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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자 : 후타바 윳쿠리 괴롭히기 스레 주민
번역자 : ?
번역출처 : 구 윳쿠리 사이트



anko1424 확실하게 입맛을 높이고 가라구!

 

 

 

 

 

 윳쿠리의 월동은 목숨이 달린 문제이다.

 기본적으로 윳쿠리라는 종은 추위에 약하고, 내용물인 팥소가 극도로 차가워져 버리면 죽게 된다. 이것은, 체내의 생명활동을 유지하는 팥소의 기능이 정지해 버리기 때문이다. 중추팥소가 이상을 일으키면 구할 여지는 없다.

 그 때문에, 윳쿠리는 겨울이라는 지옥 같은 시기를 넘기지 않으면 안 되는, 과격한 월동생활을 보낸다.

 우선, 윳쿠리는 동면을 할 수가 없다. 즉, 일상생활의 연장이 되어 살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 구체적으로는, 식량을 목고, 몸을 데우고, 배설행위를 하는 등.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식량을 먹는 것이다.

 식량을 몸 안으로 넣어주는 걸로 팥소가 활성화되어, 체온을 되찾을 수가 있다.

 말하자면, 식량확보가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어느 숲에는 작은 무리가 있다.

 우두머리인 파츄리가 다스리는, 모두 더해 30마리 정도의 규모이다. 이 파츄리는 원래 애완윳쿠리였기에, 제법 교육도 받아 나름대로 잘 다스리고 있다.

 겨울의 경이가 이미 바로 앞까지 왔을 무렵.

 이미 짧아진 해는 저물었고, 윳쿠리에겐 두려움의 대상인 밤이 찾아든다.

 문득, 어느 성체 윳쿠리 마리사가, 모자가 불룩한 채 뽀용뽀용 뛰어 무리로 돌아왔다.

 

[레이무… 다녀왔다구…]

 

 다른 윳쿠리들은 이미 월동생활을 시작했는데, 이 마리사는 사냥을 나가고 있다.

 집 앞의 허술한 결계를 치우고, 안으로 들어간다.

 틈새로 바람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공들여 결계를 구축한다. 이파리나, 자신의 무기인 나뭇가지를 사용해서.

 

[늦다구! 뭘 하고 있었던 거야!? 레이무는 배가 고프다구!? 어째서 빨리 밥을 가져오지 않는 거야!? 바보인 거야!? 죽을 거야!?]

[느으…]

 

 마리사의 짝인 레이무는, 굉장히 뚱뚱한 레이무이다.

 성체에 농구공 크기인 마리사보다도, 배는 크다.

 그런 짝의 무서운 기세에, 마리사는 몸을 움츠렸다.

 그리고 황급히 모자를 벗어서, 오늘의 수확물을 눈앞에 내놓는다.

 

[느! 마리사는 열심히 했다구! 잔뜩 모아왔다구!]

 

 이 겨울이라는 계절에, 윳쿠리가 먹을 수 있는 건 거의 없다.

 하지만, 이 윳쿠리마리사는 굉장히 우수했다.

 대부분의 식물과 벌레가 사멸했지만, 경이적인 감각으로 먹이를 계속 모은 것이다.

 눈앞에 있는 식량의 양은, 일주일을 버티기에 충분할 정도였다.

 

[하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이게 자아아안뜨으으으으으으으으으윽!? 마리사는 머리가 이상하 거 아냐!? 응? 이건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이 딴 거 레이무의 아침밥도 못 되잖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그에 대해 레이무는 버럭 화를 냈다.

 

[마리사가 월동용 식량은 건드리지 말라고 했잖아아아아아아아아!? 그래서 필사적으로 참고 있다구우우우우우우우!? 하루 종일 아무것도 못 먹었다구우우우우우우우!? 그런데!

그런데! 고작 요만큼으로 때우라는 거야아아아아아아아아!?]

[느… 이, 이 정도 있으면 한동안은 느긋할 수 있다구…?]

[느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무슨 소리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무능한 마리사는 죽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레이무는 마리사를 몸통박치기로 날려 버렸다.

 운동능력이 뛰어난 사냥의 명수라 해도, 짝이 갑자기 기습을 하면 대응할 수 없었다.

 어떻게 하지도 못하고 얻어맞고 날아간 마리사는 집 안의 벽에 부딪혀, 축 늘어졌다.

 

[느겍… 레이무…]

[우-걱우-걱! 대충, 그럭저럭-! 뭐야?]

[느아아아아아아! 마리사 거어어어어언!?]

 

 단 한 번의 레이무의 우-걱우-걱에, 일주일 분의 식량이 사라졌다.

 최근 3일간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사냥을 해온 마리사는 절규한다.

 하지만, 레이무의 목소리는 냉담하기만 했다.

 

[에? 마리사… 무슨 말을 하는 거야…? 혹시 미쳐버린 거야…?]

[느?]

[고작 요만큼 밥을 가져온 건, 마리사 책임이잖아…? 마리사가, 나쁜 거잖아? 마리사가 무능해서, 이렇게 된 거잖아? 그런데 어떻게 마리사한테 우-걱우-걱 할 권리가 있다는 거야? 응? 레이무가 뭔가 잘못된 말을 하고 있어?]

[……느으……]

[알겠다. 마리사한텐, 노력이 부족한 거라구. 좀 더 노력하고 싶어지도록 해준다구.]

[느…? 느? 느? 뭐, 뭐냐구? 왜 그러냐구, 레이무?]

[상쾌-! 하자구!]

[느에에에에에!? 무리! 무리라구, 레이무! 지금 아가야가 생기면 월동을 할 수 없게 된다구!?]

[아가야가 생기면, 마리사도 의욕이 생기잖아?]

[그, 그럴 수가…]

[뭣보다 레이무가 느긋할 수 있다구! 마리사한텐 싫다고 할 권리 따윈 없잖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느 느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이렇게, 마리사의 바라지 않는 생식행위가 시작되었다.

 겨울에 아이를 만든다는 것은, 최악의 자살행위이다. 머리가 좋은 마리사는 물론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월동에 필요한 식량이, 더 많이 필요하게 되는 것이다. 안 그래도 양이 적은데, 아이가 생기면 분명 월동을 하기엔 부족해진다.

