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

anko 6850 세상은 그 고통과 아픔을 기다리고 있었다 전편

by 다섯개 posted Jun 15,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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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그렇듯 오역이나 오타 지적은 환영입니다.

동작가의 전작, anko 5525 그때 우리가 만났던 추억은 아직도 『살아있다』(http://kimchimanju.com/xe/trans_write/130135)에서 나왔던 인물들이 나옵니다.

 

 

전, 중, 후 한 세트입니다.

 

 

---

세상은 그 고통과 아픔을 기다리고 있었다 전편

쵸코죠 아키

 

 

 

 

 

마리사는 한 집안의 대들보였다.

짝인 레이무와의 사이에서 많은 아기들을 보았다. 이제 마리사는 많은 아기들을 부양해야만 했다. 사냥은 힘들지만, 아기들이 많을수록 더욱 느긋할 수 있었다. 게다가 마리사는 사냥의 달윳이었다. 많은 아기들을 부양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다.

 

무리에서의 사냥은 대체로 단체로 이루어졌다.

사냥 담당인 도스를 중심으로 통상 윳쿠리들이 사냥터를 공격한다. 이는 도스를 중심으로 한 번에 많은 밥 씨를 모으기 위함과, 위험이 많은 사냥에서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함이었다. 도스가 있으면 아기 윳쿠리라도 사냥을 할 수 있었다. 사냥은 할 수 있는 윳쿠리가 많을수록 효율이 좋았다. 그래서 무리에서는 최근 계속 집단으로 사냥을 해왔다.

 

하지만, 마리사는 지금, 한 마리뿐이었다.

마리사는 가족을 위해 많은 밥 씨를 모아야만 했다. 그러기 위해 자신만의 새로운 사냥터를 발견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집단 사냥으로도 가족이 굶주리지는 않겠지만, 좀 더 느긋하기 위해서는 많은 밥 씨가 필요했다. 달윳인 마리사라면 분명 새로운 사냥터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느뉴뉴? 저것은 경비대의 오두막인거제. 위험한거제)

 

아무래도 꽤 산을 내려온 모양이었다. 수풀 너머로 무리의 경비대가 상주하는 숯가마 오두막이 보였다. 경비대는 윳쿠리가 부주의하게 무리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감시하고 있기도 했다. 마리사는 새로운 사냥터를 찾고 싶다는 정당한 이유가 있었지만, 그것은 도스의 일이기도 했다. 무리로부터 사냥의 달윳으로 인정받고 있는 마리사라도 제지당할 것이다. 마리사는 경비대에게 들키지 않도록 수풀에 몸을 숨기면서 더욱 산을 내려갔다.

 

(느뉴뉴!? 또 경비대의 오두막인거제)

 

수풀 안쪽에 또 집 씨를 발견한다. 경비대의 오두막은 하나일 텐데. 어느새 돌아와 버린 것일까. 하지만, 저 오두막은 본 기억이 없다. 아까 본 경비대의 오두막과는 다르다. 그리고 왠지, 아주 느긋할 수 없는 분위기가 풍겨온다.

 

「이제 싫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아아아아!!!」

「늣!」

 

상황을 살피던 마리사 앞에서 오두막에서 모히칸 머리의 남자가 뛰쳐나왔다. 처음 보는 생물이지만, 마리사는 먼 기억 속에서 그것이 인간이라는 것을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인간.

왠지 느긋할 수 없는 단어다.

사실, 뛰쳐나온 모히칸은 땅바닥에 엎드려 큰 소리로 울기 시작했다.

 

「나는, 나는 이런 짓 하려고 여기에 온 게 아니라고!!! 매일, 매일, 윳쿠리가 행복ーーー!!! 하고 있다니, 여기는 지옥이야!!!」

「어이, 진정해. 그건 다들 마찬가지야. 나도 이런 일 하고 싶지 않아.」

 

오두막에서는 줄줄이 모히칸 머리의 남자들이 나와, 먼저 나온 남자를 위로했다. 하지만, 첫 번째 남자의 발작적인 감정은 멈추지 않았다.

 

「웃, 웃기지 마아아아아아아아아아!!! 나는, 나는 윳쿠리를 학대하고 싶다고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남자는 큰 소리를 지르며, 충혈된 눈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냄, 냄새가 난다제!!! 윳쿠리의 냄새다!!! 있어, 여기에, 여기에, 윳쿠리가 있다구우우우우우우우우!!!」

「무슨 소리 하는 거야, 너. 어이, 정신 차려, 정신 차려.」

 

남자를 달래고, 억누르지만, 외침은 멈추지 않았다. 그런 모습을 보고, 마리사는 전율했다.

 

(뭐, 뭐냐제. 저놈들.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냐제. 빨리, 빨리, 도스에게 보고해야 하는거제)

 

마리사는 슬금슬금 그 자리를 벗어나려 했지만,

 

파삭

 

나뭇가지를 밟아 버렸다. 그 순간,

 

「거기냐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억누르던 손을 뿌리치고, 남자가 마리사를 향해 달려왔다.

 

「햣햐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마리사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느아아아아아아아아아!!!」

 

선제공격. 마리사의 얼굴에 남자의 발끝이 파고들었다.

 

「느비이이」

 

마리사는 걷어차여, 뒤쪽 나무에 격돌했다. 얼굴이 움푹 패이고, 이빨이 부러졌다. 눈도 흐릿했다. 단 한 방에 마리사는 전투 불능 상태가 되어 버렸다.

 

신참 모히칸을 쫓아온 선배 모히칸이 경악했다. 왜냐하면, 지금 그의 눈앞에 살아있는 윳쿠리가 있기 때문이었다.

 

「어째서, 여기에 윳쿠리가……. 으으으으, 으갸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선배라는 입장상, 항상 몸가짐을 바르게 했지만, 그 역시 이런 일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 윳쿠리의 행복한 목소리를 듣게 되는 것 따위 고문 이외의 아무것도 아니었다.

 

「이제, 나를 아무도 막을 수 없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윳쿠리는 전부 죽여버리겠다아아아아아!!!」

 

선배는 신참에게서 마리사를 빼앗아, 땅바닥에 내동댕이치더니, 무릎으로 단단히 끼우고 마운트 포지션을 잡았다. 그리고, 눈이 핑핑 도는 마리사에게 무자비한 주먹을 퍼부었다.

 

「죽어! 이! 쓰레기가! 뭐가! 행복하다고! 웃기지 마! 윳쿠리 주제에! 이 쓰레기!」

「서, 선배???」

 

미친 듯이 마리사를 두들겨 패는 선배의 모습을 보고, 신참도 정신을 차린 듯했다. 맨손인 채 망연자실하게 눈앞의 광경을 바라볼 뿐이었다.

 

「햣햐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선배 모히칸은 마리사를 붙잡더니 두 동강으로 찢어버렸다. 머리 위에서 두 조각난 마리사는 선배의 모히칸을 새까만 팥소로 적셨다.

 

「선배……」

 

마리사를 찢어발긴 선배는 홀가분해진 듯 어깨를 떨구고,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저질러 버렸군……」

 

그 얼굴에는 방금 전의 황홀한 표정과는 정반대로 비장감이 감돌고 있었다.

 

「관찰 대상을 죽여버리다니, 나는 회사원 실격이야.」

「선배……」

「하, 하하하. 하지만, 괜찮아. 어떤 처벌이든 받겠다. 잘 들어라, 신참. 나는 지금, 최고로 기분이 좋다. 역시 윳쿠리는 학대하는 게 최고야. 이제 곧, 이 연구소도 폐쇄된다는 소문도 있어. 그때까지는 인내다. 나는 기다릴 수 없었다. ……그러니까, 내 몫까지 즐겨줘.」

「선배!」

 

신참 앞에서 선배 모히칸은 비틀거리며 일어나, 관찰소로 돌아갔다. 그 오른손에는 반으로 갈라진 마리사가 쥐어져 있었다. 마리사는 이제 살아있지 않을 것이다. 다만, 그 눈은 자신이 왔던 길, 무리가 있는 쪽을 향해 무언가를 필사적으로 호소하고 있는 것처럼도 보였다.

 

 

 

 

 

 

 

 

늦가을, 나의 친우인 아가씨로부터 성인 기념 생일 파티 초대장이 도착했다.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격인 초대에 나의 머리는 크게 혼란스러워졌고, 어쨌든 용돈만으로, 우리 집 연봉을 받는 듯한 분에게 실례를 해서는 안 된다고 있는 힘껏 멋을 부려 드레스를 샀다. 당일은 머리 손질에 옷매무새까지 하고, 택시를 타고, 지정된 장소로 향했다. 교외의 산이 행사장으로 되어 있었지만, 분명 사유지를 개방해서 야외 입식 파티라도 여는 것이겠지 하고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 나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녹두색 운동복 차림의 오늘의 주역이었다.

 

「풉. 뭐야 그 꼴은.」

 

입을 열자마자 나의 화려한 모습을 비웃은 친우를, 나는 목적을 잊고 때려죽일까 생각했다.

 

악의 있는 몰래카메라의 희생양이 된 나의 한 벌뿐인 옷은 정성스럽게 개어져, 아가씨 단골 세탁소로 우송되었다. 아마, 앞으로 십 년은 입을 일이 없을 것이다. 아가씨 주위에는 경호원인지 그녀 회사의 사원인지, 많은 어른들이 있었다. 남녀를 불문하고, 예순 명이 넘는 사람들 대부분은 하이킹이라도 하는 듯한 활동하기 편한 옷을 입고 있었다. 그들은 무언가 짐을 잔뜩 실은 트럭에 올라타, 줄을 지어 산길을 올라갔다.

 

그 일단에 이어, 우리도 새까만 차에 올라탔다. 나는 차에 대해 잘 모르므로, 차종은 모르겠지만 차내는 상당히 넓고, 의자도 부드러웠다. 아무리 그래도 테이블까지는 없었지만, 왠지 고급스러운 냄새가 충만해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우리가 탄 차도 트럭 무리 뒤를 따랐다. 이제부터, 어디로 갈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이렇게나 산속 깊이 들어간다면, 운동복으로 갈아입길 잘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나의 비싼 드레스는 누더기가 되어 있었을 것이다. 그나저나, 내 몫의 팥색 운동복까지 확실히 준비해 둔 것을 보면, 분명 나를 함정에 빠뜨릴 작정이었던 것이겠지. 실실 웃는 아가씨에게 지쳐 나는 질문을 했다.

 

「그래서, 무슨 일인지 제대로 설명해 줘. 이제부터 이런 산속에서 뭘 하려는 거야?」

「오늘은 내 스무 살 생일이야.」

「초대장이 와서 알고 있어.」

「생일이란 건 화려하게 하고 싶잖아.」

「하아.」

「그래서, 윳쿠리 무리를 몰살하려고 해.」

 

나는 아마 미소를 참지 못했을 것이 틀림없다. 왜냐하면, 내 앞에 악마 같은 미소를 띤 아가씨가 있으니까. 같은 취미를 가진 나 역시 분명 같은 얼굴을 하고 있을 것이다.

 

현장으로 향하는 동안, 아가씨가 해준 설명은 이랬다.

아무튼, 지금으로부터 이십 년 전 아가씨가 탄생한 것을 기념하여, 그녀의 아버지가 산을 구입했다고 한다. 서민들이 말하는 기념수 같은 감각이었을 것이다. 더욱 멋진 아버지는 거기에 많은 윳쿠리를 풀어놓았다. 넓은 산에는 대단한 천적도 없고, 윳쿠리들은 낙원의 생활을 구가했다. 그것도 이십 년이나.

 

「뭐, 사실대로 말하면, 저 무리는 일단 야생 윳쿠리의 생태 연구라든가 도스를 발생시키는 메커니즘의 해명이라든가, 여러 가지 연구, 관찰에 사용되고 있는 모양이야.」

 

확실히 아무리 돈이 많다고 해도, 자신의 쾌락을 위해 쓸데없이 유지비가 드는 윳쿠리 무리를 관리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 노력에 걸맞은 성과를 얻는 것은 이상하지 않다.

 

「하지만, 그 연구도 오늘로 끝이야. 필요한 성과는 대부분 모았어. 저 연구소는 폐쇄고, 그게 우연히 내 생일과 겹쳐서 성대하게 철수하는 거야. 그뿐인 이야기야.」

 

성대한 철수, 라. 그래서, 이렇게 많은 직원들이 모였다는 건가. 내 눈에는 놀러 온 것처럼밖에 보이지 않지만, 그들에게는 일이라는 생각이겠지. 윳쿠리를 관리, 관찰, 연구해 온 시설의 철수 작업. 좀 더 쉽게 말하면, 필요 없어진 것을 처분하러 왔다는 것이다.

 

우리들이 산길을 오르기 시작하고, 삼십 분 정도 지나자 산속에 어울리지 않는 조립식 건물이 나타난다. 아무래도 여기서 일단 휴식을 취하는 모양이다. 상쾌한 얼굴을 한 어른들은 짊어진 배낭을 내려놓고, 담소를 나누기 시작한다. 나는 아가씨를 따라, 조립식 건물 안으로 들어간다.

 

「요오-. 주임님 계시죠-」

「어, 아가씨~」

 

나온 사람을 보고 나는 흠칫 몸을 움츠린다. 더러운 흰 가운을 입은 서른 살 정도의 여성. 비틀거리며 걷는 그녀의 얼굴이 이상했다. 흰자위를 드러내고, 위 눈꺼풀에 가려진 검은자위가 빙글빙글 움직이는 것이 보인다. 반쯤 열린 입에서는 거품인지, 침이 흘러내리고, 몸이 가늘게 떨리고 있다. 마치, 말기 약물 중독자가 이쪽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더는, 이제 한계예요……. 저에게, 저에게 윳쿠리를 학대하게 해주세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이!!!」

 

뭐야, 동지인가. 무서워했던 것이 미안해져 버린다. 하지만, 만약 매일 하는 윳학을 할 수 없게 된다면, 나도 이렇게 되어 버리는 걸까.

 

「그녀는 말이지, 이 무리를 관리, 감시해 주는 주임님이야.」

 

아가씨가 살짝 설명해 준다.

 

「오늘을 위해서 말이지, 5년 동안 계속 윳쿠리가 느긋하게 지낼 수 있도록 관리해 주었어. 이야- 이전 주임은 일주일 만에 발광해서 큰일이었거든.」

「저것들, 저것들, 매일, 매일, 말해요! 행복ーーーーーー이라고!!! 이런 불행한 일이 있을 수 있습니까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가씨라면 아시겠죠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이대로라면, 저, 저, 미쳐버릴 거예요오오오오오오!!!」

 

이미 늦은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나는 억지 미소를 지으며 이 이상한 언니를 지켜본다.

 

「하하하. 주임, 드디어 왔네. 오늘은 내 생일이야.」

「아, 아가씨의, 생, 생일! 그럼, 이제 참지 않아도 되는 거죠! 학대해도 되는 거죠! 몰살해도 되는 거죠! 해냈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록 밴드 콘서트처럼 헤드뱅잉을 하는 주임님. 목이 떨어져서, 마치 이쪽으로 날아올 것 같다.

 

「그래서 말이야, 무리 상태. 좀 설명해 주지 않을래? 다들 와 있으니까.」

「물론이죠. 그헤헤헤. 실컷 느긋하게 해뒀으니까요. 맛있는 진수성찬이 잔뜩 있다고요~」

 

조립식 건물에서 나오자, 주임님은 방금 전의 광기 어린 모습이 거짓말처럼 유능한 여성의 얼굴로 변하여, 이제부터 우리들이 향할 무리에 대한 설명을 전체에게 해준다.

 

「여러분, 드디어 이날이 왔습니다. 오늘은 이 자연 무리 연구소의 폐쇄 기념일이자 우리 아가씨의 기념비적인 스무 번째 생일입니다.」

 

나와 아가씨는 준비된 의자에 뻔뻔스럽게 앉는다.

 

「우리들은 이날을 위해 계속 준비를 거듭해 왔습니다. 그 중심이 되는 윳쿠리 무리에 대한 설명을 이제부터 하고자 합니다.」

 

주임님과 직원들은 야외에 프로젝터를 즉석에서 준비해 준 모양이다. 커다란 흰 천에 PC 영상이 비친다.

 

「목표가 되는 이 무리는 많은 도스가 존재하며, 매우 통솔이 잘 된 느긋한 무리입니다. 도스들은 우리 사회와 마찬가지로 내각을 만들어, 각각의 도스에게 역할을 부여하고, 무리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도스의 총수는 스물여덟 마리. 도스들끼리 짝을 이루어, 아이, 이른바 도스마리쨔를 포함한 숫자입니다.」

 

화면에 도스마리쨔들이 비친다. 나는 도스마리쨔를 처음 보았다. 도스의 짝에서만 태어나고, 반드시 장래에 도스가 되는, 말하자면 희귀종이기도 하다. 그것이 다섯 마리나 있는 모양이다. 당연히, 나는 아직 학대한 적이 없으므로, 그 귀여운 얼굴을 본 것만으로 가슴이 뛴다. 이야기를 듣는 직원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여기저기서 놀라움과 감탄의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하지만, 이 무리에서 특기할 만한 것은 도스마리쨔가 아닙니다. 도스가 되고 이십 년이나 지난 그랜도스 마리사야말로, 이 무리의 가장 큰 특징입니다.」

 

에, 그랜도스 마리사? 처음 듣는데.

