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그렇듯 오역이나 오타 지적은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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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신자들의 꿈
도토리 아키
후타바 만남 공원 근처 길가에 차 한 대가 멈춰 섰다.
낡은 연식의 스테이션 왜건으로, 차체의 빛바랜 흰색과는 대조적으로 옆면에 쓰인 '후타바시’라는 글자만은 새로 칠했는지 선명하게 떠올라 있었다. 그 차에서 한 남자가 내렸다.
머리에 흰 것이 섞이기 시작했지만, 몸의 움직임에서 젊음 특유의 열정을 아직 가슴에 품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그런 모습의 남자였다.
「아- 씨, 푹푹 찌네.」
남자는 높은 습도에 투덜거리며 굳은 몸을 풀 듯 가볍게 기지개를 켜며 걸어 차 뒤편으로 돌아가 트렁크를 열었다.
트렁크에는 흰색 아크릴판으로 만들어진 상자가 여러 개 쌓여 있었다.
그것들 하나하나의 옆면에는 후타바시의 시 문장과 상자 관리 번호, 그리고 후타바 시청 시민부 시민생활과 환경위생계라는 긴 부서명과 연락처 전화번호가 인쇄되어 있었다.
「영, 차.」
남자는 상자를 세로로 두 개 쌓고, 다시 그 위에 태블릿 단말기를 올려놓고 나서, 상자를 끌어내 들어 올렸다. 상자는 속이 비어 있어 무거운 것은 아니지만, 성체 윳쿠리 두 마리와 아성체 정도의 윳쿠리 한 마리까지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컸기에, 상자를 겹쳐 든 남자의 모습은 힘든 노동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오빠야, 느긋하게 있으라구!」
「어, 느긋하게 있어.」
공원에서 윳쿠리 한 마리가 나와 남자에게 환하게 인사를 건넨다. 몸이 둥글고 건강한 마리사종이었다.
밖에서 살기 때문에 발 씨는 조금 더럽지만, 그 외의 부분은 깨끗하다고는 할 수 없어도 어느 정도 유지되고 있어 생활에 여유가 있음을 엿볼 수 있다. 그 모자 씨에는 후타바시의 지역 윳쿠리임을 나타내는, 옅은 분홍색 바탕에 시 문장이 인쇄된 배지가 붙어 있었다.
「아가야들의 집 씨를 가져와 준거제?」
「어.」
「느긋! 느긋할 수 있는거제! 아, 오빠야, 기다려!」
윳쿠리의 걷는 속도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남자는 쑥쑥 공원으로 들어가 목적지까지 걸어간다.
마리사는 필사적인 얼굴로 뛰어 그것을 따라가려 하지만, 그 차이는 벌어질 뿐이었다.
「늣, 헥, 헉…… 느, 늣……」
마리사가 지역 윳쿠리의 거주지로 지정된 공원 구석, 그늘진 어둑한 장소에 도착했을 때, 남자는 이미 작업을 끝낸 상태였다.
작업이라고 해봐야 가져온 상자를 이미 몇 개 놓여 있던 상자 옆에 나란히 놓고 나서, 태블릿 단말기로 상자의 관리 번호와 공원의 관리 번호, 그리고 그 상자에 사는 윳쿠리의 배지 번호를 연결하는 정도였다.
「오빠, 헥…… 오빠, 느긋, 고마……」
「진정하고 말해도 괜찮아.」
개가 그러하듯 마리사는 입을 크게 벌리고 혀를 내밀어 숨 가쁘게 호흡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감사를 표하려는 마리사에게 남자는 아득히 높은 곳에서 말을 걸었다.
「헤-, 히-, 헤-……」
충분히 몇 분, 마리사가 숨을 고르는 동안 남자는 공원을 둘러보았다.
작은 공원이므로 그 장소에서 전경을 둘러볼 수 있다.
이 후타바 만남 공원에는 네 가족의 지역 윳쿠리가 있다.
눈앞에 있는, 공원 윳쿠리들을 대표하는 역할의 마리사와 레이무 부부, 앨리스와 마리사 부부, 레이무와 파츄리 부부, 묭과 레이무 부부. 그리고 그 아이들이 한 마리씩이다. 남자는 지역 윳쿠리들이 화단이나 잔디밭의 잡초를 뽑거나 공원 쓰레기를 줍는 등의 일을 하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늣, 늣! 느? 느-응…… 이거, 잡초 씨?」
「느-응…… 어떨까……」
「파츄리! 이거, 잡초 씨일까?」
잔디밭 위에서 레이무종 두 마리가 뽑으면 안 되는 풀의 샘플로서 천연잔디 잎을 하나 오른쪽 구레나룻에 들고 풀 뽑기를 하고 있다. 레이무들은 샘플을 가만히 보고 나서 땅바닥을 핥듯이 보며 잡초를 구별하고, 판단할 수 없는 것은 서로 상의하고, 그래도 판별할 수 없으면 아기 윳쿠리 돌보미 겸 교육 담당인 파츄리에게 묻고 있다.
「늣, 늣…… 느으…… 껌 씨는 떼기 힘든거제……」
대표 마리사와는 별개로 만남 공원에 또 한 마리 있는 마리사가 입에 금속 주걱을 물고 보도에 붙은 껌을 긁어내고 있다. 가끔 이빨을 신경 쓰듯 땋은 머리로 쓰다듬고 다시 금속 주걱을 문다. 다른 윳쿠리도 게으름을 피우지는 않는 듯했다.
조금 일하면 한숨 돌리고 꽃을 바라보거나 가볍게 수다를 떨며 휴식하는 면이 있지만, 윳쿠리 나름대로 진지하게 각자의 일에 임하고 있었다.
「오빠야, 고마운거제!」
「응? 어……」
마리사는 숨을 간신히 고르고는 환하게 얼굴을 빛내며 남자에게 감사를 표했다.
남자는 조금 말을 흐리듯 대답하고는 그 화제를 피하려는 듯 질문을 던졌다.
「어제 말했던 레이무는 어떻게 됐어?」
「느, 그건 옆집 레이무네 집의 아가야가───」
남자는 마리사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태블릿 단말기에 정보를 입력해 나간다.
그것은 평소의 루틴이었다. 지역 윳쿠리로부터 근황을 듣고 해결해야 할 문제를 찾아내는 일이다.
윳쿠리는 수다를 좋아하기 때문에 조금만 말을 걸어주면 기꺼이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윳쿠리의 이야기는 유아의 그것과 같아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나오면 이야기 도중이라도 그쪽으로 자꾸 탈선해 버린다.
보통 친해지는 것이라면 그런 이야기에 응응 고개를 끄덕이며 들어주면 되지만, 남자가 임하고 있는 것은 시민의 세금을 사용하는 엄연한 공공 사업이다. 윳쿠리의 두서없는 이야기 속에서 문제 발견의 실마리가 될 만한 단어를 놓치지 않고, 그리고 그것을 끈기 있게 파고들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앨리스가 마리사의 엉덩이를 가만히 보는거제. 눈매가 가끔씩 엄청…… 날카로워서 무서운거제……」
「응, 그건 곤란하네. 너무 엉덩이를 흔들지 않도록 걷는 게 좋겠어.」
「느으, 이런거제? 느-응…… 뭔가 느긋할 수 없는거제.」
「그럼 보이는 건 참아야겠네.」
「그것도 느긋할 수 없는거제……」
그렇다고는 해도, 느긋함을 최우선으로 본능 깊숙이 가지고 있는 윳쿠리들이 인간으로부터 주어지는 느긋할 수 없는 일을 계속하는 것은 스트레스가 쌓이는 일이다. 특히 작은 그룹이지만 윳쿠리들을 통솔하는 역할을 하는 이 마리사의 심적 부담은 크다.
남자는 담당하는 여러 지역 윳쿠리의 장에게 수다를 마음껏 떨게 하고 고민을 이야기함으로써 스트레스를 풀게 해주는 것을 계속하고 있었다.
「느느~응…… 새로운 집 씨는 반짝반짝해서 아주 느긋한거제. 아가야가 부러운거제……」
어느 정도 이야기를 하자 마리사는 새로 설치된 상자를 다시 보고 노래하듯 황홀하게 목소리를 냈다.
「음-, 그렇네……」
남자는 조금 어두운 목소리로 대답하고는 마리사에게 공원의 성체 윳쿠리를 모으도록 지시했다.
「───그런 이유로 오늘부터 새로운 일을 맡기겠다. 내용은 들윳쿠리 구제다. 공원 윳쿠리 중 여섯 마리……는 모르겠네. 세 마리로 한 팀을 짜서, 그걸 두 팀 만들어서───」
남자가 오늘 공원에 온 목적은 지역 윳쿠리들에게 그저 집 씨를 주기 위함이 아니었다.
만남 공원은 그다지 넓은 장소가 아니므로 더 이상 윳쿠리 가족을 늘릴 필요는 없다.
윳쿠리의 일하는 모습은 상당히 느긋하지만 뽑아낸 잡초는 금방 다시 자라지 않고, 만남 공원은 한적한 주택가에 있어 들윳쿠리는 적으며, 일부러 공원에 와서 쓰레기를 버리는 인간도 그다지 없다.
할 일이 금방 없어져 버리는 것이다.
만남 공원의 지역 윳쿠리들에 관해서는 번식·무리 형성 단계가 된 경우, 공원 주변, 그리고 공원에서 윳쿠리 발 씨로 편도 두 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후타바역 주변의 들윳쿠리 구제를 시킬 계획이었다.
「들윳쿠리 구제라니, 느긋하지 못한 게스 윳쿠리를 혼내주고 반성시키면 되는 걸까나?」
전국적으로도 드문 지속 가능한 지역 윳쿠리의 성공 모델을 가진 후타바시에서도 지역 윳쿠리가 배치 운용되고 있는 장소는 번화가나 인구 밀집 지역에 있는 몇몇 공원 정도뿐으로, 시내의 들윳쿠리 중에서도 지역 윳쿠리의 실태를 모르는 자는 많았다. 만남 공원의 윳쿠리들도 마찬가지로, 구제라는 말에 막연한 이해밖에 하지 못하고 있었다.
「아니, 틀려. 들윳쿠리 구제라는 것은 들윳쿠리를 발견하는 대로 전부 죽이는 것이다. 너희에게는 윳쿠리 죽이기를 시킬 거다.」
그런 윳쿠리들에게 남자는 굳이 강한 말을 사용해 다시 설명한다.
윳쿠리들은 핫 하고 숨을 삼키며 일제히 남자를 올려다보았다.
「오늘은 지금부터 역 앞 공원으로 간다. 그래서───」
남자는 윳쿠리들이 두른 공기의 변화를 눈치채지 못한 척하며 설명을 계속한다.
「느, 느으, 오빠야, 윳쿠리 죽이기는 느긋할 수 없는거제……」
「맞아! 윳쿠리 죽이기 따위, 게스 윳쿠리가 하는 짓이야.」
머뭇거리며 진언하는 마리사에게 다른 윳쿠리도 동조하며 불평하기 시작했다.
남자는 설명을 멈추고 잠시 조용히 듣고 있었지만, 이윽고 윳쿠리들에게 찬물을 끼얹기 위해 입을 열었다.
「……그런가. 너희들의 마음은 알았다. 하지만 너희들과 약속한 대로 가족을 늘리고 싶다면 일을 늘릴 수밖에 없어. 할 수 없다면 이 공원에 살 수 있는 가족은 너희들뿐이다. 모처럼 지역 윳쿠리가 될 수 있는 너희들의 아이는 불쌍하지만 죽을 수밖에 없겠네.」
「그런! 너무한거제!」
「너무해! 무큐리하지 않아!」
남자의 예상대로 윳쿠리들은 강하게 반발의 목소리를 높였다.
「너희에게는 이 공원에서 일대 한정 지역 윳쿠리를 시키고, 죽을 때마다 새로운 것과 교체하도록 하자.」
「어째서 그런 말을 하는 거야? 너무해……」
「묭들은 쓰고 버리는 도구가 아니다묭……」
「유감이네. 그럼, 집 씨는 회수해 가겠다.」
그렇게 말하고 남자가 집 씨 회수를 향하려 하자 윳쿠리들은 허둥지둥하며 그 앞을 가로막았다.