 마리사는 필사적으로 저항했다.

 레이무를 지키기 위해서.

 하지만, 체격에 눌려, 마리사는 결국 레이무를 떨쳐내지 못했다.

 일방적인, 레이무가 쾌감을 얻기 위해서일 뿐인, 최악의 행위를.

 

[상쾌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

[상쾌에………]

 

 꾸물꾸물, 상쾌를 마친 몸에 줄기가 돋아난다.

 줄기가 돋아난 것은……… 마리사 쪽이었다.

 마리사는 생명활동에 위기를 느낄 정도의 탈력감를 느꼈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 워째셔… 워째셔이런일이이이이이이이!? 아가야를 낳는 건 레이무 쪽 아니었어어어어어어어어!?]

[느?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아가야를 낳는 건 피곤한 일이잖아? 피곤해지는 일은 마리사가 할일이잖아!?]

[느…]

[그리고, 마리사의 마무마무씨, 전혀 기분 좋지 않았다구. 반성하라구!]

[………]

 

 몸도 마음도 엉망진창이 돼버린 마리사였지만, 머리를 필사적으로 굴려 살아남을 방법을 생각한다.

 레이무와 아가야를 살리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일.

 그것은, 레이무에게 사냥방법을 가르치는 것이다.

 이제 마리사는 사냥을 나갈 수 없다.

 월동용 식량은, 애초에 두 마리가 먹기에도 충분치 못했다.

 누군가가 사냥을 나갈 필요가 있다.

 

……… 마리사는 결의를 다졌다.

 

 성체 두 마리가 월동할 만큼 식량이 모여있진 않지만, 레이무와 아가야가 월동에 성공하도록 만들 최후의 수단은 있다.

 마리사가 죽지 않을 한계까지 줄기로 아가야한테 영양분을 넘겨주고, 아가야를 낳은 다음에 <자, 드세요>를 한다. 그렇게 하면, 어떻게든 레이무와 아가야가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안전권에 들어갈 때까지 식량을 모으지 않으면 안 된다.

 

[레이무… 느긋하게 들으라구…]

[뭐?]

[이제 마리사는 사냥을 나갈 수 없다구… 그러니까…]

[하? 무슨 소릴 하는 거야?]

[느?]

 

 마리사는, 레이무를 올려다본다.

 올려다보는 시야에 줄기에 맺힌 아가야가 보인다.

 그 너머로 레이무는, 무서울 정도로 차가운 눈빛을 보내고 있다.

 

[내일부턴 아가야가 먹을 분량까지 제대로 사냥을 해오라구.]

[무슨, 말, 이야?]

[마리사는… 정말로 머리가 나쁘네… 

밥을 가져오는 거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언!

마리사가 할일이잖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느? 느으으으으으으으!? 무리라구! 아가야가 있다구!?]

[그래서 뭐? 아, 그리고 사냥하다가 아가야가 죽기라도 한다면 제재할 거니까, 그렇게 알라구!]

[………]

[레이무는 이제 느긋하게 잘 거라구! 이제 말 걸지 말라구!]

 

 말을 걸 기력조차, 마리사에겐 없다.

 찌부러진 것처럼 마리사는 몸을 납작하게 하고, 오열했다.

 자신의 몸에서 빨려나가는 생명을 느끼며, 마리사는 필사적으로 생각했다.

 아가야와 레이무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을.

 

 

 

 

*************************************************************

 

 

 

 

 

[흐응, 그런 거냐…]

 

 마리사는, 인간의 마을에 와있었다.

 무리의 규칙으로는, 인간에게 접근하면 안 되게 되어있다. 하지만, 이미 인간에게 의지하는 것밖에 방법이 없었다.

 죽을 것 같은 몸을 이끌고 인간이 있는 곳까지 온 것은 기적적이었고, 그러면서도 아가야는 한 마리도 잃지 않았다는 것도 기적적이다.

 운 좋게 인간을 만나고, 그 인간이 마리사의 이야기까지 들어준 것도 기적적이다.

 

[짝이랑 아가야를 위해서라.]

 

 지금, 마리사는 어느 마을사람의 집, 마루에 있다.

 태양은 아직 높이 떠있다.

 햇빛은, 마리사의 마음을 치유해 준다.

 

[알았다! 너의 그 의기에 감동했다! 남아있는 야채를 줄게!]

[정말로!? 고맙습니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이것 참. 마리사는 대단하구나. 다친 짝을 대신해서 임신한 몸으로 사냥까지 하고, 이런 데까지 오다니, 평범한 윳쿠리는 불가능한 일이야.]

[…느… 그 정도는 아니라구…]

 

 약간 말을 얼버무리며 마리사는 겸손하게 말했다.

 마리사는 인간에게 거짓말을 했다.

 월동을 위해서 사냥을 하던 짝이 다쳐서, 임신 중이던 마리사가 사냥을 하고 있다고. 하지만, 아무리 해도 식량이 부족해서 인간에게 도움을 요청하러 왔다고.

 인간은 그걸 듣고 감동해서, 마리사를 마루까지 초대한 것이다.

 

[좋아. 그 전에 먼저 너한테 밥을 줄게. 보아하니 몸이 너덜너덜한데, 그대론 돌아가기 힘들겠지?]

[고, 고맙습니다아아아아아!]

[잠깐 기다려… 자, 윳쿠리푸드다. 먹어.]

[잘먹겠습니다! 우-걱우-걱! 해, 해앵보~ ……느…]

 

 인간은 흔쾌히, 마리사에게 윳쿠리용 식량을 주었다.

 마리사는 그것을, 눈물을 흘리며 먹는다.

 하지만, 갑자기 먹는 걸 멈췄다.

 

[왜 그래?]

[저, 저기. 미안합니다. 먹는 도중에 <행복-!> 이라고 하는 건, 인간씨가 싫어하지…?]

[얼래. 야생이면서, 그런 걸 알고 있는 거야?]

[대장인 파츄리가 예전에 애완윳쿠리였다구. 그래서 조금 들은 적이 있다구…]

[헤에! 그건 그냥 슬쩍 들은 거지? 그런데 잘도 기억하고 있구나.]