 

「그랜도스는 전체 길이가 사람 키 몇 배나 되는 초거대 도스입니다. 무리에서는 은거 상태이지만, 이 무리의 마지막 의지처이기도 합니다. 아마, 이번 철수와 생일 파티의 중심이 되는 존재일 것입니다.」

 

사람 키 몇 배라니 엄청 크네. 이제 괴수가 아닐까. 잘도 거기까지 클 수 있었구나 하고 감탄한다.

 

「그 외에도 무리에는 많은 윳쿠리가 있습니다. 도스는 기본적으로 천 마리 정도의 아주 느긋한 무리에서 태어난다고 합니다. 단순 계산해도 이만 팔천 마리나 되는 윳쿠리가 있습니다. 학대 재료는 부족할 일이 절대로 없습니다. 오히려 한 마리도 살려 보내서는 안 됩니다. 열매윳까지 으깨버립시다. 자, 다 같이 성대한 철수를 해서 아가씨의 생일 파티를 한껏 북돋웁시다!」

 

설명이 끝나자, 주변에서 함성이 터져 나온다. 아무래도, 여기에 모인 직원들은 전부 우리 동지인 모양이다. 이것은 떠들썩한 생일이 될 것이 틀림없다.

주임으로부터의 설명이 끝나자, 바로 우리들은 등산의 계속을 시작한다. 트럭 일행은 산길을 오르기 시작하고, 우리들은 그것을 따른다. 주임님은 우리 차에 타셨다.

 

「어이구, 어이구. 아가씨 친구분이신가요. 이야- 엄청 좋아하시나 보네요. 그렇지 않으면, 이런 파티에 초대받지 못하죠.」

「하하하. 뭐, 그 정도는 아니고요.」

 

아무렇지도 않은 잡담을 나누면서, 나는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야생 윳쿠리 무리 학대는 처음이 아니지만, 이렇게 큰 무리는 경험한 적이 없다. 특히 이렇게 대규모가 되면 그야말로 성대하다는 말이 어울릴 것 같다.

차 안에서 주임님은 우리들에게 지금까지의 연구 성과를 설명해 주었다. 즉, 지금까지 관찰하고 있었던 무리가 어떻게 느긋하게 지내고 있었는가 하는 것이다. 학대 인간이 들으면 발광할 듯한 이야기였지만, 사실 주임님 밑에서도 머리가 이상해져 버린 직원이 몇 명 있었던 모양이다. 그들 이야기가 나오자, 주임님은 얼굴을 흐린다.

 

「가장, 불쌍했던 것은 2년 전, 이었을까요. 모히칸이 트레이드마크고, 항상 검은 옷의 직원이 있었는데, 역시 일에 견디지 못하게 되었죠.」

 

주임님은 부하의 특징으로 맨 먼저 머리 모양을 들었지만, 방금 전 관찰소에 있던 사람들은 전부 같은 머리 모양을 하고 있었던 것처럼 생각된다.

 

「무슨 생각을 했는지, 그는 곰 귀를 달고 무리에 돌격했어요. 아아, 곰 귀는 야생 윳쿠리의 인식 조사를 할 때 준비한 것입니다. 그 외에도 토끼라든가 여우라든가 개, 고양이 같은 것도 있지만요. 뭐 그건 그렇다 치고, 아무래도 우리들도 그때는 당황했죠. 서둘러, 긴급용 스텔스 코트라고 해도 그냥 비닐이지만, 그걸 뒤집어쓰고 그를 말리러 갔어요.」

 

「에, 그럼, 이제 무리에는 인간이 있다는 게 들켜버린 건가요?」

 

나의 질문에 주임님은 웃으면서,

 

「그게 걸작인 것이 윳쿠리들은 곰 귀의 그를 진짜 곰이라고 생각한 모양이더라고요. 다행히도 도스가 할퀴어진 정도의 피해로 끝났지만, 만약 인간이라고 들켰다면 큰일 날 뻔했어요. 뭐 인간과의 접촉은 거의 없고, 온통 검은색이라는 복장도 좋았을지도 모르겠네요.」

 

흠. 윳쿠리 관찰이라고 해도 힘든 일이라는 거구나. 주임님 이야기를 듣는 한 나 같은 사람은 도저히 버틸 수 없을 것 같다. 분명 첫날부터, 화염 방사기라도 들고 나오고 싶어질 것이다.

 

「조금 더 오르면, 제1 체크 포인트가 말이죠.」

 

체크 포인트인가. 뭘까. 설마 도장을 찍어주는 건 아니겠지. 아아, 하지만 윳쿠리를 사용한 도장이라면 좋겠다-. 윳쿠리 발에 그림이 새겨진 도장. 만들어 보고 싶다-.

그런 망상을 하고 있자, 자연 속에는 있을 수 없는 통나무를 조립한 오두막이 보이기 시작한다. 누군가 살고 있는 건가 싶었지만, 상당히 낡았다. 사용되고 있는 기색은 없어 보이지만, 설마……

 

「저것이 윳쿠리 집입니다. 뭐 정확히 말하면, 경비 초소죠. 모처럼이니, 한번 털고 갈까요?」

 

주임님은 이제, 인솔 교사처럼 되어 있었다. 우리들에게 보이는 것을 정성스럽게 설명해 주었다. 이 오두막은 원래는 숯가마 오두막이었지만, 아주 오래전에 사용되지 않게 되었고, 지금은 윳쿠리 녀석들이 부당하게도 경비 초소로 사용하고 있는 모양이다. 3교대제로, 항상 도스가 상주하고 있다고 한다.

 

일행은 오두막을 둘러싸듯이 차를 세운다. 우리들도 기다렸다는 듯이 차에서 뛰쳐나온다. 그러자, 바로,

 

「느느늣? 바깥이 시끄러운거제.」

 

나왔다! 안에서 도스가 나왔다! 역시 크네. 내 키가 아담하니까, 꽤나 커 보인다. 여기 있는 인간보다는 훨씬 크다.

 

「일단, 물러서 주십시오, 아가씨들.」

 

우리들 곁에 있던 선글라스를 낀 장발의 여성이 슥 앞으로 나선다. 이분을 포함해 몇몇 직원들은 대다수의 직원과는 분위기가 다르다. 분명 아가씨와 나의 호위를 해주고 있는 것이겠지. 우리들은 일단 물러서서, 주임님과 나온 도스의 실랑이를 지켜본다.

 

「그헤헤. 안녕하신가, 도스.」

「늣! 어쩐지 느긋할 수 없는 생물인거제. 빨리 여기서 나가면 목숨만은 살려주는거제.」

 

으음-. 인원수는 이쪽이 명백히 많지만-. 어째서 저렇게 강하게 나올 수 있는 걸까. 혹시, 안에 아직 많이 있는 건가? 하지만, 윳쿠리 따위 아무리 있어도 쓰레기나 마찬가지다. 실력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이렇게 슬픈 일이라니.

 

「살려준다구? 도스는 그렇게 강한 건가?」

「당연한거제. 도스는 여기 경비 소대의 대장님인거제. 경비대장인 수호 도스 다음으로 강한거제.」

「흐-음.」

 

아무래도 이 도스는 경비를 맡는 부대의 이인자인 모양이다. 일인자는 부재중인 듯하지만, 무리를 지키는 부대의 이인자라는 것이, 이 도스에게 상당한 자신감을 주고 있는 모양이다.

 

「그럼, 이 정도는 견딜 수 있겠죠?」

 

주임님이 척척 경비 도스에게 다가가, 오른손 주먹을 넓은 배에 내리꽂는다. 한 방뿐이다. 주임님은 한 방밖에 때리지 않았다. 그런데, 경비 도스는,

 

「아, 아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방금 전까지의 자신감은 어디로 갔는지, 몸을 'く’자로 구부리고, 나뒹군다. 눈에서는 눈물이 넘쳐흐르고, 시시를 흘려버리고 있다. 뭐야, 이 녀석. 너무 약해서 웃음이 나온다. 이런 녀석이 경비대의 이인자라니, 이 무리의 실력을 알 만하다. 아가씨도 내 옆에서 웃음을 참고 있다. 부들부들 떨리는 모습이 어쩐지 귀여웠다.

 

「뭐, 일단, 당신의 명예를 위해 말해두지만, 이 너클에는 비밀이 있어서 말이죠. 끝이 조금 뾰족해서, 할퀴듯이 때리면, 끝에서 고춧가루 엑기스가 나와요. 보통 윳쿠리라면 중상이 될 테니, 뭐, 잘 버틴 편이려나?」

 

주임님의 오른손, 도스를 때린 손에는 네 개의 작은 돌기가 달린 장갑 같은 것을 하고 있다. 주먹을 만들면, 그 돌기가 마침 바깥쪽 손가락 관절에 오는 모양이다. 보통으로 맞아도 충분히 아플 것 같기는 하다.

 

「이 게스으으으으으으으우우우우!!! 비겁한 수를 써서 싸우다니 못된 짓인거다제에에에에에에!!! 정정당당하게 싸우면 도스 쪽이, 느끅!」

 

떠드는 도스의 입에 주임님이 발을 쑤셔 넣는다.

 

「그 비겁한 수를 간파하지 못하는 네가 하수라는 거다아아아아아아아아아!!!」

 

주임님은 도스의 안면에 조준하고 차고, 밟고, 차고, 밟고를 반복한다.

 

「아아퍄, 아퍄, 그먀아안」

 

「히히히히히히히히. 이, 이, 굼벵이, 쓰레기, 이기기기기기기기기이이이이이!!! 윳쿠리! 윳쿠리! 윳쿠리!」

 

외침 소리가 이제는 윳쿠리와 다름없는 주임님. 오히려, 발밑에서 너덜너덜해지고 있는 도스보다 격렬하게 울고 있다. 주임님의 화려한 발놀림으로 차고, 밟고를 반복당하는 도스의 얼굴은 흙으로 더러워지고, 발자국이 찍히고, 찢어진 가죽에서 팥소가 스며 나온다. 도스의 이빨은 가차 없이 부러지지만, 눈만은 정확하게 피하고 있는지 뭉개지지 않았다.

 

「싫어어, 어째서, 어째서, 도스가 이런 꼴을……」

 

도스는 주임님의 발에서 필사적으로 도망치려 하고 있지만, 주임님은 도스의 땋은 머리를 양손으로 잡고, 끌어올려 도망치지 못하게 하고 있다. 우리들보다 훨씬 큰 몸집의 도스이지만, 저항다운 저항도 하지 못한 채 주임님의 장난감 신세가 되어 있다.

 

「아가씨, 이 녀석은 예정대로, 무리까지 끌고 가는 거죠?」

 

기분이 조금 진정되었는지 바쁘게 움직이던 발을 도스 마리사의 뺨에 비틀어 붙이면서, 주임님이 묻는다.

 

「그렇네. 여기서 죽여도 되지만, 이왕이면 공개처형하는 편이 좋으니까. 좀 어울려 주도록 하죠.」

 

아가씨가 그렇게 말하자, 덩치 좋은 직원들이 트럭 짐칸의 덮개를 벗기자, 거대한 릴이 모습을 드러낸다. 릴의 끝은 탈착이 가능한 모양으로, 직원들은 재빨리 갈고리를 부착한다. 예쁜 둥근 모양을 하고 있고, 끝이 아주 날카로운 갈고리를 세 명의 남자 직원이 갈고리 모양의 끝을 땅에 머리를 문지르며 우는 도스의 뒤통수에 꿰뚫고, 트럭의 엔진을 시동시킨다.

 

「아프다우우우우! 얼굴이, 도스의 얼굴이 땅에 쓸리고 있다구우우우우우우!!! 도와줘, 도와줘, 누가 좀 도와줘, 마리사아아아아아아아아아!!!」

 

질질 끌려가는 도스가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성대하게 오줌을 지리고 있다. 물론 직원들은 들은 척도 하지 않는 것은 물론 희미하게 히죽거리는 미소를 띠고 있다. 산속의 결코, 평탄하고 매끄럽지 않은 땅에 얼굴을 문지르면서, 도스는 끌려갔다.

일행은 다시 진행을 시작하려 하고 있지만, 주임님만은 움직이지 않는다. 도스가 나온 경비 초소를 들여다보고 있다. 혹시 아직 윳쿠리가 있는 걸까……

 

흥미를 느낀 나는 주임님 뒤에서 안을 들여다본다. 역시 그렇다. 윳쿠리가 있다. 마리사와 레이무. 그리고 크기로 보아 아기윳이겠지. 마리사 두 마리에 레이무 한 마리가 그 뒤에 있었다.

 

「으음-. 여긴 경비 초소라서 성체 마리사나 묭밖에 없을 텐데요. 가족일까요?」

 

주임님은 고개를 갸웃거린다.

 

「너희들은 뭐냐제! 마, 마리사는 뿌꾸-할거다제! 마리사는 강하다제! 새로운 경비대장님이 된거다제!」

 

마리사의 그늘에 다른 윳쿠리들이 숨듯이 기댄다. 레이무도 아기윳들도 의지가 되는 아빠를 전적으로 신뢰하고 있는 것이 보인다. 안 돼. 죽이고 싶다.

 

「뿌, 뿌꾸ーーーーーーーーー!!!」

 

아마 혼신의 뿌꾸-일 것이다. 몸을 떨고, 뺨에 한껏 공기를 머금고 몸을 크게 부풀린다. 마리사들은 이걸로 우리들이 도망칠 거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지만, 나의 죽이고 싶은 욕망을 강하게 할 뿐이다.

 

「응? 왜 그래?」

 

주임과 내가 오두막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이 신경 쓰였던 것이겠지. 아가씨도 내 옆에서 오두막을 들여다본다.

 

「와, 윳쿠리가 있네. 게다가, 아기윳. 가족인가, 이 녀석들.」

 

사람이 늘어난 탓일까. 숨어 있던 레이무도 마리사와 나란히 뿌꾸-를 한다. 아가야들을 등 뒤로 숨기고, 뿌꾸-를 하는 두 마리는 가족애(웃음) 따위 시시한 것을 생각하고 있을 것 같다.

 

「아, 아아아아 저기요. 아가씨, 그, 그 상담할 게 있는데요.」

 

주임님의 말투가 조금 이상하다. 슬프게도. 아직 안 지 얼마 안 됐는데 나는 그녀가 하고 싶은 말을 알겠다.

 

「저는 아가씨의 생일을 위해서, 이날을 위해서, 계속 참고 있었습니다. 산에 포도나 감이나 사과, 밤, 심은 건 전부 저예요. 윳쿠리가 행복-해지도록 있는 대로 궁리했습니다. 사실은 감은 인간도 입을 오므리는 떫은 감으로 하고 싶었어요. 저 무리에서, 아가야를 납치해서 절규의 연주회를 열고 싶었어요. 월동 중인 둥지에 눈사태를 일으키고 싶었어요. 윳독제라도 뿌리고 싶었어요. 얼마 전에는 금기를 어긴 우수한 직원 한 명을 울며 겨자 먹기로 근신 처분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참았습니다. 매일, 윳쿠리의 행복ーーーー을 들으면서 참았습니다. 괜찮죠! 한 마리 정도. 아니, 한 가족 정도! 아까 도스를 찬 것만으로는 부족해요. 저는, 저는, 윳쿠리를 죽이고 싶어요!!!」

 

응. 역시 그렇다. 생각할 필요도 없이, 이 사람은 그렇게 호소할 거라고 생각했다. 왜냐면, 나도 같은 마음이니까.

 

「하하하. 괜찮아, 괜찮아, 잔뜩 있으니까.」

 

「좋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나도 몸을 깜짝 놀라게 할 정도의 큰 소리로 외쳤다고 생각하자, 주임님은 큰 걸음으로 레이무와 마리사를 넘어, 두 마리의 등 뒤에 있던 아기윳을 으깬다.

 

「늣?」

 

멍하니 있는 부모들을 무시하고, 으깨고 으깨고 으깨고 으깨고 으깨고 으깨고 으깨고 으깨고 흔적도 없이 으깬다.

 

「느끽, 느끽, 느끽!」

 

이것은 주임님의 영혼의 외침이다. 아기윳들은 이미 얼룩이 되어버렸기 때문에 말할 수 없다.

 

「유구리리리리리리리리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하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최고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주임님은 오두막 안으로 돌격하여, 레이무를 붙잡아 올리고는, 그대로 땅바닥에 내동댕이친다.

 

「그만둬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겨우 마리사가 움직였다. 하지만, 할 수 있는 것은 한심한 몸통박치기뿐이다. 레이무를 땅바닥에 내동댕이치는 주임님의 팔을 멈추기에는 압도적으로 힘이 부족하다.

 

「느껴져요! 윳쿠리를 괴롭히는 이 순간, 이 순간에 저는 위대한 자신의 삶을 느껴요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아아아아아아아아아!!! 후구우우우우우우우우우. 윳쿠리! 윳쿠리! 윳쿠리이이이이이이이!!!」

 

「레이무우우우우우우우. 이 게스으으으우우우!!! 레이무를, 레이무를 놔아아아아아!!!」

 

마리사의 눈에서 눈물 한 줄기가 흘러내렸다.

 

뭐야, 어쩌다 이렇게 된 거지. 방금 전까지 온 가족이 단란하게 느긋하게 지내고 있었다. 이 세상 최고의 행복을 누리고 있었다. 그런데, 어쩌다 이렇게 된 거지. 바깥이 유난히 소란스러워져서, 도스가 상황을 보러 갔다. 마리사도 따라가고 싶었지만, 도스에게 제지당했다.

 

「마리사에게는 제대로 지켜야 할 것이 있는거제! 바깥은 도스에게 맡기는거제. 금방 쫓아내 줄거다제.」

 

그렇다. 마리사에게는 지금, 지켜야 할 소중한 가족이 있다. 마리사는 가족을 지키기로 했다. 바깥이라면 안심이다. 뭐니 뭐니 해도 도스가 가주는 것이다. 듬직한 도스. 강한 도스. 동경의 도스.

