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

anko 11462 장마의 유실물

by 다섯개 posted Jun 13,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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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그렇듯 오역이나 오타 지적은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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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의 유실물

노칸 아키

 

 

 

 

「……아가야, 아가야는 마리사와 레이무의 아가야니까, 언젠가 최강이 될 수 있는거제……」

 

「아빠야……」

 

「마리사는 이제부터 『먹으십시오』 할 테지만, 와사 여동생 아가야를 잘 부탁하는거제…… 최강의 아가야라면, 분명 괜찮을거제……」

 

「……지킬고제! 마리쨔가 와사 여동생을 꼭 지킬고제! 그러니까, 아빠야……」

 

「응…… 그걸 듣고 안심한거제…… 자, 먹으십시오!」

 

장마철 중반, 곤궁한 일가의 식량 사정을 조금이라도 개선하기 위해, 어미 레이무에 이어 아비 마리사가 『먹으십시오』를 했다.

 

마리쨔에게는 씁쓸한 추억이다.

 

「아빠야아아아아아아아!」

 

반으로 갈라진 아비의 유해에 매달려, 마리쨔는 통곡했다.

아직 어린 여동생은 『먹으십시오』를 한 갈라진 만쥬를 아비라고 인식하지 못하고, 계속 아비 마리사를 찾으며 「아빠야, 어디인거야-. 배고파-」라며 파닥파닥거리면서, 칭얼거리고 있었다.

 

강하고 상냥했던 아비는 이제 없다.

 

그 사실은 어린 마리쨔의 마음을 몹시 괴롭혔다.

하지만 들윳쿠리로서의 빠듯한 생활은 그녀에게, 언제까지나 아비의 죽음을 슬퍼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여동생, 함께 우-걱 우-걱 하는고제……」

 

다음 날, 공복에 져서, 마리쨔는 여동생과 함께 아비의 유해를 입에 넣었다.

 

「우-걱 우-걱, 행복-!」

 

아비의 팥소를 먹으면서, 행복하게 목소리를 높이는 와사 레이뮤.

그녀는 자신이 먹고 있는 것의 정체를 『아비』라고 알았다면, 같은 표정을 지을 수 있을까?

 

여동생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마리쨔는 아비와의 약속을 떠올린다.

 

「여동생은, 마리쨔가 꼭 지킬고제……」

 

자신에게 타이르듯이 중얼거린다.

옆에서는 와사 레이뮤가 변함없이 기쁜 듯이 구레나룻을 파닥파닥 흔들고 있었다.

 

장마는 들윳쿠리에게 있어서, 가장 가혹한 계절이라고 알려져 있다.

계속 내리는 비 때문에 사냥에 나갈 수 없어, 식량난에 빠지기 쉬운 것은 물론, 골판지 집 씨도 비가 새기 쉬워진다.

만약 비에 의해 골판지가 무너지면 최후, 물에 약한 윳쿠리는 지옥 같은 고통을 맛보면서 죽음에 이른다.

다행히, 마리쨔들의 집 씨는 골판지 위에 블루 시트가 덮여 있었기 때문에, 비가 샐 걱정만은 없었다.

 

「비 씨…… 심술부리지 말고, 느긋하게 있으라구……」

 

비 내리는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툭 하고 중얼거리는 와사 레이뮤.

마리쨔는 집 씨 안쪽에서 여동생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하아」하고 작게 한숨을 쉬었다.

 

아비 마리사가 『먹으십시오』를 하고 일주일.

들윳쿠리인 마리쨔의 감각으로 보면, 아주 잔뜩인 날.

비 내리는 날이 계속되고 있었다.

 

가끔, 갠 날씨가 엿보이는 일도 있었지만, 비로 질척해진 땅은 자매에게 집 씨 밖으로 나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무리하게 나가려 하면, 아이윳의 얇은 가죽은 젖은 땅의 수분을 흡수해 쉽게 찢어져 버릴 것이다.

올해 여름은 비가 계속되는 매일이었고, 마리쨔들 자매는 태어나서 지금까지, 집 씨 밖으로 나가본 적이 없었다.

 

「느긋할 수 없는고제……」

 

집 씨 입구 근처에서 파닥파닥 구레나룻을 흔들고 있는 여동생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마리쨔는 중얼거린다.

 

언제 비는 멎을까?

 

멎을 기미는 전혀 없다.

 

「아빠야, 가르쳐줬으면 하는고제……」

 

아비 마리사의 유품인 커다란 모자 씨에 몸을 비비면서, 마리쨔는 작게 떨며 울었다.