[느느…! 마리사는 한 번 들은 건 잊어버리지 않는다구!]

[그거 대단한데.]

 

 그런 얘기를 하면서, 인간은 마리사의 줄기에 눈길을 준다.

 

[그건 그렇고, 정말 기운차 보이는 아가야네!]

 

 마리사는 그걸 듣고 시선을 위로 올린다.

 맺혀 있는 것은, 다섯 마리. 그 모두가 레이무종이다.

 마리사종 아가야는, 한 마리도 없다.

 약간 아쉬웠지만, 마리사는 그 아가야들에게 모성을 가지고 있다.

 자신의 생명을 빨아들인 덕인지, 고작 하룻밤 사이 열매윳쿠리는 개체구분이 가능할 정도로 성장한 것이다.

 빠르면 오늘 밤이라도 태어날지도 모른다.

 마리사도 밥을 먹게 돼서, 출산을 대비할 정도의 체력을 회복했다.

 아이보기를 레이무에게 맡기면, 다시 내일부턴 사냥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좋아. 아가야한테도 특별히 밥을 줄게!]

[느? 괜찮은 거야?!]

[잠깐만 기다려~.]

 

 기뻐하는 마리사를 보고, 인간은 잠깐 자리를 비웠다.

 그리고, 손에 스포이드와 컵을 들고 돌아왔다.

 

[차례대로 줄게.]

[고마워! 고마워, 오빠!!]

[자~아, 달콤달콤이다~!]

 

 인간은 열매윳쿠리의 입에 스포이드 끝부분을 갖다 댄다. 

 아직 말할 수는 없지만, 열매윳쿠리는 <달콤달콤>에 반응해 입을 연다.

 인간이 스포이드로 액체를 흘려넣어, 열매윳쿠리에게 밥을 준다.

 

[~~~~~!]

 

 그러자, 열매윳쿠리는 굉장히 느긋한 표정을 지으며, 기쁨시시를 지린다.

 그런 아가야의 느긋한 모습을 보며, 마리사는 감동에 몸을 떨었다.

 최근엔 전혀 느긋할 수 없었지만, 지금 윳생에서 최고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느긋함을 느끼고 있다.

 그러다 갑자기 당황하며, 아가야의 시시를 자신의 모자로 받았다.

 모자는 소중하지만, 이렇게 큰 은혜를 베풀어준 인간에게 폐를 끼칠 수는 없었다.

 아가야 밑으로 모자를 대고, 마루가 더러워지지 않도록 한다. 

 그런 모습을 보며, 인간은 쓴웃음을 지었다.

 

[자. 다음은 너다~.]

 

 인간은 차례대로 열매윳 레이무에게 액체를 주었다.

 다섯 마리 모두 그걸 먹은 뒤, 인간은 감격하고 있는 마리사에게 말했다.

 

[좀 더 먹여줘도 괜찮겠냐?]

[느으으으으!? 고맙습니다아!! 잠뜩 꿀-꺽꿀-꺽 하게 해주세요!!]

[오케~이.]

 

 자신의 아가야가 느긋하게 있는 모습을 보는 것은, 이 이상 없을 정도의 행복이었다. 

 인간이 아가야를 꿀-꺽꿀-꺽하게 해주면서, 뭔가를 중얼거렸다.

 하지만, 느긋해지는 아가야를 보는 데 정신이 팔려, 마리사는 전혀 듣지 못했다.

 그리고, 인간은 느긋한 야채를 모자에 채워넣어 주었다.

 

[고맙습니다아아아아아아아아아! 이 은혜는 절대로 잊지 않겠습니다아아아아아아아아!]

 

 이렇게 해서, 마리사는 자기 집으로 돌아갔다.

 마리사는 <은혜를 갚겠다>고는 말하지 않았다.

 가족을 위해 목숨을 버릴 각오를 했기 때문이었다.

 대신, 마리사는 몇 번이나 반복해서 머리를 숙였다.

 인간은 계속, 마리사를 바라보고 있었다.

 

 

 거리가 멀어, 인간이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는 보이지 않았다.

 

 

 

 

 

**************************************************************************

 

 

 

 

 

 마리사가 집에 돌아왔을 때, 레이무는 낮잠을 자고 있었다.

 어떻게 겨우 태양이 떠있는 사이에, 아가야를 한 마리도 잃지 않고 돌아올 수 있었다.

 팥소가 상당히 얼어붙었지만, 죽을 정도는 아니다.

 마리사의 귀가를 알아차렸는지, 레이무는 몸을 일으켰다.

 

[느~응. 마리사아? 밥은 가져왔어어?]

[느! 인간씨한테서 야채씨를 받았다구! 이제 겨울을 날 수 있다구!]

[느느!? 야채씨!? 빨리 레이무가 우-걱우-걱 하게 해달라구!?]

[안 된다구! 이건 월동용 밥이라구!]

[느…?]

 

 레이무는 벌떡 일어나 마리사한테 달려들었지만, 강하게 나갈 수는 없었다.

 아가야가 굉장히 느긋한 표정을 짓고 있었기 때문이다.

 레이무는 이 무능한 마리사는 싫었지만, 귀여운 레이무종 아가야를 잔뜩 임신한 것만은 칭찬해 줘도 되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원래대로라면, 마리사가 기운을 차린 걸 약삭빠르게 눈치채고, 오면서 중간에 야채를 멋대로 먹은 거냐고 화를 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분노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아가야가 사랑스러웠다.

 

[느! 아가야가!]

 

 그런 레이무의 사랑을 느낀 것인지, 갑자기 아가야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흔-들흔-들, 하고 열심히 몸을 흔들며, 줄기에서 떨어져 나오려 하고 있다.

 마리사는 허둥지둥 자신의 모자를 아가야 아래에 받쳤다. 시시 냄새가 배진 않았을지 걱정했지만, 아기윳의 시시라서 그런지, 냄새가 나진 않는다.

 

[느긋하게 태어나라구…!]

 

 마리사와 레이무는, 굉장히 느긋한 얼굴로 출산의 순간을 지켜보고 있다.

