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그렇듯 오역이나 오타 지적은 환영입니다.
사죄와 배상 드립이 나오기는 하는데,
이전에 다른 작품에서도 언급한 바처럼 단순 밈으로써 쓰는 느낌이라 일단 번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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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우리가 만났던 추억은 아직도 『살아있다』
쵸코죠 아키
스스로 자각하고는 있지만, 나는 재미없는 인간이다.
음악이라든가 TV라든가 패션이라든가. 동년배 여자아이들이 흥미를 가지는 것에는 일절 관심이 없다. 그렇다고 해서, 무언가 특기가 있는 것도 아니다. 공부는 잘하는 편이라고 생각하지만, 운동이나 예술은 영 젬병이다.
그런 나이지만, 푹 빠져 있는 것이 딱 하나 있다.
윳쿠리 학대다.
초등학생 때부터 시작했으니 어언 8년은 되었을까. 작년 같은 때는 중학교 마지막 추억으로서, 매일 한 가족을 학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 가족은 최소 3마리는 있으니까, 1년만 해도 천 마리 이상의 윳쿠리를 학대한 셈이다. 돌이켜보면 아주 좋은 추억이기는 하지만, 이런 취미를 누군가에게 말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윳쿠리는 일단, 개나 고양이에 버금가는 3대 애완동물인 것이다. 학대가 암암리에 허용되는 풍조는 있다지만, 대놓고, 그것도 여자아이가 할 만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나에게는 그 이외에 이렇다 할 개성적인 취미가 없다.
새롭게 시작된 고등학교 생활에서 그것은 치명적이었다.
반에서의 자기소개. 여기서 이름만 말하고 끝내는 것은 친구 만들기에 크게 뒤처지는 짓이다. 이 뒤처짐은 반드시 충실한 고등학교 생활에 영향을 미칠 터. 거짓말이라도 무언가 자신을 어필해야만 하는데, 과장된 것을 말했다가는 나중에 반드시 들통이 난다.
그렇다고 해서, 진실을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윳학이 취미예요’ 라니, 절대로 이상한 애 취급받을 게 뻔하다. 진실을 말하는 것도, 진실을 숨기는 것도, 거짓말을 하는 것에도 머리가 꽉 막혀버린 나. 하지만 시간은 무정하다. 생각할 시간은 유한하니까.
「네- 다음-」
내 앞 사람의 자기소개가 끝나고, 드디어 내 차례가 왔다. 나는 느릿느릿 이름을 말하면서, 마침내 마음을 정했다.
「취미는… 아니, 윳쿠리를 아주 좋아해요」
「「헤에-」」
미미하지만 교실에서 반응이 돌아온다.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 윳쿠리는 정말 좋아한다. 왜냐하면 윳쿠리가 없으면 나의 사는 의미가 없어져 버리니까. 윳쿠리를 괴롭히고, 죽이는 것을 나는 즐긴다. 윳학이야말로 나의 삶의 보람인 것이다.
게다가 윳쿠리에 관해서라면 나는 아주 잘 안다.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 어떤 행동을 하고 어떤 반응을 하는지. 학대를 통해 윳쿠리에 대해서는 구석구석까지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윳쿠리에 관해 내가 모르는 것은 없고, 들통날 일도 없다.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재미없는 인간보다는 아직 희망이 있을 것이다.
나의 예상대로, 점심시간에 바로 한 여자아이가 말을 걸어왔다. 머리를 조금 염색한 예쁜 아이였다.
「저기, 윳쿠리 좋아해?」
「으, 응」
「나도야. 윳쿠리 정말 좋아해. 잔뜩 키우고 있어」
「헤, 헤에-」
윳쿠리를 잔뜩 키우다니, 세상엔 별난 사람도 다 있구나. 학대 목적인 나조차도 사흘도 집에 둘 수 없다. 저 오만하고 자존심 넘치는 거만한 태도와 유아독존 사상에는 도저히 어울릴 수가 없다. 그런 윳쿠리를 귀여워하며 키우고 있다니, 터무니없는 거물이다. 앞으로 괜찮을까, 나.
그 아이와는 결국 점심시간 내내, 윳쿠리에 대해 이야기해 버렸다. 이야기해서 알게 된 것은 그 아이는 엄청난 아가씨라는 것이었다. 아가씨의 아버지는 애완 윳쿠리 굿즈 판매 회사 『골드 윳쿠리』의 사장으로, 애완용 윳쿠리 굿즈 판매로 막대한 이익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나도 이름을 아는 회사로, TV에서 CM도 펑펑 내보내고 있다. 애호파의 대표 같은 회사다.
비슷한 애호파 유명 단체로는 최근 설립된 과격 애호 단체 '윳쿠린피스’가 있다. 윳쿠리 보호법 설립을 목표로 하는 머리가 이상한 사람들의 모임으로, 나 같은 인간의 천적이다.
이 '골드 윳쿠리’와 '윳쿠린피스’는 한패라고 생각될 수도 있지만, 그렇지도 않은 모양이다. 양자는 서로를 비판하고 있는데, '골드 윳쿠리’는 '윳쿠린피스’를 애완동물에게 인권을 주려는 비상식적인 자들로, '윳쿠린피스’는 '골드 윳쿠리’를 윳쿠리를 돈벌이 도구로 삼는 노예무역 회사라고 비판하고 있다. '골드 윳쿠리’로서는 같은 애호를 주장한다 해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애완동물’이기 때문이며, 윳쿠리가 다양한 권리를 갖게 되면 장사에 지장이 있다고 보는 것이겠지. '윳쿠린피스’는 애호를 외치면서, 자신들의 활동에 일절 기부하지 않는 '골드 윳쿠리’를 깎아내리고 있을 뿐이다.
어쨌든 어느 쪽이든 학대파에게는 눈엣가시다. 굳이 말하자면 ‘골드 윳쿠리’ 쪽이 윳쿠리 학대에 관해서는 침묵을 지키고, 직영 펫숍에서도 입장 제한을 두지 않으니 양심적이라고도 할 수 있다. 나도 가끔, 본래는 포식종 먹이용 아기윳 무제한 담기를 마음껏 이용하고 있다. 봉투 바닥에서 아기윳이 뭉개지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담을 수 있는 만큼 봉투에 꾹꾹 채워 넣고, 빽빽하게 봉투를 비틀어 올리면, 포장용 뽁뽁이를 터뜨리는 듯한 쾌감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정말이지 왜 그런 아가씨가 이런 시골에 있나 싶었지만, 아무래도 회사 사업의 일환으로 광대한 토지가 필요한 모양이다. 과연. 밖에 나가면 시야를 빙 둘러싸는 산들. 오랫동안 여기서 살아온 나에게는 익숙한 광경이지만, 저 산들 중 몇몇은 아가씨의 땅이라는 것이다. 사유지로 만들어, 거기서 많은 윳쿠리를 자연 그대로 키우고 있다고.
(최악이다……)
대물 정도가 아니다. 터무니없는 바다의 주인을 낚아 올려 버렸다.
나는 학대파다. 산까지 사서, 윳쿠리를 키우는 인간의 마음 따위 알 수 없다. 그런 사람과 친구가 되어 버리다니. 나의 학대파 취미가 들키면 어떤 제재가 기다리고 있을지 생각만 해도 무서워진다. 게다가 더욱 최악인 것은, 나의 윳쿠리에 관한 해박한 지식이 그녀를 대단히 만족시켜 버렸다는 점이다.
아가씨에게는 추종자들이 있지만, 이 녀석들 속은 텅 비어 있다. 입으로는 윳쿠리가 좋다고 말하지만, 윳쿠리에 대해 모르는 것이 너무나 뻔하다. 아마 아가씨에게 마음에 들고 싶어서 필사적으로 꾸미고 있는 것이겠지만, 그녀도 그것을 간파하고 있다.
