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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그렇듯 오역이나 오타 지적은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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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거리를 아이들은 방황한다
시궁창 아키

 

 

매서운 추위가 몰아치는 어느 이른 새벽.

 

주요 역에서 가까운 번화가 한구석.

조금 남은 마른 잎이 섞인 화단 안에 낙엽이 듬뿍 담긴 비닐봉지가 떨어져 있다.

그것이 갑자기 바스락거리며 움직이는가 싶더니, 봉지 안에서 더러운 아가 윳쿠리 한 마리, 마리쨔가 느릿느릿 기어 나왔다.

 

전형적인 부모를 잃은 고아 윳쿠리의 모습이다.

움푹 팬 뺨이나 마른 몸은 진흙과 기름으로 더럽혀져 있고, 말랑말랑해야 할 피부는 건조함과 추위로 거칠거칠하다.

발 씨는 검게 더러워져 갈라지기 시작했고, 항문 씨에는 더러운 응응 씨 자국이 갈색 줄무늬로 남아 있다.

금발은 빛이 바래 온갖 쓰레기가 엉겨 붙었고, 자랑스러운 땋은 머리는 풀어지기 직전이다. 구겨진 모자 씨는 쓰지 않고 비닐봉지 안에 남겨둔 채.

 

「뉴우우우우우…… 오늘도 츄어 츄어인고제…….

쮸-욱, 쮸-욱, 마리쨔의 팥소쨩도 땡땡 얼었다구.」

 

차가움에 굳어버린 몸을 풀려는 듯 몸을 늘였다 줄였다 하는 마리쨔.

늘린다. 줄인다. 늘린다. 오른쪽 비틀기. 왼쪽 비틀기. 앞으로 숙이기. 뒤로 젖히기.

체조를 반복하는 동안 어색했던 움직임이 점차 부드러워진다.

 

해가 막 떴을 뿐이라 주변은 아직 어둑하지만, 슬슬 움직이지 않으면 인간들이 활동할 시간이 되어 버린다.

마리쨔는 뒤돌아 비닐봉지 안에 머리를 들이민다.

그 안에는 마리쨔보다 더욱 작은, 아직 아가 윳쿠리라고 부르기에도 이를 정도로 어린 윳쿠리가 있었다.

 

「마리샤, 일어나는고제. 슬슬 갈 고제.」

 

「……츄어 츄어 씨는 느긋할 수 없다구. 좀 더 큐-울 큐-울 하게 해줘.」

 

「그렇게 말할 수 없는고제. 인간쨩이 일어나면 더 느긋할 수 없는고제.」

 

「느에에에……」

 

투덜거리면서도 마리쨔의 모자 씨 안에서 나온 마리샤는 언니의 재촉에 따라 똑같이 몸을 움직이고, 울 것 같은 얼굴로 언니에게 매달린다.

 

「마리샤, 퐁퐁 비었다구. 뭔가 우-꺽 우-꺽 하게 해줘.」

 

「뉴으, 잎사귀 씨밖에 없는고제……」

 

마리쨔는 비닐봉지 안쪽에서 시든 잎사귀 몇 장을 꺼낸다. 그것을 본 마리샤의 얼굴이 더욱 일그러졌다.

마리쨔라도 모을 수 있는 잎사귀는 부드러워 마른 잎보다는 낫지만, 그다지 맛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것밖에 먹을 것이 없으니 불평할 수도 없다. 입안에 머금고 침으로 부드러워지기를 기다렸다가 씹는다.

 

「우-꺽 우-꺽, 불행해애……. 달콤달콤 씨 먹어보고 시퍼.」

 

「마리쨔도 그런 거 먹어본 적 없다구. 느긋하게 참는고제.」

 

「느에엥, 느긋할 수 없어……」

 

어두운 분위기 속에서 맛없는 식사를 마치고, 두 마리는 이동하기로 했다.

마리쨔는 낙엽을 긁어낸 비닐봉지를 둥글게 말아 모자 씨 안에 넣고, 챙 위에 동생을 태웠다.

까끌까끌하고 차가운 아스팔트 길은 부드러운 아기 윳쿠리의 저부에는 너무 괴롭기 때문이다.

 

「괜찮은고제? 츄어 츄어라면 마리쨔의 모자 씨 안에 들어가도 좋은고제.」

 

「괜찮다구. 꺔꺔씨는 느긋할 수 없는걸.」

 

「알았다제. 그럼, 출발 신고인고제.」

 

아침 안개에 희미한 거리를, 두 개의 작은 그림자가 느긋하게 나아간다.

 

◇ ◆ ◇ ◆ ◇ ◆ ◇ ◆ ◇ ◆ ◇ ◆ ◇ ◆ ◇ ◆ ◇

 

일 년 내내 문득 죽는 일이 많은 윳쿠리들이지만, 겨울철 사망 수는 더욱 많다.

추워짐에 따라 윳쿠리들은 초조해지고, 부족한 식량이나 보금자리를 둘러싸고 다투며 목숨을 잃어간다.

또한 행인에게 시비를 걸거나 민가에 침입하는 개체도 늘어나, 그 대부분이 구제된다.

 

그 결과, 거리에는 부모를 잃은 많은 아기 윳쿠리, 아이 윳쿠리가 남겨진다.

그 태반은 경쟁으로 인해 보금자리를 잃고, 식량을 찾아 하루 종일 걸어 다니는 생활을 강요당한다.

내일은 오늘보다 따뜻해져서 느긋하게 있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믿으며.

 

하지만 그 대부분은 봄을 맞이하지 못하고 목숨을 잃게 된다.

굶주림, 추위, 악천후, 포식종, 조수(鳥獸), 굶주린 동족, 그리고 거리에 사는 인간의 생활 그 자체…….

인간이 살기 위해 최적화된 거리는 결코 윳쿠리에게 상냥하지 않다.

 

그렇다고는 해도, 들윳쿠리라고 하면 이제 해수와 같은 취급이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윳쿠리를 짓밟으려는 인간은 그다지 많지 않다.

어쨌든 자신들과 같은 말로 이야기하는 생물을 짓밟고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인간은 좀처럼 없기 때문이다.

역으로 이어지는 큰길을 바쁘게 오가는 사람들은 건물 옆을 살금살금 나아가는 자매를 완전히 묵살하고 있었다.

 

바쁘게 엄청난 속도로 걷는 사람들을 마리샤가 언니의 모자 위에서 올려다보았다.

 

「인간씨, 느긋하지 않네.」

 

「인간씨는 마리쨔들보다 잔뜩 일해야 해서 무척 바쁜고제.

하지만 그만큼 잔뜩 좋은 걸 손에 넣는다고 아빠야가 말했다구.」

 

「맛있는 밥 씨라든가, 따뜻한 집 씨라든가, 어째서 마리샤들에게 나눠주지 않는고야?

윳쿠리도 느긋하고 싶은 거라구?」

 

「…………마리쨔들은 인간씨의 무리 사냥에 들어있지 않으니까, 나눠주지 않는 건 어쩔 수 없는고제.」

 

「마리샤, 인간씨의 무리에 들어가고 시퍼. 어떻게 하면 들어갈 수 있나?」

 

「…………」

 

그 물음에 대답할 수 있는 윳쿠리가 있을까.

인간에게 관여해서는 안 된다. 지금은 돌아가신 부모님에게 가장 먼저 배운 철칙이다.

그것을 어긴 윳쿠리가 모조리 비참한 꼴을 당하는 모습도 이미 몇 번이나 보았다.

스스로 관여해 가다니 그런 무서운 짓은 마리쨔에게는 도저히 할 수 없었다.

 

「──부탁임다, 도와주세여ㅕㅕㅕ!」

 

큰 소리가 주위에 울려 퍼지며 마리쨔의 생각은 중단되었다.

무슨 일인가 하고 돌아보는 인간들을 따라 소리가 난 곳으로 눈을 돌리자, 거기에는 만신창이의 윳쿠리 가족이 있었다.

뺨이 움푹 팬 어미 레이무와 아이 마이쨔가 한 마리씩, 어미의 구레나룻 안에는 숨이 끊어질 듯한 아기 레이무가 한 마리.

