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그렇듯 오역이나 오타 지적은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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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장에서 인간의 오만을 용서한 윳쿠리의 이야기
오크아키
말을 하는 신기한 만쥬, 윳쿠리가 이 세상에 나타나고 꽤 시간이 흘렀다.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인간은 윳쿠리와의 적절한 거리감이라는 것을 이해했다.
윳쿠리를 사랑하고 싶으면 사랑하면 된다. 학대하고 싶으면 하면 된다. 윳쿠리에 대한 태도는 사람마다 다르다. 그 사람마다 다른 부분에 서로 입을 대거나 하지 않는다.
깨달은 것이다. 인간이 고작 만쥬 때문에 입씨름하는 것 자체가 어리석다고. 애호파도, 학대파도, 제재파도 관찰파도 실험파도 마음대로 하면 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타인과 공공에 폐를 끼치지 않는 것. 심플한 결론이지만, 그 정도가 신기한 만쥬에 대한 접촉 방식으로는 문제가 없었다.
그런 시대에, 모든 취향의 사람들을 향한 일대 이벤트가 개최되려 하고 있었다.
『윳쿠리 옥션』
광대한 필드에 호화로운 행사장. 전국의 윳쿠리 애호가와 학대 오니이상이 모이는 연 1회의 윳쿠리 축제.
좀처럼 보기 힘든 천연 희귀종이나, 브리더가 심혈을 기울여 만들어낸 일급 몸첨부 같은 애호파가 군침을 흘릴 만한 윳쿠리.
재적하는 모든 무리에서 장로의 자리를 쟁취하고, 동시에 모든 무리를 붕괴로 이끌면서도 구제로부터 도망쳐 온 숲의 현자, 금 배지를 숨겨 다른 집 애완 윳쿠리를 범하고 죽여 온 극상의 게스 레이퍼 등 학대 오니이상의 솜씨를 보여줄 만한 똥만쥬.
인간 국보가 정성껏 만들어낸 일품 라이터, 전설의 학대 오니이상인 미스터 모히칸이 애용하던 핫 플레이트 같은 주변 아이템.
윳쿠리에 관한 온갖 희귀품이 오가는 옥션도 오늘이 마지막 날. 메인 행사장은 이상할 정도의 열기에 휩싸여 있었다.
◆◆◆
「로트 078! 진정한 숲의 현자 아래 체인질링으로 태어나, 맑고 바르게 자란 천연 몸첨부 사나에! 500만부터 스타트입니다!」
젊지만 경험 풍부한 경매사의 힘찬 목소리가 행사장 안에 울려 퍼진다. 행사장 중앙에는 조금 긴장하면서도 꽃처럼 미소 짓는 사나에의 모습.
「510!」「600!」「720!」「800!」
점점 가격이 뛰어오른다. 옥션 초기에는 희귀종 학대파와 애호파의 장렬한 경합 등도 있었던 듯하지만 지금은 옛날이야기.
애호파가 원하는 윳쿠리를 낙찰받아 학대한다고 해도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는 없다. 하지만 이른바 매너 위반인 것이다.
공개하지 않았을 뿐, 잠재적 애호파는 잠재적 학대파만큼이나 많다. 일부러 고가로 학대용 똥만쥬를 낙찰받아 세간의 평가를 떨어뜨리는 것은 수지가 맞지 않는다.
당연히 학대파가 원하는 윳쿠리에 애호파는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옥션 행사장은 오랜 세월에 걸쳐 영역 구분과 암묵적인 규칙 정립이 이루어진 신사의 사교장인 것이다.
「2500으로 35번 신사분이 낙찰하셨습니다!」
윳쿠리 클리닉 회장 부인과 애호파로 유명한 신진기예의 IT 사장의 장렬한 일대일 대결은 IT 사장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로트 079! 금 배지 소유자이면서 주인을 노예 취급! 주인 일가 딸의 생일 케이크를 먹어치우고, 꾸짖자 오히려 화를 냄! 반성하는 척하며 탈주! 이웃집 금 배지 메이링을 상쾌사시키고 산으로 도주! 가는 곳마다 문제를 일으키고 8개의 무리를 구제 대상으로 만들면서도 자신은 탈출! 도스에게 인간 섬멸 계획을 불어넣어 집단으로 농촌을 습격하여 심대한 피해를 낸 장본윳! 근래 보기 드문 똥 중의 똥만쥬! 도게스 마리사!!」
라무네로 잠들어 있는 도게스 마리사. 두툼한 밸런스 볼 크기의 몸에 두꺼운 껍질. 자연계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타고난 몸에서는 얼마나 능숙하게 주위로부터 착취해 왔는지 알 수 있다. 느피느피 하고 숨소리를 내면서 망상 이하의 헛소리를 반쯤 벌어진 단정치 못한 입에서 흘린다.
「느피피피… 식은 죽 먹기인거제… 하등! 생물인 인간은, 만물을 다스리는 마리사 님에게, 울며 섬겨야 하는거제…」
잠꼬대조차 주위 인간들의 혈압을 순식간에 올린다. 인간을 불쾌하게 만든다는 점에 있어서만 어떤 해수도 해충도 윳쿠리에게는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럼 5만부터 스타트입니다!」
「햣하! 8만!」
「못 참겠다! 10만!」
「햣하-! 12만!」
노골적으로 조금 전과는 객층이 다르지만, 열량은 지지 않는다. 경합하는 자들도 화려한 면면이다.
윳쿠리의 프라이드(웃음)를 대규모 무대를 이용해 산산조각 내는 것에 정평이 난 유명 실험 학대 오니이상.
말 공격 하나로 데이부에게 「태어나서 죄송했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먹으십시오를 하게 만든 정신적 학대 오니이상.
『월간 오늘의 윳학』 표지를 장식한 횟수 다수. 윳쿠리를 기발한 형태로 가공해 보이는 아트계 학대 오니이상.
가공소 출신으로 경이로운 과학력을 무기로 어쨌든 죽이지 않는 것에 정평이 난 과학 학대 오니이상.
사용하는 것은 자신의 육체뿐. 기본이자 왕도인 윳학을 극한까지 연마한 모히칸 학대 오니이상 등등.
어쨌든 도게스 마리사에게 안녕한 최후는 찾아오지 않을 것이다.
「30으로 129번 신사분이 낙찰하셨습니다!」
낙찰한 것은 막대한 재산을 무기로 장렬한 올렸다 내렸다를 즐기는 부호계 학대 오니이상. 또한 이 부호계 학대 오니이상, 도게스 마리사의 학대 장소에 이번에 경합했던 다른 학대 오니이상들을 초대하여 마음껏 솜씨를 발휘하게 하고 동행한 이들의 안줏거리로 삼는다고 한다. 과연 통 큰 인물이다.
「남은 것은 앞으로 두 품목이 되었습니다. 이번 옥션도 여러분께서 마음껏 즐기고 계신 듯하여 무엇보다 기쁩니다.」
경매사가 거창하게 양팔을 벌린다.
「로트 080! 올해의 이상 기후로 인해 무리가 전멸 위기! 무리 존속을 위해 인간과의 접촉을 피하는 규칙을 스스로 깨고 가공소에 발걸음을 옮겨, 제 몸을 대가로 무리의 존속을 요구! 근년에는 거의 볼 수 없는, 천연의 선량한 숲 도스!」
「도, 도스는 도스라구! 느긋하게 있으라구!」
긴장하면서도 순박한 인사를 하는 도스. 선량함이 배어 나온다. 행사장의 공기가 더욱 열기를 띤다.
기본적으로 옥션에서 학대파와 그 외 세력이 부딪히는 일은 적다. 하지만 예외적으로 도스 옥션은 학대파와 그 외 세력이 부딪히기 쉬운 경향이 있다.
학대파에게 도스 학대는 일종의 스테이터스. 청새치 낚시나 참치 낚시와 같은 것. 근년의 연구 성과로 도스의 인공화는 성공했지만, 학대의 감촉이 낚시터와 대자연만큼 다르다고 경험자는 말한다. 인공 도스는 그저 큰 만쥬에 지나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있다. 천연 도스 학대는 학대 오니이상의 목표 중 하나인 것이다.
애호파는 당연히 가능하면 도스를 돕고 싶다고는 생각하지만, 아무래도 키우기에는 공간도 먹이 값도 너무 많이 든다. 비유하자면 코끼리. 상아 때문에 사냥당하는 코끼리를 돕고 싶다고 생각해도 현실 문제, 코끼리를 스스로 부양할 수는 없다.