 

「경비대장인 수호 도스 다음으로 강한거제.」

 

얼마나 듬직한가. 이것이 넘버 투의 여유다. 역시 안심하고 맡길 수 있다.

 

「아, 아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뭐야, 저건? 저 목소리는? 에, 도스? 설마. 하지만. 저 외침은. 거짓말, 어째서.

 

「히히히히히히히히. 이, 이, 굼벵이, 쓰레기, 이기기기기기기기기이이이이이!!!」

 

뭐야, 저 느긋할 수 없는 소리는. 아니, 목소리? 같은 윳쿠리? 아니야. 전혀 느긋하지 않아. 윳쿠리일 리가 없어. 그럼, 뭐야, 저건. 도스의 상대는 저것인가. 저 느긋할 수 없는 외침을 지르는 생물인가?

 

「도와줘, 도와줘, 누가 좀 도와줘, 마리사아아아아아아아아아!!!」

 

도스다! 마리사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하지만, 설마 저 도스가? 도스가? 마리사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고? 가야만 해! 하지만 이길 수 있을까? 마리사는 도스보다 약하다. 도스가 진 상대에게 이길 수 있을까? 게다가 마리사에게는 지켜야 할 것이 있다. 지금 나가면, 레이무와 아가야들은 어떻게 되는 거지? 어떻게 해야 하지? 마리사가 취해야 할 행동은?

 

「으음-. 여긴 경비 초소라서 성체 마리사나 묭밖에 없을 텐데요. 가족일까요?」

 

오두막 밖에서 낯선 생물이 모습을 드러낸다. 저것이, 적이다. 마리사들의, 느긋할 수 있는 무리의 적이다. 마리사는 경비대다. 지켜야만 한다. 느긋할 수 있는 무리를. 등 뒤의 소중한 가족을.

 

「너희들은 뭐냐제! 마, 마리사는 뿌꾸-할거다제! 마리사는 강하다제! 새로운 경비대장님이 된거다제!」

 

마리사는 뺨을 부풀린다. 뿌꾸-다. 마리사는 뿌꾸-에는 자신이 있다. 몸집도 있어서, 다른 마리사보다 훨씬 큰 뿌꾸-를 할 수 있다. 이것을 보면 저 이상한 생물도 분명 겁을 먹을 것이다. 상대가 허리를 뺀다면, 그 틈에 가족을 데리고, 무리에 위기를 알려야만 한다. 마리사는 경비대다. 모두를 지키는 것이다.

 

하지만, 이상한 생물은 마리사의 뿌꾸-에 동요하지 않는다. 그뿐만 아니라 또 한 마리가 늘었다. 마리사는 더욱 뿌꾸-에 힘을 준다. 하지만, 이제 한계다. 아무리 마리사라도 이 이상은……

 

「마리사. 레이무도 할게. 레이무도 마리사를 위해서. 뿌꾸-할게.」

 

마리사의 그늘에 있던 레이무가 마리사와 나란히 선다. 그리고, 마리사와 함께 뿌꾸-를 한다. 지금, 마리사의 옆에 레이무가 있다. 두 마리가 나란히 뿌꾸-를 하고 있다. 지키기 위해서. 마리사들의 느긋함을 지키기 위해서. 이것은 사랑이다. 두 마리의 사랑이 큰 힘이 되고 있다! 이 힘 앞에서는 분명 어떤 생물도 무력할 텐데――

 

「좋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마리사들을 뛰어넘어, 악의 철퇴가 떨어진다.

 

「늣.」

 

마리사도 레이무도 굳어버린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아니,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지? 마리사들은 뿌꾸-를 했다. 레이무와 함께하는 최강의 뿌꾸-다. 어떤 적이라도 물리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어째서, 적은 마리사들을 넘어섰다. 거기에는, 거기에는 마리사의 소중한 것이 있을 텐데. 마리사와 레이무의 소중한 것이.

 

「유구리리리리리리리리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하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최고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레, 레이무!」

 

마리사의 옆에 있던 레이무가 하늘 높이 솟아오른다. 올라갔다고 생각하자마자 그대로 머리부터 땅에 떨어진다. 한순간, 한순간, 눈이 마주쳤다. 거꾸로 된 레이무와 마리사의 눈이 정확히 마주쳤다. 레이무의 눈은 호소하고 있었다. 도와달라고, 무섭다고, 싫다고, 어째서냐고, 지켜달라고, 마리사의 무력함을 저주하듯이 호소하고 있었다.

 

「그만둬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마리사는 달려든다. 이 느긋할 수 없는 생물을 제재하는 것이다. 도스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혹시, 당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마리사는 도망칠 수 없었다. 아가야들은 죽었다. 레이무는, 레이무만은 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마리사는 마리사는.

 

「레이무우우우우우우우. 이 게스으으으우우우!!! 레이무를, 레이무를 놔아아아아아!!!」

 

마리사는 제재를, 몸통박치기를 계속한다. 사마귀도 쓰러뜨렸다. 장수풍뎅이도 쫓아냈다. 마리사는 무적일 것이다. 무리의 경비를 이제부터 맡게 될 소대장이 된 것이다. 그러니까, 이 녀석들 따위는 금방 쓰러뜨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럴 텐데, 레이무는 돌아오지 않는다. 마리사 곁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레, 레이무……」

 

윳쿠리의 몸통박치기는 자신도 무사할 수 없다. 상대가 강하면 강할수록, 자신에게 가해지는 대미지도 커지는 필살기다. 마리사의 몸은 한계였다. 이제 몸통박치기는 할 수 없다. 마리사는 노력했다. 아주 많이 노력했다. 하지만, 역시 레이무는 돌아오지 않는다.

 

「시, 싫어, 마리사, 이제 싫어. 지, 집으로 돌아갈래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

 

마리사는 공포에 질렸다. 도스도 돌아오지 않는다. 자신의 몸통박치기도 듣지 않는다. 살기 위해서는 도망칠 수밖에 없다. 무리로 돌아가면, 아직 도스가 많이 있다. 대장도 있다. 빨리 하지 않으면 마리사는.

 

「어째서 발 씨가 움직이지 않는 거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

 

마리사의 머리는 느긋할 수 없는 생물에게 단단히 붙잡혀 있다. 아무리 앞으로 나아가려 해도 움직이지 않는다.

 

「느베에.」

 

땅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눈앞에는 저 이상한 생물이 있다. 도망갈 길을 찾듯이 좌우를 둘러보는 마리사의 눈에 질퍽하게 뭉개진 검은 덩어리가 들어온다.

 

「레, 레이무?」

 

검은 덩어리는 대답하지 않지만, 붙어있는 리본으로 알 수 있다. 레이무다. 마리사의 가장 사랑하는, 느긋할 수 있는 레이무다.

 

「시, 싫어. 마리사는, 마리사는, 이제 싫어……」

 

아무리 부정해도 현실은 변하지 않는다. 눈앞에는 언제까지고 느긋할 수 없는 생물이 있고, 그 녀석이 손을 치켜들고, 마리사의 얼굴을 향해 내리친다. 비정한 현실은 마리사를 놓아주지 않았다.

 

「주거! 주거! 주거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윳쿠리는 몰살이다아아아아아아아아아!!! 햐아아아앗하하하하하하하하하아아아아!!!」

 

주임님은 레이무를 실컷 땅바닥에 내동댕이친 후, 마리사를 단단히 발로 홀드하고, 마운트 포지션을 취하고는, 마구잡이로 때린다.

 

「느가, 느끅, 느베.」

 

마리사는 신음 같은 소리를 낼 뿐,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하고 있다. 주임님의 연타를 그대로 받고 있다. 주임님도 때리는 감각을 확인하기 위해서인지, 맨손으로 마리사를 때리고 있다. 하지만, 이거 시간이 걸릴 것 같은데-. 아기윳이나 레이무와 달리 주임님은 바로 죽일 생각은 없어 보인다. 서서히 희롱하며 죽일 생각이라는 것을 등 뒤에서 알 수 있다.

 

「좋아. 가자.」

 

아가씨가 내 손을 이끈다.

 

「그녀는 뭐, 그냥 둬도 괜찮아. 좋아하는 거야, 저렇게 학대하는 거.」

「때려죽인다는 거야?」

「그래그래. 항상 윳쿠리를 때리고 있어. 뭐, 이번에는 고생했으니까, 실컷 발산하게 해두는 편이 좋겠지.」

 

경비 초소에 주임님을 남겨두고, 우리들은 도스를 끌고 가던 일행을 뒤쫓아 간다. 참고로 선글라스 낀 언니는 확실히 경비 초소 밖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우리들을 안내해 주었다.

 

도스를 끌고 가는 탓인지, 일행에게는 금방 도달할 수 있었다. 그렇게 소란을 피우던 도스도 이제 무의미하다고 깨달았는지, 고통을 참느라 필사적인지, 상당히 조용해져 있었다.

 

경비 초소에서 십 분 정도 오르자 드디어 목적지인 무리에 도착했다. 울창했던 나무들이 걷히고, 거대한 광장이 나타난다. 한눈에, 폐촌이라는 것을 알았다. 낡은 집들. 윳쿠리들이 돌아다니는 탓인지, 땅을 뒤덮은 풀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이런 곳에 살 수 있다니 윳쿠리에게는 아직 너무 과분하다.

 

「우와아……」

 

우리들은 무심코 숨을 삼킨다. 예상 이상이다. 이렇게 많은 윳쿠리가 있다니, 정말 기대된다. 게다가 무슨 잔치라도 하고 있는 건지, 어느 윳쿠리든 잔뜩 밥을 먹고, 아주 느긋한 표정을 하고 있다. 이렇게 학대할 맛이 나는 윳쿠리 따위는 좀처럼 만날 수 없다. 그야말로 최고의 생일 파티가 될 것 같다.

그런 우리들의 기분에 찬물을 끼얹는 절규가 울려 퍼진다.

 

「도오오오오오오오오오스으으으우우우우우우우!!! 도와줘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저 끌려가던 도스가 이때다 싶어 도움을 요청했다.

 

「이 이상한 생물이 비겁한 수로 도스를 괴롭힌다구우우오오오오오오!!! 빨리 도와줘어어어어어어어어!!! 이제 아프다구우우우우우오오오오!!!」

 

「어이, 시끄러워, 이 쓰레기!」

「죽어, 바보야!」

 

갈고리를 들고 있던 남자들이 도스를 입 다물게 하려고 걷어찬다. 조금만 더 가까웠다면, 나도 걷어찼을 텐데, 아쉽다.

 

「싫어, 그만둬, 그만둬주세요오오.」

 

도스는 눈물 어린 눈으로 간청하지만, 그 눈에는 어딘가 희망이 넘치고 있었다. 사실, 광장에 넘치던 느긋한 공기는 일변했다. 모여든 윳쿠리들은 이쪽을 경계와 불안이 뒤섞인 눈으로 보고 있다.

 

「뭐냐제, 너희들은.」

 

이쪽으로 다가오는 도스가 있다. 얼굴에 세 줄기 할퀸 상처가 있는 도스다. 어라, 이 도스는 분명 주임님 이야기 속에 나왔던 불쌍한 직원이 할퀴어버린 도스가 아닐까.

 

「수호 도스, 도와줘! 이런 녀석들 빨리 제재해줘어어어어어어어어!!!」

「칫. 어이, 빨리 그 녀석을 놔라제. 도스는 지금 엄청 짜증 나 있는거제. 아픈 꼴 보기 싫으면, 말하는 대로 해라제.」

 

무심코 나는 미소가 흘러나온다. 나뿐만이 아니다. 아가씨도 직원들도 전부, 세 줄기 상처의 마리사를 앞에 두고 히죽히죽 웃고 있다. 자신의 힘에 대해 절대적인 자신감을 가지고 있을 도스는 우리들의 여유 있는 태도가 상당히 열 받은 모양이다. 붙잡은 도스도 풀어줄 생각은 없고, 수호 도스라고 불린 세 줄기 상처의 도스는 제재를 결심한 모양이다.

 

「느긋하게 후회하게 해주겠다제.」

 

모자를 벗고, 스파크용 버섯을 땋은 머리로 잡지만,

 

「자, 잠깐이라구!」

 

또 다른 도스가 수호 도스와 나란히 선다. 수호 도스는 버섯을 입에 넣으려던 것을 멈춘다.

 

「수호 도스, 기다려. 그건 안 돼.」

「뭐냐제. 도스는 경비대인거제. 느긋할 수 없는 생물은 제재해야만 하는거제.」

「그건 틀리지 않아. 하지만, 기다려. 도스가 이야기하게 해줘.」

「이야기 따위 필요 없는거제. 바로 제재해야 하는거제.」

「도스는 우두머리라구. 우두머리의 말을 수호 도스는 들을 수 없는 거야?」

「칫. 조금만 기다려주겠다제.」

 

수호 도스가 뒤로 물러서고, 우두머리인 듯한 도스가 앞으로 나선다.

 

「도스는 이 무리의 우두머리이다. 이야기가 하고 싶다. 대표는 누구냐?」

「내가 이 무리의 대표야.」

「작네. 정말로 대표인 거야?」

「후후후. 나는 너희들과는 여기의 수준이 다르니까 괜찮아. 알겠어? 멍청이들아?」

 

아가씨가 손가락으로 가볍게 자신의 머리를 두드린다. 뒤로 물러선 수호 도스가 분노로 표정을 바꾸고 있다. 다른 도스들도 눈빛이 무섭다. 하지만, 우두머리 도스만은 냉정했다. 아가씨의 도발을 시원한 얼굴로 흘려넘긴다.

 

「우선 확인할 것이 있다. 너희들은 인간이지?」

 

인간. 우두머리 도스가 그 단어를 입에 담자마자, 무리에서는 술렁거림이 일어난다.

 

「인간? 저것들은 느긋할 수 없다구.」

「어쩐지 느긋할 수 없을 것 같더라니. 보기에도 촌뜨기네.」

「저것들이 똥인간인거제. 아주 느긋할 수 없는거제.」

 

목소리가 큰 윳쿠리는 수군거린다고 생각해도 대화가 잘 들린다. 인간 사회로부터 격리되어, 자연 속에서 살아온 윳쿠리들이라도, 인간에 대한 지식은 조금이나마 있는 듯하며, 게다가 그것은 결코 좋은 것이 아니다. 느긋할 수 없는 생물과 인간을 얕보고, 멸시하는 목소리가 커져간다. 이런 무리라도 인간이라는 생물을 혐오하고, 바보 취급하고, 자신들이 더 위대하고, 느긋할 수 있다는 윳쿠리 특유의 병에 걸려있는 것이 잘 보인다.

 

「인간이라면 어쩔 건데? 제재할 거야? 죽여버릴 거야?」

 

부추기듯이 말하는 아가씨에게 찬동하는 것은 윳쿠리 쪽이 더 많다. 무리 전체에서 인간을 제재하려는 분위기가 스며 나온다.

 

「맞다구. 제재라구.」

「빨리 죽이라구.」

「느긋할 수 없는 인간 따위 바로 죽일 수 있다제.」

 

자신들은 느긋하니까 강하다는, 지구상 어떤 생물도 가질 수 없는 생각을 가진 윳쿠리들. 느긋한 것만으로 인간에게 이길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그것만은 인간이 강력하게 교정해주지 않는 한, 자연과 함께 살고 있어도 버릴 수 없는 것이겠지.

 

「도스는 알고 있다. 인간은 느긋할 수 없는 생물이라는 것을. 하지만, 윳쿠리들과 똑같이 강하다는 것을.」

 

나는 웃음이 터질 뻔했다. 오만함이 극에 달했군. 잘도 이런 만쥬 따위가 인간에게 이길 수 있다고 믿고 있을 수 있는 건지. 다른 만쥬들은 우두머리 도스가 인간을 조금이라도 인정하는 듯한 발언에 불만스러운 것이 또 우습다.

 

「도스는 인간과 싸우고 싶지 않다. 오늘은 이 무리에서 소중한 날을 축하하고 있다. 인간을 죽이면 느긋할 수 없게 된다. 그러니까, 나가줘. 산은 넓다. 특별히 경비 도스의 일은 불문에 부칠 테니, 빨리 여기를 떠나 다른 곳으로 가줘.」

 

흠. 뭐,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우두머리니까, 좀 더 똑똑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기대 이하였다. 그건 그렇고 특별한 날이라는 것은 신경 쓰인다. 잔치 같은 것을 열고 있었고,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자, 생각을 되돌리자. 우두머리 도스의 제안에 무리는 마지못해, 불만스러우면서도 납득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어지간히 특별한 날이 중요했던 것이겠지. 뭐, 명백하게 드러난 피해가 저 약한 경비 도스뿐이라는 것도 있을 것이다. 특별히 온건하게 넘어가 주겠다는 생각이 뻔히 보인다. 안 돼. 웃겨 죽겠다. 빨리 하자. 아무리 나라도 한계다. 이야기를 하는 아가씨도 나와 같을 것이다. 윳쿠리들을 완전히 깔보는 눈으로 선전포고를 한다.

 

「크하하하하하. 윳쿠리가 인간에게 명령하다니. 바-보. 전쟁이다!!!」

「유감이다. 나중에, 어리석은 자신의 머리를 저주하게 될 거다.」

 

윳쿠리는 임전 태세에 들어간다. 도스들이 앞으로, 우두머리 도스의 주위로 모여든다.