「전혀 모르네-. 윳쿠리는 오렌지 주스로도 낫는데 병원에 데려가다니 말이야」
언젠가 키우는 윳쿠리가 다쳤다고 이야기했을 때였다. 추종자 중 한 명이 윳쿠리를 병원에 데려가서 돈이 들어서 힘들었다고 떠벌리고 있었다. 분명 아가씨니까 전속 의사라도 있거나 단골 병원이라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겠지. 이야기하면 할수록, 아는 사람이 들으면 우스꽝스러운 이야기였다. 나도 아가씨도 우스웠지만, 아가씨는 아주 상냥해서 그녀에게 창피를 주지 않고 이야기를 맞춰주었다. 나는 그런데도,
「오렌지 주스를 붓 같은 걸로 괜찮으니까, 조금 발라줘도 효과 있어~」
라고 부드럽게 다른 방법을 제시했지만, 문제의 그녀는 윳쿠리를 병원에 데려갈 돈도 없는 가난뱅이라고 나를 깔볼 뿐이었다. 나는 그것을 특별히 불쾌하게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그 이야기 이후, 묘하게 아가씨와의 연대감이 생겨 버렸다. 나로서는 학대파의 본모습이 드러나기 전에 친구 관계를 슬쩍 정리하고 싶었지만, 아가씨 쪽에서 나를 '록온’해버린 것이다. 그리고 드디어 내가 두려워하던 사태가 일어나고 만다.
「저기, 다음에 우리 집에 놀러 와」
「에, 집에?」
「응. 내가 키우는 윳쿠리를 보여줄게」
「……」
집에 초대받아 버린 것이다. 거절하는 것은 간단하다. 하지만, 여기서 거절해도 다음 초대는 반드시 올 것이다. 계속 거절하면, 당연히 아가씨는 나를 좋게 생각하지 않을 테고. 아가씨와 멀어지는 것에 나는 저항이 없었지만, 그 빌어먹을 추종자들이 골칫거리였다. 어느새 나는 아가씨에게 있어서 '절친’이라는 위치에 놓여 있는 듯하다. 필사적으로 아가씨의 비위를 맞추고 있던 추종자들은 당연히 이 상황이 재미없을 터. 그런 와중에 내가 실점이라도 하면, 길길이 날뛰며 그 부분을 물고 늘어질 것이다. 나의 충실해야 할 고등학교 생활은 그런 시시한 일로 끝나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나에게는 초대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아가씨가 키우는 자랑스러운 윳쿠리인지 뭔지를 감상하러 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나에게도 희망은 있었다.
학대파인 나이지만, 윳쿠리라면 뭐든지 학대하는 골수파는 아니다. 포식종이나 희귀종에 한해서는 귀여워하는 보통파인 것이다. 통상종이라도 몸통윳이라면 적극적인 학대는 하지 않는다. 역시 학대는 레이무나 마리사 같은 통상종에 한정되는 것이다. 내가 초대받은 아가씨는 상당한 윳쿠리 애호가다. 그런 그녀가 자랑하는 윳쿠리니까, 통상종일 리는 없을 것이다. 희귀종에 대한 기대는 높다.
그것도 보통 희귀종은 아닐 것이다. 윳쿠리 공원에서도 좀처럼 볼 수 없는 「윳쿠리 와카사기히메」일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윳쿠리용 산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 정도로 희귀한 윳쿠리가 있어도 이상하지 않다. 와카사기히메의 물기 어린 머리카락을 빗겨주면서, 말랑말랑한 뺨을 찔러보고 싶다. 물론, 메-린이나 텐코라도 상관없다. 나는 한 번이라도 좋으니 마조 텐코의 농축된 성수 시시를 직접 단숨에 마셔보고 싶었던 것이다. 몸통윳도, 물론 좋다. 얄미운 만쥬라도 몸통이 붙으면 애교가 늘어나는 것이다. 몸통윳 마리사에게 모자 씨와 드로워즈, 양쪽 다 빼앗았을 경우 어느 쪽을 먼저 돌려받고 싶은지 물어보고 싶었던 것이다.
싫은 일은 잊고, 나는 기대만을 가슴에 채우고, 아가씨의 집을 방문한다. 유명 피서지를 통째로 점유하려는 듯이 버티고 선 커다란 저택. 그곳이 아가씨의 분가인 듯하다. 본가는 도시의 일등지에 있는 듯하지만, 그녀가 고등학교에 다니는 동안에는 이 피서지의 별장에서 거주하고 있는 모양이다.
「느긋하게 있으라구!」
나를 맞이해준 그녀의 첫마디에 무심코 웃음이 터져 나왔다. 윳쿠리를 좋아하는 그녀다운 인사다.
「좁은 집이지만, 나밖에 없으니까 시끄럽게 해도 괜찮아-」
겸손인지 본심인지 모르겠지만, 우리 집보다 몇 배나 넓은 별장 안에, 우리 집 하나는 족히 들어갈 만한 방으로 안내받았다. 방은 넓지만 구조는 간소했다. 가구 종류는 거의 없었다. 윳쿠리용으로 보이는 커다란 먹이통과 물 마시는 곳. 푹신푹신한 침대에 장난감이 잔뜩 흩어져 있다. 거기에 테이블이 하나 있을 정도다.
「여기는 말이지, 내 윳쿠리 전용 방이야.」
그렇구나. 그녀의 윳쿠리는 나보다 좋은 생활을 하고 있군. 넓은 집에 살고, 달콤달콤 씨를 잔뜩 먹고, 매일을 행복-하게 보내고 있겠지. 그런 권리를 통상종 같은 쓰레기가 가져도 될 리가 없는데. 아니, 통상종 팥소 대가리라면 설령 금뱃지라도 금방 게스화할 테니. 여기서 살기에 걸맞은 윳쿠리는 그렇게 많지 않을 거야. 점점 더 희귀종에 대한 기대가 커지네.
「소개할게. 이게 내 자랑스러운 윳쿠리야.」
「마리사는 마리사인거제. 잘 부탁하는거제.」
나는 망연자실했다. 내 눈앞, 아가씨가 안고 있는 것은 그저 마리사였다. 손도 발도 없는 보통 마리사. 겉모습만으로 말하자면, 어제 냄비에 하룻밤 푹 삶은 들 마리사랑 다를 바 없다. 참고로 삶은 마리사는 위생적으로도 더럽고, 뭔가 이상한 냄새가 나서 정원에 버렸다. 원래 먹을 생각은 없었지만, 뚜껑 덮은 냄비 안에서 자기 몸이 녹아내리는 모습을 큰 소리로 생중계해 준 건 아주 느긋할 수 있었지.
「어때? 내 마리사?」
「아- 응, 귀엽다고 생각해.」
「그렇지? 역시 윳쿠리는 통상종이지.」
「으, 응.」
마리사는 애완 윳쿠리답게 이상한 냄새는 안 나고, 쓰레기도 안 묻어서 깨끗하긴 하지만, 그게 다다. 제대로 금뱃지 마리사인 것 같지만, 내가 보고 싶었던 건 몸통윳 마리사의 순백 드로워즈이지, 뱃지가 반짝이는 훌륭한 검은 모자 씨가 아니라고.
보기 좋게 기대를 저버렸지만, 이걸 겉으로 드러내면 아가씨의 초대를 받은 의미가 없어진다. 나는 100엔짜리 미소를 얼굴에 붙이고, 아가씨의 자랑인 마리사를 필사적으로 칭찬했다.
「응. 귀여워. 모자 씨는 훌륭하고, 얼굴 생김새도 때리고… 아니, 쓰다듬고 싶어지고.」
「그렇지-. 자, 안아봐도 돼.」
「아, 고마워.」
아가씨는 나에게 마리사를 건네준다. 뭐지. 마리사 따위를 안아본 건 처음이다. 움켜쥐어 뭉갠 적은 수없이 많아도 안아본 적은 없다. 뭐랄까, 토할 것 같은 불쾌감이 몰려온다.