하지만 윳쿠리 파크 등의 시설 경영자는 마스코트적으로 도스를 원한다. 애호 목적이 아니라 금전 목적으로서.
물론 그중에는 도스를 키워 보호하려는 강자도 있을 때가 있다.
그러한 배경 때문에 도스 경매는 다양한 목적의 사람들이 뒤섞여 혼돈을 낳고, 그때그때 가격이 완전히 달라진다. 그 열기를 맛보기 위해 행사장에 발걸음을 옮기는 자가 있을 정도다.
「그럼 먼저 30부터!」
속속 번호표가 올라간다. 점점 가격이 오른다. 학대파가, 애호파가, 경영자가, 일희일비하며 도스를 두고 경합해 간다.
「…느긋하지 않다구…」
그 모습을, 한 마리의 윳쿠리는 스테이지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그 마리사는 인가 근처 산에서 태어났다. 인간과의 힘의 차이를 이해하고 인간을 두려워하면서도, 그래도 인간과 서로 이해할 수 있다고 늘 말하던 아버지 마리사와, 인간은 느긋하지 않으니 윳쿠리의 발밑에도 미치지 못하는 하등생물이라고 진심으로 믿으며 인간은 언젠가 윳쿠리의 노예가 되어야 한다고 늘 말하던 어머니 레이무 사이에서 태어난 마리사였다.
야성미 넘치는 사냥의 달윳인 아버지 마리사를 존경했기에, 인간과 서로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을 믿으려 했다. 인간은 자신들보다 압도적으로 강하다는 것을 이해하려 했다.
가사 만능에 모성적인 어머니 레이무에게서 안식을 찾았기에, 인간이 노예가 되는 미래에 찬란함을 보았다. 인간은 윳쿠리의 발밑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진실인 듯한 기분이 들었다.
장로인 파츄리는 인간은 무서운 존재라고 늘 말했다.
무리 제일의 검사인 묭은 인간 따위는 순식간에 베어 넘길 수 있다고 호언장담했다.
준족 자랑인 첸은 인간에 대해 말하려 들지 않았다.
도시파인 앨리스는 인간의 힘으로 번영하는 대도시에 동경심을 품고 있었다.
인간에 대한 감정이 복잡하게 소용돌이치며 무엇을 믿어야 할지 곤혹스러운 매일을 보내던 중, 마리사 일가는 인간에게 납치당했다. 마리사가 겨우 아성체가 되었을까 하는, 타는 듯이 더운 여름날이었다.
어머니 레이무가 싫어하는 아버지 마리사를 부추겨 인간에게 싸움을 걸게 했기 때문이라는, 흔해 빠진 이유. 그 근처 길바닥에 얼마든지 굴러다닐 법한 어디에나 있는 템플릿 이야기.
인간에게는 귀에 못이 박힐 정도의 템플릿이겠지만, 와중에 있던 일가에게는 그야말로 급전직하의 지옥 여행.
다행히, 라고 해야 할까. 마리사 일가를 납치한 인간은 학대 오니이상이 아니었다. 윳쿠리에 대해 별다른 흥미를 가지지 않는 일반 시민. 물론 방해해 오는 똥만쥬는 짓밟아 쓰레기통에 버릴 정도의 공공의식은 가지고 있다.
다만 어머니 레이무의
「느느느! 느긋하지 않은 인간은, 이 세상의 지보! 인 레이무에게 집 씨를 헌상하라구! 달콤달콤 씨도야! 바로 해도 좋아! 헌상했으면 느긋하지 말고 죽어라구! 쓰레기 같은 인간에게 일을 주다니, 레이무, 마더 테레사 급의 자비심 깊어서 미안해-!」
따위의 망언에 자신도 놀랄 정도로 짜증이 난 결과, 이날이 학대 오니이상 데뷔가 되었을 뿐인 일반 시민이다.
이야기로 듣던 발 씨 구이, 날개 씨 자르기, 강제 거세, 장식물 씨 찢기, 타바스코 씨 등등 왕도 학대 풀코스를 어머니 레이무는 온몸으로 받았다.
하지만 어머니 레이무는 꺾이지 않았다. 마지막까지 윳쿠리로서의 주장을 관철했다.
「바보같은… 인간은… 윳쿠리를 질투… 하고… 있는 거네」
「레이무가 귀엽다고 해서… 이런 꼴사나운 짓을… 부끄럽다고… 생각 안 하는 거니…」
「폭력! 으로 굴복! 시키지 않으면 비참한 자신을 정당화할 수 없는 거네… 오오 가엾고 가엾어라」
「느후느후후… 레이무는 지지 않아! 비극의 히로인! 이라서 미안해-…」
신입 학대 오니이상은 발끈하여 더욱 가혹하게 레이무를 몰아붙였다. 가족을 괴롭히면 굴복할지도 모른다고 마리사 부자도 너덜너덜하게 만들었다. 아버지 마리사는 금방 목숨을 구걸하며 어머니 레이무에게 인간에게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레이무우우우웃! 빨리 사과하는거제에엣!? 레이무가 사과하지 않으면, 마리사가 아야아야하잖앗! 아가야도 이렇게 너덜너덜하잖앗!」
그래도 어머니 레이무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무슨 소리 하는 거야아아아아!? 바보야!? 죽을 거야!? 이건 윳쿠리의 존엄! 에 관련된 싸움 씨잖앗!? 레이무는 아무것도 나쁜 짓 따윈 안 했다구우우우웃!!」
반성의 조각도 보이지 않는 어머니 레이무의 태도에 신입 학대 오니이상은 분노하여 힘껏 주먹을 휘둘렀다.
「느베밧!」
그 폭력은 중추팥소를 심하게 손상시켰다. 어머니 레이무는 순식간에 생기를 잃어간다. 한천 눈알이 점점 흐려지고, 초심자의 눈에도 어머니 레이무가 이제 살 수 없다는 것이 눈에 보였다.
「아아 젠장! 죽여버렸네!」
분노를 숨기려 하지 않고 신입 학대 오니이상이 투덜거린다. 그대로 어머니 레이무는 시들어갈 것이라 생각되었다. 하지만, 움찔! 하고 몸을 떨더니, 유난히 또렷한 목소리로 확실하게 말했다.
「윳쿠리는… 느긋하니까, 윳쿠리인 거야… 느긋하지 않은 인간은, 윳쿠리에게, 느긋하게 사과하라구…」
그렇게 유난히 만족스러운 듯 숨을 거두었다. 마지막까지 인간의 태도에 침을 뱉어댄 어머니 레이무에 대한 갈 곳 없는 분노를, 신입 학대 오니이상은 어머니 레이무의 유해에 퍼부었다.
마리사의 눈에는, 온갖 욕설을 퍼부으며 어머니 레이무의 유해를 능욕하는 인간은, 묘하게 작아 보였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윳쿠리로서의 긍지를 관철한 어머니 레이무가 신성하게 보였다.
흥이 식었는지, 학대 오니이상은 마리사 부자를 풀어주었다. 너덜너덜하게 괴롭혀놓고 이제 와서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신입 학대 오니이상은 분수를 아는 선량한 윳쿠리에 대해 별다른 악감정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자신에게 끓어오른 윳쿠리에 대한 파괴 충동에 몸을 맡겨버린 결과, 부자를 너덜너덜하게 만들었지만, 어머니 레이무에게 강요당해 어리석은 짓을 저지른 것이 역력하고, 또한 일관되게 사죄를 계속하는 아버지 마리사를 더 이상 괴롭히려 들지는 않았다.
오히려 어머니 레이무가 숨을 거둔 것으로 냉정을 되찾았는지, 자신의 행위에 묘한 죄책감을 느낄 정도였다.
이렇게 마리사 부자는 길 위에 내던져졌지만, 그렇다고 해서 살아났다고는 조금도 생각하지 않았다. 신입 학대 오니이상에게 오로지 따귀만 계속 얻어맞은 결과, 마리사의 껍질은 빵빵하게 부어올라 눈을 뜰 수 없을 정도였다. 땀인지, 눈물인지, 온갖 즙은 줄줄 흘러내렸고, 발 씨도 움직일 기미가 없었다.
아버지 마리사는 더욱 심했다. 야생치고는 빳빳하게 서 있던 산 모양 모자는 불태워져 흔적도 없다. 머리카락도 열에 녹아 두피가 비참한 불탄 들판처럼 드러나 있다. 발 씨는 식칼로 깍둑썰기되었고, 한쪽 눈은 펜치로 도려내졌다.