 

「결국 이렇게 되는거제. 빨리 도스에게 맡겼으면 좋았을거제.」

「유우. 더럽히고 싶지 않았어. 모처럼의 생일인데 느긋할 수 없는 하등한 인간의 피로 더럽히고 싶지 않았어.」

「우두머리는 너무 상냥하다제.」

 

전투 태세에 들어가는 것은 도스뿐만이 아니다. 통상종 윳쿠리들도 무기가 될 나뭇가지를 물고, 싸울 준비를 한다. 으음. 역시 수는 대단하다. 보람이 있다고 하면, 듣기에는 좋지만 좀 귀찮을지도 모르겠다. 준비에 들어가는 것은 윳쿠리뿐만이 아니다. 나는 맨손이었지만, 직원들은 가져온 짐을 내리고, 펼치기 시작하고 있다. 이쪽도 의욕 만만이다.

 

 

 

 

 

 

 

마리사는 공포에 질렸다. 아주 느긋한 생일 파티. 이날을 위해 모두가 준비해 주었다. 그런데, 그런데, 녀석들이 왔다. 한 명이라면 아직 괜찮았을 텐데. 많이 있다. 많이 있는 것이다.

 

마리사도 모두와 마찬가지로, 직접 인간을 아는 것은 아니다. 그 느긋할 수 없는 모습은 처음 보았다. 하지만, 그 무서움은 아버지로부터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들어왔다. 인간은 느긋할 수 없다. 엮여서는 안 된다. 아버지는 마리사에게 몇 번이고 그렇게 충고했다.

 

다행히도 이 장소는 매우 느긋하며, 나가려는 윳쿠리는 없었고, 인간이 이곳에 온 적도 지금까지 없었다. 무리는 최고로 느긋할 수 있었는데, 어째서 오늘이 되어서, 인간은 온 것일까. 마리사는 결의한다. 이대로는 모두가 느긋할 수 없게 된다. 마리사를 위해, 마리사를 느긋하게 해준 모두가 느긋할 수 없게 되다니 그런 건 싫다. 지금까지의 은혜를 확실히 갚아야만 한다. 모두의 느긋함을 지키는 것은 대장인 자신의 역할이다. 아버지와의 약속도 지켜야만 한다. 이 무리를 느긋하게 만드는 것이다.

 

「기다려, 모두들.」

 

마리사는 스텔스를 풀고, 인간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마리사의 엄청난 거체에 인간도 놀란 모양이다.

 

「마리사가 인간의 상대가 되어주겠다.」

「왕대장! 느긋하게 기다려주라구. 도스들이 확실히 인간을 처리하겠다구.」

 

우두머리 도스가 마리사를 말리려 한다. 하지만, 마리사는 고개를 젓는다.

 

「너희들이 이런 짓 할 필요 없어. 인간 따위와 싸우면, 모두 느긋할 수 없게 돼. 마리사는 모두에게 지금까지 잔뜩 느긋하게 해줬어. 아직 모두는 느긋함이 부족해. 느긋할 수 없는 일은 마리사가 맡을게.」

「왕대장……」

「그리고 말이야, 우두머리 도스. 마리사라면 바로 인간을 처리할 수 있어. 이런 녀석들 마리사의 스파크로 한 방이야.」

 

대장의 스파크. 그것은 무리의 윳쿠리가 아는 최대의 최종 병기다. 그것을 받고 무사한 자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만큼 듬직한 무기는 없다. 게다가, 윳쿠리들은 대장의 분노를 부글부글 느끼고 있었다. 당연하다. 이런 느긋할 수 있는 시간을 방해한 어리석은 인간. 그 녀석들에게는 최대의 제재를 먹이고 싶다. 그것에는 대장의 스파크만큼 어울리는 것은 없었다. 윳쿠리들은 길을 비킨다. 최대 위력의 스파크를 자신들이 맞지 않도록 대피한다.

 

「빨리 죽어라, 쓰레기 인간. 그랜스파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크!!!」

 

대장의 입에서 빛의 기둥이라고도 부를 수 있는 광선이 발사되었다.

 

 

 

 

 

 

 

 

 

 

 

도스의 스파크란 대체 무엇인가? 산의 도스를 잡아 가공소가 연구를 거듭한 결과, 그것은 미량의 열선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열선인 이상, 몸에 맞으면 인간도 무사할 수 없다. 다만, 그 피해 정도는 햇볕에 탄 정도다. 옷을 확실히 입고 피부를 가리면, 옷이 조금 타는 정도일 뿐 몸에는 전혀 무해하다. 물론, 도스는 몸집이 커지면 커질수록, 스파크의 위력도 강해지므로 주의는 필요하지만, 도스 스파크는 인간에게 있어서 전혀 공포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은 확실하다.

 

이런 것이 윳쿠리를 섬멸시키는 공격이 되는 것은 우선 윳쿠리가 통증에 약하다는 것. 인간에게 있어서 햇볕에 탄 정도라도 윳쿠리에게는 중화상이 된다. 게다가 도스라는 무조건적으로 느긋하게 해주고, 윳쿠리의 절대적인 신뢰할 수 있는 존재. 그 도스가 쏘는 최강의 스파크. 느긋한 자신에게는 향할 리가 없다는 믿음. 즉, 윳쿠리는 자신은 절대로 도스 스파크를 맞을 리가 없다고 믿고 있다. 믿고 있기 때문에 도스 스파크를 맞는 것은 견딜 수 없을 정도로 느긋할 수 없다. 따라서 죽는다. 폭발사산하는 것이다.

 

「하지만 말이야, 윳쿠리에게 다치게 하는 건 뭔가 짜증 나잖아? 그래서, 우리들은 생각했어. 도스 스파크를 완전히 막는 방법.」

 

아가씨가 생각한 도스 스파크 대책. 그것이 이것이라는 건가. 우리들 눈앞에 검은 스크린이 펼쳐져 있다. 트럭 한 대를 사용해서, 지주를 옮겨 배의 돛대처럼 전개시킨 모양이다. 높이는 꽤나 높아 보이고, 폭도 상당히 넓어 보이는 거대한 천이다.

 

「엄청 크네, 이거. 뭘로 만들어진 거야?」

「도스 모자.」

「에, 도스 모자? 이거 도스 모자인 거야?」

「그래그래. 도스 마리사 모자를 평평하게 펴서, 그냥 꿰매 붙인 것뿐이야. 그것만으로 도스 스파크를 완전히 막는 방패가 돼.」

「헤에-. 도스 모자는 스파크를 막을 수 있구나.」

「그런 것 같네. 뭐, 도스 자체가 자연 발생하는 것이 드물고, 하물며 싸워서 도스 스파크를 서로 쏘아대는 일 따위는 없으니까. 윳쿠리 자신도 모르지 않을까?」

「뭐, 윳쿠리니까.」

 

몇 마리의 도스가 희생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방패가 있으면 쾌적하게 우리들은 학대 준비를 할 수 있다. 저쪽과 달리, 인간의 준비는 조금 시간이 걸리는 것이다. 검은 한 장의 천을 사이에 두고, 우리들의 준비는 계속된다. 가져온 짐은 차례차례 전개되어, 본 적도 없는 도구, 아마 모두 윳쿠리의 즐거운 모습을 볼 수 있는, 것들이 늘어서 간다. 어느 정도 가져온 도구의 배치가 끝난 곳에서, 모습이 보이지 않았던 주임님이 나타난다. 손에는 방금 전 경비 초소에서 때리고 있던 마리사가 쥐어져 있었다.

 

「아, 안녕하세요.」

 

주임님은 환한 얼굴로 나에게 인사를 건넨다.

 

「보세요, 친구분. 이거, 아직 살아있어요.」

 

그렇게 말하며, 주임님은 나에게 마리사를 소개해 준다. 주임님이 오른손으로 든 마리사는 오른쪽 눈이 겨우 빛을 남기고 있을 정도로, 나머지는 질퍽하게 뭉개져 모자가 없었다면 마리사라고 알아볼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주임님이 말한 대로 작게 경련하는 것을 보면, 아직 살아있는 것이겠지.

 

「아시겠어요, 친구분? 이 마리사가 완전한 상태를 100이라고 하죠. 지금, 이 쓰레기는 저에게 맞아서 30 상태예요.」

 

「하, 하아.」

 

「이제부터 오렌지 주스를 마시게 해줄 거예요. 아아, 하지만, 100까지 회복시키지는 않아요. 대략 42 정도를 노려서 회복시킬 거예요.」

 

상당히 세세한 숫자네-.

 

「그러면, 또 때릴 거예요. 이번에는 27 정도로 멈출 예정이에요. 그러면, 오렌지 주스를 마시게 하죠. 글쎄요. 39까지 회복시켜 주도록 하죠.」

 

아아, 왠지 알 것 같다. 주임님이 하고 싶은 것. 즉, 마리사를 영원히 괴롭히고 싶은 것이다. 바로 죽이는 것은 아깝다. 그렇다고 오렌지 주스를 아무 생각 없이 들이키게 하면, 맞았다는 느긋할 수 없는 기억을 잊어버릴지도 모른다. 그래서, 적당히 회복시켜서, 또 괴롭히는 것이다.

 

「후, 후후후후훗후. 알아채신 것 같네요. 그래요. 이 녀석을 서서히 희롱하며 죽이는 거예요. 후후후후우우우후후후후. 죽게 놔두지 않을 거예요. 조금씩 조금씩 죽음에 다가가게 하고, 다가가게 해서 죽이는 거예요. 후후후후후.」

 

만면의 미소를 띤 주임님과는 정반대로 마리사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진다. 그 눈은 필사적으로 나에게 도움을 청하고 있었다. 이 괴로움에서 빨리 해방시켜 달라고. 그래서, 나는 마리사에게 한마디 보내준다.

 

「마리사, 지금까지의 느긋함을 떠올려봐. 이제부터 너는 그만큼 괴로워할 거야. 행복하네!」

 

세 마디가 되어버렸지만, 마리사에게 내 마음은 전해진 듯하다. 분명 이 괴로운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느긋할 수 있었던 기억을 떠올리고 있었을 것이다. 다시 느긋할 수 있는 그날로 돌아갈 수 있다고, 고통을 참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그 희망은 끊어졌다. 마리사가 느긋했던 만큼 괴로워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것은 마리사가 느긋하면 할수록, 괴로움이 계속된다는 것이다. 마리사에게 느긋함은 이제 두 번 다시 찾아오지 않는다.

 

「시……러…… 시, 시, 러……」

 

주임님에게 땅바닥에 내동댕이쳐지고, 마리사의 움푹 팬 얼굴은 하늘을 향한다. 주임님이 마리사의 눈에서 하늘을 가리고, 주먹을 치켜든다. 그다음은 같은 일의 반복이다. 마리사는 또 괴롭힘당하고, 오렌지 주스로 조금 살아나고, 또 괴롭힘당한다. 죽을 때까지, 계속 그것의 반복이다.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는 나도 모른다. 주임님에게 달려있다. 어쩌면 저 사람은 일주일 정도 같은 일을 반복할 것 같은 기분도 든다. 마리사의 괴로움은 아직 끝나지 않을 것이다.

 

「여러분ーー! 슬슬 괜찮을까요!」

 

모자 방패를 배경으로 화려한 복장을 한 언니가 큰 소리를 낸다. 나이는 서른 살 정도로 보이지만, 뭐랄까 아이돌 같은 하늘하늘한 옷을 입고, 조금 아픈 사람처럼 보인다. 아이돌 언니는 마이크를 쥐고, 말을 계속한다.

 

「자, 이제부터 우리 연구소의 폐쇄 기념과 아가씨의 제20회 생일 파티를 시작하겠습니다!」

 

아이돌 옆에는 처음에 잡았던 경비 도스가 있다. 경비 도스는 아까 큰 소리를 낼 때 주위 사람들에게 집단 구타를 당해, 안면이 크게 부어 있었다.

 

「사, 살려줘. 모, 모두. 어디? 어디 간 거야? 도스는 여기에 있다구우우우우. 누가, 누가 좀 살려줘어어어.」

 

완전히 약해져서 도움을 청하는 경비 도스. 그 몸에는 폭죽일까, 자살 테러리스트처럼 통이 감겨 있다. 아이돌은 마이크를 내려놓고, 대신 스위치를 손에 든다. 경비 도스에게서 조금 떨어져서,

 

「그럼ーー, 간다아아아아아아아아!!!」

 

꾹 하고 스위치를 누른다.

 

「느븃에에에아아아!!!」

 

요란한 소리와 함께 경비 도스의 몸 절반이 날아간다. 폭발사산한 경비 도스의 얼굴은 뒤쪽 도스들의 모자에 흩뿌려졌다. 장치되어 있던 종이꽃가루가 도스의 팥소와 함께 무대 위에 흩날린다.

 

안면을 잃은 경비 도스의 거체는 무대 위에 쓰러진다. 아이돌은 그 몸에 마이크 스탠드를 꽂고, 발을 올리고는,

 

「자, 박수!」

 

여기저기서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져 나온다. 나도 함께 손뼉을 친다. 아가씨는 어느새 아이돌 옆, 가장 잘 보이는 위치에 앉아 있다.

 

「그럼, 먼저 오늘의 소중한 주역이신 아가씨로부터 한 말씀 듣겠습니다.」

 

아이돌에게서 마이크를 건네받고, 아가씨는 말을 시작한다.

 

「오늘은 모두 모여줘서 고마워. 연구소 폐쇄, 철수라는 명목도 있지만, 나의 스무 번째 생일을 이렇게 많은 사람에게 축복받다니 나, 정말 기뻐. 이제부터 모두가 나를 위해 준비해 줄 공연, 무척 기대하고 기다릴게.」

 

흠. 평소와 달리 조금 정중한 말투에 위화감이 있지만, 직원들과 이야기할 때는 이런 것이겠지. 직원이라고 해도, 상대는 어른이다. 불손한 태도를 취하는 후계자라면 회사의 장래가 걱정될 것이다.

 

「그리고, 오늘은 게스트가 있어. 나의 소중한 친구야.」

「에, 나?」

 

직원들의 눈이 단상의 아가씨에게서 나에게로 단번에 옮겨진다.

 

「그녀는 내가 인정하는 최고의 학대 언니야. 분명 오늘도 나를 위해 훌륭한 선물을 준비해 줬을 거라고 생각해. 고마워, 기대하고 있을게!」

「에, 잠깐. 못 들었다니까, 뭐야 이 환호성. 귀 아파. 큰일 났네-. 이제 거절할 수도 없잖아……」

 

이것은 엄청난 기습이다. 아가씨는 정말 이런 얄미운 짓을 한다. 으음-. 선물이라고 해도 뭘 하지……. 고민하게 만드네.

 

「감사합니다, 아가씨. 그럼, 오늘의 모임에 대해 설명하겠습니다. 먼저, 모여주신 직원분들은 몇몇 그룹으로 나뉘어, 윳쿠리를 사용한 공연을 준비해 주십시오. 준비 시간은 두 시간. 두 시간 이내에 공연을 완성해 주십시오. 공연을 만들 때의 규칙은 도스를 반드시 사용하는 것입니다. 최소 한 마리지만, 세 마리든 네 마리든 사용해도 괜찮습니다. 한 마리 이상은 빠른 사람이 임자입니다. 특히 도스마리쨔는 귀중하므로, 서둘러 주십시오. 그다음, 공연 채점은 아가씨께서 하십니다. 아가씨의 취미는 여러분 모두 알고 계시죠? 윳쿠리를 귀여워하는 것으로 끝난다면, 여러분 내일부터 실직자 되십니다-」

「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윳쿠리를 행복하게 하면 해고라니, 농담인지 진심인지 모르겠네-. 그건 그렇고 직원들 모두 의욕 넘친다. 남자도 여자도 모두 윳쿠리를 정말 좋아하는 것이겠지.

 

「아, 깜빡했는데, 그랜도스는 아가씨께서 직접 요리하실 예정입니다. 친위대 이외에는 손대지 마십시오. 손대면 실격입니다-」

「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자, 막이 내리면, 시작 신호입니다. 여러분, 준비되셨습니까?」

 

웃차, 조금 떨어지는 편이 좋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아무래도 싱글인 모양이다. 이 노도의 눈사태에는 휘말리고 싶지 않다.

 

「그럼, 5, 4, 3, 2, 1, 스타ーーー트!!!」

 

지금, 모자 방패가 내려지고, 아가씨의 생일 파티가 시작되었다.

 

마리사가 스파크 준비를 했을 때, 인간들은 검은 벽 너머로 숨었다. 역시, 마리사에게 겁을 먹은 모양이다. 하지만, 무의미. 그런 벽. 마리사의 필살 그랜스파크라면 간단히 부서진다. 부서진 벽 너머에서 죽음의 고통에 시달리는 인간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빨리 죽어라, 쓰레기 인간. 그랜스파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크!!!」

 

사선상에서 무리의 윳쿠리가 없어진 것을 확인하고 마리사는 최강의 광선을 쏜다. 만약 인간은 이걸로 전멸 틀림없지만, 만약 이걸로 살아남을 정도로 튼튼한 녀석이 있다면, 특별히 노예로 삼아줘도 좋을 것이다.

 

「늣?」

 

어라, 이상하다. 검은 벽은 아직 있다. 게다가 저 벽 자세히 보니 뭔가 아주 느긋할 수 없다. 싫은 느낌이 든다. 뭔가 이쪽으로 괴로움을 호소하는 듯한 싫은 느낌이.

 

「모, 한번 더 쏜다. 이번에는 인간 따위 몰살이다. 그랜스파ーーーーーーー크.」

 

회심의 일격이다. 이 정도면 살아있는 인간은 없다. 노예는 아깝지만 뭐 어쩔 수 없다.