 

「……언니야, 와샤, 배고파-」

 

「느……? 여동생……?」

 

어느새 잠들었던 모양이다.

입구에서 돌아온 와사 레이뮤의 목소리에 눈을 뜨고, 마리쨔는 땋은 머리로 눈가를 닦았다.

비 때문에 흐릿하게 보이지만, 먼 하늘이 약간 붉다.

이제 저녁인 모양이다.

 

「밥 씨, 밥 씨」

 

「바로 준비할 테니, 기다리는고제」

 

파닥파닥 구레나룻을 흔들며 저녁 식사를 재촉하는 여동생을 달래면서, 마리쨔는 아비의 유해로 향한다.

 

「아빠야, 잘 먹겠습니다인고제」

 

말없는 아비에게 땋은 머리를 모으고 (한 가닥밖에 땋은 머리가 없으므로 기분적인 의미에서), 마리쨔는 팥소를 베어 문다.

 

「하후, 덥석, 하후, 덥석」

 

입안에 팥소가 들어갈 때마다 달콤한 행복이 입안 가득 퍼졌지만, 마리쨔는 그것을 삼키는 일은 하지 않는다.

입안에 팥소를 머금은 채, 여동생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자 「퉤」하고 팥소를 뱉어낸다.

 

「와샤의 밥 씨-!」

 

기대하던 저녁 식사를 앞에 두고, 와사 레이뮤가 기쁜 듯이 목소리를 높였다.

마리쨔의 침 범벅이 되어 있지만, 그런데도 윳쿠리가 좋아하는 달콤달콤── 영양 풍부한 팥소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는 모양이다.

 

「우-걱 우-걱, 행복-!」

 

바로 혀를 내밀어, 아비의 팥소를 먹기 시작한 여동생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마리쨔는 작게 미소 지었다.

 

「능…… 마리쨔도 함께, 아빠야를 우-걱 우-걱 하는고제……」

 

게걸스럽게 먹는 와사 레이뮤의 입에서 「행복-」 때마다 팥소가 흘러넘친다.

마리쨔는 그것에 혀를 내밀어, 자신의 입 안에 넣었다.

 

「여동생, 행복-은, 밥 씨가 흘리니까, 그만두는고제」

 

「행복-은 느긋할 수 있다구?」

 

입 주위를 팥소 범벅으로 하면서, 와사 레이뮤가 이상하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린다.

식사 때마다 몇 번이고 반복한 대화다.

부모가 살아있었을 때부터 몇 번이고 와사 레이뮤에게 말해 들려주었지만, 그녀가 말을 들은 적은 없다.

 

「우-걱 우-걱 행복-」은 느긋할 수 있다.

 

윳쿠리인 이상, 마리쨔도 그 사실은 이해하고 있고 알고 있다.

식량이 충분히 있을 때라면, 그 정도의 장난은 너그럽게 봐줄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

 

마리쨔는 말없이 집 씨 안쪽으로 시선을 향한다.

아비가 남긴 커다란 모자 씨.

그 옆에는 먹으십시오를 한 아비의 모습.

이미 그녀(아비인데 그녀라는 것도 이상한 이야기지만)의 유해는 삼분의 일 정도 크기로 줄어 있었다.

 

「……아빠야」

 

작게 중얼거린다.

들윳쿠리인 마리쨔의 머리로는 이해할 수 없지만, 이 상태로 아비 마리사를 계속 먹으면, 앞으로 사흘도 버티지 못할 것이다.

막연한 불안만이 그녀 안에 있었다.

 

이대로는 좋지 않은 것이 아닐까?

 

초조함이 마리쨔의 어린 팥소를 지글지글 태워 간다.

 

「이런 거…… 전혀…… 느긋할 수 없는고제……」

 

하늘은 변함없이 비 내리는 모양새.

장마가 갤 기미는 조각만큼도 보이지 않았다.

 

「느히이…… 느히이…… 느히이…… 배…… 고파…… 밥 씨……」

 

「뱝씨…… 우-걱…… 우-걱…… 하고 시퍼…… 느긋하게…… 느긋하게에……」

 

더욱이 일주일이 경과했다.

윳쿠리 자매는 어둡고 축축한 집 씨 안에서 생사의 갈림길을 헤매고 있었다.

 

이미 아비의 유해는 며칠 전에 먹어 치웠다.