먹을 것이 떨어져 구걸 행위에 나선 전형적인 말기 상태의 들윳쿠리 가족이다.

폭포처럼 눈물을 흘리는 어미 레이무는 목이 쉰 소리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하고 있었다.

 

「레이무는 은배지였슴다! 밥 씨도 화장실 씨도 제대로 할 수 있슴다! 노래 씨도 참을 수 있슴다!

덧셈뺄셈 씨도 히라가나 씨도 읽을 수 있슴다! 인간 씨가 말하는 것은 제대로 지킴다!

이 아가야 씨는 배가 고파서 곰팡이 씨가 피고, 지금 당장이라도 영원히 느긋해져 버릴 것 같슴다!

레이무들도 배가 꼬르륵꼬르륵함다! 이제 계속 우-걱 우-걱 하지 못했슴다!

부탁임다! 레이무들을 도와주세여ㅕㅕㅕ!!」

 

받쳐 들린 아기 레이무는 작게 경련하고, 때때로 꿈틀거리며 소리 없는 신음 소리를 냈다.

몸 곳곳에는 진흙 얼룩에 섞여 곰팡이가 피었고, 흙빛 얼굴색은 이제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쿨럭, 쿨럭, 느, 느긋하게…… 느긋하게 해져……」

 

「마이쨔의 소중한 동생을 도와져! 아주 느긋하고 싶은 동생이라구?

우-걱 우-걱도 응응 씨도 잘하고, 노래 씨도 느긋하게 부른다구? 부탁이니까 도와줘!」

 

「인간 씨들이 윳쿠리를 싫어하는 것은 알고 있슴다! 하지만 인간 씨들밖에 의지할 곳이 없슴다!

이 아이와 함께 태어난 아가야 씨들은 이제 모두 영원히 느긋해져 버렸슴다!

레이무의 둘도 없는 소중한 아가야 씨임다! 레이무는 어떻게 되든 좋으니, 아가야 씨들만이라도 도와주세여!

레이무는 뭐든지 하겠슴다! 응응 노예라도 상쾌- 노예라도 샌드백 씨라도 기꺼이 되겠슴다!!」

 

비장한 표정으로 도움을 청하는 레이무의 발 씨에 가까운 부분에는 나뭇가지로 찌른 듯한 여러 개의 낫지 않은 작은 상처가 나 있다.

아마도 굶주린 아이들의 배를 채우기 위해 자해하여 체내 팥소를 빨게 했던 것이리라.

 

하지만 그런 것은 인간에게는 아무래도 좋은 일이다. 정체 모를 액체에 몸의 더러움이 섞여 끈적끈적한 불쾌한 물체에 닿고 싶은 사람은 없다.

필사적으로 매달리는 레이무를 오물 보듯 내려다보며 너도나도 서둘러 그 자리를 떠나간다.

잡다한 인파가 가족 주위만 깨끗하게 비어, 도움을 얻지 못할 것임을 깨달은 모녀는 고개를 숙인다.

하지만 별난 사람도 있는 법이다. 한 명의 거친 행색의 남성이 군중을 빠져나와 레이무 앞에서 허리를 굽혀 시선을 낮춘다.

 

「헤에, 불쌍하네.」

 

「그, 그렇슴다. 아가야 씨들은 불쌍함다!

계속 우-걱 우-걱하지 못해서 배가 꼬르륵꼬르륵함다!」

 

「마이쨔들을 불쌍하게 여겨줬다면 부디 밥 씨를 달라구.」

 

「한겨울에 애를 만든 데다 밥도 먹여주지 못하는 바보에 무능하고 무계획한 게스 부모 밑에서 태어나서 정말 불쌍하네.

이런 추운 시기에 태어난 애가 금방 죽어버릴 거라는 것 정도는, 너희 같은 머리 없는 놈들이라도 알 텐데.」

 

그 말에 순간 주위의 소란이 멎었다.

정곡을 찔린 레이무는 얼굴을 붉히지만, 그러나 반박할 수는 없다.

모처럼 발길을 멈춰 준 인간을 놓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렇슴다. 레이무는 아무것도 못하는 게스인 무능임다. 아가야 씨를 느긋하게 해줄 수 없는 못난 엄마야임다.

……하지만! 아가야 씨는 아무 잘못 없슴다! 레이무는 어떻게 되든 좋으니, 아가야들만이라도 느긋하게 해주세여!」

 

「어, 엄마야……!」

 

차가운 땅바닥에 이마를 문지를 듯 몸을 숙이고 빈사의 자식을 받쳐 든 레이무.

거기에는 자식에 대한 대가 없는 헌신적인 사랑을 가진 어머니의 아름다운 모습이 있었다. 감명받은 마이쨔는 모자 씨로 눈가를 가린다.

 

「……좋아, 도와주지.」

 

「「저, 정말임까!?」」

 

「대신 조건이 있다.」

 

「느, 느웃! 레이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지 하겠슴다!」

 

「그럼, 지금 당장 여기서 먹으십시오를 해라.」

 

다시 한번 멎는 소란. 사람들은 눈살을 찌푸리며 지나가지만, 몇몇은 멈춰 서서 남성의 일거수일투족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모녀는 눈을 희번덕거렸지만, 이윽고 무슨 말을 들었는지 이해하고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

 

「에? 에, 하지만 그건……」

 

「꼬맹이가 굶주리고 있다면 먹으십시오 하면 되잖아. 그러면 식량 문제는 단번에 해결이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레이무가……」

 

「뭐야, 너는 어떻게 되든 좋았던 거 아니었나? 꼬맹이들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한다며?」

 

「느, 느으으으으…………읏!」

 

「자, 빨리.」

 

몸을 비틀며 필사적으로 고민하는 어미 레이무. 곁에 다가선 큰딸을 보고, 구레나룻 속의 빈사 상태의 딸을 보고, 남성의 얼굴을 본다.

아이를 구할 수 있는 메리트와, 앞으로 아이들을 돌볼 자가 없어지는 것의 디메리트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이리라.

남성은 아이들을 도와준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신이 죽은 후에 그것이 지켜질지는 어미 레이무가 알 수 없는 것이다.

그녀가 고민하는 모습을 남성은 즐겁다는 듯 바라보고 있다.

 

「──느긋할 수 없는 소리 하는 거 아닌고제, 이 망할 인간!」

 

「아가야!?」

 

궁지에 몰린 어머니를 구하려 뛰쳐나온 것은 용맹스러운 표정을 한 마이쨔였다.

어머니의 제지를 뿌리치고 입에서 거품을 날리며 땋은 머리를 남성을 향해 휘두르며 소리친다.

 

「엄마야가 "먹으십시요"를 해도 어차피 마이쨔들의 일을 도와줄 리 없는고제!

마이쨔들이 고민하고 괴로워하는 걸 보면서 느긋해하고 있을 뿐이면서!」

 

「아가야, 그만해! 인간 씨, 기분 나빠하지 마세여!?

아가야는 아직 아가야라서 아직 잘 모를 뿐임다! 그러니까……」

 

「그런 망할 인간에게 도움받을 일 따윈 없는고제!

알았으면 썩 저리 꺼져라구! 그렇지 않으면 뿌꾸-할고제!

뿌뀨우우우우우우우 느부부부부부부」

 

「아가야아아아아아아아아안!?」

 

남성을 향해 "뿌꾸-"를 날린 마이쨔는 그 모습을 남성의 신발 밑으로 감췄다.

밟혔다고 해도 체중을 싣지 않고 머리를 짓눌렸을 뿐으로, 빠져나오려고 온몸을 삐걱삐걱 몰캉몰캉 떨며 발버둥 치고 있다.

아이 윳쿠리의 힘으로는 도저히 빠져나올 수 없을 테지만.

 

「느갸, 아파, 찌, 찌부러……」

 

「아가야안, 느긋하게, 느긋하게 있으라구!? 인간 씨, 아가야를 밟지 말아 주세여, 아파하고 있다구!」

 

「어이 레이무, 애 교육이 제대로 안 된 거 아니냐? 금배지니 은배지니 하는 게 웃기는군.」

 

「제대로 타이를 테니잇! 부디 용서해 주세여ㅕㅕㅕㅕ잇!!」

 

이제는 얼굴을 노면에 내리치는 듯이 절을 반복하는 레이무.