그런 참상을 보이면서도 아버지 마리사는 인간에 대한 원망의 말을 하지 않았다. 자신이 약해서 나쁜 것이다, 어머니 레이무를 설득하지 못하고 휩쓸려 버린 것이 모든 원인이다, 휘말리게 해서 미안하다고, 그저 마리사에게 사과했다.
그리고, 그래도 아직 어머니 레이무를 사랑하고 있다고 눈물지었다. 그런 아버지 마리사에게 마리사도 또 눈물지었다. 운다고 해서 사태가 호전될 리 없고, 구원의 손길이 뻗칠 리 없다고 이해하면서도, 엉엉 두 마리는 울었다.
◆◆◆
그것은 틀림없이 기적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의 확률. 두 마리는 우연히 지나가던 애호파 인간에게 구조되었다. 그는 애오파(愛誤派, 잘못된 애호파)가 아니라 올바른 애호파(愛護派)였으므로, 두 마리와 다소 말을 나누고 인간에게 공포를 느끼는 선량종이라고 판단한 후, 치료를 위해 집으로 데려갔다.
「자, 이걸로 괜찮아. 산의 무리로 돌아가면 인간 영역에는 들어오지 않도록 확실히 전해줘.」
마리사에게는 그의 솜씨가 마법으로밖에 생각되지 않았다. 그렇게 부어올랐던 껍질은 원래 상태를 되찾아, 말랑말랑 윤기가 흘렀다.
아버지에 이르러서는 도려내졌을 터인 눈이 원래대로 돌아왔고, 발 씨는 전보다 가볍게 움직일 정도다. 아버지 마리사는 늘 인간 씨에게는 어떻게 발버둥 쳐도 이길 수 없다고 열변을 토했지만, 체험함으로써 마리사도 드디어 이해할 수 있었다.
윳쿠리에게는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라도 인간에게는 손쉽게 해결해 버릴 수 있다는 것을.
「고맙다제…」
아버지 마리사가 머뭇거리며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아버지 마리사는 분명 인간과 언젠가는 서로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 이상으로 공포가 앞선다. 하긴 바로 조금 전까지 그 인간에게 마음껏 괴롭힘당했으니까.
「아아 그렇게 무서워하지 않아도 돼. 딱히 너희들에게 무언가를 하려는 건 아니니까.」
그런 아버지 마리사의 마음을 읽기라도 한 듯 인간은 상냥하게 달랬다. 팽팽했던 공기가 다소 이완된다. 그 분위기 탓인지, 마리사는 자연스럽게 인간에 대한 의문을 입에 담았다.
「느, 인간 씨, 어째서야?」
도와준 인간에게 불쑥 의문을 던지는 행위에 아버지 마리사의 얼굴이 굳어지지만, 상관하지 않고 마리사는 계속했다.
「인간 씨는 어째서 윳쿠리를 괴롭히는 거야? 그런데 어째서 오빠야는 마리사들을 도운 거야?」
팥소 속에서 솟아 나온 물음. 진지한 물음에 마음이 움직였는지, 오빠야도 진지하게 대답한다.
「왜 인간이 윳쿠리를 학대하는가, 라.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규칙이 다르기 때문 아닐까?」
「규칙 씨?」
「그래, 규칙. 인간에게는 인간의 규칙이 있고, 그것을 따르고 있어. 윳쿠리에게는 윳쿠리의 규칙이 있고, 그것을 따르고 있지. 인간은 윳쿠리의 규칙을 따를 의리는 없고, 윳쿠리도 인간의 규칙을 따를 필요는 없어. 규칙을 서로 강요하게 되면, 어느 정도 힘으로 해결하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
「느우…」
「…게다가, 뭐, 초면에 똥인간이라고 부르는 상대에게 호의를 가지라는 쪽이 어렵겠지.」
조금 말하기 어려워하면서도 오빠야는 계속한다.
「처음에는 인간도 윳쿠리와 친구가 되려고 했어. 하지만 윳쿠리는 이쪽이 내민 손에 계속 침을 뱉었지. 『느긋하지 않은 똥인간은 바로 죽어라!』라고 말이야. 윳쿠리 쪽에도 할 말은 있겠지만, 대부분의 인간은 윳쿠리는 해악이고 적대할 수밖에 없다고 여기고 있어.」
「느느느…」
반박할 말이 없다. 마리사는 바보가 아니었다. 위에서 내려다보며 모욕적인 말을 던지는 상대와 우호 관계를 맺을 수 없다는 이치는 지극히 당연했고, 순순히 이해할 수 있었다.
「그래서, 그런데 왜 너희들을 도왔냐 하면 말이야… 믿고 싶기 때문이야.」
「믿는다?」
「그래. 믿는다. 친구들에게는 물러터진 생각이라고 혼나지만 말이야. 모처럼 인간 외에 인간의 말을 이해할 수 있는 생물이 나타났잖아. 언젠가 서로 이해하고 친한 이웃이 될 수 있다… 그렇게 믿는 녀석이 한 명 정도 있어도 괜찮잖아?」
「…」
「자, 내 이야기는 이제 끝이야. 무리로 돌아가렴.」
부자가 함께 돌아가는 해 질 녘의 논두렁길. 마리사의 가슴에는 다양한 것들이 스쳐 지나가고 있었다. 어머니 레이무 앞에서 학대 오빠야가 보였던 초라함. 어머니 레이무가 임종 직전에 보였던 윳쿠리로서의 긍지. 애호파의 주장. 인간의 대단함. 믿는다는 것.
조금씩 어두워지는 저녁 노을 하늘을 바라보고 있자니, 당장이라도 세상이 전부 변해버릴 것 같은 기분도 들었고, 내일도 오늘과 전혀 다르지 않은 하루일 것 같은 기분도 들었다.
마리사의 예감은 절반이 맞게 되었다. 세상은 일변했다. 다만 마리사가 바라는 방향은 아니었다. 아버지 마리사의 장식물은 재가 되어 인간의 손으로도 고칠 수 없었다. 무리에 기진맥진한 상태로 돌아온 아버지 마리사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느긋하게 있을 수 없는 윳쿠리"로서의 가혹한 제재였다. 억울함을 계속 호소했던 아버지 마리사의 마지막 말,
「어째서?」
흐릿한 눈동자로 내뱉어진 말은 마리사의 중추팥소에 깊이 새겨졌다.
「아가야는 무사해서 다행이네! 느긋하게 있을 수 없는 윳쿠리는 레이무 아줌마가 제재! 해줬어! 감사하라구!」
목숨을 구걸하던 아버지 마리사에게 마지막 일격을 가하고, 되튄 팥소를 뒤집어쓴 채 만면의 미소로 지껄이는 옆집 레이무. 마리사는 이날, 인간의 초라함뿐만 아니라, 윳쿠리의 어리석음도 배웠다.
그날 밤 마리사는 무리를 나왔다.
◆◆◆
다행히 마리사는 윳쿠리로서는 평균 이상으로 우수했던 모양이다. 무리를 떠나 방랑을 계속하는 여행 윳쿠리의 길을 선택하면서도 끈질기게 생존을 이어가고 있었다.
다른 무리에 들어가는 것이 아마 정답이었겠지만, 뒤죽박죽 얽힌 자신의 감정과 타협할 수 없어 그저 하염없이 헤매고 있었다.
인간과 서로 이해할 수 있다고 믿고 싶다. 하지만 인간은 무섭다. 인간과 서로 지지할 수 있다고 믿고 싶다. 하지만 인간은 느긋하지 않다.
다른 윳쿠리도 언젠가 인간과 서로 도울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싶다. 하지만 윳쿠리는 어리석다. 언젠가 윳쿠리와 인간은 친구가 될 수 있다고 믿고 싶다. 하지만 인간은 윳쿠리를 질투한다.
인간을 완전히 믿을 수 없고, 그렇다고 윳쿠리를 완전히 믿을 수도 없고. 마리사의 사고는 완전히 막다른 골목에 빠져 있었다.
오늘도 마리사는 거처를 정하지 않고 목적 없는 여행에 힘쓴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꽤 오랫동안 여행해 온 듯하다. 태어난 땅은 이제 아주 멀리 있다.