 그리고 드디어, 때가 되었다.

 

 뚜둑!

 

 줄기에서 한 마리의 레이무가 모자 위로 떨어졌다.

 그리고 부들부들 몸을 떨기 시작했다.

 마리사와 레이무는 진지한 얼굴로 아가야를 지켜보고 있다.

 

[느… 느그짜게 이쯔랴규!]

[아가야! 느긋하게 있으라구! 느, 느느~응! 아가야 굉장히 느긋하다구우우우우우우우우! 역시나 레이무의 아가야라구!]

[느. 아가야. 느긋하게 있으라구! 자! 엄마랑 부-비부-비 하자구!]

[마리사! 아가야랑 부-비부-비하는 건 레이무가 먼저라구!]

[느… 느긋하게 이해했다구…]

[느? 아뺘량 뷰-비뷰-비 하눈고야?]

[아가야. 레이무가 엄마야라구. 마리사는 아빠라구.]

[느? 느그짜게 이해해짜규! 엄먀 뷰-비뷰-비 하계 해댤랴규!]

[물론이라구! 부-비부-비! 느느~응! 아가야는 굉장히 느긋하다구우우우우우!]

 

 마리사는 부러운 듯이 아가야랑 부-비부-비를 하고 있는 레이무를 보고, 다음으로 태어나는 아가야를 지켜보고 있다.

 무사히 다섯 마리 모두가 태어났다.

 

[자아, 다들! 엄마랑 부-비부-비 하자구!]

[뷰-비뷰-비!]

[엄먀 따뜨짜네!]

[느으!]

 

 레이무가 모든 아가야를 데려가서, 부-비부-비를 하고 있다.

 마리사는 그걸 바라보며, 댕기머리로 자기 몸에서 돋아나 있는 줄기를 뜯어냈다.

 그리고 그걸, 지면에 내려놓았다.

 

[자! 아가야들의 밥이라구!]

[느! 뱝이댜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레이뮤 배고쁘댜규!]

[느그짜게 먹눈다규!]

[으으…]

 

 아가야를 빼앗기고, 레이무는 꿍한 얼굴을 한다.

 하지만, 곧 행복을 떠올린다.

 레이무도 태어났을 때, 처음으로 자신이 맺혀 있던 줄기를 먹었다.

 줄기는, 레이무가 살아오며 먹어본 유일한 달콤달콤이다.

 그 때의 행복한 기분은,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자아! 느긋하게 줄기씨를 먹으라구!]

[느와~이! 줄기찌 쟐머께씀미댜!]

 

 아가야가 줄기를 먹고 느긋하게 있는 모습을 보면, 굉장히 느긋할 수 있을 것이다.

 레이무는 싱글싱글 웃으며 아가야를 바라본다.

 아기윳은 줄기를 물어뜯는다.

 

[우-격우-격………느게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

 

 다섯 마리의 절규가 울려퍼진다.

 레이무가 예상하고 있던, 느긋한 표정이 아니다.

 이 세상 것이 아닌 듯한, 고통에 가득 찬 표정.

 

[느게에에에! 맛업써어어어어어어! 이거 독 드러써!]

[느게에에… 느게에에에!]

 

 먹은 줄기뿐만 아니라, 자신의 내용물까지 토하기 시작했다.

 레이무는 당황하며 몸을 흔든다.

 

[왜 그러냐구!? 응? 왜 그러냐구, 아가야!?]

[느게에… 맛업따그… 줄기찌, 맛업따그으으으!]

[줄기씨가 맛없어? 그럴 리가…]

 

 레이무는 확인하기 위해 줄기를 조금 뜯어먹는다.

 

[우-걱우-걱… 마시써! 이거 마싯써어어어어! 장~난아니네에! 우-걱우-걱! 해애애애애앵보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옥!]

 

 그리고, 고통스러워하는 아가야들을 제쳐놓고 줄기를 먹어치우기 시작한다.

 그 사이 마리사는 아가야들을 할-짝할-짝 해준다.

 

[느긋해지라구! 느긋해지라구! 팥소씨 토하면 안 된다구!]

[아뺘…]

[느느… 아가야들한테 뭔가 먹여주지 않으면… 줄기씨는… 느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후~. 줄기씨 맛있었다구!]

[워, 워째서 레이무가 줄기씨를 먹은 거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느? 느? 느느? 마, 마리사? 왜 그러냐구?]

[줄기씨가 없어버리면 아가야들 먹을 게 없게 되잖아아아아아아아아아!?]

[느으…]

 

 마리사의 호통소리에, 역시나 이건 좀 난감하다고 생각한 레이무가 아주 조금 풀이 죽었다.

 하지만, 마리사는 이미 레이무 쪽은 쳐다보지도 않고, 주변을 둘러본다.

 

[야채씨는 딱딱해서 아가야들이 못 먹는다구…! 그치만 마리사가 씹어주면!]

 

 마리사는 인간에게서 받아온 야채, 당근을 물었다.

 그리고 깨물어서 작은 조각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그러자, 레이무가 소리를 질렀다.

 

[느하아아아아아아!? 마리사!? 왜 멋대로 야채씨를 몰래 처먹는 거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 그건 레이무 거잖아아아아아아아아!? 도둑질을 하는 게스는 느긋하게 죽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레이무는 살의를 가지고 마리사에게 뛰어들었다.

 평소대로라면, 마리사는 아무 반항도 못해보고 뭉개져 죽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마리사는 체력도 회복되어 있고, 기력도 한계까지 차올라 있다.

 

[게스는 너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마리사는 입에서 당근을 사방으로 흘리면서, 정면으로 레이무에게 몸통박치기를 했다.

 자신보다 배는 큰 레이무의 몸통박치기.

 그것을 마리사는, 전력을 다해 받아쳤다.

 

[느갸아아아아!]

 

 레이무는 기세 좋게 날아가고, 벽에 격돌한다.

 느껴지는 고통은, 실제 받은 데미지 이상이었다.

 사실 움직이는 데 지장은 없는 정도다.

 하지만, 레이무에겐 너무도 고통스러워서, 한 걸음도 움직일 수가 없었다.

