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

anko 9261 도구로 사는 자들은 장난감으로 사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by 다섯개 posted May 22,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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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그렇듯 오역이나 오타 지적은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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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구로 사는 자들은 장난감으로 사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 아키

 

 

 

 

 

 

 

 

 

 

화창한 어느 날 낮, 차가 거의 없는 주차장에 스무 마리 남짓한 지역 윳쿠리들이 모여 있었다.

지역 윳쿠리란 그 도시나 시에서 관리하는 윳쿠리들을 말한다. 쓰레기 줍기나 잡초 뽑기, 머리가 좋은 개체라면 길 안내 등 다양한 일이 주어지고, 거리에서의 생존을 법적으로 허가받은 윳쿠리들이다.

그녀들은 모두 제대로 정렬하여 앞을 향하고 있다. 그 안에 한 마리의 성체 레이무가 있었다.

 

 

「아가야……, 엄마… 힘낼게…!」

 

 

레이무는 결의에 찬 얼굴로 꿀꺽 침을 삼키고는, 좌우에 있는 지역 윳쿠리들의 얼굴을 슬쩍 훔쳐보았다.

옆의 윳쿠리들의 얼굴에서는 윳쿠리 특유의 태평함은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다. 모든 윳쿠리가 진지한 표정으로 앞을 향하고 있다. 레이무가 이전까지 있었던 청소반과는 다른 이질적인 분위기다.

그녀들은 들윳쿠리 처리를 전문으로 하는 지역 윳쿠리, 통칭 '구제대’였다.

구제대를 지휘하는 것은 한 마리의 덩치 큰 마리사 종이다. 대장 마리사는 부대 앞에 서서 대원들을 향해 또렷하게 들리는 큰 목소리를 냈다.

 

 

「오늘의 임무는 저기 보이는 낡은 건물에 자리 잡은 들윳쿠리의 섬멸인거제!」

 

 

대장 마리사가 모든 윳쿠리에게 들리도록 작전 개요를 전달한다.

길 건너 맞은편에는 아주 오래전에 폐업한 목공소가 있었다. 폐쇄된 지 오래된 그 장소는 이제 다수의 들윳쿠리들의 보금자리가 되어 있다.

이 안에 있는 들윳쿠리 그룹이 주변 쓰레기장을 매번 뒤지는 것이 문제가 되어 시청에 민원이 들어왔다. 주변 주민들의 목격 정보에 따르면, 덩치가 큰 보스 데이부를 필두로 그 일당인 난폭한 들윳쿠리가 서른 마리 정도 둥지를 틀고 있다고 한다.

거리에서 살아가는 들윳쿠리들은 단독으로 살아가는 자가 적다. 윳쿠리는 고독을 싫어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가족이거나 무리이거나 크든 작든 어떤 커뮤니티를 만들고 있다. 단독으로 살아가는 자는 드물다.

그런 커뮤니티를 찾아내어 그곳에 사는 들윳쿠리를 죽여나가는 것이 지역 윳쿠리 '구제대’의 일이다.

「멋대로 자라난다」고까지 일컬어지는 들윳쿠리는 거리에서 완전히 구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여겨진다. 어떤 시정촌에서는 마지막 한 마리까지 전멸시킨 직후, 어디선가 새로 들윳쿠리가 솟아났다는 이야기도 있다.

거기서 가공소가 생각해낸 것이 각 시정촌에서 청소원으로서 보유, 관리하고 있는 지역 윳쿠리들에게 전투 훈련을 시켜 들윳쿠리 구제에 임하게 하는 것이었다.

구제대 창설 시부터의 초기 멤버이자 아직 현역인 대장 마리사가 격문을 날린다.

 

 

「오늘이 처음인 윳쿠리도 훈련대로 하면 문제없는거제!」

 

 

레이무에게는 오늘이 첫 출진이다. 이날을 위해 몇 번이고 전투 훈련을 해왔지만, 그래도 첫 실전이다. 몸의 경직은 가시지 않는다. 불안과 긴장으로 중추팥소가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았다.

신병들의 불안을 없애기 위해 대장 마리사가 말을 잇는다.

 

 

「지금까지 해왔던 거리의 쓰레기 청소와 다르지 않은거제. 그 쓰레기가 크고 움직인다는 것뿐인거제. 지금부터 무기와 방어구를 나눠줄 테니, 모든 윳쿠리는 장비하고 지시가 있을 때까지 대기하는거제.」

 

 

대장 마리사의 브리핑이 끝나자, 지역 윳쿠리의 관리자인 시청 직원이 무기와 방어구를 지급해 나간다.

레이무에게도 두꺼운 포대기가 건네졌다. 근처에 있던 묭과 협력하여 몸에 밀착시키고 지퍼를 올려 착용한다. 단순한 포대기가 아니다. 케블라 섬유가 들어간 방검 사양의 물건이다.

더욱이 레이무를 포함한 레이무 종 대원에게만 방패가 주어진다.

머리 좌우에 두 개의 구레나룻을 가진 레이무 종은 무기와 방패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것이 마리사 종의 경우 입으로 무기를, 땋은 머리로 방패를 들게 되지만, 그러면 방패와 무기의 거리가 가까워 서로 부딪혀 운용하기 어렵다. 구제대의 방패 부대는 전부 레이무 종으로 구성되어 있다.

중앙에 손잡이가 달린 두툼한, 적당한 크기의 투명한 방패는 들어 올리자 묵직하다. 재질은 대형 수조 등에서 사용되는 강화 아크릴 유리, 제조 방법은 윳쿠리에게 악명 높은 『투명한 상자』와 같다고 한다.

모든 윳쿠리에게 방어구가 지급된 후, 이번에는 무기가 건네졌다.

레이무는 날카로운 칼날이 달린 창을 받았다. 길이는 사람 팔뚝 정도이고 칼날 길이는 손가락 몇 개 정도 되는 길이. 만화가가 사용하는 G펜처럼 보이기도 한다.

몇 번인가 전투 훈련에서 사용했지만, 실전에서 사용하는 것은 처음이다. 긴장으로 구레나룻 끝에 땀이 맺힌다.

지금까지 레이무가 사용했던 빗자루나 쓰레받기와는 다르다. 살상 목적의 도구. 오늘부터 이것이 레이무의 작업 도구다.

「현재 시각은 11시 20분인가…. 들윳쿠리 녀석들 점심 먹기 전, 좋은 시간이다.」

 

 

시청 직원이 손목시계를 본다.

공격 시점은 들윳쿠리들의 식사 전, 가능한 한 녀석들이 배고픈 시간대를 노린다. 윳쿠리는 연비가 나쁘기 때문에 싸움 시에는 몸의 칼로리 비축량이 중요한 요소가 된다. 때문에 레이무들 지역 윳쿠리는 두 시간 전에 식사를 마쳤다. 컨디션은 만전이다.

 

 

부대가 목공소 정면으로 이동한다. 정문에는 중앙에 사슬이 걸린 녹슨 문짝이 있고, 시간이 흘러 낡고 강한 비바람에 노출된 탓인지 축구공 하나 정도 들어갈 만한 틈이 벌어져 있었다. 안에 사는 들윳쿠리들의 출입구일 것이다.

직원이 사슬을 풀고 문을 활짝 연다.

레이무가 다시 크게 침을 삼킨다. 드디어 시작이다.

 

 

「가는거제에에엣! 안에 있는 들윳쿠리는 전부 죽이는거제에에에엣!」

「느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대장 마리사가 작전 개시를 알리고 지역 윳쿠리들이 큰 소리를 지른다. 대장 마리사를 선두로 폐쇄된 목공소로 지역 윳쿠리들이 투우처럼 쇄도해 들어간다. 뒤처지지 않도록 레이무도 달린다.

목공소는 오래전 시대를 연상시키는 목조 건축이었다. 건물 안에는 부서진 기계나 톱밥이 회수되지 않은 채 그대로 남아 있다.

입구로 들어가자마자 네 마리의 성체 들윳쿠리들이 있었다.

더러운 장식물에 생채기가 끊이지 않는 피부, 응응 찌꺼기가 달라붙은 아냐루. 평균적인 들윳쿠리의 모습이다.

그녀들은 어딘가의 쓰레기장에서 가져온 듯한 반투명 봉투에서 감자 껍질이나 바나나 껍질 등을 꺼내 살피고 있었다.

그중 한 마리인 들윳쿠리 레이무가 돌아보고 구제대를 알아채고 놀란 얼굴을 한다.

 

 

「늣, 느늣!? 너희들, 어느 무리의 윳쿠리야? 큰 소리 내는 건 그만둬 줬으면 하고, 이주 희망자 치고는 너무 많아. 지금부터 레이무가 보스를 불러올 테니 그때까지 여기서 느긋하게 기다려…」

「죽는거제.」

 

 

대장 마리사가 들고 있던 검으로 들윳쿠리 레이무를 가차 없이 베어버린다.

각오하고 있던 일이긴 하지만 갑작스러운 동족의 죽음에 레이무의 심장 소리가 쿵쿵 뛰어오른다. 주위의 지역 윳쿠리들은 익숙한 모습으로 대장 마리사를 따라간다.

 

 

「레, 레이부우우우우우우웃!? 갑자기 왜 이런 짓을 하는거야아아아아아아아아!?」

「느와아아아아앗!? 이 녀석들 지역 윳쿠리다아아아아아아아앗!? 보스를 불러어어어어!」

 

 

들윳쿠리들이 구제대의 장식물에 달린 배지의 존재를 알아챈다. 푸른 잎사귀 문양이 그려진 그것은 들윳쿠리들에게 있어 사신의 낙인이다.

목공소 안쪽에서 덩치 큰 데이부와 그 부하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수가 훨씬 많다. 이야기로는 서른 마리 정도라고 들었지만 들윳쿠리는 마흔 마리는 있다. 이제 저 수와 싸워야 한다. 자기들 부대의 두 배 수에 레이무는 살짝 시시를 지리고 만다.

보스 데이부는 무장한 지역 윳쿠리 일당을 보고 순간 움찔했지만, 얕보일까 보냐는 듯 가슴을 폈다.

 

 

「여기는 데이부들, 들윳쿠리의 윳쿠리 플레이스야! 지역 윳쿠리들은 느긋하지 말고 여기서 나가줘! 바로 나가도 좋아!」

「무슨 소릴 하는거제? 여기는 인간 씨의 거리인거제. 들윳쿠리 플레이스 같은 건 어디에도 없는거제. 마리사들은 인간 씨의 명령으로 너희들을 구축하러 온거제.」

 

 

대장 마리사의 말에 보스 데이부와 들윳쿠리들이 살의가 담긴 눈을 돌려온다.

동족을 사냥하는 지역 윳쿠리들은 들윳쿠리 입장에서 보면 인간에게 아첨하는 전투 노예 같은 존재다. 윳쿠리라는 종의 배신자들을 죽이고 싶을 정도로 증오하고 있다.

 

 

「시끄러어어엇! 인간 따위 알 게 뭐야아아아아아아아아! 여기는 데이부들이 겨우 찾은 윳쿠리 플레이스란 말이다아아아아아아아아아! 너희들이 나가아아아아아아앗!」

 

 

미간에 파란 힘줄을 세우고 보스 데이부가 포효한다.

거리에서의 들윳쿠리 생활은 가혹 그 자체다. 눈에 보이는 범위에는 항상 인간이 있고, 조금이라도 서툰 짓을 하면 살해당한다. 갑자기 내리는 비나 장식물을 날리려는 바람. 좁은 골판지 상자에 몸을 쑤셔 넣고 굴욕과 함께 잠드는 나날.

그런 와중에 이 목공소는 거리 속에서 겨우 찾은 안식처. 즉, 윳쿠리 플레이스인 것이다.

 

 

「너희들이 나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맞아! 맞아!」

「배신자 놈들아아아아아아아아앗! 나가아아아아아아아앗!」

 

 

분노의 표정을 띤 들윳쿠리들이 작은 돌이나 나무 조각을 던져온다.

 

 

「방패 부대는 앞으로 나와서 막는거제!」

 

 

대장 마리사의 지시에 방패를 든 지역 윳쿠리들이 부대 앞으로 나선다. 레이무도 황급히 앞으로 나와 방패를 겨눈다.

 

 

「늣!?」

 

 

날아온 작은 돌이 레이무의 방패에 맞았다.

놀라서 소리를 내버렸지만 작은 돌이 맞은 방패 부분은 아무렇지도 않다. 이 방패는 가공소산 『투명한 상자』와 같은 제작법으로 만들어졌다. 망치로 두들겨 맞은 정도의 충격에도 흠집 하나 나지 않는다.

레이무는 방패를 치켜들고 날아온 작은 돌이나 나무 조각을 계속 막아냈다.

들윳쿠리들의 투척 수가 순식간에 줄어든다. 점차 던질 것이 없어진 것이다.

돌격할 호기라고 본 대장 마리사가 부대 앞으로 나선다.

 

 

「마리사가 길을 여는거제! 모든 윳쿠리! 마리사의 뒤를 따르는거제! 느으라아아아아아!!!」

 

 

함성을 지르며 들윳쿠리 무리를 향해 대장 마리사가 돌진했다.

 

 

「느갸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대장 마리사의 태클을 맞고 들윳쿠리들이 볼링 핀처럼 날아간다.

대장 마리사의 몸통 박치기는 강력하다. 레이무 자신도 방패를 겨누는 훈련에서 몇 번이나 날아간 적이 있다. 보통 윳쿠리로는 막을 수도 없다.

 

 

「지금인거제! 모든 윳쿠리! 돌격인거제!」

 

 

대장의 호령에 지역 윳쿠리들이 각자의 무기를 겨누고 돌격한다. 레이무도 그 흐름에 합류하여 창과 아크릴판 방패를 겨누고 쇄도해 들어갔다.

들윳쿠리들도 그냥 당하고만 있지는 않는다. 뾰족한 나뭇가지나 돌을 겨누고 응전에 들어간다.

 

 

「지역 윳쿠리 놈들아아아아아아아앗! 우쭐대지 마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한 마리의 들윳쿠리 레이무가 양쪽 구레나룻으로 날카로운 나뭇가지를 들고는 붕붕 휘두르며 돌격해왔다. 마주하는 것은 레이무와 마찬가지로 오늘이 데뷔전인 묭이다.

묭은 입에 둔탁하게 빛나는 미니어처 칼을 물고 있었다. 언뜻 보면 장난감 같지만 칼날은 엄연한 날붙이. 묭 종 전용의 일본도와 닮은 무기다.