인간과의 관계 맺는 법을 알 수 없게 된 결과, 자연스럽게 인간으로부터 멀어지는 장소를 찾아 인적이 드문 깊은 산속에 다다르고 있었다. 그날, 임시 숙소로 삼으려던 무리도 금방 떠날 생각이었다. 장로 파츄리와 이야기를 하기 전까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 무리는 색달랐다. 장로 파츄리가 인간과의 공존을 내걸고, 무리 멤버들도 특별히 반대하지 않고 그 방침을 따르고 있었다.
「무큐, 인간 씨와는 언젠가 사이좋게 지낼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있다구.」
이것이 장로의 입버릇이었다.
「하지만 아직 인간 씨에게도, 윳쿠리에게도, 서로 이해하려 하지 않는 쪽이 많다구. 서로 이해하려는 아이가 많아질 때까지, 산에서 살며 기다리는 거야.」
놀랍게도 이 무리는 이 생각을 대대로 이어받아 존속하고 있는 무리였다. 뭐 무리 멤버의 대부분은,
「느푸푸, 인간 씨가, 윳쿠리와 서로 이해하고 싶다고 생각할 때까지 기다려 줄게! 관대해서 미안해!」
라는 팥소뇌이기는 했지만, 인간과의 공존을 최종 목표로 두고 있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었다.
장로 파츄리가 말하기를, 장로의 전, 그 전의 훨씬 전 장로로부터의 가르침을 율법처럼 지켜오고 있다는 것이다. 가르침을 지키고 인간과 윳쿠리를 계속 믿는 장로의 눈동자에는 망설임이 없고, 한없이 맑았다.
이 무리의 방식이 마리사의 팥소를 어쩔 수 없이 뒤흔든다. 비교적 우수했던 마리사는 무리 멤버들로부터 장기 체류를 요청받기도 했고, 그저 임시 숙소일 뿐이었을 텐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무리의 일원처럼 되어 있었다.
어느 날, 마리사는 장로 파츄리에게 묻는다.
「어째서, 장로는 거기까지 믿을 수 있는거제?」
부자를 도왔던 인간도 윳쿠리와 인간의 공존을 믿고 있었지만, 그래도 믿는 상대를 고르고 있었다. 이 무리의 장로처럼 무조건 믿지는 않았다.
어머니를 짓밟은 인간, 부자를 도운 인간. 아버지를 짓밟은 윳쿠리. 아버지의 마지막 흐릿한 눈동자.
장로 파츄리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지만, 마리사에게는 오랜 세월 소용돌이치는 마음이 담긴 질문이었다.
「무큐? 질문의 의미 씨가 잘 모르겠다구?」
팥소 속에서. 질문의 의미를 모르겠다고 장로 파츄리는 되묻는다.
「그렇게 믿어도, 배신당할지도 모르는거제? 자신이 힘내도, 주위에서 망쳐버릴! 수도 있는거제? …허무하지는 않은거제?」
불타는 듯한 심정의 토로에도 불구하고, 마리사는 애써 냉정하게 질문을 계속했다. 한 박자. 마리사에게는 영원처럼 느껴지는 시간. 아주 잠깐의 시간을 두고, 질문의 의미를 이해했는지 장로 파츄리는 무큐무큐 웃으며 말했다.
「상대가 자신을 배신하는 것과, 자신이 상대를 믿는 것은, 전혀 관계없잖아?」
마치 당연하다는 듯이, 내일 날씨라도 이야기하듯이,
「파츄가 믿고 싶으니까 믿는 거야. 배신당할지도 모르니까, 그래서 믿지 않는다는 건 뭔가 다르다고 생각해.」
마리사 안의 안개가 급속도로 걷혀간다. 바보같이 입이 반쯤 벌어지고, 멈추려고 해도 눈에서 설탕물이 넘쳐흘러 멈추지 않는다. 그러고 보니 아버지 마리사가 죽은 그날 이후 운 적은 없었구나 하고 어딘가 냉정한 부분이 전한다.
믿고 싶으니까 믿는다. 심플한 이 대답은, 마리사가 계속 찾아 헤매던 해답이었던 것이다. 이날, 마리사는 무리에 계속 머무르기로 결심했다.
마리사는 장로를 헌신적으로 계속 지지했다. 무리를 위해서도 열심히 힘썼다. 성실하게 주위를 계속 느긋하게 해준 것에 더해, 선량한 무리였다는 것도 있어, 마리사가 차기 장로로 지명되었을 때도 원래 떠돌이였기에 비판하는 목소리는 조금도 나오지 않았다.
장로가 대왕생을 맞이했을 때, 마리사는 주위의 시선도 아랑곳하지 않고 느오온느오온 울었다.
「무큐… 마리사… 인간 씨와… 윳쿠리를… 믿는 거야… 언젠가 반드시…… 같은 입장에서… 웃 을 수 있 을 거 야」
장로 파츄리의 유언은 마리사의 팥소 뿌리에 깊고 깊게 새겨졌다. 인간을 믿자. 윳쿠리를 믿자. 몇 번 배신당해도, 자신은 계속 믿자. 강하게 강하게 맹세했다.
그날, 눈을 떠보니 마리사는 도스가 되어 있었다.
심리적 상황이 작용한 것인지, 느긋하게 해 주려는 마음이 영향을 준 것인지. 진위 여부는 확실하지 않지만, 마리사는 이 상황을 순순히 받아들였다.
자신이 윳쿠리로서는 남다른 존재 방식을 하고 있다는 것 정도는 이제 훨씬 전부터 자각하고 있던 마리사는 특별히 거만해지지도 않고, 무리를 느긋하게 하고, 인간과의 공존을 설득하는 데 힘썼다.
◆◆◆
마리사가 도스가 되고 나서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윳쿠리에게는 너무나 긴 시간. 무리는 점점 커져 번영해 갔고, 그에 비례하듯 게스를 포함한 골칫거리도 늘어났지만, 도스는 윳쿠리와 인간의 공존을 믿지 않는 개체는 숙연히 처리하며, 특별한 문제 없이 무리는 존속해 갔다.
무리의 행동 범위가 넓어진 탓에 근처 마을 인간들과 접하게 되었지만, 선량하고 인간과의 공존을 진심으로 믿는 도스의 무리는 대체로 호의적으로 받아들여져 상호 불가침 협정을 맺기에 이르렀다. 어디까지나 도스가 관리하는 산의 범위에서만이었지만, 그곳에는 인간과 윳쿠리가 자연 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세계가 구축되어 있었다.
물론 거기에 이르기까지는 간단한 길이 아니었다. 원래 애완 윳쿠리였던 게스의 습격, 레이퍼의 대량 발생, 이상 기후, 숲의 현자 쿠데타 계획, 마리쨔 탐험대 발족에 의한 아가윳의 대량 실종, 체인질링으로 태어난 희귀종과의 교제 방식…
다양한 추억이 도스의 팥소를 스쳐 지나간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아주 작고, 자신만으로 인간과 윳쿠리의 관계를 개선할 수 있다고는 조금도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믿는 것이다.
언젠가 인간과 윳쿠리가 같은 입장에서 웃을 수 있을 거라고.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언젠가 어딘가에서 결실을 맺을 거라고.
「파츄리… 도스는 힘내고 있다구…」
이제 몇 세대째일까. 새로 태어난 아가야들을 바라보고 있자니 그리운 추억과 함께 그런 말이 입에 나왔다. 한없이 포근하고 느긋한 시간이었다.
느긋한 평온의 시간은, 간단히 깨졌다.
「오-, 있다 있어. 역시 제법 늘었네. 똥만쥬.」
「느?」
아무런 예조도 맥락도 없이 나타난 남자에, 무심코 말이 새어 나온다. 무언가를 생각할 틈도 없이 인간이 도스에게 주사를 찌른다.
「느기잇!?」
차가운 무언가가 도스의 몸을 내달리는 감촉이 그저 기분 나쁘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주저하는 사이에, 도스의 팥소는 순식간에 움직임을 둔하게 만들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꿈쩍도 할 수 없게 되었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말을 할 수는 있는 것 같다.
「느기… 인간 씨… 갑자기 뭘 하는 거야… 도스, 아무것도 인간 씨에게 폐를 끼치지 않았다구…」
「응? 아아, 구제하러 왔을 뿐이야.」
실로 간단히, 무리에 대한 섬멸 선고가 내려졌다.
어째서. 도스가 이의를 제기하기보다 빨리 인간이 술술 이유를 말하기 시작한다.