 

「그건 그렇고 말이다. 어이 레이무, 도와줘야 할 녀석이 늘었군?」

 

「느아, 아, 아아…………」

 

「규붓!?」

 

남성이 발의 힘을 강하게 주자 마이쨔가 견디지 못하고 응응 씨를 흘리기 시작하자, 레이무의 안색은 이제 새파랗다 못해 흙빛이 되었다.

그 모습을 보고 남성의 입가가 유열에 일그러진다.

 

「자, 어쩔 거냐?」

 

「──마리샤, 가는고제.」

 

「……응.」

 

마리쨔는 작은 뒷골목으로 발걸음을 옮겨, 구걸 가족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 곳까지 왔다.

그 어머니는 먹으십시오를 했을까, 하지 않았을까.

마리쨔에게는 관계없고 알고 싶지도 않다. 그저 그 자리를 떠나고 싶어서 하염없이 걸음을 계속했다.

 

◇ ◆ ◇ ◆ ◇ ◆ ◇ ◆ ◇ ◆ ◇ ◆ ◇ ◆ ◇ ◆ ◇

 

햇볕이 드는 큰길이 인간의 세계라면 어둡고 추운 뒷골목은 윳쿠리들의 보금자리다.

주의 깊게 주위를 둘러보면 곳곳에서 윳쿠리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보금자리라고 해서 거기에 사는 자들이 행복한가 하면 그렇지는 않다.

 

검게 변한 자식을 울면서 하염없이 핥는 레이무.

허름한 둥지 안에서 움푹 들어간 눈으로 주위를 살피는 한쪽 눈을 잃은 묭.

상처투성이 몸을 질질 끌며 켈켈 웃으면서 무언가의 종잇조각을 모아 돌아다니는 파츄리.

 

모두 상처 입고, 지치고, 굶주려 느긋함이라고는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 모습들뿐이다.

마리쨔 자매 따위는 아무도 신경 쓰지 않고 오로지 자신들의 생존 확보에 매달리고 있다.

 

뺨에 큰 상처가 있는 마리사와 스쳐 지나가며 느긋하지 못한 시선을 받아 두 마리는 몸을 움츠린다.

하지만 마리사는 아무 짓도 하려 하지 않았다.

 

식량도 둥지도 없는 아가 윳쿠리를 일부러 습격하는 들윳쿠리는 좀처럼 없다.

동족 살해는 느긋할 수 없다거나 하는 양심적인 이유가 아니다. 그저 리턴이 부족하고 리스크에 맞지 않을 뿐.

먹을 것도 없는 주제에 만에 하나 소리라도 지르면 인간의 귀를 끌어 그것이 일제 구제의 방아쇠가 될 우려도 있다.

굶주림에 눈을 번뜩이는 윳쿠리들이 마리쨔 자매를 묵살하는 것은 그런 사정 때문이었다.

 

「──흐굿, 우, 느, 느으으으으읍!?」

 

「아아, 좋아아. 당신의 마무마무, 흐물흐물하지만 아주 도시파야아.」

 

건물과 건물 사이 틈새에서 억눌린 듯한 목소리가 들려와, 마리쨔는 그 안을 살짝 엿보았다.

안에서는 지저분한 행색의 앨리스가 이 또한 너덜너덜한 마리사를 땅바닥에 짓누르고, 그 엉덩이에 자신의 하반신을 밀착시켜 격렬하게 부딪히고 있었다.

앨리스는 얼굴을 돌리고 싶어질 만큼 추악한 열락의 표정을 띄우고, 마리사는 눈물을 글썽이며 목소리를 필사적으로 참고 있다.

추송을 반복할 때마다, 두 마리의 체표나 국부에서 분비된 점액이 끈적끈적하게 은빛 실을 그리며 흘러내린다.

 

「아, 아, 아, 싫어, 이, 이제……!」

 

「응하아, 알아아, 당신도 흥분했구나, 자! 같이 가자고!」

 

마리사의 격한 숨소리 피치가 가속되고, 그 목소리에 요염함이 더해져 간다.

마리사의 한계가 가깝다는 것을 깨달은 앨리스는 허리 움직임을 강하게 하고, 집요하게 마리사를 몰아붙인다.

마무리하려는 듯 유난히 강하게 허리를 부딪히자, 두 마리는 숨을 맞춘 듯 몸을 뒤로 젖혔다.

 

「「사, 사, 사, 상쾌애애애애───!!」」

 

몸을 겹친 채 도취된 표정을 띄우고, 움찔움찔 경련하는 두 마리.

이윽고 힘없이 쓰러져 숨이 고르지 않은 마리사의 이마에서 느릿느릿 줄기가 돋아나 자라난다.

 

「아…… 아가야, 마리사의 아가야……!」

 

줄기에는 세 마리의 열매 윳쿠리가 열리고, 그것을 본 마리사는 눈을 촉촉하게 적시며 사랑스럽다는 듯 올려다보지만, 다음 순간 표정을 흐린다.

그도 그럴 것이. 앨리스가 그 줄기를 뿌리부터 부러뜨려 우걱우걱 먹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느……읏……!」

 

「우-걱, 우-걱, 그럭저럭-」

 

「…………읏……」

 

희미한 비명을 지르며 자신의 아이가 씹혀가는 것을, 마리사는 슬픔과 체념이 뒤섞인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아직 절정에 떨며 완전히 풀어진 마무마무에서는 앨리스의 누르스름한 정자 팥소가 꿀꺽, 꿀꺽 넘쳐흐르고 있다.

 

「……꿀꺽. 후우, 나쁘진 않았어. 그럼 이게 상쾌- 대가야. 또 부탁할게.」

 

앨리스는 곁의 음식물 쓰레기가 담긴 작은 비닐봉지를 마리사에게 밀어붙이고, 틈새 너머로 사라져 갔다.

마리사는 그것에 눈길도 주지 않은 채, 공허한 눈을 좁은 하늘로 향하고 있었다.

 

「…………아가야에게, 밥 씨를 가져다줘야……」

 

잠시 후 마리사는 느릿느릿 몸을 일으켜, 비닐봉지를 물고 질질, 질질 몸을 끌며 어딘가로 사라져 간다.

마리사와 앨리스는 짝이 아니라, 매윳부와 손님일 것이라는 것을 마리쨔도 알 수 있었다.

마리사의 땋은 머리는 끊어져 제구실을 못 하고 모자 씨는 구멍투성이, 인간에게 당했는지 발 씨 일부가 납작하게 찌부러져 있다.

저래서는 도저히 뛰거나 달리는 것 따위는 할 수 없다.

만족스럽게 사냥을 할 수 없게 되고, 아이를 안고 먹을 것이 떨어진 끝에 봄을 팔아 겨우 입에 풀칠하는 지경까지 몸을 내던져 버린 것이리라.

 

그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되어도, 마리사의 흐느끼는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 ◆ ◇ ◆ ◇ ◆ ◇ ◆ ◇ ◆ ◇ ◆ ◇ ◆ ◇ ◆ ◇

 

「──우-꺽, 우-꺽, 행보오오옥─!!」

 

「행보오오옥─!!」

 

잡거 빌딩 틈새를 나아가자, 그런 외침이 들려왔다.

그늘에서 살짝 상황을 살피자, 조금 전과는 다른 성체 마리사와 작은 아이 레이무가 파란색 쓰레기통 씨를 쓰러뜨리고 그 안에 몸을 들이밀고 있는 것이 보였다.

내용물인 음식물 쓰레기가 파헤쳐져 주위로 흩어져 있다.

 

「하풋, 마시쪄, 이거 엄청 마시쪄! 아가야, 제대로 먹고 있는고제!?」

 

「귯챠, 가-쯋, 가-쯋, 먹고이쪄! 쩌럿, 레이뮤 이런 마시있는거 먹어본 적 엄쪄! 행보오오옥!!」

 

몸을 떨며 기쁨에 시-시-를 흘리고 구레나룻을 삐죽삐죽 움직이며, 음식물 찌꺼기가 묻은 온몸으로 기쁨을 표현하는 레이뮤.