「기다려 달라제! 기다려!」
「늣, 늣! 자, 잠깐만! 오빠야!」
「뭐냐. 일을 받을 건가? 나도 한가하지 않아. 하지 않는다면───」
진행 방향을 가로막듯 서 있는 윳쿠리들에게 남자가 질문한다.
들으면서도 그 시선은 윳쿠리들의 초조함을 부추기듯 집 씨가 설치된 구역을 보고 있었다.
윳쿠리들 선두에 선 마리사가 뒤돌아 다른 윳쿠리들과 눈짓을 주고받는다.
그리고 남자를 향해 다시 서서 짜내듯 목소리를 냈다.
「…………할게, 하겠다제…………」
마리사의 대답에 이의를 제기하는 윳쿠리는 없었다.
각자 결의한 듯한 표정으로 남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가. 그럼 됐다.」
남자는 담담하게 그것을 받아들였다.
후타바시의 지역 윳쿠리 사업에서는 지역 윳쿠리 후보는 들윳쿠리 중에서 선별된다.
선별은 우선 지역 윳쿠리를 배치할 장소 주변에 숨어 있는 개체를 찾는 것부터 시작된다. 윳쿠리에게는 고향의 개념이 있기 때문에 애착이 강한 땅에 살게 하는 편이 열심히 일하는 경우가 많다.
그중에서 안전을 위협받고 있다는 것을 자각하고 남의 눈을 피해 몰래 살아가는 개체를 고른다. 이 조건으로 선택하는 윳쿠리가 일정 수준의 지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담보된다.
그리고 굶주려 마른 개체. 이것은 말할 필요도 없이 먹기 위해 느긋할 수 없는 일을 참는다는 조건을 받아들이기 쉽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아기 윳쿠리를 가지고 있지 않은 개체다. 과거에 있었다는 것도 가능하다.
이러한 기준으로 선택된 들윳쿠리는 후타바시 직원으로부터 일을 맡아 굶주림 없이 안전하게 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는다.
동시에 윳구 조정을 위해 아기 윳쿠리는 만들 수 없다는 조건도 여기서 제시된다.
그것에 응하면 들윳쿠리는 당당히 지역 윳쿠리가 되는 것이다.
그렇게 선택된 들에서 올라온 지역 윳쿠리는 양극화된다.
안전하고 식량 걱정이 없는 생활을 보내는 것, 그 자체에 감사함을 느껴 인간에게 순종적이 되거나, 자신은 선택받았다고 거만해져 인간을 노예라고 부르기 시작하거나이다. 거만해지는 개체를 처분하면 선별의 첫 단계가 완료된다.
처분을 목격한 생존자는 더욱 순종적으로 열심히 일하게 된다.
열심히 일하게 된다고는 해도 윳쿠리란 항상 크고 많으며 느긋함을 계속 추구하는 존재다.
모든 것이 부족했던 들윳쿠리 시대를 잊지 않아도, 아무리 현재의 생활에 감사함을 느끼고 있어도 생활이 안정되면 새로운 느긋함을 꿈꾸기 시작한다. 아이를 안전한 환경에서 기를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아이를 만들고 싶다, 자손을 남기고 싶다고 생각하게 된다.
언동에 그런 경향이 보이게 되면 다음은 새로운 희망을 슬쩍 내비친다.
일을 늘리는 대가로 아이 만들기를 해금하고 아기 윳쿠리가 어느 정도 커지면 실제로 집 씨를 가져와 보여준다.
그리고 그 위에 구제─── 윳쿠리 죽이기라는 일을 처음으로 제시하는 것이다.
이미 손에 넣었다고 생각했던 희망을 빼앗기게 될 것을 두려워한 윳쿠리들은 그 앞에 무엇이 있는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눈앞에 드리워진 가느다란 실에 매달린다.
이 과정은 후타바시의 지역 윳쿠리 사업에서 이미 여러 번 행해져 실적이 있는 수법이었다.
중요한 것은 구제를 거부해도 지역 윳쿠리로서의 지위를 보장하는 선택지도 제시해 주는 것이다.
단, 그 경우는 원래대로 아이 만들기 금지가 된다.
지역 윳쿠리의 유지는 세대교체가 가장 어렵다고 여겨진다.
윳쿠리는 자신에게 불리한 것은 금방 잊어버리거나 왜곡해서 기억해 버리기 때문이다.
윳쿠리의 지식 전승은 어미 윳쿠리의 팥소를 통한 아무런 유익함 없는 "느긋할 수 있는 기억"의 자동 계승을 제외하면 구전에 의존해야 한다.
원시적이고 확실성이 없는 구전이라는 수단으로, 가뜩이나 쉬운 길로 빠지기 쉬운 윳쿠리들에게 지역 윳쿠리로서의 삶의 방식을 확실하게 자발적으로 다음 세대에 전승시키는 것은 매우 어렵다.
그렇다고 해서 그것을 보충하기 위해 안이하게 인간이 지시하고 따르게 하려고 하면 윳쿠리들은 느긋할 수 없는 것을 강요당했다는 감정만을 강하게 기억해 버려서 정말로 전달해야 할 것이 다음 세대에 전달되지 않는다. 결과 그 세대에서는 표면상 잘 되어도 다음 세대, 늦어도 다음다음 세대에 교훈이 전달되지 않고 거만해져 반드시 파탄할 때가 온다.
그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으로서 후타바시가 선택한 것은 윳쿠리의 습성을 이용하는 것이었다.
윳쿠리는 자신에게 불리한 것이나 싫은 것은 금방 잊어버리지만, 그 한편으로 스스로 선택한 것에는 집요하게 계속 고집하는 습성도 가지고 있다.
그 선택이 설령 나쁜 결과가 되고 있다고 판명된 후에도 쏟아부은 시간이나 자산을 아까워하는 마음, 앞으로 얻게 될 이익에 대한 기대로 손절매하지 못하고 선택한 선택에 질질 매달려 떠나지 않는다.
이러한 습성이 이용되어 실질적으로 대답이 하나밖에 없는 양자택일이 반복됨으로써 윳쿠리들은 지역 윳쿠리로서 사는 것을 자신의 의지로 선택한 결과라고 강하게 믿게 된다.
「그럼, 팀을 짜 줘.」
「느으……」
여기서도 남자는 윳쿠리들에게 직접적인 지시를 하지 않고 그저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었다.
윳쿠리들은 남자의 시선을 신경 쓰면서 조금씩 상의하여 세 마리 한 조를 만들어 간다.
참을성 없는 인간이라면 짜증이 나기 시작할 정도로 느긋하게 시간을 들여 대표 마리사와 묭·레이무 부부가 짠 팀과, 앨리스·마리사 부부에 레이무를 더한 팀이 만들어졌다.
남은 파츄리와 대표 마리사의 아내 레이무는 만남 공원의 잡무와 아기 윳쿠리들의 돌봄을 위해 남게 되었다.
「좋아. 그럼 일터로 간다. 오가는 길은 간단하지만 잊지 말고 확실히 외우도록 해.」
그렇게 말하고 남자는 챙이 넓은 모자를 쓰고 걷기 시작했다.
왕복 네 시간, 오늘은 이 윳쿠리들에게 온종일 붙어 있어야 한다. 윳쿠리의 느긋한 활동에는 익숙했지만 오늘의 기온과 다음 날 쌓일 일을 생각하면 남자는 조금 마음이 무거워졌다.
공원을 나선 윳쿠리들의 발걸음은 무거웠다. 아스팔트 위로 내리쬐는 여름 햇살은 뜨겁고, 끈적한 공기는 숨 막혔다. 익숙한 공원의 풀냄새 대신 매캐한 자동차 매연 냄새가 코를 찔렀다.
대표 마리사는 앞장서 걷는 남자의 뒷모습을 묵묵히 따랐다. 바로 뒤에서는 묭과 레이무가 불안한 듯 서로에게 바짝 붙어 종종걸음을 쳤다. 다른 팀의 앨리스와 마리사, 그리고 레이무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들의 둥근 몸은 평소보다 더 작아 보였고, 어깨는 축 처져 있었다.
「정말…… 죽이는 걸까나……?」
앨리스가 작은 목소리로 옆의 마리사에게 속삭였다. 평소의 발랄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
「느으…… 모르겠다제……. 하지만…… 안 하면……」
마리사는 말을 잇지 못하고 입술만 달싹였다. 그들의 머릿속에는 조금 전 남자가 했던 말이 메아리치고 있었다. ‘아이들은 죽을 수밖에 없다’, ‘집 씨는 회수한다’… 그 말들은 차가운 쇠꼬챙이처럼 팥소 깊숙이 박혀 있었다.
남자는 윳쿠리들의 속도에 맞춰 걷지 않았다. 성큼성큼 앞서 나가는 그의 발걸음을 따라가기 위해 윳쿠리들은 평소보다 훨씬 빠르게 깡충깡충 뛰어야 했다. 뙤약볕 아래 얼마 걷지도 않았는데 벌써 숨이 차고 발 씨가 아파왔다. 하지만 누구 하나 불평하지 못했다. 아니, 불평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그들의 마음속에는 '윳쿠리 죽이기’라는, 상상조차 하기 싫은 임무에 대한 공포와 함께, 그것을 거부했을 때 닥쳐올 더 끔찍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뒤섞여 있었다. 그 무게는 뜨거운 아스팔트보다, 머리 위 작열하는 태양보다 더 무겁게 그들을 짓눌렀다.
「뭇큐! 오빠야! 오랜만이네! 느긋하게 있으라구!」
「어, 느긋하게 있어.」
「토시 씨, 수고하십니다.」
「오오, 미안하군.」
남자가 윳쿠리들을 이끌고 도착한 곳은 번화가에 있는 큰 공원이었다.
한 마리의 파츄리와 한 명의 인간이 일행을 맞이했고, 마중 나온 인간은 남자의 이름을 부르며 차가운 스포츠음료 페트병을 건넸고, 토시라고 불린 남자는 감사 인사를 하며 그것을 받아 맛있게 마셨다.
만남 공원의 윳쿠리들은 아스팔트의 반사열과 더위에 시달리며 장거리 이동을 해 이미 지칠 대로 지쳐 있었다.
히익히익 숨을 헐떡이며 공원 그늘에서 축 늘어진 윳쿠리들에게, 큰 공원의 윳쿠리들은 물이 담긴 접시를 가져다주었다.
「꿀-꺽 꿀-꺽! 꿀-꺽!」
「물 씨 맛있다구! 고마워! 정말 고마워!」
「모두, 물 씨는 아직 있으니까. 느긋하게 꿀-꺽 꿀-꺽 하라구.」
고행 끝에 생명의 물을 얻어 쾌재를 부르는 윳쿠리들을 뒤로하고 토시는 파츄리와 잡담을 계속하고 있다.
「오빠야, 일은 아직 바쁜 걸까나?」
「그렇네. 너희 같은 무리를 더 만들어야 하니까. 열심히 하고 있어.」
「무큐큐. 그건 한두 가지 방법으로는 안 되겠네.」
「하하, 그렇지.」
「파체는 오빠야가 담당 씨가 아니게 되고 한참 지났는데도…… 아직 서운해.」
토시는 친근하게 말을 걸어오는 파츄리와 잠시 대화한 후, 휴식을 취하고 진정된 만남 공원의 윳쿠리들을 향해 돌아섰다. 그리고 파츄리를 이 큰 공원에 사는 지역 윳쿠리들의 장이라고 소개하고, 이제부터 만남 공원 윳쿠리들의 상사가 될 테니 말을 잘 듣도록 설명했다.
「제 차로 만남 공원까지 모셔다드리겠습니다.」
「어, 미안하군. 그럼 너희들, 구제 작업이 끝날 무렵에 다시 데리러 올게. 그럼 파츄리, 부탁한다.」
「무큐리 맡겨 달라구.」
만남 공원의 윳쿠리들은 낯선 곳에서 유일하게 안면이 있는 토시가 없어진다는 것을 알자 불안감을 느끼듯 두리번두리번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럼, 따라오라구.」
파츄리는 상냥하게 미소 지으며 큰 공원 중심부로 향한다. 만남 공원의 윳쿠리들은 뒤처지지 않도록 그것을 따라갔다.