「단순히 말이야, 너희들 너무 늘어났다고. 너는 똥만쥬 치고는 분별할 줄 아는 나은 부류 같지만 말이야, 이제 전체를 관리하지 못하고 있잖아? 인간의 채소에 손대는 바보라든가, 집 선언을 실행에 옮긴 멍청이라든가 나오고 있다고.」
그런 것은 모른다, 라고 말하기 전에 남자가 말을 가로막는다.
「모르는 게 당연하지. 그런 바보도 멍청이도 확실히 짓밟고 있으니까. 근처 마을 할아버지 할머니들도 좋은 사람들뿐이라서 말이야, 『대부분은 착한 아이들뿐이야』라잖아. 뭐 그 탓에 기고만장해지는 바보가 늘어나서, 이렇게 나 같은 업자가 불려 나오게 된 거지만 말이야.」
업자에 의한 일제 구제. 윳쿠리에게 절망적인 말이 도스의 몸에 스며든다. 하지만 도스는 어딘가 이 사실을 온화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무리 전체에 눈이 미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고, 인간과 윳쿠리의 공존을 마음속 깊이 믿지 않는 윳쿠리가 무리에 있는 것도 알고 있었다. 믿음 끝의 파멸.
하지만 그래도 근처 마을 인간 씨들은 윳쿠리에게 호의적인 의견을 가지고 있어 주었다. 그 호의가 다음 세대에 계승될지는 모른다. 하지만 자신이 한 일은 작지만 헛되지 않다. 무의미하지 않은 것이다.
아버지가 짓밟힌 그날, 이제 죽어도 좋다고 생각하면서도 살아남아 온 비참한 자신이, 조금이라도 인간과 윳쿠리가 대등하게 있는 세계에 공헌할 수 있었다. 도스라는 어릴 적 동경했던 존재가 되어, 몇 세대나 느긋하게 해 왔다. 덤 같은 인생치고는 뜻밖의 기쁨으로 가득 차 오지 않았는가.
무리 모두가 조금이라도 많이 도망쳐 살아남아, 인간을 믿는 것을 멈추지 않기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그것만을 바라며 도스는 눈을 감으려 했다.
「아~, 다 해냈다는 느낌 내고 있을 때 미안하지만 말이야, 너에게는 아직 일이 남아있다고.」
「느?」
「일단 무리의 전멸을, 눈알 부릅뜨고 보게 해줄 테니까.」
「느늣!?」
도스에게 있어 지옥은 아직 시작조차 하지 않았었다.
◆◆◆
도스의 눈앞에서, 도스를 따르던 무리의 동료들이 차례차례 짓밟혀 간다. 그냥 짓밟히면 좋다. 눈을 도려내지고, 발을 구워지고, 페니페니를 뜯기고, 으깨지고, 구워지고, 잘리고, 갈리고, 내장이 뽑히고, 벗겨지고, 깎이고, 비틀리고, 소리 지르게 하고, 짜이고, 문질러지고, 압축되고, 소비되었다.
어째서, 어째서. 그날의 아버지처럼 의문을 부딪힐 수밖에 도스에게는 없었다. 어쩌면 인간에게 폐를 끼친 아이들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구제되어야 할 무리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기까지 당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어째서… 어째서 이런 잔혹한 짓을 할 수 있는 거냐아아아!! 대답해애애!!」
눈을 충혈시키고, 움직이지 않는 몸을 힘껏 떨며, 침을 흩뿌리며 도스가 짖는다. 윳쿠리라면 무섭시시를 뿜어냈을 분노의 표정. 하지만 첫 번째 남자를 필두로 구제하러 온 인간들에게는 산들바람 정도로도 느껴지지 않는다.
「즐거우니까 당연하잖아.」
바보야? 죽을 거야? 라고 말하고 싶은 듯한 표정으로. 1+1을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에게 정중하게 타이르듯, 인간들은 고했다.
「이야-, 요즘 없어? 이렇게 순수하다고 할까, 위기감 없는 멍청한 무리.」
「선량함이 많지만, 풍족한 환경 탓인지 가끔 있는 게스는 이거야말로 팥소뇌! 라는 느낌이고.」
「게스든 선량하든, 도스에게 정신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점도 포인트 높네.」
「햣하! 이 포동포동 부푼 마리쨔, 괴롭힐 맛이 있겠군!」
「네, 찌부러져어엇! 받았습니다-!」
「우후후후, 이걸로 엘리스 10마리째~.」
무슨 말을 하는 거냐 이놈들은. 무슨 짓을 하는 거냐 이놈들은. 도스는 이해할 수 없다. 이해할 수 있을 리 없다. 최근에는 좀처럼 보기 힘든 규모가 된 무리. 도스에게 정신적으로 의존하고 선량함도 게스도
「인간 씨가, 윳쿠리의 레벨이 될 때까지 지켜봐 줄게!」
따위로 지껄이는 무리가, 어떤 종류의 인간의 가학심을 어쩔 수 없이 자극한다는 것 따위. 결국, 도스는 인간의 악의를 얕보고 있었던 것이다.
도스에게 주사를 놓은 업자 남자가 되튄 팥소를 얼굴에 묻힌 채 기분 좋게 말을 건다.
「이야-, 행정에서 GO 사인 나왔으니까 이쪽 마음대로 할 수 있어. 희귀종을 박해하지 않았으니까 확보해서 한몫 벌고. 학대파 여러분은 구제 이벤트에 쇄도. 내 개인적인 취미에 치우친 학대도 할 수 있었고. 못 참겠네 이거.」
도스의 팥소는 분노로 펄펄 끓고 있었다. 딱히 배신당한 것에 대한 것이 아니다. 무리가 짓밟힌 것에 대한 것이 아니다.
저 미소. 인간들은 같은 생명인 윳쿠리를 잔인하게 다루면서도 마음속 깊이 즐기고 있다. 압도적인 강자이면서, 그저 즐기기 위해 약자의 존엄을 짓밟고 있다. 얼마나 추한 심성인가. 자신들의 비뚤어진 미소를 깨닫지 못하는 것일까. 믿어주었는데.
깨닫지 못하고 있다면, 얼마나 가엾고 증오해야 할 존재인가.
바로잡아야만 한다. 그 비뚤어진 생각을. 도스는 여기서 짓밟힐 것이다. 잔인하게 살해당할 것이다. 다만, 여기에 있는 인간들에게, 인간과 윳쿠리의 본연의 모습, 생명의 존엄을, 가르쳐주지 않고서는 죽어도 죽을 수 없다.
「느! 인간 씨! 들어줘!」
결의를 담아 울려 퍼지는 도스의 큰 목소리. 하지만 그것은
「…다음은, 이 우수하지만 어딘가 생각이 어긋난 도스를 옥션 행사장에 납품해서 금일봉, 이라구.」
라무네 가스의 분출이 가져오는 급격한 졸음에 의해 간단히 저지되는 것이었다.
◆◆◆
꽤 오랫동안 잠들어 있었던 모양이다. 몸이 꿈쩍도 하지 않는다. 눈도 희미하게밖에 뜰 수 없다. 아직 주사가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것일까.
정신을 차리고 보니 도스는 옥션 행사장 스테이지로 옮겨져 있었다. 주위는 투명한 벽으로 둘러싸여 있었고, 주변의 소란스러움이 막 깨어난 의식을 가차 없이 흔든다.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광란. 윳쿠리들이 경매에 부쳐져 속속 매매되어 간다. 어떤 것은 사랑받고, 어떤 것은 학대받고, 인간의 편의에 따라 윳쿠리들에게 가격이 매겨져 간다. 그 모습을 호기심 가득한 눈동자로 지켜보는 사람들. 비뚤어진 미소로 물든 얼굴, 얼굴, 얼굴.
도스는 이해했다. 자신이 오늘까지 살아남아 온 것은 이날을 위해서였다고. 지금까지 본 적도 없을 만큼 많은 수의 인간들. 그들에게 윳쿠리의 마음을 전한다. 전해지는 것이 단 한 사람이라도 상관없다. 그런 생각을 하는 윳쿠리가 있었구나 하고 가끔 떠올리는 정도. 그것만으로도 상관없다.
이것은 작지만 윳쿠리의 존엄에 관련된 싸움인 것이다.
자신보다 앞서 출품된 선량한 숲 도스는 최종적으로 윳쿠리 파크 지배인이 낙찰했다. 마침내 도스가 경매에 부쳐진다. 투명한 벽이 주위에서 제거된다. 경매사는 은근하게 무례한 태도로 도스에게 발언을 촉구한다. 호기심인지 조롱인지 알 수 없는 사람들의 시선. 하지만 조금도 겁먹지 않고 도스는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인간 씨, 인간 씨는 틀렸다구.」
윳쿠리답지 않은 지성을 느끼게 하는 목소리. 당당한 울림. 행사장이 쥐 죽은 듯 조용해진다.