입안의 것을 성대하게 흩뿌리며 행복을 드높이 외치는 그 모습은 아주 느긋해 보였다.

마리쨔는 머리 위에서 동생이 움직이는 것을 느끼고, 황급히 땋은 머리 씨로 제지한다.

 

「마리샤, 안 되는고제. 나가면 안 되는고제!」

 

「어째서? 저렇게 밥 씨 잔뜩 있다구? 조금 정도는 나눠줄거야?」

 

「됐으니까, 나가면 안 된다구. 영원히 느긋하고 싶지 않다면, 언니야 말을 듣는고제.」

 

「느에에에에……」

 

아랫입술을 깨물고 불평을 터뜨리는 마리샤. 마리쨔는 마음 아파하면서도, 그래도 동생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자신에게 타일렀다.

저렇게 성대하게 쓰레기를 흩뿌리고 큰 소리로 외치면 어떻게 될지는 뻔하지 않은가.

 

「──어이!! 뭐 하는 거냐 이 쓰레기 자식들아!!」

 

「「느힛히이이이이이잇!!!」」

 

아니나 다를까 쓰레기통 씨 근처 건물 문이 기세 좋게 열리더니, 안에서 덩치 큰 남성이 뛰쳐나왔다.

금속제 문이 한계까지 열려 벽에 부딪히며 낸 큰 소리와 남성의 무시무시한 분노의 형상에, 마리사와 레이뮤 부녀는 뛰어오른다.

 

「느늣, 망할 인간! 아가야, 도망치는고제!」

 

「느긋하게 이해했다구! 전속전진!」

 

남성에게 등을 돌리고 부리부리 엉덩이를 흔들며 한달음에 도망치는 부녀.

하지만 슬프게도 윳쿠리와 인간의 신체 능력 차이는 메울 수 없어, 레이뮤가 너무나 쉽게 붙잡혀 버린다.

 

「하늘을 나는 것 같아! ……느응야아아아아, 무서워어어어어!!」

 

「느으으으읏, 망할 인간 놈, 아가야를 놓으라제! 놓지 않으면 마리사님의 뿌꾸-를 날려주겠다제, 뿌꾸우우 부륫!?」

 

어미 마리사는 남성을 노려보며 부풀어 보이지만, 그런 것으로 남성이 움츠러들 리 없다.

남성은 어미 마리사의 얼굴에 발끝을 내리꽂고, 데굴데굴 구르며 몸부림치는 그 배를 밟는다.

 

「아야앗!? 배에 뼈가 아야해애애애 느갸붓!?」

 

「얕보는 거냐, 엉!?」

 

「규붓, 쯔, 쯔부러져어어어어어!! 곱뿌, 그만, 그만두는고제! 으, 응응 나오고 이써어어어어어!!」

 

「그만해! 아빠야에게 아야아야 하지 마!!」

 

어미 마리사는 필사적으로 저항하지만, 남성이 발에 힘을 주어 꾹꾹 짓밟자 무언가를 토해내는 것을 참는 듯한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남성의 발밑에서 몰캉몰캉 몸을 비틀고, 찢어진 항문 씨에서는 부보보, 모류류, 하고 더러운 소리를 내며 팥소가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

 

「무구-! 무고고고고고, 모가-! 응-! 응ーー!!」

 

「아빠야아아아아아안!? 느긋하게, 느긋하게 있으라구우우!!」

 

「죽어버려 이 자식아!」

 

「고보륫!? 느, 느게로게로게로게로 부부부부부부부부부…………」

 

깨물고 있던 이빨이 부서져 입가가 터지면서 체내 팥소의 유출은 가속되고, 점차 저항의 힘은 약해져 간다.

레이뮤의 바람도 헛되이, 이윽고 몸 일부를 납작하게 만들고 내용물의 대부분을 누출시킨 마리사는 움직임을 멈췄다.

 

「……더, 느긋하게, 있고, 싶었, 어…………」

 

「아빠야 느붓!?」

 

남성은 레이뮤도 노면에 내동댕이쳤다. 몸이 작은 레이뮤는 그것만으로 깊은 상처를 입어 버린다.

부드러운 피부는 여기저기 찢어지고, 한쪽 눈은 무참하게 튀어나와 버렸다.

그래도 여전히 레이뮤는 팥소가 새는 몸을 질질 끌며,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숨이 끊어져 있는 아빠야 곁으로 기어가려 한다.

 

「……아빠야, 낼-름 낼-름, 해져? 레이뮤, 온몸이, 아야, 아야하다구……?

팥소 씨도, 나와버려써? 낼-름 낼-름 해줘, 부-비 부-비 해줘 느갸벳」

 

「아 씨, 아침부터 귀찮게 하네!」

 

레이뮤를 짓밟은 남성은 빗자루와 쓰레받기를 손에 들고 주위에 흩어진 음식물 쓰레기를 치워 쓰레기통 씨로 되돌려 놓는다.

화풀이로 마리사의 엉덩이를 다시 한번 걷어차고 나서 부녀의 시체도 쓰레기통 씨에 넣고, 가볍게 물을 뿌린다.

 

「망할 쓰레기들! 이렇게 되고 싶지 않으면 남의 가게 뒤에 얼씬거리지 마!」

 

마리쨔들처럼 숨어 있을지도 모르는 윳쿠리들을 향한 말이리라.

마지막으로 위협하듯 말을 남기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주위에는 부녀가 남긴 농후한 죽음의 냄새가 자욱하게 퍼져 있었다.

항상 거리에 자욱한 죽음의 냄새. 이 정도로 이제 와서 팥소를 토해낼 만큼 마리쨔는 "순진"하지 않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정신적으로 충격을 받지 않는 것은 아니고, 아직 어리고 몸도 작은 마리샤는 더욱 그렇다.

일련의 참극을 목격하고 헛구역질하며 머리 위에서 부들부들 떠는 동생에게, 마리쨔는 상냥하게 타이르듯 말한다.

 

「……저런 통 씨에 들어있는 밥 씨는 먹으면 인간 씨가 아주 화내는고제.

저런 곳에서 먹을 때는 어두워지고 나서 조용히, 주위를 어지럽히지 않도록 하는 거다제?

그렇지 않으면 방금 전의 부녀처럼 되어버리는고제.」

 

「뿟, 느, 느긋하게, 이해했다구……」

 

헛구역질을 겨우 억누르고 떠는 동생을 모자 씨에서 내려, 땋은 머리 씨와 자신의 몸으로 감싸듯 안아준다.

차가워진 몸을 따뜻하게 하듯 뺨을 부비자, 그 굳었던 표정도 조금 누그러졌다.

 

◇ ◆ ◇ ◆ ◇ ◆ ◇ ◆ ◇ ◆ ◇ ◆ ◇ ◆ ◇ ◆ ◇

 

빌딩 사이를 빠져나오자 편도 1차선 도로와 마주한 거리가 나왔다.

마리쨔는 모퉁이에서 살짝 얼굴을 내밀고 인간이 나오지 않는지 확인한다.

마주치자마자 짓밟힐 뻔한 적은 한두 번이 아니다.

 

「언니야, 인간씨는 엄쪄.」

 

「좋아, 가는고제. ……느늣?」

 

울음소리가 들려 마리쨔는 움직임을 멈춘다. 주위를 살피자 차도 한가운데에서 약간 이쪽으로 치우쳐 찌부러진 성체 마리사종을 발견했다.

도로를 건너려다 자동차에라도 치인 것이리라. 머리 부분은 완전히 찌부러져 내용물을 터뜨리고 도로에 검붉은 줄무늬를 남기고 있다.

남겨진 엉덩이가 경련하며 항문 씨에서 팥소를 흘려보내고, 그 곁에는 작은 앨리스종 아기 윳쿠리가 울면서 달라붙어 있었다.

 

「퍄퍄, 이러나? 이런 데서 자는 건 도시파가 아니야.

이러나, 앨리쮸에게 부-비 부-비 해줘? 부탁이야, 부탁이니까.」

 

「뉴으……」

 

아빠야의 팥소에 더럽혀지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주검에 매달려 땋은 머리 씨를 잡아당기는 앨리쮸의 모습은 마리쨔의 팥소 속을 죄어온다.