「그럼, 잠깐 마리사랑 놀고 있어. 나, 뭐 마실 거라도 좀 가져올게.」
「으, 응.」
아가씨는 나와 마리사를 남겨두고 방을 나간다. 그녀의 모습이 사라지자마자 나는 마리사를 무릎에서 내려놓았다. 이 이상 올려두고 있으면 마리사의 자랑스러운 모자 씨가 구토 봉지가 되어버릴 테고, 내가 파츄리처럼 엘엘사해 버릴지도 모른다.
「저기 마리사, 뭐하고 놀까?」
상냥하게 말을 거는 나. 아가씨가 없더라도 여기는 그녀의 영역이다. 본성을 드러낼 리가 없다. 게다가 통상종이라고 해도 금뱃지. 그래, 금뱃지다. 그렇게 쉽게 게스화하진 않았겠지. 하지만, 마리사는…
「흥. 가난뱅이가 마리사 님에게 말 거는 거 아니다제.」
「엣?」
「가난뱅이랑 고귀한 마리사 님은 격이 다르다제.」
「……」
음… 뭘 지껄이는 걸까, 이 쓰레기 봉투는. 역시 아무리 기대해 봤자 쓰레기는 쓰레기일 뿐인 모양이다. 윳쿠리 따위가 감히 나한테, 저런 건방진 소리를 지껄이다니 교육이 필요한 거 아닐까. 내가 차가운 눈초리로 마리사를 쏘아보자,
「어쭈, 마리사 님에게 손대도 되는 거다제? 노예를 부른다제?」
「노예? 누구 말하는 거야?」
「흥. 마리사 님에게 밥 씨를 진상하는 못생긴 노예인 거다제.」
아가씨를 말하는 건가. 내가 보기엔 그녀는 충분히 예쁜데, 눈깔 썩은 윳쿠리에게는 진흙 경단이 더 예뻐 보이는 건가.
「만약, 마리사 님에게 손을 대면, 노예는 화내는 거다제. 노예가 화내면 가난뱅이는 느긋할 수 없게 되는 거다제.」
이 자식. 어처구니없는 게스다. 주인을 노예 취급하는 것도 모자라, 그 힘을 자기 권위로 삼고 있잖아. 자기는 아무것도 못 하면서 아가씨 힘을 빌려서 나를 깎아내리려 하고 있어.
「가난뱅이, 마리사 님의 위대함을 알았다면 태도에 조심하는 거다제. 마리사의 노예는 엄청 무서운 거다제.」
「이 녀석, 윳쿠리 주제에.」
그 순간, 마리사는 자신의 땋은 머리로 자신의 뺨을 때린다.
「뭣!」
내가 놀라는 것을 아랑곳하지 않고 큰 소리로,
「우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언니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아가씨를 부른다.
「자, 잠깐만!」
내가 말리려 하지만 마리사는 울음을 그치지 않는다. 불붙은 듯이 소란을 피운다.
「무, 무슨 일이야, 마리사?」
「이 녀석이, 이 녀석이, 마리사를 갑자기 때려떠어어어어어어!!!」
달려온 아가씨의 가슴에 뛰어들어 거짓 보고를 하는 마리사. 나는 황급히 부정한다.
「안 했어! 안 했어! 나, 그런 짓 안 했다고!」
「거짓말이야아아아아아아!!! 마리사 아무것도 안 했는데. 갑자기 때려떠.」
아가씨는 곤란한 듯이 나와 마리사를 번갈아 본다.
「언니야는 마리사를 엄청 좋아하는 거잖아아아아아!!! 어째서 마리사를 믿지 못하는 거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니야! 저 녀석은 당신을 노예라고 부른 게스라고!」
윳쿠리랑 말다툼이나 하다니, 그것만으로도 비참하지만 여기서 질 수는 없어. 원래 내가 여기 온 건 고등학교에서 내 입지를 잃지 않기 위해서라고. 그렇지 않았으면 이런 하등 생물 따위 진작에 고문했을 텐데. 나의 호소와 마리사의 호소에 아가씨는 마침내 답을 내놓았다.
「……내 소중한 이를 괴롭히지 마.」
마리사가 의기양양한 미소를 짓는다. 나는 망연자실했다. 역시 그런 건가. 인간보다 윳쿠리인가. 확실히 나는 학대라는 내 본성을 그녀에게 밝히진 않았어. 그래도 그녀와는 잘 지낸다고 생각했는데. 아무리 소중히 여긴다고 해도, 인간보다 윳쿠리를 선택하다니. 그것도 이런 금게스. 숨은 게스 따위를.
「오렌지 주스 가져올게. 잠깐 기다려.」
아가씨는 마리사에게 말을 걸고 다시 방을 나간다. 방에는 다시 나와 마리사가 남겨진다.
「흥. 어떤 거냐제? 마리사 님의 대단함 알겠냐제?」
「칫.」
「뭐냐제, 그 태도는? 마리사 님에게 그런 태도를 취하다니 또 아픈 꼴을 보고 싶냐제?」
「……」
젠장. 대꾸하지 않는다. 평소라면 윳쿠리를 말만으로 굴복시키는데, 이 마리사는 아가씨의 힘을 방패 삼고 있다. 어떤 윳쿠리라도 지옥에 처넣을 자신이 있는 나지만, 인간 상대는 불리하다. 하물며 돈 많고 권력이라는 마법 지팡이를 쥔 아가씨가 상대라면 승산 따위 없어. 윳쿠리 앞에서 손은커녕 입도 벙긋 못 하다니, 굴욕이다.
「느헤헤헤. 마리사 님은 관대한 윳쿠리인 거다제. 네가 제대로 반성하면 용서해 줄 수도 있는 거다제?」
「반성이라니, 왜 내가……」
「반성 안 하는 거다제? 그렇다면, 또 마리사 님의 노예를 부르는 거다제?」
「큭.」
사과할 수밖에 없는 건가. 나는 아무 짓도 안 했는데 이런 쓰레기 말대로 해야만 하는 건가. 하지만 여기서 사과하지 않으면 나는 아가씨에게 말 그대로 '제재’당하고 말 거야. 외톨이 고등학교 생활. 시작될 괴롭힘. 그런 생활을 내일부터 하고 싶지는 않아.
「미안……합니다.」
「느-응? 안 들린다제?」
「미안합니다!」
「느헤헤헤. 쓰레기 인간이 겨우 반성한 거다제. 하지만, 그걸로는 성의가 전해지지 않는다제.」
「뭣. 그럼, 어떡하면 되는데?」
「도게자다제. 마리사 님에게 사죄할 마음이 있다면, 도게자하는 거다제.」
「하아? 바보 아니야? 제대로 사과했잖아!」
「뭐냐제, 그 태도는? 똥인간은 전혀 반성 안 한 거다제. 그렇다면, 마리사 님의 노예를 부를 뿐인 거다제.」
「이 자식……」
이런 굴욕은 처음이다. 윳쿠리에게 인간이, 이 내가 무릎을 꿇다니. 평소 나는 윳쿠리에게 있어서 우위의 입장이었다. 윳쿠리가 울든 소리치든, 나는 결코 마음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윳쿠리의 노예다. 그것도 내 힘도 아니야. 주인의 힘을 방패 삼아, 잘난 척하는 윳쿠리에게 머리를 숙여야만 하는 것이다.
아아, 이제 차라리, 이 녀석 확 죽여버릴까-. 마리사 따위 저 근처에 널렸고, 금뱃지 따위 돈만 들이면 바로 딸 수 있을 텐데. 죽이고 싶다. 죽이고 싶어. 하지만……
나는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 내일이 무서웠다. 마리사를 죽이면 분명 속 시원하겠지만, 그 대가로 잃는 것이 너무 크다. 3년이라는 긴 시간을 아무 편도 얻지 못한 채 외톨이로 보내야 한다. 즐기고 싶었던 고등학교 생활을 이런 식으로 시궁창에 처박고 싶지는 않았다.