 

 

「묭!」

 

 

기합을 외치며 묭이 상단에서 칼날을 내려친다.

들윳쿠리 레이무는 두 개의 나뭇가지를 교차시켜 내려쳐진 칼날을 막아낸다. 양자의 힘이 맞부딪히며 격렬한 칼싸움이 된다.

들윳쿠리 레이무가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

 

 

「지역 윳쿠리 따위 이 정도? 그렇다면 레이무가 모두 박살 내서 응응 노예로 만들어줄게! 너도 이 나뭇가지로 금방…… 느극… 극…… 느?… 느엣?… 자, 잠깐, 기다려! 느긋하지 말고 잠깐만 기다」

 

 

들윳쿠리 레이무가 격하게 동요한다. 은색 칼날이 나뭇가지에 파고들어 미시미시미시이, 하고 나뭇가지가 휘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묭의 칼이 교차된 나뭇가지를 절단. 그대로의 기세로 들윳쿠리 레이무의 정수리를 갈라버린다.

 

 

「느뵤? 느뵤뵤〜〜?」

 

 

중추팥소를 칼날에 베인 들윳쿠리 레이무의 움직임이 멈추고 그 자리로 쓰러졌다.

아무런 가공도 하지 않은 주운 나뭇가지로는 경도에서 앞서는 칼의 무게와 예리함을 받아낼 수 없다. 칼싸움이 된 시점에서 승패는 결정되어 있었던 것이다.

 

 

「크아아아아아아앗! 촌뜨기 똥메ー링 녀석! 주거어어어어어어어엇!」

 

 

들윳쿠리 앨리스가 뾰족한 나뭇가지를 입에 물고 구제대의 메ー링에게 돌진해 간다.

그 메ー링의 땋은 머리에는 둔탁하게 빛나는 분동 사슬이 쥐어져 있었다.

 

 

「쟈오ー옹!」

「느보옷!?」

 

 

메ー링이 땋은 머리를 휘두르자 사슬이 선회하고, 위에서 날아온 분동이 들윳쿠리 앨리스의 입과 함께 나뭇가지를 깎아낸다. 입술이 붙은 나뭇가지가 툭, 하고 땅으로 떨어졌다.

 

 

「느뵤!? 코휴! 휴휴? 휴~? 느뺘아아아아아아아앗!!!」

 

 

무력화된 들윳쿠리 앨리스가 드러난 이빨을 보이며 절규를 터뜨린다.

 

 

「쟈오ー옹! 쟈오ー옹! 쟈쟈쟈오ーーー옹!!」

 

 

메ー링이 휭휭 하고 그 자리에서 사슬 분동을 휘두른다. 원심력에 의해 가속된 사슬의 속도는 윳쿠리의 동체 시력을 훨씬 초과하고 있어, 레이무의 눈에는 그저 땋은 머리를 흔드는 것처럼 밖에 보이지 않았다.

 

 

「쟈앗!!!」

 

 

메ー링이 사슬 분동을 다시 날린다. 원운동에서 직선운동으로 변환된 분동이 고속으로 날아간다.

 

 

「느붓!? 도가이바, 지지도바이겐!?」

 

 

탄환처럼 날아온 분동이 그 무게로 들윳쿠리 앨리스의 입을 꿰뚫는다. 설탕 세공 같은 앞니를 분쇄하고 목구멍 안쪽을 넘어, 금속 분동이 중추팥소를 으깨버린다. 메ー링이 사슬을 당기자 커스터드 크림으로 노랗게 젖은 분동이 들윳쿠리 앨리스의 몸에서 쀼쀼 하고 나온다.

들윳쿠리들의 주요 무기는 그 근처에서 주운 뾰족한 나뭇가지나 돌. 반면 지역 윳쿠리가 사용하는 무기는 인간에게서 받은 연마된 금속 제품. 역량이 같아도 강한 무기를 가진 쪽이 이기는 것은 인간의 역사에서도 증명되어 왔다.

 

 

「이대로 섬멸하는거제!」

 

 

땋은 머리에 검을 든 대장 마리사가 보스 데이부에게 접근. 옆으로 베는 일격을 날렸다.

 

 

「얕보지 마아아아앗! 금속 무기를 가지고 있는 건 너희들뿐만이 아니라고오오오옷!」

 

 

필살의 일격은 보스 데이부가 가진 은색 스푼에 의해 막히고 있었다. 폐품 수거일에라도 주웠는지, 보스 데이부가 더욱이 은색 테이블 포크를 꺼낸다. 양쪽 구레나룻에 각각을 치켜들고 귀신 같은 자세를 취한다.

수하 들윳쿠리들도 나뭇가지를 버리고 새로운 무기로서 나사나 못을 겨누기 시작한다.

 

 

「이 배신자 놈들아아아아아아아앗! 죽는거네에에에에엣!」

「늣!?」

 

 

레이무의 옆구리에 충격. 황급히 보니, 입에 문 못을 내민 들윳쿠리 첸이 있었다. 다른 싸움에 정신이 팔려 어느새 근처까지 숨어들어 와 버렸다. 날카로운 못 끝은 레이무의 배에 파묻혀 있다.

 

 

「느냐하하하! 어떠냐! 깨달았냐! …근데 어째서 모시 안 바키는거야아아아아아아앗!? 모르겠냣느부베라뷰!?」

 

 

들윳쿠리 첸의 이마에서 하얀 칼날이 솟아난다. 절명한 들윳쿠리 첸의 뒤에서 칼을 든 묭이 걱정스러운 듯 들여다보고 있었다.

 

 

「레이무, 괜찮은거묭!?」

「으, 응. 대단하네… 이 포대기씨…」

 

 

레이무가 눈만으로 못에 찔린 포대기부분을 확인했다. 어디에도 구멍은 뚫려 있지 않다.

케블라 소재가 짜여 들어간 이 방검 포대기는 윳쿠리 정도의 힘으로 휘두른 공격 따위는 제대로 통하지 않는다. 실제로 지금도 찔린 곳은 작은 멍이 들었을 뿐, 출팥까지는 이르지 않았다.

 

 

「방심은 금물이다묭. 포대기씨 이외의 장소에 맞으면 평범하게 다칠거다묭. 싸움에 집중하는거묭.」

「으, 응. 조심할게…. 고마워, 묭.」

 

 

한마디 감사를 전한 후, 레이무는 다시 전황을 둘러본다.

서로의 무기를 격렬하게 부딪치며, 보스 데이부는 대장 마리사와 호각으로 맞서 싸우고 있었다. 난폭한 들윳쿠리의 보스를 맡고 있는 만큼 역시 강하다.

 

 

「하지만 데이부 혼자 강하다고 어떻게 되는 건 아닌거제.」

 

 

대장 마리사가 불손하게 웃는다.

전장이 된 목공소 안에서는 지역 윳쿠리들이 착실하게 승리를 거두고 있었다.

들윳쿠리들은 습격당한 분노로 처음에는 기세가 거셌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몸의 움직임이 둔해지고 있었다.

 

 

「느으으읏… 배고파아…」

「배 씨가 꼬르륵거려서… 힘이 안 나아아앗…」

 

 

윳쿠리의 몸은 정직하다. 공복으로는 제대로 몸이 움직이지 않고, 전력으로 싸울 수 없다. 아침밥밖에 먹지 않은 들윳쿠리들은 이미 연료 부족이다. 조금이라도 지역 윳쿠리 측이 유리하도록 정오 전 이 시간대를 고른 것이다.

 

 

「크아앗! 곰팡이 노예들을 내보내라앗!」

 

 

전황의 불리함을 깨달은 보스 데이부가 수하 윳쿠리들에게 지시를 내린다.

수하 윳쿠리들이 떨어진 곳에 있는 찬장으로 향한다. 찬장 앞에는 몇 개의 큰 돌과 버팀목이 쌓여 있어, 마치 무언가를 엄중하게 봉인해 놓은 듯하다. 적어도 식량 창고나 보물 창고 종류는 아니다.

찬장이 천천히 열린다. 갑자기 공기를 통해 악취가 풍겨왔다.

레이무가 눈을 가늘게 뜨고 보자, 찬장 안쪽에서 녹색 피부로 뒤덮인 대머리 만쥬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아파…아…」

「주겨줘… 주겨줘…」

「괴로워어…」

 

 

십수 마리 정도 나타난 것은 윳곰팡이에 감염된 윳쿠리들이었다. 모두 균류에 몸이 잠식당하는 격통에 몸을 비틀고 있다.

보스 데이부는 곰팡이에 침식된 중병 환자들을 격리하고 있었던 것이다.

 

 

「들어라, 곰팡이 노예들아-! 지역 윳쿠리들을 쓰러뜨리면 달콤달콤을 주겠다아아아-!」

「달곰… 달곰…?」

 

 

보스 데이부가 입에 담은 『달콤달콤』라는 단어에, 반쯤 죽어 있던 곰팡이 윳쿠리들의 눈에 힘이 깃들어간다.

 

 

「아바아바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바아바 머거버릴꺼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옷!!!」

 

 

온몸에 힘을 넘치게 한 곰팡이 윳쿠리들이 지역 윳쿠리들의 방향으로 눈을 부릅뜨고 돌격해 온다. 죽음조차 두려워하지 않는 병사들이었다.

중추팥의 지능을 담당하는 부분이 곰팡이에 의해 침범당하여 정상적인 사고력을 잃고 있다. 달콤달콤을 먹으면 곰팡이화가 낫는다는 속설을 믿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위험하다. 죽음의 문턱에 처한 자일수록 믿을 수 없는 저력을 보인다.

 

 

「전위 부대는 물러나는거제! 방패 부대는 앞으로!」

 

 

근접전은 위험하다고 본 대장 마리사의 명에 따라 묭이나 메ー링들이 후방으로 물러난다. 대장 마리사 자신도 보스 데이부와의 싸움을 멈추고 물러나고, 그것과 교대하듯 방패를 겨눈 레이무들이 앞으로 나선다.

 

 

「달검달거어어어어어어엄! 지역 윳쿠리 주겨서 달곰달곰 받을꺼다아아아아아아아앗!!!」

「큿…!」

 

 

녹색 만쥬 한 마리에게 몸통 박치기를 당해 레이무가 겨눈 방패가 흔들린다.

투명한 아크릴판 너머로 제정신을 유지하지 못하는 이형의 얼굴이 보였다. 장식물도 머리카락도 없고, 이제 원래 어떤 종의 윳쿠리였는지조차 알 수 없다. 레이무는 혐오감에 구역질이 치밀어 오른다.

 

 

「이 자식이이잇!」

 

 

레이무가 방패를 앞으로 내밀어 곰팡이 만쥬를 튕겨낸다. 날아간 곰팡이 만쥬가 네모난 기둥 모서리에 뒤통수부터 격돌. 그 오른쪽 눈이 쑥- 하고 빠져나왔다.

 

 

「달검달거어어어어어어엄!!!」

 

 

오른쪽 눈이 없어진 것 따위는 개의치 않고, 곰팡이 만쥬가 다시 일어선다. 공포가 없어지고 통증도 둔화되어, 중추팥을 파괴할 때까지 움직이는 죽음의 병사가 되어 있다. 이래서는 끝이 없다.

금속제 무기며, 곰팡이 윳쿠리들을 처분하지 않고 전력으로서 투입하는 것 하며, 보스 데이부는 지역 윳쿠리와의 전투에 대비하고 있었던 흔적이 있다. 유사시의 준비를 게을리하지 않는 영리한 개체다.

 

 

「고추 폭탄을 던지는거제! 전 윳쿠리, 방어진형! 방패의 틈을 없애는거제!」

 

 

대장 마리사의 목소리에 지역 윳쿠리의 레이무 종들이 가로 일렬로 늘어선다. 서로의 직사각형 방패 끝과 끝이 붙을 때까지 바짝 붙이고 방패 하부를 땅에 내렸다. 구제대의 전선에 벽과 같은 방패의 열이 만들어진다.

진형이 완성된 것을 확인한 후, 대장 마리사는 모자 속에서 『위험물』이라고 쓰인 상자를 꺼낸다. 상자 안에는 닭걀 정도 크기의 공이 들어 있었다.

대장 마리사는 그 공을 땋은 머리로 잡고 레이무들의 머리 위를 넘어 적진으로 던져 넣었다.

 

 

「느으으으읏! 뭔가 위험해!」

 

 

본능적으로 위험을 감지하고, 순간적으로 보스 데이부는 부하 들윳쿠리의 시체를 들어 올려 방패 삼는다.

던져진 공은 곰팡이 만쥬들 속으로 낙하, 지면에 접촉한 순간 파열음과 함께 폭발. 선혈을 연상시키는 듯한 새빨간 액체가 흩뿌려졌다.

 

 

「이자이!? 독!? 도구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

「느갸앗, 갸아아아아아아아앗!? 아갸아아아아아아아앗!?」

 

 

액체를 뒤집어쓴 곰팡이 윳쿠리들이 통각을 떠올린 듯 울부짖는다.

『고추 폭탄』이란 그 이름 그대로, 고춧가루, 하바네로 등 윳쿠리의 몸에 대해 강한 독성을 가진 매운맛 성분만으로 구성된 폭탄이다. 위력은 절대적이지만 광범위에 미치기 때문에 아군에게 피해가 나올 우려도 있는 운용이 어려운 무기다.

매운맛이 윳쿠리의 피부에 주는 감각은 강렬하다. 아무리 표피의 통각이 둔화되어 있어도, 붉은 매운맛 성분이 체내로 침투하여 직접 중추팥소에 호소한다. 고추 폭탄을 맞은 모든 곰팡이 윳쿠리가 고통의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레이무가 상대하던 곰팡이 윳쿠리도 매운맛을 없애려 땅을 뒹굴며 온몸을 비틀고 있었다.

 

 

「안대애애! 마리사의 아냐루 씨 꿈틀거리면 안대애애애애애애엣!!!」

 

 

필사적으로 몸을 비튼 것이 응응 체조의 역할을 한 듯, 곰팡이 만쥬의 아냐루가 울부짖는다. 아무래도 마리사 종이었던 모양이다.

한 박자 늦게 들윳쿠리 마리사의 엉덩이에서 고질라 광선처럼 붉은 응응이 분출되었다.