 

「느, 느느느느!」

 

검은 벽은 아직 있었다. 구멍은커녕, 찢어진 기색조차 없다. 느긋할 수 없는 위압감을 내뿜으며, 무리 앞에 버티고 서 있다.

 

「능! 도스는 모여라. 모두 대장을 돕는다!!!」

 

우두머리 도스가 큰 소리로 외친다. 지금까지, 대장의 그랜스파크가 아무것도 하지 못한 적 따위는, 우두머리 도스는 본 적이 없었다. 저것은 무엇인가. 느긋할 수 없는 오라를 내뿜는 저 검은 벽은 무엇인가. 어쨌든 전력으로 배제해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 모두 힘을 합치는 것이다. 대장의 체면을 지키는 의미도 있다. 여기서 일제히 스파크로 저것을 부술 수 있다면 대장이 무력하다는 것에는 직결되지 않는다. 인간을 죽이고 모두의 느긋한 시간을 되찾는 것이다.

 

「호흡을 맞춰! 3, 2, 1」

「스파ーーーー크」

 

일제 스파크. 무리에 있는 모든 도스가 대장의 그랜스파크에 맞춰, 스파크를 쏜다. 극태의 빛기둥에 다른 빛기둥도 섞여, 극대한 빛을 부딪친다. 산조차 무너뜨릴지도 모르는 최강의 합동 기술이다. 인간 따위는 잿더미가 되어 있을 것이다.

 

「느느느느!?」

 

검은 벽은 아직도 그 자리에 버티고 서 있었다.

절망감에 입을 다문 윳쿠리들의 귀에, 인간들의 즐거운 듯한 목소리가 선명하게 들려왔다. 그렇다, 아직 있는 것이다. 검은 벽 너머에 인간들이 아직도 있는 것이다. 저 벽이 있는 한, 인간들은 죽지 않는다.

 

「더, 한번 더다. 제대로 숨을 맞춰야 해. 한 마리라도 숨이 어긋나면, 위력이 약해져 버린다구!!!」

「자, 잠깐만. 수, 숨이……」

 

뚱뚱한 사냥 도스는 괴로운 듯 호소했다. 하지만, 필사적인 우두머리 도스에게는 그 말이 들리지 않았다.

 

「간다. 셋, 둘, 하나」

「스파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크!!!」「스, 스파크!」

 

다시 일제히 발사되는 스파크. 하지만, 이번에는 전원 일제히 쏘지는 못했다. 커다란 빛줄기 뒤로, 조금 작은 빛줄기가 검은 벽에 부딪혔다. 누군가가, 늦었던 것이다.

 

「뭐 하는 거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 사냥 도스으으으으으으으으으우우우우우!!! 제대로 맞추라고 했잖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미, 미안. 우두머리 도스, 하지만 숨이……」

「이 굼벵아아아아아아아아아!!! 너는 맨날 맨날!!!」

「미, 미안해, 미, 미안해……」

 

우두머리 도스에게 혼쭐이 난 사냥 도스는 울상이 되었다. 연속 스파크로 숨이 가쁜 데다, 오열까지 섞여 매우 괴로워 보였다.

 

「장! 진정해! 소리쳐도 해결 안 돼!」

「간호 도스……」

「모두들 진정하고, 인간들은 도스들이 무서워서, 저 검은 벽 뒤에 숨어있는 거야. 제대로 숨을 맞춰서, 스파크하면 인간들을 섬멸할 수 있어.」

「그렇네. 고마워. 간호 도스.」

 

우두머리 도스는 평정을 되찾았다. 그렇다. 자신들은 이렇게나 느긋하다. 인간 따위에게 질 리가 없다. 다시 한번, 느긋함을 되찾고, 숨을 맞춰 스파크를 쏘면 인간에게 반드시 이길 수 있다.

 

「미안해, 모두들. 우두머리 도스는 정신 차릴게. 자, 준비해. 숨을 맞춰서, 스파크를 쏘는 거야. 셋, 둘, 하나」

「스파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크!!!」

 

해냈다. 대성공이다. 전원의 숨이 완벽하게 맞았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최고의 스파크가 발사된다. 이것으로 저 느긋할 수 없는 검은 벽도 인간도 모두 사라질 것이다. 윳쿠리들의 느긋함에 의한 시간과 공간을 되찾을 수 있다. 윳쿠리의 대승리다.

 

「그, 그럴 수가……」

 

검은 벽은 부동이었다. 도스들 앞에는 언제까지고 언제까지고 그 벽이 인간들을 지키고 있었다.

 

「아, 아직이야. 저 게스같은 벽은 약해졌어. 조금만 더 하면, 해치울 수 있어. 자, 다시 한번, 숨을 맞춰서.」

「우, 우두머리 도스……」

「능? 왜 그래, 대장?」

「이제 버섯이 없어……」

「늣!」

 

대장은 처음에 두 발 스파크를 쏘았다. 그 후, 모두 함께 세 발. 이제 스파크용 버섯은 없었다. 그것은 도스들에게 절망을 안겨주었다. 가장 강한 대장의 스파크를 이제 쓸 수 없는 것이다. 대장의 스파크도, 일제 스파크조차 막아낸 벽을 자신들의 스파크만으로 부술 수 있을 리가 없는 것이다.

 

「대장은 충분히 해줬어. 나머지는 도스들이 힘내야 해. 자, 모두 숨을 맞춰서 스파크를 쏘는 거야!!!」

 

우두머리 도스는 충분히 그 임무를 다하고 있었다. 무리 모두를 고무시키고, 대장을 확실히 보좌하며, 정확한 지시를 내리고 있었다. 대장이나 우두머리의 부모들이 이래라저래라 하지 않아도 해줬으면 하는 일을 확실히 해주고 있었다. 그래서, 대장도 지휘를 우두머리에게 맡기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데도 그런 우수한 우두머리를 데리고도 어쩔 수 없는 일은 있는 것이다.

 

「스, 스파, 크……」

 

마지막으로 쏜 빛은 반딧불처럼 약했다. 대장의 스파크 버섯이 없어져도 남은 도스들은 스파크를 계속 쏘았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면 벽이 부서질 거라고 믿으며. 하지만, 검은 벽은 아무리 스파크를 맞아도 눈앞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한 마리, 또 한 마리 버섯이 떨어져 눈물을 흘리는 도스가 늘어간다. 그런데도 우두머리는 마지막까지 계속 힘냈다. 구호도 우두머리가 계속 외쳤다. 목이 쉬어도 스파크를 쏘았다. 머리에 난 버섯을 계속 쥐어뜯어, 대머리도 되어버렸다. 하지만, 아직 검은 벽은 거기에 있는 것이다. 이제 스파크를 쏠 수 있는 도스는 없다. 다음에 스파크를 쏠 수 있는 것은 빨라도 반나절 뒤다.

 

「어, 우두머리, 도스에게 맡기는거제.」

 

힘없이 주저앉은 우두머리 도스에게 수호 도스가 제안한다.

 

「도스의 뿌꾸-라면 인간들도 쫄아서 도망갈 거다제.」

「늣! 그렇다구! 수호 도스의 뿌꾸-는 곰씨를 쫓아냈다구. 인간 따위 깜짝 놀라서 죽어버릴 거라구.」

 

그렇다. 자신들에게는 아직 뿌꾸-가 있다. 스파크가 없어도 뿌꾸-가 있으면 인간에게 이길 수 있다.

 

「우두머리, 도스는 아까부터 계속 짜증 나 있는거제. 인간에게 도스의 소중한 부하가 잡힌 채인거제. 분수를 모르는 인간을 직접 제재하고 싶었던거제. 자, 경비대 앞으로 나오는거제. 인간이 저 검은 벽에서 나오면, 일제히 뿌꾸-하는거제.」

 

수호 도스의 지시에 따라, 경비대에 소속된 도스, 수호 도스를 포함해 세 마리의 도스가 앞으로 나선다. 나날이, 무리를 외적으로부터의 위협으로부터 지키는 믿음직한 도스들이다. 무리에는 많은 도스가 있지만, 그들은 다른 도스와 달리 무투파라고도 할 수 있다. 인간 따위에게 결코 질 리가 없을 것이다. 절망에 뒤덮여 있던 무리에 희망의 빛이 켜진다. 이것으로 이제 괜찮다. 느긋할 수 없는 인간은 이제 무섭지 않다.

 

 

 

 

 

(역시, 이제 마리사의 차례는 없겠네.)

 

마리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여러 가지 일이 있었지만, 이것으로 인간을 격퇴하면 또 느긋한 하루를 보내게 될 것이다. 아니, 지금까지보다 더욱 느긋한 하루가 될 것이다. 이번 일로 무리의 결속은 한층 더 굳어질 것이다. 무리 모두가 모두를 생각하고, 협력해서 일에 임한다. 이상적인 무리의 형태가 거기에 있다.

 

인간이라는 재앙에 대해 이번에 마리사는 지시를 내리지 않았다. 물론, 그저 보고만 있었던 것은 아니라는 것은 지금까지의 흐름을 보면 알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지시나 판단은 우두머리에게 맡기고 있었다. 본래라면, 대장인 자신이 행해야 할 일을 우두머리 도스에게 맡긴 것은 오로지 우두머리 도스의 행동이 정확했기 때문이다. 마리사가 일부러 지휘를 잡지 않아도 우두머리 도스는 마리사가 생각한 대로, 아니, 마리사의 예상 이상으로 좋은 활약을 해주었다.

 

우두머리 도스뿐만이 아니다. 다툼을 말린 간호 도스도 뿌꾸-를 진언한 수호 도스도 모두가 할 수 있는 일을 함으로써, 우두머리 도스를 도왔다. 이제 이 무리는 상명하복으로 명령을 내려 움직이는 듯한 무리가 아닌 것이다. 우수한 우두머리 도스 밑에서, 다른 도스들이 지탱해주고 있다. 거기에는 마리사의 자리는 이제 없다. 마리사는 그 거체가 자랑하는 힘을 만일의 경우에 빌려주면 되는 것뿐이다. 이제 명령을 내리고, 무리를 이끌거나, 통솔하는 것은 차세대 도스의 역할이다.

 

「마리사도 뿌꾸-를 하겠다. 수호 도스, 이만한 뿌꾸-가 있으면 인간은 한 명도 남김없이, 죽어버릴 거다.」

「물론이다제.」

 

마리사도 앞으로 나오고, 그 양옆을 경비대가 굳건히 지킨다. 만전의 포진이다. 이만한 뿌꾸-가 있으면, 인간 따위는 전멸할 것이다. 그런 망상을 그리는 마리사의 머릿속에서 아버지의 말씀이 문득 되살아난다.

 

(마리사, 인간에게는 엮이면 안 된다제.)

 

알고 있어, 아빠. 하지만, 지금, 마리사는 무리를 지키는 거야. 인간과 대결해야만 해.

 

(마리사, 인간에게 엮이면, 느긋할 수 없게 만드는 거라제.)

 

그렇네. 인간은 느긋할 수 없어. 하등한 생물이니까. 에, 어라? '만드는 거라’고? '할 수 없다’가 아니라?

 

아버지는 평소, 뭐라고 하셨더라? 입이 닳도록 인간과 엮이지 말라고 하셨다. 그 이유는? 느긋할 수 없으니까? 정말 그랬던가? 느긋할 수 없게 '만드는 거다’가 정답이 아닌가? 인간은 윳쿠리를 느긋할 수 없게 ‘만들어버린다’, 만약 그쪽이 정답이라면 자신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 거지? 인간과 대결이라니 어리석기 짝이 없는 짓이 아닌가. 도망치는 것이 옳은 것이 아닌가? 마리사는 혹시, 세월이 흐르는 동안 아버지의 간언을 자신의 편의대로 바꿔버린 것이 아닐까? 듣기 좋은 말로 바꿔서, 지금 아버지의 소중한 가르침을, 정말로 인간을 잘 아는 아버지의 말씀을 배신하려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지만, 마리사에게는 뿌꾸-가 있다구. 괜찮다구.)

 

지금과 옛날은 다른 것이다. 마리사는 대장이라고 불릴 만큼 커다란 도스가 되었다. 인간으로부터 도망쳤던 통상종 아버지와는 다르다. 이 무리도 곰씨에게 이겼다. 인간 따위 무섭지 않다. 마리사는 아버지 말씀의 공포를 필사적으로 떨쳐냈다.

 

「모두 온다제. 하나- 둘- 셋, 뿌꾸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

 

수호 도스의 구호에 맞춰 마리사도 부푼다. 공기를 몸에 가득 채우고, 최대한의 뿌꾸-를 똥인간에게 선사해주겠다. 검은 벽이 땅으로 내려오고, 인간들의 모습이 보였다. 어떠냐. 마리사들의 뿌꾸-는. 인간은 바로 죽을 것이다. 마리사들의 느긋함은 약속된 보물이다.

 

「늣?」

 

뿌꾸-를 하는 마리사의 머리에 무언가가 박힌다. 머리뿐만이 아니다. 부푼 뺨, 몸, 온 사방에 가시 같은 것이 박힌다.

 

「아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가시에는 미늘이 달려있는지 몸을 비틀어도 빠지지 않는다. 오히려 더욱 깊이 박힐 뿐이다.

 

「좋아. 릴을 감아라! 우선 저 큰 놈부터 땅바닥에 쓰러뜨려!」

 

선글라스를 낀 인간이 명령을 내리고 있다. 마리사의 몸에 박힌 가시에는 실이 달려있고, 인간 앞에 있는 기계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실이 점점 짧아진다.

 

「느, 느, 느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

 

마리사의 거대한 몸은 균형을 잃고 땅바닥에 엎어진다. 그대로 질질, 실을 감아 올리는 기계 쪽으로 끌려간다.

 

「왕대장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모두 왕대장을 구해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우두머리 도스가 절규한다. 자신들의 마음의 안식처인 왕대장이 인간에게 잡힐 것 같은 것이다. 도스들은 황급히 뿌꾸-를 멈추고, 왕대장을 끌고 가는 와이어에 달려들어 물어뜯는다.

 

「뭐야이거. 딱딱해. 이빨이, 이빨이, 아프다구.」

 

도스라고는 하지만, 결국은 윳쿠리. 이빨을 세운다고 강철 실을 물어뜯을 수 있을 리가 없다.

 

「어째서인거제, 뿌꾸-하고 있는거제! 뿌꾸ーーーーーーーーー. 뿌꾸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

 

수호 도스를 비롯한 경비대들이 필사적으로 뿌꾸-를 하지만, 왕대장은 점점 끌려간다. 그뿐만 아니라, 갈고리 막대를 든 인간들이 떼를 지어 이쪽으로 향해 온다.

 

「늣! 뿌꾸-다, 모두 뿌꾸-해!!!」

 

돌격해 오는 인간들을 보고, 우두머리 도스가 황급히 지시를 변경한다. 뛰쳐나온 도스들은 그 자리에서 뿌꾸-를 하지만, 인간들은 뺨을 크게 부풀리는 도스들을 향해 액체를 뿌린다.

 

「느갸? 짜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그것은 소금물이다. 염분 농도가 높은 그저 소금물이지만, 윳쿠리에게는 독이 된다. 소금물을 뒤집어쓴 도스들은 땅바닥에 쓰러져, 나뒹군다. 인간들은 가지고 있는 갈고리 막대의 끝을 쓰러진 도스들의 발에 꿰뚫고는, 그대로 끌고 간다.

 

「아파아파아파, 그만해, 얼굴이, 얼굴이 쓸린다구우우우우우」

「뿌꾸-. 뿌꾸-하고 있다제! 어째서, 어째서, 듣지 않는 거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도와줘어어어어어어!!! 누가, 누가 좀 도와줘어어어어어어어어어!!!」

 

경비대에게는 굵은 몽둥이를 든 인간들이 다가와, 얼굴, 몸, 등, 가릴 것 없이 두들겨 맞는다.

 

「아파, 아파, 그만해, 그만해!」

 

한 방 맞았을 뿐인데, 마음이 꺾였음에도 몽둥이 구타는 끝없이 이어진다. 몸을 비틀어, 쏟아지는 몽둥이 비를 피하려 하지만, 발에는 저 갈고리 막대가 박혀 있어, 제대로 움직일 수 없다. 경비대는 두들겨 맞고, 울부짖을 수밖에 없었다.

 

이미 도스들의 방어선은 와해되어 있었다. 맞서 싸웠어야 할 도스들은 끌어내려져, 머리나 하반신에 갈고리 막대가 박히고는, 인간들의 진영, 잘 알 수 없는 느긋할 수 없는 것들이 잔뜩 늘어선 곳으로 끌려간다. 아무리 저항해도 도망칠 수 없다. 그저, 붙잡혀 질질 끌려갈 뿐이다.

 

우두머리 도스는 금방 깨닫는다. 이제 틀렸다고. 가장 의지가 될 왕대장은 땅바닥에 엎드려, 질질 끌려가고 있다. 다른 도스들도 필사적으로 뿌꾸-를 하지만, 인간들은 놀라는 기색도 없다. 무리에서 가장 용맹과감한 경비대의 도스들은 인간에게 둘러싸여, 마구 두들겨 맞고 아가야처럼 울부짖을 뿐이다.

 

「도망쳐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모두 도망쳐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우두머리 도스는 마침내 철수를 결정했다. 다행히도 모든 도스가 잡힌 것은 아니고, 무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통상 윳쿠리들은 도스들보다 훨씬 뒤에 있어서, 피해는 거의 없다. 지금, 도망치면 아직 늦지 않았다. 도망쳐서, 아가야들을 지키면 무리는 아직 재건할 수 있다. 그러니까, 살아남는 것이 최우선이다.

