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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그렇듯 오역이나 오타 지적은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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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그 고통과 아픔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편

쵸코죠 아키

 

 

 

 

 

 

 

 

 

 

다음 날 아침, 간단히 아침식사를 마치고 철수 준비를 시작한다.

어제는 한껏 즐겁게 떠들던 직원들도 오늘은 업무 모드다.

역할을 다한 연구소의 완전한 폐쇄 준비를 시작하고 있다.

물론 그들 입장에서는 어제의 소란도 연구소 폐쇄에 반대하는 윳쿠리들을 처리한 것에 불과했을 것이다.

거기에 “우연히” 이벤트가 겹쳤을 뿐이다.

 

 

직원들은 준비한 도구들을 정리하고, 윳쿠리의 잔해는 아직 살아있는 것들까지 포함해 광장 중앙의 도스 케이크가 있는 곳으로 모아간다.

청소용으로, 어제 공연에 사용되지 않은 도스들은 소중한 모자를 빼앗기고, 머리를 대머리로 깎여, 정렬되어 있었다.

그들을 향해 아이돌 씨가 지시를 내리고 있다.

 

 

「잘 들으세요~?

무능하고, 쓰레기 같은 여러분. 이제부터 여러분에게는 흩어진 쓰레기를 치워달라고 할 거예요.

집 안, 들판, 윳쿠리가 살던 둥지, 모든 곳을 돌아다니며 깨끗하게 핥아내세요.

거부권은 없어요~.

어제 우리 쇼를 봤죠?

저렇게 되고 싶지 않다면, 제대로 일하세요.」

 

 

어제까지 즐겁게 지내던 동료들의 시체를 먹어야 하는 굴욕에 도스들은 따를 수밖에 없었다.

모자도 빼앗기고, 털도 모두 밀려, 대머리가 된 그들은

눈앞에서 보여준 학대 쇼의 효과도 있어 인간의 노예가 되는 것을 선택했다.

이제 와서 반항하거나 도망치려고 생각하는 자는 없었다.

그것은 한때 무리에서 원로라고 불리던 할아버지 도스도 마찬가지였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이 무리에서 두 번째로 나이 많은 할아버지 도스는 아직 살아있었다.

물론 다른 도스들처럼 장식품은 압수당하고, 머리를 빡빡 밀렸지만, 그것을 제외하면 건강했다.

 

 

할아버지 도스는 어제부터 무리의 붕괴를 충분히 목격해왔다.

자신의 아들인 후계자는 생일 케이크가 되었다.

전시용 케이크는 아무도 먹지 않고, 그대로 방치되어 있다.

손자인 우두머리 도스는 아직 무사한 듯했지만, 우두머리의 동료들은 인간의 좋은 장난감이 되어,

예전처럼 즐겁게 어울려 다니는 모습은 볼 수 없으리라는 것이 분명했다.

 

 

반려인 어르신 도스의 최후는 알지 못한다.

할아버지 도스는 가장 먼저 인간에게 붙잡혀, 그들의 진지로 끌려갔었다.

희생된 윳쿠리들의 단편적인 이야기를 통해, 아기 윳이나 임신한 윳쿠리를 지키려다 전사했다는 것만 알게 되었다.

 

 

「저기요?

뭘 멍하니 있는 거예요?

다짐육이 되고 싶은 건가요~?」

 

 

「느히이!」

 

 

할아버지 도스의 얼굴을 인간이 들여다보고 있다.

어제, 무대 위에서 철판 댄스 같은 도저히 정상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퍼포먼스를 했던 그녀를 할아버지 도스는 완전히 두려워했다.

 

 

「죄, 죄송합니다. 당, 당장 움직이겠습니다!」

 

 

「네네. 빨리 해요!」

 

 

덤으로 한 번 발길질을 당했지만, 그 정도로 끝나서 다행이다.

할아버지 도스는 언제 죽임당해도 이상하지 않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었다.

 

 

땅을 기어, 죽음의 냄새가 풍기는 팥소를 핥아간다.

이런 일은 당연히 하고 싶지 않다.

그런데도, 할아버지 도스가 하고 있는 것은 자신의 책임을 분명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지금은 이 인간들의 말대로 할 수밖에 없다.

함부로 거역해도 죽임당할 뿐이다.

인간들이 만족하고 돌아가면 무리는 얼마든지 재건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 마리라도 도스가 있어야 한다.

비록 대머리가 되었더라도 도스가 있으면 윳쿠리는 느긋할 수 있을 것이다.

무리를 위해서라도 할아버지 도스는 기어다니더라도 살아남아야 한다고 어젯밤에 결심했다.

 

 

「시러. 이제 싫다졔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

 

 

갑자기, 큰 울음소리가 하늘에 울려 퍼진다.

깜짝 놀라 고개를 들어보니, 청소 활동에 종사하던 도스 대머리 마리쨔가 울고 있었다.

 

 

「마리쨔는, 마리쨔는, 이런 일 하고 싶지 않다졔!

마리쨔는 모두를 느긋하게 하기 위해 태어났다졔!

이런, 이런 느긋하지 못한 일을 하고 싶지 않다졔!」

 

 

이 도스 마리쨔는 무리에서 마지막 도스 마리쨔다.

무리에 다섯 마리 있던 도스 마리쨔는 인간의 장난감이 되어, 죽거나 폐윳이 되고 말았다.

이 도스 마리쨔만이 유일하게 정상이라고도 할 수 있었다.

 

 

할아버지 도스가 지켜야 하는 것은 저런 윳쿠리다.

다음 세대를 이끌 윳쿠리가 앞으로 필요해질 것이다.

최대 위기를 극복한 무리를 끌어갈 수 있는 것은 강력한 리더뿐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자신의 주장을 할 수 있는 저 도스 마리쨔는 훌륭하다고도 할 수 있었다.

 

 

다만, 슬프게도.

아무리 훌륭한 주장이라도 폭력 앞에서는 무의미하다.

건방진 말을 한 도스 마리쨔를 인간들이 둘러싼다.

 

 

「아직 의욕 있는 쓰레기가 있네요~.

학대가, 부족했던 걸까요~?」

 

 

「음, 그렇네. 음, 아직 만족하지 못했고.」

 

 

인간은 안경과 세 갈래 머리의 여성이다.

두 사람은 히죽히죽 웃으며, 도스 마리쨔를 내려다본다.

 

 

「무, 무섭지 않은 거라졔!

인간 따위 무섭지 않은 거라졔.

마리쨔는 미래에 어른이 될 윳쿠리라졔!

그러니까, 인간 따위 무섭지 않은 거라졔.

뿌꾸우우우우우우우우우!!!」

 

 

도스 마리쨔는 두 사람에게 온 힘을 다해 뿌꾸-를 하지만, 두 사람은 히죽히죽 웃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

서로 얼굴을 마주 본 두 사람은 무언가를 생각해낸 듯했다.

도스 마리쨔의 머리를 붙잡고 할아버지 도스에게 끌고 온다.

 

 

할아버지 도스는 다가오는 두 사람에게서 도망칠 수 없었다.

그 자리에 멈춰 선 채 무서운 말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음, 큰 도스 씨, 친절한 저희가 쓰레기를, 음, 주워왔어요?」

 

 

「자자 빨리 먹어요~」

 

 

「늣? 무, 무슨 말을 하는 거냐제?」

 

 

「음, 뭐냐고, 도스들은 산을 더럽힌 쓰레기를 치우고 있는 거죠?」

 

 

「자, 이거. 산을 더럽히는 쓰레기잖아요~?」

 

 

「틀, 틀린 거라졔. 마리쨔는 쓰레기가 아니라졔!」

 

 

「그, 그렇다제. 그 도스 마리쨔는 아직 살아있다제.

느긋한 윳쿠리라제. 그러니까, 쓰레기가 아니라제!」

 

 

할아버지 도스로서는 인간들에게 정론을 설명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인간들은,

 

 

「음, 살아있으면 아직 쓰레기가 아니군요.」

 

 

「그럼, 죽이면 치워주겠네요~」

 

 

「느히이이!」

 

 

노려보자, 도스 마리쨔는 시시를 지리기 시작한다.

두 사람의 눈빛을 보고, 할아버지 도스는 그녀들의 진심을 깨달았다.

어떤 정론이나 신념도 그녀들의 취향 앞에서는 무의미하다.

그런 공허한 것들은 쉽게 박살난다.

 

 

「음 그럼,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느긋하게 죽여줄게요~」

 

 

「음, 살아있는 것을 후회할 정도로요.」

 

 

「듬뿍 달콤해질 거니까~」

 

 

두 사람은 할아버지 도스 앞에서 도스 마리쨔를 처형하기로 결정한 듯하다.

이제 할아버지 도스가 막을 수 없다.

인간의 힘은 지금까지 충분히 보여줬다.

그것을 잊어버릴 만큼 할아버지 도스는 어리석지 않았다.

 

 

대머리가 된 도스 마리쨔는 땅에 엎드려진다.

몸 위로 밧줄을 넘겨 땅에 고정시킨다.

마리쨔의 얼굴은 땅과 키스하고 있다.

그 얼굴을 억지로 들어올린다.

 

 

「입을 벌려요~」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도스 마리쨔의 입은 강제로 벌려진다.

그 벌어진 입에 들어가는 것은 굵은 말뚝이다.

 

 

「느긋하게요. 느긋하게입니다. 음, 똑바로 찌를 테니까.」

 

 

도스 마리쨔는 자신의 입에 침입하는 말뚝을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다.

입 가득 말뚝이 들어와, 방해되는 이빨을 뿌득뿌득 부러뜨린다.

그것만으로도, 도스 마리쨔는 눈에서 눈물을 흘리며, 아픔을 호소하지만 말뚝의 침입은 멈추지 않는다.

뾰족한 끝이 목구멍을 찌르고, 그대로 주룩주룩 안으로 들어간다.

말뚝을 삼키는 형태가 된 도스 마리쨔는 눈을 하얗게 뒤집고 있다.

목구멍을 파헤치며, 말뚝은 계속 진행된다.

 

 

「아, 더 밀어넣을 수 없네.」

 

 

「윳쿠리가 부드러울 거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튼튼하네~」

 

 

「음, 그럼, 두들겨볼까요.」

 

 

말뚝을 더 밀어넣을 수 없게 되자, 두 사람은 나무망치를 준비한다.