「인간 씨는 강하다구. 윳쿠리 따위는 발밑에도 미치지 못할 만큼. 하지만 말이야, 그렇다고 해서, 그저 괴롭히기 위해 같은 지구의 동료인 윳쿠리를, 생명을 짓밟는 것은 틀렸다구.」
윳쿠리의 존엄을 걸겠다고 말했던 그날의 어머니가 떠올랐다.
「인간 씨. 자신이 지금 어떤 얼굴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는 거야…? 즐기기 위해서만 약자를 괴롭히고, 유열에 잠겨서. 그것이 얼마나 느긋하지 못한 일인지 이해할 수 없는 거야? 윳쿠리는 같은 말을 이해할 수 있는 이웃이라구? 그것을 일방적으로 지배하려 하다니, 오만이 지나치다구.」
어린 시절 자신에게 검술을 가르쳐 준 묭이 떠올랐다. 달리기 시합을 함께 했던 첸이 떠올랐다. 옛날 옛적 동경했던 앨리스가 떠올랐다. 이제 살아있지 않겠지 그들을, 정말 오랜만에 떠올렸다.
「하지만 말이야, 인간 씨. 도스는, 인간 씨를 용서한다구.」
자신을 키워준 아버지 마리사가, 자신을 형성해 준 장로 파츄리가 떠올랐다. 그녀들은 분명 자신의 판단을 칭찬해 줄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했다.
「어째서 인간 씨는 언제까지나 서로 미워하는 거야? 어째서 싸움이 없어지지 않는 거야? 인간 씨에게는 미래를 비추는 정열의 불꽃이 있다구. 하지만 그것은 자신도 태우는 위험한 불꽃이라구.」
자신이 장로가 되고 나서의 무리 동료들이 떠올랐다. 바보 같은 아이도 많았지만, 인간과 윳쿠리의 공존을 믿는 착한 아이들뿐이었다. 이 추억은 도스만의 것. 도스에게 힘을 준다.
「인간 씨는 외톨이라구.」
하지만 그것은, 윳쿠리도 마찬가지라서.
「어둠 속에서 필사적으로 불꽃을 휘두르고, 자신을 상처 입히고 있는 거라구…. 그러니까 말이야, 친구가 필요한 거라구. 어둠 속에서, 함께 불꽃을 지탱할 수 있는 친구가. 보잘것없는 것들끼리 서로 지지할 수 있는 친구가.」
언젠가 자신을 구해준 인간의 수줍은 미소가 떠올랐다. 무리를 괴멸시키고 조소했던 인간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래도, 도스는.
「인간과! 윳쿠리는! 친구가 될 수 있다구! 서로 지지할 수 있다구! 그러니까… 그러니까! 모두, 느긋하게 있으라구우우우우우우!!!」
———정적———
어떤 인간이 자신을 살지 모른다. 애초에 이 발언 자체가 주최 측이 요구한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처분될지도 모른다. 그래도, 자신은, 다 말한 것이다.
———침묵———
영원처럼 느껴지는 고요함. 하지만 그것은, 탁탁 하고, 명료하게 울리는 박수 소리에 의해 깨졌다. 그 박수는 점차 행사장 전체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애호파가, 학대파가, 기업이, 브리더가, 모두 일어서서 찬사의 박수를 아끼지 않는다.
(…통했구나…)
기립 박수. 땅울림 같은 박수의 소용돌이. 희미하게 눈물을 글썽이는 자마저 있다. 누군가가 브라보라고 외친다. 모히칸조차 햣햐아 하고 칭찬하고 있다.
도스의 팥소가 전에 없던 따스함으로 채워져 간다. 박수는 아직 멈추지 않는다. 멈출 것 같지 않다. 조금 시간이 지난 덕분에 도스도 열광에서 벗어나 조금 냉정을 되찾고, 만뢰의 박수를 보내는 인간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눈길을 줄 여유도 생겨났다. 감동에 떨고 있는 인간의 눈은 똑바로 도스를 바라보며——— 있지 않았다———
그들의 시선은 도스에게 쏟아지지 않는다. 도스가 아니라, 뒤에 대기하고 있는 경매사에게 쏟아지고 있었다.
다소 과장된 손짓으로 경매사는 행사장에 조용히 하라고 촉구한다. 조금 전까지의 열기가 거짓말처럼 가라앉는다. 다시 침묵이 행사장을 감싸지만, 그 침묵에는 숨길 수 없는 흥분과 호기심이 숨어 있었다.
도스는 영문도 모른 채 덮쳐오는 오한에 떨면서 경매사에게로 얼굴을 돌린다. 경매사는 만면의 미소와 함께 낭랑한 어조로 말했다.
「어떠십니까! 여러분!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 지성! 이 오만! 경이로운 기술 집단, 가공소의 프로페셔널에게 다시 한번 성대한 박수를!」
순간, 세계가 반전했다.
◆◆◆
「늣?」
도스는 이해할 수 없다.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설정되지 않았으니까.
「다시 한번 소개하겠습니다! 한정된 시간 안에 실체 윳쿠리의 중추팥소에 세공을 가하는 그 솜씨는 그야말로 갓핸드! 윳쿠리를 다룬다면 언제나 우리들이 넘버원이다! 설마 이분들이 와주실 줄이야! 가공소 제1연구부!!」
아낌없는 박수와 칭찬의 폭풍. 민간 윳쿠리 업체는 많지만 역시 가공소의 기술은 한 수 위임을 과시하는, 장대하고 섬세한 퍼포먼스.
「당연히 이분들도 잊어서는 안 됩니다! 가공소의 주문에 120% 응답했다! 깊은 지성을 가진 파츄리와 어긋난 만용을 가진 마리사를 키워내 만전의 묘상으로! 커스터마이즈 윳쿠리는 식은 죽 먹기! 프로 브리더 집단 금윳회!!」
그만해 줘. 이빨이 덜덜 떨려 멈추지 않는다.
「인간과 윳쿠리에 대한 절묘하고 중후한 감정! 지성이 있으면서도 인간과 윳쿠리를 동렬로 논하는 어리석음! 자신의 올바름을 믿어 의심치 않는 몽매! 그것들의 백본이 되는 기억 시나리오는 무려 새로 쓴 것! 『윳쿠리의 존재 아쿠타가와상』 수상 작가! 테이토 아키히코!」
버라이어티 쇼처럼 진행이 계속되지만 도스에게는 악몽일 뿐이다.
「이야-, 역시 가공소 대단하네. 저렇게 작은 실체 윳쿠리를 부수지 않고 중추팥소에 세공하다니…」
「금윳회도 명가답네. 지식 정착률을 꿰뚫고 있어.」
「나, 테이토 선생님 팬이란 말이야.」
「나도! 『인간 씨는 외톨이라구』 같은 거 짜릿짜릿함이 멈추지 않았다고. 그런 대사를 말하기까지의 경험… 조정이 완벽하잖아.」
행사장에 넘치는 칭찬의 목소리도 도스에게는 공허하게 울린다.
「자자 시작해볼까요! 로트 081! 가공소와 브리더와 아쿠타가와상 작가 콜라보레이션! 단 하나뿐인 건방짐! 도스 마리사… 아니, 도츄 마리쨔!」
도스는 도스조차 아니었다. 도츄는 말을 이해할 수 있었지만 의미는 이해할 수 없었다. 과연 가공소 퀄리티, 도츄는 자신이 도스라는 인식을 고칠 수 없다.
「뭐, 뭘 말하는 건지 전혀 모르겠다구 인간 씨… 농담은 그만둬줘.」
왜냐하면 도스가 갓 태어났다고? 기억은 새로 쓴 거라고? 그런 거짓말에 속을 리 있나. 이 강인한 땋은 머리 씨. 대지를 딛는 발 씨. 인간 씨를 내려다보는 이 거체. 어디를 어떻게 봐야 자신이 마리쨔라는 건가.
「아-, 여러분께 경합을 부탁드리기 전에, 이 도츄 마리쨔의 매력을 전하는 퍼포먼스가 있겠습니다! 잠시 감상해주십시오!」
말하기가 무섭게 경매사의 얼굴이 숨길 수 없는 유열로 물든다.