 

「가여워……」

 

「응……」

 

마리샤도 같은 마음인 듯 그 목소리는 가라앉아 있다. 마리쨔는 연석 끝까지 다가가 큰 소리로 외친다.

 

「앨리쮸, 거기 있으면 위험한고제! 이쪽으로 와서 안전한 곳까지 같이 가자구?」

 

「시러! 앨리쮸는 퍄퍄랑 같이 있을거야! 절대로 떨어지지 않을 거야!」

 

「거기 있으면 앨리쮸까지 영원히 느긋해져 버리는고제. 앨리쮸의 아빠야는 그걸 기뻐하는고제?」

 

「하지만, 하지만!!」

 

싫다는 듯 몸을 흔들며 앨리쮸는 아빠야의 몸에 뺨을 기댄다.

어떻게 할 수도 없어 마리쨔와 마리샤는 망연자실하게 그저 그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전환점이 된 것은 멀리서 들려오는 엔진 소리.

오른쪽을 보면 저편에는 인간의 커다란 싱- 씨가 보였다.

앨리쮸가 있는 곳이 인간의 싱- 씨가 지나가는 장소라는 것을 아는 마리쨔는 열심히 외친다.

 

「앨리쮸, 빨리! 인간 씨의 싱- 씨가 오고 있는고제!」

 

「빨리 이쪽으로 와! 위험하다구!」

 

「싫어, 절대로 싫어! 퍄퍄, 퍄퍄앗!!」

 

「앨리쮸우우우우우우우!!」

 

「──퍄퍄, 쭉 같이 느긋하」

 

순식간의 일이었다.

인간의 커다란 싱- 씨── 화물 트럭은 굉음과 돌풍을 동반하며 전혀 속도를 늦추지 않고 그 자리를 통과했다.

마리쨔는 버티고 서서 마리샤와 그 모자 씨가 날아가지 않도록 땋은 머리 씨로 강하게 누르고 몸을 숙인다.

모래먼지가 날려 자신도 모르게 눈을 감아버렸다.

눈을 떴을 때는 모든 것이 끝나 있었다.

 

「아, 아아, 느아아아아아아아…………읏!?」

 

거기에 어미 마리사와 앨리쮸가 있었다고 누가 믿을 수 있을까.

두 마리의 시체는 원형을 남기지 않고 검붉은 색과 크림색과 흰색과 금색이 뒤섞인 페이스트가 도로에 바큇자국을 남길 뿐.

마리쨔는 마리샤의 시야를 가린 채 자신의 모자 씨에 넣고는 발길을 돌려 달리기 시작한다.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고 마리샤의 물음에도 대답할 수 없어 그저 사람이 없는 쪽으로 계속 달렸다.

 

◇ ◆ ◇ ◆ ◇ ◆ ◇ ◆ ◇ ◆ ◇ ◆ ◇ ◆ ◇ ◆ ◇

 

구름은 잔뜩 끼었고, 점심이 지나도 기온은 오르지 않았다.

차가운 바람에 불려 머리 위의 마리샤는 자잘하게 떨고, 마리쨔 자신도 추위가 멈추지 않는다.

아침부터 시든 잎사귀 두 장밖에 입에 대지 않았고, 게다가 아침부터 연달아 찾아오는 정신적 고통.

쌓인 만성적인 피로와 영양 부족도 그녀의 발 씨를 둔하게 만든다.

 

도착한 곳은 오피스 빌딩 틈새에 있는 작은 녹지 공원이다.

평시라면 점심을 먹는 샐러리맨 등으로 붐비지만 기온이 기온인 만큼 사람의 기척은 없다.

무리가 자리 잡고 있을까 생각했지만 평소 인기가 많기 때문에 보금자리로 삼는 윳쿠리도 없는 모양이다.

마리샤를 모자 씨에서 내리고, 분담해서 먹을 수 있는 것을 찾는다.

 

「…………뉴으, 여기라면 밥 씨가 발견될지도 모르는고제.」

 

「언니야, 츄어. 오늘은 따뜻해지지 않네.」

 

「그렇네……」

 

낮게 드리운 구름을 올려다보며 마리쨔는 한숨을 쉰다. 이런 날이야말로 식량을 듬뿍 얻어야 하는데.

둘러보는 한 주위는 빨강과 노랑과 갈색의 세계였다.

 

「바-삭 바-삭. 뉴으, 낙엽 씨뿐인고제……. 마리샤, 뭔가 발견했나제?」

 

「뉴응. 발견 못 해써.」

 

낮은 나무의 잎은 이미 뜯어 먹혔고, 식수의 잎은 시들어 떨어져 있다. 잡초도 거의 없고 몸이 작은 마리쨔 자매에게 손에 넣을 수 있는 것은 없다.

떨어진 마른 잎이나 시들기 시작한 잔디를 억지로라도 먹을 수밖에 없을까, 그렇게 생각하기 시작했을 때 나무뿌리 근처에서 작은 골판지 상자를 발견했다.

빈집이라면 오늘의 잠자리가 될까. 그렇게 생각하고 들여다본 마리쨔는 말을 잃었다.

 

「……뉴으, 배고파……」

 

「퍄퍄, 어째서 돌아오지 않는묭……?」

 

「덜-덜, 츄어…… 부-들 부-들」

 

「쭈글페니, 노포경………………」

 

안에 있던 것은 마리샤보다 더욱 작은 첸종과 묭종 아기 윳쿠리들이었다.

어떻게든 꿈틀거리는 것은 네 마리, 검게 변해 찌부러진 것이 세 마리. 집 안쪽에는 깨진 커다란 모자 씨 하나와 주위에 흩어진 갈색 흔적.

살아남은 아기 윳쿠리들은 모두 한결같이 말라서 떨며 바닥에 주저앉아 침을 질질 흘리며 헛소리처럼 무언가를 중얼거리고 있다.

그 눈구멍이 움푹 팬 생기 없는 모습, 흘러내리는 응응 씨 시-시-를 보면 오랫동안 보살핌을 받지 못한 것이 분명했다.

 

아마 아빠야가 사냥 도중에 목숨을 잃고 돌아오지 못하고, 엄마야도 "먹으십시오"를 하고 이미 이 세상을 떠난 것이리라.

사냥도 못 하는 아기 윳쿠리만 남겨지면 이렇게 될 수밖에 없다.

 

마리쨔의 모습을 발견한 아기 윳쿠리들은 그 유난히 크고 동글동글 움직이는 눈을 일제히 마리쨔에게 향했다.

구세주가 나타난 것처럼 마리쨔를 올려다보며, 질질, 질질 조금씩이지만 그녀에게 다가가려 한다.

 

「……체, 첸을 도와져, 알아들었냐냥-」

 

「밥 씨가 피료하다묭, 배가 꼬르륵꼬르륵이다묭……」

 

「부-비 부-비 해줘, 첸을 따뜻하게 해달라냥……. 츄어 츄어는 이제 시러……」

 

「3P-…… 스와핑……」

 

「……밥 씨」

 

「밥 씨」

 

「밥 씨……」

 

「식자-……」

 

「느, 느으으……!」

 

기이한 빛을 눈에 번뜩이며 다가오는 아기 윳쿠리들 앞에서, 마리쨔는 자신도 모르게 뒷걸음질 쳤다.

그 처참한 광경 때문이 아니다. 죽음을 눈앞에 둔 자들의, 그럼에도 여전히 삶에 매달리려는 집념에 기가 눌린 것이다.

하지만 마리쨔에게 그녀들을 구할 방법은 없다. 그녀들에게 삼켜지면 남는 것은 공멸하여 함께 지옥으로 떨어지는 것뿐.

원래 마리쨔의 작은 땋은 머리 씨로 지탱할 수 있는 것은 자신과 동생의 목숨 정도다. 그렇다면 취해야 할 수단은 하나밖에 없었다.

 

「뿟, 뿌뀨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읏!!」

 

「「「「느히이잇!? 무서워어어어어엇!!」」」」

 

「마리쨔에게 가까이 오지 마는고제! 너희들 따위 마리쨔는 알 바 아닌고제엣!」

 

있는 힘껏 공기를 들이마셔 가능한 한 몸을 부풀린다. 윳쿠리 최대의 위협 수단인 "뿌꾸-"다.