도스 마리쨔가 물고 있는 말뚝의 뒤를 두들긴다. 두들긴다. 두들긴다.

말뚝은 다시 느릿느릿 진행된다.

 

 

캉 하고 나무망치가 말뚝을 두드리는 소리가 날 때마다 도스 마리쨔의 몸이 떨린다.

눈을 하얗게 뒤집고, 미동도 않는 도스 마리쨔의 유일한 생명 반응이었다.

 

 

도스 마리쨔의 꼬챙이 꿰기는 얼마 지나지 않아 완성된다.

입에서 넣은 말뚝은 도스 마리쨔의 엉덩이 구멍에서 끝을 내밀고 있다.

잔뜩 팥소가 묻은 그 끝이, 할아버지 도스의 눈앞에 있었다.

 

 

「자. 어서요, 이제 이거, 음, 쓰레기죠?」

 

 

「제대로 치워요~?」

 

 

「히이」

 

 

「「아니면 당신도 쓰레기가 되고 싶은 건가요?」」

 

 

「……」

 

 

할아버지 도스가 할 일은 정해져 있었다.

주룩주룩 기어서, 꼬챙이에 꿰인 도스 마리쨔에게 다가간다.

죽음의 냄새를 참으며, 입을 크게 벌린다.

한 입. 우선, 한 입을 물어뜯는다.

 

 

(뭐인거냐제, 이거 뭐인거냐제.)

 

 

맛은 알 수 없었다.

단지, 슬픔만이 입 안에 퍼졌다.

중간부터 자신이 무엇을 먹고 있는지 잊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히죽히죽 자신을 내려다보는 인간들 앞에서 토할 것만 같았다.

 

 

「뒤져, 뒤져, 마, 마리쨔를 먹는 게쓰는 주거……」

 

 

계속 자신을 책망하는 목소리에 어느새 반박하고 있었다.

 

 

「너가, 너가 잘못이야!

인간, 인간님께 거역하니까아아아아아!!!」

 

 

「주거, 주거……」

 

 

도스 마리쨔의 목소리는 언제까지나 머릿속에 울려 퍼졌다.

도스 마리쨔를 한 마리 다 먹어치워도, 할아버지 도스의 일은 끝나지 않는다.

인간들에게 맞으면서도, 무리의 부지를 돌며 윳쿠리의 잔해, 즉, 쓰레기를 치워나간다.

그 중에는 도스 마리쨔보다 더 큰 윳쿠리. 본 적 있는 도스도 있었던 것 같지만, 본 적 없다. 기억하고 싶지 않았다.

마음을 비우고 그저, 쓰레기를 입으로 계속 보낼 뿐이었다.

그것이야말로 지금의 자신의 역할이라고 말하는 듯이.

 

 

 

 

 

 

 

 

 

 

 

 

 

 

 

 

 

 

나와 아가씨도 마지막 일을 도우려 했지만, 더 재미있는 일이 있다며 주임 씨가 꾀어냈다.

 

 

「독가스 말인가요?」

 

 

「네. 아직 둥지에 숨어 있는 윳쿠리들을 전멸시키기 위해서죠. 가스 자체는 매운 성분보다는 쓴맛 성분을 중심으로 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흡입해도 속이 좀 거북해지는 정도지만, 윳쿠리들은 구토를 마구 하며 죽을 겁니다.」

 

 

「그렇다면, 이건 역시 너무 심한 거 아닌가요?」

 

 

나와 아가씨는 방독면을 쓰고 있었다.

마치, 세균 무기에 대비하는 듯한 장비였다.

 

 

「만일의 사태가 있어서는 곤란하니까요. 시야가 좁아지는 것은 양해해 주십시오.」

 

 

주임 씨는 우리에게 연막탄 같은 것을 열 개 정도 건네주었다.

 

 

「둥지 안에 던져 넣어도 되고, 모일 만한 곳에 놓아두어도 됩니다. 저희는 본격적으로 설치할 테니, 재미 삼아 해보셔도 돼요.」

 

 

우리는 마지막 정리 작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지옥 같던 하룻밤이 지나고, 살아남은 윳쿠리들은 모이기 시작했다.

인간들이 광장에서 소란을 피우는 동안, 슬금슬금 모여 현 상황을 한탄하면서도 앞으로의 일을 결정했다.

도스는 이제 의지가 되지 않는다. 그 취약함은 충분히 목격했다.

이제부터는 자신들이 무리를 조직해야 한다.

 

 

새로운 우두머리로 추대된 것은 늙은 파츄리였다.

도스 다음가는 두뇌의 소유자로, 100까지 셀 수 있는 것도 무리에서는 파츄리와 그랜도스밖에 없었다.

그 지혜를 칭찬받아, 새로운 무리의 우두머리로 선출된 것이다.

파츄리는 나이 문제도 있어, 이 중책을 사실은 사양하고 싶었다.

하지만, 한때, 무리의 안정 체제에 기여한 공적과 이 위기를 극복할 현자의 지혜가 필요하다는 주변의 강력한 추천을 받았다.

 

 

파츄리도 인간들의 잔학한 횡포에 속이 부글부글 끓고 있었다. 친구는 살해당했다.

느긋했던 무리는 빼앗겼다.

저 인간들을 제재하고 싶지만, 힘의 차이를 뼈저리게 이해하고 말았다.

그래서, 파츄리가 가장 먼저 결정한 것은 숨는 것이었다.

파츄리는 똑똑하다. 저 인간들의 장비를 보고, 여기에 살 생각이 없다는 것을 간파했다.

어젯밤의 일은 불행한 사고. 폭풍이 지나가기를 기다렸다가, 저 윳쿠리 플레이스를 되찾자.

저곳은 계속 파츄리들의 윳쿠리 플레이스다. 똥 인간에게 넘겨줄 수 없다.

그리고, 다시 그곳에 윳쿠리 플레이스를 만드는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죽어간 윳쿠리들에 대한 추모가 될 것이라고 믿으며.

 

 

파츄리의 제안은 만장일치로 결정되었다.

모두가 큰 동굴에 한 덩어리가 되어, 가만히 숨을 죽인다.

이대로 숨어 있으면, 바보 같은 인간들은 파츄리들을 눈치채지 못하고, 서둘러 돌아갈 예정이었다.

 

 

「콜록, 콜록, 왠지 속이 안 좋은 거라제.」

 

 

「무큐?」

 

 

동굴에 있던 윳쿠리들이 기침하기 시작했다.

 

 

「왜 그래? 느긋하지 못하다구!」

 

 

「모르겠다구─. 속이 안 좋다구─.」

 

 

느긋하지 못한 기분은 주위로 퍼져나간다.

주변에는 하얀 연기도 자욱하다.

가장 먼저 변화가 나타난 것은 아가야들이었다. 기침하는 부모 윳쿠리 옆에서,

 

 

「느게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

 

 

격렬하게 토팥한다.

 

 

「아, 아가야!」

 

 

당황한 부모 윳쿠리가 할짝할짝하려 혀를 내민다.

그곳에 하얀 연기. 쓴맛 성분이 듬뿍 들어간 연기가 부드럽게 스쳐 지나간다.

그러자, 당연히,

 

 

「느게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

 

 

부모 윳쿠리도 견디지 못하고 토팥한다. 그 앞에는 괴로워하는 소중한 자신의 아가야가 있다.

부모가 토한 역겨운 팥소에 뒤덮인 아가야는 더욱 심한 구토를 유발당하고, 온몸에서 팥소를 잃고 죽어간다.

 

 

그런 광경이 여기저기서 일어난다. 게다가, 토팥한 부모도 일단 토하기 시작하면 멈추지 않는다.

벌어진 입은 닫히지 않고, 녹아내린 눈처럼 체내의 팥소를 계속 배출한다.

 

 

「무, 무큐우우.」

 

 

자식이 없는 윳쿠리는 첫 번째 구토를 피할 수 있어 임시방편의 수명을 얻었지만,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뺨을 부풀린 채 떨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무언가 계기가 생기면 먼저 죽은 윳쿠리들과 똑같이 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어쨌든 도망쳐야 한다. 하지만, 호령은 할 수 없다.

입을 열면 이 이상한 연기에 죽임당할 것이라는 것은 바보라도 안다.

 

 

연기에서 도망치듯 우두머리 파츄리는 몸을 낮추고, 기어가듯 동굴 밖으로 향한다.

우두머리의 행동을 알아차린 다른 윳쿠리들도 그 뒤를 따르려 한다.

하지만, 중에는 움직인 충격으로, 인내의 한계가 무너져, 성대하게 팥소를 토하는 것도 있다.

등 뒤에 펼쳐진 혼돈에서 기어 나오듯 파츄리는 나아간다. 또 한 마리, 또 한 마리 참지 못하고 토하는 윳쿠리가 있다.

눈앞에 펼쳐진 하얀 연기는 아직 걷히지 않는다. 죽음의 행진은 끝나지 않는다.

 

 

보통이라면 바로 토하는 파츄리 종은 이런 공격에 약할 터이다.

하지만, 우두머리는 아직 여유가 있다.

무리의 선두를 걸으며, 어떻게든 활로를 찾아내려 하고 있다.

 

 

이것은 무엇보다 파츄리의 키가 작은 것에 있다.

위로 위로 올라가는 연기는 파츄리의 머리를 스쳐 지나가기 때문에, 견딜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은 아직 어린 아가야들도 마찬가지지만, 조금이라도 느긋하지 못한 것에 자제력이 없는 아가야들에게는 연일 계속된 공포도 있어,

자신을 감싸려는 하얀 연기가 악마처럼 보였을 것이다.

그 점에 있어서, 역시 파츄리는 현명했다.

이 이상 사태를 바로 인간의 소행으로 간파했다.

인간의 소행이라는 것을 알면, 당할 수는 없다.

 

 

파츄리에게는 친구인 도스가 있었다.

소꿉친구로 함께 이 무리를 느긋하게 하자고 맹세했던 친구다.

하지만, 도스는 살해당했다. 아가야만이라도 구해달라고 인간에게 진심으로 간청했지만, 살해당했다.

도스는 마지막까지 훌륭한 도스였다.

파츄리는 죽어간 친구의 추모를 하고 싶다.

여기서 살아남지 않으면, 저 도스가 죽은 의미가 없어진다.