「하-, 구제 도중에 돌아오라고 해서 휴가인 줄 알았는데…… 또 연수였다냥-. 기분이 무겁다냥-.」
「첸. 미안하지만 부탁할게. 묭, 마리사, 부탁한다구.」
「알았다묭.」
「알았다제.」
「그럼, 다른 한 팀은 이쪽으로 와 달라구.」
「알았어……」
「느으……」
마리사의 팀은 큰 공원의 구제반에 맡겨져, 이제부터 며칠간 이 구제반에 동행하며 일을 배우도록 통보받았다.
구제반은 뺨에 상처가 있는 묭과 첸, 마리사로 구성되어 있고 상처묭이 리더를 맡고 있는 듯하다.
다른 한 팀은 파츄리에게 이끌려 어딘가로 가버렸다.
더욱 수가 줄어든 만남 공원의 윳쿠리들은 불안한 얼굴을 더욱 어둡게 흐렸다.
「오늘은 잘 부탁하는거제.」
만남 공원 윳쿠리들의 긴장을 풀어주려는 듯 구제반 마리사가 말을 걸어왔다.
「잘 부탁해…… 저기, 모두는 정말로 윳쿠리 죽이기를 하는 거야?」
레이무가 떨리는 목소리로 묻는다.
「하는거제.」
그 대답에는 아무런 힘도 담겨 있지 않았다.
그것이 그저 일상의 일인 듯한 말투로 구제반 마리사는 조용히 대답했다.
만남 공원의 윳쿠리들은 길 가장자리를 일렬 종대로 걸으며 도중에 구제반으로부터 일에 대한 강의를 받았다.
세 마리 한 조로 행동할 것, 반드시 다대일로 싸울 것, 상대의 수가 많을 때는 응원을 부를 것, 싸울 때는 먼저 발 씨를 찔러 상대의 움직임을 빼앗을 것───
실전으로 뒷받침된 구제반 윳쿠리들의 말은 더할 나위 없는 현실감을 동반하며 무겁고 괴롭게 만남 공원의 윳쿠리들에게 울렸다.
지식이 깊어지면 그만큼 살윳의 때가 다가오는 것을 느낀다.
마리사는 작게 몸을 떨었다.
「첫 임무다묭.」
상처묭이 그 혀로 가리키는 뒷골목에는 에어컨 실외기가 있고, 그 그늘에 한 마리의 윳쿠리가 숨어 있는 듯했다.
그 윳쿠리는 너무나 지저분해서 만남 공원의 윳쿠리들은 처음 그것이 윳쿠리라는 것을 알지 못하고 진흙이나 무언가의 덩어리가 아닐까 의아해했다.
구제반 윳쿠리의 재촉에 따라 열심히 눈을 크게 뜨자 실외기에서 조금 삐져나와 있는 둥근 것이 윳쿠리 발 씨의 둥근 모양이라는 것을 간신히 인식할 수 있었지만, 그것이 살아있는 윳쿠리의 모습이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느으, 저거, 살아있는 윳쿠리야? 새까매. 죽어있는 거 아냐……」
「살아있다묭. 조금씩 꿈틀거리는 게 보이나묭? 뭐, 죽었으면 죽은 대로 청소를 해야 한다묭.」
「구제 시간인거제.」
구제반 마리사가 다시 한번 선언한다.
「느으…… 마음의 준비가……」
「그런 말 하고 있으면 평생 못 한다냥-.」
숨 막힐 듯 말하는 레이무에게 퉁명스럽게 구제반 첸이 대답했다.
「모두는 우선 마리사들의 일을 보고 배우는거제.」
「저 윳쿠리, 완전 무방비 같네-. 식은 죽 먹기다냥-.」
「느, 그러고 보니 모두는 무기를 가지고 있나묭?」
문득 상처묭이 뒤돌아 만남 공원 윳쿠리에게 묻는다.
만남 공원 윳쿠리들은 당황한 듯 얼굴을 마주 보았다.
원래 온후한 들윳쿠리 중에서 선발되었기 때문에 무기 따위는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이다.
「그렇다면 오늘 일이 끝나면 우리 공원에서 주워가면 된다묭.」
「계속 쓰다 보면 부서지니까 그때마다 나뭇가지 씨를 줍는거제. 공원에는 나뭇가지 씨가 잔뜩인거제.」
「되도록 끝이 날카로운 걸로 하는 게 좋다냥-. 알겠다냥-.」
구제반 윳쿠리들은 제각기 말을 하면서 무기를 꺼내 보였다.
각각 끝이 날카롭고 무시무시한 분위기를 풍기는 나뭇가지였다.
마리사는 나뭇가지에서 나는 미묘한 구린 냄새 같은 것의 원인을 생각하지 않으려 눈을 돌려 땅바닥을 응시했다.
「그런 걸로 찌르면 아야아야한거제…… 불쌍한거제……」
「안 찔리는 무기로 몇 번이고 쿡쿡 찔리는 편이 더 괴로운거제.」
「한순간에 영원히 느긋하게 만들지 않으면 이쪽이 위험하다냥-.」
「느으……」
「자, 간다묭.」
구제반 세 마리는 쑥쑥 뒷골목으로 들어간다.
반면 만남 공원 윳쿠리들의 발걸음은 무거웠다.
가능한 한 그때를 뒤로 미루고 싶은 것이다.
어두운 표정으로 등을 구부리고 아래를 보며 구제 팀을 따라간다.
「느……」
실외기 그늘에 숨어 있던 윳쿠리는 감았던 눈을 뜨고, 거기에 세 마리의 지역 윳쿠리의 모습을 확인하자 체념과 같은 감정을 얼굴에 떠올렸다.
「지역 윳쿠리……」
그것은 바싹 마르고 온몸이 무언가 알 수 없는 오물로 뒤덮인 레이무였다.
특히 발 씨는 새까맣고 이 레이무의 지난 윳생을 보여주는 듯했다.
심하게 불결하고 냄새났지만, 그 너무나 끔찍한 모습에 만남 공원의 윳쿠리들은 혐오감보다는 강한 연민의 감정을 느꼈다. 마치 들윳쿠리 시절의 자신들을 보는 것 같아 만남 공원의 윳쿠리들은 견딜 수 없어 어둡게 마음이 가라앉았다.
이제 이 들레이무는 살해당할 것이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단 한 번도 행복해질 수 없이.
「얌전히 있으라묭. 자, 이쪽으로 오라묭.」
「기다려줘…… 레이무는 어떻게 되든 좋으니까, 아가야만은……」
「아가야를 다치게 하고 싶지 않다면 이쪽으로 오라묭.」
상처묭이 나뭇가지를 물고 들레이무와 마주 서서 그 날카로운 끝을 향하며 명령한다.
들레이무는 그것에 저항하는 기색을 보이지 않고 실외기 그늘을 자꾸 신경 쓰면서 뒷골목 한가운데까지 걸어 나왔다.
그 사이에 구제반 마리사, 첸이 빈틈없이 들레이무 뒤로 돌아가 예고 없이 발 씨를 찔렀다.
「느기이잇!! 아야아아아아!」
세 마리의 윳쿠리는 들레이무가 붕붕 휘두르는 구레나룻을 피하며 차례차례 나뭇가지를 발 씨에 찔렀다. 들레이무는 울부짖지만 구제반 세 마리는 그것을 전혀 개의치 않는다. 들레이무를 땅바닥에 꿰매 붙이듯 담담하게 나뭇가지를 계속 찔렀다.
「느으, 아파한다묭! 그만해 달라묭!」
너무나 잔혹한 소행에 만남 공원의 묭이 견디지 못하고 항의의 목소리를 높인다.
마리사도 레이무도 눈물을 흘리며 그것에 동의하지만 구제반 윳쿠리들은 그것에 등을 돌린 채 돌아보지도 않았다.
「묭, 묭도」
「아가아아! 레이무의 구레나룻 씨가아아!!」
들레이무의 발 씨 기능이 상실된 것을 확인하자 이번에는 상처묭이 나뭇가지를 능숙하게 조작하여 들레이무의 양 구레나룻을 각각 포크로 파스타를 먹을 때처럼 빙빙 감아 억지로 잡아 뜯어버렸다.
이것으로 들레이무는 저항할 수단을 완전히 잃어버렸다.
「느그읏, 아야, 아야해…… 어째서, 어째서?…… 레이무는, 인간에게, 폐 따위 끼치지 않았어……」
「아가야도 있을 거라제.」
「늣, 그랬지냥-.」
첸은 실외기 뒤를 들여다보았다.
그리고 조금 작게 한숨을 쉬고 거기에 있는 것을 나뭇가지로 끌어냈다.
「이게 소중한 아가야라냥-……」
그것은 새까맣고 쭈글쭈글해진 아기 윳쿠리의 시체였다.
함부로 뒷골목에 내던져진 그것을 보고 들레이무는 처음으로 격렬하게 분노를 보였고, 만남 공원의 윳쿠리들은 슬픔에 잠긴 듯 목소리를 냈다.
「어이이이이!! 너! 너! 레이무의 아가야에게 무슨 짓 하는 거야!!!」
「이거 죽었다냥-. 알겠다냥-.」
「죽지 않았어! 아직, 아직 달콤달콤을 주면……! 살릴 수 있단 말얏!!!」
들레이무는 뜯겨 뿌리만 남은 구레나룻을 첸에게 향하고 때리려는 듯 휘둘렀다.
살의에 가득 차고 증오로 가득 찬 얼굴로 극단적으로 짧은 구레나룻을 삐죽삐죽 휘두르는 모습은 우스꽝스럽기까지 했지만 그것이 들레이무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다.
「너희들, 모두 주긴다! 거기 보고 있는 지역 윳쿠리도다! 전부다앗!!!」
「여기는 한 마리뿐인가, 묭.」
「하-, 기분이 무겁다냥-. 앞으로 두 마리……」
「어쩔 수 없는거제. 처음은 한 마리씩이니까…… 어차피 세 마리 해야 한다제. 첫 번째는 누구에게 시킬 거제?」
「아무나 좋다묭.」
구제반 세 마리는 들레이무의 살의를 가볍게 흘려넘기고 만남 공원의 윳쿠리들을 돌아보았다.
「「「느……?」」」
「느-…… 그럼, 레이무. 마무리를 하라냥-.」
첸이 아직 들레이무의 팥소가 묻어 있는 나뭇가지 끝을 꼬리에 들고 칼이라면 자루에 해당하는 부분을 만남 공원의 레이무에게 내밀었다.
「그런…… 싫어, 레이무는 할 수 없어……」
「괜찮다묭. 이제 움직이지도 못하고 아무것도 못 한다묭. 찌르기만 하면 된다묭.」
구제반 세 마리는 만남 공원의 레이무를 가만히 응시하고 있었다.
그런 세 마리에게 레이무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한다.
「아니야, 불쌍해…… 불쌍해서 할 수 없어……」
「그야 불쌍하다묭. 하지만 할 수밖에 없다묭. 그게 지역 윳쿠리다묭.」
「스스로 선택해서 여기에 온 거 아니냥-? 모르겠다냥-.」
「못하겠다면 어쩔 수 없는거제. 그런 일이 도저히 불가능한 윳쿠리도 있는거제. 레이무는 집 씨에 돌아가면 되는거제. 그 대신 아가야는───」
구제반 마리사가 아기 윳쿠리에 대해 언급하려 했을 때, 만남 공원의 묭이 한 걸음 나섰다.
「……묭이…… 묭이 하겠다묭. 묭의 레이무를 더 이상 나무라지 말아 달라묭.」
그것은 아주 작은 목소리였다.
하지만 강한 의지를 담은 그 목소리는 낮게 뒷골목에 울렸다.
「흐-응,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서, 인거제.」
「묭 중의 묭이다묭.」
구제반 마리사, 상처묭은 감탄한 듯 표정을 푼다. 구제반 마리사가 나뭇가지를 내밀자 묭은 순순히 그것을 받아들었다.