 

 

「안대엣!? 바리사의 응응 씨 나와버리면 안대엣!? 생명의 팥소 씨까지 나와버려어어어어어어엇!!!」

 

 

부부부부부붓ーーー, 하고 곰팡이 마리사 엉덩이가 호를 그리며 배설된 응응이 아크릴 방패 열에 격돌. 일그러진 붉은 선을 그리며 옆으로 달려 나간다.

 

 

「좀 더… 느긋하게 있고 싶었…」

 

 

내용물을 배출하고 납작해진 곰팡이 마리사가 조용히 숨을 거둔다. 다른 곰팡이 윳쿠리들도 차례차례 쓰러져 간다.

 

 

「지금인거제! 전 윳쿠리! 재돌격인거제에엣!」

「느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전위 부대가 다시 교전에 나서고, 고추 폭탄의 충격에서 아직 회복하지 못한 들윳쿠리들을 베어버려 간다.

들윳쿠리들도 어떻게든 못을 겨누고 분전하려 하지만 지역 윳쿠리들의 무기와의 거리 차이 때문에 패배해 간다.

절단되고 도려내진 몸의 일부가 비처럼 적진에 쏟아진다. 구제대는 그 시체 냄새 풍기는 속을 달려간다.

그 광경에 완전히 전의를 상실한 살아남은 들윳쿠리들이 무기를 버리기 시작했다.

 

 

「느히이! 사, 살고 시퍼… 살고 시퍼어어어어엇! 마리사는 도망치는거제에에에엣, 느갸빗!?」

「항복함미다앗! 포로가 됨미다앗! 무기 버림미다까 주겨버리지 마세여! 인간 님 만세엣! 지역 윳쿠리 님 만세엣! 느베엣!?」

 

 

무기를 버리고 도망친 자의 등은 베였고, 엎드려 빈 자의 머리는 위에서 꿰뚫렸다.

들윳쿠리들의 도망이나 항복은 인정되지 않는다.

이것은 전쟁이 아니라 구제인 것이다. 정전도 화해도 존재하지 않는다.

 

 

「도망치지 마아아아아앗! 싸워라! 싸워어어어어어어엇! 다른 갈 곳 따윈 없다고오오오오오오! 여기가 승부처란 말이다아아아아아아아아앗! 이 윳쿠리 플레이스를 지켜어어어어어어어엇!」

 

 

매운맛에 뒤덮인 방패 대용 시체를 버린 보스 데이부가 외치지만, 들윳쿠리들은 누구도 들으려 하지 않는다. 앞다투어 도망치고 지역 윳쿠리들에 의해 각개 격파되어 간다.

 

 

「누가 살아남은 녀석은 없는거냐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데이부와 함께 윳쿠리 플레이스를 지켜어어어어어어! 크윽! 크아아아아아아!!!」

 

 

남은 들윳쿠리는 보스 데이부뿐이 되었다.

이제 포위되어 단독으로 도주하는 것도 여의치 않다.

영양 상태가 나쁘고 오합지졸인 들윳쿠리들과, 세 끼 매일 먹고 훈련하며 통솔된 지역 윳쿠리들로는 당연히 후자가 이긴다.

게다가 지역 윳쿠리들은 인간들에게서 전용 무기나 방어구도 지급받고 있다. 한 마리 강한 들윳쿠리가 있다고 해서 이쪽이 질 도리는 없었다.

 

 

「이 빌어먹을 인간의 노예 놈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이런 비겁한 싸움 방법밖에 못 하는 거냐아아아아아아아아앗! 정정당당하게 싸워어어어어어어엇!」

 

 

보스 데이부의 주장을 싸늘한 눈을 한 대장 마리사가 맞받아친다.

 

 

「뭘 착각하고 있는거제? 이건 싸움이 아니라 "구제"인거제. "구제"에 비겁함도 더러움도 없는거제.」

 

 

이것은 전쟁이 아니라 구제. 어디까지나 일방적인 것이라고 고한다.

그 굴욕적인 말에 보스 데이부의 얼굴이 새빨갛게 물든다.

 

 

「웃기지 마아아아아아아앗! 데이부는 구제 따위 당하지 않아! 데이부는 살아서 주-욱 느긋하게 지낼 거란 말이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보스 데이부가 은색 포크와 스푼을 겨눈다. 활로를 열기 위해 지역 윳쿠리들 앞으로 뛰쳐나온다.

정면에 있는 대장 마리사를 노리고 은 스푼을 치켜들어 그 머리를 쪼개려 내리친 순간, 그 스푼에 둔탁한 색의 사슬 분동이 휘감긴다. 메ー링이 사슬을 당기자 스푼이 보스 데이부의 구레나룻째로 옆으로 늘어난다.

그 늘어난 구레나룻의 밑동을 묭의 하얀 칼날이 베어냈다.

 

 

「느기이이이이이!? 데이부의, 의의, 데이부의 구레나룻 씨가아아아아아아! 크윽, 크윽! 빌어머그으으으으으으으으을!!!」

 

 

보스 데이부가 움츠러들어 땅에 떨어진 자신의 구레나룻에 쥐어진 채인 스푼을 혀로 주우려 한다. 아직 싸울 생각이다. 무시무시한 생에 대한 집착이었다.

 

 

「지금인거제! 전 윳쿠리, 돌격하는거제!」

 

 

대장 마리사의 호령에 대원들이 무기를 겨누고 돌격한다. 스푼을 입에 물었다고는 해도 사방에서 닥쳐오는 추격을 막을 수는 없고, 데이부의 몸은 꿰뚫려 갔다.

 

 

「느갸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온몸에 무수한 베인 상처를 입고 그 거체가 쓰러진다.

 

 

「……데… 데이부는… 지금까지 나쁜 짓을 잔뜩 해왔어… 틀림없는 게스야…… 그… 그래도 너희들 역시, 자신의 느긋함을 위해… 빌어먹을 인간에게 아첨하며 잔뜩 동료를 주겨… 너희들 역시… 데이부 이상의… 게스…야…」

 

 

보스 데이부는 온몸의 상처에서 간헐천처럼 팥소를 뿜어내고 기침하며 팥소 덩어리를 토해낸다. 누구의 눈에도 치명상이었다.

 

 

「너… 너희들과 데이부…… 뭐가 다르다는 거냐?…」

 

 

보스 데이부의 동공이 열려가고, 그 몸이 완전히 땅으로 무너져 내렸다. 영원히 느긋하게 된 것이다.

레이무가 방패와 창을 내려놓고 크게 숨을 내쉰다. 싸움의 끝에 긴장이 풀려간다.

지역 윳쿠리들의 완승이었다. 보스 데이부들 들윳쿠리는 전멸, 반면 이쪽에는 사망자는 없고 경상자밖에 없다.

승리의 함성을 지르는 자, 안도의 숨을 내쉬는 자에게 대장 마리사가 큰 소리를 지른다.

 

 

「아직 긴장 풀지 마는거제! 어딘가에 숨어있는 들윳쿠리가 있을지도 모르는거제! 전 윳쿠리 구석구석 살펴보는거제!」

「「「늣, 느긋하게 이해했습니다…!」」」

 

 

대장 마리사의 명령에 대원들은 다시 마음을 다잡고 목공소 안을 철저하게 탐색한다. 레이무도 방패와 창을 고쳐 잡고 수색을 시작한다.

 

 

「능?」

 

 

건물 구석, 약간 움푹 들어간 공간이 있다는 것을 레이무는 알아차렸다. 집진기라도 놓여 있었던 것일까? 다가가 보기로 한다.

 

 

「느에에에… 응응 꾸웩…」

 

 

코가 휠 듯한 악취에 레이무가 얼굴을 찡그렸다.

그곳에는 오래된 팥소나 커스터드가 쌓여 있었다. 움푹 파인 곳은 들윳쿠리들의 화장실――응응 두는 곳인 듯하다.

떠나려던 레이무였지만, 거기서 문득 깨달았다.

 

 

「뉸?」

 

 

응응 두는 곳 바닥에서 무언가가 움직였다.

그것은 귤 크기의 마리쨔와 레이뮤였다. 크기로 보아 아직 아기 윳쿠리일 것이다.

들윳쿠리들의 응응 노예다.

 

 

「여둉생, 여둉생아! 이러나, 이러나! 도우미, 도우미 와써!」

 

 

아기 레이무가 레이무를 알아보고, 검은 응응에 뒤덮인 얼굴을 환하게 빛낸다.

 

 

「아가야들은 어째서 이런 곳에?」

「레이뮤들, 아빠야랑 엄마야가 사육 윳쿠리였던거야. 근데 아빠야들이 멋대로 상쾌해ー! 해버려서, 화난 주인 씨에게 버려져버린거야.」

 

 

묻는 레이무에게 아기 레이무가 신세 한탄을 늘어놓는다. 버려진 뒤 태어난 것이 자신과 여동생 마리쨔. 그 후 들윳쿠리 생활에 익숙하지 않던 부모는 차에 치여 허무하게 사망. 몸을 의탁할 곳을 찾아 이 폐목공소에 다다른다.

처음에는 환영했던 보스 데이부였지만, 아기 레이무들의 부모가 전 사육 윳쿠리였다는 것을 알자 태도를 표변. 레이뮤 자매는 응응 노예로서 취급받게 되었다고 한다.

 

 

「레이뮤보다도 여동쩅을 먼저 도와줘…!」

 

 

아기 레이무 쪽은 아직 기운이 있지만, 아기 마리사 쪽은 목소리도 내지 못할 정도로 쇠약해져 있었다. 바짝 마른 데다 눈에도 힘이 없다.

참으로 안타깝게 여긴 레이무는 방패와 창을 땅에 내려놓고 두 개의 구레나룻을 쇠약한 아기 마리사에게 뻗는다. 구레나룻이 응응으로 더러워지겠지만 상관없다. 달콤한 생각일지도 모르지만, 동정심이 앞서 버렸다.

레이무뿐만 아니라 지역 윳쿠리는 천성이 착한 녀석들뿐이다.

지역 윳쿠리는 엄선되어 뽑히기 때문에 품성이 나쁘거나 학대 취미가 있는 자는 없다. 약자를 보고 못 본 척할 수 없는 성질이다.

 

 

「안타깝지만 살아남을 수 없는거제.」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고 생각한 순간, 레이무가 뻗은 구레나룻을 넘어 검 끝이 모자째로 들윳쿠리 마리쨔를 꿰뚫었다.

몸을 한 번 크게 경련시키고 아기 마리사가 사망한다.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한 듯한 마지막이었다.

갑작스러운 사태에 아기 레이무가 외친다.

 

 

「느늣, 느…? 여둉생!? 동생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레이무가 놀라 눈을 뜨고, 어느새 옆에 와 있던 대장 마리사를 본다.

 

 

「대, 대장님… 뭘…?」

「잊은거제, 레이무. 우리들의 임무는 목공소 안 들윳쿠리의 섬멸인거제. 섬멸이란 건 전부 죽인다는 뜻인거제.」

 

 

대장 마리사는 감정을 담지 않은 냉혹한 어조로 설명한다.

죽이는 것은 보스 데이부와 그 부하들만이 아니다. 목공소 안에 있는 모든 들윳쿠리를 구제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느으…」

 

 

레이무의 마음에 망설임이 생겼다.

이 자매에게는 잘못이 없다. 바보 같은 부모의 무계획함에 휘둘리고, 사육 윳쿠리의 아이라는 이유만으로 들윳쿠리 어른들에게 화풀이로 응응 노예 취급을 받았다.

들윳쿠리 레이뮤에게 죄는 없고, 오히려 여동생인 마리쨔를 우선시할 정도로 선량한 개체다.

하지만 그런 것은 『구제』에 필요한 정보가 아니다.

들윳쿠리에게는 죽음을. 레이무는 자신의 역할을 떠올리고 창을 꽉 쥔다.

 

 

「레이뮤도…… 주길꺼야…?」

 

 

레이무의 심상치 않은 결의를 어린 아기 레이무는 민감하게 알아차렸다. 나이에 맞지 않는 슬픈 총명함이었다. 들윳쿠리 레이뮤는 좌우 구레나룻으로 이제 움직이지 않는 아기 마리쨔를 끌어안고 있었다.

레이무는 그런 들윳쿠리 레이뮤와 눈을 마주칠 수가 없다.

 

 

「레이뮤들…… 뭘 위해 태어난 걸까…?」

 

 

응응투성이인 아기 레이무가 흘린 투명한 눈물을, 무정한 칼날이 꿰뚫었다.

 

 

구제가 끝나고 레이무들이 목공소 밖으로 나오자 빗자루나 쓰레받기를 든 지역 윳쿠리들이 다가왔다.

하얀 마스크에 고무 포대기 차림의 그녀들은 '특수 청소반’이다. 거리의 쓰레기나 빈 깡통을 줍는 통상의 청소반과 달리, 그녀들은 구제로 나온 들윳쿠리의 팥소나 시체, 시체 냄새가 밴 장식물의 처리를 전문으로 한다.

특수 청소반들이 들윳쿠리들의 시체를 비닐봉지에 담아 밖으로 운반해 간다.

거대한 몸집과 무게 때문에 보스 데이부는 해체되어 운반되고 있었다.

그 광경을 목격하고 레이무는 토해버렸다.

 

 

「느웁!? 느보에에엣… 오에에엑…!」

 

 

전투 중에는 흥분 상태라 신경 쓰이지 않았지만, 진정하고 냉정해진 지금, 공포와 동족 살해의 혐오감이 되살아났다.

거기에 미니 페트병을 든 대장 마리사가 다가왔다.

 

 

「물 씨인거제. 마시는 게 좋은거제.」

 

 

레이무는 한마디 감사 인사를 하고 받아들고는 그대로 단숨에 물을 들이켰다.

적당히 차가운 물이 구토로 더러워진 입안과 목을 달래준다.

 

 

「누구나 처음엔 그런 법인거제. 어떤거제, 기분은?」

 

 

대장 마리사가 값을 매기듯 레이무를 본다.

신입이 쓸 만한지 어떤지 판별하려는 것이다.

레이무는 쥐어짜 내듯이 목소리를 냈다.

 

 

「……최악이라구.」

 

 

레이무의 대답에 대장 마리사는 씨익 웃었다.

 

 

「그걸로 된거제. 그게 보통인거제. 잘못해서 즐거워하거나 느긋하다고 느끼면 안 되는거제.」

 

 

구제대는 들윳쿠리를 죽이는 것에 쾌감을 느껴서는 안 된다. 즐기면서 같은 윳쿠리를 죽이는 모습을 사람들은 싫어한다. 시민의 눈에 비친다면 그에 걸맞은 행동이 요구된다.