그런 마음도 늙은 파츄리의 수명을 연장시키고 있었다.

 

 

「머, 이제 틀렸다제……. 스승님은 살아남으라제.」

 

 

파츄리를 우두머리로 추천했던 마리사가 토팥한다.

마리사는 파츄리의 우수한 제자였다.

현자의 오른팔로서, 활약해주길 바랐다.

 

 

파츄리는 그것을 곁눈질로 보고도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자신을 따라오는 윳쿠리는 이제 없다. 그것은 알고 있다.

그래도 파츄리는 가야 한다. 밖에는 아직 살아있는 윳쿠리가 있을 것이다.

그들을 모아, 파츄리는 전해야 한다. 오늘의 참극과 한때 매우 느긋했던 무리가 있었다는 것을.

살아남은 윳쿠리들의 아가야들이 그 무리를 재건할 수 있는 꿈을 가질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야 한다.

 

 

「무, 무큐우!」

 

 

빠져나왔다. 눈앞에는 숲이 펼쳐져 있다.

연기는 없다. 살아남았다. 이긴 것이다!

이것으로, 이 무리의 역사는 끊어지지 않는다.

분명 다시 느긋한 무리가 만들어질 것이다.

도스들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다.

 

 

「저기─, 이쪽에 파츄리가 있는데─.」

 

 

「무큐우!?」

 

 

「아, 진짜네─. 어쩔래? 나, 파츄리는 바로 죽어서 싫어하는데.」

 

 

「나도─. 얘는 근성이 없어서 정말 쓰레기야.」

 

 

이상한 가면을 쓴 두 명의 인간에게서는 전혀 느긋하지 못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파츄리는 도망치고 싶었지만, 이미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 말하는 것도 한계다.

도움도 없다. 파츄리와 함께 있던 윳쿠리는 모두 연기에 휩싸여, 죽어버렸다.

 

 

「아, 근데, 나 좋은 생각 났어. 검 테이프 있었지?」

 

 

「응, 있는데, 뭐 할 거야?」

 

 

「에헤헤헤──」

 

 

파츄리의 몸에 일어난 일은 단순했다.

우선, 뒤집혀서 하반신의 구멍이 용접된다.

이것만으로도, 파츄리는 실신하여, 생명의 심연을 헤매지만,

그녀들의 예술품은 아직 미완성인 듯, 오렌지 주스로 억지로 연명시켰다.

 

 

구멍이 막힌 파츄리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검 테이프다.

하반신부터 정성스럽게 감겨간다. 파츄리의 피부를 한 조각도 드러내지 않고 빙글빙글 몸이 감긴다.

파츄리는 약간의 입 공간만을 남기고 검 테이프 공으로 변했다.

이것만으로도 파츄리에게는 엄청난 고통이다. 그런데도, 인간들이 파츄리에 대한 학대를 늦출 기미는 없다.

조금 전 많은 윳쿠리를 강제로 토팥하게 만든 구제약. 그것을 약간 남겨둔 틈으로 파츄리의 입에 투하한다.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연기 앞에서, 그녀들은

 

 

「뚜껑! 뚜껑! 검 테이프 빨리!」

 

 

「알고 있어. 토하기 전에 완전히 봉쇄할 거니까.」

 

 

웃으면서, 즐거운 듯이 파츄리의 유일하게 열린 입을 튼튼하게 테이프로 막는다.

이것으로, 파츄리는 외부 세계와 접촉하는 부분이 전혀 없게 되었다.

입안에서는 쓴 연기가 가득 차 간다. 연기는 밖으로 나갈 수 없으므로, 파츄리의 체내로 침입한다.

쓰고, 쓰고, 쓴 연기는 당연히, 파츄리에게 구토를 유발한다.

 

 

파츄리는 토한다. 이미 인내의 한계였다.

그렇지 않아도, 쓴 연기를 들이마시며 고통을 참고 있었다.

칭칭 감기는 과정도 불쾌해서 느긋할 수 없었다.

오렌지 주스로 약간의 연명은 있었지만, 임시방편일 뿐이다. 이 인간들은 적당한 정도를 잘 알고 있었다.

 

 

몸 밑바닥에서부터 밀려 올라오는 파츄리의 팥소지만, 입 밖으로 나올 수는 없다.

강력한 뚜껑이 팥소가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거부한다.

팥소는 뚜껑을 밀어내려 하지만,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자 파츄리의 체내로 역류한다.

하지만, 파츄리는 토하고 싶은 것이다.

역류해오는 팥소를 다시 입 밖으로 밀어내려 한다. 이후는 이 반복이다.

 

 

윳쿠리는 중추 팥소가 손상되지 않는 한 죽지 않는 불사신 같은 생물이기도 하다.

파츄리는 지금 그 단점을 몸소 체험하고 있었다.

반복되는 고통과 격통.

정신을 잃어도 고통 때문에, 현실로 끌려온다.

몸 안에서 팥소가 끝없이 격류하고 있다.

막대기를 쑤셔 넣어 휘젓는 듯한 고통이다.

그것이 끝나지 않는다. 끝이 보이지 않는다.

 

 

파츄리 안에서 소용돌이치는 팥소는 출구를 찾고 있다.

입에서, 항문에서, 눈에서,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출구를 찾지만, 완벽하게 막혀 있다.

따라서, 그저 파츄리의 몸을 빙글빙글 휘젓는 것뿐이다.

 

 

 

 

 

 

 

 

「별로 괴로워 보이지 않는데.」

 

 

「음─. 내 예상으로는 꽤 괴로워하고 있을 텐데, 이거. 움찔움찔 경련하는 거 보여?」

 

 

「그건 알겠는데, 저기 말이야, 이거 힘껏 차보지 않을래?」

 

 

「찬다고? 나는 이대로 방치해서, 영원한 고통 속에 가둬두고 싶은데.」

 

 

「한 번만, 딱 한 번만. 옛날에 말이야, 자주 이거랑 똑같은 거 만들지 않았어? 검 테이프 공으로, 교실에서 축구 같은 거.」

 

 

「하아. 나는 너처럼 말괄량이 공주님이 아니었거든.」

 

 

「말 잘하네.」

 

 

히죽 웃으면서도 아가씨 마음속에서는 이 검 테이프 파츄리를 차는 것으로 결정된 듯했다.

나도 이견은 없다. 이대로 교착 상태를 바라보는 것보다 뭔가 변화가 있는 편이 재미있을 것이다.

 

 

「그럼, 간다─. 슈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웃!!!」

 

 

아가씨의 발끝이 검 테이프 파츄리의 옆면을 포착한다.

파츄리는 구체를 ‘<’ 자 모양으로 구부리며 허공을 미끄러진다. 가속도가 붙은 그 몸은 근처 나무에 부딪혀 터져 버린다.

 

 

「자, 잠깐!」

 

 

「갸아아아아! 더러워어어어어어!!!」

 

 

터져버린 파츄리는 체내의 생크림을 사방팔방으로 뿌려댄다.

하늘에서 비처럼 쏟아지는 생크림을 피하려고, 나와 아가씨는 허둥지둥 도망친다.

 

 

「뭐야 저거, 저거. 폭발했잖아!?」

 

 

「최고야! 진짜 웃긴다.」

 

 

당황하는 나와는 달리, 아가씨는 크게 웃고 있다.

파열된 파츄리의 잔해를 가리키며, 배를 잡고 웃고 있다.

 

 

「정말, 몸에 크림 묻었잖아.」

 

 

「그러니까, 운동복이라 다행이잖아. 역시 학대는 화끈하게 해야지.」

 

 

내 불만은 끝이 없지만, 즐거웠던 것은 사실이다.

여기저기서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보니, 직원들이 생존자들을 정성껏 절멸시키고 있는 모양이다.

즐거운 시간도 끝을 고하려 하고 있다.

 

 

광장에서는 마지막 마무리 작업과, 모아둔 윳쿠리들에게 등유를 뿌리고 있었다.

이제부터, 불을 붙여 일제히 소각할 모양이다.

커다란 구덩이, 아마 대머리 도스에게 파게 시켰을 것이다, 에 어제의 잔해가 던져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대머리 도스들이 몰리고 있다.

 

 

「약속이 다르다구!

도스들은 인간의 노예가 되었다구!

살려준다고 하지 않았나!?」

 

 

「네네.」

 

 

대머리 도스들은 목숨을 구걸하거나, 약속 이행을 요구하지만, 아무도 귀 기울이지 않고, 도스들을 묶어 망루의 가장 중심에 세운다.

시간이 남아도는 나는 망루 만드는 것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원래 도스였던 대머리 도스들을 중심으로 어제의 남은 윳쿠리들이 마구잡이로 던져지고 있다.

살아있는 것, 빈사 상태인 것, 죽은 것, 모두 한데 섞여 있다.

 

 

그러던 중 문득 어떤 것이 눈에 띈다.

어제 학대 쇼를 준비했던 진지 한구석에 도스가 세 마리 있다.

분명 우두머리라며 잘난 척했지만 아무짝에도 쓸모없었던 거대한 만쥬다.

다른 두 마리는 그 우두머리의 동료일 것이다.

나는 슬쩍 세 마리에게 다가간다.

 

 

「느~응. 간호도스, 배고프지 않아?

여기에 달콤달콤이 있다구?」

 

 

더러운 장식품에게 영원히 말을 걸고 있는 역겨운 뚱보 도스.

대화 내용으로 보아 이미 죽었을 장식품 주인의 영혼과 가공의 세계로 도피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이건 글렀네.)

 

 

또 한 마리.

얼굴에 할퀸 상처가 있는 도스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필사적으로 자위행위를 하고 있다.

 

 

「우두머리, 우두머리, 만드는 거라제. 도스와 우두머리의 아가야라면 분명 느긋하고, 성공한 아가야가 될 거라제.」

 

 

빈약한 페니페니에서 찔끔찔끔 정액 팥소를 흘리고 있는 탓인지 이 도스의 뺨은 조금 야위어 있다.

 

 

(이쪽도 글렀네. 재미없어.)

 

 

마지막 우두머리 도스는 두 마리를 노려보며 부루퉁하게 원망 섞인 말을 중얼거리고 있는 듯하다.

 

 

「도스는 잘못 없다구…….

수호도스가 경비를 게을리해서 이렇게 된 거라구…….