「묭, 하지 마. 하지 마…… 묭이 윳살자가 되는 건 싫어. 그리고 저 레이무, 불쌍해. 레이무는 이제 지역 윳쿠리가 아니게 되어도 좋으니까……」
「레이무. 묭들이 들윳쿠리였을 때는 매일 밥 씨를 먹을 수 없었다묭. 아가야도 모두 굶어서 죽고…… 슬펐다묭. 지금의 아가야에게는 그런 생활은 시키고 싶지 않다묭. 절대로 지역 윳쿠리가 되어주길 바란다묭. 알아주길 바란다묭.」
「우그으으…… 묭, 하지만……」
묭의 결의는 굳은 듯했다.
나뭇가지를 물고, 질질 들레이무에게 다가간다.
「중추 팥은 이 근처인거제. 적어도 한순간에 편하게 해주는거제.」
「……알았다묭.」
구제반 마리사가 땋은 머리로 가리키는 위치는 들레이무의 등, 몸의 중심 부근이었다. 그것은 윳쿠리라면 아기 윳쿠리라도 알고 있는 것이었지만, 묭은 마리사에게 감사하듯 시선을 보냈다.
「그조오오오! 지역 윳쿠리! 오지 마!」
들레이무는 꿈틀꿈틀 몸을 움직여 적어도 한 방 먹이려는 듯, 등 쪽에 있는 묭 쪽으로 몸을 비틀어 이빨을 드러내고 딱딱 부딪혔다. 그 때문에 찔러야 할 장소를 알고 있어도 조준하는 것은 너무나 어려웠다.
묭은 망설이는 듯 나뭇가지 끝을 흔들흔들 계속 흔든다.
윳쿠리조차 너무 느긋하다고 생각할 만한 시간이 지나도 구제반 윳쿠리들은 묭을 재촉하려 하지 않았다.
그것은 묭이 이미 결의와 살의를 가지고 들레이무와 대치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느와아아아아아아아!!!」
「앙그아아아아!!!」
묭은 외침과 함께 몸으로 부딪히듯 들레이무의 몸에 깊숙이 나뭇가지를 찔렀다.
들레이무는 고통의 목소리로 그것에 응답했다. 그 큰 소리는 뒷골목 벽에 반사되어 몇 번이고 윳쿠리들에게 울렸다.
「눈 돌리지 마라제.」
어느새 눈을 감아버린 마리사는 몸의 중심을 꿰뚫는 듯한 무서운 목소리로 명령받는다.
마리사는 그것에 저항하지 못하고 눈물을 뚝뚝 흘리며 고락을 함께한 동료가 윳쿠리 죽이기를 지금 막 행하고 있는 모습을 계속 지켜보았다.
「느와아아! 느와아아아!」
「아야이이잇! 아야아아! 그만해! 그만하라구!!」
결국 묭은 한 번 찌르는 것으로 들레이무를 죽이지 못했다.
하지만 첫걸음만 내디뎌 버리면 그 다음 한 걸음은 너무나 가볍다.
묭은 들레이무를 죽이기 위해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나뭇가지를 빼고 찔렀다.
이제 몸의 중심을 노리려 한다거나 조금이라도 고통을 줄이려 한다거나 하는 생각을 잃어버린 듯 반쯤 미쳐 들레이무의 몸을 마구잡이로 찔러댔다.
「주거, 게스…… 주거…… 주거……」
「느으으, 부탁이야, 부탁이니까 죽어줘묭……!」
찌르는 자와 찔리는 자, 양자는 서로의 죽음을 바란다.
묭은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죽음을 받아달라고 들레이무에게 계속 간청했다.
윳쿠리는 약하다. 중추 팥소를 무언가로 다치면 그것으로 죽어버리고 몸의 팥소를 절반 정도 잃어도 죽는다. 마음이 죽음을 받아들이면 상처 없이 죽는 경우조차 있다.
하지만 윳쿠리는 강하다. 조건만 충족하지 않으면 다른 동물이라면 죽었을 듯한 상처를 입어도 죽지 않고 살고 싶다고 강하게 믿으면 죽음에 이른 듯한 상태에서 계속 살아가는 경우조차 있다.
들레이무는 절망의 이면에 어두운 증오를 품고 삶을 원하고 있다.
이놈만은 용서할 수 없다. 이놈만은 죽이고 싶다. 그렇게 견딜 수 없는 고통 속에서 조금이라도 더 오래 사는 것을 강요당하고 있다.
「느, 주거…… 주긴다……」
들레이무는 누더기처럼 너덜너덜해져 등을 대고 누워 있다.
그래도 여전히 운 나쁘게 중추 팥소를 꿰뚫리지 않고 살아있어 그 눈은 가만히 묭을 포착하고 있었다.
묭은 시선을 피하듯 움직여 다시 찌르지만 들레이무는 죽지 않았다. 죽지 않고 가만히 묭의 눈을 계속 응시했다.
「좀 더…… 느……」
중추 팥소가 노출될 정도로 다친 들레이무의 목숨을 묭의 나뭇가지가 간신히 포착했다.
슬플 정도로 긴 시간을 들여 들레이무는 간신히 죽을 수 있었다.
「느으…… 느긋, 느와-앙……」
「묭, 힘냈네. 힘냈어……」
뒷골목에서 엉엉 울고 있는 묭을 레이무가 위로하고 있다. 구제반과 마리사는 그 옆에서 묭의 첫 구제 뒤처리를 하고 있었다. 근처 쓰레기 집적소에서 윳쿠리용 작은 빗자루와 쓰레받기를 가져와 들레이무의 시체를 모아 버렸다.
「모두…… 다음은 레이무가 할게. 묭의 노력을 헛되이 하지 않을게.」
들레이무의 시체가 치워지고 쓰레기 집적소로의 마지막 왕복이 끝났을 때, 레이무가 구레나룻으로 묭을 끌어안으며 말했다.
「아야, 아야…… 그만해…… 미안함다, 미안함다…… 그만해주세여. 죽어버려. 죽고 싶지 않아…… 사과할 테니까……」
「미안해, 미안해애애애!!!」
조금 전과 마찬가지로 구제반이 들윳쿠리의 발 씨 기능과 반격 수단을 모두 빼앗고 나서 마무리만 만남 공원의 윳쿠리에게 넘겨졌다. 레이무는 남편인 묭과 똑같이 망설이고 똑같이 찌르고 똑같이 죽이지 못했다.
조금 전과 달랐던 것은 상대가 사죄로 이 상황을 넘기려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지역 윳쿠리가 되겠습니다. 순종적이 되겠습니다. 노예가 되겠습니다.
그러니까 용서해주세요.
사과할 테니까 용서해주세요.
점점 자신의 지위를 낮추면서 들윳쿠리의 사죄는 계속되었다.
레이무는 그런 상대에게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사과하고 사과할 때마다 나뭇가지를 찔렀다.
그리고 그 들윳쿠리가 죽을 때까지─── 죽고 나서도 계속 사죄를 반복했다.
마리사는 마침내 다가오는 자신의 차례에 공포를 느끼고 있었다.
배가 계속 콕콕 쑤셔서 땋은 머리로 문지르며 걷고 있었다.
「괜찮은고제? 퐁퐁 아픈고제?」
「늣…… 괜찮은고제.」
고민에 잠긴 듯한 표정의 마리사를 걱정한 것일까, 구제반 마리사가 말을 걸어온다.
평소에는 이렇게나 상냥한 눈매를 하고 있는데, 어째서 저렇게 잔혹하게 들윳쿠리를 죽이는 걸까 하고 마리사는 생각한다.
그것이 도저히 납득되지 않았던 마리사는 휴식 시간에 구제반 윳쿠리들에게 직접 물어보기로 했다.
「연수니까 그렇다냥-」
「평소라면 한순간에 편하게 해주고 있다묭.」
「그렇게 하지 않으면 들윳쿠리가 크게 날뛰어서 구제가 처음인 윳쿠리는 다치고 마는거제. 연수는 이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되니까…… 마리사들도 마음이 무거운거제.」
「죽이는 건 마찬가지지만냥-. 그래도 역시 괴롭히는 건 싫다냥-.」
「틀림없다묭.」
구제반 윳쿠리들의 말에 마리사는 놀란다.
구제반 세 마리는 마리사들에게 구제라는 일을 가르치기 위해 부득이하게 저렇게 심한 방법을 쓰고 있었던 것이다.
마리사는 자기 자신만 생각했던 것을 부끄러워했다.
「그래서 마리사네 집 아가야가───」
「느헤헤, 머지않아───」
「알겠다냥-」
마리사가 입을 다물어 버린 것을 보자 구제반 윳쿠리들은 일상적인 대화를 시작했다.
대화의 중심은 각자의 아기 윳쿠리 이야기뿐이었다.
마리사는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며 생각한다.
구제반 윳쿠리들은 마리사가 생각했던 것처럼 살윳 기계처럼 마음이 차가운 윳쿠리라거나 구제를 즐기는 살윳귀가 아니었다. 팥소가 따뜻하고 가족을 생각하는 어디에나 있는 윳쿠리였다. 그런 윳쿠리가 갈등 끝에 삶의 방식을 선택했던 것이다.
같은 팀의 묭과 레이무는 이미 그 길을 선택했다.
다음은 자신의 차례라고 마리사는 간신히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
「자, 휴식은 끝이다묭. 간다묭.」
마리사의 눈매에 힘이 돌아오는 것을 가늠한 듯한 타이밍에 상처묭이 출발을 선언했다.
구제반과 만남 공원의 윳쿠리들은 인간들이 만들어낸 느긋하지 못한 세상의 구석을 걸었다.
그러면서 건물과 건물 사이, 자동판매기 뒤 등 들윳쿠리가 집 씨를 만들기 쉬운 장소를 둘러보았다.
묭과 레이무는 공허한 눈매를 하고 간신히 따라오고 있는 모습이다.
마리사가 말을 걸려고 했을 때, 상처묭이 목소리를 높였다.
「들놈이 있다묭. 가족이다묭.」
막다른 골목이 된 뒷골목 안쪽, 잡거 빌딩 그늘에 기대듯 골판지 상자를 옆으로 눕혀 들윳쿠리의 집 씨가 있었다.
마리사들이 있는 큰길에서 집 안이 보여 마리사, 레이무, 아기 윳쿠리 두 마리가 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들윳쿠리 가족은 서로를 위로하듯 낼-름 낼-름 하고 있었다.
사이좋은 그 모습과 그녀들에게 기다리고 있는 비참한 미래에 마리사는 가슴이 아팠다.
「어른이 두 마리인거제. 아마 무기를 가지고 있을거제.」
「알겠다냥-. 일단 한 마리 유인해서……」
구제반 윳쿠리들은 신중하게 협의하고 있다. 미끼를 내보내 우선 성체 윳쿠리 한 마리를 유인해 처리하는 작전을 세우는 듯했다.
「늣늣늣~응! 늣! 늣! 늣! 늣!」
미끼 역할을 자청한 구제반 마리사가 엉덩이를 푸링푸링 흔들며 들윳쿠리 가족 앞에서 기분 좋게 왕복하기 시작했다.
늣늣늣~응, 하고 멈춰 서서 나선을 그리듯 머리를 회전시키며 쭈-욱 쭈-욱 한다. 그리고 늣, 늣, 하는 소리에 맞춰 걷는다.
걸을 때마다 건강하고 윤기 좋은 엉덩이가 몰캉, 몰캉, 하고 리듬감 있게 흔들리고 한 걸음 나아갈 때마다 뿟, 뿟, 하고 방귀가 터져 나왔다.
「훌륭한 미끼 솜씨다묭……」
「아빠야에게 물려받았다냥-……」
상처묭과 첸이 깊이 감탄하며 중얼거린다. 그 눈매는 희미하게 눈물까지 글썽이고 있었다.
「늣! 늣!」
「……너, 뭐냐제.」
몇 번이고 끈질기게 눈앞을 쾌활하게 왕복당하자 마침내 들 마리사가 짜증을 감추지 못하는 듯한 말투로 물었다. 구제반 마리사는 마리쨔는 마리쨔인고제! 라고 아가윳 말로 그것에 대답하고 엎드려 항문 씨를 들윳쿠리 가족에게 향하더니 엉덩이를 꿈틀거리듯 움직였다.
그리고 그 후, 이제 이걸로 끝나도 좋아, 전부 다인고제! 라고 외치고 유난히 큰 방귀를 뀌었다.