 

도스들은 방향을 전환하여, 패주를 시작한다. 우두머리 도스도 데리고 가는 도스들에게 등을 돌리고, 필사적으로 기어간다. 도망치면서도 외치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

 

「도망쳐어어어어어어어어어!!! 빨리 도망쳐어어어어어어어어어!!! 집에 결계를 치고, 아가야들을 지켜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통상 윳쿠리들은 도스들의 참상을 보고, 황급히 뛰어서 도망쳐 간다. 여기는 이제 틀렸다. 빨리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집으로 돌아가서 튼튼한 결계를 치는 것이다. 월동 수준의, 아니 월동보다 더 튼튼한 결계가 아니면 의미가 없다. 뿔뿔이 흩어지면서도 아가야들의 손을 이끌고, 윳쿠리들은 자신의 집을 향해 도망친다.

 

그녀들이 있다면, 아직 괜찮다. 분명 무리는 재건할 수 있다. 다행히도 통상종의 보모 역할로 남겨두었던 도스마리쨔들도 잡히지 않았다. 우두머리 도스의 운명은 정해졌지만, 그녀들이 더욱 느긋한 무리를 만들어 줄 것이다. 그렇게 믿자. 뛰어서 가는 윳쿠리들의 등이 점점 멀어져 간다. 우두머리 도스의 다리는 이제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다. 갈고리 막대가 박히고, 미래로 달려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질질 끌려갔다.

 

「좋아- 좋아. 고정시켜. 날뛰면 위험하니까, 조심해라.」

 

선글라스 낀 언니의 지시에 따라 그녀의 부하들이 그랜도스의 몸에 말뚝을 박아, 날뛰지 못하도록 고정해 나간다.

 

「그건 그렇고, 정말 몸집만은 크네.」

「어머, 학대할 맛이 있지 않겠어요?」

「물론이지. 좋아! 그 대나무 칼, 빌려줘.」

「여기 있습니다. 조심하십시오.」

 

아가씨와 선글라스 아가씨가 도스의 얼굴에 다가간다. 몸집이 사람 키 몇 배나 되는 만큼, 눈만 해도 아가씨 몸통만 하다.

 

「어이! 나 알아보겠지?」

「……인간 대표네. 아까 우두머리 도스랑 이야기했었지.」

「정답이야. 저기저기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 괜찮을까?」

「기구하네. 마리사도 마찬가지라구.」

 

그랜도스의 입이 열리고 안에서, 커다란 뱀 같은 혀가 뻗어 나온다. 혀는 아가씨를 붙잡으려 하지만, 선글라스 아가씨가 아가씨를 오른손으로 안고, 왼손의 나이프를 혀에 꿰뚫는다.

 

「끄갸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귀가 찢어질 듯한 도스의 절규에 아가씨는 얼굴을 찡그린다. 선글라스 아가씨는 혀가 박힌 채인 나이프를 땅에 박고 발로 자루를 더욱 밀어 넣는다.

 

「임시 고정입니다. 어이, 빨리 이 혀도 고정시켜!」

 

다른 정장 차림의 경호원들이 다가와, 그랜도스의 혀가 고정된다. 이것으로 그랜도스는 이제 아무런 저항도 할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이야기 계속인데, 오늘 혹시 네 생일이었니?」

「흐, 흐렇다구. 모두가 마리사를 위해애 축하해 준 거라구.」

「헤에- 윳쿠리에게도 생일이라는 개념이 있는 건가?」

「아가씨, 이 녀석들은 자신이 태어난 날짜 따위는 모릅니다. 그저, 어쩐지 느긋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축하했을 뿐입니다.」

「흐-음, 그렇구나. 하지만, 운이 없네. 덕분에, 모두 모여 있어서, 아주 잡기 쉬웠어. 하마터면, 내 생일을 너희들도 축하해 주는 줄 알았잖아.」

「너, 너도, 생일인 거냐……?」

「그래. 너처럼 거짓된 날이 아니라, 진짜로 스무 해 전에 나는 이 세상에 태어났어. 오늘은 나의 기념비적인 스무 번째 생일. 그것을 여기서 축하하는 거야.」

「축하라니……. 마리사들을 어쩔 셈이야……?」

「음음? 어떻게 될지는 직원들 나름이고-. 아, 하지만, 죽는 것만은 확정되어 있어.」

「그, 그럴 수가……. 어째서, 그런 짓을 할 수 있는 거지?」

「왜냐하면, 너희들은 그러기 위해서 지금까지 살려졌으니까. 스무 해 동안 실컷 느긋했잖아? 그 대가를 치를 정도의 괴로움을 겪지 않으면, 내가 즐겁지 않으니까.」

 

자, 손풀기라며 아가씨는 대나무 칼을 뽑는다. 인간에게는 그저 모조품이지만, 윳쿠리에게는 훌륭한 칼이다.

 

「지옥은 하나만 있더라도, 잘 보이잖아? 이제부터 이것 이상의 고통과 괴로움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우선 이해시켜 주도록 할까.」

 

아가씨는 햇빛을 반사하는 대나무 칼의 칼날을 그랜도스의 눈에 슥 하고 찔러 넣는다.

 

「느, 느갸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파, 아프다구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 마리사의 달님처럼 별들을 내려다보는 위대한 눈 씨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좋은 목소리, 좋은 목소리, 최고야!」

 

아가씨는 그랜도스의 눈을 한 번 찌르는 것으로 끝내지 않는다. 아무렴 커다란 눈이니까. 몇 번 더 찔러서 질퍽하게 만들 수도 있다. 보통 윳쿠리라면 작고 내구도도 낮아서, 거기까지는 좀처럼 할 수 없다.

 

「자, 조금 놀아볼까. 공연 준비는 아직 멀은 것 같으니까.」

「싫어, 싫어, 누가, 누가, 마리사를 도와줘, 도와줘어어어어어어어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그랜도스에게 대답하는 것은 똑같이 비참한 꼴을 당하고 있는 도스들의 비명뿐이었다.

 

 

 

 

 

 

 

마리사는 아빠다.

사랑하는 앨리스와 함께 다섯 마리나 되는 아가야들을 데리고, 생일 파티에 와 있었다. 오늘 생일 파티에 나온 밥 씨는 마리사가 오늘을 위해 열심히 모아온 것이다. 게걸스럽게 우걱우걱 밥을 먹는 아가야들에게 가슴을 펴고, 없는 코를 높이 세우고, 많은 존경을 받고 있었다. 그렇게나 느긋했던 시간이 지옥으로 돌변해 버렸다.

 

「도망치는거제! 빨리 도망치는거제!」

 

마리사는 가장 큰 딸 마리사의 땋은 머리를 끌고, 머리의 모자 씨에 가장 작은 아기 마리쨔를 태우고, 필사적으로 뛴다. 옆을 짝인 앨리스가 달린다. 두 마리의 딸 앨리스를 끌고, 머리에는 아기 앨리스가 머리카락에 매달려 있다. 마리사 일가의 등 뒤에서는 윳쿠리들의 비명이 끊임없이 들려온다.

 

최강이어야 할 도스들이 잡혀버렸다. 마리사가 마지막으로 본 것은 울부짖는 무섭고 무서워야 할 경비 도스의 모습이었다. 곰 씨도 쫓아낸 도스인데, 인간에게는 속수무책으로, 너덜너덜하게 당했다.

 

「아가야들아, 레이무 입안에 들어가면 똥인간은 손도 발도 못 쓴다구!」

 

도망치는 마리사 일가의 옆에서, 레이무가 아가야들을 입안으로 피신시키고 있다. 저 레이무를 마리사는 안다. 뒷집에 사는 첸과 짝인, 아가야들을 생각하는 느긋한 레이무다.

 

「느느느! 똥인간! 아가야들의 수호는 완벽하다구! 레이무 최강이라서 미안하다구!」

「엄마! 대댠녜!」

「똥인간은 바보탱이네-. 알겠다구-!」

「윳쿠리! 윳쿠리!」

 

완벽한 수호로 아주 느긋할 수 있는 엄마의 입안에서 아가야들은 한껏 떠들고 있다. 다가오는 인간의 위협 따위 잊고, 느긋함을 만끽하려 한다.

 

「오랴!」

 

남자였다. 그가 휘두른 쇠배트가 레이무의 오른쪽 절반을 뭉갰다.

 

「윳쿠리! 유큐리! 윳쿠리?」

 

남은 것은 가장 막내 레이무뿐. 장녀 레이무도 차녀 첸도 뭉개졌다. 엄마는 남은 왼쪽 눈을 빙글빙글 움직이며,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어떻게든 이해하려 하고 있다.

 

「느게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

 

막내 레이뮤는 시취 가득한 팥소가 몸에 엉겨 붙어, 느긋할 수 없게 되어 온몸의 팥소를 토해낸다. 레이뮤가 토한 팥소는 엄마 레이무의 왼쪽 눈을 검게 더럽힌다.

 

마리사는 그 끔찍한 광경을 이제 볼 수 없었다. 마리사의 지인 윳쿠리들이 차례차례 죽어가고 있다. 짓밟히고, 걷어차여 공중을 날고, 손에 든 무기를 사용해, 차례차례 죽임당한다. 윳쿠리들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싸우는 것도, 아가야들을 지키는 것도, 용서받는 것도, 그리고 끝까지 도망치는 것조차.

 

「마리사! 빨리 도망치는묭!」

 

도망치는 마리사 일가와 엇갈려 앞으로 나서는 윳쿠리들이 있다.

 

「묭, 묭!!!」

 

어느 윳쿠리든 몸집이 크고, 늠름한 얼굴을 하고, 입에는 훌륭한 나뭇가지를 물고 있다.

 

「여기는 묭들, 경비대가 맡겠다묭! 묭의 백루검으로 똥인간을 몰살시켜 주겠다묭!」

 

경비대다. 느긋할 수 없는 것을 제재하고, 느긋할 수 있는 것을 지키는 경비대다. 리더인 도스들은 인간에게 굴복했지만, 아직 대원 윳쿠리들이 남아있는 것이다.

 

「묭들은 이날을 위해 매일 훈련해왔다묭! 도스가 없어도 이만큼의 윳쿠리가 있으면 똥인간과 대등하게 싸울 수 있다묭!」

 

날카롭게 얼굴을 찡그리는 묭. 그 믿음직한 얼굴이 날아간다.

 

「늣?」

 

쇠배트를 휘두르는 인간이 경비대의 무리 속으로 뛰어든 것이다.

 

「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햣하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느긋할 수 없는 목소리가 마리사의 귀를 꿰뚫는다. 응전하려는 경비대지만, 단 한 명의 인간이 휘두르는 몽둥이에 뭉개져 갈 뿐이다.

 

「느힛!」

 

마리사는 또다시 도망친다. 경비대가 인간을 발목 잡고 있는 동안 어떻게든 거리를 벌리는 것이다.

 

(마리사는 이런 곳에서 죽어도 되는 윳쿠리가 아닌거제! 아가야들을 느긋하게 해주고, 마리사도 아직 느긋하고 싶은거제!)

 

「도망치는거제! 빨리, 빨리, 도망치는거제!」

 

마리사는 달린다. 자신의 전력으로 그저 달린다. 이제 윳쿠리가 죽어가도 신경 쓰지 않았다. 살고 싶다. 느긋하고 싶다. 마리사 안에 있는 것은 그것뿐이었다. 그래서, 눈치채지 못했다. 어느새 옆을 달려야 할 앨리스가 없다는 것을. 땋은 머리로 끌고 있었어야 할 딸 마리사가 없다는 것을. 모자 씨 위에 있었어야 할 아기 마리쨔가 없다는 것을.

 

「선배, 지금 저는 행복합니다!」

 

「느벳」

 

마리사의 등에 무언가가 부딪힌다. 등을 밀린 형태가 된 마리사는 땅바닥에 얼굴을 처박는다.

 

「뭐, 뭐냐제!!!」

 

일어나, 주위를 둘러보니 자신의 등에 부딪혔을 법한 물건이 눈에 들어온다.

 

「애, 앨리스?」

 

빨간 카츄샤를 한 윳쿠리. 그것은 마리사의 짝이었던 앨리스일 것이다. 양쪽 눈이 도려내지고, 아래턱이 벗겨지고, 부들부들 가늘게 떨고 있지만 앨리스다.

 

「아빠! 도와줘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아가야가 부르는 소리가 들려, 핫 하고 얼굴을 든다. 인간이 손안에 마리사의 소중한 아가야들을 쥐고 있다. 발밑에는 아기 윳쿠리 마리사가 있다. 밟힌 딸 마리사는 입을 내밀고, 이제라도 밀려 나온 팥소를 토해낼 것 같다.

 

마리사의 소중한 아가야. 아직 다섯 마리 모두 무사하다. 하지만, 그 목숨은 무섭고 무서운 인간에게 쥐어져 있다. 앨리스는 이제 틀렸다. 마리사라도 이미 늦었다는 것을 안다. 아빠로서, 마리사는 맞서 싸워야만 한다. 그런데, 그런데, 몸은 덜덜 떨리고, 시시가 멈추지 않는다. 저런 악마와 싸울 수 있을 리가 없다. 사실 마리사는 싸움을 아주 싫어하는 것이다.

 

막내 마리쨔가 인간에게 던져져, 나무줄기에 부딪혀 터진다. 장녀 마리사는 인간에게 짓밟혔다. 느앙-느앙- 울부짖는 넷째 딸 앨리스는 쥐어짜인다. 거기서 마리사는 뒤돌아 도망치기 시작했다.

 

「마리사는, 마리사는 아직 죽어도 되는 윳쿠리가 아닌거제!」

 

붙잡힌 아가야들을 돌아보지 않는다. 그저, 한결같이 도망친다.

 

「마리사는 아직 느긋하고 싶은거제! 이런 곳에서 죽고 싶지 않은거제! 하늘을 나는 것 같아!!!」

 

땅을 박차고 있었어야 할 마리사의 몸이 하늘 높이 솟아오른다. 마리사의 착각의 힘으로 마침내 날개를 얻은 것이 아니라, 인간이 마리사를 붙잡아 들어 올린 것뿐이다.

 

「시, 싫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놔! 놔! 놔주세요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당연히 놓아줄 리가 없다. 인간은 마리사의 다리를 너덜너덜하게 찢고, 더욱 크게 도려낸 다리에 아직 살아있는 마리사의 아가야들을 쑤셔 넣는다. 땅으로 돌아온 마리사지만, 방금 전까지의 기세는 없다.

 

「아, 아픈거제. 저부가, 마리사의 준족의 저부가 아픈거제.」

 

눈물을 흘리면서도 그런데도 인간으로부터 도망치려 질질 이동한다. 하지만, 너덜너덜해진 다리는 기는 것만으로도 마리사의 몸에 격통을 가져다주고, 게다가,

 

「이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움지기지마아아아아아!!! 이 똥부모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저부에 파묻힌 마리사의 아가야들이 절규를 터뜨린다. 마리사가 기어갈 때마다 아가야들의 몸은 땅에 쓸려, 깎여나가는 것이다. 아픈 것은 아가야들뿐만이 아니다. 마리사 자신도 고통으로 몸부림치는 아가야들에게 체내가 도려내지는 것이다. 마리사는 고통과 욕설에 시달리면서도 그런데도 인간으로부터 도망치려 한다. 하지만, 인간은 마리사의 곁에 웅크리고, 도망치는 마리사의 머리카락을 가위로 싹둑 자른다.

 

「히, 히이. 마리사의 황금 머리칼 씨가……」

 

마리사의 느린 다리로는 인간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 차가운 쇠의 감촉이 밀가루 피부를 통해 전해져 온다. 마리사의 주위에는 자신의 머리카락이 흩뿌려진 금박처럼 펼쳐져 간다. 한계였다. 저부는 아프다. 몸속 깊은 곳에서 울려 퍼지는 저주의 원망이 느긋할 수 없다. 발밑에 펼쳐진 자신의 머리카락은 이제 자신이 대머리 만쥬가 되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그런데도, 그런데도 말이다. 마리사는 죽고 싶지 않았다.

 

마리사의 머리카락이 대충 잘리자, 인간은 이번에는 그 근처에 있는 나뭇가지를 하나하나 꽂아 넣는다. 결코 깊게 찌르지 않는다. 얕게다. 빠지지 않을 정도로 얕게 찌른다.

 

「싫어, 싫어, 마리사, 죽고 싶지 않아……」

 

마리사의 몸은 이제 움직이지 않았다. 몸속 깊은 곳에서는 시취도 풍겨 나온다. 꽉 다문 이빨만이 마리사의 지독한 미련을 드러낸다. 인간은 고슴도치가 된 마리사를 만족스럽게 내려다보더니, 최후의 일격이라는 듯 눈알을 찌른다.

 

「느갸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파! 아파. 마리사의 눈 씨가, 아파, 아프다구우」

 

꿈틀꿈틀 몸을 움직여, 다시 기어가려 하지만, 몸은 이제 움직이지 않는다.

 

「아, 안 보여. 깜깜하다구우. 레이무? 아가야? 어, 어디 있는 거야아? 시, 싫어어. 마리사, 아직 죽고 싶지 않아아.」

 

마리사는 이제 앞으로 나아갈 수 없었다. 저부는 움직이지 않고, 눈은 보이지 않는다. 몸에서는 팥소 유출이 멈추지 않는다.