왕대장이 제대로 싸웠으면 이런 일은 없었을 거라구……

도스는 잘못 없다. 도스는 잘못 없다구……」

 

 

아무래도 이 참상을 다른 윳쿠리에게 책임 전가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우두머리라면 그 책임을 져야 할 텐데 자신은 잘못 없다며 현실 도피를 계속하고 있을 뿐이다.

 

 

(이쪽도…… 응? 잠깐만.)

 

 

「무슨 일이야?」

 

 

아가씨가 내 상태가 궁금했는지 말을 걸어왔다.

 

 

「아니, 실은 말이지──」

 

 

나는 아가씨에게 방금 떠오른 계획을 이야기해본다.

 

 

「뭐야 그거! 재미있겠다!

응응. 마무리는 확실히 해야 뒷맛이 안 좋지!

떠나는 새는 흔적을 남기지 않는 법. 해보자!」

 

 

아가씨는 바로 찬성해주었다.

그녀의 동의를 얻은 나는 곧바로, 우두머리 도스에게 다가간다.

 

 

「안녕. 우두머리 도스.」

 

 

우선은 인사.

 

 

「늣?

인간 씨? 무슨 일이야?

도스는 이제 틀렸어. 끝이야.

무능한 모두 때문에, 무리가 엉망진창이야.

도스는 이제 우두머리가 아니라구.」

 

 

「흠─.」

 

 

과연.

생각했던 대로, 우두머리 도스는 아직 제정신인 편이다.

이러면 이야기를 진행하기 쉽다.

 

 

「그렇네요. 동정합니다.

무능한 바보들 때문에, 모처럼 느긋했던 무리가 이런 꼴이 됐으니까요.

심하네요~.」

 

 

「맞아!

도스는 열심히 모두를 느긋하게 해줬어!

그런데 모두는 도스를 전혀 느긋하게 해주지 않았어!

하나같이 쓸모없는 쓰레기들이었어!

도스는 이런 녀석들을 믿고 우두머리가 된 게 부끄러워!!!」

 

 

「과연, 과연.」

 

 

「이 무리는 도스에게 어울리지 않았어!

도스는 더 느긋한 무리를 만들 거야.

두고 봐, 인간 씨.

이번에야말로, 도스는 훌륭한 우두머리가 될 테니까.」

 

 

단호한 얼굴로 너무 늦은 결의를 말하는 우두머리 도스에게 웃음이 터질 뻔했지만, 여기서는 참는다.

 

 

「훌륭하네요. 역시 도스답네요.」

 

 

「당연하다구. 도스는 아주 위대하다구.

느긋한 윳쿠리라구.

그 정도 꿈은 당연하다구.」

 

 

「대단해요. 대단합니다.

그런 훌륭한 도스니까, 당연히, 사냥도 잘하시겠죠?」

 

 

「물론이라구. 도스에게 걸리면 어떤 진수성찬이라도 준비할 수 있다구!」

 

 

「저희가 오기 전에 무슨 파티를 하고 있었죠?

그럼, 저기 차려진 음식도 물론, 우두머리 도스가 준비한 거겠네요?」

 

 

「늣!

그, 그건 도스의 일이 아니었어…….

밥을 준비한 건 저기 있는 사냥 도스라구……」

 

 

씁쓸한 표정으로 우두머리 도스는 모자에게 말을 거는 뚱보 도스를 가리킨다.

그냥 뚱보인 줄 알았는데, 사냥 솜씨는 제법 있는 모양이다.

 

 

「뭐, 사냥 따위 어떤 윳쿠리라도 할 수 있잖아요.

우두머리 도스가 할 일은 아니죠?」

 

 

「그, 그렇다구.

사냥 도스는 사냥을 잘하지만, 그것밖에 장점이 없는 무능한 놈이야.

먹기만 하고 전혀 도움이 안 돼!

물론, 맛있는 밥 씨를 많이 모아오긴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도스처럼 훌륭해질 수 없어.」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역시 우두머리라면, 솔선해서 무리 모두를 지켜야겠죠?

우두머리 도스는 역시 무리에서 가장 강한가요?」

 

 

「늣!

가, 가장 강한 건 수호도스라구……」

 

 

우두머리 도스는 또다시 씁쓸한 표정으로 자위행위를 계속하는 도스를 가리킨다.

얼굴에 있는 상처는 그냥 긁힌 상처가 아니었던 모양이다.

 

 

「수호도스는 무리가 곰 씨에게 공격당했을 때 싸운 영웅이라구.

하지만, 하지만, 수호도스는 확실히 강하지만, 인간 씨만큼은 아니었어.

강하지만, 무서운 얼굴 하고 느긋하지도 않고, 전혀 느긋하지 못한 윳쿠리였어!」

 

 

「흠─. 그런데, 그 곰 씨인가 하는 녀석이 왔을 때 우두머리 도스는 뭘 하고 있었나요?」

 

 

「엣.

곰 씨가 도스에게 달려들었을 때 수호도스가 방패가 되어주고, 모두가 뿌꾸-를 했어.

곰 씨는 그래서 놀라서 무리에서 도망쳤어.」

 

 

「과연. 그럼, 우두머리 도스도 모두와 함께 뿌꾸-를 해서 곰을 쫓아냈군요?」

 

 

「도, 도스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

곰 씨는 너무 크고, 엄청 무서운 울음소리를 냈어.

도스는 그래서 놀라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

 

 

「과연, 과연.」

 

 

내 미소가 점점 커져간다.

 

 

「이 무리는 상당히 훌륭하네요.

각각의 도스가 역할을 분담하고.

이 시스템을 생각한 건 누구죠?」

 

 

「그, 그것은──」

 

 

「무리는 여기뿐만이 아니라, 저쪽으로도 펼쳐져 있죠?

저곳을 개척한 것은 우두머리 도스인가요?」

 

 

「트, 틀려. 무리를 넓힌 것은──」

 

 

「병원도 있었죠?

우두머리 도스는 다친 윳쿠리나 출산하는 윳쿠리를 돌볼 수 있나요?」

 

 

「모, 못 봐.」

 

 

「학교도 훌륭하죠?

다른 무리에서는 우두머리가 선생님을 하기도 하던데, 우두머리 도스도?」

 

 

「……」

 

 

나는 우두머리 도스에게 차례차례 질문을 던진다.

주임 씨에게 들었지만, 이 무리는 확실히 선진적이다.

인간들이 남긴 유산이 있다고 해도, 무리의 식량 사정을 몰래 돕고 있었다고 해도, 이 무리의 시스템은 훨씬 발전해 있다.

그 시스템을 구축한 것은 누구인가?

현재, 그 시스템을 맡아, 지탱하는 것은 누구인가?

나는 우두머리 도스에게 묻는다.

우두머리 도스는 소심하게 자신이 아닌 다른 윳쿠리를 언급한다.

 

 

무리를 운영하는 시스템 안에 우두머리의 역할이 없다는 것이 점차 명확해질 때마다 우두머리 도스의 표정은 흐려지고, 내 얼굴은 밝아진다.

생각했던 대로다.

 

 

나는 슬슬 질문을 마무리한다.

이제 충분히 이해했을 것이다.

나머지는 이 질문만으로 충분하다.

 

 

「이 무리에 대해 잘 알겠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모르는 것이 있습니다.

우두머리 도스, 당신은 대체 무엇을 위해 이 무리에 있는 겁니까?

딱히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던데요?」

 

 

「그, 그렇지 않아!!!

우두머리 도스는 소중하다구!

도스가 없으면, 없으면, 없으면…… 느기기기기긱.」

 

 

「없으면 어떻게 되는데요?

네, 어떻게 되어버리는데요?」

 

 

「어, 없으면 곤란하다구!

모두 느긋하지 못하다구!」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놈이 없어도 아무도 곤란하지 않아요?

오히려, 그 편이 느긋하겠네요.」

 

 

「……」

 

 

「저기, 우두머리 도스. 당신은 무리를 무능하다고 욕했지만, 진짜 무능은 당신 아닌가요?」

 

 

「!」

 

 

「애초에 당신은 왜 우두머리가 될 수 있었던 거죠?

당신의 무엇이 평가받은 거죠?

당신은 엘리트 집안의 도스 마리쨔로 태어나서 놀고먹었죠?

별다른 고생도 없이 학교에서 유일한 도스 마리쨔로서 주변에서 떠받들여지기만 했죠?

당신 아버지도 도스 마리쨔였지만, 그랜도스로부터 우두머리를 물려받아 훌륭한 후계자가 되기 위해, 필사적으로 공부했었죠?

그래서, 도스 마리쨔들에게는 특별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느껴, 스스로 선생님을 자처했던 거죠?

그랜도스의 생일 파티도, 준비는 다른 윳쿠리에게 시키고 당신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죠?

계획도 다른 도스가 세웠고요.

당신은 맡긴 준비가 제대로 되어가는지, 곤란해했을 뿐이죠?

자, 우두머리 도스. 어째서 당신은 우두머리 같은 게 될 수 있었던 거죠?

그저 부모 후광 말고는 아무것도 아니잖아요?

자신이 다른 도스나 윳쿠리보다 뛰어나다는 것을 나에게 알려주시죠?」

 

 

우두머리 도스는 이를 갈 뿐 질문에 대답하려 하지 않는다.

아니, 대답할 수 없다는 것이 정답인가.

내 질문은 우두머리 도스의 본질을 발가벗긴 것이다.

 

 

지금까지, 작은 산의 대장으로 있었기에 자각하지 못했겠지만, 이 도스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팥소 외에는 지극히 평범한 도스다.

우두머리 같은 걸 맡게 된 것도 무리에서 두 번째로 태어난 도스 마리쨔.

2대 대장의 아이로 매우 느긋하다는 본인의 자질을 평가받은 것은 아닐 것이다.

 

 

지금까지는 별다른 문제에 부딪히지 않았다.

우두머리 도스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도스가 있었던 것.

무리의 시스템이 완성되어, 우두머리가 나설 일이 별로 없었던 것.

그리고, 무엇보다 무리는 인간이 뒤에서 관리하고 있다는 것.

이런 상황에서는 우두머리의 무능함이 드러날 일은 거의 없다.

그래서, 계속 착각할 수 있었던 것이다.

아무것도 할 수 없으면서, 자신이 가장 위대하다고.