 

 

「그래도 이 일이 괴롭다고 느꼈다면…… 그만둬도 좋은거제.」

 

 

대장 마리사는 다정한 어조였다. 구제대 중에는 직무를 견디지 못하고 원래의 청소반으로 돌아가는 자도 있다.

레이무는 생각한다. 보스 데이부 같은 게스 윳쿠리를 죽이는 것이라면 아직 사명감과 정의감으로 마음을 속여 싸울 수도 있다.

하지만 저 응응 노예였던 레이뮤와 마리쨔는 다르다. 무슨 잘못이 있었던가?

죄 없는 자도 죽여야만 한다. 이 일의 가혹함을 다시 한번 인식했다.

하지만 레이무에게는 그만둘 수 없는 어떤 이유가 있었다.

레이무는 각오를 다지고 힘차게 내뱉는다.

 

 

「레이무는 그만두지 않아…… 구제대를 계속할 거야!」

「그렇다면 이제부터 동료인거제. 잘 부탁하는거제. 레이무, 느긋하게 있으라구!」

 

 

대장 마리사의 인사에 레이무도 「느긋하게 있으라구!」라고 답한다.

레이무와 헤어진 후에도 대장 마리사는 함께 싸운 지역 윳쿠리들 한 마리 한 마리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 간다.

선별된 지역 윳쿠리들에게 게스는 없다. 의기양양하게 승리를 뽐내는 자나 죽은 들윳쿠리를 비웃는 자도 없다. 모두 선량한 자들뿐이다.

그렇기에 구제가 끝난 후에는 크든 작든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있다. 윳쿠리 살해는 어떤 이유가 있든 느긋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런 대원들의 마음이 무너지지 않도록 일이 끝난 후에는 대장 마리사가 이렇게 멘탈 케어를 하고 있는 것이다.

자신도 괴로울 텐데 솔직히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레이무는 그런 대장 마리사를 존경하게 된다.

 

 

「어이, 너희들. 일이 끝나면 무기와 방어구를 반납해라.」

 

 

시청 직원에 의해 구제대의 장비가 회수되어 간다.

특히 무기에는 하나하나 번호가 매겨져 있어 하나라도 분실하면 모든 윳쿠리가 찾을 때까지 수색하게 되어 있다. 잘못해서 들윳쿠리의 손에 넘어가 인간에게 위해를 가하는 것을 우려해서다.

 

 

「이야, 이 거리의 지역 윳쿠리는 훌륭하군요. 한 시민으로서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런 시청 직원에게 한 청년이 말을 걸어왔다. 크지도, 작지도 않은, 어디에나 있을 법한 특징 없는 얼굴의 젊은이였다.

레이무는 청년과 눈이 마주쳐 버린다. 젊은이는 빙긋 사람 좋은 미소로 답했다. 꾸며낸 웃음이 아닌 진짜 미소였지만 어딘가 음침한 것을 느낀다.

청년은 대원에게 말을 걸고 있는 대장 마리사를 뒤에서 바라본다.

 

 

「특히 그녀, 저 대장 마리사는 좋네요.」

「에, 네. 저 녀석은 성실한 녀석입니다. 윳쿠리로서는 드물게 아이도 만들려 하지 않고, 일꾼이고요.」

 

 

갑작스러운 청년의 대화에 당황하면서도 공무원은 시민이 상대이기 때문에 깍듯이 응답한다.

『아이』라는 단어에 청년이 눈을 가늘게 떴다.

 

 

「좋아… 정말 좋은 마리사다. 상담할 게 하나 있는데요, 저 마리사… 저에게 주시지 않겠습니까?」

「……네? 아, 아니요, 그런 건 좀 곤란합니다.」

 

 

갑작스러운 제안에 놀라면서도 직원은 쓴웃음을 지으며 답한다.

 

 

「시의 비품 취급이라서 남에게 양도할 수는…. 확실히 선량한 녀석이지만 사육 윳쿠리가 필요하다면 윳쿠리 숍에 가는 편이 좋습니다. 각종 보증도 있고, 금배지라면 더 질 좋은 녀석도 있을 겁니다.」

「아아, 아니요, 다릅니다. 오해하게 해 드린 것 같아 죄송합니다.」

 

 

청년이 아니아니 하고 작게 손을 흔든다.

 

 

「아무리 즐거운 취미라도 오랫동안 같은 일을 하고 있으면 매너리즘에 빠지게 되죠. 예전처럼 두근거리지 않게 됩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엑스터시가 부족해져 버립니다. 하지만 그 취미를 그만두려는 정도는 아닙니다. 현상을 어떻게든 하기 위해 이노베이션이 필요해져 버립니다.」

 

 

요령 없는 청년의 독백에 시청 직원이 미간을 찌푸린다.

 

 

「부끄럽지만 말이죠… 이제 평범한 마리사로는… 시판품으로는 만족할 수 없게 되었어요. 후훗, 제가 생각해도 곤란한 성벽입니다.」

 

 

이윽고 청년의 말 내용을 이해하고 남자의 뺨이 실룩거린다.

 

 

「다… 당신 학대 오니ㅇ…」

「물론 공짜라고는 하지 않겠습니다.」

 

 

직원의 말을 가로막듯이 청년이 두툼한 봉투를 꺼냈다. 반쯤 강제로 남자에게 건넨다.

 

 

「자, 내용을 확인하고 결정해 주십시오.」

 

 

시청 직원이 봉투를 연다. 안에는 많은 지폐가 들어 있었다. 모두 같은 얼굴의 인간 씨 그림――분명 만엔 씨다.

숨을 죽이고 지켜보던 레이무는 수상한 분위기에 뭔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떨리는 손가락으로 지폐를 한 장 한 장 세고 있는 남자에게 속삭이듯이 청년은 말한다.

 

 

「지역 윳쿠리 한 마리가 일 중에 교통사고로 죽는다. 흔한 일입니다.」

 

 

시청 직원이 얼굴을 든다.

그 얼굴은 아주 좋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묭들은 정의인거묭…?」

 

 

지급된 페이퍼 시트로 몸을 닦으면서 옆의 묭이 그런 말을 중얼거렸다.

지금 레이무들이 있는 곳은 지역 윳쿠리들의 주거지가 설치된 시립공원이다. 스무 마리 정도의 구제대 윳쿠리 전부가 이곳에 산다.

첫 임무를 마친 후로 묭은 계속 어두웠다.

그것은 레이무도 마찬가지다.

마지막에 응응 노예였던 아기 윳쿠리들을 죽인 것을 마음에 두고 있는 것이다.

 

 

「들윳쿠리를 죽이는 건 좋은 일이야…. 적어도 인간 씨들은 기뻐해 줄 거야…. 그리고… 지역 윳쿠리는 인간 씨의 도구인 거야……」

 

 

레이무는 거짓말을 하고 있었다. 레이무들은 도구 따위가 아니다. 의지를 가진 한 마리의 윳쿠리다.

그 마음을 억누르고 자신에게 타일러 말하듯 계속한다.

 

 

「도구에게… 선악 같은 건 없어…」

 

 

도구는 주어진 역할을 다하면 된다. 죄의식을 느낄 필요 따위는 없다.

인간은 지역 윳쿠리에게 선악 따위 요구하지 않는다. 손익으로만 대할 뿐이다.

 

 

「그럼… 그 인간은 정의인거묭…?」

 

 

이어지는 묭의 말에 레이무는 아무 말도 되돌려주지 못했다.

 

 

 

 

 

 

 

 

 

 

대장 마리사는 그대로 청년에게 팔려가 버렸다.

「사육 윳쿠리가 된 거다, 잘됐네!」라고 시청 직원은 웃고 있었지만 절대 거짓말이다. 그 말을 들은 대장 마리사도 믿지 않았다.

순간적으로 도망치려 했지만, 그 움직임을 미리 읽고 있었던 듯 청년의 손에 붙잡혀 버린다.

제압당한 대장 마리사는 그대로 끌려가 버렸다. 청년의 팔 안, 그 몸에서 풍기는 방취제에 섞여 희미하게 풍기는 윳쿠리의 시체 냄새를 맡고 그저 몸을 떨고 있었다.

공포에 질린 대장 마리사와 반대로 시청 직원은 그런 그녀를 보지도 않고 「쥐꼬리만 한 월급으로 윳쿠리 녀석들 뒤치다꺼리나 할 수 있겠냐고. 이 정도 수입은 용서받겠지」라며 희희낙락한 표정으로 두툼한 봉투를 주머니에 쑤셔 넣고 있었다.

레이무는 한숨을 쉰다.

오늘 하루만 해도 너무 많은 일이 있었다.

보스 데이부와 수하 들윳쿠리들과의 사투.

응응 노예였던 들윳쿠리 레이뮤와 들윳쿠리 마리쨔의 어린 죽음.

그리고 대장 마리사.

윳쿠리의 목숨은 마치 레이무가 눈 깜빡이는 사이에 줄어드는 것 같았다.

구제대의 일은 상상을 초월한다. 오늘은 이제 집에 돌아가 쉬자.

레이무들은 공원 내에 설치된 지역 윳쿠리들의 거주 구역으로 향한다.

그곳에는 아파트처럼 나무 상자로 만들어진 튼튼한 집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었다. 나무 상자 정면에는 문, 안에는 스위치식 조명도 달려 있어 밤에도 밝다. 벽의 방음성도 높아 프라이버시도 지켜진다. 사육 윳쿠리에게는 미치지 못하지만, 그래도 말도 안 되게 혜택받은 설비다.

레이무는 묭과 헤어져 자신에게 할당된 방 앞으로 간다.

 

 

「다녀왔어, 아가야. 착하게 있었니?」

「엄마야, 어서 오세여!」

 

 

문을 열자 한 마리의 아기 레이무가 맞이한다. 레이무의 아이다.

레이뮤는 보통의 아기 레이무와는 다른 외모를 하고 있었다.

머리카락은 짧고, 구레나룻과 장식물도 작다. 태어날 때부터 장애가 있는 윳쿠리, 미숙윳이다.

레이무는 원래 지금은 죽은 남편 마리사와 함께 지역 윳쿠리 청소반이었다. 하지만 밖에서의 청소 활동 중에 남편 마리사가 교통사고로 사망. 그 충격으로 컨디션이 나빠져 레이무는 조기 출산을 했다.

그렇게 미숙아로 태어난 것이 이 레이뮤다.

이 레이뮤를 부양하기 위해 레이무는 스스로 구제대로의 전향을 희망했다. 구제대에는 몇 가지 특별 수당이 추가되는 것이다.

레이무는 그 특권을 사용해 지능 보조제를 매월 받을 수 있도록 부탁하고 있었다. 원래는 아이 만들기가 허가된 사육 윳쿠리가 운 나쁘게 부족한 윳쿠리를 낳았을 때의 것으로 시판 펫숍에서도 취급하고 있다.

레이뮤는 외모만 보면 미숙한 아이로 보이지만 그 약 덕분에 지적 장애는 없다. 오히려 같은 세대의 아기 윳쿠리 중에서는 머리가 좋은 편일 것이다.

 

 

「구제대의 일은 어땠어? 구제대는 나쁜 윳쿠리를 해치우는, 거리의 평화를 지키는 정의의 편인거죠?」

 

 

레이뮤의 순수한 생각에 레이무는 저도 모르게 쓴웃음을 짓는다.

지역 윳쿠리의 들윳쿠리화를 막기 위해 들윳쿠리는 해악이라고 탁아소 겸 학교에서 가르치고 있다.

데이부 같은 극악 윳쿠리라면 마음은 아프지 않지만, 아무래도 낮에 죽여버린 아기 레이무와 아기 마리사 자매를 떠올려 버린다.

 

 

「그런 것보다 오늘의 숙제는 제대로 했어?」

 

 

싫은 화제를 끊기 위해 레이무는 조금 억지로 화제를 바꿨다.

 

 

「제대로 해놨어여. 바바여ー」

 

 

레이뮤가 자랑스럽게 프린트 한 장을 보여준다.

학교에서 내주는 것은 간단한 계산 드릴과 한자 읽고 쓰기다. 지역 윳쿠리에게는 그 나름의 교양이 요구된다.

레이무가 프린트를 보니 제대로 빈칸은 채워져 있고 정답률도 높았다.

 

 

「훌륭해. 아가야는 훌륭하네.」

 

 

레이무가 구레나룻으로 레이뮤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레이뮤는 기쁜 듯이 얼굴을 활짝 폈다.

지나치게 응석받이로 키우지는 않지만, 좋은 일을 했을 때는 제대로 칭찬해 준다. 아기 윳쿠리 시절부터 이렇게 칭찬해 두지 않으면 성체가 된 후에 자기 인정 욕구를 비틀어 증장시켜 범죄 윳쿠리가 된다.

자식을 칭찬한 후 레이무는 조금 이른 저녁 식사를 하기로 했다. 레이무는 레이뮤와 함께 지급된 윳쿠리 푸드 그럭저럭 맛을 먹는다.

 

 

「우걱우걱, 행보옥ー!」

「우물우물………」

「느으? 엄마야, 행보옥ー 안 해여? 푸드 씨 엄청 맛있어!」

「오늘은 좀 그래……. 미안해, 아가야.」

 

 

오늘의 윳쿠리 푸드는 맛을 거의 느끼지 못했다.

푸드가 나쁜 것은 아니다. 원인은 레이무의 기분이다.

노동 의욕이 높은 지역 윳쿠리답게 레이무는 「일한 뒤의 밥은 맛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구제대가 된 지금, 이 푸드는 동족인 들윳쿠리를 죽인 일로 얻은 보수다.

점심 식사 전 습격으로 배를 곯으며 죽어간 들윳쿠리들을 떠올려 버린다. 솔직히 맛있다고 입에 넣을 기분은 도저히 아니었다.

결국 레이무는 푸드를 절반 이상 남겨버린다.

식사를 마친 후에는 부모와 자식의 스킨십 시간이다. 레이무는 레이뮤와 부비부비 몸을 맞댄다. 힘든 일을 마친 레이무에게 있어 더없는 행복의 시간이다.

 

 

「자ー 아가야, 부비부비야. 부비부비.」

「느느〜응, 부ー비 부ー비. 부ー비 부ー비. 느으…?」

「뉸…? 아가야, 왜 그러니?」

「엄마야, 뭔가 이상한 냄새 나여…」

「늣!?」

 

 

창백해진 얼굴로 홱, 하고 레이무는 레이뮤에게서 몸을 뗀다.