 

[느기이이이이! 노예 주제에에에에에에에!]

 

 위세 좋게 소리지르지만, 몸은 한 걸음도 움직일 수 없다.

 마리사는 그걸 차가운 눈빛으로 한 번 흘깃 쳐다보고, 잘게 씹은 당근을 다시 입에 머금었다.

 그리고, 축 늘어져 있는 아가야에게 입으로 먹여준다.

 

[느긋하게 우-걱우-걱하라구.]

[우-격우-격… 느게에에! 마덥써어어!]

 

 실패였다.

 마리사는 서둘러서, 다른 먹일 만한 야채가 없는지 물색한다.

 

[늣… 늣… 늣… 늣…]

 

 아가야는, 이미 죽음의 카운트다운을 시작했다.

 작게 경련을 일으키는 걸 보고, 마리사도 조금씩 몸을 떤다.

 다른 아가야들도, 축 늘어져 있다.

 이미, 여러 종류 있는 야채로 시험해 볼 시간은 없다.

 

[………]

 

 마리사는 각오를 다졌다.

 서둘러 집 입구까지 가서, 결계 치는 데 사용한 나뭇가지를 댕기머리로 잡는다.

 그리고 아가야가 있는 곳까지 돌아와서, 싱긋 미소를 지었다.

 

 푸욱!

 

 마리사는 나뭇가지로 자신의 뺨을 찔렀다.

 그 다음 나뭇가지를 저어서, 팥소를 끄집어낸다.

 그리고 그것을 입에 머금고, 경련을 일으키고 있는 아가야 입에 넣어준다.

 

[………]

 

 아무 말 없이 마리사는 아가야에게서 떨어졌다. 

 그러자, 아기윳은 몸을 부들부들 떨고.

 

[느부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

 

 분수처럼, 팥소를 입으로 토해냈다.

 그리고, 단말마를 남긴 틈도 없이, 내용물의 대부분을 토해내고 죽었다.

 마리사는, 댕기머리로 잡고 있던 나뭇가지를 떨어뜨렸다.

 

[아, 아가야…?]

[주거…!]

 

 당황할 틈도 없이, 그 말에 놀랐다.

 마리사는 시선을 돌렸고, 몸이 경직됐다.

 원망하는 목소리를 낸 것은, 레이무가 아닌, 남아있는 네 마리의 아가야들이었다.

 

[주거…! 맛엄는 걸 머겨서… 레이뮤를 주기려거 하눈 아뺘눈 주거어!]

[언뉘, 아뺘 팥써 먹꺼 주거따규?]

[아뺘 팥써눈 맛엄눈 거라규!]

[느그따지 멋탄 아뺘눈 주거어!]

 

 마리사는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그리고, 강렬한 충격을 느꼈다.

 기세 좋게 몸이 날아가고, 몸이 벽에 부딪혀서, 팥소가 상처에서 흘러나온다.

 그리고 10초 정도 사고가 정지해 있다가, 겨우, 자신은 레이무에게 몸통박치기를 당했다는 걸 깨달았다.

 

[늣헴! 쓰레기노예 마리사는, 이 최 ! 강 ! 인 레이무가 제재했다구! 아가야들, 이제 괜찮다구!]

[쯔레기너에…?]

[느! 역찌 저건 아뺘가 아니었떤 거녜!]

[그렇다구! 저 마리사는 아가야들을 속였다구!]

[느가아아아! 주거어어어어! 레이뮤량 자먜드를 속인 노에눈 주거어어어어어어!]

 

 아기윳쿠리들은, 확실히 레이무의 팥소를 이어받은 듯하다.

 자신을 향하는 증오와 모멸의 시선에, 마리사는 온몸에 힘이 빠졌다.

 이미, 마리사는 잃을 것이 없었다.

 짝인 레이무의 애정도, 자긍심도, 힘도 없다.

 팥소가 맛없단 소리를 들은 이상, 드세요를 할 수도 없다.

 할 수 있는 건, 이제 없다.

 

 마리사는 몸이 타들어가는 것 같은 분함을 느끼며, 천천히, 눈을 감았다.

 

 

 

 

 

*****************************************************************************

 

 

 

 

 

 수상쩍다고 하면 처음부터 모든 게 수상쩍었다.

 우선, 윳쿠리가 이런 시기에 인간이 사는 곳까지 온 것. 지금까지 윳쿠리는 마을에는 절대로 오지 않았다.

 그래서, 본 것만으로도 놀랐다. 무엇보다, 지금은 윳쿠리가 월동에 들어갔을 시기일 것이다.

 그런데도, 윳쿠리가 왔다.

 게다가, 머리에 줄기가 돋아난 마리사종이다. 놀라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다.

 게다가, 마리사는 인간에게 결코 고압적인 언동을 보이지 않고, 어디까지나 야생의 범위 안에서지만 순종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리고 마리사의 얘기를 듣고, 다시 놀랐다.

 

 마리사는, 사냥을 하던 짝이 다쳤다고 말했다.

 머리에는 다섯 마리의 레이무종이 맺혀있었기에, 짝은 레이무일 것이다.

 이 시점에서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확신했다.

 보통은, 레이무가 임신을 하고, 마리사가 사냥을 할 터이다.

 그 반대로 있을 수는 있겠지만, 머리에 아기윳을 달고 마을까지 내려오다니, 평범한 윳쿠리가 할 수 있는 재주가 아니다.

 분명, 평소에도 마리사가 사냥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이렇게 구걸을 하러 왔다는 것은, 대충 그 사정을 짐작하게 해준다.

 

 나는, 예전에 윳쿠리를 기르고 있었다.

 예전이라곤 해도, 2, 3개월 정도 전이다.

 이 윳쿠리는 수명이 다해 죽었지만, 다행히도 윳쿠리푸드가 남아있다.

 마리사에겐 그 윳쿠리푸드를 주기로 했다.

 자기 생명을 바쳐서라도 가족의 생명을 지키려 하는 마리사에게 경의를 표하는 것이니, 나쁠 건 없다.

 마리사는, 다행히도, 윳쿠리푸드라는 것에 의문을 품지 않았다.