 

 

「우두머리 도스, 인정하고 싶지 않죠.

자신이 무능하다는 것을. 방금 전까지 깔보던 수호도스나 사냥 도스가 훨씬 무리를 위해 도움이 되었다는 것을.

후후후.

그래서, 기회를 드릴게요.

우두머리 도스가 유능하다는 것을 인정할 수 있는 기회를요.」

 

 

「느느늣!」

 

 

우두머리 도스의 얼굴색이 변한다.

그렇다. 자신은 무능하지 않다.

결코 부모가 무리의 발전에 공헌했다는 이유로 선택된 것이 아니다.

우두머리 도스는 우수하기 때문에, 우두머리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그것을 지금, 여기서 증명할 기회다.

그야말로 기회인 것이다.

 

 

「방법은 간단해요.

어떤 윳쿠리라도 좋으니, ‘느긋하게’ 해 주세요.

우수한 우두머리라면, 도스라면, 윳쿠리를 ‘느긋하게’ 하는 것 따위 간단하죠?」

 

 

「느응! 그렇다구! 간단하다구!

바로 모두를 느긋하게 해 줄 수 있다구.」

 

 

「그런가요. 그럼, 꼭 힘내주세요.」

 

 

자신만만한 우두머리 도스에게 나는 미소를 지으며 재촉한다.

도스는 단호한 얼굴을 만들고, 크게 숨을 들이쉬더니, 무리 전체에 울려 퍼지는 목소리로,

 

 

「느긋하게 있으라구!!!」

 

 

힘차게 인사한다.

도스의 사랑스러운 얼굴. 자신감 넘치는 표정. 당당한 태도.

그것으로부터 우두머리 도스가 어떤 반응을 기대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아마, 모두가 힘차게 대답해 줄 거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고난에 사로잡혀도 느긋함을 잊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그것은 지금까지의 아픔을 모르고, 고생을 맛보지 못한 자의 생각이었다.

 

 

「……」

 

 

대답은 없다.

당연하다.

지금, 이 자리에서 느긋할 수 있는 윳쿠리는 어디에도 없다.

어느 윳쿠리도 지금까지의 아픔과 공포에 떨며, 앞으로의 죽음에 절망하고 있다.

이제, 아무짝에도 쓸모없다고 이해된 도스의 인사에 대답할 자가 있을 리 없었다.

 

 

「어어어어째서어어어어 모두 대답하지 않는 거야아아아아아아아!!!」

 

 

「「「「……」」」」

 

 

도스가 아무리 소리쳐도 분노해도 결과는 변하지 않는다.

살아남은, 아니, 이제부터 죽임당할 예정인 옻쿠리들은 모두 공허한 눈을 하고 있다.

 

 

「왜, 왜, 모두 느긋하게 해주지 않는 거야?

느긋하게 있으라구!

봐, 느긋할 수 있잖아? 도스가 인사하고 있잖아?

느긋하게 있으라구!

대답, 해줘!

느긋하게 있으라구!!!」

 

 

느긋하게 있으라구!

우두머리 도스의 인사만이 허무하게 무리에 몇 번이고 울려 퍼진다.

우두머리 도스는 목이 쉴 때까지 몇 번이고 인사했지만, 누군가가 대답하는 일은 없었다.

 

 

「적당히 하라제!!!」

 

 

몇 번째였을까.

마침내 짜증을, 분노를 억누르지 못했는지 망루에 묶인 마리사가 소리친다.

 

 

「마리사들은 이제부터 죽는다제.

그럴 때, 그럴 때, 인사 따위로 느긋할 수 있을 리 없잖아아아아아아아아!!!」

 

 

마리사의 분노에 우두머리 도스는 자신도 모르게 물러서고 만다.

 

 

「느, 느으으. 그, 그럼, 어떻게 하면 느긋할 수 있는 거야?

가르쳐줘! 도스는 바로 할게!」

 

 

「그런 건 간단하다제. 여기 있는 인간들을 쳐죽이면 된다제!」

 

 

「늣!

그, 그그그런 걸 할 수 있을 리 없잖아!」

 

 

우두머리 도스는 힐끗힐끗 주위를 둘러본다.

많이 있다.

자신보다 강했을 수호도스를 아무렇지도 않게 쓰러뜨린 인간이 많이 있다.

그런 녀석들을 우두머리 도스 한 마리로 쳐죽일 수 있을 리 없었다.

 

 

「도스의 역할은 뭐냐제?

윳쿠리를 느긋하게 하는 것 아니냐제!

지금, 마리사들은 느긋하지 못하다제!

어서 마리사들을 느긋하게 하라구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

 

 

마리사의 목소리는 모든 윳쿠리의 의지였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망루에 묶인 모든 윳쿠리가 우두머리 도스를 향하고 있었다.

그 눈은 모두 우두머리 도스에게 호소하고 있었다.

 

 

느긋하게 해줘, 어서 느긋하게 해줘, 라고.

 

 

「무, 무리야. 도스는, 도스는 모두를 느긋하게 할 수 없어……」

 

 

「그럼, 너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 거냐제?」

 

 

「무, 무엇을 위해냐니, 모르겠어.

도스는 모두를 느긋하게 하고 싶었는데.

하지만, 모두는 느긋하지 못하고.

도스는, 도스는 무엇을 위해 살아있는 거지?」

 

 

그것이 방아쇠였다.

우두머리 도스 안에서 무언가가 붕괴한 것이리라.

우두머리 도스는 힘이 빠지듯 몸을 무너뜨리고, 빙글빙글 눈을 굴린다.

나는 우두머리 도스에게 다가가, 들고 있던 못 박힌 배트로 옆얼굴을 후려갈긴다.

 

 

「느그와아. 아, 아기, 아그, 아베베.」

 

 

「뭘, 멍하니 있는 거예요?

어서, 모두를 느긋하게 해 주세요.」

 

 

우두머리 도스의 얼굴 한쪽은 완전히 뭉개져 있었다.

우두머리 도스는 남은 눈으로 나를 바라본다.

 

 

「도, 도스는 느긋하고 싶었을 뿐이야.

모두가 느긋하면 도스도 느긋할 수 있을 텐데.

모르겠어.」

 

 

「저기 말이죠, 제가 묻는 건 그런 게 아니에요.

모두를 느긋하게 할 수 있어요? 못 해요?

어느 쪽이죠?」

 

 

우두머리 도스의 눈에 비치는 것은 분노와 원망의 불꽃에 눈을 불태우는 윳쿠리들과 행복과 기대의 빛으로 가득 찬 인간들이었다.

특히 우두머리 도스의 눈앞, 우두머리 도스를 심문하며, 팥소에 젖은 못 박힌 배트를 든 언니는 매우 기뻐 보였다.

 

 

윳쿠리들은 전혀 느긋하지 않다.

하지만, 자신을 보는 인간들은 매우 느긋하다.

우두머리 도스에게는 그것이 이해되지 않았다.

우두머리 도스는 모두를 느긋하게 하고 싶다.

하지만, 윳쿠리들은 느긋하게 해주지 않는다.

인간들은 느긋하다.

 

 

……어라?

 

 

「아하, 하하하하하.

이, 인간 씨!

때려줘! 도스를 때려줘!

인간 씨는 아주 느긋하죠!」

 

 

우두머리 도스는 깨달아 버렸다.

지금, 무엇을 하면, 누가 느긋해질 수 있는지.

자신의 역할. 누군가를 느긋하게 하는 것.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자신이 살아온 의미는 없어져 버린다.

 

 

「때려줘!

도스를 때려서, 느긋해져!

도스를 괴롭히면 인간 씨는 느긋해질 수 있잖아?

도스는, 도스는 인간 씨를 느긋하게 해줄게!」

 

 

우두머리 도스는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눈앞에 있는 나에게 말을 걸어온다.

지나치게 웃는 그 웃음은 기괴하게도 보였다.

 

 

「하아……」

 

 

나는 우두머리 도스에게서 멀어진다.

 

 

「느느늣?

인간 씨, 왜 그래?

도스를 더 때려줘. 도스는 인간 씨를 느긋하게 해줄 수 있다구!」

 

 

「느긋하지 않아.」

 

 

「에.」

 

 

「나는 윳쿠리가 기뻐해도 느긋하지 않아.

나뿐만이 아니야.

여기 있는 모두 그러니까.」

 

 

인간들이 우두머리 도스를 보는 눈빛이 일변했다.

어느 인간도 재미없어 보였다.

즉, 느긋하지 않은 것이다.

 

 

「왜, 왜, 도스를 괴롭히면 인간 씨는 느긋해지는 거 아니었어?

도스를 때려줘.

느긋해져.」

 

 

우두머리 도스의 머릿속은 혼란스럽다.

자신은 누군가를 느긋하게 하기 위해 존재한다.

그것이 자신의 존재 의의다.

 

 

윳쿠리를 느긋하게 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우두머리 도스의 힘은 부족하다.

하지만, 인간을 느긋하게 하는 것은 가능할 터였다.

인간들은 옻쿠리를 괴롭히며 즐기고 있다. 느긋해하고 있다.

그래서, 우두머리 도스도 인간들에게 괴롭힘당하며, 인간을 느긋하게 할 수 있다고 확신했는데.

지금, 우두머리 도스에게 향하는 것은 싸늘한 시선뿐이다.

 

 

인간만이 아니다.

옻쿠리들도.

자신들을 버리고, 인간에게 아첨하는 비참한 우두머리 도스의 모습을 느긋하지 못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

「……」

「……」

「……」

 

 

모두가, 인간도 윳쿠리도 그 자리에 있는 모든 것이 우두머리 도스를 느긋하지 못한 눈으로 보고 있다.

우두머리 도스는 아무도 느긋하게 하지 못한다.

윳쿠리인데도, 도스인데도.

아무도 우두머리 도스가 있어도 느긋하지 못하다.

 

 

「어째서, 아무도 느긋하지 않은 거야아아아아아아아!!!

누구든, 누구든 느긋하게 해달라구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

우─, 우게, 우게에에에에우에게」

 

 

자신의 존재 의의를 부정당한 우두머리 도스는 내면에서부터 오는 경험해 본 적 없는 고통에 몸이 견디지 못했다.

얼굴이 으스러지는 것보다 아팠다.