「느아앗…… 아아………… 나와버린거제.」
「……」
전부 다 내놓은 대가는 컸다. 구제반 마리사는 본래 모습으로 돌아와 싸버린 응응 씨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 효과 또한 컸다. 응응 씨는 들 가족의 집 씨 입구에 수북하게 쌓였고 그것을 본 들 마리사는 말없이 모자 씨에서 나뭇가지를 꺼냈다. 들 레이무도 둥근 돌을 구레나룻에 쥐고 반야와 같은 형상을 하고 있다.
「느퍄아아-! 무서워! 무서워!!」
구제반 마리사는 한심한 울상을 가장하며 그 자리에서 도망친다.
들 마리사와 들 레이무는 힘들게 응응 씨를 피하며 집 밖으로 나오더니 분노의 표정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어이이이이!! 치우라구우우!!」
「치우는거제에에에!!!」
지극히 당연한 요구를 하며 들윳쿠리 부부는 구제반 마리사를 쫓는다.
「칫…… 두 마리 다 와버렸다묭. 도발이 너무 잘 먹혔다묭.」
「첸은 레이무를 맡겠다냥-.」
「알았다묭.」
상처묭과 첸은 모퉁이에서 숨어 기다리며 작전 변경을 결정한 듯하다.
그 옆을 구제반 마리사가 달려나갔다.
「「느오오오!!」」
똑같이 모퉁이를 들윳쿠리들이 달려나가는 순간, 상처묭과 첸은 각각 들 마리사, 들 레이무에게 돌진해 나뭇가지를 찔렀다.
「느응갸아아아!! 아야이이!! 뭐 하는 거냐제에에!!」
「아야아-! 아야! 미란다 커 씨 같은 레이무의 섹시 발 씨가앗!」
통상의 미끼 작전이라면 한 마리에 대해 두 방향에서 발 씨를 찌르기 때문에 움직임을 완전히 빼앗을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상대가 두 마리 동시였기 때문에 그다지 깊은 상처는 되지 못한 듯했다. 두 마리의 들윳쿠리는 더욱 깊이 분노했고 발 씨를 찔렸음에도 민첩하게 움직여 구제반 전사들과 호각으로 맞섰다.
「늣!」
구제반 마리사는 모자 씨에서 나뭇가지를 꺼내더니 발길을 돌려, 우선 첸의 나뭇가지를 날려버릴 기세로 돌을 휘두르고 있는 들 레이무의 등을 찔렀다.
「아야앗다…… 아프다고 했잖아아아아!!」
구제반 마리사의 일격은 들 레이무의 중추 팥소를 꿰뚫지 못하고 목숨을 빼앗지 못했다.
들 레이무는 뒤돌아보며 구레나룻에 쥐고 있는 돌을 휘두른다.
원심력을 얻은 돌은 구제반 마리사의 관자놀이를 강하게 때렸다.
「아야아! 엄청 아야해앳!」
구제반 마리사는 눈매에서 눈물을 흘리고 시-시-를 흘리며 굴러다닌다.
첸은 자신에게 등을 보이고 있는 들 레이무를 향해 자세를 낮추고 도약했다.
「느긋…… 좀 더…… 느……」
첸의 공격은 정확하게 들 레이무의 중추 팥소를 포착했다.
「좀 더…… 느긋하게 있고 시퍼써……」
다른 한쪽에서도 상처묭이 들 마리사의 중추 팥소를 정면에서 깊숙이 꿰뚫고 있었다.
구제반 마리사가 돌에 맞은 것을 보고 즉시 달려가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한순간에 승부를 건 것이다.
「마리사, 괜찮다묭!?」
상처묭은 나뭇가지를 들 마리사에게 꽂은 채로 굴러다니는 구제반 마리사에게 달려간다.
「괜찮아 보인다냥-.」
「느하하…… 방심해버린거제……」
첸이 모자 씨에서 물고기 모양 간장통 씨를 꺼내 그 안에 들어있는 비상용 오렌지 주스를 뿌렸기 때문에 구제반 마리사의 상처는 말끔히 사라져 있었다. 그 잔해인 팥소를 땋은 머리로 닦아내며 구제반 마리사는 멋쩍은 듯 웃고 있다.
만남 공원 마리사는 그저 발 씨를 떨며 그곳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
눈앞에서 벌어진 사투에 충격을 받아 구제반 윳쿠리를 도우려 한다거나 하는 생각조차 떠오르지 않았다.
진정한 싸움에서는 역전의 용사들조차 저런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진다.
상대가 필사적인 이상 이쪽의 예상을 뛰어넘는 반격이 일어나는 것 따위는 얼마든지 있는 것이다.
이번에는 우연히 상대가 가지고 있던 무기가 돌이었고 맞은 부위가 나쁘지 않았기에 구제반 마리사도 웃고 있을 수 있다.
만약 들 레이무가 가지고 있던 것이 날카로운 못이었다거나 돌이 맞은 곳이 눈매였다면───
마리사는 거기까지 생각하고 크게 몸을 부르르 떨었다.
「자, 남은 걸 하러 간다묭.」
상처묭은 들 마리사에게서 나뭇가지를 뽑아내고는 일단 그 시체를 길 가장자리로 밀어냈다.
「하-…… 운이 없다냥-. 알겠다냥-.」
조금 안타까워하는 듯한 시선으로 한숨을 쉬며 첸이 만남 공원 마리사에게 말했다.
「뭐냐제 너희들! 아빠야! 엄마야! 어디로 가버린거제!」
「느에-엥…… 언니야…… 레이뮤 무섭고 응응 씨 냄새나……」
첸의 말의 의미는 즉시 이해할 수 있었다.
들윳쿠리의 집 씨 안에 남아 있는 것은 아기 윳쿠리뿐이고, 마리사는 이제부터 첫 구제로 하필이면 아기 윳쿠리 죽이기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들윳쿠리의 집 씨 안에서는 작은 레이뮤 앞에 언니로 보이는 마리쨔가 서서 감싸듯 하고 있다.
마리쨔는 필사적으로 뿌꾸-를 했다가는 구제반 마리사가 남긴 응응 씨 냄새에 헛구역질하며 쪼그라들고 있다.
「꾸려…… 자, 나오라묭.」
「싫은고제! 망할 게스에게는 뿌꾸- 해줄고제! ……이거 아까부터 계속 꾸려! 장난하는고제!?」
기이하게도 응응 씨가 바리케이드가 되어 들윳쿠리 아이들은 지켜지고 있었다.
응응 씨를 돌아 들어가기도 힘들어 보이고 그렇게 한 결과 아기 윳쿠리가 도망쳐 다니며 큰 소동이 벌어지면 모두 응응 씨 범벅이 될 우려가 있다. 구제반 윳쿠리들은 집 씨로의 돌입에 주저하는 듯 멈춰 섰다.
「마리사가 잘못한거제……」
구제반 마리사는 얼굴을 붉히며 말하고 쓰레기 집적소에서 작은 쓰레받기를 가져와 입에 물더니 그것을 응응 씨 밑으로 밀어 넣어 불도저처럼 밀기 시작했다.
「느뱌아아! 응응 씨가 멋대로 움직인고제에!」
「히이이이! 괴기현상이다아아!!」
두 마리의 아기 윳쿠리들은 허둥지둥하며 집 밖으로 나온다.
「놓치지 않는다냥-.」
「느응야아아! 그만해! 동생을 놓으라제!」
「언니야! 언니야! 무서워!」
그것을 상처묭, 첸이 각각 혀와 꼬리로 눌러버렸다.
두 마리의 아기 윳쿠리는 필사적으로 몸을 비틀며 저항하지만 성체 윳쿠리의 힘에는 당해낼 수 없다.
「자, 어느 쪽을 할 거냐묭?」
「그걸 고르게 하는 건 불쌍한거제.」
마리쨔와 레이뮤, 어느 쪽을 죽일지 마리사에게 묻는 상처묭에게 대답한 것은 구제반 마리사였다.
「느삐삐잇!」
구제반 마리사는 땋은 머리에 나뭇가지를 들더니 레이뮤의 중추 팥소를 꿰뚫어 죽여버렸다.
「느아아! 동생! 동생!! 무슨 짓 하는 거냐제에!!」
마리쨔는 큰 소리로 울부짖는다. 마리사 뒤에서는 레이무와 묭이 흐느끼기 시작했다.
「어째서 귀여운 동생을 죽인거제!」
「네가 아니라 동생 쪽을 고른 건…… 마리사에게 가까웠기 때문인거제. 마리사도 자기 생각으로 고르고 싶지 않다제.」
「───그런 이유로 동생을 죽인거제!? 마리쨔들이 뭘 했다고 그러는거제에에!? 말해보는거제! 망할 게스! 게스으으!!」
마리쨔는 너무나 심한 그 대답에 격분하여 격렬한 분노를 보였다.
「묭들은 지역 윳쿠리다묭. 인간 씨와의 약속으로 들윳쿠리 구제를 하고 있다묭.」
「그래서 뭐라는 거냐제에! 인간의 노예가 되어 아무것도 없는 윳쿠리를 죽이는거제!? 윳쿠리를 배신하는거제!? 이 윳쿠리도 아닌 것! 배신자아아아!!! 머리가 이상한거제!」
그 후에도 마리쨔는 너희들은 윳쿠리가 아니다, 윳쿠리의 마음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지역 윳쿠리들에게 말을 퍼부었다. 너희들은 윳쿠리가 아니라고 불릴 때마다, 배신자라고 불릴 때마다 구제반 윳쿠리들은 가면처럼 표정을 잃어갔다.
「마, 그 점은 알고 하고 있다냥-. 그래도 역시 들으면 상처받으니까 그만해 달라냥-.」
첸은 꼬리에 힘을 주어 마리쨔를 더욱 강하게 눌렀다. 마리쨔의 이빨이 부러지는 소리가 마리사에게도 들렸다.
마리쨔는 입을 땅바닥에 눌린 채 읍읍신음하며 그래도 첸의 꼬리에서 벗어나려 하고 있다. 마리쨔가 움직일 때마다 땅바닥에 팥소 얼룩이 번져나갔다.
「자, 마리사. 마리사의 차례인거제.」
「느……」
구제반 마리사는 방금 전 레이뮤의 목숨을 빼앗고 꽂힌 채로 있던 나뭇가지를 마리사에게 가리킨다.
상처묭도, 첸도 마리사를 가만히 보고 있었다.
또 이 눈매다. 마리사는 그렇게 생각했다.
구제를 할 때 그녀들은 이런 눈매를 한다.
마리사들에게 윳쿠리 죽이기를 재촉할 때 이런 눈매가 된다.
마리사는 그 눈매에 낯이 익었다.
그것은 인간이 들윳쿠리에게 말을 걸렸을 때의 눈이었고,
궁핍해서 어쩔 수 없이 구걸하는 들윳쿠리를 볼 때의 눈이었고,
자기 아이의 손을 잡고 들윳쿠리로부터 조금이라도 거리를 두려 할 때의 눈이었고,
들윳쿠리를 장난삼아 걷어찰 때의 눈이었고,
걸을 때 방해되는 들윳쿠리를 짓밟을 때의 눈이었고,
들윳쿠리들의 사냥터를 봉쇄했을 때의 눈이었고,
들윳쿠리에게 침을 뱉을 때의 눈이었다.
마리사가 들윳쿠리였을 때 싫어서 어쩔 수 없었던 눈.
마주칠 때마다 슬픈 생각이 들었던 눈.
그것은 즉 인간이 들윳쿠리를 보는 눈 그 자체였다.
마리사 앞에 있는 것은 인간이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윳쿠리라고 단언할 수도 없다고 마리사는 생각했다.
세 개의 윳쿠리라고 말하기 어려운 것이 자신을 가만히 보고 있는 그 광경은 너무나 기이해서 마리사는 몸의 떨림을 억누를 수 없었다.
눈에 재촉당하는 채로 마리사는 레이뮤에게서 나뭇가지를 뽑아낸다.
그것이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아직 마리사는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단지 눈을 견딜 수 없었기 때문에.
그런 이유로 마리사는 흉기를 땋은 머리에 쥐었다.