자신보다 몸이 큰 마리쨔가 더욱 부풀어 오르는 것을 보고, 아기 윳쿠리들은 눈을 희번덕거리며 하반신에서 무서움에 시-시-를 뿜어냈다.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 몸을 필사적으로 움직여 꿈틀꿈틀 골판지 상자 구석으로 도망쳐 헤맨다.

 

「어째서 그런 짓 하는묭? 묭들은 가여운데묭?」

 

「가여운 윳쿠리는 느긋하게 해줘야 한다냥, 알아들었냐냥?」

 

「그래서 뭐라는 거냐제! 동생도 아닌 너희들을 도와줄 의리! 따위, 마리쨔에게는 없는고제!」

 

「하지만 이대로면 영원히 느긋하게 되버린다구? 알아들었냐냥-」

 

「스팽킹, 수유- 플레이!」

 

「시끄러! 그런 건 누구라도 마찬가지라구! 자기 일로 벅차! 그런데 너희들까지 돌볼 수 없는고제!

스스로 살아나려고도 하지 않는 느긋하지 못한 게스 따위 알 게 뭐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

이쪽 오지 마아아아아아! 뿌뀨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

 

「「「「느응야아아아아아아아!! 뿌꾸- 하지 마아아아아아아!!」」」」

 

다시 한번 "뿌꾸-"를 날리고, 아기 윳쿠리들이 겁먹고 있는 사이에 마리쨔는 뒤돌아 달려나간다.

그 등에 기다려 달라거나 도와달라거나 하는 소리가 들려도 상관없다. 저것은 원래 살아날 목숨이 아니다.

그렇게 자신에게 타일러, 간신히 찾아낸 잡초를 열심히 뜯어 먹으려 하는 마리샤를 주워, 덤으로 그 잡초를 뽑아 공원을 나선다.

뛰느라 지쳐 발 씨가 아파도 계속 움직이지 않으면 어디까지고 아기 윳쿠리들의 도움을 청하는 듯한 목소리가 따라오는 것 같았다.

 

◇ ◆ ◇ ◆ ◇ ◆ ◇ ◆ ◇ ◆ ◇ ◆ ◇ ◆ ◇ ◆ ◇

 

해가 기울기 시작할 무렵, 검고 축축한 구름에서는 마침내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수분을 많이 포함한 눈은 노면에 닿자마자 녹아 그 차가움을 전하고, 그 위를 지나는 자의 발을 얼어붙게 했다.

해가 질 무렵에는 기세를 더한 눈이 드디어 쌓이기 시작하여 조금씩 거리는 눈 화장을 해 간다.

 

「뉴으……」

 

어느 건물 입구 부분에 있던 마리쨔는 낙엽이 담긴 비닐봉지 안에서 침통한 표정으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여기라면 지붕이 있고, 또한 건물 이용자를 위해 상시등이 설치되어 있기에 레미랴도 다가오지 않을 것이다.

날씨만 좋다면 이상적인 잠자리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불어오는 바람까지는 어쩔 수 없다. 바람이 때때로 봉지 입구를 펄럭이게 하고, 그때마다 불어오는 눈으로 인해 아프고 차가운 생각을 했다.

마리쨔 옆에서는 마리샤가 마리쨔의 모자 씨에 몸을 들이밀고, 언니에게 매달리듯 몸을 기대고 있다.

 

「덜-덜, 츄어……」

 

「마리샤, 느긋하게, 느긋하게 있으라구……」

 

마리샤는 얼굴을 새파랗게 질려 떨고 있다. 모자 씨와 낙엽이 든 비닐봉지를 통해서도 이 추위를 견딜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 지경에 이르러서는 이제 추가 낙엽을 긁어모으러 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눈을 파서 낙엽을 모으는 동안 마리쨔는 얼어 죽을 것이고, 설령 가져와 돌아온다 해도 젖은 낙엽은 곰팡이의 원인이 된다.

마리쨔가 할 수 있는 것은 마리샤에게 뺨을 기대고, 그저 떨면서 아침이 오기를 기다리는 것뿐이었다.

 

「부-비, 부-비, 아직 츄운고제?」

 

「느으으으응, 언니야 빰 씨, 느긋하고 있쪄어.」

 

어색하게 웃는 마리샤의 안색은 좋지 않다. 공원에서 뽑아온 잡초는 모두 마리샤에게 먹였지만, 성장기로 대량의 영양을 필요로 하는 아기 윳쿠리다.

영양이 부족하고 굶주림과 추위로 인해 몸 상태가 좋지 않은 것이리라. 하지만 언니를 걱정시키지 않으려 필사적으로 배려해주고 있는 것이다.

어리광쟁이지만 아주 상냥한 동생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그녀를 느긋하게 해줄 수 없는 것이 무엇보다 분하다.

 

 

건물 밖에는 폭설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사람들의 모습이 있었다.

우산도 쓰지 않고 뛰어노는 작은 인간들.

다정하게 팔짱을 끼고 걷는 인간들.

어딘가 지친 표정을 하고 하늘을 올려다보며 걷는 나이 든 인간들.

각기 다른 표정을 짓고 있지만, 마리쨔 자매처럼 생명의 위기를 느끼고 있지는 않다는 것만은 알 수 있다.

화려한 음악과 휘황찬란한 일루미네이션으로 장식된 거리를 내 집처럼 활보하는 모습은 아주 느긋해 보였다.

 

한 명의 인간이 마리쨔 자매가 있는 건물 앞에 세워져 있던 자동차에 올라탔다.

그것이 굉음을 내며 달리기 시작하자, 그 자리에는 한 마리의 작은 레이무종이 있었다.

자동차 덕분에 눈을 피할 수 있었고, 잠자리로 삼았던 마른 잎 덕분에 발 씨도 젖지 않았던 것이리라.

하지만 자동차가 사라진 지금, 그녀를 지켜줄 것은 없다.

 

「어째서 레이뮤의 지붕 씨 없어지는 고야아아아아앗!?

차가웟!? 이거 엄청 차가워어어어어!! 눈 씨 저리 가라구!!」

 

눈을 피하려 마구 뛰어다니는 레이뮤. 하지만 멈추지 않는 눈을 피할 수는 도저히 없다.

그러는 동안 자동차가 남긴 슬러시 상태의 바큇자국을 밟고 넘어져 머리부터 눈 속으로 처박혔다.

 

「……! …………!? ───! ……──!?」

 

몸의 3분의 2 정도가 묻혀 몸을 움직일 수 없게 된 모양이다.

필사적으로 몰캉몰캉몰캉몰캉 엉덩이를 흔들지만 탈출하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하고, 눈에서 수분을 빨아들인 탓인지 추위 때문인지 조금씩 그 움직임이 약해져 간다.

그 사이에도 계속 내리는 눈은 점차 레이뮤 위에도 쌓이기 시작하여 이윽고 완전히 그 모습을 뒤덮었다.

 

그 광경을 마리쨔는 이제 무감동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동족의 죽음 따위는 보고 익숙해질 것이 아니다. 하지만 피폐해지는 마음은 점차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게 되어간다.

 

 

늦여름에 태어난 마리쨔가 아빠야 마리사에게 가장 먼저 배운 것은 깡충깡충도 사냥도 아닌 「생각하라」였다.

죽은 윳쿠리에게서 눈을 돌리지 말고 어째서 그놈들이 죽었는지 생각하라. 그리고 어떻게 하면 죽지 않고 살 수 있었는지 생각하라.

그것이 살아남기 위한 철칙이라고.

 

아직 아기 윳쿠리로 하루 종일 집 안에서 보내던 시절의 마리쨔에게는 그 의미를 잘 알 수 없었다.

그것을 처음 이해한 것은 처음으로 집 밖에 나가게 되었을 때다.

 

집 밖에는 아주 느긋한 윳쿠리 플레이스가 펼쳐져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실제로 있었던 것은 어둡고 음침한 뒷골목으로, 느긋하다고는 입이 찢어져도 말할 수 없었다.

 

두 명의 동생과 함께 아빠야의 모자 씨에 태워져 뒷골목을 간다.