 덕분에, 계획을 실행할 수 있었다.

 

 나는 열매윳쿠리 레이무에게, 설탕물을 스포이드로 먹여주었다.

 이 설탕물은 다량의 당분을 품고 있어서, 윳쿠리에겐 엄청난 미식이다.

 반대로, 열매윳쿠리에게 먹여주면, 극약이 되기도 한다.

 

[자~, 확실하게 입맛을 높이고 가라구!]

 

 내가 중얼거리는 소리는, 마리사에겐 들리지 않은 모양이다.

 그렇다. 나는 열매윳쿠리가 입맛을 높여버리도록 만들어서, 야채는 물론 줄기조차 먹을 수 없는 상태로 만들자고 생각한 것이다.

 십중팔구, 마리사의 짝인 레이무는, 흔히 말하는 <데이부>일 것이다.

 그 팥소를 이어받은 이 새끼들도, 분명 게스기질을 이어받았다.

 데이부 따위에게 죽기에는, 눈앞의 이 마리사는 너무도 훌륭했다. 

 그래서 나는, 아기윳과 데이부를 말살하기로 결심했다.

 

[고맙습니다아아아아아아아아아! 이 은혜는 절대로 잊지 않겠습니다아아아아아아아아!]

 

 그렇게 몇 번이고 감사의 말을 하는 마리사를 배웅하는 척하며, 나는 마리사의 뒤를 밟았다.

 추운 날씨라 제대로 방한대비를 하고, 삽을 들고 갔다.

 마리사는 열매윳쿠리를 신경쓰느라, 미행하는 나를 전혀 눈치채지 못한 듯했다.

 

 놀랍게도, 마리사의 무리는 상당히 거리가 떨어져 있었다.

 게다가, 길도 상당히 안 좋다.

 열매윳쿠리를 한 마리도 떨어뜨리지 않고, 나름 괜찮은 페이스로 달리는 마리사는 역시나, 상당히 우수한 개체인 듯하다.

 

 둥지 안으로 돌아간 마리사를 관찰하기 위해, <결계> 틈으로 내부를 들여다 본다.

 그리고, 재밌게도 계획은 성공이었다.

 

[자, 거기까지다.]

 

 내가 둥지에 개입한 것은, 덩치 큰 데이부에게 마리사가 얻어맞고 날아갔을 즈음이다.

 나는 안으로 손을 뻗어 마리사를 둥지 밖으로 끄집어냈다. 

 

[워, 워째셔인간시가인는거아아아아아아아아!?]

 

 데이부가 뭐라 소리 지르지만, 그 딴 건 아무래도 상관 없다.

 마리사는, 뺨에서 팥소를 질질 흘리고 있다.

 게다가, 이미, 눈이 죽어있다.

 나는 자신의 계획이 실은 실패했다는 것을 이 때 깨달았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마리사는 자신의 가족을 너무도 사랑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배신 당한 마리사는 살아갈 힘을 잃어버렸다.

 

[칫!]

 

 서둘러 마리사를 들고, 집으로 돌아가려 한다.

 치료한다면, 아직은 타이밍이 맞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전에 해야 할 일은 해두지 않으면 안 된다.

 나는 다시 둥지 안으로 손을 뻗어, 마리사의 모자와 내가 주었던 야채를 끄집어냈다.

 

[느가아아아아아아아아! 그건 레이무의 야채씨다아아아아아아아아아! 내놔아아아아아아아!]

 

 어차피 이 야채는 이미 먹을 수 없다.

 나는 야채를 밖에 흩뿌렸다. 

 그리고, 결계도 흔적도 없이 파괴한다.

 할일은 이 정도면 됐다.

 그보다도, 마리사의 생명이 급선무다.

 

 나는, 뒤돌아보지도 않고 내리 달렸다.

 달리면서, 3개월 전에 죽은 윳쿠리마리사를 떠올렸다.

 하지만 곧, 품에 안고 있는 마리사의 감각밖에 느껴지지 않았다.

 

 

 

 

 

***********************************************************************************

 

 

 

 

 

 우선 레이무가 하려 했던 것은 야채를 다시 가지고 들어오기 위해 밖으로 나가는 것이었다.

 최근엔 전혀 밖에 나가지 않고 먹고 자기만 해서, 입구가 좁게 느껴졌다.

 하지만, 억지로 밖으로 나갔다.

 

 휘잉, 하고 바람이 분다.

 

 레이무는 우스울 정도로 몸을 떨며, 절규했다.

 

[추, 추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죽을꺼가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그렇다. 바깥 기온은 윳쿠리의 내구한계를 넘어서 있었다.

 그런 환경에서 모자 가득 식량을 모아온 마리사는, <슈퍼>라고 이름 앞에 붙여줘도 좋을 정도의 마리사였다.

 물론, 데이부는 그런 환경을 견디지 못한다.

 레이무는 곧바로 야채를 포기했다.

 그리고 둥지 안에 서둘러 돌아왔다.

 

[워째셔 바람시가 드러어는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하지만, 결계가 파괴된 이상 바람이 봐줄 것 없다는 식으로 둥지 안으로 밀려들어온다. 

 마리사가 잠자는 시간까지 줄여가며, 자기 목숨을 바쳐 만들어준 이파리침대가 둥지 밖으로 바람에 휩쓸려 날아간다.

 

[느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레이무의 침대씨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둥지 바깥으로 나가려는 생각은 하지도 않았다.

 레이무는 그저 소리지를 뿐.

 물론, 추위에 몸을 떠는 건 레이무만이 아니다.

 

[엄먀아아아아아! 츠어어어어어어어!]

 

 안 그래도 죽음의 위기상황인데, 몸이 약한 아기윳쿠리라면 어떻게 될까.

 당연하게도, 죽기 일보직전 상태다.

 네 마리 중, 한 마리는 이미 경련을 일으키고 있다.

 레이무는 큰소리를 질렀다.

 

[다들 모이라구! 부-비부-비 하자구!]

 

 아기윳쿠리가 꿈지럭꿈지럭 레이무에게 접근한다.

 하지만, 한 마리는 경련을 일으키며 [늣]하는 소리를 낼 뿐, 움직이지 않는다.

