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

anko1481 그 말을 해서는 안 돼

by 류민혜 posted Sep 22, 2015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1원작자 : 후타바 윳쿠리 괴롭히기 스레 주민
번역자 : 느구우?
번역출처 : 숨은 은신처 / 구 윳쿠리 사이트

anko1481 그 말을 해서는 안 돼



“뉴~~ 하뉴률 냘교 있(퍼억!)뉴뷁!”
 
가볍게 던져진 아기 레이무는 배트의 풀스윙에 맞아 날아갔다.
당겨친 타윳(타구)은 왼쪽 방향의 풀숲으로 사라졌다.
 
“아~ 또 팥소가 묻었다구, 형.”
 
금속배트를 든 소년이 유감스러운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윳쿠리의 중추 팥소에 정확히 갖다 대질 못해서 그런거야.”
 
다음 투윳(투구)를 위해 오른손에 아기 마리사를 쥔 채, 남자가 소년에게 조언을 한다.
 
맑은 날 오후, 윳쿠리의 파편이 흩어져 있는 다리 근처의 강둑. 점점이 팥소가 묻어있는 금속 배트.
딱히 특별할 것도 없는, 한가로운 타격 연습의 모습이다.
 
“아갸아아아아아!”
“인간씨, 레이무와 마리사를 느긋이 놔 달라구! 아가야들도 느긋이 살려달라구!”
 
남자는 무릎으로 성체 레이무와 마리사를 누르고 있다.
방금 금속 배트와 격렬한 퍼스트 츄-츄를 한 것은 이 두 마리의 아가야다.
나머지 대여섯마리 정도의 아기 윳쿠리는, 어미 레이무의 경고도 듣지 않고 남자의 발과 무의미한 몸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중추 팥소란 윳쿠리의 뇌 같은 거지? 어디 박혀 있는 거야, 형?”
“응? 본 적 없어?”
“본적은 있지만, 간식으로 나온 거 아니면 차에 치인 거 뿐이라서. 박살난 거 말고는.”
“그렇군...”
 
그렇게 말한 남자는 오른손에 쥔 아기 마리사를 들어올린 후 왼손을 곧게 펴, 태권도의 수도(手刀)와 같은 자세를 취한다. 남자의 왼손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속도로 움직였다.
 
“뉴와아아! 엄먀ㅇ... 마리쨔 하뉴률 냘ㄱ(푸욱!)....”
 
아기 마리사는 몽롱한 무표정의 얼굴에서 설탕눈물을 흘리며, 예의 뻔한 대사를 지껄이던 도중 조용해졌다.
 
“아?아가야한테 무슨 짓을 한거야아아아아!?
 
어미 레이무가 비명을 지른다.
 
...좌악
 
아기 마리사의 몸은 모자 끝에서 저부 끝 까지 쪼개져 있는 상태다.
 
...툭
 
그리고 남자의 오른손에서 마리사의 우반신이 떨어지고, 깨끗한 절단면을 가진 좌반신만이 남았다. 반 조각난 아기 마리사의 모자가 바람을 받아 팔랑팔랑 춤춘다.
 
“자, 여기 중앙에, 물엿 같은 걸로 쌓여있는 부분이 중추 팥소다.”
“아, 진짜 중앙에 있네.”
 
소년이 단면의 중앙에 있는 물렁물렁한 팥소를 찌르자, 아기 마리사의 좌반신이 움찔 떨린다.
 
“쬼뎌...뉴...뀨......”
 
그리고 우반신과 좌반신은 미처 다 말하지 못한, 싱크로 된 단말마를 남기고 영원히 느긋해졌다.
 
“느으으으-!? 아가야의 느긋한 모자가아아앗!”
“지금 그게 문제냐...”
남자는 조금 황당한 표정으로 아기 마리사의 나머지 부분을 땅에 떨어트렸다. 아까 배트에 맞고 날아간 아기윳과는 달리, 눈 앞에 확연히 나타난 자신의 아가야의 ‘죽음’에 반응해, 어미 레이무의 눈에서 폭포같은 눈물이 흐른다.
 
“인간씨! 마리사들이 인간씨에게, 뭔가 나쁜 짓을 했다면 가르쳐 주는거라제! 인간씨를 느긋하지 못하게 했다면, 다시는 하지 않을 테니까 용서해줬으면 하는 거라제!”
“아니, 마리사들은 아무것도 안했어. 그냥 우연히 눈에 띄어서 이러는 거야.”
“그럼... 설마 인간씨는, 「학!대! 오빠야」인 거냐제!? 윳쿠리를 느긋하지 않게 하면 느긋해질 수 있는 오빠야인 거냐제!?”
“아니, 별로 윳쿠리를 싫어하진 않는데.”
“그럼 어째서 이런 짓을 하능고야아아아!?”
“타격연습에 딱 좋았기 때문이지.”
 
소년이 공을 가지고 있었다면, 아마 그냥 지나쳐버렸을 지도 모르는 것이다.
 