나는 딱 한 번만 나 자신을 버린다. 그리고, 이제 아가씨와는 엮이지 않을 거야. 그러면 상처는 가장 작게 마무리될 수 있다. 무사할 수 없다는 건 알고 있었다. 그래서 가장 가벼운 걸 선택한다. 여기선 형식적으로라도 사과하고, 빠져나가자. 그리고, 천천히 이별을 고하는 거야. 윳쿠리를 제외하고 생각해도 나는 아가씨를 결코 싫어하지 않았다. 화려하면서도 요란하지 않고, 자기 의견은 확실하지만 고집부리지 않는다. 자기 위치를 알지만 그걸 내세우지도 않아. 얄미운 구석도 없고, 사귀기 편하고, 나에게 없는 걸 많이 가진 그녀에게 내가 동경심을 품고, 친해지고 싶다고 생각한 건 어쩔 수 없었어.
이건 내가 욕심부린 대가다. 윳쿠리 학대를 그렇게나 좋아하면서 그걸 숨기고 친구를 사귀려 했던 나의 죄다. 양쪽으로 도망치는 토끼를 둘 다 잡을 수는 없는 법. 그래서, 입술을 깨물고 받아들인다. 나는 윳쿠리를 학대할 수 있으면 그걸로 충분했던 거다. 애호파 비위까지 맞춰가며 친구 따윌 만들려고 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텐데. 머릿속에 떠오르는 건 후회뿐이다.
양 무릎을 가지런히 바닥에 붙인다. 그 조금 앞에 양손을 내민다. 한마디만. 한마디만 할 말을 남기고 나는 머리를 새하얗게 한다.
「미안합니다.」
나는 깊숙이 머리를 숙인다. 마리사가 원하던 대로의 도게자를 해 주었다. 숙인 머리 아래에서 나는 필사적으로 지금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생각하지 않으려 애썼다. 조금이라도 생각해 버리면, 나는 발광해 버릴 것 같았다. 인생에서 가장 큰 굴욕을 지금, 나는 하고 있는 것이다.
「유햐햐햐햐. 좋은 도게자인거제. 똥인간의 비참한 모습이 잘~ 보인다제.」
마리사의 게스한 목소리가 들린다. 나는 그 목소리를 필사적으로 귀에서 귀로 흘려보낸다. 머릿속에 담아두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이제 됐지.」
나는 머리를 들고 일어선다. 이걸로 끝이다. 이대로 여기를 나가면, 내가 잃는 것은 아가씨의 신뢰뿐이다. 누구에게도 폐는 끼치지 않는다. 내가 미움받고 끝나는 이야기로 끝날 것이다.
「기다리라제.」
「……뭐야.」
「사죄는 확실히 받았다제. 유햐햐햐햐. 몇 번을 떠올려도 웃기는 도게자다제.」
「그렇다면, 이제 됐잖아.」
「아직이다제. 배상이 아직이다제. 마리사 님에게 대든 배상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제.」
「뭣! 그런 게 어딨어!」
「이상하지 않다제. 유햐햐햐햐. 사죄에는 배상이 따르는 법이다제. 사죄했다면, 배상을 내놓는거다제.」
「대체 뭐가 갖고 싶은 건데?」
「마리사 님은 노예가 갖고 싶다제. 마리사 님이 되면 노예는 잔뜩 있어도 좋다제. 네가 마리사 님의 노예가 되면 용서해 줄 수도 있다제.」
「노예라고! 그런 거 싫은 게 당연하잖아!」
「싫으면 괜찮다제. 배상이 없으면 마리사 님은 용서하지 않는다제. 노예 1호를 불러서 너를 제재할거다제.」
또다시 나에게 선택지는 없어졌다. 이 녀석에게서 도망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쇠사슬로 묶여 버리는 건가. 그렇게 되면, 나는 이제 도망칠 수 없다. 이 녀석의 노예로서 부려 먹힐 수밖에 없다.
아아, 이제 안 되겠다. 역시 죽이자. 참았지만 안 돼. 죽일 수밖에 없어. 이런 게스를 죽여버리는 것이 세상을 위한 것이다. 그래. 죽이자. 아아, 빨리 해치워 버릴걸. 아아 손해 봤다. 자, 죽이자.
「뭐, 뭐냐제. 이쪽으로 오지 마라제. 그 눈은 뭐냐제. 마리사 님에게 손을 대면. 히이이이. 언니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마리사의 절규와 나의 따귀가 들어간 것은 동시였다. 마리사는 바닥을 구르면서 필사적으로 아가씨를 부른다.
「빨리! 빨리! 빨리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죽는다아아아아아아아아아. 마리사 님이 죽는다제에에에에에에에에에!!!」
책상에서 굴러떨어진 충격으로 마리사의 이빨이 두 개 정도 부러진 모양이다. 뺨을 부풀리면서도 내가 내뿜는 살기에 생명의 위협을 느꼈는지, 마리사는 도망치면서 외친다.
도망칠 수 있을쏘냐, 내 손이 마리사를 붙잡는다. 사실은 고문을 하고 싶지만, 시간이 없다. 나의 원한을 듬뿍 담은 수도로 단숨에 목숨을 빼앗는다. 죽고 나서 시체를 희롱해도 좋다. 어쨌든 이 녀석만은 죽인다. 얼른 죽이고 싶다. 하지만.
「기다려!!!」
마리사의 구세주가 와 버렸다.
「언니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마리사는 느슨해진 내 손에서 벗어나, 아가씨 곁으로 뛰어간다.
「저 녀석이, 저 게스가 마리사를 죽이려고 했다제!!! 마리사, 죽을 뻔했다제! 엄청 아야아야 당했다구! 빨리 제재해라아아아아아아아아아!!!」
부은 뺨을 땋은 머리로 누르는 마리사는 너무나 큰 공포 때문인지 분노 때문인지 게스 말투가 뒤섞여 있다. 어차피 게스 따위 이런 것이다. 자신을 제대로 꾸밀 만큼 똑똑했다면, 게스화 따위 하지 않는다.
「……저기, 뭐 하고 있었어?」
아가씨의 눈이 나를 사로잡는다. 온실 속 화초처럼 느긋한 아이인 줄 알았는데, 제법 무서운 눈을 할 수 있구나-. 하지만, 나는 이제 무서워하지 않아.
「뭐라니, 그냥 교육 좀 한 거야. 보면 알잖아. 이 녀석, 게스야.」
「이 망할 할망구우우우우우우우우우!!! 마리사 님이 게스일 리가 없잖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최고로 느긋한 윳쿠리라구우우우우우우우우우!!! 제재다아아아아아아아아아!!! 빨리 제재해라아아아아아아아아아!!!」
「……마리사는 조용히 해.」
「느끅!」
아가씨는 마리사의 입을 한 손으로 막는다. 눈은 나를 본 채다.
「저기, 왜 울고 있어?」
「울고 있다고? 내가?」
「응. 눈물, 엄청 흐르고 있는데?」
나는 황급히 눈 밑을 닦는다. 정말이다. 손이 흠뻑 젖었다.
「왜냐하면, 왜냐하면, 분하단 말이야. 이 녀석한테, 이런 게스한테 바보 취급당해서!」
「응끄끄끄끄끄끄!!!」
마리사는 무언가 외치고 있는 듯하지만, 아가씨가 그 입을 확실히 막고 있다.
「그렇구나. 실은 말이지, 나, 너를 위해서 선물을 준비했었어.」
「필요 없어! 나는 이제 돌아갈 거야. 이제 나랑 엮이지 마!」
이런 나를 위해 선물을 준비해 준 것은 솔직히 말하면 기뻤다. 하지만, 나는 이제 어떤 것이든 받을 마음이 들지 않았다. 아가씨와의 관계를 이걸로 끝내고 싶었던 것이다.
「그런 슬픈 말 하지 마. 계속 기다렸는걸. 네가 우리 집에 와주기를. 그러니까 제대로 받아줬으면 좋겠어. 내 선물.」
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양손을 내민다. 그 손안에 있는 것은 물론 게스 마리사다.