식량을 잃은 두 마리는 공복에 져서 골판지 하우스 구석에 뭉쳐 두었던 응응에 혀를 내밀어 목숨을 부지하고 있었지만, 결국 그것도 임시방편.

마지막 발악도 허무하게 한계를 맞이하고, 응응을 다 먹어 치운 후의 두 마리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견딜 수 없는 기아 지옥이었다.

 

「휴우…… 휴우…… 휴우……」

 

마리쨔의 입 틈새에서 공기가 새어 나오는 듯한 귀에 거슬리는 소리가 오른다.

일주일 전까지, 통통하게 둥글었던 몸은 홀쭉하게 야위어 있었다.

단정치 못하게 반쯤 벌어진 입에서, 식량을 찾아 날름날름 혀를 내미는 그 모습은 지옥의 아귀조차, 이토록 비참하지는 않을 것이다.

 

「도와줘…… 누군가…… 도와줘……」

 

도움을 구하며, 비틀비틀 시선을 헤매게 하지만, 그 앞에는 아무도 없다.

가련한 윳쿠리를 비웃듯이 비가 계속 내리고 있을 뿐.

 

「……와샤…… 무엇 때문에…… 태어난 거야……?」

 

식량이 떨어지고 처음에는 공복을 호소하며 울부짖던 와사 레이뮤도, 최근 며칠은 얌전해져 있었다.

목소리를 낼 기운도 남아 있지 않은 것이겠지.

죽은 눈으로 가만히 비 내리는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거나, 헛소리처럼 「밥, 밥」이라고 중얼거리고 있거나였다.

 

「여동생…… 부-비 부-비 인고제……」

 

마리쨔는 여동생 옆에 몸을 기대고, 공복을 달래듯이 부-비 부-비를 시작했다.

와사 레이뮤의 몸도 마리쨔와 마찬가지로 바싹 야위어 있기 때문에, 몸을 비벼 맞댄다고 해서 기분 좋거나 하지는 않다.

단지 속임수일 뿐이다.

마리쨔 역시 부족한 머리로 그 정도는 이해하고 있었다.

그런데도 타인의 온기를 갈망해 버리는 것은—— 윳쿠리의 본능, 혹은 업인 것일까.

 

「언니야…… 따뜻해……」

 

와사 레이뮤가 떨리는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그 목소리는 빗소리로 금방이라도 사라져 버릴 듯이 약하다.

 

「여동생…… 느긋하게…… 느긋하게 인고제……」

 

마리쨔는 열심히 몸을 비벼대지만, 여동생에게서 돌아오는 반응은 몹시 둔하다.

그뿐만 아니라, 와사 레이뮤의 몸은 비정상적으로 차갑고, 마치——

 

「느゛읏…… 느゛읏…… 느゛읏……」

 

그것은 너무나 갑작스러웠다.

아니, 이 경우에는 필연이라고 해야 할까.

 

비틀, 하고 와사 레이뮤의 몸이 떨렸다고 생각하자 갑자기 경련을 시작했던 것이다.

 

「여, 여동생!? 느긋하게, 느긋하게 하는고제에에에!」

 

「……느゛읏…… 느゛읏……」

 

마리쨔는 동요하면서도 땋은 머리로 여동생을 껴안았다.

자신의 온기를 나누어 주듯이 필사적으로 몸을 비벼댄다.

 

부-비 부-비 부-비 부-비 (딱히 개그는 아니다. 마리쨔는 진심이다)

 

「시러시러시러어어어! 여동생에에, 마리쨔를 혼자 두는 건, 싫-은고제에에에에에!」

 

「느゛읏…… 베에……」

 

마리쨔의 외침은 닿지 않았다.

유난히 크게, 와사 레이뮤의 몸이 튀어 오른다.

그것으로 모든 것이 끝났다.

와사 레이뮤의 몸에서 경련이 멎고, 희미하게 남아 있던 온기가 안개처럼 흩어져 간다.

 

마지막 순간까지 배고픔을 호소하던 와사 레이뮤의 눈은 움푹 패여, 아기 윳쿠리다움의 조각도 남아있지 않다.

죽기 전의 말도 남기지 못한 채, 마리쨔의 여동생은 아무런 가치 없는 생애를 마쳤다.

 

「아゛, 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통곡.

한계까지 체력을 잃은 마리쨔의 몸은 스친 목소리밖에 낼 수 없다.

목이 아프다.

눈 안쪽이 뜨겁고 빙글빙글 돈다.