「음부우- 음붓! 음부……」
마리쨔는 짓눌려 말을 하지 못하지만 온몸과 마음을 다해 극한의 증오를 마리사에게 쏟아내고 있다. 마리사는 그 모습에서 자기 아이, 마리쨔를 떠올렸다.
마리사의 아이인 마리쨔도 크기가 이 정도였고, 그리고 영리해 보이는 눈매가 아주 닮았기 때문이었다.
「응부우ーー!! 응부우ーーー!!」
그런 마리쨔가 짓눌리면서도 필사적으로 뿌꾸-를 시도하는 것을 보고 마리사는 직감적으로 깨달았다.
그것은 죽일 대상이 마리쨔였기에 깨달은 것으로, 반쯤 우연이었다.
이것은 내 아이를 죽이는 것과 같다.
이것은 내 아이, 그 아이의, 그리고 그 아이의, 그 아이의 그 아이의 그 아이의, 팥소가 이어지는 한 영원히 윳쿠리로서 윳쿠리답게 살아갈 미래를 죽이는 것 그 자체다.
「느그으으으-…… 으으으으…… 아가야…… 아가야……」
그런 짓은 하고 싶지 않다. 절대로 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지금 이것을 거부해서 어떻게 되는가?
여기서 내 아이의 미래를 죽이지 않고 공원에 돌아가 내 아이 자체가 처분되는 것을 볼 것인가.
내 아이가 반드시 괴로워하며 죽는 미래를 얻기 위해 공원에서 가족과 함께 도망칠 것인가.
아니면 자신이 지금 죽어 이 선택을 내 아이에게 떠넘겨 버릴 것인가.
마리사의 뇌리에 떠오르는 미래, 모든 것이 느긋하지 못했다.
마리사는 전혀 몰랐다. 마음을 다잡은 듯한 기분이 들었을 뿐이었다.
지역 윳쿠리가 되는 것, 구제를 선택한다는 것, 자신들이 어떤 것을 선택하고 그것이 어떤 미래로 이어지는지를 몰랐다.
「느으으…… 느긋하게…… 느긋하게……」
마리사는 헛소리처럼 느긋하게, 느긋하게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마리사들은 선택해 버렸다.
드리워진 것을 그저 잡아버렸다.
마리사는 느긋하고 싶었을 뿐이었다.
모두 함께 느긋하고 싶었을 뿐이었다.
느긋할 수 없는 일을 참으면 인간 씨와도 사이좋게 지낼 수 있고 함께 느긋하게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을 뿐이었다.
그것뿐이었는데.
◇ ◆ ◇ ◆ ◇ ◆ ◇ ◆ ◇ ◆ ◇ ◆ ◇ ◆ ◇ ◆ ◇
만남 공원에 돌아온 윳쿠리들은 마치 패잔병 같았다.
몸도 마음도 초췌해진 모습으로 토시를 따라와 공원을 본 순간 울며 주저앉아 걸을 수 없게 되었다.
마중 나온 당번 역할의 레이무, 파츄리는 구제에 나갔던 윳쿠리들의 모습으로 그 가혹함을 깨달았다.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일은 계속되었다.
윳쿠리들은 길을 외우고 발걸음 무겁게 큰 공원으로 향했다.
연수도 끝나고 자신들만으로 들윳쿠리를 죽일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매일 쉬는 날 외에는 들윳쿠리를 죽였다.
◇
「오빠야……」
「오, 왜 그래.」
만남 공원의 윳쿠리들은 공원에 남는 윳쿠리를 돌아가며 정하는 규칙을 만들었다.
오늘은 앨리스와 레이무가 남아 아기 윳쿠리들에게 청소나 풀 베기를 가르치고 있다.
공원 순찰을 온 토시에게 말을 걸어온 것은 앨리스였다.
「오빠야, 앨리스는 오빠야에게 할 말이 있어.」
「어, 뭐든 좋으니 말해봐.」
「마리사 말인데…… 이제 한계야. 견딜 수 없게 되어서…… 망가질 거야.」
앨리스가 말하는 마리사란 만남 공원의 대표 마리사를 가리키는 듯했다. 앨리스는 만남 공원에 또 한 마리 있는 마리사와 짝을 이루고 있지만, 그쪽 마리사는 구제 일을 그다지 괴로워하지 않는다. 아이를 위해서라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일하는 기색마저 있다.
그 모습은 앨리스의 말처럼 한계라서 견딜 수 없게 된다는 표현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반면 대표 마리사는 너무 상냥한 개체다.
아직도 들윳쿠리를 죽일 때마다 눈물을 흘리고 매일 괴로운 얼굴을 하고 구제를 향하는 윳쿠리들의 맨 뒤를 터벅터벅 따라간다.
쉬는 날에는 가만히 아기 윳쿠리를 슬픈 눈매로 바라보고 있다.
「구제 일을 시작하고 나서 화내거나 짜증 내거나…… 모두 그렇게 되었지만…… 어떻게든 견디고 있어. 아마 앞으로도 힘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아가야 씨를 위해서니까. 하지만 마리사는 안 돼. 견딜 수 없어.」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는데?」
「왜냐하면 엉덩이가 아주 까슬까슬해. 마음이 까슬까슬하게 말라서 느긋할 수 없게 된 거야. 엉덩이 까슬까슬병이라고 해. 저렇게 된 마리사는 모두 죽어버려.」
그러고 보니 마리사는 이 앨리스에게 집요하게 엉덩이를 응시당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자주 했다.
엉덩이 까슬까슬병이라니 들어본 적도 없어 장난 아니네 이 녀석이라고 토시는 생각했지만, 앨리스는 성벽에서 비롯된 관찰력으로 마리사종의 한계를 간파하고 있는 것이리라 해석했다.
「그런가. 하지만 어쩔 수 없네. 마리사가 그걸 선택했으니까.」
토시는 굳이 차가운 말투를 사용해 앨리스에게 대답했다.
왜냐하면 이것은 후미에(踏み絵)인 것이다.
저쪽 편에서 이쪽 편으로 올 수 있는지, 어떤지.
(역자주 : 후미에 – 에도 시대 일본에서, 기독교인에게 예수 그림을 밟게 하여, 신자 여부를 확인하던 것)
예를 들어 만남 공원의 윳쿠리 중에서 한 마리의 레이무는 구제 일을 즐기게 되었다.
구제를 시키다 보면 일부러 잔혹하게 들윳쿠리를 죽이게 되거나 직무상의 특권이라 칭하며 들윳쿠리를 레이프하는 개체가 반드시 나온다. 그런 짓을 하기 시작한 윳쿠리는 처분되어야 한다. 아직 저쪽 편에 있는 윳쿠리이기 때문이다.
그 레이무는 지금 처분 당락선상에 있는 위태로운 개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와 정반대의 개체도 안 된다.
설령 이쪽 편으로 올 수 있어도 너무 상냥해서 들윳쿠리를 죽일 때마다 울고 있는 듯한 윳쿠리는 조만간 부러져 망가져 버린다.
「……인간 씨는 느긋하지 않아.」
그렇다, 인간은 느긋하지 않다.
그런 인간의 세계─── 이쪽 편에서 살아가려면 윳쿠리라고 해도 느긋하게 있을 수만은 없어.
느긋하지 않은 속에서 느긋함을 찾아내야 해.
「어쨌든 앨리스는 경고할 거야. 이대로면 마리사는 영원히 느긋해져 버릴 거야. 적어도 마리사만이라도 좋으니까…… 구제 일을 그만두게 해줄 수 없을까나. 마리사의 레이무는 일을 할 수 있으니까.」
앨리스의 말대로 짝의 한쪽이 구제 일을 하고 있으니 다른 한쪽의 일을 면제한다는 생각도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것은 번화가의 큰 공원처럼 일이 많은 장소가 아니면 성립하지 않는다.
좁은 만남 공원의 윳쿠리들은 윳쿠리 죽이기를 할 수 있는 팥소통만을 남기는 것이 계획 초기부터 정해져 있는 것이다.
「그건 할 수 없네. 너희는 일을 받는 대가로 가족을 늘릴 수 있는 지역 윳쿠리가 된다고 스스로 정했잖아.」
「느으…… 그건 그렇지만……」
「……저기, 앨리스. 왜 그렇게 마리사를 신경 쓰는 거야?」
토시는 앨리스와 이야기를 시작하고 나서 계속 의문이었던 것을 물었다.
자신을 포함한 모두에게 부과된 의무를 누군가만 면제받는다는 것에 불공평함을 느껴 분노를 느낀다는 것은 인간에게도 종종 있는 일이다.
윳쿠리도 마찬가지로 생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심한 개체가 되면 자신이 괴로우면 다른 모두도 똑같이 괴로워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마저 하므로 이 앨리스의 제안은 매우 드문 일이었다.
「왜냐하면 앨리스를 위해 흔들리는 마리사의 엉덩이가 줄어드는 건 싫고, 흔들릴 거면 흔들리는 대로 반짝반짝한 게 좋으니까.」
「하하, 결국 그거였나.」
「느후훗…… 그야, 그렇지. 일이 면제될 수 없다면…… 적어도 마리사와 제대로 이야기해 줘. 부탁이야.」
구제 일을 시작하게 하고 나서 토시는 마리사에게 깊이 파고드는 질문을 한 적이 없었다. 위태로움을 느끼면서도 마리사가 괴로움을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지켜보고 있었을 뿐이었다.
하지만 이 앨리스는 토시가 느끼고 있는 것보다 마리사가 심각한 상태에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내일은 만남 공원의 윳쿠리들이 쉬는 날이다.
토시는 마리사로부터 직접 말을 듣기로 결정했다.
다음 날, 토시가 몇몇 공원을 둘러본 후 후타바 만남 공원에 도착했을 때, 어딘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느꼈다.
「느와아아아-앙! 느와아–앙!!」
불길한 예감을 느끼며 공원에 들어선 토시를 맞이한 것은 윳쿠리의 울음소리였다.
공원 한가운데서 아기 윳쿠리처럼 엉엉 울고 있는 것은 후타바 만남 공원의 대표를 맡고 있는 마리사다.
아내 레이무가 구레나룻으로 마리사의 몸을 쓰다듬으며 그것을 달래려 하고 있지만, 레이무 자신도 눈물을 흘리고 있다.
그 주위에서는 다른 윳쿠리들도 소리 없이 울고 있다.
아기 윳쿠리들만이 당황한 듯한 표정으로 울고 있는 어미 윳쿠리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윳쿠리들의 무리 속에는 한 명의 노부인이 있었다.
어쩔 줄 몰라 하며 무언가를 하고 싶지만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모습이다.
토시는 마음이 술렁이는 것을 느끼며 달려 나갔다.
「후타바시 소속입니다. 토시라고 합니다. 지역 윳쿠리가 혹시 무슨 일을 저질렀습니까?」
토시는 여성에게 말을 걸며 재빨리 명함 지갑에서 명함을 꺼내 소동에 다가간다.
「아아, 아니에요, 아니에요. 윳쿠리들은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어요.」
여성은 황급히, 그러면서도 지역 윳쿠리가 억울한 죄를 뒤집어쓰지 않도록 말을 꺼냈다.
「느와아아아-앙! 느와-앙!」
마리사는 울고는 있지만 외상은 보이지 않는다.
아이인 마리쨔도 무사하고, 아내 레이무는 마리사를 달래고 있기까지 하다. 다른 지역 윳쿠리도 모두 건재하다.
후타바 만남 공원은 모든 것이 평화로워 보이는데, 지역 윳쿠리들은 눈물을 흘리고, 특히 마리사는 토시가 본 적 없는 이상한 울음소리를 내고 있다. 토시는 당황하여 여성에게 질문을 던졌다.
「저기, 괜찮으시다면 사정을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네, 네. 그럼요……」
토시는 여성을 공원 벤치로 안내하고 지역 윳쿠리들에게 해산을 명령했다.
지역 윳쿠리들은 여성에게 어딘가 아쉬운 듯한 표정을 하며 떠나간다.
그 광경은 지역 윳쿠리 프로젝트에 관여하면서 처음 보는 것으로, 그 모습의 기묘함에 토시는 당혹감을 느꼈다.
소동의 원인은 매우 단순했다.
