, 스파이 패밀리도, 뻐킹 리터 4K도 안 쓰는고졔!?」
『안 써. 덤으로 손발도, 도구도, 동료도 안 쓰고, 나는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겠다고 약속하지.』
「……느~햐햐햐햐! 어리석은고졔! 네놈은 최대의 찬스를 놓친고졔~!」
이미 이긴 것처럼 웃으며 기쁨의 시시를 찔끔거리는 마리쨔.
모히칸 씨는 마리쨔를 살며시 땅에 내려놓고, 몇 걸음 떨어져 마주 섰다.
마리쨔는 그 어린 얼굴에 어울리지 않는 가학적인 표정으로 입꼬리를 히죽 올렸다.
분명 그녀의 머릿속에서는 이미 모히칸 씨가 잔학하게 처형당하는 것이 확정된 것이리라.
마지막 승부가 시작되었다.
마리쨔는 표정을 다잡고 눈썹을 치켜올리더니, 그 가느다란 땋은 머리를 파닥파닥 휘두르며 모히칸 씨를 향해 달려들었다.
포잉포잉 작은 몸을 기운차게 뛰면서 큰 소리로 외쳤다.
「슈퍼 얼티메이트 봄버 하이퍼 마리쨔 어택──!」
『내 눈을 봐라. 속죄의 눈, 페넌스 스티어를. 고통을 알아라.』
「느゛느゛읏」
하지만, 마리쨔의 기술이 작렬하기 전에, 모히칸 씨의 눈 속에서 타오르는 불꽃의 소용돌이를 본 마리쨔는 움직임을 멈춰버렸다.
모히칸 씨에게 속죄의 눈, 페넌스 스티어라는 능력이 있을 가능성을 마리쨔는 완전히 잊고 있었던 모양이다.
그 눈을 들여다본 상대에게, 과거에 저지른 죄와 타인에게 준 고통 전부가 쏟아진다는 능력. 마리쨔는 존재 자체가 죄이며, 태어난 순간부터 지구에 고통을 계속 주고 있었으므로, 상상을 초월하는 아픔을 넘어선 무언가가 작은 마리쨔의 몸에 쏟아졌다.
(졔아아아아아!! 아파아아아아아아아아!!! 느゛응゛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
마리쨔의 사고는 아픔인지 공포인지 중압감인지 모를 무언가에 완전히 뒤덮였다.
그 엄청난 충격에, 마리쨔는 지금이 현재인지, 미래가 꿈인지, 이 세상이 지옥인지조차 구별할 수 없게 되었다.
「히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비명인지 무엇인지 모를 괴성을 지르며, 윳쿠리의 한계를 넘어선 곡예 같은 움직임으로 몸부림치던 마리쨔는, 마지막에는 눈에서부터 불타기 시작해, 그리고 불꽃에 휩싸여, 재가 되었다.
그리고 바람이 불자 그 재마저 흩날려, 마리쨔가 이 세상에 존재했던 흔적은 조각 하나 남지 않았다.
만약 영혼이라는 것이 있다면, 그것마저 불타 없어졌을 것이다.
아무도 움직이지 않는 공원에는 다시 정적이 찾아왔다.
모히칸 씨는 후우, 하고 숨을 내쉬더니 크게 기지개를 켜며 중얼거렸다.
「결국 뭘 해도 비겁하다고 할 거면서. 의미도 없는 짓이었군. 정말이지. 저것들 논리야말로 진짜 비겁한 거 아니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