 

 

「아비이아, 아아아아아그아아아아아이기이이이이」

 

 

입에서 팥소를 토해내고, 구원을 바라는 듯 눈은 떨어질 듯이 이리저리 움직인다.

 

 

「시, 시러, 죽고 싶지 않아.

도스는, 느긋하고 싶어. 느긋, 느긋.」

 

 

그것은 보통의 비윳쿠리증과는 달랐다.

느긋함이라는 정체성을 잃은 정신 붕괴라고 해도 좋았다.

그 견딜 수 없는 스트레스에 신체가 안쪽에서부터 무너져 내리고, 우두머리 도스는 계속해서 팥소를 토해낸다.

 

 

「살아갈 의미 없는 거야?

그렇다면, 왜, 왜, 도스만……」

 

 

숨이 끊어진 우두머리 도스의 모습을 웃음소리가 감싼다.

즐거워 보이는 목소리와 무참하게 죽은 우두머리 도스의 모습을 왕대장이라고 불리던 마리사는 슬프게 바라본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저 인간의 말대로였다.

저 도스를 우두머리로 삼은 깊은 이유는 없다.

2대째의 아이로, 모두가 매우 느긋하다고 칭찬했기에 3대째 우두머리가 되었다.

3대째 우두머리가 정해진 후, 무리에는 도스가 늘어나, 우두머리 도스가 직접 행동하지 않아도 무리는 돌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저 무리에서 우두머리로서의 역할은 거의 없었다.

그저 무리의 우두머리로서 느긋하게 있으면 무리 모두가 안심하고 살 수 있다.

그런 상징적인 존재였다.

 

 

(어쩌면, 마리사도?

아니야. 틀려. 마리사는 마리사는 틀려.

분명히, 우두머리로서, 도스로서, 윳쿠리로서의 역할은 있었어.)

 

 

끝을 향해가는 지옥의 연회를 바라보며 왕대장은 이를 악물 수밖에 없었다.

 

 

뿌려진 등유 냄새를 견디지 못하고 도망치는 윳쿠리도 있지만, 골프채를 든 직원이 다시 쳐낸다.

윳쿠리의 발은 느리고, 어떤 현상에도 반응하기 때문에, 놓치는 일은 거의 없다.

예를 들면,

 

 

「아가야! 엄마랑 같이 바로 도망치는 거야!!!」

 

 

필사적인 표정으로, 레이무가 자신의 세 아가야에게 외친다.

어제의 참극에서 도망쳐, 둥지에 숨어 있었지만 인간에게 발각되고 말았다.

용감한 반려 마리사가 제재를 하려고 뿌꾸-를 했지만,

인간은 마리사의 땋은머리를 잡고, 그것이 끊어질 때까지, 땅바닥에 마리사를 내동댕이쳤다.

 

 

레이무는 남은 아가야와 함께 이 지옥으로 끌려 나왔다.

레이무도 아가야도 땅바닥에 키스하는 마리사를 필사적으로 불렀지만, 마리사가 반응하는 일은 없었다.

아마 이미 죽었을 것이다.

 

 

원래대로라면 레이무 가족의 운명은 어제 끝났어야 했다.

다만, 붙잡힌 순서가 늦었고, 어제 다 죽이지 못했기에, 마지막 공연의 재료로 돌려진 것이다.

하지만, 레이무는 그저 자신의 죽음을 기다리는 윳쿠리가 아니다.

오른쪽 옆머리로, 맏딸 마리사의 땋은머리를 당기고, 왼쪽 옆머리로, 둘째 딸 레이무를 당긴다.

셋째 딸 레이무는 레이무의 머리 위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머리카락을 물고 있다.

 

 

「모두, 이런 느긋하지 못한 곳, 바로 도망치는 거야. 집에 돌아가서 느긋하게 지내자!」

 

 

「마리쨔도 배고픈고라졔! 어서 돌아가는고라졔!」

 

 

「느긋하게 있을 거야! 레이뮤는 느긋하게 있을 거야!」

 

 

「뉴─! 뉴─! 뉴─!」

 

 

레이무의 결의에 아가야들도 응답한다.

레이무는 반려 마리사도 걱정하고 있었다. 마리사는 땅바닥에 엎드린 채 끝까지 레이무들에게 응답하지 않았다.

아마, 마리사는 죽었을 것이다. 하지만, 레이무는 결코 비관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레이무의 마리사는 최강의 마리사이기 때문이다. 저 정도로 죽을 리가 없다.

레이무는 그렇게 믿고 있었다.

그래서, 어서 돌아가, 다시 언제나처럼 느긋한 하루를 보내는 것이다.

 

 

몸에 뿌려진 역겹고 느긋하지 못한 액체를 씻어내고,

마리사가 사냥해온 맛있는 밥 씨를 우걱우걱 먹고, 느긋하게 낮잠을 자고 나면, 저녁까지 아가야와 시간을 보낸다.

최고로 느긋한 하루를 보내는 것이다.

 

 

「어서 돌아가는고라졔! 어서 돌아가서, 아빠야랑 으스러뜨리자부우우!」

 

 

레이무의 오른쪽 옆머리가 가벼워진다.

 

 

「아차─, 으스러져버렸네. 너무 세게 했나 봐.」

 

 

들려오는 느긋하지 못한 목소리.

 

 

「서투르네. 내가 본보기를 보여줄게.」

 

 

「늣?」

 

 

레이무의 왼쪽 옆머리도 가벼워진다.

양쪽 옆머리가 당기고 있던 것은 다름 아닌 레이무의 소중한 아가야였다.

그런데, 옆머리가 가벼워진다는 것은,

 

 

「아가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레이무는 황급히 좌우를 살피며, 아가야를 찾는다. 우선 오른쪽.

모자가 있었다.

맏이 언니의 모자가 너덜너덜해져서, 레이무의 약간 뒤에 굴러다니고 있었다.

모자 주위에는 팥소가 흩뿌려져 있다.

레이무는 그 참상으로부터 맏딸 마리사에게 일어난 사태를 이해해버린다.

레이무는 떨면서, 왼쪽 옆머리를 본다.

 

 

「아, 아가야?」

 

 

「잘하네─. 으스러지지 않고, 다시 쳐냈잖아.」

 

 

「뭐, 숨만 붙어있는 정도지만요. 죽기 전에 불을 붙이죠. 그 편이 더 괴로울 테니까.」

 

 

「오케이, 오케이. 그 전에 이 대형 쓰레기도 다시 쳐낼게.」

 

 

레이무의 왼쪽 뺨을 차가운 쇠의 감촉이 파고든다.

냉기는 곧 뜨거운 고통으로 변한다. 고통과 함께 레이무는 허공을 날아, 쓰레기가 된 윳쿠리가 쌓인 산에 격돌한다.

 

 

「느, 느, 느으으.」

 

 

뺨은 움푹 패이고, 왼쪽 이는 부러져버렸다.

얼굴을 드는 레이무 앞에 눈알을 흘리는 둘째 딸 레이무의 모습이 있었다.

 

 

「아, 아가야. 레이무의 아가야……」

 

 

둘째 딸 레이무는 아직 살아있었지만, 죽음 직전이었다.

입부터 위가 으스러지고, 눈도 보이지 않는다. 어제 함께 노래 연습을 했던 작은 가수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다.

게다가 레이무는 자신의 머리에서 나는 끈적끈적한 감각을 알아차린다.

옆머리로 쓰다듬어보니, 끈적하게 팥소에 젖은 빨간 리본이 묻어난다.

그것은 가족의 막내 아이돌 레이뮤의 최후였다.

 

 

「아, 아아, 아아아아아, 아아아아레이무 이제 집에 갈래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

 

 

견딜 수 없게 된 레이무는 쓰레기 산에서 뛰어내려, 다시 도주를 시도하려 했지만, 시간 초과다.

쓰레기 산을 둘러싼 인간들이 활을 당겨, 불화살을 쏜다.

여덟 군데에서 발사된 화살은 윳쿠리 산에 꽂히자, 뿌려진 등유에 불이 옮겨붙어, 순식간에 불기둥이 된다.

 

 

「느갸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뜨거워! 너무 뜨거워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불행하게도 레이무의 이마에 불화살이 꽂히고, 레이무를 중심으로 불길이 번져나간다.

뜨겁다고 레이무가 날뛰면, 불은 번져 더욱 온도를 높이고, 레이무를 태워간다.

몸이 숯으로 변해가는 가운데 레이무가 마지막으로 본 것은 악마도 맨발로 도망칠 듯한 미소를 띤 두 소녀의 모습이었다.

 

 

마지막 피날레로 준비된 성대한 모닥불은 대미를 장식하기에 어울렸다.

모닥불에서는 뜨거움에 괴로워하는 윳쿠리들의 단말마가 들려온다.

빡빡 깎인 도스를 중심으로 학대 끝에 숨만 붙어있는 도스도, 저 우두머리 도스, 사냥 도스, 수호도스 같은 무리의 간부 도스들도 모두 불타고 있다.

그들의 사라져가는 느긋함과 맞바꿔 우리는 깊고 깊은 추억을 새기는 것이었다.

 

 

등에 불을 붙이고 이쪽으로 달려오는 윳쿠리도 있었지만, 불을 붙이기 전과 마찬가지로 들고 있는 골프채로 모닥불로 다시 쳐낸다.

다시 쳐내진 윳쿠리는 데굴데굴 구르며, 지옥불 속으로 돌아간다.

 

 

「좋은 생일이었어─.」

 

 

툭 하고 내 옆에서 아가씨가 중얼거린다. 주머니에 손을 넣고, 어깨를 으쓱하는 그녀의 모습은 스무 살 여성으로 보이지 않았다.

아직 어딘가 어린 소녀 같은 모습이 남아있다.

 

 

「……우리가 만난 지, 벌써 몇 년이 됐지?」

 

 

내가 아가씨에게 묻자, 그녀는 고개를 살짝 갸웃거리며,

 

 

「5년인가? 고등학교 때부터 사귀었잖아?」

 

 

「길었네. 5년이나 함께 윳쿠리 학대를 해왔구나─.」

 

 

「그래? 나는 짧다고 생각하는데? 아직 말이지, 하고 싶은 학대도 잔뜩 있고.」

 

 

우리 앞에서 타오르는 불꽃은 지금까지 해온 윳학의 마침표이기도 하다.