길지 않은 외출이었지만 그래도 다양한 것을 보았다.

부모를 잃고 슬퍼하며 방황하는 아이 윳쿠리, 아이를 먹여 살리지 못해 도움을 청하며 구걸 행위를 하는 윳쿠리, 얼마 안 되는 식량을 둘러싸고 서로 죽이는 윳쿠리.

인간에게 폭력을 당하는 윳쿠리. 도움을 무시당하는 윳쿠리. 그리고 무참한 주검을 드러내는 윳쿠리.

눈에 담은 것은 모두 처참했고 자매의 눈에 강하게 새겨졌다.

 

『생각하는거제』

 

떨고 있는 아이들에게 아빠야는 말한다.

 

『저렇게 되고 싶지 않다면 생각하는거제. 어째서 저렇게 되었는지. 어떻게 하면 저렇게 되지 않는지.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것이 불가능한 윳쿠리는 그저 무참하게 죽을 뿐인거제』

 

아빠야가 죽은 것은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마리쨔와 동시에 태어난 자매들이 모두 죽어버리고 부모님은 새로운 아이를 만들었다.

성장기의 아기 윳쿠리가 늘어나자 더 많은 식량이 필요해졌다.

아빠야는 우수한 사냥의 달윳이었지만 크게 부풀어 오른 모자 씨는 그만큼 다른 굶주린 윳쿠리의 시선을 끌었다.

사냥에서 돌아오는 길에 몇 마리의 게스에게 시비가 걸려 집단 린치를 당한 것이다.

어떻게든 동귀어진으로 끌고 가 질질 팥소가 흘러나오는 몸을 끌고 어떻게든 둥지까지 돌아왔지만, 이제 살 수 없다는 것은 누구의 눈에도 분명했다.

 

『레이무, 아가야들, 생각하는거제. 열심히 살아남기 위해 생각하는거제』

 

그것을 유언으로 아빠야는 "먹으십시오"를 했다.

이제 살 수 없는 목숨이라면 적어도 가족의 양식이 되려는 마지막 사랑이었으리라.

마리쨔 자매는 울면서 아빠야의 유해를 입에 담았다.

 

여름이 끝나고 가을이 되자 날씨가 일변했다.

아직 더운 날이 계속될 줄 알았는데 갑자기 기온이 내려가고 긴 비가 이어진다.

비축 식량을 조금씩 먹으며 버티지만 비바람의 위협이 가족을 덮친다.

 

작은 여동생은 긴 비 동안 곰팡이가 피어 아직 숨이 붙어 있는 동안 엄마야에 의해 버려졌다.

던져 넣어진 배수구에서 들려오는 도움을 청하는 목소리가 점차 작아져 가는 것을 모두 울면서 듣고 있었다.

 

새로운 여동생 중에서 가장 먼저 태어난 아이는 맑은 날 가족의 제지를 뿌리치고 식량을 찾아 용감하게 둥지를 뛰쳐나갔고 직후 인간에게 밟혀 죽었다.

더러운 것을 밟은 듯 함부로 다뤄지는 여동생의 주검을 보고 가족 모두 눈물 흘렸다.

 

비 그친 날 둥지 앞을 지나던 차가 물보라를 성대하게 튀겨 그것을 뒤집어쓴 대부분의 여동생이 불어서 죽었다.

몸이 큰 엄마야와 우연히 그 그늘에 있던 마리쨔와 막내 여동생 마리샤만이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그리고 한 달 정도 전, 엄마야가 죽었다.

둥지를 습격한 까마귀로부터 몸을 던져 마리쨔와 마리샤를 지키고 엉덩이나 등을 쪼이면서도 마지막까지 미소 지으며 떠났다.

「힘내서 살아남아 훌륭한 어른이 되라구」라고 몇 번이나 말하는 엄마야에게 마리쨔는 어떻게든 울면서 웃는 표정으로 답했다.

 

마리쨔와 마리샤는 어려서 둘만 남게 되었다.

지켜줄 부모는 이미 죽고 따뜻한 집 씨는 다른 윳쿠리에게 빼앗겨 두 마리는 방랑 생활을 강요당하게 된다.

마리쨔는 생각했다. 머리가 아플 때까지 생각하고 어떻게 하면 두 마리 모두 "죽지 않고 있을 수 있는지"에 고심했다.

 

마리쨔는 들의 아이 치고는 극히 머리가 좋은 개체였다.

높은 등급의 배지를 가진 전 애완윳쿠리가 조상에 있었을지도 모른다.

혹은 "숲의 현자"가 아니라 정말로 머리가 좋은 파츄리인가.

그런 것은 마리쨔가 알 길이 없지만 어쨌든 원인과 결과의 인과를 이해하고 문제 회피를 시도할 수 있을 정도로는 머리가 좋았다.

 

인간에게 매달려 실컷 바보 취급당한 끝에 짓밟힌 윳쿠리를 보았다.

결코 인간에게 스스로 다가가지 않겠다고 마음에 새겼다.

 

부자연스럽게 길모퉁이에 놓인 하얀 종이 접시와 달콤달콤, 그 주위에서 대량으로 고통스럽게 죽어 있는 윳쿠리를 보았다.

설령 달콤달콤처럼 보여도 인간이 놓은 독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이해했다.

 

쓰레기장을 뒤지다 인간에게 제재당해 스스로도 쓰레기 동료가 된 윳쿠리를 보았다.

인간이 외치는 내용으로부터 그들이 무엇에 대해 화내고 있는지 알았다.

 

도로 한가운데에서 짓밟히거나 두 동강 나서 괴로워하는 윳쿠리를 보았다.

그곳은 인간의 "싱-"의 통행로이며 윳쿠리가 있어도 상관없이 지나간다는 것을 배웠다.

 

상한 식량을 먹고 살아있는 채로 몸속부터 썩어가며 몸부림치고 괴로워하며 죽은 윳쿠리를 보았다.

먹을 수 있는 것과 먹을 수 없는 것을 구별하는 것의 중요성을 목격했다.

 

부모 없는 아이를 버리지 못하고 가족으로 받아들여 그 끝에 식량이 부족해 전멸한 가족을 보았다.

도와야 할지 그렇지 않은지를 구분하지 못하는 어중간한 상냥함은 몸을 망칠 뿐임을 깨달았다.

 

하염없이 관찰하고 생각하고 배우고 실천함으로써 어떻게든 나날을 살아남을 수 있었다.

마른 잎을 씹고 흙탕물을 마시고 온갖 것을 두려워하고 추위에 떨면서도 목숨을 잃는 것만은 없었다.

 

하지만 그 생활은 "느긋한 것"과는 거리가 멀다.

안녕은 없고 행복도 없고 그저 죽지 않고 방황하는 것뿐인 나날.

아무리 괴로워도 「죽고 싶지 않다」는 욕구가 목숨과 함께 닳아 없어질 때까지 걸음을 계속할 뿐인 윳생.

 

아무리 생각해도 거기서 벗어날 방법은 찾을 수 없다.

머리의 좋고 나쁨이나 노력의 부족함의 문제가 아니다. 아무리 발버둥 쳐도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은 세상에 많이 넘쳐흐른다.

바란다고 손에 들어오지 않고 두려워한다고 피할 수도 없다.

세상이 "느긋할 수 없는 것"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은 길지 않은 인생 동안 이미 깨닫고 있었다.

 

마리쨔는 살짝 땋은 머리 씨로 마리샤의 뺨을 쓰다듬는다.

이미 잠든 동생은 마리쨔에게 몸을 밀착시키고 그 작은 몸을 때때로 춥다는 듯 떨고 있었다.

 

지금은 아직 마리쨔도 마리샤도 함께 살아 있다.

하지만 이 추위와 악천후 속에서 내일 아침을 맞이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설령 내일을 맞이한다 해도 모레는? 그 다음은? 그 다음의 다음은? 그 다음의 다음의 다음은?

겨울이 언제 끝날지 따위 마리쨔는 알 길이 없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고행을 견뎌낼 만큼 아이 윳쿠리인 마리쨔는 강하지 않다.

 

주륵, 하고 물방울 하나가 마리샤의 뺨에 떨어졌다.