「에?」
「능?」
나뿐만이 아니다. 마리사도 모르는 모양이다. 눈을 튀어나올 듯이 뜨고, 내 얼굴을 보고 있다.
「내 선물. 이거, 받아.」
「하아?」
무슨 괴롭힘이라도 하는 걸까? 이런 똥만쥬 따위 갖고 싶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 당장 죽이고 싶을 정도인데. 받아서 어쩌라는 거지.
「마음대로 해도 좋아. 네 마음대로 해도 좋으니까.」
「에, 그거 무슨 뜻이야?」
나의 물음에 아가씨는 씨익 웃는다. 입 양 끝을 끌어올리고, 번들번들 눈을 빛내는 이 기분 나쁜 미소를 나는 잘 알고 있다. 입은 만면의 미소인데, 눈에서는 약간의 무서움을 느끼게 하는 웃음 방식. 공원에서 나에게 시비를 거는 윳쿠리를 발견했을 때. 일부러 열어둔 방에 들어와서, 집 씨 선언을 하는 윳쿠리를 맞이했을 때. 행복-이라고 선언한 들의 일가를 아스팔트에 문질러 안면을 벗겨낼 때. 윳쿠리 숍에서 아기윳 무제한 담기를 하고 있을 때. 그들을 불로 지질 때. 그들을 바늘로 콕콕 찌를 때. 그들을 물에 가라앉힐 때. 힘의 차이를 깨닫게 하고, 그들이 참회할 때. 아직 죽고 싶지 않다고 목숨을 구걸할 때. 그런 때 내가 짓는 웃음 방식과 똑같다. 그래서, 무엇을 의미하는지 나는 알아버렸다.
「마음대로 해도 되는 거야? 이 녀석을?」
「물론.」
나도 아가씨와 같은 미소를 짓는다. 학대 스마일이라고 내가 멋대로 명명한 미소로 우리들은 서로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했다. 우리들이 대체 뭐라고 불리는 인간인지. 우리들이 언제나 무엇을 하고 있는지. 우리들이 이제부터 무엇을 할 것인지. 그것들 모두를 서로의 미소에서 간파할 수 있었던 것이다. 두 명의 오니에게 끼인 마리사는 겨우 상황을 파악한 모양이다.
「어, 언니야.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마리사는 언니야의 애완윳쿠리라구! 금뱃지라구! 이런 똥인간의 애완윳쿠리가 되고 싶지 않아!」
「마~리~사~, 너는 원래 선물이야. 너한테 거부권은 없어.」
「어째서, 그런 거 이상해! 마리사는 애완윳쿠리라구! 소중히 해야만 하는 거라구!」
「아~아. 언제부터 애완윳쿠리라고 생각해 버린 걸까? 처음 달콤달콤 씨를 먹었을 때? 넓은 집 씨를 받았을 때? 언제든지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었을 때? 갖고 싶은 걸 뭐든지 받을 수 있다는 걸 알았을 때? 주변 일을 전부 돌봐주는 사람이 있다는 걸 깨달았을 때? 그런 거 전부 환상이야.」
「그, 그런……」
고개를 떨군 마리사는 아가씨의 손에서 내 손으로 옮겨진다. 아아, 이 얼마나 좋은 감촉인가. 이제부터 이 녀석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 그래, 마음대로다. 자유롭게 해도 되는 것이다.
「마리사, 뭐하고 놀까?」
「히이! 죄, 죄송합니다. 마리사가 잘난 체했습니다아아아아아!!! 그러니까, 느긋하게 해주세요오오오오오오오오오!!!」
「싫어☆」
나는 간결하게 대답한다. 우선 손풀기로 힘껏 바닥에 내동댕이친다.
「느가악! 이빨이! 마리사의 진주 이빨이이이이이이이!!!」
아무래도 이빨이 부러진 모양이다. 확실히 들윳쿠리와 비교하면 잘 닦인 하얀 이빨이 바닥에 한 개 굴러떨어진다. 나는 그것을 발로 밟아, 으득으득 가루로 부순다. 마리사는 바닥에 머리를 문지르고, 부서진 이빨 앞에서 하염없이 운다. 으음- 그래도 아직 멀었다. 부족한 것이다. 이 녀석을 괴롭힐 도구가.
「아, 미안. 도구가 필요하겠네. 안내할게.」
아가씨는 내 마음을 알아챈 모양이다. 나와 마리사를 특별한 방으로 안내해 준다.
「나 말이지, 너랑 친구가 될 수 있어서 정말 기뻤어. 윳쿠리에 대해 잘 아는 친구는 없었거든.」
아가씨는 방으로 나를 안내해 주는 동안, 이번 계략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다.
「너는 애호파인 척했지만, 같은 냄새가 났어. 그래서, 확인하고 싶어서. 좀 심술궂게 굴었네.」
「그건 이쪽도 마찬가지야. 나도 네가 애호파라고 생각했어. 윳쿠리 애완 굿즈 만드는 회사 아가씨니까.」
「아하하하, 그렇구나. 내가 학대파인 이유는 이야기하자면 길지만, 결론만 말하면 나는 윳쿠리를 귀여워할 수가 없었어. 그뿐이야. 나는 어떤 일이 있어도 윳쿠리는 학대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해-. 애호파 같은 팥소 대가리가 생각하는 것 따위 모르겠어.」
그럼에도 아가씨는 나에게 골드 윳쿠리의 진짜 모습을 조금 이야기해 주었다. 골드 윳쿠리는 역시 윳쿠리를 돈벌이 도구로밖에 보지 않는 모양이다. 더욱이 그 회사는 애호 사업과 쌍벽을 이루는 사업으로서, 윳학 전개도 생각하고 있었던 듯하다.
그런데 거기에 윳쿠린피스의 등장으로, 사업은 물거품이 되어 버렸다. 사업 전개를 생각하고, 대량으로 고용한 학대 오니이상들도 애호 용구 개발이라는 고문을 강요당하고 있는 모양이다. 그들을 이끌었어야 할 아가씨도 암초에 부딪힌 사업에 매일 골머리를 앓고 있는 듯했다.
「그래서, 이 악취미적인 선물은 언제부터 준비해 준 거야?」
나는 오른손으로 머리를 잡고, 옮겨지는 마리사를 힐끗 본다. 너무나 시끄러워서, 말할 때마다 이빨을 하나씩 부러뜨려 주었더니 겨우 조용해졌다. 이빨 빠진 마리사는 계속 아래를 숙이고, 부들부들 떨고 있다. 가끔 시시가 질질 새어 나와 바닥을 적시고 있다.
「만났을 때려나? 아- 이 아이, 학대 좋아하겠네 싶어서. 오늘을 위해 준비해 뒀어.」
「학대 좋아하는 거 알아?」
「왠지 모르게. 윳쿠리가 너무 좋아요 라니 일부러 어필하는 건 이상하다 싶었고, 유난히 윳쿠리에 대해 잘 알았고.」
「그것뿐이야? 진짜 애호파일 수도 있잖아.」
「으-음. 하지만, 윳쿠리에게 오렌지 주스가 효과 있다는 건 아는 사람은 많지만, 윳쿠리가 살 수 있는 아슬아슬한 양을 아는 건 학대에 익숙한 사람밖에 모르는걸.」
과연. 나는 계속 시험당하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자기소개에서 윳쿠리가 너무 좋아요 라는 이상한 자기소개를 해서, 아가씨는 나를 점찍어둔 것이다. 나와 이야기한 윳쿠리에 대한 이야기는 모두 내가 가진 학대의 지식을 끌어내기 위한 것이었던 것이다. 대화 곳곳에서 나의 학대 취미를 감지당하고, 이날을 위해 뒤에서는 준비가 진행되고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만약 애호파라도 내가 그 마리사를 고문하면 됐었고.」
낼름 하고 혀를 내미는 아가씨. 아아, 이것은 상당히 공들인 선물이라는 것을 알겠다. 한 달 동안이나, 길들여진 사육. 내가 학대를 기꺼이 할 수 있도록 조율된 성격. 키우는 것만으로도 분명 견디기 힘든 일이 있었을 것이다. 그런 윳쿠리를 학대할 수 있다니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
아가씨가 나를 안내해 준 방은 장관이라는 한마디로 다 표현할 수 없다. 마치 중세 마녀사냥 심문실을 떠올리게 하듯 학대 도구가 빼곡히 늘어서 있다. 시시를 흘리는 더러운 마리사를 테이블 위에 놓고, 나는 빛나는 학대 도구를 바라본다.