양쪽 구레나룻을 얼굴 중앙――코에 해당하는 부분에 가져가 킁킁 냄새를 맡는다.

오늘 목공소에서의 들윳쿠리 구제로 레이무는 대량의 시체 냄새를 뒤집어썼다.

정성껏 씻었다고 생각했지만, 몸 어딘가에 달라붙은 시체 냄새가 희미하게 남아 있었던 것이다.

 

 

「스, 슬슬 침대 씨에 들어갈까. 아가야는 자기 전에 약 씨를 먹자.」

 

 

레이무는 적당히 얼버무리고 선반에서 알약을 꺼냈다.

이 알약은 윳쿠리의 지능을 보조하는 효과가 있다. 미숙윳인 레이뮤의 약이다. 성장이 안정기에 들어가는 아성체가 될 때까지 사흘에 한 번은 먹어야 한다. 가공소의 기술인 듯하지만 성분 등 자세한 것은 레이무도 모른다.

 

 

「엄마야, 그림책 읽어줘ー!」

「네네.」

 

 

침대에 들어간 레이뮤를 위해 레이무는 학교에서 빌려온 그림책을 읽는다. 그림책의 내용은 윳쿠리가 주인공이며 흔한 권선징악물이었다.

 

 

「……그렇게 용사 마리사는 마왕에게 잡혀 있던 공주님 앨리스를 구해내고 두 윳쿠리는 언제까지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행복하게 행복하게.」

 

 

그림책을 다 읽은 후 레이뮤를 보니 이미 어린 아기 윳쿠리는 잠들어 있었다. 레이무는 그림책을 덮고 레이뮤의 몸 위에 이불을 덮어준다.

 

 

「느피이… 느피이…」

 

 

새근새근 숨소리를 내는 자식의 모습을 바라보며 레이무는 문득 낮의 들윳쿠리 레이뮤를 떠올렸다.

그 들윳쿠리 레이뮤는 하늘의 윳쿠리 플레이스로 무사히 갔을까?

레이무는 자신의 구레나룻으로 시선을 옮긴다.

들윳쿠리 레이뮤의 부드러운 만쥬 피부를 칼날로 꿰뚫었던 감촉이 그 구레나룻에는 아직 남아 있었다.

구레나룻 끝을 꽉 움켜쥐고 앞으로의 결의를 다진다.

그저 덧없이 흩어진 무구한 생명들의 명복을 빌었다.

 

 

 

 

 

 

 

 

 

 

 

 

 

 

다른 지역 윳쿠리들과 달리 구제대는 비 오는 날도 일한다.

회색 방수포가 덮인 트럭 짐칸 안, 마주 보도록 지역 윳쿠리들이 앉아 있다. 어둑한 어둠 속, 아무도 움직이지 않고 목소리도 내지 않는다. 그 모습은 마치 작전 개시 전의 특수 부대 같았다.

트럭은 교외에 있는 들윳쿠리들의 본거지 중 하나를 향해 이동 중이다.

희미하게 흔들리는 차체 안, 레이무는 자신의 몸을 내려다보았다.

방수성의 검은 드라이슈트와 수중용 고글을 몸에 걸치고 있다. 우천용 장비다. 방검 포대기는 소재인 케블라 섬유가 물에 젖으면 강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이번 구제에서는 착용하지 않는다.

이윽고 차가 멈추고 운전하던 시청 직원이 레인코트를 입고 짐칸 후부를 열었다.

 

 

「빨리 내려.」

 

 

시청 직원에게 명령받아 레이무들 구제대는 설치된 트랩을 차례로 내려간다.

트럭에서 내린 레이무의 눈앞에는 커다란 공터가 펼쳐져 있었다.

원래는 큰 공장이 있었지만 경영 부진으로 폐쇄. 건물을 해체시켜 빈터로 만들었지만 구매자도 운용 방법도 찾지 못해 오랫동안 방치되어 왔다.

공터는 키 작은 잡초가 드문드문 자라고 있어 애벌레나 메뚜기 등의 곤충 서식이 엿보인다. 게다가 노면이 거칠어 구기 장소에도 적합하지 않고 축구나 야구 등을 하러 오는 인간도 없다. 들윳쿠리가 살기 위한 좋은 조건이 몇 가지나 갖춰진 절호의 장소다.

레이무의 생각대로 공터 안쪽 구석 쪽에 파란 비닐 시트를 덮은 골판지 상자가 몇 개 보였다. 들윳쿠리들의 집이다. 작은 마을처럼 한 곳에 모여 있다.

 

 

「작전을 시작하기 전에 중요한 걸 전달하겠다냥ー. 모두 똑똑히 듣는거다냥ー.」

 

 

부대장에서 승격하여 새로운 대장으로 임명된 첸의 호령에 구제대 멤버들이 정렬하여 앞을 향한다.

거기서 레이무는 평소의 시청 직원 옆에 우산을 쓴 젊은 여성이 있는 것을 알아차렸다. 사복인 것으로 보아 시청 직원은 아니다.

 

 

「이 근처에는 들윳쿠리가 된 앨리스가 살고 있는 것 같다냥ー. 이 언니 씨는 그 앨리스의 주인 씨다냥ー.」

 

 

대장 첸의 소개에 여성이 한 걸음 앞으로 나와 고개를 숙인다. 검은 머리의 그야말로 청초한 여성이었다.

 

 

「지금부터 그 앨리스의 사진을 돌릴거다냥ー. 전 윳쿠리 잘 봐두는거다냥ー.」

 

 

여성이 주머니에서 사진 한 장을 꺼내 대장 첸에게 건넨다. 대장 첸은 사진을 한 번 훑어본 후 정렬해 있던 구제대의 선두에 있던 윳쿠리에게 건넨다. 그 윳쿠리도 사진을 보고 다른 멤버에게 넘긴다.

이윽고 레이무에게도 사진이 넘어왔다. 사진 속에는 장식물 카츄샤에 금배지를 단 예쁜 모습의 성체 앨리스가 찍혀 있다.

 

 

「전 윳쿠리 이 앨리스의 얼굴과 장식물을 똑똑히 기억하도록. 미아 보호 프로그램에 따라 첸들은 이 앨리스를 다치게 하지 않고 잡는거다냥ー.」

 

 

『미아 사육 윳쿠리 보호 프로그램』. 그 이름 그대로 거리에서 미아가 된 사육 윳쿠리를 찾아내어 주인의 곁으로 돌려보내는 프로그램이다.

 

 

「앨리스는 아주 착한 아이예요. 그 아이 순수해서… 나쁜 들윳쿠리에게 속아 넘어갔어요. 그대로 밖으로 도망쳐 버려서 벌써 한 달은 지났어요. 지역 윳쿠리 여러분, 부탁드립니다. 부디 앨리스를 찾아주세요.」

 

 

그렇게 말하고 여성은 레이무들에게 다시 한번 머리를 숙였다.

레이무는 생각한다. 여성의 이야기에 따르면 이 앨리스는 스스로 들윳쿠리가 된 셈이다. 사육 윳쿠리라는 혜택받은 입장을 버리다니, 이 앨리스는 상당한 바보다.

동시에 이상하게도 생각한다. 스스로 들윳쿠리가 된 윳쿠리에 대해 주인은 그 윳쿠리에게 실망하고 단념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눈앞의 여성은 앨리스를 구제가 아니라 산 채로 데려와 달라고 한다.

여성은 외모 그대로 윳쿠리 애호파 인간인 모양이다.

 

 

「그럼 출발한다냥ー. 전 윳쿠리, 여기서부터는 사담은 삼가는거다냥ー. 연락할 때는 미리 정한 신호로 하는거다냥ー.」

 

 

대장 첸을 선두로 구제대는 들윳쿠리들의 마을을 목표로 빗속을 뛰어간다.

집인 골판지 무리 곁 가까이까지 다가간 지점에서 전 윳쿠리는 기어가는 움직임으로 이행. 집 안에 있는 들윳쿠리들에게 들키지 않도록 목소리를 죽이고 조용히 이동한다.

대장 첸이 두 개의 꼬리로 제스처에 의한 지시를 내린다. 구제대는 네 마리 한 조로 나뉘어 각각 할당된 골판지 집으로 접근한다.

레이무는 대장 첸과 같은 조다. 묭과 메ー링도 같은 골판지 상자를 둘러싼다.

레이무들의 담당은 대형 가전제품 포장에 사용하는 커다란 골판지로 만든 집이었다. 하우스 상부에는 비 가림막인 파란 비닐 시트가 덮여 있다.

레이무는 창끝으로 골판지 하우스 벽에 작은 구멍을 뚫었다. 내부 사정을 알기 위해 눈을 가까이 대고 하우스 안을 들여다본다.

안에는 성체 마리사 종과 앨리스 종이 한 마리씩. 그 아이들인 듯한 아기 마리사와 아기 앨리스가 두 마리씩 있었다. 아버지인 듯한 마리사는 자고 있었고, 아기 마리사들이 아빠 마리사를 깨우려 그 몸을 흔들고 있었다.

 

 

「일어나, 아빠야! 마리쨔, 높이-높이- 해줬으면 하는거제!」

「앨리쮸도-, 높이-높이- 해져-!」

「자자, 아가야들. 마리사는 매일 사냥으로 지쳐있으니까, 오늘만큼은 느긋하게 해드리렴. 그리고 집 안에서 높이높이 하면 천장 씨에 머리를 부딪힐 거야.」

 

 

장난기 넘치는 아기 윳쿠리들은 비 오는 날 좁은 집 안에서 가만히 있는 것에 질린 모양이다. 그런 아이들을 어머니인 듯한 성체 앨리스가 달래고 있다.

이윽고 마리쨔들은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에 분노를 느끼고 짜증을 내며 울기 시작했다.

 

 

「느냐아아, 시러시러 싫어어! 마리쨔 높이-높이- 해줬으면 하는거제에엣!」

「앨리쮸도오오오오오옷! 빨랑해줘어어어어어어어엇!」

「자, 잠깐 아가야들…. 아빠가 깨잖아…!」

 

 

레이무는 들윳쿠리 앨리스의 카츄샤와 방금 본 사진의 앨리스를 대조한다.

목표 앨리스다! 틀림없다. 바로 발견해 버린 모양이다.

레이무는 대장 첸에게 구레나룻 제스처로 그 사실을 전한다. 이어서 하우스 안 들윳쿠리들의 가족 구성도 전하자, 전원 배치가 완료될 때까지 기다리라는 첸의 꼬리 신호가 돌아왔다.

옆을 보니 묭이 혀를 사용해 소도를 칼집에서 빼내고 있었다. 양 이빨로 손잡이를 물어 단단히 고정한다. 메ー링 쪽도 분동 사슬을 언제든 돌릴 수 있도록 자세를 잡고 있었다.

시선을 골판지 하우스 안으로 되돌리자, 잠에서 깬 아빠 마리사가 울며 보채는 아기 마리사들을 달래고 있었다.

 

 

「울지 말아줬으면 하는거제, 아가야들. 자, 아빠가 머리를 쓰담-쓰담- 해주는거제.」

 

 

들윳쿠리 마리사의 땋은 머리는 끝부분만 부드러울 뿐 나머지는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마치 뚜껑을 닫지 않아 잉크가 굳은 붓펜 같았다.

들윳쿠리 마리사와 들윳쿠리 앨리스는 다소 야위었지만, 그 아이들은 통통한 건강체라는 것을 레이무는 알아차렸다. 자신의 식사보다 아이들을 만족스럽게 먹이는 것을 우선하고 있는 것이리라.

처음에는 짜증을 내던 아기 윳쿠리들도 차례로 머리를 쓰다듬어지자 기분이 좋아졌는지 만족스러운 얼굴로 꺄르륵 웃기 시작한다.

 

 

「괜찮아, 마리사? 피곤하잖아. 아가야들 돌보는 건 앨리스가 할게.」

「괜찮은거제. 그보다, 앨리스도 머리 쓰담-쓰담- 해줄까인거제?」

「괘, 괜찮아 별로…! 앨리스 어린애 아니니까…!」

「느으. 이렇게 뻣뻣한 땋은 머리로는 쓰담-쓰담- 받고 싶지 않은거제?」

 

 

아빠 마리사가 장난스럽게 말하자, 황급히 엄마 앨리스가 반응한다.

 

 

「그, 그런 말 안 했잖아! …앨리스는 말이야, 마리사의 땋은 머리 씨 정말 좋아해. 일꾼 땋은 머리 씨… 노력가 씨 땋은 머리 씨니까.」

 

 

사이좋은 부모의 모습에 아이들의 얼굴도 미소다.

그런 아빠 마리사와 아이들을 바라보는 들윳쿠리 앨리스의 두 눈은 촉촉했다.

 

 

「……정말로… 꿈만 같아… 앨리스가 이렇게 행복해질 수 있다니…. 고마워 마리사, 앨리스를 거기서 데리고 나와줘서… 언니 씨에게서 떼어놓아줘서.」

「……앨리스, 그건 말하지 않기로 약속한거제.」

 

 

들윳쿠리 마리사가 들윳쿠리 앨리스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땋은 머리로 쓰다듬어지면서 들윳쿠리 앨리스는 조용히 미소를 짓는다.

엿보면서 레이무는 내심 놀라고 있었다.

사육 윳쿠리와 들윳쿠리의 사랑의 도피 같은 건 99퍼센트 파국으로 끝나는 것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입맛이 까다로운 사육 윳쿠리는 들윳쿠리의 식량 사정에 적응하기 어렵다. 들윳쿠리 쪽도 사육 윳쿠리와 짝이 되면 자신도 길러질 수 있다는 등의 달콤한 생각을 가진 자가 많다.

처음에는 좋아도 둘이서 살다 보면 스트레스가 쌓이고, 최종적으로는 「이럴 줄 몰랐다. 더 느긋하게 해줘!」라고 욕하며 서로 죽이는 것이 전형적인 패턴이다.

하지만 이 가족에게는 그것이 없다. 전 사육 윳쿠리인 앨리스는 현재 생활에 불만이 있는 모습은 없고 오히려 만족하고 있다. 남편인 들윳쿠리 마리사는 생채기투성이인 모습이지만, 가족에게는 항상 온화하게 미소 짓고 있다. 둘 다 좋은 가정 윳쿠리 같은 모습이다.

레이무의 놀람은 아랑곳하지 않고 들윳쿠리 가족의 단란함은 계속된다.

들윳쿠리 마리사가 아이들을 향해 커다란 엉덩이를 내민다.