그것이 자신의 눈가에서 떨어진 눈물방울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는 이제 마리쨔에게는 어쩔 수 없었다.

 

「………………느긋하게, 있고 시퍼」

 

눈 오는 밤의 정적 속에서 귀 기울이지 않으면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고 희미한 중얼거림.

마모된 마음과 몸에서 짜낸 영혼의 통곡. 한번 입 밖에 내버리면 그것은 실체를 가진 욕구가 되어 눈물과 함께 멈추지 않고 흘러넘친다.

 

「……………………마리쨔도, 느긋하게, 있고 시퍼……」

 

비바람이나 추위에 떨면서 밤을 보내고 싶지 않다.

쓰고 냄새나고 딱딱한 식량 따위 먹고 싶지 않다.

항상 외적에게 두려워하며 살금살금 살아가고 싶지 않다.

이제 이런, 그저 괴롭고 고통스러울 뿐인 윳생 따위는 싫다.

 

「…………………………모두와, 느긋하게, 있고 시퍼써…………읏!!」

 

인간이 가지고 있는 듯한 큰 집 씨 따위 필요 없다.

셀 수 없을 만큼의 달콤달콤 따위 필요 없다.

당당하게 윳쿠리가 활보할 수 있는 듯한 영역 따위 필요 없다.

 

적어도 가족과 함께 따뜻하게 지낼 수 있을 만큼의 "느긋함"이 갖고 싶었다.

의지할 수 있는 아빠야가 있고, 상냥한 엄마야가 있고, 따르는 여동생들이 있고.

집 씨가 춥더라도 좋다. 배가 가득 차지 않더라도 좋다. 모두가 있어 준다면 그 이상의 것은 없다.

 

하지만 지금의 마리쨔가 의지할 수 있는 것은 이제 아무도 없다.

자신의 힘만으로 마리샤와 함께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자신이 망설이면 마리샤도 망설인다. 자신이 쓰러지면 마리샤도 쓰러진다.

작은 그 몸에 자신뿐 아니라 동생의 목숨도 짊어지고 있다.

그 압박감은 계속 마리쨔를 괴롭혀 왔다.

 

괴롭다. 고통스럽다. 도망치고 싶다.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

차라리 아무것도 내던질 수 있는 듯한 팥소 뇌였다면 오히려 "행복-"했을 것이다.

하지만 장녀로서 태어난 자존심과 책임감이 그것을 가능하게 하지 않는다.

마리쨔에게 허락되는 것은 그저 이렇게 밤중에 몰래 눈물을 흘리는 것뿐이었다.

 

날씨는 눈보라 양상을 띠고 강해지는 바람이 가차 없이 몰아친다.

마리쨔 자매의 비닐봉지 주위에도 조금씩 눈이 쌓이기 시작했다.

 

이빨을 딱딱 부딪히며 마리쨔는 그저 하염없이 추위를 견디고 있었다.

떨고 있는 마리샤에게 뺨을 기대고 조금이라도 추위를 견딜 수 있도록 낙엽을 덮어주고 땋은 머리 씨로 그 몸을 문질러 준다.

자신의 그 움직임이 조금씩 느려지고 있다는 것을 마리쨔는 깨닫지 못했다.

 

춥다, 배고프다, 괴롭다, 졸리다, 졸리다, 졸리다. 단지 그것만이 마리쨔의 마음속을 차지하고 있었다.

 

(…………누군가, 누구라도 좋으니까)

 

깨닫고 보니 몸은 옆으로 쓰러져 있었다.

언제 굴렀는지, 왜 구르고 있는지, 전혀 짐작도 가지 않는다.

일어나려 해도 몸은 움직이지 않고 눈꺼풀은 무겁고 주위 소리가 이상하게 울려 들린다.

마리쨔는 희미해지는 시야에 동생을 포착하고 꼬이는 혀를 필사적으로 움직였다.

 

「………………누군가, 마리……샤를, 느긋──하게」

 

말을 마치지 못하고 마리쨔는 눈동자를 감았다.

 

 

갑자기 두 마리 위에 그림자가 드리운다.

검은 머리가 새하얗게 보일 정도로 눈에 뒤덮인 여자가 비닐봉지를 들여다본 것이다.

그녀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두 마리를 보면서 잠시 생각한 뒤 빠른 걸음으로 건물── 맨션 안으로 사라져 갔다.

 

◇ ◆ ◇ ◆ ◇ ◆ ◇ ◆ ◇ ◆ ◇ ◆ ◇ ◆ ◇ ◆ ◇

 

사람의 거리에 사는 한 윳쿠리에게 행복은 찾아오지 않는다.

거리란 사람의 생활에 최적화된 장소이며 외적을 배제하고 제압된 땅에 생기는 것이니까.

거기서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사람의 생활에 적응했거나 혹은 사람에게 복종했거나.

그 어느 쪽도 아닌 들윳쿠리가 예외 없이 불행의 밑바닥에 있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다.

 

그녀들의 비참한 말로를 다루는 이야기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길 위에서, 뒷골목에서, 건물 틈새에서, 녹지에서, 자판기 밑에서, 공원에서, 도랑에서, 숲에서, 길가에서, 하천 부지에서, 다리 밑에서, 하수도에서……………….

온갖 곳에 윳쿠리는 살며 그 수만큼 비극이 있다.

들윳쿠리에게 비극이란 즉 일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고통과 슬픔으로 가득 찬 이 장소에서 오늘도 윳쿠리들은 태어나고 살아가고 그리고 죽어간다.

 

하지만 극히 드물게나마 타인의 자비 혹은 변덕에 힘입어 그 목숨을 부지하는 자도 있다.

 

 

시간은 흐르고 계절은 돌아 여름.

날씨가 변해도 사람과 윳쿠리를 둘러싼 환경은 변하지 않고 들윳쿠리들은 여전히 느긋하지 않다.

큰길에서 그 모습을 볼 수는 없어도 조금 뒷골목을 들여다보면 거기에 슬픔과 원망이 소용돌이치고 있는 것은 쉽게 알 수 있었다.

 

햇볕에 달궈진 콘크리트는 윳쿠리의 발을 태운다.

비라도 내리지 않는 한 이 거리에서 마실 수 있는 물을 손에 넣는 것은 쉽지 않다.

모처럼 손에 넣은 식량은 금세 상하고 활발하게 움직이는 포식 생물들이 호시탐탐 윳쿠리를 노리고 있다.

여름은 여름대로 윳쿠리에게는 지옥의 계절이다.

 

총총총총, 하고 거리를 소녀가 달려간다.

푹신푹신한 금발이 사랑스러운 그녀는 어느 가게 앞에 서 있는 언니로 보이는 닮은 다른 소녀 곁으로 달려가 그 손안의 것을 보여주었다.

소녀의 손안에는 너덜너덜한 아기 윳쿠리 파츄리와 앨리스 자매가.

 

언니는 찌푸린 얼굴로 고개를 젓는다.

필사적으로 매달리는 동생.

언니는 분노의 기색을 보이기 시작한다.

그래도 여전히 동생은 양보하지 않는다.

 

자매 싸움이 될 뻔한 다툼은 가게에서 나온 긴 머리의 여성에 의해 중재된다.

언니가 동생을 가리키며 소리치고 동생이 여성에게 매달리듯 하면서 손안의 윳쿠리 자매를 보여주었다.

어려운 얼굴로 몇 가지 동생에게 타일러 약속을 받아낸 여성은 그 끝에 손가락으로 OK 사인을 만든다.

퉁명스러운 얼굴의 언니와는 대조적으로 동생은 활짝 웃으며 기뻐했다.

 

그것을 보고 미소 지은 여성은 긴 검은 머리를 휘날리며 큰 쇼핑백을 안고 걷기 시작한다.

그 뒤를 금발의 자매가 황급히 뒤쫓아 간다.

 

자매가 쓴 똑같은 검은 모자 씨에는 각각 금과 은의 배지가 반짝이고 있었다.

 

  • ?
    Goth 2025.05.31 12:32
    갑자기 몸첨부?
  • ?
    세라폰 2025.05.31 19:50
    애완윳으로 살뿐만 아니라 몸첨부가 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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