“좋아! 형, 이번에는 제대로 때리겠다구!”
 
붕붕 스윙을 한 후, 소년은 새우처럼 몸을 구부린 자세를 취했다.
 
“카OO라(*)냐...”
(*야구 선수 이름 같은데, 누구를 말하는 지는 모르겠습니다.)
 
남자는 도망도 가지 않는 아기 레이무를 가볍게 잡아 올려, 소년에게 맞춰 가볍게 던져줬다.
 
“더뉸 씨려--! 레이뮤 지볘 됴랴걀럐애애! 뉴.... 하뉴률 냘고이(퍼억!)쪄어어...”
“나이스 배팅.”
 
정확히 중심에 맞은 아기 레이무가 바람을 타고 정중앙으로 쭉쭉 뻗어가는 모습이 보인다. 야구장이었다면 홈런이었을 지도 모를 정도의 장타였지만, 소년은 불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배트를 바라보고 있다. 소년의 동그란 눈은 배트에 갓 달라붙은 팥소를 보고 있었다. 분명, 윳쿠리의 일부가 배트에 묻는 것이 싫은 것이다.
 
“방망이 중앙으로 때리면 팥소가 안 묻어. 비결을 가르쳐 주자면, 하늘을 「날」에 갖다 댄다는 느낌으로 하면 하면 잘 맞을 거야.”
“으음... 하늘을 「날」! 하늘을 「날」!”
 
소년이 심각한 표정으로 타이밍을 맞춰 보는 동안, 어미 레이무 역시 왠지 진지한 표정으로 뭔가를 생각하고 있었다.
 
“잘 모르겠는데. 시범 한 번 보여줘, 형.”
 
소년이 내민 배트를 웃으며 받아든 남자는, 무릎으로 누르고 있던 마리사의 모자를 조금 찢어내 배트에 묻은 팥소를 닦아낸다. 소년과 남자가 자리를 바꿔, 이제 소년이 윳쿠리를 누르고 있게 되었다.
 
그때였다.
 
“아가야들, 엄마야의 말을 느긋이 잘 들으라구!”
뭔가 번뜩 떠오른 듯한 얼굴로 어미 레이무가 외쳤다.
 
“느긋하지 않게 입을 다무는 거라구! 느긋하게 열면 안된다구! 오빠야들이 무슨 짓을 하든, 느긋이 종알대면 안 된다구! 그러면 영원히 느긋하게 되어버리는거네!”
 
어찌어찌 자기들이 무서운 방망이씨로 “뿌직”당하는 이유를 알아낸 모양이다. 야생 윳쿠리치고는 제법 영리한 개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절대로 느긋할 수 없으니까 도망치라구!」 라고 말하지 않는 것이 팥소뇌의 한계이다.
 
“아가야들, 다시 한번 느긋하게 말하겠ㄷ?느붑....!”
 
그러나 소년이 체중을 실어 누르는 바람에 중요한 것을 다시 말하려던 시도는 실패했다. 딱히 소년이 레이무를 닥치게 하려던 것은 아니고, 그저 성체 윳쿠리를 어느정도로 눌러야 하는 지를 잘 몰랐던 것 뿐이다. 남자 역시 딱히 레이무에 대해 신경 쓰지 않은 채, 방망이를 세워 중앙부분을 가리키는 타격 전 루틴(*)을 하고 있다.
(* 타자들이 타격 자세를 잡기 전에 습관적으로 행하는 동작)
 
“O치O(*)네.”
“음, 그렇지. 마음껏 던져봐.”
(*마찬가지로 야구 선수 이름. 아마도 이치로로 추정)
 
윳쿠리의 말은 본능에 새겨져 있는 울음 소리 같은 것이다. 안 하겠다는 생각만으로 안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애초에 참을 수 있는 것이었다면 「우-걱우-걱」이 거슬린다는 이유만으로 매년 10000여 마리의 사육 윳쿠리가 박살나는 일 같은게 일어날 리가 없다.
 
남자가 배트를 딱 하고 멈춘다. 소년은 아기 레이무를 들어 적당히 던졌다.
 
“아-!”
 
던진 직후, 소년이 아차, 하고 소리를 질렀다.
 
“뉴......!”
 
어미 레이무의 말을 느긋하지 않게 들은 녀석인지, 아기 레이무는 공중을 날고 있으면서도 본능의 유혹을 삼키듯이 설탕으로 된 이를 꽉 문 채, 「이익!」 이라고 말하는 듯한 표정으로 입을 단단히 다물고 있었다.
 
이제 와서 어미 말을 듣는 것 보다는 애초에 도망 가는 것이 좋았을 텐데. 어쨌든 각오한 대로 끝까지 말을 참아낸다면 타격 타이밍이 어긋날 가능성은 있다.
 
?느긋하게 힘낸 거네 아가야!
?레이뮤 뉴뀨찌 노력햬땨뀨!
 