「느! 인간 씨! 듣고 있는 거야! 그런 거짓말에 속을 만큼 도스는…」
핑!
「시끄럽다구.」
그것은 단 한 발의 데코핑. 하지만 내려다보고 있었을 터인 인간의 손가락이 믿을 수 없을 만큼 부풀어 올라 도스를 사정없이 때려눕혔다. 도츄에게는 그렇게밖에 인식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 한 발의 데코핑으로
「느베에에에! 아야해애애애! 마리쨔, 집에 갈래애애애!」
아주 손쉽게 울부짖는다. 당연하다. 태어나서 처음 겪는 아픔이니까.
「어이어이, 도츄쨩아~~. 아가야도 아니고, 이 정도로 울지 말라구-. 라고, 아가야였구나. 미안 미안.」
어째서. 예전에 포식종과 사투를 벌여 무리를 지키고, 게스를 차례차례 제압! 했던 도스가 이 정도로 울부짖고 있는 건가. 스스로 자신이 이해되지 않았다.
「느! 이건, 인간 씨가 비겁한 수를 써서…」
늠름한 얼굴을 만들자마자 행사장 안에 터져 나오는 폭소, 홍소, 조소.
「햐하아! 결국 말하는 건 변하지 않는구만!」
「집에 갈래애애애! 에서 키릿! 은 못 참겠네 어이!」
「오오 가엾고 가엾어라!」
인간뿐만 아니라 행사장의 애완 윳쿠리조차도 도츄에게 모멸을 던진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가. 도스는 인간과 느긋하게 있고 싶었을 뿐인데. 믿어준다고 말하고 있는데.
「인간 씨… 도스는 인간 씨를 용서한다고 했지만, 취소할게… 여기까지 당하고 무저항일 만큼 평화주의자는 아니야… 사과할 거면 지금이라구! 울어도 모른다구!」
그래도 실실 반쯤 웃음을 멈추지 않는 경매사에 대해 자신의 비장의 수를 내밀기로 결심했다.
「이제 늦었으니까!!! 뿌웃뀨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
그것은 혼신의 뿌꾸-. 포식종을 쫓아내고, 게스 묭에게 도게자를 시키고, 숲의 현자에게 무섭시시를 뿜게 했던 비장의 수 중의 비장의 수.
한순간의 정적 후. 행사장은 터질 듯한 웃음으로 가득 찼다. 도츄 본윳은 산 같은 거체를 떨며 위협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에서는 탁구공이 테니스공 크기가 된 정도의 차이밖에 없다.
「아하하하! 이제 와서, 뿌꾸-라니! 뿌꾸-라니!」
경매사도 남들 시선 아랑곳하지 않고 대폭소. 너무 웃어서 눈가에는 희미하게 눈물이 떠올라 있다.
「뿌웃뀨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 뿌뀨우웃!」
웃음의 파도가 지나간 행사장에서도 아직 위협을 계속하는 도츄에게 경매사가 한 번 걷어찬다.
「느베에에!! 아야! 아야앗! 어째서 이런 짓 하는 거야!! 엄마야아아! 마리쨔, 아야아야한거제에! 도와주는거제에!」
무섭시시를 뿜어내면서 몰랑몰랑! 하고 여기가 아닌 어딘가로 도츄는 도망치려 한다. 달팽이 같은 느릿느릿한 걸음의 도츄에게 경매사가 일격. 울부짖는 도츄를 부추기며 또 일격. 몇 번을 괴롭힘당해도 도츄는 자신이 도스라는 주장을 굽히려 하지 않는다. 그 우스꽝스러운 모습에 행사장의 열기도 점점 올라간다.
「햣하! 저 녀석 꼴리는데!」
「경매사도 신났네-. 저 사람 학대파였던가?」
「아마 그럴걸. 뭐 윳쿠리 옥션을 주관할 지식이 있고, 업자 얽매임 없는 인간이라면 학대파나 애호파밖에 없잖아.」
「작년에는 애호파가 경매사였으니까. 밸런스 밸런스.」
느히히히 하고 도츄가 데굴데굴 굴러다닌다. 하지만 실컷 데코핑을 맞아도 주장은 굽히지 않고 몸도 튼튼하다. 행사장의 학대 오니이상들의 눈이 독점욕을 품은 번들거리는 것으로 변해 간다. 이 도츄에게 어떤 짓을 해줄까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실실 웃음이 멈추지 않는 것이다.
「자! 다시 한번 시작해볼까요! 기적의 단 하나뿐인 도츄 마리쨔! 거만한 환상을 산산조각 내는 것도 좋고. 그 지성과 추억을 이야기하며 사랑하는 것도 좋고! 낙찰하신 분께는 성장 억제·출산 기능 제거 등, 취향에 맞게 커스터마이즈해 드립니다!!」
쓴웃음이 여기저기서 새어 나온다. 이 무슨 궤변인가. 이렇게 지성 있는 갓난윳을 순수하게 사랑하고 싶어 하는 인간 따위 있을 리 없다. 어른처럼 말하는 아기에게 자애심을 느끼는 자가 있을까. 노골적으로 “그런” 의도로 사용하라고 말하고 있지 않은가.
「느히이… 느히이… 너무해… 인간 씨는 너무 잔혹해… 어째서 윳쿠리의 마음을, 기분을, 아무렇지도 않게 배신할 수 있는 거야?」
경매사에게 마지막 저항이라며 말을 걸려 하는 도츄. 하지만 간단히 잘려나간다.
「어이어이 도츄 씨야-,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상대가 자신을 배신하는 것과, 자신이 상대를 믿는 것은, 전혀 관계없잖아?』
정신을 잊으면 안 된다구.」
더 이상 차가워질 수 없다고 생각했던 팥소가 더욱 차갑게 식어간다. 왜 그 말을. 자신을 구해준 그 말을 알고 있는 건가.
더는 못 참겠다는 표정으로 경매사가 뒷주머니에서 책 한 권을 꺼낸다. 책 제목을 읽을 수 없었다면 행복했겠지만, 주어진 지성이 문자열의 의미를 이해시킨다.
『도츄 마리쨔의 착각 윳생』
「이번 옥션의 하이라이트라구. 메인 행사장 참가자에게는 테이토 선생님의 신작이 배포되고 있거든.」
「아… 아…」
이빨 뿌리가 맞물리지 않는다. 저 얇은 책에 자신의 지금까지가 담겨 있다는 건가. 자신에게 힘을 주었던, 자신만의 것이라고 생각했던 추억마저, 인간에게 장악당하고 있다는 건가. 구경거리가 되고 있다는 건가.
경매사의 의도를 눈치챈 입장객들은 표지를 도츄에게 보란 듯이 책을 꺼낸다. 자신의 윳생에 도츄는 둘러싸여 있었다.
「안심해! 이 뒤의 네 윳생을 가필해서, 전국 출판도 예정되어 있으니까!! 뭐 죽은 뒤가 될 테니 꽤 나중이지만 말이야.」
———죽어서도 구경거리가 되는 것이 확정된 윳생———
「느… 느냐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그리고, 도츄는 의식을 놓았다.
◆◆◆
「느랏! 느랏! 어떻냐제~? 선택받은! 마리사 님의 땋은 머리 씨 맛은! 느랏! 느랏!」
「느베에에! 아야해애… 느베에… 느베에…」
고층 빌딩 최상층, 도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호화로운 방. 거기서 오늘도 도츄는 괴롭힘당하고 있었다. 상대는 그날 옥션에 출품되었던 도게스 마리사. 도츄는 부호계 학대 오니이상에게 낙찰된 것이다. 올렸다 내렸다 용의 무대 장치로서.
「느에~헷헷헷! 저 망할 영감탱이, 최강! 천하무적! 인 마리사 님의 노예로서는, 쓸모없기 짝이 없지만, 이 샌드백 씨를 가져온 것만은 평가해주겠다제!」
「아야해… 도스에게… 이런 짓을 하다니… 이제 용서 안 해…」
「느아~앙? 아~~직 그런 헛소리! 를 지껄이는거냐제~? 느랏!」
도게스 마리사가 다시 땋은 머리를 휘두른다. 푸샷! 하고 시시를 뿜어내며 속수무책으로 날아가는 도츄.