 

 

「높이-높이-가 안 된다면 아빠랑 엉덩이 씨름 하는거제. 가족끼리 엉덩이 씨름하면 몸도 마음도 따끈따끈해지는거제. 자ー! 엉덩이 씨름, 밀려도 울지 마! 엉덩이 씨름, 밀려도 울지 마앗!」

「「「「엉덩이 찌름ー, 밀려도 울지 마앗! 엉덩이 찌름ー, 밀려도 울지 마아앗!」」」」

 

 

하나의 커다란 엉덩이와 네 개의 작은 엉덩이. 더러운 엉덩이를 맞대고 들윳쿠리 마리사와 마리쨔들이 엉덩이 씨름을 시작한다.

 

 

「느느〜응. 아가야들, 엄청난 파워인거제ー. 아빠, 이제 곧 질 것 같은거제ー.」

「자, 아가야들. 조금만 더야. 힘내 힘내! 느후후후후」

 

 

보기에도 아빠 마리사는 아기 윳쿠리들을 위해 힘을 조절하고 있었다. 아빠의 배려를 눈치채지 못하고 어린 아이들은 있는 힘껏 엉덩이를 내밀고 있다.

너덜너덜한 장식물에 거친 피부. 한 마리도 깨끗한 윳쿠리는 없다. 그런 들윳쿠리다운 초라한 모습이면서도 모두 얼굴만은 미소였다.

그 모습에서 가난하지만 가족끼리 서로 의지하며 행복하게 살고 있음이 엿보인다.

 

 

「…………?」

 

 

그때 레이무는 알아차렸다.

들윳쿠리 앨리스의 금발 아래, 거기에 작은 원형 상처가 여러 개 있다는 것을.

상처의 수는 열 개를 가볍게 넘는다. 그곳만 밀가루 피부가 문드러져 있었고, 작은 도장으로 강하게 찍은 듯한 자국이다.

 

 

(……화상… 자국?)

 

 

레이무가 마음속으로 의아해한 그때, 대장 첸이 꼬리로 동그라미를 만들었다. 배치 완료, 전원 돌입 신호다.

방금 태어난 망설임을 떨쳐내려는 듯, 레이무는 골판지 하우스를 덮고 있던 비닐 시트를 벗겨낸다. 그리고 벽의 엿보기 구멍을 창으로 크게 넓히고, 그곳으로 방패째 몸통 박치기를 하여 몸을 밀어 넣는다.

골판지 벽은 너무나 쉽게 무너져 레이무의 몸을 안으로 맞아들였다. 하우스의 다른 세 방향에서도 묭이나 메ー링들이 똑같이 벽을 부수고 있었다.

 

 

「늣!?」

 

 

엉덩이 씨름을 하던 들윳쿠리들의 얼굴이 경직되고 경악으로 바뀐다.

그럴 만도 하다. 들윳쿠리 가족의 단란한 집에 완전 무장한 지역 윳쿠리 일당이 급습해 온 것이다.

 

 

「뭐, 뭐야 너희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여기는 마리사들의 집인거제에에에에엣!!!」

「모, 모르는 윳쿠리들이 마리쨔네 집에 멋대로 들어온거제에에에에에에에엣!?」

 

 

들윳쿠리 가족들이 패닉에 빠진다. 검은 드라이슈트와 날카로운 금속제 무기들, 레이무들의 모습은 무장 강도와 다름없다.

대장 첸의 날카로운 눈빛이 들윳쿠리 앨리스를 포착한다.

 

 

「알겠다냥ー. 목표 앨리스 발견. 확보하라냥!」

「엣? …이, 이야아아아아아! 뭐얏!? 만지지 마! 놔줘! 놔줘어어어어어어엇!!!」

 

 

대원들이 즉시 움직여 삼베 자루로 들윳쿠리 앨리스를 제압하려 든다.

 

 

「느갸아아아아아아앗!? 먀먀아아아아아아아앗!? 야배러어어어어어어엇!」

「너희들은 방해된다냥ー.」

 

 

어머니를 도우려 달려 나온 아기 앨리스를 대장 첸의 단검이 베어 가른다.

아기 앨리스의 죽음에 겨우 제정신을 차린 아빠 마리사가 외친다.

 

 

「너, 너희들은 구제대!? 크읏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앨리스를 놔줘어어어어어어어엇!!!」

「마리사아아아아아아아아앗! 앨리스 일은 됐으니까 아가야들 데리고 도망쳐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엣!!!」

 

 

삼베 자루에 담긴 들윳쿠리 앨리스가 외친다. 구제대에게 맞서는 것보다 자신을 버리고 도망치길 바란 것이다.

 

 

「느그그읏… 하지만…」

「부탁이야 마리사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크, 크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망설이는 들윳쿠리 마리사에게 메ー링이 다가서지만, 그 무기가 날아오기 전에 들윳쿠리 마리사가 땋은 머리로 더러운 비닐봉지를 던졌다.

비닐봉지 내용물은 비축해 두었던 식량이었다. 벌레 사체나 여러 종류의 잡초가 허공에 흩날리며 지역 윳쿠리들의 빗방울로 젖은 고글에 달라붙는다. 시야가 가려져 버린다.

 

 

「아가야들아아아아아아아아앗! 아빠야한테 오는거제에에에에에에엣!」

「아, 아빠야아아아!」

 

 

그 틈을 타 들윳쿠리 마리사는 땋은 머리로 남은 아기 마리사들을 움켜쥐고 모자 안으로 피신시켰다.

들윳쿠리 마리사는 삼베 자루에 담긴 아내 앨리스와 숨이 끊어진 아기 앨리스를 힐끗 보기만 하고는 떨쳐내듯 달리기 시작했다.

 

 

「미, 미안해 앨리스으! 반드시 나중에 구하러 갈게에에에에에에에에에엣!!」

「쟈오ー온!」

 

 

시야가 가려진 메ー링이 목소리만을 의지해 사슬 분동을 날린다.

메ー링이 던진 사슬 분동이 도망친 들윳쿠리 마리사의 머리를 모자 너머로 가격한다.

 

 

「느구오옷!? …크… 느오오오오옷!!!」

 

 

들윳쿠리 마리사는 한 번 크게 비틀거렸지만 기력으로 그 자세를 유지했다. 사슬이 다 늘어나 있어 아주 약간의 차이로 힘이 완전히 분동에 전달되지 않은 것이다.

들윳쿠리 마리사는 그대로 골판지 하우스를 뛰쳐나와 쏟아지는 빗속으로 도망친다.

 

 

「쫓아라냥ー!」

 

 

들윳쿠리 앨리스를 완전히 제압한 대장 첸의 지시에 두 개의 검은 그림자가 뛰쳐나갔다. 레이무와 묭이다.

둘 다 고글에 묻은 잡초를 걷어내고 도망치는 들윳쿠리 마리사의 등을 쫓아간다.

 

 

「느힛, 느힛! 느햐아아!? 크윽, 크아아앗!」

 

 

들윳쿠리 마리사는 커다란 물웅덩이를 피하며 달리느라 속도가 나지 않는다. 반대로 방수 옷을 입은 레이무와 묭은 물웅덩이를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직선으로 달린다.

양자의 거리가 순식간에 좁혀진다.

거기서 갑자기 들윳쿠리 마리사의 움직임이 멈췄다.

보니 들윳쿠리 마리사의 밑바닥은 녹아 있었다. 물웅덩이를 피하고 있다 해도 비가 오는 중이라 다른 땅도 꽤 젖어 있다. 만쥬 피부의 발에 물이 스며들어 녹아버린 것이다.

레이무들이 따라잡자 들윳쿠리 마리사는 상반신을 꾸물꾸물 움직이며 땋은 머리로 주운 나뭇가지를 휘두르고 있었다. 최소한의 저항의 표현일 것이다.

 

 

「크아아아아아아아앗! 오지 마! 가까이 오지 마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저리 가아아아아아아아아앗!!!」

 

 

묭이 다가가 그 소도가 반짝인다. 다음 순간 레이무의 방패에 나뭇가지를 든 금발 다발이 날아와 박혔다.

 

 

「뺘, 바리사의, 오, 자, 게, 자안…! 바리사의 땋은 머리 씨가아아아아아아앗!? 노력가 씨 땋은 머리 씨가아아아아아아앗!? 느와아아아아아아앗!?!?」

 

 

중간부터 절단되어 묶여 있던 마리사의 땋은 머리가 파라락 풀어진다.

 

 

「젠장! 제엔자아아아아아아아앙! 바리사들이 뭘 했다고 이러는거야아아아아아아아아앗!」

 

 

눈물과 침을 흩뿌리며 들윳쿠리 마리사가 울부짖는다.

그 모습에 레이무 안에 희미한 동정심이 솟았다.

아까 쏟아부었던 비축 식량도 벌레 사체나 들풀 종류밖에 없었다. 즉 쓰레기 뒤지기를 하지 않고 인간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들윳쿠리 중에서는 선량한 부류.

하지만 『구제』는 들윳쿠리를 구별하지 않는다.

민가에서의 집 선언, 노래로 인한 소음. 사냥이라는 이름의 쓰레기 뒤지기. 다양한 유해를 일으키는 들윳쿠리는 거리의 해수다.

선량한 바퀴벌레 따위 없듯이 선량한 해수라는 것은 모순된 말이다. 유해를 일으킬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는 것만으로 들윳쿠리는 그 전부가 구제 대상인 것이다.

욱신, 하고 레이무의 마음이 아팠다.

안이한 동정심은 그만둬, 라고 레이무는 바로 자신에게 타일렀다.

저 모습은 레이무가, 레이무들 지역 윳쿠리가 만들어낸 것이다. 동정할 권리 따위 없다.

들윳쿠리 마리사의 밑바닥이 더욱 녹아 그 몸이 크게 기울었다. 검은 모자가 벗겨져 땅으로 떨어진다.

 

 

「늣!? 마… 마리사의 아기… 야…?」

 

 

그 모자 안에는 하나의 작은 만쥬가 있었다.

모자에 피신한 아이는 분명 세 마리였을 텐데? 그렇게 생각한 레이무였지만, 다음 순간 그것이 자신의 착각이 아니었음을 깨닫는다.

앨리쮸의 몸 안에 마리쨔가, 그 몸 안에 다시 다른 마리쨔의 몸이 파고들어가 있었다.

메ー링 사슬 분동의 일격을 맞고 세 마리의 아기 윳쿠리들은 하나의 덩어리가 되어 있었다. 서로에게 기대듯이 찌그러져 있었다.

 

 

「앨리스를 닮은 아가야아아아… 마리사를 닮은 아가야아아아…」

 

 

들윳쿠리 마리사는 굵은 눈물을 흘리며 일꾼 손을 뻗는다. 묶이지 않은 땋은 머리로는 이제 잡을 수조차 없었다. 그저 유해의 표면을 덧그릴 뿐이다.

방금 전까지 가족끼리 사이좋게 엉덩이 씨름을 하고 있었는데 아내는 납치되고 아이들은 으스러졌다. 들윳쿠리 마리사 자신도 이제 비바람에 노출되어 그 목숨을 마치려 하고 있다.

그야말로 들윳쿠리의 비참함을 응축한 듯하다.

 

 

「마지막으로… 남길 말은 있는거묭?」

 

 

칼끝을 들윳쿠리 마리사에게 향하고 묭이 내뱉는다. 검사의 최소한의 자비였다.

 

 

「너… 너희들…!」

 

 

몸이 반쯤 부서진 들윳쿠리 마리사는 슬픔과 분노가 뒤섞인 눈으로 묭과 레이무를 본다.

 

 

「하늘의 윳쿠리 플레이스에 있는 엄마야나 아빠야에게 얼굴을 들 수 있는거제…? 같은 윳쿠리를 죽이고 자신들만 느긋하게 지내고 있다고…… 가슴 펴고 보고할 수 있는거제…?」

 

 

들윳쿠리 마리사의 말에 레이무와 묭은 숨을 죽인다.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지금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냐고 물으면 긍정할 수 있는 구제대 멤버는 적을 것이다.

어쨌든 게스 이외의 윳쿠리 살해는 대죄이니까.

 

 

「그전에 마리사가… 너희들을 하늘의 윳쿠리에는 들여보내지 않는거제… 너희들에게 살해당한 들윳쿠리 모두도… 분명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거제…」

 

 

지역 윳쿠리들에 대한 거절의 말들.

레이무와 묭은 아무 말도 되받아치지 않는다. 그저 묵묵히 받아들였다.

 

 

「앨리스으… 미안, 미안해애…… 좀 더… 앨리스랑… 아가야들이랑……… 느긋하게 있고 싶었어…」

 

 

레이무들에게 저주의 말을 내뱉고 들윳쿠리 마리사는 생명 활동을 정지했다.

레이무는 큰 한숨을 내쉬었다.

느긋하게 있는 상대를 기습하고 다채로운 무기를 이용해 상대보다 많은 집단으로 죽인다. 거절당하지 않을 리가 없다.

들윳쿠리와 지역 윳쿠리는 이제 다른 생물이 되었다. 「느긋하게 있으라구!」라고 서로 부를 일 없이 서로를 배제하는 관계가 되어 버렸다.

그야말로 레이무들은 윳쿠리의 매국노는 아닌, 매윳 노예라고나 할까.

 

 

「……모두에게 돌아가자묭.」

「응……」

 

 

음울한 기분으로 레이무들은 다른 지역 윳쿠리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간다.

대장 첸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오자 그녀들도 일을 마치고 있었다. 마을의 골판지 상자는 전부 붕괴하고 그곳에 살던 들윳쿠리들의 끔찍한 시체 더미가 만들어져 있었다. 포획한 들윳쿠리 앨리스만이 삼베 자루 안에서 느ー느ー 신음하고 있다.

레이무의 마음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끝난 뒤라 그런지 피로도 몰려온다. 상상 이상으로 소모된 것은 체력 소모뿐만이 아닐 것이다.

 

 

「어머, 벌써 끝났나요? 아주 우수하시네요.」

 

 

구제대가 돌아오자 앨리스의 주인인 젊은 여성이 담배를 피우며 기다리고 있었다. 여성은 후ー, 하고 입에서 자줏빛 연기를 내뿜은 후, 시청 직원을 보았다.