 

「좀 더, 좀 더, 느긋하게 있고 싶었어.」

 

마리사는 서서히 죽음을 향해 가고 있었다.

 

 

 

 

 

 

폐촌이 된 이곳은 아직 집들이 남아 있어, 윳쿠리들은 이 집들을 공공시설로 이용하고 있었다. 물론, 안에 도망쳐 들어간다고 안전한 것은 아니다. 건물 안으로 도망쳐 들어가도 직원들은 돌입하여, 윳쿠리들을 몰살하고 있다.

 

「어째서어어어어어!!! 결계를 쳐놨는데 어째서어어어어어어 들어올 수 있는 거야아아아아아아아아!!!」

「이런 쓰레기에 인간님이 속을 줄 아냐.」

 

건물 입구에는 윳쿠리들이 나뭇가지나 잎사귀를 놓아두었지만, 그것이 결계라니 이제는 개그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문이라도 닫으면 좋으련만, 윳쿠리에게는 그것이 불가능한 모양이다. 집 안의 벽에는 차례차례 윳쿠리들이 내동댕이쳐져, 팥소로 물들고, 밖에서는 도스가,

 

「미안함미다, 노, 노예가 되겠슴미다, 도와주세요오오오오오!!!」

 

직원들에게 린치를 당하고 있다. 윳쿠리를 돕기는커녕 자신이 도망치는 것도 힘겨워 보인다. 유일한 반격 수단이어야 할 도스 스파크도 탄약이 떨어졌다. 그저 대형 쓰레기로 전락한 거대 윳쿠리는 때리고 차이는 폭행을 계속 당할 수밖에 없는 모양이다.

 

그런 집들 중에서도 특히 많은 윳쿠리들이 도망쳐 들어간 장소가 있었다. 그곳이 바로 여기, 병원이다. 다치거나, 곤란할 때는 여기에 오면 해결할 수 있었다. 너무나 참혹한 광경에 많은 윳쿠리들이 느긋할 수 없게 되었고, 특히 아가야들은 팥소를 토하거나 중상이었다. 윳쿠리들이 도움을 청하며 병원으로 모여드는 것은 필연적이기도 했다. 그렇다면, 당연히 직원들도 이곳으로 몰려든다.

 

「느와아아아아아아아아!!! 어째서 들어오는 거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

「도와줘어어어어어어!!!」

「느삐이이이이이이이이!!!」

 

인간들의 모습을 보고, 안에 있던 윳쿠리들은 아비규환에 빠진다. 윳쿠리들은 병원 안쪽까지 도망쳐 들어간다. 그곳에는 이 병원의 관리자인 원장 도스 외에도, 임신한 도스나 도스마리쨔를 포함해 다섯 마리나 되는 도스가 있었다.

 

「엄마아! 무서운고졔! 마리쨔를 도와줬으면 하는고졔!」

 

만삭의 도스에게 아직 작은 도스마리쨔가 도움을 청하듯이 매달린다. 자신을 둘러싼 인간들로부터 조금이라도 멀어지려는 듯 엉덩이를 몰캉몰캉 흔들지만, 모여든 인간들의 학대심에 불을 지필 뿐이었다.

 

「아, 아가야. 괜찮아. 모두 있으니까. 무서워하면 안 돼.」

「무서운고졔! 마리쨔, 아직 죽고 싶지 않은고졔! 느비이!」

「아가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인내의 한계에 다다랐는지, 엉덩이를 흔드는 마리쨔를 갈고리 막대에 걸어 이쪽으로 끌어당긴다. 모여든 인간들은 도스마리쨔를 둘러싸고는,

 

「그만두는고졔! 마리쨔의 장식 씨를 돌려주는고졔!」

 

우선 정석대로 장식물을 빼앗고,

 

「느비이! 그, 그만해졔. 때, 때리지 마아!」

 

맨손으로 도스마리쨔의 얼굴에 주먹을 내리꽂는다. 한 방, 주먹을 내리꽂을 때마다 도스마리쨔에게 잘 보이도록 장식물을 찢어간다.

 

「마, 마리쨔의 장식 씨가! 아퍄, 그, 그만, 그만해, 아야, 그, 그마녜!」

 

때리고, 찢고, 때리고, 찢고를 번갈아 반복하자, 얼굴이 부은 도스마리쨔는 그저 울면서, 그만해, 그만해 라고 반복할 뿐이 된다. 도스마리쨔는 포기했다. 맞는 것도 장식물을 찢기는 것도 멈출 수 없다. 그런데도, 느긋할 수 없는 것은 싫으니까 그만해 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그마녜, 그마녜, 부탁이니까, 그마녜주세여……」

 

하지만, 인간들은 그만두기는커녕 이번에는 도스마리쨔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긴다. 우선 땋은 머리. 도스마리쨔의 얼굴을 바닥에 처박고 억누르고, 버둥거리는 도스마리쨔 위에 여러 명이 올라타 움직임을 봉쇄하고는, 땋은 머리를 잡아당긴다. 도스마리쨔는 뭐라뭐라 소리를 지르고, 엉덩이를 흔들지만, 그 엉덩이에도 발길질이 가차 없이 쏟아진다.

 

잡아당겨지는 땋은 머리는 찌직찌직 끊어져 나가, 허무하게 도스마리쨔의 몸과 이별한다. 땋은 머리가 끊어지자 도스마리쨔는 저항다운 저항을 하지 않게 되었다. 부어오른 엉덩이에서 응응을 흘리면서, 비실비실 떨 뿐이다.

 

인간들은 도스마리쨔 위에 올라탄 채, 머리카락을 잡고 도스마리쨔의 얼굴을 끌어올린다. 새우등이 된 도스마리쨔의 얼굴은 절망으로 일그러져 있었다. 눈은 눈물로 범벅이 되었고, 말은 이제 나오지 않는다. 그 얼굴을 향해, 배트가 겨눠진다. 크게 휘두르며, 풀스윙 자세다. 자신에게 닥쳐올 운명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어, 도스마리쨔는 달달 이를 떤다.

 

「그만해애애애애애!!! 그만해주세요! 부탁합니다아아아아아아아아!!!」

 

도스마리쨔의 어미인 임신 도스가 머리를 바닥에 문지르며 간청하고 있지만, 그런 것에 귀 기울일 녀석들이 아니다. 그들은 윳쿠리 학대를 즐기러 온 것이다. 이 풀스윙을 양보할 리가 없다. 도스마리쨔의 얼굴을 향해 일직선. 배트가 미끄러져 간다.

 

「그만해앳!!!」

 

유난히 큰 목소리가 제지를 요청했지만, 이미 늦었다. 배트는 도스마리쨔의 얼굴에 파고들어, 이빨을 부러뜨린다. 그런데도 기세가 죽지 않고, 입을 찢어간다. 도스마리쨔의 얼굴이 들리고, 충격으로 눈이 튀어나온다.

 

배트가 물러났을 때, 도스마리쨔의 얼굴은 크게 일그러져 이제 원형을 알아볼 수 없었다. 찢어진 입에서는 뚝뚝 팥소를 흘리고, 튀어나온 눈은 대롱대롱 매달려 돈다. 맞은 쇼크와 충격으로 중추 팥소까지 이상해진 모양이다. 거기까지 괴롭히자, 만족했는지 도스마리쨔는 풀려나, 산 채로 죽은 듯이 방구석에 버려진다.

 

「자, 그럼.」

 

세 갈래 땋은 머리의 여성이 히죽히죽 웃으면서, 앞으로 나선다.

 

「안녕하세요~. 자, 그럼, 배 속에 아기가 있는 윳쿠리만 모으도록 할게요~. 갓 태어난 아기윳은 으깨서 드세요~」

 

세 갈래 땋은 머리 씨 조의 직원들이 커다란 자루를 들었을 때,

 

「자, 잠깐만!」

 

대형 쓰레기 중 하나가 입을 연다.

 

「네-에. 무슨 일이신가요?」

「도스의 이야기를 들어줘. 여기 있는 건 모두 임산부들이야. 무리의 미래를 짊어질 아가야들이라구. 인간 씨들의 무엇이 심기를 건드렸는지 도스들은 모르겠지만,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가야들에게는 죄가 없어! 그러니까, 여기는 도스의 체면을 봐서 살려주길 바란다!!!」

「어르신……」

「어르신……」

 

어르신 도스와 윳쿠리들이 부르는 도스의 호소에 눈물 흘린다. 그렇다. 아직 태어나지 않았다. 생명의 요람에서 평안히 잠든 아가야들에게는 죄가 없다. 악역무도하고 머리가 나쁘고 더러운 인간이라도 이 진리는 분명 알아줄 것이다. 역시 어르신 도스님이다.

 

「흐음흐음. 그렇군요~, 그렇군요~. 그럼 말이죠, 우리들이랑 내기하지 않을래요~?」

「내기?」

 

세 갈래 땋은 머리 씨의 제안에 어르신이라고 불린 도스는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래요그래요. 우리들이 이제부터~, 도스를 마구마구 때릴 테니까~ 도스가 그걸 견뎌내면 여기 있는 모두를 살려줄게요~」

「늣!」

 

그 멋진 제안에 어르신 도스는 몸을 움츠린다. 주위에 있는 윳쿠리들도 두려운 듯이 도스를 올려다보고 있다.

 

「뭐, 당신에게 거부할 권리는 없지만요~. 싫다면, 당신을 죽이고 빼앗아갈 뿐이니까~」

 

세 갈래 땋은 머리 씨가 손에 든 못 박힌 배트를 휘두른다. 못 박힌 배트는 도스의 뒤통수를 강타하여, 크게 파고든다. 어르신 도스의 모자가 팔랑 하고 땅바닥에 떨어진다. 도스의 맞은 상처는 보통 윳쿠리라면 절명했을 정도로 깊다. 그런데도 어르신 도스는 울부짖거나 하지 않고, 얼굴을 들고 선언한다.

 

「느, 느끅, 알겠다. 그 내기를 받겠다! 모두를 지키기 위해 도스는 견뎌내겠다악!!!」

 

세 갈래 땋은 머리 씨는 날카로운 얼굴을 만드는 어르신 도스의 얼굴에 못 박힌 배트를 내리꽂는다. 지루한 연설은 듣기 싫었다. 어쨌든 이 녀석을 마구마구 때리면 되는 것이다.

 

세 갈래 땋은 머리 씨에 이어, 다른 조원들도 어르신 도스를 둘러싸고 배트를 휘두른다. 세 갈래 땋은 머리 씨는 철저하게 도스의 얼굴을 중심으로, 조원들은 도스의 복부를 중심으로 조준하고 배트를 계속 휘두른다.

 

「그만둬어어어어어어!!! 이제, 이제 충분하잖아아아아아아아아!!!」

「맞아아아아! 그만해줘!!!」

「어라~ 괜찮겠어요~? 그만두면, 모두 지옥으로 데려갈 건데요~? 여기는~, 도스를 힘내라고! 응원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늣!」

 

모두의 방패가 되었던 어르신 도스는 이제 까딱도 하지 않았다. 인간이라도, 이 정도의 구타를 당하면 견딜 수 없을 것이다. 만쥬인 윳쿠리가 무사할 리가 없다. 세갈래머리 씨도 그것을 아는지,

「뭐, 이미 늦었지만요.」

씨익 웃는다.

 

「좋-아, 끌고 가!」

 

세갈래머리 씨의 호령에 임신한 윳쿠리들이 차례차례 끌려 나간다. 세 마리의 도스가 아직 남아 있었지만, 한 마리는 임신 중이라 그냥 인형 신세였고, 나머지 두 마리는 어르신 도스의 최후를 보고 완전히 전의를 상실한 상태였다.

 

「아, 아, 아직이야!」

「어머?」

 

세갈래머리 씨의 발에 땋은 머리가 닿는다. 분명 이미 팥소 덩어리가 되었다고 생각했던 어르신 도스지만, 아직 숨이 붙어있는 모양이다.

 

「여기는 미래의, 희망의 윳쿠리 플레이스란 말이다……. 아가야들에게는 느긋하게 지낼 권리가 있단 말이다. 그것을, 그것을, 방해하게 둘까 보냐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시끄러워~」

 

휘두른 못 박힌 배트가 어르신 도스의 머리를 날려 버린다. 어르신 도스의 머리는 잘려나가 날아가고, 이번에야말로 쓸데없이 커다란 몸뚱이는 그저 쓰레기가 되었다.

 

신뢰하고 의지했던 도스의 최후를 지켜본 윳쿠리들은 슬픔에 잠길 뿐이었다. 그중에는 비윳쿠리증을 일으켜 현실 도피하는 윳쿠리도 있었지만, 무언가의 재료로 쓰려는 듯, 다른 조원들에게 짓밟히지 않고 그대로 끌려갔다.

 

 

 

 

 

 

 

 

 

 

편한 마음으로 참가했는데, 갑작스러운 난제를 받아버린 나.

직원들의 윳쿠리 사냥은 조금 진정된 듯하다. 필수 과제인 도스를 어느 그룹이나 확보했기 때문이겠지. 이번에는 몇몇 직원들이 공연에 필요한 다른 윳쿠리를 찾고 있다. 이번에는 일제 구제가 아니므로, 여기서는 엄밀하게 전멸시키지는 않을 것이다. 찾는 쪽도 샅샅이 뒤지는 느낌은 아니다. 필요한 것만 찾으면, 바로 자신의 그룹으로 돌아가 버린다. 물론, 수색 과정에서 불필요한 윳쿠리는 몰살하고 있지만.

 

「자, 그럼, 나도 내 생각을 좀 해야겠네.」

 

아가씨에게 줄 나의 선물. 대체 어떡할까. 나에 대한 규칙은 없으므로, 다른 직원들과 마찬가지로 도스를 반드시 사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원하는 대로 해도 된다. 하지만, 그렇게 좋은 아이디어가 있는 것도 아니다.

 

「으음-. 일단, 학대해 볼까.」

 

여기에는 풍부한 소재가 있다. 모처럼 왔으니, 학대는 즐기고 싶다. 분명 즐거운 학대를 하면 좋은 이미지도 떠오를 것이다. 시간은 충분히 있다. 그야말로 느긋하게 가자. 그렇게 정한 내가 우선 착수한 것은 도스마리쨔 수색이다. 다른 직원들도 찾고 있고, 몇 마리 잡힌 듯하지만, 아직 수에는 여유가 있다. 여기는 부디 나도 학대해 두고 싶다. 도스는 그렇다 쳐도 도스끼리의 짝에서만 태어나는 도스마리쨔를 학대할 수 있는 기회 따위는 좀처럼 없다. 잘 되면, 그것을 나의 공연으로 해도 좋다.

 

「그렇다면, 두 마리는 확보해야겠는데. 찾을 수 있을까……」

 

걱정은 그야말로 기우였다. 아까 그 광장에서 조금 안쪽으로 들어가자, 주택가 같은 느낌으로 윳쿠리 소굴이 잔뜩 있는 장소에 도착한다. 윳쿠리 둥지에는 결계라는 빌어먹을 도움도 안 되는 뚜껑이 덮여 있어서, 인간의 눈으로 보면 거기에 둥지가 있다는 것이 너무나 뻔하다. 시험 삼아 나는 가져온 갈고리 막대로 결계째 둥지를 찔러본다.

 

「늣! 뭐냐제, 이 막대기는!」

「싫어, 마리쨔, 도와줘어어어어어!!! 레이무 머리에 뭐가 박혀있다구우우우우우우!!!」

「레이무! 레이무! 기다려라제! 레이무를 돌려줘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엄마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정말 여전히 시끄럽다. 내가 갈고리 막대를 당겨보니, 보기 좋게 레이무가 낚여 있었다.

 

「히, 이, 인간 씨. 느긋하게 있으라구.」

「……」

 

낚아 올리긴 했지만 어쩔지까지는 정하지 않았다. 그냥 짓밟는 것도 학대 언니라는 칭호가 울겠지-.

 

「똥인간아아아아!!! 마리사의 레이무를 놔라아아아아아아아!!!」

「마, 마리쨔아아아아아!!! 빨리 도와줘어어어어어어어어어!!!」

 

둥지에서 레이무의 짝이 나온 모양이다. 마리사는 바로 뿌꾸-를 해주겠지만, 무시…… 아니.

 

「이얍!」

 

뿌꾸-하고 부푼 마리사에게 나는 갈고리 막대를 휘두른다. 물론, 끝에는 레이무가 걸려있는 채다.

 

「바, 바리자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사랑하는 마리사는 레이무가 짓밟았다. 질퍽, 하고 기분 좋을 정도로 깨끗하게 짓밟았다.

 

「우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 바리자가, 바리자가.」

 

자기 발에 짝의 시체가 붙어있는 것은 얼마나 괴로울까. 하지만, 나는 느긋할 수 있지롱-.

 

「분명, 안에 아가야가 있었지?」

「늣! 업, 없어, 그만둬, 레이무에게 귀여운 아가야 따위 없어.」

「알았어. 혹시 모르니, 안을 뒤져볼게.」

「그만둬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나는 갈고리 막대를 둥지 안에 쑤셔 넣는다.

 

「엄마아아아아아아앙!!!」

「오, 오지 마아아아아아아아아아!!! 저리 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어, 엄마. 어째서, 그런 말을 하는 거야?」

「됐으니까 빨리 도망, 우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나는 갈고리 막대를 당겼다 밀었다 격렬하게 움직인다.

 

「느, 느끅, 느베.」

「우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 레이무의 아가야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좋아. 뭉개졌나? 갈고리 막대를 당겨보니, 레이무의 이마에 빨간 리본이 붙어있다. 빙고다.