 레이무는 그 아가야를 포기했다.

 레이무가 움직여 아가야에게 다가갈 생각은 하지 않는다. 왜냐면, 지치니까.

 결계를 고칠 생각도 하지 않는다. 왜냐면, 추우니까.

 

[자! 아가야들은 엄마한테 부-비부-비 하라구!]

 

 아기윳쿠리들은 얼마 있지도 않은 체력으로, 엄마에게 부-비부-비를 한다.

 그 빈약한 부-비부-비에, 레이무는 화가 나 소리쳤다.

 

[그런 부-비부-비로는 엄마가 따뜻해지지 않는다구! 좀 더 열심히 하라구!]

[…엄먀… 배거파…]

[너예는 어디 가쪄… 뺠리 레이뮤룰 느그짜게 하랴규…]

 

 이미 아기윳쿠리에겐 레이무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레이무는 그런 버릇없는 아기윳쿠리들에게 분노의 표정을 지었다.

 참고로, 경련을 일으키고 있던 아기윳쿠리의 생명활동은 이미 정지했다.

 

[느으으으으으으으으으! 움직여어어어어어어! 부-비부-비 하라고오오오오오오오오오! 엄마를 따뜻하게 하라고오오오오오오오오오! 결계를 쳐어어어어어어어어어! 달콤달콤 가져와아아아아아아아아!]

[점 뎌, 느그쨔게 이꺼…]

[어째셔… 이런 무눙한 부머한톄셔 태어냔고야…]

[뭐가 어째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

[점 뎌, 댜정한 엄먀햔톄셔 태어냐쓰면…]

 

 뻔한 단말마에 한 마리, 특이한 단말마에 한 마리, 아기윳쿠리가 죽었다.

 하지만, 그 단말마가 신경을 거슬렀는지, 레이무는 미칠 듯 화가 나서 아기윳들의 사체를 때려 날려버렸다.

 아직 살아있는 한 마리의 아기윳쿠리까지 한꺼번에.

 

[느게에!]

[이놈이고 저놈이고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노예마리사아아아아아아아아! 냉큼 레이무를 따뜻하게 하라고오오오오오오오!]

[…너예 쩍이… 엄먀버다 더 나아따규…]

[하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게스 윳쿠리는 주거어어어어어어어!]

 

 움직이기 싫다는 생각보다, 살의가 더 강했다.

 뽀용 하고 뛰어올라, 뿌직 하고 아기윳쿠리를 밟아 뭉갰다.

 단말마를 말할 틈도 없었다.

 이렇게, 아기윳쿠리는 전멸했다.

 한 윳쿠리는 맛없는 것을 먹은 반동으로 토하며.

 한 윳쿠리는 추위에 방치돼서.

 한 윳쿠리는 죽을 때까지 엄마에게 부-비부-비를 강요당해서. 

 한 윳쿠리는 엄마가 화가 나서 밟아 뭉개버려서.

 태어나기 전에 최상급의 달콤달콤을 받아먹었을 때는, 장미빛 미래를 믿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고통에 얼룩진 윳생이었다.

 레이무에겐 아무래도 상관 없는 이야기지만.

 

[느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 몸을 움직였더니 배고파졌다구! 밥씨를 먹는다구!]

 

 레이무는 월동용의 식량을 먹기로 했다.

 그저, 먹을 수 있는 식량이 그것뿐이었다는 거지만.

 

[우-걱우-걱! 그럭저럭-!]

 

 마리사가 혼신의 힘을 다해 모아놓은 월동용 식량은, 그다지 충분한 양이 아니었다.

 이제, 이 둥지 안에 월동용 식량은 없다.

 물론, 이기윳의 사체가 있긴 하지만, 레이무에겐 간에 기별도 안 갈 것이다.

 

[우-걱우-걱 했더니 몸이 따끈따끈이라구! 느긋하게 잔다구!]

 

 레이무는 그렇게 선언하고 잠들었다.

 그 자는 얼굴은, 자신의 빛나는 윳생은 앞으로도 영원할 거라고 믿는 듯한 얼굴이었다.

 

 이렇게, 레이무가 죽을 때까지의, 지옥 같은 시간이 시작됐다.

 

 

 

 먼저, 레이무는 한 시간 정도 후에 강제적으로 잠에서 깼다.

 물리적인 충격에 일어난 게 아니다.

 

[추, 추워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워째셔이러케 추은 거아아아아아아아아아!? 잘 수가 없잖아아앙아아아아아아아아!!]

 

 식사에 의한 체온상승도 이제 없다.

 이렇게 되면, 다시 극한의 상황으로 되돌아올 수밖에 없다.

 

[워, 워째셔 결게씨가 부숴진거아아아아아아아아아!?]

 

 다시 재가동해서 여러 가지 프로세스가 초기화 돼버린 모양이다.

 레이무는 자신을 느긋하지 못하게 하는 모든 것에 분노를 쏟아냈다. 

 

[마리사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냉큼 결계를 고쳐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하지만, 마리사는 이미 없다.

 

[아가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 레이무를 따뜻하게 해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하지만, 아기윳쿠리는 이미 모두 죽었다.

 

[느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워째셔 월동용 밥이 업는 거아아아아아아아아아!]

 

 게다가 식량도 이미 남아있지 않다.

 이기윳쿠리를 먹으려고 해도, 이미 추위로 팥소가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싫더라도 레이무는 죽음을 향한 발소리를 듣게 되었다.

 

[죽어? 죽는 거야? 레이무 죽는 거야?]

 

 시야가 흐려지기 시작한다.

 중추팥소가, 생명활동을 포기하기 시작한다.

 

[느갸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레이무님은 이런 데서 죽어도 되는 윳쿠리가 아니라고오오오오오오오오오! 좀 더 먹고 싶어! 좀 더 상쾌하고 싶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달콤달콤 내놔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미윳쿠리 데려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 레이무를 느긋하지 못하게 하는 놈들은 다 죽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주거! 주거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뚝, 하고 레이무의 눈에 비치던 것이 없어졌다.

 이미 눈을 기능하게 할 에너지가 없는 것이다.

 

 ─어둡다구.