아가씨는 스무 살을 맞았고, 나도 곧 스무 살이 된다.

아이에서 어른이 되면 지금까지, 보였던 풍경도 달라질지 모른다.

그것은 윳학을 사랑할 수 없게 되는 것으로 이어질지도 모른다.

지금까지와 달라진다. 아니, 성장해버린다. 그것이 어른이 된다는 것이다.

 

 

「어, 언니! 도시파인 언니, 앨리스는 이제 죽어도 괜찮아요!

하지만, 하지만, 아가야만은 살려주세요!」

 

 

나와 아가씨 앞에 한 마리의 윳쿠리 앨리스가 굴러온다.

어디서 도망쳐 왔는지, 머리카락은 타버렸고, 왼쪽 눈알의 위치가 이상하다.

안구가 움푹 파였는데, 눈알은 이마에 붙어 있다.

다리도 새까맣게 타서, 분명 정성스러운 학대를 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앨리스는 머리 위에 어린 앨리스를 태우고 있었고, 그 어린 앨리스는 부모의 참상에 비하면 심각한 상태는 전혀 아니었다.

 

 

「저기, 앨리스, 그 아가야는 얼마나 소중해?」

 

 

흥미롭다는 듯이 아가씨가 앨리스에게 묻는다.

나는 그 모습을 말없이 지켜본다.

 

 

「애, 앨리스의 아가야는 마지막 아가야예요. 앨리스는 반려 파츄리와 아주 느긋하게 지냈어요.

많은 아가야가 있었어요. 모두 아주 느긋한 도시파 아가야였어요.」

 

 

「그렇구나─. 그런데, 왜, 한 마리밖에 없어?」

 

 

「모두, 모두, 살해당했어요…….

어제, 인간 씨가 와서, 앨리스들은 집에 도망쳤는데,

결계가 부서지고, 끌려나와서, 아가야는 앨리스들 앞에서, 한 마리씩 으스러졌어요.

앨리스와 파츄리는 많이 아팠어요. 그래서, 그래서, 파츄리는──」

 

 

「죽었구나.」

 

 

「네.」

 

 

앨리스는 짧게 대답하고, 아직 남아있는 오른쪽 눈에서 한 줄기 눈물을 흘린다.

나는 아직 말없이 앨리스의 이야기를 듣는다. 아직, 여기는 아가씨의 무대이기 때문이다.

 

 

「파츄리가 마지막 힘을 짜내서 앨리스와 아가야를 도망치게 해줬어요.

이 아가야는 앨리스와 파츄리의 첫 번째 아가야예요.

난산으로 태어났지만, 모두가 많이 축복해준 아주 느긋한 아가야예요.

이 아가야는 무리의 윳쿠리를 행복하게 해줬어요.

분명 인간 씨도 행복하게 해줄 수 있을 거예요.

그러니까, 그러니까, 아가야를 부탁해요!」

 

 

사랑하는 파츄리와의 사이에 남은 마지막 희망. 그것을 이어가려고, 앨리스는 머리를 필사적으로 땅에 계속 비빈다.

파츄리는 마지막으로 앨리스에게 전했다. 느긋한 아가야로 키워달라고.

앨리스와 파츄리의 아가야라면, 분명 최고로 느긋한 윳쿠리가 될 수 있을 거라고.

그래서, 앨리스는 간청한다. 파츄리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엄마야.」

 

 

어린 앨리스도 부모의 모습에 감동한 듯하다.

단호한 얼굴을 만들고, 우리를 돌아본다.

 

 

「앨리쮸, 분명 도시파인 윳쿠리가 될 거야! 그러니까, 언니들도 앨리쮸를 잘 부탁해요.」

 

 

「아, 아가야.」

 

 

아아, 얼마나 멋지고 훌륭한 아가야인가.

앨리스도 모르는 사이에 제대로 인사할 수 있는 아이로 자랐다.

이런 모습을 보면 앨리스가 걱정할 것은 없다. 아가야는 인간 씨 밑에서 분명 훌륭한 사육 윳쿠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앨리스의 얼굴이 자연스럽게 피어나기 시작했을 때,

 

 

「알았어, 앨리스. 나, 감동했어.」

 

 

아가씨가 앨리스 모녀에게 말을 건넨다.

그 눈은 이상하게도 눈물로 촉촉한 듯도 보였다.

 

 

「이, 인간 씨! 알아주셨군요! 부탁해요, 앨리스의 아가야를 느긋하게 해주세요!」

 

 

「인간 씨! 느긋하게 부탁해요!」

 

 

「응응. 맡겨둬, 확실히 둘 다 지옥으로 보내줄 테니까.」

 

 

「에?」

 

 

「푸하하하하하하하하하!!!」

 

 

나는 자신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당연하다. 이런 쓰레기들이 아무리 연기해도 이쪽이 할 일은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던 것이다.

 

 

「우선 마지막 희망부터 으스러뜨릴까?」

 

 

「찬성─. 이 더러운 쓰레기 만쥬 앞에서, 비틀어 으스러뜨려야지.」

 

 

아가씨는 나와 의견이 일치하자, 생긋 웃으며 앨리스의 머리 위에 있는 어린 앨리스를 집어 올린다.

 

 

「어, 엄마야!!!」

 

 

「그만해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 앨리스의 아가야를 돌려줘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

 

 

우리는 그 목소리를 무시하고, 발밑의 땅바닥에 어린 앨리스를 내동댕이친다.

 

 

「느베엣!」

 

 

「아가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달려들려는 앨리스를 내가 발로 밟아 누른다.

앨리스는 혀를 내밀면 닿을까 말까 한 곳에서, 움직임이 봉쇄된다.

앨리스를 확실히 누르고 있는 것을 확인하자, 아가씨는 어린 앨리스의 하반신을 밟아 으스러뜨리고, 서서히 발끝을 머리 쪽으로 이동시킨다.

 

 

「아, 아파, 아프다구, 엄마야.」

 

 

어린 앨리스는 도망칠 수도 없이, 서서히 으스러져 가는 것을 기다릴 뿐이다.

나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앨리스를 밟는 힘을 점점 세게 한다.

 

 

「그만해어어어어어어어어어!!! 이 외도!!! 아가야를 구해준다고 약속했잖아아아아아아아아아!!!」

 

 

「했었나?」

 

 

「안 했어.」

 

 

「장난하지 마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이 빌어먹을! 귀신! 악마! 개쓰레기!」

 

 

「음~ 좋은 울림! 더 말해줘?」

 

 

「그래그래. 우리는 윳쿠리를 지옥으로 처넣기 위해 나타난 악마니까, 칭찬이지!」

 

 

「아, 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그으으으으으으우우우우우우!!!」

 

 

어린 앨리스의 목숨도 고비를 넘겼다.

눈에서는 빛이 사라지고, 입에서는 커스터드를 흘리고 있다.

앨리스는 혀를 내밀어 할짝할짝하려 하지만, 조금 모자라 닿지 않는다.

어린 앨리스는 이제 머리밖에 남아있지 않다. 몸의 절반 이상은 흙과 섞여버렸다.

움직임도 전혀 없다. 이제 빛나지 않는 눈으로 허공을 바라보고 있다.

 

 

「에잇.」

 

 

남은 어린 앨리스의 머리를 아가씨가 걷어차자, 보기 좋게 앨리스의 뺨에 철퍽하고 달라붙는다.

앨리스도 이제 넋이 나간 상태로, 자신의 뺨에 붙은 오물을 보려고도 하지 않았다.

이 상태가 되면 으스러뜨려버리는 것은 구원이 되어버리므로, 방치하기로 한다.

아가씨는 친절하게도 어린 앨리스가 섞인 흙을 파내어, 헐거워진 앨리스의 입에 「마지막 만찬이야」라며 쑤셔 넣어 주었다.

마지막으로 쑤셔 넣어진 흙을 입에서 흘리는 앨리스를 불기둥 속으로 걷어차 넣는다.

 

 

「멈출 수가 없네.」

 

 

돌아본 시간에는 겹겹이 윳쿠리들의 시체가 넘쳐흐르고 있다.

단 하룻밤 사이에 이토록 많은 윳쿠리를 죽이고 또 죽인 것이다.

 

 

「나는 내가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윳학을 멈출 수 없을 것 같아.」

 

 

「……나도.」

 

 

「나, 분명 윳쿠리를 전부 죽여버리면, 스스로 다시 윳쿠리를 만들어낼 것 같아. 그 정도로 윳학을 좋아해.」

 

 

「나도.」

 

 

「그러니까, 평생, 함께 윳학을 즐기자!」

 

 

나에게는 '함께’라는 부분이 조금 흐릿하게 들렸다.

부끄러웠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어느새 어른이 되어 있었다. 어느새 자립해 있었다.

함께라니, 그런 말은 홀로 선 자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아가씨도 거기만큼은 작은 목소리가 되어버렸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대환영이다.

 

 

「응.」

 

 

말보다 더 확실히 전해지는 마음이 거기에 있었다.

나와 아가씨는 서로 뻗은 손의 손가락을 얽고, 철수 준비가 끝난 직원들 곁으로 향한다.

 

 

 

 

 

 

 

 

 

 

 

 

 

 

「느긋하게 있고 시퍼……」

 

 

떠오르는 것은 과거의 영광과 후회뿐이다.

마리사의 의식이 현실 세계로 되돌아온다.

 

 

온몸에서 느껴지는 찌릿찌릿한 불쾌한 통증은 멈추지 않는다.

고통에 소리를 지르려 해도 목소리는 나오지 않는다.

벗어나려 해도 몸은 움직이지 않는다.

자신의 몸이 어떻게 되었는지, 알 수 없다.

 

 

존재는 하고 있다.

확실히 몸에서 고통을 느끼기 때문이다.

찌릿찌릿한 불쾌한 통증이 마리사의 의식을 언제까지나 이 현세에 붙잡아두고 있기 때문이다.

 

 

신체의 존재만을 느끼는 마리사지만, 시야는 아직 살아있었다.

인간에게 으스러진 한쪽 눈은 이제 보이지 않지만, 아직 무사한 눈은 분명히 눈앞의 광경을 계속 비추고 있다.

 

 

마리사의 눈앞을 컨베이어 벨트에 윳쿠리들이 실려 간다.