「이거 프레스기야?」
「응. 여기에 윳쿠리를 끼우고 이쪽 레버를 내리기만 하면 윳쿠리가 뭉개져. 여자애라도 안전하게 쓸 수 있어. 나는 조금씩 레버를 내리면서, 윳쿠리의 윳생을 듣는 걸 좋아해.」
「이쪽은?」
「이건 슬라이서. 윳쿠리를 슬라이스하는데, 두께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어. 등부터 깎아도 되고, 앞에서, 튀어나온 입이나 눈을 깎아도 좋아.」
역시 아가씨다. 이런 대규모 학대 기구는 좀처럼 사용할 수 없다. 평소에는 주변에 있는 도구를 창의적으로 궁리해서 사용하지만, 역시 학대의 한계는 있다. 여기라면 나의 이상적인 학대를 할 수 있다. 나의 학대 발상이 도구에 의해 제한되어 포기하는 일은 없어진다. 나의 윳학이 무한대로 펼쳐지는 것이다.
하나의 기구를 볼 때마다 내 안에서 윳쿠리 학대 계획이 떠오른다. 이 기구를 사용해서 이런 학대를 해보고 싶다든가. 여기서 학대당하는 윳쿠리는 뭐라고 말할까 라든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두근두근해진다. 내가 아가씨로부터 정중하게 기구 설명을 받고 있자,
「느가아아아아아아!!! 제재해버릴거야!!!」
내 다리에 무언가 부드러운 감촉이 있다.
「죽어어어어어어어어!!! 마리사는, 마리사는 죽지 않는다제에에에에에에!!! 죽어어어어어어어어어!!!」
놀랍게도 마리사가 내 다리에 장난을 치고 있다. 아까는 나를 싫다고 말했는데 의외로 귀여운 구석이 있네. 나는 답례로, 마리사를 높이 셔틀콕처럼 차 올렸다.
「느가아아아아아!!!」
공중에 떠오른 마리사는 차가운 바닥에 뜨거운 키스를 하고, 나뒹군다. 나는 마리사의 땋은 머리를 잡아 올리고, 싸대기를 날린다. 한 방이 아니다. 되돌아오는 손으로 또 한 방. 아직 한 방. 또 한 방. 왕복 싸대기라고 불리는 것을 수십 번 마리사에게 해준다.
내가 손을 멈추었을 때는, 마리사의 양 뺨은 뿌꾸-를 한 것처럼 부풀어 올라, 입이 이제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게 되어 있었다. 눈도 희미하게 보이지만, 부어오른 뺨에 거의 뭉개져 있다.
「자, 이거.」
아가씨가 오렌지 주스를 건네준다. 나는 붓에 주스를 듬뿍 묻혀, 마리사의 뺨에 정성껏 발라준다. 이렇게 하면 병원에 데려갈 필요가 없다는 실천이다. 마리사의 뺨 부기는 가라앉고, 얼굴 형태가 돌아간다.
「도와주세여……. 마리사는 좀 더 느긋하고 싶슴미다……. 반성했슴미다. 도와주세여.」
말할 수 있게 된 마리사는 나에게 무언가 사죄 같은 것을 하지만, 나는 마리사의 말을 들을 생각은 없었다. 당연하지만, 여기서 마리사를 용서하고, 해방할 생각은 나에게 전혀 없다.
「저기, 마리사는 어떤 학대 받고 싶어? 골라도 좋아?」
「싫슴미다. 마리사는 아픈 게 무서움미다. 도와주세여.」
으음-. 아까의 강한 태도에서 완전히 비굴해졌네. 전형적인 윳쿠리다. 즉 이것은 울음소리로 반성하지 않았다는 것이기도 하다. 반성하지 않았다면, 당연히 학대다.
그렇다 해도 이렇게 도구가 갖춰져 있으니 어떤 학대를 할까 망설여진다. 전부 시험해 보고 싶지만, 그러자니 마리사의 육체와 정신이 버티지 못할 것 같다. 여기는 확실하게 화려하게 결정하고 싶은데.
「응?」
매력적인 도구들 속에서 나는 어떤 것을 발견해 버렸다.
「저기, 이거 뭐야?」
내가 발견한 것은 텀블러 정도 크기의 투명한 통이다. 안은 투명한 액체로 채워져 있고, 윳쿠리의 눈알 같은 것이 두 개 떠 있다. 손에 드니 그렇게 무겁지는 않고, 한 손으로도 확실히 잡을 수 있다.
「역시 안목이 높네-. 그건 이터널 메모리야. 우선 귀에 대봐.」
나는 시키는 대로 손에 있는 이터널 메모리라는 것을 귀에 대어 보자,
죽……여줘……부……탁……해. ……제……발……부탁……해애……
아주 기분 좋은 목소리가 났다. 괴로워하고, 괴로워하고, 겨우 짜낸 간청의 목소리. 하지만, 거기서 체념이 배어 나오는 것처럼도 들린다. 분명 몇 번이고 같은 소원을 계속해 왔을 것이다. 자신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주는 자에게 몇 번이고 간청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아직 달성한 적이 없다. 아직 자신의 의식은 여기 통 안에 있다는 현실. 그것이 분명 이런 괴로워하는 목소리를 내게 하고 있는 것이다.
「굉장해, 이거! 윳쿠리 목소리가 나. 살아있는 거야?」
「물론. 그 녀석은 이제 5년 정도 그 파이프에 들어있어. 내 기념비적인 1호 작품이지.」
「1호라는 건 다른 것도 있다는 거야?」
「응. 4호까지 있어. 전부 추억 깊어. 파이프에 귀를 대면, 나와 윳쿠리의 추억이 생생하게 되살아나. 나는 마음에 드는 윳쿠리는 마지막엔 이터널 메모리에 넣어줘-」
아가씨는 더욱 자세하게 나에게 파이프 설명을 해주었다. 이 안에는 한 마리의 윳쿠리가 녹아있다고 한다. 녹아있지만, 죽은 것은 아니다. 통각과 시력은 확실히 남아있으며, 먹는 것도 자는 것도 할 수 없지만, 항상 통증에 시달리며, 눈앞의 광경을 계속 바라본다고 한다. 간신히 목소리는 낼 수 있는 듯하지만, 목소리를 내면 안의 액체가 진동하여 격통에 휩싸이는 모양이다. 그런데도, 아까처럼 인간이나 윳쿠리를 보면, 이 지옥에서 나가기 위해 죽여달라고 간청하는 듯하다.
「그럼 말이야, 이거 흔들면 어떻게 돼?」
「흔들어봐?」
나는 실제로 흔들어본다. 안의 액체가 잘 셰이크 되도록 힘껏 흔든다. 물이 유동하고, 눈알은 파이프 위아래를 왔다 갔다 하고 있다.
그리고, 귀에 대면,
느갸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까의 짜내는 목소리가 거짓말처럼 건강한 목소리가 들린다. 이런 큰 소리를 내면, 또 아플 텐데 낼 수 있다는 것은 아직 여유가 있다는 것이겠지.
주겨!!! 이제 주겨어어어어어어어!!! 듁여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뭐야 하면 되잖아. 이 정도 간청해 주면, 나라도 생각해주지. 하지만, 이건 아가씨 물건이니까 나한테 부탁하는 건 경우가 아니다.