목소리를 낼 때마다 팥소가 삐걱거리는 것 같다.

그 행위는 몹시 그녀의 몸을 괴롭혔지만, 그런데도 마리쨔는 목소리를 내지 않고는 견딜 수 없었다.

 

「아゛, 아゛, 아゛아゛아゛아゛아゛…………」

 

와사 레이뮤가 움직이지 않게 되고 몇 시간이 지났다.

자매를 저토록 괴롭혔던 비는 거짓말처럼 멎어, 온 하늘의 별 아래 초승달이 떠올라 있었다.

 

「…………」

 

마리쨔는 말없이 밤하늘을 올려다본다.

태어났을 때부터 계속 비가 내렸기 때문에, 이렇게 달밤을 보는 것은 처음이지만, 아무런 감회도 솟아나지 않는다.

그녀의 곁에는 아직 와사 레이뮤의 사체가 굴러다니고 있으며, 윳쿠리에게는 견디기 힘든 죽음 냄새를 풍기고 있었다.

하지만, 마리쨔는 그것을 멀리하지도 않고, 단지 무감동하게 밤하늘을 계속 올려다본다.

 

그녀에게는 이제 움직일 기력도 살려는 동기도 남아있지 않았다.

 

가족은 모두 죽었다.

여동생을 지킨다는 아비와의 약속도 지키지 못했다.

 

단 한 마리만 살아남아, 아기 윳쿠리만으로 어떻게 살아가라는 것일까?

 

여기에 있는 것은 절망에 마음이 꺾여, 죽음을 기다릴 뿐인 잔해였다.

 

「마리쨔…… 빨리…… 죽고 싶은고제…… 자, 먹으십시오……」

 

편해질 수 있는 주문을 마리쨔는 중얼거린다.

 

「…………」

 

하지만, 그 몸이 아비처럼 둘로 갈라지지는 않았다.

『자, 먹으십시오』라고 깨끗하게 발음하지 못하는 한, 『먹으십시오』가 그 효과를 발휘하는 일은 없다.

마리쨔도 팥소의 기억으로, 그 정도는 알고 있다.

그런데도 중얼거리지 않고는 견딜 수 없었다.

 

「느흑…… 끅…… 으으……」

 

죽고 싶은데 죽을 수 없다.

윳쿠리의 신님은 얼마나 심술궂은 걸까?

마리쨔는 고개를 숙이고, 오열을 흘린다.

 

그러다,

 

「――아-, 혹시 살아남은 거, 너뿐이야?」

 

불쑥 말을 걸어와, 마리쨔는 무심코 얼굴을 들었다.

 

「……인간 씨……?」

 

중얼거린다.

마리쨔 앞에 본 적 없는 생물이 있었다.

윳쿠리와는 비교할 수 없는 거체.

그 몸에 두른 느긋하지 않은 공기.

팥소의 기억으로 알고 있다.

인간이다.

인간 남자.

 

「출장 중, 혹시나 했는데, 역시 들윳쿠리가 자리 잡았나」

 

「느……?」

 

마리쨔는 무심코 물음표를 띄운다.

남자가 말하는 것의 의미는 절반도 이해하지 못했지만, 어쩐지 느낀 것이 있었다.

 

마치 이 집 씨를 알고 있는 듯한――

 

「짐작대로, 그 집 씨를 만든 건 나야. 그렇지 않으면, 들윳쿠리가 골판지에 블루 시트 따위 덮을 리 없잖아? 참고로 여기, 우리 집 뒷마당인데?」

 

남자는 말하면서 가지고 있던 비닐봉지에서 무언가를 꺼내더니, 맛있게 볼이 터져라 먹기 시작했다.

 

「……느……아…… 밥 씨……」

 

풍겨오는 고소한 냄새.

윳쿠리의 본능은 탐욕스러웠다.

공복에 시달린 몸은 식량을 갈망하고 있다.

마리쨔는 몸을 억지로 움직여, 남자를 향해 기어갔다.

 

「밥 씨…… 마리쨔에게도…… 주십시오……」

 

체면이고 뭐고 없이 깊숙이 머리를 숙이고, 마리쨔는 처음 만난 인간에게 식량을 간청한다.

남자는 그것을 차가운 눈으로 내려다보고 있었다.

 

「먹을 거라면, 거기에 굴러다니잖아?」

 

그가 가리키는 곳에는 말없는 유해가 된 와사 레이뮤가 굴러다니고 있다.