아직 아기 윳인 그들은 컨베이어와는 반대 진행 방향으로 필사적으로 뛰고 있다.

 

 

컨베이어가 다다르는 곳에는 짐승의 이빨을 연상시키는 은색 칼날이 멈추지 않고 회전하고 있다.

그곳에 도달하면 어떻게 될지, 한눈에 봐도 알 수 있다.

 

 

아기 윳들은 아직 약한 다리로 자신들과 같은 윳쿠리를 먹어 치우는 입에서 벗어나려 뛰고 있는 것이다.

중에는 뿌꾸-를 하고 그대로 삼켜지는 것이나, 컨베이어 측면에 늘어선 벽에 몸통박치기를 하는 것도 있지만, 목숨을 단축시키는 행위일 뿐이다.

 

 

하지만, 반대로 뛰어도 컨베이어의 흐름은 아기 윳의 움직임보다 빠르다.

아기 윳이 한 걸음, 반대로 뛰어도, 그 사이에 컨베이어는 세 걸음만큼 칼날의 입으로 아기 윳의 몸을 가까이 가져간다.

게다가 아기 윳들은 다섯 번만 뛰어도 상당히 멀리 왔다고 생각하고, 휴식한다.

물론, 자동으로 움직이는 컨베이어는 아기 윳을 쉬게 하지 않는다.

쉬고 있는 사이에 칼날의 입으로 보낸다.

 

 

「어어어어째서어어어어어 이빨 씨가 뒤에 있는 거야아아아아아아아아!!!」

 

 

대부분의 아기 윳은 그렇게 절규하며, 삼켜져 간다.

휴식이 짧고, 뒤에 다가오는 칼날을 눈치채고 다시 뛰기 시작하는 것도 있지만, 그다지 큰 차이는 없다.

세 걸음도 뛰지 못한 채 주위의 아기 윳들과 함께 삼켜져 간다.

 

 

마리사는 그날부터 계속 이 광경을 보고 있다.

마리사 앞에서 죽어간 아기 윳의 수는 얼마나 될까.

상상도 할 수 없는 수다.

 

 

어느 아기 윳들에게나 느긋한 미래가 있었을 것이다.

살아있었다면 분명 느긋한 윳쿠리가 되어 있었을 것이다.

어쩌면, 도스가 될 수 있는 윳쿠리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 멋진 미래가 으스러지는 순간을 마리사는 계속해서 봐야만 했다.

 

 

아기 윳들의 다짐육 쇼는 어떤 시간이 되면 정확히 끝난다.

밝았던 실내의 전기가 나가고, 컨베이어의 움직임이 멈춘다.

컨베이어가 멈추면, 이빨의 움직임도 멈춘다.

그것이 하루의 끝이다.

컨베이어에 탄 아기 윳들은 자신을 죽이려던 이빨이 멈추자, 환호성을 지른다.

 

 

「야, 야호오오오오오오오!!!」

 

 

「이겨따!!! 게스인 이빨에게 이겨따아아아아아아아아!!!」

 

 

「느피피피. 느긋하게 있는 레이뮤에게는 이빨 씨도 항복이라구!」

 

 

「죽어, 죽어, 게스인 이빨은 죽어!」

 

 

아기 윳들은 공포로부터의 기쁨을 만끽하며, 제멋대로 승리의 여운에 잠긴다.

원래대로라면, 기뻐해야 할 일이지만, 마리사는 그렇게 생각할 수 없었다.

저 이빨도 컨베이어도 내일 아침이 되면 다시 가동한다.

그렇게 되면 아기 윳들은 다시 죽임당한다.

오늘 밤뿐이다.

느긋함을 맛볼 수 있는 것은 오늘 밤뿐이다.

그들의 죽음의 운명은 변하지 않는다.

잠시라도 느긋함을 느끼면 행복할지도 모르지만, 그것은 들어 올렸다가 떨어뜨려지는 것일 뿐이다.

아기 윳들이 기뻐하면 기뻐할수록 마리사는 그들의 내일의 낙차를 슬퍼하게 되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의 무력함을 통감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컨베이어가 멈추면 마리사의 몸에 이상한 변화가 일어난다.

그것은 지금까지의 찌릿찌릿한 불쾌한 통증이 아니라, 신체를 파고드는 듯한 격통이 덮치는 것이다.

원래, 밤이 되면 잠들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자려고 해도 눈을 감을 수 없고, 불쾌한 통증이 계속되기 때문에 잠들 수도 없다.

그것만으로도 고통을 부르는데, 어두워지면 이유를 알 수 없는 격통이 끊임없이 계속되는 것이다.

 

 

당연히, 몸의 감각은 있는데 움직일 수 없는 마리사는 어둠 속에서 격통을 견딜 수밖에 없다.

빛도 소리도 없는 어둠 속이다.

그 고독 속에서 마리사의 몸에만 격통이 계속된다.

마리사는 밤이 밝기를 오로지 바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밤이 밝으면 눈앞의 아기 윳들은 죽임당한다.

다시 마리사는 미래가 있는 아기 윳이 무참하게 으스러지는 모습을 봐야만 하는 것이다.

그런 미래를 보고 싶지 않다. 이대로 밤이 계속되면 그런 괴로운 광경을 보지 않아도 된다.

그런데, 견딜 수 없는 격통 때문에 마리사는 결국 언제나 새벽을 바라는 것이다.

 

 

아침이 되면, 방에 전기가 켜진다.

그것을 신호로 우선 이빨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어젯밤, 이빨에 뿌꾸-를 하거나, 몸통박치기를 해서 이빨에게 승리했다고 착각하고, 이빨 근처에서 유유히 잠들어 있던 것들이 우선 먹이가 된다.

 

 

「느븃!」

 

 

그들은 행복한 꿈을 꾼 채 죽을 수 있었을까.

움직이기 시작한 칼날은 순식간에 아기 윳을 삼킨다.

다음에 컨베이어가 움직이기 시작해서, 근처의 아기 윳을 삼켜간다.

컨베이어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새로운 희생자들이 차례차례 투하된다.

 

 

「시러어어어어어어어!!!」

 

 

「어, 어째져, 저게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

 

 

그들의 절규에 어제 살아남은 것들이 눈을 뜬다.

살아남은 무리는 우선, 멈췄어야 할 이빨이 움직이고 있다는 것에 놀란다.

 

 

「어어어어째서어어어어 이빨 씨가 살아있는 거야아아아아아아아아!!!」

 

 

그 후에는 놀란 채 삼켜져 가는 것과 다시 필사적으로 도망치려 하는 것으로 나뉘어, 차례차례 투하되는 아기 윳에 섞여,

어느 것이 어제의 생존자인지 알 수 없게 된다.

 

 

알 수 있는 것은 단 하나. 두 밤을 사는 것은 결코 없다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컨베이어가 움직이기 시작하고 1분도 채 버티지 못하고 죽을 것이다.

아기 윳은 차례차례 투하된다. 죽어서 당연한 것들이다.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야……)

 

 

몇 번이고 생각했던 의문이지만, 답은 나와 있다.

 

 

「괴롭히고 싶으니까.」

 

 

그녀는 한마디만 했다.

마리사를 산에서 이 방으로 데려온 그녀는 마리사에게 줄 고통을 설명한다.

 

 

「너는 지금까지 계속 느긋했었지?

그런 걸 용납할 수 있을 리 없잖아.

전 세계의 인간들이 네가 행복했던 이야기를 듣고, 이렇게 생각해.

장난하지 마, 윳쿠리가 느긋해도 될 리 없잖아, 라고.

그래서, 괴롭힌다. 지금까지 행복하게 지냈던 만큼, 너를 괴롭힌다.

그렇게 하면 말이지, 인간들은 이렇게 말해.

좋아, 더 해. 지금까지 실컷 행복하게 살았으니 꼴좋다, 라고.

어, 그런 건 부당하다고?

그렇지 않아. 왜냐하면, 너는 그 때문에 태어났으니까.

아무리 바라도 바로 죽이지 않아. 영원한 생지옥으로 연결한다.

너는 처음부터 그 때문에 태어났던 거야.」

 

 

마리사는 자신의 존재 의의를 묻는다.

마리사는 괴로워하기 위해 태어났던 걸까.

저 느긋했던 과거는.

그랜도스로서, 모두에게 존경받고, 행복했던 매일은 이렇게 마리사를 괴롭히기 위해 준비된 것이었을까.

아니, 틀리다.

 

 

(인간은 느긋할 수 없게 만드는 거라제.)

 

 

되살아나는 아버지의 말.

저 말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했더라면.

인간과 싸운다는 어리석은 행위를 하지 않았더라면 분명 다른 미래가 있었을 것이다.

아니, 있었던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그렇지 않다면, 마리사는 정말로 괴로워하기 위해서만 태어난 것이 된다.

그것만은 결코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마리사들 윳쿠리의 존재.

무엇을 위해 태어났는지 묻고, 인간을 행복하게 하기 위해 태어났다는 대답은 하고 싶지 않다.

그 대답에 도달한 순간 마리사는 모든 느긋함을 잃어버릴 것만 같았다.

저 우두머리 도스처럼 자신의 존재 의의를 잃은 윳쿠리의 말로를 따르고 싶지는 않았다.

비록, 지금, 자신이 어떻게 되어 있든 윳쿠리라는 것을 의심하고 싶지는 않았다.

윳쿠리로 태어난 존재 의의를 포기했을 때, 거기에는 지금 이상의 느긋하지 못한 것이 있을 것 같다.

그런 너무나도 느긋하지 못한 것은 하고 싶지 않다.

 

 

그래서, 떠올린다.

왜, 도망가지 않았는가. 왜, 싸웠는가. 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는가.

기고만장했던 자신을, 힘을 과신했던 자신을, 책망하지 않을 수 없다.

그때, 자신의 판단이 틀리지 않았더라면 분명 행복해질 수 있었을 거라고.

인간에게서 도망쳤더라면 다시 낙원을 세울 수 있었을 거라고.

자신의 몸을 아슬아슬하게 옥죄는 후회라는 이름의 사슬에 사로잡히는 것을 마리사는 선택한 것이다.

 

 

끝이 보이지 않는 세계.

자신의 몸이 어떻게 되었는지도 알 수 없다.

그런 상태에서 마리사는 행복했던 과거를 계속 떠올리며, 계속 괴로워하는 것을 선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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