「마리사도 들어볼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나는 파이프를 마리사 뺨에 대준다. 윳쿠리 귀는 대략 여기쯤이다.
마리사는 어떤 목소리가 들렸을까? 덜덜 몸을 떨고, 안면이랄까 온몸을 창백하게 하고, 구슬 같은 땀도 맺혀있다. 입과 눈을 일그러뜨리고, 필사적으로 입에서 팥소를 토하지 않으려 애쓰는 듯하다. 하지만, 시시나 응응은 성대하게 흘리고 있다. 정말 더러운 쓰레기다.
「뭐야 이거. 싫어. 느긋할 수 없다구.」
마리사는 이빨을 딱딱거리며 감상을 말한다. 나는 마리사의 머리를 한 대 때리고 나서,
「이거 언제 죽을 수 있는 거야?」
파이프를 살짝 기울이거나 회전시키며 놀면서, 물어본다.
「안 죽어.」
「엣?」
「이 녀석들은 죽을 수 없어. 안에 들어있는 액체 덕분에 계속 살아가는 거야. 뭐, 계속이라고 해도 100년 정도려나-. 하지만, 10년이나 20년 가지고는 해방되지 않아. 이 액체에 담가져 있는 한은 고통을 계속 견딜 수밖에 없어.」
「그, 그럼, 혹시 내가 죽을 때까지 이 윳쿠리는 괴로워한다는 거야?」
「그렇게 되는 거지.」
윳쿠리의 수명은 일반적으로 서너 해라고 한다. 확실히 1호의 다섯 해는 길다고 생각했지만,설마 몇십 년 단위로 계속 괴로워하다니, 내 예상을 뛰어넘었다.
학대의 괴로움은 계속될 수 없다. 그 앞에는 반드시 질림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학대를 좋아해도 같은 개체를 계속 학대하는 것은 재미없다.
학대란 불꽃놀이와 같다. 윳쿠리가 학대에 의해, 한순간만 빛나는 때가 있다. 그것은 목숨 구걸이거나, 가족을 버리거나, 인간에게 아첨하거나, 명백히 절망하거나, 모든 것을 포기해 버리거나. 빛남은 개체에 따라 다르지만, 어느 개체에게나 말할 수 있는 것은 그 순간이 지나면, 학대가 기다리고 있는 것은 죽이는 것뿐이라는 것이다.
죽여버리면, 이제 끝이다. 그 이상의 학대는 당연히 할 수 없다. 하지만, 죽이지 않고 학대를 계속해도, 빛남이 없으면 그것은 흙을 만지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 앞에는 아무런 감동도 없는 것이다. 점토를 그저 주무르는 것에 지나지 않는 작업인 것이다.
하지만, 이 이터널 메모리는 다르다. 윳쿠리는 계속 괴로워한다. 계속 간청을 한다. 계속 빛나는 것이다. 끝없는 고통으로부터의 해방을 바라는 모습은 분명 나를 느긋하게 해줄 것이 틀림없다. 이런 훌륭한 것, 꼭 나도 갖고 싶다.
「굉장해, 이거. 굉장하네! 저기 마리사, 마리사도 이렇게 되고 싶어?」
「엣……」
「그-러-니-까-, 마리사도 여기 들어있는 윳쿠리처럼 되고 싶지? 아까 그 절규 제대로 들었어? 마리사도 이제부터 저렇게 절규하는 거야?」
「……마리사도 저렇게 되는 거야? 눈알만 둥둥 떠 있는 저 통처럼?」
「응!」
「싫어싫어싫어싫어싫어싫어싫어싫어싫어싫어싫어싫어싫어싫어싫어싫어싫어싫어싫어싫어!!!」
나의 제안에 마리사는 전력으로 거부한다. 땋은 머리가 끊어질 듯이 좌우로 휘두르며, 주위에 시시나 응응을 흩뿌린다. 그런데도 표현이 부족한지, 회전의 기세에 못 이겨 빠진 이빨까지 날아온다. 나는 윳쿠리답지 않은 속도로 회전하는 마리사의 머리에 있는 모자를 집어 올린다.
「그럼, 마리사는 이제 이 안에 들어갈 거니까, 모자 씨는 필요 없겠네.」
「느! 돌려줘! 마리사의 모자 씨 돌려줘어어어어어어어어!!!」
이런 때에도 장식물은 소중한가. 윳쿠리의 본능을 버릴 수 없는 건가. 틀에 박혀 사는 윳쿠리는 슬프고 참으로 애처롭다.
「괜찮아 마리사. 마리사는 이제부터, 그냥 액체가 되어버리는 거야. 모자 씨는 이제 쓸 수 없어. 그러니까, 필요 없잖아?」
「필요해! 마리사의 소중한 모자 씨라구! 돌려달라구!」
「어째서 필요한 거야? 마리사는 이제 두 번 다시 느긋할 수 없게 되는 거라구? 모자 씨 따위 있어도 소용없잖아?」
「……마리사, 이제 계속 느긋할 수 없는 거야?」
「응. 계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속 아픈 생각만 하고, 우물우물-도 쿨쿨-도 할 수 없어. 바깥 풍경만 보고, 죽여주세요, 죽여주세요 라고 계에에에에에에에에속 부탁만 하는 거야.」
「그, 그런 거 싫어……」
「싫다고 해도, 내가 이미 정해버렸고.」
「마, 마리사가 언니야를 노예라고 해서, 그렇게 되어버리는 거야? 언니야에게 느긋할 수 없는 짓을 해서, 마리사는 느긋할 수 없게 되어버리는 거야?」
「으음-. 그건 좀 다른가? 마리사는 그런 운명이었던 거야. 태어날 때부터, 계속 느긋할 수 없게 되는 운명이었던 거야.」
「그, 그런……. 그럼, 마리사는 어떡하면, 좋았던 거야?」
「죽으면 좋았지 않았을까? 그러면 분명 계속 아픈 생각은 안 해도 됐을 텐데?」
「느끅. 느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울었다. 마리사가 울었다. 너무나 느긋할 수 없음에 울었다. 본래라면 비윳쿠리증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가씨가 그렇게 두지 않았다. 나와 마지막까지 대화할 수 있도록 확실히 약을 쳐주었던 모양이다. 정말 훌륭한 선물에 감사한다.
「그럼, 이제 됐을까. 길어졌네. 모자 씨는 박박 찢어둘게.」
마리사 눈앞에서 소중한 모자 씨를 찢어주었지만, 마리사는 이제 분한 듯한 표정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마 모자 씨보다 자신의 얼마 남지 않은 미래 생각으로 머리가 가득한 것이겠지. 찢은 모자를 종이꽃가루처럼 마리사 머리에 뿌려준다. 나로서는 마리사의 학대로의 출발을 축하하는 종이꽃가루인 셈이다.
나는 마리사를 들어 올리고, 아가씨의 안내로 이터널 메모리를 만드는 장치 앞으로 간다. 마리사는 그동안에도 참회하거나, 울거나, 간청하거나 했지만, 나는 이제 귀 기울이지 않았다.
「우선 이 안에 윳쿠리를 넣는 거야.」
「그냥 넣는 거야? 눈 같은 거 도려내지 않아도 돼? 나, 되도록 아프게 하면서, 깨끗하게 눈알 도려내는 거 자신 있는데.」
「아하하하. 눈알 도려내는 스킬이라면 나도 지지 않지만, 괜찮아. 몸이나 팥소는 천천히 녹아가지만, 눈알만은 남으니까.」
이 액체는 원래, 오렌지 주스를 대신하는 윳쿠리 전용 치료약으로서 개발되고 있었던 모양이다. 바로 죽는 윳쿠리를 이 액체에 담그면 연명할 수 있고, 그대로 적절한 치료를 하면 원래대로 돌아올 수 있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적절한 치료의 확립이 어렵고, 구체적으로는 녹은 윳쿠리를 어떻게 다시 팥소와 밀가루 껍질로 되돌리는지가 암초에 부딪혀 버려, 개발 동결되어 버렸다. 그것을 아가씨는 학대 도구로 만들어 버린 모양이다. 액체로 채워진 조금 큰 수조에 마리사를 살짝 담근다.