 

 

「담배… 이대로 버려도 될까요?」

「괜찮습니다. 나중에 청소반 지역 윳쿠리에게 줍게 할 테니 신경 쓰지 마세요.」

「그럼, 말씀대로.」

 

 

여성이 짧아진 담배를 손가락으로 튕긴다. 구제대의 눈앞 땅에 떨어져 쥬웃 하고 빗방울에 젖어 끝의 불이 꺼졌다.

 

 

「…늣.」

 

 

담배꽁초 무단 투기에 레이무는 저도 모르게 얼굴을 찡그린다. 전 청소반에 소속되어 있던 몸으로서는 불쾌감을 느끼는 행위다. 나중에 누군가가 주울 테니 괜찮다는 문제가 아니라, 흡연자라면 휴대용 재떨이 정도는 상비했으면 좋겠다. 물론 직접 입으로 나무라는 짓은 하지 않지만.

 

 

「언니 씨, 앨리스 확인 부탁한다냥ー.」

 

 

젖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삼베 자루에서 들윳쿠리 앨리스를 꺼낸다.

날뛰려 하던 들윳쿠리 앨리스였지만, 눈앞에 선 여성의 모습을 보자 우뚝, 하고 움직임을 멈췄다.

 

 

「어… 언니 씨……」

「찾았어, 앨리스. 나, 화 안 났으니까. 자, 돌아가자.」

 

 

미소 짓는 여성과는 반대로 들윳쿠리 앨리스의 얼굴은 순식간에 창백해져 갔다. 눈가에 눈물을 머금더니 그 몸을 작게 떨기 시작한다. 완전히 겁에 질려 있었다.

 

 

「늣…!」

 

 

겨우 레이무는 이해했다. 들윳쿠리 앨리스의 등에 새겨진 여러 개의 둥근 화상 자국의 정체를.

들윳쿠리 생활에서는 저런 상처는 생기지 않는다. 윳쿠리끼리의 싸움이나 제재에서도 저런 형태의 상처를 입지는 않는다. 즉 인위적인 것.

저 여러 개의 화상은 불붙은 담배를 눌러 붙인 자국. 즉 학대의 흔적이다.

여성은 한 손 손바닥으로 들윳쿠리 앨리스의 뺨을 부드럽게 쓰다듬고는 아이를 달래듯이 말한다.

 

 

「앨리스, 이 한 달 동안 즐거웠니? 응? 앨리스는 들윳쿠리에게 어떤 식으로 속아 넘어갔어? 여기서 도망치게 해줄게? 행복하게 해줄게? 후후, 이루어질 거라고 생각했니?」

 

 

애호파라니 터무니없는 착각이다. 이 여성은 학대파 인간인 것이다.

여성이 타고 온 듯한 경자동차 뒷좌석을 연다. 시트 위에는 성체 윳쿠리가 딱 들어갈 크기의 투명한 상자가 있었다.

앨리스의 얼굴이 공포로 일그러지며 절규를 터뜨린다.

 

 

「………먹으십시오…! 먹으십시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자자, 앨리스는 정말. 네가 처음 우리 집에 왔을 때 먹으십시오 예방 주사를 맞았잖아. 깜빡쟁이라니까. 후후.」

 

 

여성이 익숙한 손놀림으로 투명한 상자 안에 앨리스를 넣는다.

 

 

「너를 위해 많은 장난감을 준비해 뒀어. 자, 앨리스, 너의 진짜 집으로 돌아가자~」

「싫어! 싫어! 싫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집에 돌아가기 싫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마리사 도와줘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엣!!!」

 

 

필사적으로 남편의 이름을 부르는 들윳쿠리 앨리스를 보며 레이무는 안타까운 기분이 된다.

아무리 외쳐도 들윳쿠리 마리사는 오지 않는다.

들윳쿠리 마리사는 죽었다.

레이무들이 죽여버렸다.

이윽고 투명한 상자의 뚜껑이 닫히고 들윳쿠리 앨리스의 외침 소리는 완전히 들리지 않게 되었다. 여성은 들윳쿠리 앨리스가 들어간 투명한 상자를 경자동차 뒷좌석에 싣는다. 문이 닫히고 이번에는 앨리스의 몸도 완전히 보이지 않게 되었다.

레이무들 지역 윳쿠리는 그것을 뭐라 말할 수 없는 표정으로 배웅했다.

저 들윳쿠리 앨리스는 학대의 극치를 당할 것이다.

레이무들은 그것을 알면서도 멈출 수가 없다. 그런 힘도, 권한도 없다.

주인에게 학대당하던 사육 윳쿠리를 의분에 사로잡힌 마음씨 고운 들윳쿠리가 구해낸다. 두 윳쿠리는 사랑에 빠지고 아이가 태어나 가정을 이루고 작은 누더기 골판지 집에서 가난하지만 행복하게 산다. 그런 동화 같은 해피 엔딩은 찾아오지 않는 것이다.

성실하고 착한 윳쿠리일지라도 불합리한 일을 당한다.

저 사육 앨리스가 겨우 잡은 행복을 레이무들이 빼앗아 버렸다. 속수무책으로 파괴해 버렸다.

연인을 죽이고 그 마리사와의 자식을 으스러뜨리고 사랑의 보금자리였던 골판지 하우스는 갈기갈기 찢어져 비를 맞으며 흐물흐물해지고 있다. 저 사육 앨리스도 앞으로의 윳생을 목숨이 다할 때까지 학대당할 것이다.

레이무는 자식인 레이뮤의 말을 떠올리고 있었다.

구제대는 나쁜 들윳쿠리를 물리치고 거리의 평화를 지키는 정의의 편이라고. 동그란 눈동자로 말하고 있었다.

흐린 하늘을 바라보며 레이무는 툭하고 중얼거렸다.

 

 

「이런 건…… 전혀 정의의 편 같은 게… 아니야…」

 

 

그저 윳쿠리 살해자일 뿐이다.

 

 

 

 

 

 

 

 

 

 

 

 

 

 

 

 

며칠 후, 대장 첸이 모습을 감췄다. 대장 첸 외에도 청소반 중에서도 사라진 윳쿠리가 있는 듯했다.

도망쳤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지역 윳쿠리라는 은혜를 버리고 들윳쿠리가 되는 자가 있다면 그야말로 바보다.

어느 날, 대장 첸에게 시청 직원이 찾아와 「입양자를 찾았다」며 데리고 나갔다고 한다.

끌려간 윳쿠리들은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지역 윳쿠리가 한 마리 줄어들 때마다 시청 직원의 씀씀이가 커져 갔다. 손목시계가 반짝이는 고급품으로 바뀌거나, 차의 휠이 새것으로 바뀌거나 했다.

이제 머리가 나쁜 윳쿠리라도 안다. 대장 마리사 때와 같다.

이 거리의 지역 윳쿠리들은 시청 직원에게 용돈벌이로 팔려나가고 있는 것이다.

구매자는 물론 학대 오니상들. 매너가 좋다고 알려진 신사적인 그들 중에도 조례로 보호받는 지역 윳쿠리를 학대하고 싶다는 뒤틀린 욕망을 가진 자가 있는 것이리라.

지역 윳쿠리는 거리의 비품 취급이다. 고의로 죽이면 문제가 되듯이, 개인의 판단으로 멋대로 누군가에게 양도해서도 안 된다.

시청 직원은 법을――인간 사회의 규칙을 어기고 있다.

직권의 사적 이용. 지역 윳쿠리의 관리자 측인 인간의 부패.

하지만 그 사실을 알아차렸어도 레이무들로서는 누구에게도 호소할 수 없다. 익명으로 누군가에게 신고할 수도 없다. 레이무들의 관리자는 그 시청 직원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도 관리자인 남자의 상사나 상층부에 직접 만나 탄원할 수 있다면 어떻게든 될지도 모른다. 예산이 풍족하게 사용되는 것으로 보아 전국의 지역 윳쿠리 중에서도 대우는 좋은 편일 것이다.

하지만 그런 일은 거의 없다. 가능성으로 말하면 제로일 것이다.

가령 만났다고 한들 윳쿠리의 간청에 과연 인간은 귀를 기울일까? 윳쿠리 특유의 편리한 피해망상이라고 일축당할 뿐이지 않을까?

그렇다면 무기를 손에 들고 부패한 체제와 싸울까?

그것도 무리다. 봉기해봤자 게스화되었다고 낙인찍혀 처분되는 것이 고작이다.

 

 

「포기할 수밖에…… 없는 걸까…?」

 

 

레이무들은 인간을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지만, 지구의 평화를 위해서라든가 국가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라든가 그런 거창한 목적은 아니다.

들윳쿠리 박멸에 의한 유해 감소. 사람들의 생활을 조금 개선하는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싸움에 정의도 대의도 없다.

있는 것은 자신들이 편한 생활을 하고 싶기 때문. 그리고 「조금이라도 인간 씨가 느긋하게 지내준다면…」 하는 마음.

구제대는 오는 날도 오는 날도 들윳쿠리를 계속 죽인다.

「윳쿠리는 멋대로 자라난다」는 말대로라면 이 일에 끝은 오지 않는 것이 아닐까?

들윳쿠리들과는 영원히 서로 죽일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닐까?

구제가 언제까지나 끝나지 않는 것은 들윳쿠리가 아이를 만들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죽이고 싶지 않으니 아이를 낳지 말아 달라고 말할 수는 없다.

레이무 자신도 자신의 아가야를 낳아 기르고 싶다는 소원에 가까운 강한 욕망이 있고, 그것이 윳생의 지침이 되어 있다.

괴로운 생활 속에서도 누군가를 사랑하고 그 상대와의 아이를 낳아 기르는 들윳쿠리.

안정된 육아를 위해 인간에게 예속되어 동족을 죽이는 지역 윳쿠리.

둘 다 다음 세대의 윳쿠리를 위해서인데, 살아가는 방식이 전혀 다르다.

 

 

「지역 윳쿠리가 인간 씨의 도구라고 한다면…… 묭은 한 자루의 "칼날"이 될 뿐이다묭. "칼날"이 되기로 정했다면… 다음은 갈고 닦을 뿐이다묭.」

 

 

동족을 죽이는 환경에 자신 나름의 타협점을 찾아 묭은 전사로서 적응해 갔다.

레이무는 아직 결심이 서지 않았다.

구제대를 그만둬야 할까? 아니면 계속해야 할까? 밑져야 본전으로 인간 누군가에게 직원의 비리를 알려야 할까?

무엇 하나 결심하지 못한 채 시간은 흘러가고, 그 사이에도 거리의 들윳쿠리들은 상쾌해ー! 하며 무진장 늘어난다.

구제대도 거의 매일 출격하여 거리 곳곳에서 들윳쿠리를 죽이고 다녔다.

레이무는 그때마다 「더 느긋하게 있고 싶었어…」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마음이 닳아 없어지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자신들만 느긋하게 지내는 배신자. 매윳 노예인 자신의 존재.

그렇다면 이것은, 이 괴로움은 레이무들 지역 윳쿠리에게 주어진 『벌』인 것일까?

기분은 맑아지지 않고 레이무는 쉬는 날에도 그런 생각을 해버린다.

지역 윳쿠리의 장시간 노동은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일주일에 한 번은 구제가 쉬는 날이 있었다.

그런 날이면 묭은 공원 내 초목의 가지치기를 하고 있었다. 정원사로서의 피가 끓는 듯, 가끔 쉬는 날에 취미로 하고 있다.

메ー링도 가끔 함께하며, 레이무도 오늘은 기분 전환으로 참가하기로 했다.

그때 딸 레이뮤를 데리고 가기로 한다.

 

 

「자, 아가야. 제대로 자기소개하자.」

「레이뮤는 레이뮤야! 느긋하게 있으라구!」

「하하, 기운찬 아가야다묭. 묭은 묭이다묭. 레이무의… 아가야 엄마의 직장 동료다묭. 느긋하게 있으라구!」

「쟈오쟈오쟈오ー옹!」

 

 

레이뮤는 메ー링의 인사에 처음에는 움찔했지만 점차 마음을 터놓았다.

윳쿠리 특유의 차별 의식을 없애기 위해 어릴 때부터 접하게 함으로써 메ー링 종에 대한 편견도 없애고 싶다는 레이무의 생각은 좋은 방향으로 갈 것 같다.

초목의 가지치기라고는 하지만 레이무들은 가지치기 가위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무기와 방어구는 싸울 때만 지급되기 때문에 구레나룻이나 입만의 수작업으로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이무는 뾰족한 나뭇가지를 들고 다녔다.

 

 

「모처럼 쉬는 날인데 그런 위험한 물건은 버리는거다묭.」

「가지고 있지 않으면 불안해서…」

 

 

레이무는 가벼운 무기 의존증이 되어 있었다.

여기는 전장이 아니야, 라고 레이무는 몇 번이고 자신에게 타일렀다.

그래도 무언가 무기를 항상 가지고 있지 않으면 불안하다. 최근에는 집 안에서도 항상 무기가 될 만한 것을 가지고 있다.

항시 투쟁 중이라는 생각과도 어딘가 다르다. 마음이 계속 긴장된 상태다.

하지만 묭의 말은 지당하다. 오늘은 오랜만의 휴일이다. 평소의 구제 일 같은 건 잊고 이 느슨한 공기에 몸을 맡기면 된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레이무의 등을 누군가가 찔렀다.

 

 

「엄마야… 누구게?」

「느갓, 느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레이무는 함성을 지르며 구레나룻으로 배후의 적을 붙잡아 땅으로 내동댕이치듯 짓눌렀다. 즉시 다른 쪽 구레나룻으로 쥔 나뭇가지를 그 적에게 겨눈다.

적의 정체는 레이무 종의 유체다. 괴롭지 않도록 중추팥을 꿰뚫어 주마!

 

 

「레이무! 그만두는거묭! 그건 레이뮤다묭!」

「쟈오ー옹!」

 

 

묭이 외치고 메ー링이 옆에서 레이무에게 몸통 박치기를 가했다. 나뭇가지가 구레나룻에서 떨어져 땅으로 떨어진다.

 

 

「"적"이 아니다묭! 레이무의 아가야다묭!」

 

 

묭이 일갈한다.

제정신으로 돌아온 레이무 앞에는 눈에 굵은 눈물을 머금은 자식이 있었다.

 

 

「그… 그렇게 화낼 줄 몰랐어여…… 그냥… 레이뮤… 엄마야랑 놀고 싶어서……」

「느하아… 느하아…!」

 

 

레이무는 레이뮤를 붙잡았던 구레나룻을 풀고 그대로 자신의 두 눈을 가리고 하늘을 우러른다.