 

「레이무우, 거짓말쟁이는 느긋할 수 없어. 레이무의 아가야, 제대로 있었잖아.」

「주거어어어어! 레이무의 아가야도 마리쨔도 죽인 게스으으으으으으우우우우!!!」

「에에에에!!! 내가 게스? 아니야, 나는 게스 아니야. 게스는 레이무야, 이 윳쿠리 살해자.」

「웃기지 마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윳쿠리 살해자는 너잖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그런……. 맞다! 이웃집에도 물어보자. 자, 레이무, 잘 듣고 와.」

「그만둬, 그만둬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나는 이웃의 허술한 결계 둥지에 갈고리 막대 레이무를 쑤셔 넣어 본다.

 

「레, 레이무! 결계를 부수다니, 도시파답지 않아!」

「어, 엄마, 무서워어어어어!!!」

「애, 앨리스으으으으으으!!! 빨리 도망쳐어어어어어어」

「뭐, 뭐라는 거야, 레이무. 그리고 아까 그 비명은」

「인간이야아아아! 인간이 레이무 가족을오오오오오오!!!」

 

좋아, 여기다! 죽어!

 

「뭐, 그, 그만둬어어어어어어!!!」

「에? 레이무?」

「느, 느브.」

 

음? 잘 뭉개졌나?

 

「느아아아아, 애, 애, 애, 앨리스, 인간이 말이야, 레이무 가족을 죽였어. 그, 그러니까, 앨리스 아가야도 죽인 건 인간이야?」

「후, 웃기지 마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이 게스으으으으으으우우우우!!! 죽어, 죽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어이쿠, 그렇게는 안 되지. 가라, 레이무. 몸통박치기다.

 

「느와아아아아아아아아, 그만둬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주거, 주우, 주우거, 게스인 레이무는…… 주……거……」

「우와아아아아아아아, 앨리스으으으으으으! 앨리스으으으으으으우!」

 

좋아, 이제 됐나? 나는 갈고리 막대를 거둬들인다. 레이무의 눈은 텅 비어 있었다.

 

「앨, 앨리스는 말이야, 싱글마더로 엄청 열심히 하는 윳쿠리였다구. 아가야는 예의 바르고, 아주 느긋할 수 있는 아가야였단 말이라구. 그런데, 그런데, 그런데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

「흐-음. 그런데 말이야, 죽인 건 레이무잖아?」

「아직도 말하냐, 이 게스으으으으으으으!!! 레이무 가족도 앨리스도 죽인 건 너잖아아아아아아아아아!!!」

「하아? 뭐라는 거야, 이 바보. 앨리스도 제대로 말했잖아. 레이무는 게스라고. 레이무는 가족도 앨리스도 죽였지. 윳쿠리 살해자는 너야, 게스 레이무.」

「느아아아아, 느아, 아아우우아아아아, 윳쿠리! 윳쿠리! 윳쿠리! 윳쿠리!」

 

오, 비윳쿠리증이 되었나. 의외로 간단하게 되어버렸지만, 분명 지금까지 느긋할 수 있는 것밖에 모르는 두부 멘탈 윳쿠리였겠지. 나는 비윳쿠리증을 아주 좋아한다. 비윳쿠리증이 된 윳쿠리를 선반에 늘어놓고, 괴로워하는 모습을 죽을 때까지 감상한다.

 

「저기- 죄송합니다.」

 

갑자기 말을 걸어와, 나는 깜짝 놀라 어깨를 움츠렸다. 돌아보니, 안경을 쓴 여직원이 서 있었다.

 

「무, 무슨 일이시죠?」

「저기, 죄송합니다. 그 윳쿠리, 저에게 양보해 주실 수 없을까요?」

「에, 이 비윳쿠리증 레이무를요?」

「네, 네. 저희 조는 비윳쿠리증 윳쿠리를 재료로 사용하고 싶어서요. 저기, 그런데, 제가 잘 못해서요. 윳쿠리는 바로 짓밟아 죽이는 게 제 방식이라, 저기, 그래서, 괴롭혀 죽이는 기술에는 좀 서툴러서……」

「그렇다면, 부디 가져가세요. 아, 신경 쓰지 마세요. 집에 돌아가면 아직 열 마리는 더 있으니까요.」

「에, 그렇게나……. 대단하시네요-. 저기, 그럼, 감사히 받아 가겠습니다.」

 

안경 씨는 나에게서 레이무를 건네받고 기쁜 듯이 광장으로 돌아간다.

 

「아, 맞다! 보답으로요. 저기, 아까 도스마리쨔를 발견했거든요. 여기서 안쪽 동굴이에요. 저기, 저희 조는 도스마리쨔는 필요 없으니까, 부디 유용하게 사용하세요.」

「아, 감사합니다.」

 

나는 정중하게 안경 씨에게 고개를 숙이고, 가르쳐준 안쪽 동굴로 향했다.

 

 

 

 

 

 

도스마리쨔는 몸의 떨림을 필사적으로 참고 있었다. 마리쨔의 아빠도 엄마도 인간에게 잡혔다. 마리쨔는 통상종 윳쿠리들과 함께 어떻게든 도망쳐 왔다. 이 무리에는 주거 구역이 몇 군데 있지만, 이곳은 임시 피난처가 되어 있다. 임시 피난처는 평소에는 도스들의 집이지만, 재해나 월동을 할 때는 이곳으로 피난 오는 것이다. 이번에, 집에 있는 것보다 다 같이 있는 편이 안전하다고 판단한 윳쿠리들이 이곳으로 모여들고 있는 것이다.

 

「뭐냐제. 저 느긋할 수 없는 생물은.」

「아빠. 무서워……. 엄마는 어디 있는고졔?」

「아가야, 엄마는 분명 다른 곳으로 피난했을 거다제. 그러니까, 안심하는거다제.」

「어째서, 어째서, 이런 일이. 레이무는 느긋하게 있었을 뿐인데. 이상해.」

「도시파, 도시파, 도시파, 그래. 앨리스는 도시파야. 그러니까, 괜찮아.」

 

모여든 윳쿠리들은 모두 불안에 휩싸여 있다. 하물며 최강이어야 할 도스가 인간에게 차례차례 잡혀, 패주해 갔으니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도저히 느긋할 수 없었다.

 

(마리쨔가 정신 차려야 하는고졔.)

 

떨면서, 마리쨔는 생각한다. 이런 때일수록, 모두 느긋해야 한다. 그리고, 윳쿠리를 느긋하게 만드는 것은 도스의 일이다. 마리쨔는 반푼이지만, 도스라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모두 잘 듣는고졔! 모두에게는 도스인 마리쨔가 붙어있는고졔. 그러니까, 그러니까, 느긋할 수 있는고졔!」

「도스……. 그렇네! 마리쨔는 아직 작지만, 훌륭한 도스야. 느긋할 수 있어.」

「도시파네. 마리쨔는 아주 도시파야.」

 

동굴 안에 있던 불안감이 누그러져 간다. 마리쨔는 도스로서 훌륭하게 역할을 다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어, 있다 있어. 역시 짜증 나네. 도스마리쨔.」

「이, 인간이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내가 동굴을 들여다보자, 그것만으로 안은 대혼란에 빠졌다. 좁다. 뭐, 그럭저럭 넓겠지만, 윳쿠리가 한곳에 너무 밀집해 있어서, 좁아 보인다. 그런 와중에 도망갈 곳을 찾아, 이리저리 움직이면, 어떻게 될까.

 

「아, 아빠. 뿌규.」

「우와아아아아아아아! 아가야가아아아!!! 마리사의 아가야가아아아아아아!!! 누구냐아아아아아아아!!! 마리사의 아가야를 짓밟은 게스는! 너는, 너는, 마리사의 레이무도 짓밟았잖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그렇다, 작은 윳쿠리는 짓밟히게 된다. 참고로 저 작은 마리쨔를 짓밟은 것은 아빠라고 외치고 있는 마리사다. 저 마리사, 자신의 아가야를 밟기 전부터 발에 팥소를 묻히고 있었는데, 어느 윳쿠리를 짓밟은 걸까. 물론, 소란에 휘말려 죽는 것은 아가야뿐만이 아니다.

 

「그만둬어어어어어어!!! 레이무 얼굴을 밟지 마아아아아아아!!! 느비! 바, 바보자식아아아아아아아아아!!! 뭉개진다아아아아아아아아!!! 비켜어어어어어어어어!!! 레이무를 벽에 밀어붙이지 마아아아아아아!!! 뭉개진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제재에 가까운 몸통박치기도 받는 레이무도 있다. 주변에서는 점차 달콤한 냄새가 풍겨오기 시작한다.

 

「그, 그만두는고졔! 모두 진정하는고졔!」

 

아까부터 도스마리쨔가 윳쿠리들을 달래려 하고 있지만, 전혀 효과가 없다. 역시 마리쨔로는 역부족이라는 건가. 이것이 아기윳이나 어린 윳쿠리라면 아직 통솔 능력을 발휘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성체가 되면 마리쨔의 말은 좀처럼 듣지 않을 것이다.

 

「그럼, 바보들은 거기서 서로 죽여. 마리쨔, 가자.」

 

나는 마리쨔의 머리에 갈고리 막대를 걸고 그대로 동굴 밖으로 끌고 간다. 등을 깎이면서, 도스마리쨔는 날뛰는 윳쿠리들에게 도움을 청한다.

 

「아파, 마리쨔 머리가아아아아!!! 도와줘어어어어어어!!! 누구, 누구어어어어어!!!」

 

물론, 눈앞의 일로 정신없는 윳쿠리들에게 도움은 닿지 않는다. 나는 밖으로 도스마리쨔를 끌어내고, 그 동그란 눈을 들여다본다.

 

「저기, 도스마리쨔는 어떤 식으로 죽고 싶어?」

「죽는 방법……. 마리쨔는 죽임당하는고졔?」

「응. 서서히 죽여줄게. 울어도 사과해도 멈추지 않아. 죽일 거야. 아파하고, 괴로워하고, 죽일 거야. 아무도 도와주러 오지 않아. 도와주러 오는 녀석도 죽일 거니까. 즉, 죽이는 거야. 마리쨔를 죽여버리는 거야. 그러니까, 어떤 식으로 죽고 싶어?」

「싫어, 싫어, 마리쨔는 도스가 되어서 무리를, 모두를 느긋하게 만들고 싶은고졔. 이런 곳에서 죽고 싶지 않은고졔.」

「으음-. 하지만, 죽어. 내가 죽일 거니까. 심플하게 때려도 괜찮을까? 저 주임님 엄청 즐거워 보였고. 아!」

 

내 안에 명안이 떠올랐다. 시험 삼아 물어보자.

 

「저기, 저기, 마리쨔가 좋아하는 건 뭐야?」

「좋, 좋아하는 건고졔? 마리쨔는 마리쨔는 모두의 느긋함을 보는 게 제일 좋은고졔. 모두가 느긋할 수 있으면 마리쨔도 느긋할 수 있는고졔. 그래서, 모두의 느긋함이 마리쨔는 제일 좋은고졔.」

 

이 마리쨔, 제법 잘 만들어진 윳쿠리다. 도스로서의 소질은 충분하다. 슬프게도, 어른이 되었더라면, 분명 무리의 우두머리가 되었을 텐데. 미래는 여기서 끝이다.

 

「오케이-. 알았어. 그럼, 갈까.」

「간다니, 아파아파아파아아아아아아」

 

나는 다시 마리쨔를 끌고 아까 그 주거 구역으로 돌아간다. 주거 구역은 내가 없는 동안, 다른 사람에게 털렸는지, 제법 둥지가 입을 벌리고 있었다. 입구가 열린 무방비한 둥지 앞에는 무참하게 살해된 윳쿠리가 드문드문 보인다.

 

「뭐, 뭐냐제, 이거. 뭐냐제……」

「저기, 마리쨔. 이제부터 나랑 게임을 할까? 만약 나에게 이기면 살려줄게.」

「마리쨔가 이기면, 마리쨔는 죽지 않는고졔?」

「그렇네. 죽이지 않아 줄게. 게임은 간단해. 내가 이제부터, 아직 결계가 쳐져 있는 둥지에 불을 붙일 테니까, 마리쨔는 안에 있는 윳쿠리를 구해줘.」

「뭐, 뭐라는고졔……」

「간단하지? 마리쨔는 윳쿠리가 느긋하게 있는 모습을 보는 걸 좋아하지? 그렇다면, 절망하며 죽어가는 모습을 실컷 봐줘.」

「이, 이상한고졔. 너는 머리가 이상한고졔. 어째서, 그런 짓을 할 수 있는고졔!!!」

「시끄럽네. 나는 불을 붙일 테니까. 다섯, 으음 세 마리 구하면, 마리쨔의 승리로 해줄게. 자, 빨리 구하지 않으면, 모두 타버릴 거야. 자, 시작.」

 

나는 마리쨔의 머리에서 갈고리 막대를 빼주고, 자유의 몸으로 만들어준다. 나는 주머니에서 라이터와 그 근처에서 마른 나뭇가지를 주워, 나뭇가지에 불을 붙이고는, 그다지 번지지 않을 것 같은 튼튼한 집 안에 불타는 나뭇가지를 던져 넣는다. 둥지 안에 귀를 기울이니,

 

「불이야, 어째서 집에 불 씨가 들어오는 거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

「뜨거! 뜨거! 마리사 모자가 탄다제!」

「무서워어어어어! 도와줘어어어어어어」

「뿌뀨-하는고졔! 마리쨔가 불 씨를 제재하는고졔!」

 

정말 매일이 즐거워 보여서 부럽다. 얼른 둥지에서 도망치면 도스마리쨔의 수고를 덜 수 있을 텐데.

 

「어-이, 마리쨔. 빨리 구하지 않으면, 모두 타버릴 거야-」

「알고 있는고졔. 마리쨔가 구하는고졔.」

 

마리쨔는 내가 불을 던져 넣은 둥지에 다가가 머리를 들이밀고, 엉덩이를 몰캉몰캉 흔들면서, 안으로 들어가려 한다.

 

「느느느! 도스다졔! 마리쨔를 도스가 구하러 와준고졔!」

「그래, 마리쨔가 구할게. 마리쨔는 도스야! 모두를 느긋하게 만드는고졔!」

 

둥지 안에서는 갑작스러운 구세주의 등장에 환호성이 터져 나온다. 마리쨔라고는 하지만, 도스다. 모두를 느긋하게 해줄 도스인 것이다. 마리사는 불로 괴로워하는 윳쿠리들을 구하려, 앞으로 나아가려 한다. 하지만,

 

「늣?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고졔.」

 

이 도스마리쨔, 마리쨔라고는 하지만, 성체에 가까워 키도 나만 하다. 참고로 나는 이 둥지에 들어갈 수 없다. 그래서, 불을 던져 넣거나, 갈고리 막대로 찌르거나 하고 있다. 그럼, 마리쨔는?

 

「느으으으으으! 이상한고졔. 마리쨔 몸,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고졔!」

 

머리는 어떻게든 들어갔지만, 엉덩이만은 들어가지 않는다. 좌우로 흔들릴 뿐이다. 끼인 것만이라면 아직 나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마리쨔는 불로부터 윳쿠리를 지키는 구조대로서, 뛰어든 것이다. 당연히, 둥지 안에서는 불이 타고 있다.

 

「아뜨뜨뜨뜨뜨뜨뜨뜨뜨뜨뜨뜨뜨뜨뜨뜨뜨뜨뜨뜨뜨뜨뜨뜨뜨뜨뜨뜨!!! 마리쨔 얼굴이 타는고졔! 누구 도와줘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미라잡이가 미라가 된다는 것은 바로 이런 것이겠지. 나는 도스마리쨔의 도발하듯이 몰캉몰캉 흔들리는 엉덩이에 발길질을 몇 번 하고, 다른 둥지에도 똑같이 불을 질러간다. 도스마리쨔는 껍질이 벗겨진 엉덩이에서 액체 상태의 응응을 흘리며, 실룩실룩 엉덩이를 떨 뿐이다.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이지 못한 채 들려오는 비명에 견딜 수밖에 없었다.

 

윳쿠리들의 주거 구역은 순식간에 작열 지옥으로 변한다. 입구에 불이 놓였기 때문에, 윳쿠리들은 탈출하지 못하고, 열에 구워지고 게다가 연기에 그을린다. 성체라면 아직 견딜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아가야들은 전멸할 것이다. 도움을 청하는 대합창은 엉덩이를 흔들 뿐인 도스마리쨔에게 닿고 있을까? 응응을 흘리면서, 자신의 무력함을 충분히 저주하면 된다.

 

머지않아 이 도움을 청하는 목소리는 원망으로 바뀔 것이다. 느긋할 수 없는 것은 자신의 탓이 아니다. 너의 탓이라는 윳쿠리의 생각이다. 분명 우두머리이며, 이 무리를 통치했던 도스를 향해, 원망의 노래를 부를 것이다. 특히 둥지를 마리쨔에게 막힌 일가의 원망은 엄청날 것이 틀림없다. 욕하고, 욕하고, 마리쨔에게 자신의 무력함을 깨닫게 해주길 바란다. 윳쿠리를 느긋하게 만드는 것을 아주 좋아하는 이 도스마리쨔에게는 그것이 최대의 절망이 될 것이다.

 

「아, 맞다.」

 

주거 구역에 울려 퍼지는 윳쿠리들의 비명은 나에게 커다란 힌트를 주었다.

 

「이거다! 이걸로 하자!」

 

내가 아가씨에게 보낼 학대가 정해졌다. 분명 아가씨가 감격의 눈물을 흘릴 최고의 학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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