그것은 이 여성이 휴일에 느긋하게 있던 지역 윳쿠리들에게, 항상 고맙다고 말을 건넨 것이었다.
마리사는 그 단 한마디에 저렇게 되어버렸다고 한다.
「항상 쓰레기 줍기라든가, 풀 베기라든가, 나쁜 윳쿠리 구제까지 해주고 있잖아요. 게다가 최근 작은 공원에도 지역 윳쿠리가 늘어나서 기뻤어요. 그래서 아무 생각 없이, 고맙다고───」
그렇게 말하며 여성은 말을 흐린다.
「…………저렇게 되어버릴 줄이야, 제가 잘못한 걸까요.」
「아닙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기뻤던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식으로 말을 걸어준 적은 없었을 테니까요……」
토시는 이 여성에게 아쉬운 듯한 시선을 보내던 지역 윳쿠리의 표정을 떠올리며 말했다.
「저 마리사는 특히 상냥한 녀석이라서 구제하는 들윳쿠리에게 동정해 버려서 최근 약해져 있던 참이라, 그래서……」
이번에는 토시가 말을 흐리자 여성은 그것에 도움을 주듯 응했다.
「그건…… 그렇네요. 나쁜 윳쿠리라고 해도 저 아이들에게는 같은 윳쿠리니까요. 제가 좀 배려가 부족했네요……」
「아닙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녀석들에게 말을 걸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잠시 침묵이 흐른 후, 여성이 입을 연다.
「토시 씨, 아까 저 마리사가 상냥한 아이라고 하셨는데, 윳쿠리 성격, 모두 아시는 건가요?」
「네, 네 뭐, 일이니까요……」
「우후후, 그거 멋지네요.」
멋쩍게 응하는 토시에게 여성은 부드럽게 웃는다.
그리고 지역 윳쿠리들을 멀리서 바라보며 다시 한번, 정말 멋진 일이라고 중얼거렸다.
「……보세요…… 예전에는 심했잖아요. 역 앞 같은 데는 특히.」
「네…… 그렇네요.」
이 여성이 말한 대로, 과거 후타바시는 심각한 상태였다.
후타바시는 도심과 가깝다는 입지 조건으로 인구가 많고, 큰 강을 따라 존재하기 때문에 자연이 풍부하고 시가지가 발전해 있다는, 그야말로 좋은 점만 취한 모범 같은 지자체였다. 하지만 윳쿠리의 등장과 함께 그 양쪽 모두가 나쁜 방향으로 작용했다.
하천 부지의 자연에서 윳쿠리가 솟아나와 시가지로 침투하고, 그리고 번화가는 대량의 들윳쿠리를 부양하기에 충분한 자원을 가지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후타바시 전체, 특히 역 앞에는 윳쿠리가 넘쳐났다.
역으로 이어지는 길에는 구걸하는 윳쿠리가 줄을 서고, 계단이란 계단에는 윳쿠리가 빽빽하게 늘어선다. 계단 맨 위에 있는 마리사가 마리사는 임금님인거제! 라고 외치면, 그 옆에서 왕비! 자리를 다투며 윳쿠리들이 서로 죽이기 시작한다. 공원에서는 인간 아이들 앞에서 상쾌-! 를 반복한다. 그야말로 제멋대로였다.
게다가 인간 아이들이 상쾌-! 를 하는 윳쿠리의 말투를 흉내 내, 냉동 참치씨는 느긋할 수 없다구! 라고 말해 어머니를 얼어붙게 하는 등의 2차 피해도 많았다(여담이지만 그 어머니는 잠자리에서 리액션을 거의 안하는 냉동 참치였다고 한다). 당시 후타바시는 윳해 월드 챔피언이라든가 소돔과 고모라라든가 섹스 앤 더 시티라든가 하는 온갖 험한 별명으로 불리고 있었다.
「그 시절─── 섹스 앤 더 시티였던 시절에는 윳쿠리 따위, 전부 똑같이 보였어. 모두 나쁜 짓만 하고. 보고 있으면 싫고 싫어서───」
여성은 아주 슬픈 얼굴로 감정을 쥐어짜내듯 이야기한다.
자신들의 얼굴을 데포르메한 듯한 모습의 윳쿠리들이 자신들과 같은 말을 사용하며 화내고 울고 에고를 극한까지 전면에 내세우고 죽이기까지 하는 것을 보여주는 환경이 좋을 리가 없다.
기분이 나쁠 때 친한 사람에게 보여버린 싫은 얼굴이라든가, 싫어하는 사람에게 취해버린 인간으로서 최악의 태도, 자신과 관계없는 사람들이 죄 없이 죽어버렸을 때의 무관심이나 집 없는 사람을 보았을 때의 냉소, 사람을 이해하려 하지 않으면서 자신만은 이해받고 싶다, 봐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천박한 자아───
그런 자신들의 추악한 부분을 계속 보여주며 아무렇지도 않게 있을 수 있는 인간은 없다.
자신들이 서로 미워하고 상처 입히는 모습이 거울에 비친 듯 눈앞에서 펼쳐지는 그런 일상에 견딜 수 없게 되는 것은 상냥한 인간부터였다.
인구는 환경이 아직 나은 시외로 유출되고 그에 반비례하듯 범죄 건수가 늘었다.
거리는 황폐해지고 분위기는 최악이 되었다.
후타바시는 그저 팔짱만 끼고 보고만 있지는 않았다.
대규모 일제 구제를 몇 번이나 했고 박스형 쓰레기 집적소에 보조금을 내거나 들윳쿠리를 줄이는 시도를 계속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안 되었다. 들윳쿠리는 일시적으로 줄일 수 있어도 반드시 어딘가에서 마치 저절로 생겨나는 것처럼 솟아 나온다.
하천 부지를 일제 구제한 다음 날 번화가에 솟아났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을 정도의 수의 들윳쿠리가 발생한다. 그런 이치에 맞지 않는 현상마저 일어났다.
그런 상황에 일어선 것이 후타바 시청 안에서도 특히 위기감을 강하게 느끼고 있는 젊은이들이었다.
토시는 그중 한 명으로 공존의 길이 없는지 생각하고 시청의 유지들과 함께 시장이나 시의회를 끌어들이면서 지역 윳쿠리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그리고 몇 번이나 실패하면서 지금의 형태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저 아이들이 노력하기 시작하고 나서 거리는 조용해졌고 깨끗해졌어…… 전에는 모두 똑같이 보였고 화합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상대와 지금 이렇게 함께 살 수 있게 되어서…… 저 아이들 중에도 상냥한 아이가 있다든가 그런 것을 알게 되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야. 토시 씨라든가 시 관계자분들 덕분이지. 고마워요.」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저도 기쁩니다.」
「하지만 괴로운 생각을 하는 것은 불쌍하네. 특히 상냥한 아이일수록 괴로울 텐데…… 좀 더 모두 저 아이들에게 상냥하게 대해줄 수 있으면 좋겠네. 나를 포함해서……」
「그렇네요……」
그 뒤는 시시콜콜한 이야기였다.
토시는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하고 마리사 곁으로 향한다.
「마리사.」
「느…… 오빠야.」
마리사는 눈이 퉁퉁 부은 얼굴을 하고 있지만 어느 정도는 진정된 듯하다. 마리사 옆에서는 여전히 아내 레이무가 구레나룻으로 마리사의 몸을 쓰다듬고 있다. 마리사 발밑에서는 아이인 마리쨔가 부-비 부-비를 반복하고 있다.
「조금 이야기할까.」
「응. 마리사도 할 이야기가 있는거제.」
마리사는 토시와 공원을 천천히 걸으며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 인간 씨에게 나쁜 짓 한거제.」
「아니, 그렇지 않아.」
「그때 마리사는 감사 인사를 받아서…… 싫었던거제……」
마리사의 의외의 말에 토시는 자신도 모르게 귀를 의심하며 멈춰 섰다.
「……싫었다고?」
「왜냐면 마리사는 윳쿠리 죽이기인거제. 윳쿠리를 죽이고 고맙다는 말 따위…… 그런 걸로 감사 인사 따위 듣고 싶지 않은거제.」
멈춰 선 토시를 올려다보며 마리사는 그렇게 말했다.
「마리사는 최악인거제. 마리사와 레이무와 아가야만이 느긋하기 위해서 다른 윳쿠리를 죽이는거제. 싫으면 안 해도 된다고 알고 있으면서 하는거제. 자기 아이와 다른 윳을 비교해서…… 자기 아이가 소중하다고 다른 윳을 죽이고 있는거제. 모두 함께 느긋하고 싶다고 생각하는데…… 하는 짓은 반대인거제……」
마리사는 도중부터 울먹이는 목소리가 되어 계속 말했다.
「공원에는 게스라면 간단히 죽일 수 있다고 말하는 윳쿠리도 있는거제. 하지만 마리사는 전부 똑같은거제. 윳쿠리를 죽일 때는 팥소 한가운데가 꽉 조여오는거제. 좋은 윳쿠리도 평범한 윳쿠리도 게스도 전부 똑같은거제.」
마리사는 땋은 머리를 어쩔 줄 모르겠다는 듯 움직여 땅바닥을 덧그리고 떨리는 목소리로 이야기를 계속한다.
「오빠야, 알고 있는거제? 들윳쿠리는 모두 괴로워하며 죽는거제. 모두 죽고 싶지 않다고 우는거제. 팥소 씨를 흘리고 있는데도 날뛰는거제. 좀 더 느긋하고 싶었다고 말하는거제……」
마리사의 말은 점점 강해져 간다.
말은 때때로 흐느끼듯 막혔다.
「처음에 죽인 아가야가 마리사를 계속 보고 있는거제. 깨어 있을 때도 새근새근하고 있을 때도 마리사가 아가야와 부-비 부-비하고 있을 때도 계속인거제! 왜 너만 느긋하게 있냐고 마리사를 노려보고 있는거제! 느긋할 수 없어! 계속 느긋할 수 없는거제!」
마리사의 땋은 머리는 땅바닥을 치기 시작했다. 눈매는 땅바닥을 공허하게 응시하고 있다.
멍하니 한 점을 바라보며 땅바닥을 치는 마리사의 모습은 망가지기 직전처럼 보였다.
윳쿠리 중에서도 마리사종이나 묭종은 삶에 대한 지향이 레이무종이나 앨리스종에 비해 약하다고 알려져 있다.
고난에 부딪혔을 때 어떻게든 살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깨끗하게 목숨을 포기해 버리는 면이 있다.
삶에 관해서 그러한 결벽함은 미덕이 아니다.
죽어도 살아주겠다는 집념이 부족한 것부터 죽어간다.
토시는 지역 윳쿠리 프로젝트에 관여하면서 그런 윳쿠리를 많이 보았다.
마음이 꺾여 사는 것을 포기하고 죽어가는 윳쿠리를 많이 보았다.
「마리사……」
「인간 씨는 윳쿠리를 죽이는 마리사들을 싫다는 듯한 눈매로 보는거제! 인사를 해도 받아주지 않는거제! 길을 걷고 있으면 침 씨를 뱉는 사람도 있는거제!! 이럴 바에는 지역 윳쿠리가 되지 말았으면 좋았을걸! 들놈인 채로 죽었으면 좋았을걸!!」
「그렇지 않아. 절대로 그렇지 않아. 인간이라고 모두 그런 건 아니야. 그분이 너희에게 고맙다고 말해주셨잖아. 너희를 인정해 주는 사람도 있는 거야.」
토시는 마리사의 말에 반박한다.
누구보다 토시 자신이 괴로워하면서도 발버둥 치며 앞으로 나아가려는 마리사를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마리사는 진지한 토시의 말에 놀라 미안한거제, 하고 고개를 숙여 작은 목소리로 사과했다.
「그래도 싫다고 생각하는 건가?」
토시의 물음에 마리사는 고개를 젓듯 몸을 흔들었다.
「…………아닌거제…… 아까 싫었다고 말했지만………… 사실은…… 마리사는 사실은, 사실은…… 기쁘다고 생각한거제. 그런 식으로 생각해버린거제. 마리사는 윳쿠리 죽이니까 안 되는데…… 그래서 울어버린거제. 아가야 앞에서 부끄러웠지만…… 멈출 수 없었던거제……」
마리사는 감사 인사를 들었을 때를 떠올리는 듯 복잡한 감정을 서툰 말로 열심히 이야기한다.