딱히 생존이 결정된 것은 아니다. 아기 레이무가 스트라이크 존의 높이를 무사히 통과하는 것을 본 순간, 윳쿠리 모녀는 한 마음으로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 지금이야 말로 본능이 이끄는 대로 하늘을 나는 기쁨을 아낌없이 외칠 순간이다.
 
“레이뮤, 하뉴률 냘「까앙!」”
 
그러나, 그런 것에 구애되지 않는 배트 컨트롤이 정확히 아기 레이무의 중추팥소를 찾아내 타격했다. 아니 소멸시켰다.
 
“형... 쩐다... 저스트 미트 정도가 아닌데.”
 
팥소 조각을 넘어 팥소 안개로 변한 아기 레이무의 잔해를 보며 소년이 중얼거렸다.
 
“바깥쪽 낮은 공은 자신 있거든.... 뭐, 제대로 맞추면 이렇게 되는 거다.”
 
손에 쥔 배트에는 팥소의 흔적조차 없다. 배트 스피드가 팥소의 끈적거림을 압도한 것이다.
 
“아...아가야? 어디 간 거냐구? 느긋하게 있지 말고 엄마야말에 느긋이 대답하라구!”
 
윳쿠리 무리의 경우, 아기 레이무가 너무나 순식간에 사라졌기 때문에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채 필사적으로 아기 레이무를 부르고 있었다.
 
“좋아, 나도 좀 더 연습할거야!”
“그래, 힘내라.”
 
소년이 의욕을 불태우는 것과 동시에, 거리의 스피커에서 다섯 시를 알리는 방송이 나온다. 초등학생은 이제 집에 돌아갈 시간이다.
 
“자, 어머니가 걱정하실라. 슬슬 돌아가라.”
“엑~ 좀 더 연습 할래!”
“밤 늦게 까지 돌아다니면, 레밀리아가 부-비부-비한다?”
“쳇, 알았어. 그럼 또 놀자, 형!”
 
애호파가 아닌 소년 입장에서는, 윳쿠리가 들러붙어 오는 것이 귀찮은 것이다. 소년은 성체 윳쿠리 위에서 일어나, 방망이를 멘 채 자전거를 타고 유유히 떠나갔다.
 
“자... 그럼.”
 
소년을 배웅한 남자가 윳쿠리 무리쪽을 돌아 본다.
 
“늣?! 더 이상 레이무의 아가야들을 죽게 내버려 두진 않는다구!” 뿌꾸?!“
“마리사의 모자가아아?!”
“언냐아 뉴뀨찌 나으랴뀨!”
“레이뮤가 낼-륨낼-륨 해 쥴톄니꺄 뉴규치 나으랴구!”
“마시쪄! 이꺼 엄쳥 마시쪄! 겁냐 쪄려!”
“이쪠 씨려어어! 됴랴꺌럐! 마리쨔 지뼤 됴랴걀럐애애!”
 
위로부터, 위협을 시도하는 어미 레이무, 모자가 찢어진 것을 한탄하는 애비 마리사, 반쪽이 난 아기 마리사의 왼쪽 파트를 낼름낼름하는 동생 레이무 두 마리, 나머지 오른쪽 파트를 우걱우걱하고 있는 동생 마리사, 그리고 윳아 퇴행을 일으킨 막내 마리사이다.
 
“딱히 돌아가도 상관은 없는데?”
“레이무는 달링이랑, 하나, 둘, 셋... 잔뜩있는 아가야랑 함께, 집에 돌아갈... 느? 인간씨, 지금 뭐라고 한거야? 느긋이 다시 말해 달라구!”
“그러니까, 집에 가도 상관없다고 말한 거다. 덧붙이자면, 집이 이 근처라면 강에서 먼 곳으로 이사를 하는 게 좋을 거다. 어느 위인의 말을 빌리자면, 「강은 사망 플래그」(*) 라는 거지. 그리 좋은 꼴은 못 볼거다.”
(*어느 위인을 말하는지, 무슨 말을 하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방금까지 레이무의 아기 윳쿠리들을 전멸시키고 꼬마 윳쿠리의 수를 반감시킨 남자가 시원스럽게 그런 말을 했다.
 
“느... 사망 플래그씨는 느긋 할 수 없다구.”
“...느긋이 이해 했다제.”
 
인간과 윳쿠리 사이의 실력 차를 알고 있는 것인지, 더 이상 저항하는 기색이 없는 윳쿠리들. 팥소뇌인 것을 감안하더라도 나름 현명한 개체같다.
 
“음, 솔직히 말하자면, 너네들 저번 주에도 똑같은 말을 했었다구.”
““...느?””
 
남자는 다리 난간에 점점이 찍혀 있는 검은색 팥소 얼룩을 바라보고 있었다.
 
지난주에는 한 것은 투구연습이었다.
 
------------------------------------------------------------------------------------------------------------------


삽화 : 쿠루마다(車田)아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