 

「여동생은…… 밥 씨가 아닌고제……」

 

「하지만, 너, 먹으십시오 한 부모는 먹었잖아?」

 

남자의 시선은 골판지 하우스 안쪽에 자리 잡은 모자 씨와 리본을 향해 있었다.

들윳쿠리의 장식만이 집 씨에 있다는 상태는 즉, 그런 것이다.

 

「그, 그래도…… 여동생은…… 여동생인고제…… 우-걱 우-걱 따위…… 할 수 없는고제……」

 

「자매애라는 건가? 뭐, 별로 아무래도 좋지만. 프랑크푸르트가 갖고 싶은 거였지?」

 

「프랑크푸르트 씨……」

 

느긋할 수 있는 이름에 마리쨔의 입가에서, 주륵, 하고 침이 흘러넘친다.

 

「인간 씨…… 마리쨔에게도…… 프랑크푸르트 씨…… 나눠줘……」

 

「싫어」

 

마리쨔의 간청에 대해, 남자의 대답은 너무나 간결했다.

순간, 무슨 말을 들었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마리쨔는 멍한 듯이 입을 크게 벌린 후, 그 눈에 서서히, 눈물을 글썽였다.

 

「심술부리지 말고, 마리쨔에게도, 밥 씨 주세요…… 마리쨔…… 배 씨 꼬르륵꼬르륵 함미다……」

 

「그러니까 싫다고. 그렇게 배고프면, 거기 만쥬라도 먹어」

 

남자는 프랑크푸르트를 볼이 터져라 먹으면서, 와사 레이뮤의 사체를 가리킨다.

 

「시, 싫-은고제…… 그런 거, 할 수 없는고제…… 심술부리지 말라구……!」

 

「심술이고 뭐고 없잖아. 겨우 출장에서 돌아왔다고 생각했더니, 멋대로 자기 부지 안에 들윳쿠리가 자리 잡고 있었으니까 말이야」

 

남자는 「정말, 봐줘」라고 중얼거리며, 한숨을 쉰다.

딱히 그는 들윳쿠리를 살게 하기 위해, 골판지 하우스를 준비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몇 달 전까지 남자는 정원사와 퇴비통을 겸해서, 유우카종 윳쿠리를 뒷마당에서 기르고 있었다.

한 사람과 한 마리의 관계는 제법 양호했다.

하지만 그녀는 악질적인 윳감기에 걸려 죽어버렸다.

 

유우카가 살아있는 동안은 어디까지나 퇴비통 취급했던 남자지만, 기르는 동안 그녀에 대해 애착이 솟아났던 것이겠지.

본인에게 자각은 없었지만, 상당히 마음에 들었던 듯, 간단히 골판지 하우스를 해체하는 것도 어쩐지 유우카에게 미안한 기분이 들어, 그대로 두었다.

 

하지만, 그것이 좋지 않았던 모양이다.

한 달의 장기 출장에서 돌아왔더니, 들윳쿠리 가족이 자리 잡고 있었던 것이다.

 

다행히, 들윳쿠리 가족은 아가 마리사를 제외하고 전멸했지만, 남자는 유우카와의 추억을 더럽혀진 듯한 기분이 들어, 가벼운 짜증을 느끼고 있었다.

 

「그런 거, 마리쨔, 모르는고제…… 도와줘……」

 

「그러니까 싫다고. 도움받고 싶으면, 멋대로 뭐든지 먹으면 되잖아」

 

남자는 짜증 나 있었지만, 적극적으로 윳쿠리를 상처 입히는 성격도 아니었다.

오히려 짜증보다 곤혹스러움 쪽이 더 컸을지도 모른다.

 

유우카를 기르고 있었을 때와 비교해 뒷마당은 다소 황폐해져 있기는 하지만, 그다지 변화는 없었다.

윳쿠리 가족이 네 마리, 살아가기에 충분한 식량을 확보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을 터.

 

그런데 단 한 달, 그 정도 기간을 살아남는 것도 못 하고 들윳쿠리 부모는 『먹으십시오』로 자살하고, 아기 레이무는 아사하고, 지금 또 아기 마리사가 죽으려 하고 있다.

 

남자는 생각한다.

 

『윳쿠리란, 이렇게나 약한 생물이었던가?』

 

확실히 올해는 이상하게 비 내리는 날이 많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비닐 시트가 덮인 골판지 하우스에 살고, 인간의 부지이기에 외적의 모습도 없고, 식량도 풍부한 뒷마당에서 살고 있는데, 어째서 여기까지 비참한 결말을 맞이할 수 있는 것일까?