「느삐잇! 아야해애애!! 도와줘어어!」
「느햐햐햐! 약해빠졌어! 인거제! 이런 망할 약골이! 시시싸개가! 도스? 잠꼬대는 자면서 하는거다제? 현실 파악이 안 되는거제!」
그렇게 말해도 도츄에게는 자신의 몸이 강인하고, 크고, 모든 것을 감싸는 도스의 몸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땋은 머리도 굵고, 웅대하고, 자랑스러운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부족한 윳쿠리의 페니페니보다 빈약한 땋은 머리로 뭘 지껄이는거제!」
또다시 일격. 몇 번이고 반복된 행동이지만 도게스 마리사는 질리지 않고 도츄를 괴롭힌다. 몇 번을 때려도 질리지 않고 『도스에게 사과할 거면 지금이라구!』 따위의 망언을 내뱉는 도츄가 단 한 방에 울부짖고 목숨을 구걸하며, 비참하기 짝이 없는 눈동자로 올려다보는 것이 견딜 수 없다.
「…그런 현실 파악 못 하는 눈 씨는, 불행 구멍 씨인거제? 그런 눈 씨는 필요 없는거제~?」
씨익 웃으며 망할 영감탱이에게 헌상받은 엑스칼리버라는 이름의 대나무 꼬치를 꺼낸다.
「그만해줘… 도스에게 심한 짓 하지 말아줘…」
이 실랑이도 몇 번이나 반복되었을까. 눈을 도려내졌다. 땋은 머리를 뜯겼다. 몇 번이고 범해졌다. 몇 번이나 죽을 뻔했는지 모르지만, 부호계 학대 오니이상이 특주한 관리 시스템에 의해 죽음 직전, 완전한 형태로 구조되어 버린다. 가공소에 의해 도츄의 몸은 강인하게 코팅되어 있어 인간조차 즉사시키는 것은 어려울 정도가 되어 있었다.
「어째서… 어째서 이런 짓을 할 수 있는 거야…?」
오른쪽 눈을 도려내져 눈물이 멈추지 않는 왼쪽 눈으로 도츄는 묻는다. 이 지경에 이르러서도 도츄에게는 도게스 마리사를 내려다보고 있는 것처럼밖에 보이지 않는 것이다.
「즐거우니까 당연한거제에에!!」
그날의 인간들처럼 비뚤어진 미소. 약자를 괴롭히며 유열에 잠기는 그 추악함.
(이제야 알았어… 인간 씨의 오만을 용서한다고 했지만… 윳쿠리에게도 같은 오만함이 있었구나… 같은 구멍의 오소리였던 거야)
너무 늦은 진리에 이르는 동시에, 도츄의 남은 눈은 도려내졌다.
◆◆◆
「여! 잘 지내고 있네!」
도츄는 갑자기 부호계 학대 오니이상에게 깨워졌다. 그날은 드물게 도게스 마리사가 방에 없어 오래간만의 안식의 시간이었고, 온화한 날씨에 이끌리는 대로 잠을 자고 있었던 것이다.
「느… 도스에게 무슨 용무야…」
「좋아 좋아! 저 도게스에게 실컷 괴롭힘당해도 기개는 도스 그대로! 나에게 너는 최고의 파트너야!」
아무래도 칭찬받고 있는 모양이지만 조금도 기쁘지 않다.
「아니, 저 도게스 마리사의 화려한 무대가 오늘이라서 말이야, 너도 데려가 주려고.」
화려한 무대… 즉 그런 의미라는 것을 이해하고 도츄는 복잡한 기분이 된다. 되는 대로 도츄는 옮겨져 간다.
「그리고 말이야 이 녀석이 도게스 마리사 대신이야, 데이부. 잘 부탁해!」
투명한 상자 안에서 느고-느고- 코를 고는 데이부와 대면하고 평화로운 시간은 의외로 짧은 것이구나 하고 어딘가 남 일처럼 도츄는 생각했다.
호화로운 저택에서 열리는 도게스 마리사의 제재 파티는 활기에 넘쳐 있었다. 실험 학대 오니이상이, 정신적 학대 오니이상이, 아트계 학대 오니이상이, 과학 학대 오니이상이, 모히칸 학대 오니이상이, 각자 솜씨를 발휘하는 모습을 도츄는 데이부와 함께 행사장을 내려다볼 수 있는 특등석에서 바라보고 있었다.
「느갸! 느갸! 죄송! 합니닷! 마리사는! 약해빠진! 쓰레기였습니닷! 용서해주세욧! 용서해주세에엣!」
정신적 학대 오니이상이 말 한마디로 도게스 마리사에게 진심 어린 사죄를 시키는 모습을 사람들은 감탄하며 맞이했다. 이 바삭바삭 부러진 마음을 과학 학대 오니이상이 수복하여 다음 학대 오니이상에게 넘긴다. 친절하게도 기억을 어중간하게 남겨서.
「느하… 방금 건… 나쁜 꿈이었던거제…?」
어중간하게 기운을 되찾은 도게스 마리사에게 이번에는 모히칸 학대 오니이상의 장인 기술이라 할 만한 따귀 난무가 작렬한다. 이렇게 도게스 마리사는 모인 사람들의 눈을 크게 즐겁게 했다.
파티에 모인 사람들의 얼굴. 그것은 이전에 도츄가 지적했듯이 비뚤어진 유열로 물들어 있었다. 물들어 있기는 했지만.
「있잖아 도츄. 너는 전에 말했지, 『자신이 지금 어떤 얼굴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는 거야…? 즐기기 위해서만 약자를 괴롭히고, 유열에 잠겨서. 그것이 얼마나 느긋하지 못한 일인지 이해할 수 없는 거야?』였던가? 나는 그걸 들은 순간, 너를 낙찰하기로 결심했어.」
부호계 학대 오니이상은 조용히 말을 건다.
「어때? 지금도 그렇게 생각해?」
눈 아래에서는 도게스에 대한 제재가 클라이맥스를 맞이하고 있었다. 예전에 도게스에게 범해져 살해당한 금 배지 메이링의 유복자인 아가 메이링이 복수에 불타는 눈동자로 도게스에게 몸통 박치기를 계속하고 있다.
「느베에! 용서해줘! 메이링은! 느긋한 윳쿠리였댜! 죄송! 죄송! 사과해주께에에!」
그것을 실로 느긋한 얼굴로 바라보는 인간들. 저마다 이야기하고 술을 나누며 자줏빛 연기를 피우고 있다. 도게스의 비명과 들을 가치도 없는 목숨 구걸을 백 코러스로, 느긋한 시간이 흐르고 있다.
아아, 이제 와서야, 정말 이제 와서야 도츄는 깨달았다. 눈 아래에서 느긋한 시간을 보내는 인간 씨를 보고 자신의 과오를 깨달은 것이다.
같은 구멍의 오소리라니 말도 안 돼. 인간 씨는 자기 자신의 추한 부분 따위는 훨씬 전에 알고 있는 거야. 윳쿠리를 학대하는 것이 큰 소리로 말할 수 없는 뒤가 구린 일이라는 것 따위는 훨씬 전에 알고 있었던 거야.
자신의 추한 부분과 잘 타협하고 아는 사람들끼리 주위에 폐를 끼치지 않고 즐기고 있는 거야.
그런 건, 도츄에게 지적받을 필요도 없는 일이었던 거야.
인간을 믿어준다고? 같은 입장에서 웃을 수 있다고? 구더기가 하늘에 침 뱉는 듯한 어리석음. 인간의 비호 없이는 제대로 살 수 없는 생물이 같은 입장을 바란다니.
「느푸푸푸푸푸! 저 망할 마리사 좀 봐! 메이링 따위에게 당하다니! 윳쿠리의 망신! 망할 약골의 약해빠진 녀석이야! 어이이이! 망할 노예! 달콤달콤 씨가 부족하잖앗! 얼른 가져왓!」
옆에서 질겅질겅 먹어치우며 소리치는 데이부. 너는 진심으로 그렇게 말하는 거냐?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윳쿠리가 인간보다 위라고 진심으로 생각하는 거냐? 인간은 윳쿠리의 목숨도, 감정도, 추억마저도 마음대로 할 수 있는데.
인간과 윳쿠리는 서로 지지할 수 있다고? 일방적으로 지지받는다는 것의 잘못이 아닐까. 그런 간단한 사실을 지금까지 깨닫지 못했다.
도츄는, 믿을 수 없을 만큼 큰 바보였구나.
「먹으십시오…」
툭 하고 중얼거려 보았지만, 방지약은 확실히 그 기능을 다했다.
조용히 눈물 한 방울 흘리는 도츄 곁에서, 데이부는 크게 트림을 토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