「……마리사는 이제 계속 죽고 싶다고 생각했던거제. 자기만을 위해 누군가를 짓밟는 것은…… 게스라고 하는 거 아닐까 하고 마리사는 생각하는거제. 마리사들은 게스가 된거제. 아가야도 마리사 같은 삶을 살아야 하는거제. 그런 식으로 만들어버려서…… 그런 게스는 죽는 편이 좋은거제.」
토시는 조용히 있었다.
가만히 조용히 마리사를 응시하고 있다.
「하지만 오늘 감사 인사를 받은거제…… 그것만으로 뭐라고 할까─── 마리사는 조금만 더 살아있어도 괜찮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거제. 마리사가 죽인 윳쿠리들은 분명 용서해주지 않겠지만…………」
조금 긴 침묵 후 토시를 살피듯 마리사는 이렇게 말을 이었다.
「……오빠야…… 마리사는 그렇게 생각해도 좋은거제?」
「어. 당연하잖아. 네가 그렇게 생각해 준다면 나도 기뻐. 마리사.」
토시는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며 말했다.
마리사의 엉덩이가 어쩐지 윤기를 되찾은 것처럼 보였다.
초등학교 저학년쯤 되어 보이는 작은 남자아이 몇 명이 후타바 만남 공원에서 놀고 있다.
깽깽이라는 요즘 아이답지 않은 고풍스러운 놀이를 하면서도 몸을 움직이는 즐거움을 얼굴 가득 드러내며, 가끔 친구를 방해하기도 하며 꺅꺅 소리를 지르고 있다.
지역 윳쿠리인 마리쨔는 청소를 하면서 그것을 부러운 듯 힐끗힐끗 보고 있었다.
「어이, 거기, 작은 마리사! 이리 와!」
그것을 눈치챈 소년들이 무언가 상의하고 나서 마리쨔에게 말을 걸었다.
마리쨔는 너무 많이 쳐다봐서 혼날 것을 각오한 듯한 얼굴이 되었다.
「같이 놀자!」
「늣…… 느엣!?」
이어지는 의외의 말에 마리쨔는 놀라 멍하니 멈춰 섰다.
다음 순간, 마리쨔는 황급히 뒤돌아 공원 순찰을 와 있던 토시의 눈치를 살폈다.
토시는 미소 지으며 마리쨔에게 다녀오라고 손짓했다. 마리쨔는 환하게 얼굴을 빛내며 소년들에게 달려갔다.
「참나, 쓰레기봉투는 두고 갔구먼.」
토시는 쓴웃음을 지으며 마리쨔가 그 자리에 두고 간 쓰레기봉투를 집어 든다.
「우오오! 비스듬하다!」
「비스듬해! 엄청 비스듬해! 어떻게 된 거야 이거!」
와아, 하고 소년들의 환호성이 터져 나온다.
토시가 보니 마리쨔는 오른쪽 발 씨만 땅에 대는 멋진 외발 서기로 비스듬히 기울며 깡충깡충 뛰고 있었다.
「하핫…… 너무 비스듬하잖아…… 어떻게 하는 거야 그거……」
토시는 힘없이 웃는다.
마리쨔는 눈썹을 찡그리며 아기 윳쿠리의 크기에 맞춰 그려진 작은 원의 연속을 진지한 얼굴로 나아가고 있다.
「늣, 늣, 팟!」
팟, 하고 마리쨔는 발 씨를 크게 벌려 삼각김밥 같은 모양이 된다.
그러자 소년들은 다시 환호성을 질렀다. 환호성을 등에 업고 마리쨔는 여전히 외발 서기가 되어 뛴다.
「삼각김밥이다!」
「만쥬잖아.」
「그랬지!!」
「늣, 늣, 늣!」
토시는 인간 아이와 마리쨔가 노는 그 모습을 기쁜 듯이 바라보고 있었다.
마리사에게 삶에 대한 의지를 주었던 그 여성은 지역 윳쿠리 제도가 시작되고 나서 거리가 조용해지고 깨끗해졌다고 말했다.
그것은 어떤 면에서는 맞고, 그리고 맞지 않다.
들윳쿠리의 수를 많이 줄이는 데는 인간의 손에 의한 일제 구제가 가장 효과적이고, 거리 미화에 관해서는 시에서 고용한 청소원, 각 동네 자원봉사자들의 활동 영향이 크다.
효율만 생각한다면 잔디밭 잡초를 뽑는 데 일일이 샘플과 씨름하는 듯한 녀석에게 풀 뽑기를 맡길 필요는 없고, 하물며 번화가까지 왕복 4시간이나 걸리게 해서 휴식이나 식사를 제외하면 실제 활동은 2시간 남짓인 구제 따위는 아무런 보탬도 되지 않는다.
거리 청소든 들윳쿠리 구제든 인간이 하는 편이 빠르고 싸고 확실한 것이다.
실제로 후타바시 통계 조사에 따르면 지역 윳쿠리로 인해 직접적으로 감소한 윳해 인지 건수는 전체의 8%에 불과하다고 여겨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여성처럼 지역 윳쿠리로 인해 거리가 조용하고 깨끗해졌다고 생각하는 인간은 많다.
그것은 명확하게 알 수 있는 데이터로도 나타난다. 지역 윳쿠리 제도 시행 전후에 윳해 관련 민원은 실로 76% 감소한 것이다.
지역 윳쿠리가 실제로 내는 성적보다 시민들은 더 큰 평가를 하고 있다.
그 이유는 아마 윳쿠리 중에도 인간과의 공생을 바라는 자가 있다는 것을 다른 누구도 아닌 윳쿠리 자신이 몸소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동족을 구제하는 것에 괴로움을 느끼면서 그 죄를 짊어지고도 가족과 함께 살아가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지역 윳쿠리들의 행동이 인간의 공감을 얻고 그리고 악감정을 정화하고 있다.
그 변화는 모래알보다 작고 거짓말처럼 느리다.
그래도 변해가고 있다.
시민들의 협력을 얻을 수 있게 되어 윳해가 발생하기 어려운 거리 만들기가 간신히 궤도에 오르기 시작했다.
줄어든 윳해가 다시 재생산되는 일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환경이 좋아진 후타바시에 사람들이 돌아오고 아이들이 늘어나고 어른들이 그것을 지켜보는 선순환 속에서 거리는 과거의 활기를 되찾으려 하고 있었다.
「인간 씨가 아가야랑 놀아주고 있는거제……?」
어느새 마리사가 토시 발밑에 와서 말을 걸어왔다.
구제 일에서 막 돌아온 듯 얼굴에 튄 팥소를 묻힌 채였다.
마리사는 눈앞의 광경이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하고 입과 눈매를 크게 벌리고 있다.
「오, 어서 와. 그래. 깽깽이라고 하는 거야, 저건.」
「느와아~, 깽깽이 씨. 느긋한 이름인거제…… 아가야, 깡충깡충 잘하는거제……! 근데 어떻게 저렇게 비스듬히……」
「너도 모르는 거냐……」
퐁퐁 소리를 내며 마리사는 토시 앞으로 나섰다.
토시는 마리사의 등을 보며 생각한다.
인간 편에 서서 동족을 죽이는 생물이 선량한가 묻는다면 그것은 인간의 관점에서는 선량하고 그 생물의 관점에서는 망할 게스이다.
지역 윳쿠리들은 인간에 비유하면 침략자에게 협력하는 매국노 같은 입장으로 본래의 윳쿠리로서의 자신들의 존재 의의와 완전히 반대되는 일을 계속해야만 한다.
마리사의 마음은 앞으로도 다시는 평온으로 가득 찰 일이 없을 것이다.
저 놀고 있는 마리쨔도 윳쿠리로서 보답받는 날은 오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 아이도, 또 그 아이도─── 이 구조가 계속되는 한 영원히.
지역 윳쿠리가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사람들의 이해를 얻는 전제가 되어버렸다.
임시방편처럼 문제에 그때그때 대처하며 만들어진 구조이기에 언제부턴가 그런 형태가 되어버렸다.
그런 후타바시의 지역 윳쿠리 제도에 대해 윳쿠리 사이에 굳이 계층을 만드는 민족 정화 같다거나 자의적인 생명 선별이라든가 윳쿠리가 아닌 것을 만들어내려 한다거나 하는 비판은 적지 않다.
인간과 사이좋게 지내고 싶다고 바라는 순수한 윳쿠리를 속이는 듯한 방식으로 조작하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는 직원도 있고 직접적인 비용 대비 효과만 보고 쓸모없는 식충이들을 그만두게 하라는 시 간부도 여전히 있다.
토시나 유지들은 그러한 프로젝트 내외의 문제나 여러 압력 속에서 하나하나 끈질기게 임해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어도 타협의 길을 어떻게든 찾아왔다.
어째서 그런 것이 가능했을까.
토시는 고생하며 철야까지 계속했던 시기를 떠올리며 생각한다.
그것은 역시 윳쿠리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후타바시를 진심으로 생각하고 좋은 도시로 만들고 싶다는 마음은 물론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만쥬 주제에 움직이고 말하고 체온이 있고 표정이 있고 게스이거나 선량하거나 비겁하거나 상냥하거나 때로는 본능을 드러내면서 때로는 묘하게 인간적인 그런 윳쿠리를 좋아하지 않으면 윳쿠리에 대해 열정을 갖지 않으면 이런 일은 계속해 올 수 없었다.
「늣, 늣, 늣!」
마리쨔가 뛸 때마다 힘이 들어가는 것인지 연동하듯 마리사의 머리카락이 흔들리고 있다.
소년들도 마리쨔의 예상외의 노력에 골이 가까워짐에 따라 진지한 표정이 되어가고 있다.
조금만 더 윳쿠리가 괴로워하지 않아도 되는 공존의 형태를 찾아갈 수는 없을까.
인간 아이와 윳쿠리 아이를 바라보며 그런 식으로 토시는 생각해 보았다.
조금 더 윳쿠리가 느긋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되지 않을까.
그것은 정말 꿈같은 일이다.
윳쿠리의 기질뿐 아니라 인간의 윳쿠리에 대한 생각마저 변하지 않으면 실현될 수 없다.
어떤 의미에서는 인간이 가진 권익을 윳쿠리에게 나누어주려는 생각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런 것을 생각해 버리다니 자신도 이 지역 윳쿠리들처럼 자기 종에 대한 배신자일지도 모른다고 토시는 생각한다.
「늣! 팟! 늣! 팟!」
어려운 구간에 접어들어 마리쨔는 그 속도를 늦췄다.
외발 서기는 간신히 유지하고 있지만 부들부들 떨리고 왼쪽 발 씨는 금방이라도 땅에 닿을 것 같다.
토시는 어느새 주먹을 강하게 쥐고 있었다. 마리쨔를 지켜보는 소년들도 마찬가지였다.
이루어질지 어떨지조차 모른다.
분명 아주 긴 시간이 걸릴 것이다.
많은 동료가 필요하다.
많은 충돌이나 실패가 있을 것이다.
간단히 윳쿠리를 근절할 수 있는 기술이 생겨 그것으로 대체될 가능성마저 있다.
설령 실현될 수 있다 해도─── 이 마리사는 과도기의 희생양이 되어 꿈꾸는 세상을 보지 못하고 죽어갈 것이다.
그것이 뻔히 보이는 것은 매우 잔혹하고 안타까운 일이다.
미안하다 마리사, 하지만 말이야,
토시는 마리사의 등에 눈을 돌려 마음속으로 묻는다.
지금만이라도 좋아, 포기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그렇게 생각해주지 않을까?
소년들의 무리가 다시 한번 환호성을 질렀다. 마리쨔가 해낸 것이다.
「해냈다!」
「엄청 비스듬했어!」
「느헤헤…… 고마운고제……」
와글와글 작은 영웅을 칭찬하는 소년들의 무리 속에서 마리쨔는 멋쩍은 듯 땋은 머리로 뺨을 긁고 있다.
몸을 떨고 있는 마리사의 표정은 보이지 않는다.
시선 끝, 마리쨔의 얼굴은 반짝이듯 밝게 빛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