「능!」
액체는 차가웠다. 그 차가움에 마리사는 조금 놀란 듯했다.
「바이바이, 마리사」
「언니님, 부탁임미다아아아아아아!!! 마리사는 정말로 반성했슴미다! 자비를! 부디 자비를 베풀어주세요오오오오오오오!!!」
마리사는 아직 무언가 외치고 있었지만, 이제 나는 흥미가 없었다. 마리사를 액체 속에 던져 넣고 뚜껑을 닫아, 목소리를 완전히 차단해 버린다.
「좋아. 이걸로 두 시간 정도 지나면, 녹아있을 테니까, 그다음엔 파이프에 채우는 거지.」
「의외로 시간 걸리네.」
「뭐, 녹을 때까지 다른 방을 안내할게. 노예 방 같은 건 어때? 학대용 윳쿠리가 잔뜩 있어.」
「헤에- 좋네-. 한 마리 여기 데려와서 학대해도 돼? 다른 기구도 시험해 보고 싶어.」
「돼, 돼. 한 마리라고 하지 말고, 원하는 만큼 시험해 봐. 윳쿠리 따위 썩어 넘치니까.」
나는 아가씨와 방을 나간다. 그녀가 말한 대로, 이 집에는 ‘정말로 썩을’ 정도의 윳쿠리가 있었다. 나는 그중에서 게스 같아 보이는 녀석을 골라 정성스럽게 학대해 나간다.
수조에서 천천히 녹아가는 마리사에게 그 모습을 똑똑히 보여주었다. 지금은 잔학하게 보이는 이 학대도 파이프에 들어갈 자신과 비교하면 훨씬 행복했다고 떠올릴 수 있도록.
마리사의 몸이 이상해.
욱신욱신거린다구!
싫은데. 욱신욱신은 느긋할 수 없는데. 도망칠 수 없다구.
차가운 감각도 있다구. 마리사의 몸이 녹고 있는 걸 알겠다구.
하지만, 하지만, 마리사의 몸은 있다구.
마리사의 다리가 녹아 없어졌을 텐데, 욱신욱신거린다구.
몸도 욱신욱신거린다구.
목소리, 이제 안 나와. 입안도, 목도, 배 속도, 욱신욱신거린다구.
머리도 욱신욱신거린다구.
도와줘. 누가 좀 도와줘. 언니야, 미안해요.
마리사, 나쁜 윳쿠리였어요. 사과할게요.
언니야가 용서해 줄 때까지 사과할게요.
그러니까, 도와주세요.
욱신욱신거려요. 아픈 건 싫어요. 느긋할 수 없어요.
온몸이 욱신욱신거려요.
마리사의 몸 어떻게 된 거야?
움직일 수 없는데, 몸이 있는 건 알겠다구. 왜냐면 욱신욱신거리니까.
아파요. 미안해요. 정말로 아파요. 용서해주세요.
언니야가 레이무를 괴롭히고 있어.
저 레이무 몸이 깎이고 있어. 마리사의 몸은 아직 있는 거지. 욱신욱신하는 거 아니까.
하지만, 느긋할 수 없어. 아프다구.
언니야, 미안해요.
마리사를, 마리사를, 도와주세요…….
「아゛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뎌゛뎌゛, 그마아아아아아아안!!! 레이무 머리가 아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슬슬 괜찮지 않아?」
내가 윳쿠리를 갈아엎을 때, 머리부터와 발부터 중 어느 쪽이 비명이 큰지 실험하고 있을 때, 아가씨가 완료 신호를 알려준다. 나는 눈이 반쯤 닳아 없어진 레이무를 그대로 두고 수조로 달려간다.
「와아- 엄청 녹았네.」
「일단, 목소리는 들려. 들어봐.」
내가 수조에 귀를 대자, 머리가 없어진 레이무의 비명에 섞여,
아……파……. 아……파……여
사라질 듯한 마리사의 목소리가 들렸다.
「들렸다! 이제 몸 따위 남아있지 않은데 정말로 죽지 않았네.」
「대단하지-? 자, 파이프에 채울까?」
파이프에 채우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아까 그 텀블러만 한 파이프를 장치에 연결하자, 순환이 일어나, 파이프로 수조의 액체가 옮겨진다. 그때, 눈알도 함께 파이프 쪽으로 옮겨간다. 파이프가 액체로 채워지면, 완성이다.
수조에는 아직 마리사의 몸이 녹은 액체가 남아있지만, 파이프에 들어갈 만큼만으로 충분한 모양이다. 남은 액체를 시험 삼아 머리를 깎은 레이무에게 마시게 해 보자, 엄청난 시취가 났는지, 레이무는 입과 닳아 없어진 머리에서 팥소를 뿜어내며, 절명했다.
텀블러만 한 크기의 파이프 안에서 떠다니는 두 개의 눈알이 무언가를 간청하듯이 나를 바라보고 있다. 깜빡임도 감을 수도 없는 눈알이 표정을 전달하지는 않지만, 거기서 풍기는 애수에 내 마음은 매료되어 간다. 귀를 대면, 마리사의 고통에 찬 목소리가 들린다. 아직 만든 지 얼마 안 되어 통증을 호소할 뿐이지만, 이것이 일 년쯤 지나면 죽여달라고 간청하게 되는 모양이다. 나의 이터널 메모리 완성이다.
「고마워. 정말 멋진 선물이야.」
「아하하하. 기뻐해 주니 나도 기뻐.」
아가씨에게 받은 선물은 나의 일생의 보물이 될 것이다. 이 파이프에 귀를 대면, 마리사의 고통과 함께 오늘 일이 생생하게 떠오를 것이다. 나는 형태로,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받은 것이다.
「아, 저기, 미안해. 그, 그 뭔가 속이는 것 같이 되어버려서. 설마 윳쿠리에게 도게자까지 할 줄은 몰랐어서.」
「아니. 신경 안 써. 그리고 나, 그 도게자의 의미. 이제야 겨우 알 것 같아. 도게자를 할 때, 여러 가지 생각했지만, 나는 역시 너랑 친구로 있고 싶었어. 거짓말한 관계가 아니라, 솔직하게 나를 이야기하고 친구가 되었으면 좋았을 거라고 후회했었어. 그래서, 사과할 수 있어서 다행이야. 마리사가 아니라, 너에게 사과했다고 생각하기로 했으니까.」
「고마워. 그렇게까지 생각해 주다니 나, 엄청 기뻐.」
나는 막 완성된 이터널 메모리에 살짝 귀를 댄다.
부탁임미다. 도와줘……주세요….
들려오는 마리사의 참회에 나는 아득한 미래를 상상해 본다. 내가 없어져도 마리사는 이 통 안에서 한 마리만, 계속 괴로워하고 있다. 아무도 아무것도 없는 세계 속에서 마리사에게는 괴로움만이 존재한다. 그곳은 그야말로 지옥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멋진 장소임에 틀림없다.
내가 행복한 미래를 상상하고 있자, 아가씨도 반대쪽에서 귀를 댄다. 나와 아가씨의 머리가 조용히 맞닿는 사이에 이터널 메모리가 있다. 서로 귀를 댄 파이프에서는 기분 좋은 참회와 후회가 들려온다.
도와줘. 미안함미다. 마리사가 나빴슴미다. 반성하고 있슴미다…….
아직 비천하게도 삶을 포기하지 않은 그 목소리는 우리들의 마음을 이 시간에 이어준다. 십 년이 지나도, 이십 년이 지나도, 우리들이 할머니가 되어도, 마리사는 분명 지금 이 순간, 처음으로 둘이서 윳쿠리 학대를 즐겼던 한때를 분명 떠올리게 해 줄 것이다.
마리사가 녹은 이터널 메모리는 나의 일생의 보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