 ─너무도 어둡다구.

 

 눈앞이 시꺼멓게 변한다.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

 하지만, 마치 꿈을 꾸듯 지금까지 살아온 광경이 펼쳐진다.

 예전에 살던 윳쿠리플레이스에서 상쾌제한을 어겨서, 짝인 마리사와 아가야와 함께 쫓겨난 기억.

 짝인 마리사가 레미랴에게 잡아먹힌 기억.

 지금 살고 있는 윳쿠리플레이스에 도착했을 때의 기억.

 무리에서 가장 사냥을 잘하는 마리사를 발견한 기억.

 자신의 아가야를 사용해서, 마리사가 사고를 일으킨 것처럼 꾸민 기억.

 그걸 구실로 마리사와 결혼한 기억.

 분한 듯 자신을 바라보는 라이벌들을 깔보았던 기억.

 마리사에게 식량을 가져오게 하고 느긋할 수 있는 나날을 보낸 기억.

 그리고, 억울하게 죽어가는 지금.

 

 ─나쁘지 않다.

 ─레이무는 아무것도 나쁘지 않다.

 ─지금 레이무가 죽어가는 건 전부 마리사 탓이다.

 ─마리사 때문에 느긋하지 못한 거다.

 ─좀 더 먹고 싶다.

 ─좀 더 상쾌하고 싶다.

 ─좀 더… 느긋하게 있고 싶었다.

 

 

 

 

 

*************************************************************************************

 

 

 

 

 

[느늣! 오빠! 얼른 일어나라제!]

 

 마리사의 기분 좋은 목소리에 오늘도 하루가 시작된다.

 이미 시기상으론 봄일 텐데, 이상하게 춥다.

 

[5분만 더…]

[안! 된! 다제에에에에에에에!]

[우오오오!]

 

 마리사가 덮고 있던 이불을 걷어버린다.

 갑자기 엄습해오는 겨울의 명물인 추위.

 나는 자신도 모르게 벌떡 일어나 버렸다.

 그런 나를 바라보며 마리사가 씨익 웃었다.

 

[겨우 일어났다제… 매일매일, 마리사는 힘들다제.]

[아아, 그러십니까.]

[아 참, 아침밥 차려놨으니까, 얼른 먹으라제.]

 

 그렇게 말하며 방에서 나가는 마리사.

 사람이 덮고 있는 이불을 걷어 버리거나, 요리를 만들거나 할 수 있는 마리사는 흔하지 않다.

 이 마리사는 평범한 윳쿠리가 아니다.

 말하자면, 몸첨부 마리사이다.

 

[느! 오늘은 베이컨씨를 넣은 계란부침이다제!]

 

 우리집 식탁에서 당연한 듯 식사를 하는 마리사.

 그렇다. 이 마리사는 내가 주워온 마리사이다.

 주워온 마리사는, 한숨 자고난 뒤에 몸첨부가 된 것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마리사. 기억은 아직도 돌아오지 않는 거야?]

[전혀! 다제!]

 

 기억이 없어진 것이다. 팥소를 너무 흘려 쇼크를 일으킨 거라고 생각했지만, 좀 더 깊은 사정인 모양이다.

 원래 다제마리사도 아니었는데, 말투가 이렇게 변했다. 근본적인 부분이 변해 버린 듯했다. 다만, 여전히 유능하다는 점은 변하지 않았다.

 그래도, 내가 곤란한 건 없다. 몸첨부는 편리하기도 하고, 마리사에게도 그딴 기억은 없는 편이 나을 것이다.

 

[그러냐.]

 

 나는 그렇게 답하고, 앞에 놓인 베이컨에그에 손을 뻗었다.

 제대로 반숙으로 익혀져 있고, 절묘하게 간을 맞췄다.

 이 마리사는, 한 번 익힌 것은 절대로 잊어버리지 않는다. 한 번만 성공하면, 그 이후론 얼마든지 할 수 있게 되는 듯하다.

 계란프라이가 이 정도로 절묘하게 될 때까지 상당한 실패를 겪었지만.

 그러고 보니, 지금까지는 베이컨이 아니라 햄에그였다.

 

[왜 갑자기 베이컨으로 한 거야?]

[햄씨는 질렸다제!]

[입맛이 높아진 건가…?]

[느? 햄씨도 맛있지만…]

[윳쿠리는 맛있는 걸 계속 먹게 되면, 그보다 맛없는 건 못 먹게 된대.]

[그러냐제…?]

 

 마리사는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거리다가, 갑자기 손을 가슴에 얹었다.

 그리고 손을 쥐었다 폈다 하기 시작했다.

 

[왜 그래?]

[…윳쿠리도, 계속 똑같은 느긋함만 계속 느끼게 되면, 질려 버리는 걸까… 다제.]

[그럴지도.]

[어째서 마리사한텐, 손이나 발이 있는 거냐제? 평범한 윳쿠리로 있는 것에 질려서 그런 걸까다제.]

[언젠가는, 떠오르지 않을까?]

 

 나는 그렇게 말하며 베이컨을 입에 넣었다.

 왠지, 마음에 걸리는 게 있었다.

 마리사가 레이무에게 얻어맞고 모든 걸 잃었을 때, 마리사는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게 됐다.

 아마도, 마리사는 그 상황에서 본능적으로 살아남으려 했을 것이다. 무언가를 할 수 있도록, 하고.

 

[…마리사는 지금, 느긋해?]

[느긋하다제! 그… 뭐랄까, 오빠도, 있고…]

[응? 뭐라고?]

[아, 아무것도 아니다제!]

 

 마리사는 기세 좋게 베이컨에그를 먹기 시작했다.

 응, 분명 베이컨은 제법 잘 구워져 있다.

 햄보다 내 입맛이 잘 맞을지도 모른다.

 그러고 보니, 마리사는 햄에 질려서 베이컨으로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베이컨에 질리면 좀 더 맛있는 걸 만들어줄지도 모른다.

 나는 그런 기대를 하며, 마리사에게 말했다.

 

[확실하게 입맛을 높여가라구!]

 

 

 

- 끝

삽화 : Z아키


삽화 : 융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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