 

「……밥 씨, 밥 씨…… 주세요오……」

 

마리쨔는 변함없이 식량을 조를 뿐이었다.

 

그렇게 배가 고프다면 옆에 굴러다니는 만쥬를 먹든가, 골판지 하우스에서 나와 마당에 자라는 풀이라도 먹으면 될 텐데.

 

하지만, 마리쨔가 스스로 행동을 일으키는 일은 없다.

남자는 싸늘한 눈으로 골판지 하우스 안의 아기 윳쿠리를 내려다본다.

 

「마리쨔, 애완 윳쿠리가 되어드리겠슴미다……」

 

「되어주지 않아도 돼. 나는 너 따위 필요 없으니까」

 

「마리쨔, 이대로면…… 죽어버리는고제……」

 

「괜찮아. 죽어줘」

 

남자의 말에 마리쨔의 표정이 얼어붙는다.

 

「마리쨔…… 무엇 때문에…… 태어난고제……?」

 

「그런 거 몰라」

 

「아-무것도…… 좋은 일 따위…… 없었던고제…… 계속 집 씨 안에서…… 비 씨…… 무서워…… 배 씨…… 꼬르륵꼬르륵…… 전혀…… 느긋하게 따위…… 할 수 없었던고제……」

 

「됐으니까, 빨리 죽어」

 

짜증 난 듯 중얼거리는 남자의 손에는 다 먹은 프랑크푸르트 꼬치가 있었다.

눈앞의 아기 윳쿠리를 찌르기에는 딱 좋은 물건이다.

 

남자는 꼬치와 마리쨔를 번갈아 본 후, 「칫」하고 혀를 차고 등을 돌렸다.

 

「돌아간다」

 

한마디 그렇게 고하자, 남자는 돌아보지도 않고 떠나간다.

 

「기, 기다려어어어! 마리쨔도…… 마리쨔도 데려가아아! 싫어싫어싫어싫어어어어, 두고 가지 말아아아아!」

 

마리쨔는 필사적으로 그 등을 불러 세우려 했지만, 남자는 돌아보기는커녕 멈춰 서는 일조차 없었다.

 

「느긋…… 왜인고제…… 왜…… 모두…… 마리쨔에게…… 심술부리는고제…… 느긋하게에에…… 느긋하게에에……」

 

단 한 윳 남겨진 마리쨔는 뚝뚝 눈물을 흘리면서, 몸을 떤다.

확실히 구원의 실은 마리쨔 앞에 드리워져 있었을 터인데, 땋은 머리에서 스르륵 빠져나가 도망가 버렸다.

 

「제아아아, 제아아아아, 제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마리쨔는 의미 없이 목소리를 높여 울었다.

절망에 잠겨 있던 참에 나타난 희망은, 마리쨔의 기대를 갖게 할 만큼 갖게 하고, 눈앞에서 사라졌다.

공복을 넘은 기아가 마리쨔의 몸과 마음을 괴롭힌다.

차라리 그 자리에서 죽여주었다면, 그녀가 여기까지 괴로워할 일은 없었을 것이다.

 

「제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마리쨔는 그날 밤 오로지 외쳐댔다.

아무 의미 없이 울부짖었다.

하지만, 그 목소리는 너무나 가늘어서, 이웃에 폐가 되지조차 않았다.

 

며칠 후, 남자가 골판지 하우스의 상태를 보러 가자 녹색 곰팡이 범벅의 물체가 굴러다니고 있었다.

그 물체에 얹힌 검은 천으로부터, 아마 마리쨔의 최후일 것이라고는 상상할 수 있었지만, 곁에 굴러다니고 있어야 할 아기 레이무의 사체는 보이지 않았다.

 

「응? 전에 봤을 때보다 조금 커졌네」

 

곰팡이 범벅의 만쥬를 만지는 것도 꺼려져 멀리서 보면서 남자는 중얼거린다.

마리쨔였던 물체는 이전에, 초승달 밤에 봤을 때보다 커진 것처럼 생각되었다.

어쩌면 골판지 하우스 안에서 나와, 마당의 풀꽃을 먹었던 것인가.

순간, 그런 생각도 떠올랐지만, 남자는 고개를 젓고 중얼거렸다.

 

「뭐야, 결국, 여동생을 먹은 거잖아」

 

물론 근거 따위 없었지만, 남자에게는 마리쨔라면 『분명 그럴 것이다』라는 확신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