훈육으로 꾸짖을 때는 있었어도 입으로 강하게 말할 뿐 결코 폭력을 휘두른 적은 없었다.

사소한 아이의 장난에 과민하게 반응해 버렸다.

여유가 없다. 한계가 가깝다.

들윳쿠리를 죽이는 지역 윳쿠리. 그녀들에게 멘탈 케어 따위는 없다. 지금은 없는 대장 마리사의 위대함을 알 것 같았다.

 

 

「느゛으゛… 으゛으゛으゛…」

 

 

이제 싫다.

아무도 죽이고 싶지 않다. 팔리고 싶지도 않다.

레이무는 스트레스 때문에 일상생활을 보내기 힘들어지고 있다.

이대로라면 언젠가 마음이 망가져 버릴 것이다. 그렇지 않더라도 작전에 지장이 생긴다며 구제대를 그만두게 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그렇게 되기 전에 스스로 구제대를 그만둘까?

절차만 밟으면 쉽게 그만두게 해줄 것이다. 다시 이전의 청소반 일로 돌아가면 된다.

레이무 혼자만이라면 망설임 없이 그 선택을 했을 것이다.

 

 

「엄마야……」

 

 

눈물을 흘리며 다가온 레이뮤를 레이무는 말없이 끌어안는다. 구레나룻을 통해 따뜻한 감촉이 전해져 온다.

지금은 약으로 지능과 성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구제대를 그만두면 그 지급도 없어진다.

미숙윳 그대로라도 레이무는 애정을 가지고 키울 수 있다. 하지만 지역 윳쿠리를 둘러싼 사회는 그렇지 않다.

지역 윳쿠리의 아이는 어른이 되면 당연한 듯이 지역 윳쿠리가 된다.

아성체가 되면 지역 윳쿠리가 되기 위한 적성 시험을 받는다. 거기서 불합격이라고 판단된 개체는 안락사시킨다. 불합격 개체는 민간의 인수처 따위 없고, 그렇다고 들윳쿠리가 되는 것도 말도 안 되기 때문이다.

레이뮤에게 미숙윳으로서의 형질이 나타나면 시험 합격 따위는 꿈같은 이야기일 것이다.

이 온기는 결코 잃고 싶지 않다.

그렇다면 레이무가 선택할 길은 정해져 있다.

하나뿐인 윳쿠리를 위해 백의 윳쿠리를 희생하라.

두려움을 없애라. 달콤함은 버려라.

마음에 아스트론을 걸어라.

수라도 축생도 되는 것이다.

 

 

「레이무…… 진정된 것 같다묭… 느힛!?」

 

 

상태를 보려던 묭이 레이무의 눈을 보자 섬뜩하며 몸을 움츠린다.

지금 자신은 어떤 얼굴을 하고 있는 걸까?

분명 느긋하지 못한 표정이겠지, 하고 레이무는 생각했다.

 

 

 

 

 

 

 

 

2주 후, 레이무는 구제대의 대장이 되어 있었다.

이례적인 출세다. 들윳쿠리 토벌 수도 부대 내에서 연속 1위를 기록했다.

모든 것은 레이뮤를 위해. 이것도 레이무 종이 가진 "모성"이 만들어낸 업보일까.

묭과 메ー링도 부대장이 되어 지금은 레이무 옆에 붙어 있었다.

 

 

「임무 내용은 평소와 같아, 안에 있는 들윳쿠리의 섬멸이야.」

 

 

오늘의 임무는 빌딩과 빌딩 사이에 사는 들윳쿠리들의 소탕이다.

의뢰인은 이 빌딩의 소유주. 곧 에어컨 회사에 실외기 점검을 맡길 예정이라, 자리를 잡은 들윳쿠리가 방해되니 구제해 달라는 것이다.

그곳은 들윳쿠리들 중에서도 힘이 약하고 계급이 낮은 자들의 집합소가 되어 있다. 살고 있는 윳쿠리는 장애 윳쿠리에 매춘부, 고아 윳쿠리도 많다.

부대 전원에게 무기와 방어구를 나눠준 후, 레이무는 직원 남자에게 말을 걸었다.

 

 

「준비 완료했습니다. 언제든 갈 수 있습니다.」

「아-, 그럼 뒤는 잘 부탁해. 끝나면 말 걸어줘.」

 

 

직원 남자는 손에 든 스마트폰 게임에 열중이다. 본래라면 레이무들의 감독 역할이지만, 최근 점점 그 역할을 방기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

 

 

레이무는 말없이 한 번 고개를 숙이고 동료들에게 돌아섰다.

 

 

「인간 씨에게 정식으로 지휘권을 얻었어. 레이무를 따라와 줘.」

 

 

의욕 없는 직원의 태도에 묭이 퉤, 하고 침을 뱉었지만, 모두 같은 마음이기에 아무도 나무라지 않는다.

레이무는 그녀들을 이끌고 목적지로 향한다.

 

 

「뉸? 분명 이 근처일 텐데…?」

 

 

예정된 장소에 도착했을 터인데, 빌딩과 빌딩 사이의 공간을 아무도 찾지 못한다.

구제대 윳쿠리들이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레이무 대장, 이것은…」

「알고 있어. …………여기다.」

 

 

레이무가 창을 빌딩 벽면에 꽂아 넣는다. 그러자 칼끝은 튕겨 나가지 않고 콘크리트 벽을 손쉽게 관통했다.

금세 벽이라고 생각했던 곳이 벗겨지고, 건너편으로 통하는 어둑한 공간이 나타난다.

빌딩과 빌딩 사이에 『결계』가 쳐져 있었던 것이다. 아마도 이곳에 사는 장애를 가진 들윳쿠리들의 짓일 것이다. 장애 윳쿠리가 되면 느긋하지 않은 윳쿠리로서 제재 대상이 된다. 다른 들윳쿠리로부터의 박해를 막기 위한 조치다.

세워둔 나뭇가지나 잎사귀를 제거한 후, 레이무는 대원들에게 명한다.

 

 

「좋아, 돌입하라.」

 

 

빌딩 틈새로 무장한 지역 윳쿠리들이 3열로 말없이 들어간다.

들어서자마자 마치 연립주택처럼 회색 빌딩 벽에 기대어 여러 개의 골판지 상자가 늘어서 있었다.

 

 

「느히이이잇!? 지역 윳쿠리다아아아아아아앗!!!」

 

 

구제대의 존재를 알아차린 들윳쿠리들이 비명을 지른다. 그것이 구제의 시작이 되었다.

 

 

「마, 마리사의 가족은 마리사가 지키는거제! 손가락 하나 못 건드리게 하는거제!」

 

 

모자가 없는 들윳쿠리 마리사가 네모난 스티로폼을 옆으로 눕힌 집 앞에서 나뭇가지를 겨누고 직립한다. 그 들윳쿠리 마리사 뒤, 스티로폼 하우스 안쪽에는 서로 몸을 기대고 떨고 있는 리본 없는 레이무와 마찬가지로 장식물 없는 아기 윳쿠리들이 보였다.

그 아빠 마리사와 스티로폼에 보호받고 있을 터인 들윳쿠리들의 입에서 비명이 터져 나온다.

 

 

「아파앗!? 아파아아아앗!? 온몸이 아파아아아앗!! 마리사 도와줘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엣!」

「아빳!? 아빠야아아아아아아아아앗!!!」

 

 

구제대 대원들이 사용하는 것은 바비큐용 쇠꼬챙이였다. 이번처럼 좁은 장소에서는 찌르는 무기가 유효하기에 준비한 것이다. 쇠꼬챙이는 손쉽게 집 벽을 관통하고 안에 있는 들윳쿠리 마리사의 가족을 난도질해 간다.

스티로폼 집은 그야말로 중세의 고문 기구, 강철 처녀로 변해 있었다.

 

 

「아가야아아아앗!? 레이부우우우웃!? 크아아아아! 그으으으마아아아아아안!!! 느븃뷔웃!?」

 

 

가족을 도우려던 아빠 마리사를 뒤에서 청룡도를 든 메ー링이 옆으로 베어 갈랐다. 두꺼운 칼날이 중추팥째 몸통을 양단해 간다.

스티로폼 안도 바닥에 쏟은 팥죽처럼 처참한 모습이 되어 있었다.

이 장식물 없는 가족들은 다른 들윳쿠리에게 박해받으면서도 가족끼리 협력하며 꿋꿋하게 살아왔을 것이다.

레이무는 그것을 차가운 눈빛으로 내려다본다.

 

 

「느긋하지 않은 윳쿠리라고는 말하지 않아. 하지만 들윳쿠리는 죽어줘.」

 

 

가족을 보아도 이제 레이무의 마음에는 잔물결 하나 일지 않는다.

인간의 도구인 구제대에게 정의 따위 없듯이, 들윳쿠리에게도 이제 선악의 구별 따위 필요 없는 것이다. 그녀들은 살아있는 것만으로 사육 윳쿠리나 지역 윳쿠리에게 폐가 된다. 자자손손에 이르기까지 구제해야만 하는 것이다.

 

 

「뭐야아…? 아까부터 시끄럽네에… 레이무 아직 졸린데에…?」

「뭇, 무큐우우우우우우우우웃!? 지역 윳쿠리여어어어어어어어엇!?」

 

 

늘어선 골판지 상자에서 매춘부들이 황급히 뛰쳐나온다. 그 모습에서 새벽 가까이까지 밖에서 손님을 받았기 때문에 지금까지 잠들어 있었음이 엿보인다.

 

 

「죽여.」

 

 

레이무의 명령에 지역 윳쿠리들이 매춘부들을 베어버려 간다.

도망치던 한 마리의 들윳쿠리 레이무가 멈춰 서서 등을 대고 눕더니 더러운 마무마무를 이쪽으로 향해왔다.

 

 

「도와줘! 레이무의 마무마무 써도 되니까! 공짜로 좋으니까! 그러니까 죽이지 말아줘엇느뵤봇!?」

 

 

그 마무마무에 쇠꼬챙이가 꽂히고 중추팥을 관통, 칼끝이 머리 부분에서 빠져나온다.

같은 레이무 종을 죽이는 것에 이제 레이무는 아무런 망설임이 없다.

그녀들을 동정하지 않는다. 그리고 깔보지도 않는다.

목숨을 구걸하는 창녀들이 차례차례 참살되어 간다.

그저 담담하게, 기계처럼 처리해 갈 뿐이다.

 

 

「전원, 전진하라.」

 

 

숨이 끊어진 들윳쿠리의 시체와 무너진 여러 개의 골판지 하우스를 넘어 장창 보병처럼 지역 윳쿠리들은 안쪽을 향한다.

빌딩 모퉁이를 돌자 거기에는 골판지로 만들어진 벽이 있었다.

벽 건너편에서는 「빨리 용접해!」, 「좀 더 골판지 씨 가져와줘!」라는 소란스러운 목소리가 들린다.

도망쳐 살아남은 들윳쿠리들이 급조해서 준비한 것이리라. 아마도 주거지의 골판지 하우스를 해체하여 그것을 여러 장 겹쳐 바리케이드를 만든 것이다.

 

 

「파괴하라.」

 

 

레이무의 지시에 따라 대원들이 칼날로 바리케이드를 푹푹 베어 가른다. 하얀 칼날이 손쉽게 골판지 벽을 베어 넘어가고, 건너편에서 욕설과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왔다.

골판지끼리는 길에서 주운 듯한 녹색 테이프로 접착되어 있었다. 정말이지 형편없는 용접이다. 종이로 만든 즉석 벽 따위는 시간 벌이조차 되지 않는다.

레이무는 무너진 바리케이드를 걷어찬다.

안쪽에는 승용차 한 대 정도 크기의 광장이 있었다. 세 방향을 각종 배관이 튀어나온 빌딩 벽에 둘러싸여 있고, 팬이 두 개 달린 대형 실외기가 여러 대 늘어서 있다.

광장 구석에는 들윳쿠리 성체들과 아기 윳쿠리들이 뭉쳐 떨고 있었다. 이제 더 이상은 막다른 골목이라 도망칠 곳이 없다. 모두 레이무들 지역 윳쿠리의 일거수일투족을 놓치지 않으려는 듯 가만히 응시하고 있다. 어떤 자는 분노와 함께, 어떤 자는 슬픔과 함께. 그녀들은 이 윳쿠리 플레이스의 마지막 생존자들이다.

레이무는 지역 윳쿠리 부대를 좌우로 전개시킨다. 한 바퀴 이상 몸집이 큰 지역 윳쿠리들의 위압감과 날카로운 무기들을 보고, 들윳쿠리들이 작은 비명을 지르며 뒷걸음질 친 것을 알아차린다.

부대의 포위망이 완성된 후, 레이무는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지금부터 모두는 느긋하지 못하고 바로 죽게 될 거야. 레이무로서는 죽기 전에 먹으십시오! 를 하는 것을 강력히 추천해.」

「우,우웃, 웃기지 마는거제에에에에에에에에엣!」

 

 

땋은 머리 없는 마리쨔가 격분하여 레이무에게 달려들었다.

즉시 레이무 좌우에 있던 지역 윳쿠리들이 반응하여 아기 마리사를 순식간에 꼬챙이로 꿰뚫는다. 두 개의 쇠꼬챙이에 꿰뚫려 공중에서 정지한 마리쨔의 엉덩이가 경련하며 응응을 흘리면서 그 목숨이 다한다.

 

 

「느히이잇!?」

 

 

구석의 남은 들윳쿠리들에게서 비명이 터져 나온다. 레이무가 온도를 느낄 수 없는 눈동자로 그녀들을 둘러본다.

장식물 없는 자, 신체 일부가 결손된 자. 장애 윳쿠리뿐이다. 외톨이가 되어도 사는 것을 포기하지 않고 콘크리트 정글에서 내일이라는 희망을 찾는 자들.

그 여정도 여기서 끝난다.

 

 

「공격하라.」

 

 

레이무의 호령에 대원들이 움직인다.

파도처럼 밀려드는 구제대 윳쿠리들에게 장애 윳쿠리들은 절망한 얼굴로 마지막 저항을 시도한다.

 

 

「시러! 죽기 시러엇! 죽기 시러어어어이!」

「이런 마지막은 시러어어어어어어!」

「포기하지 마아! 모두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마아아!!!」

 

 

주위를 빌딩 벽에 막히고 유일한 출입구는 건장한 지역 윳쿠리들로 가득 차 있다.

뾰족한 나뭇가지를 물고 맞서는 자, 지역 윳쿠리의 공격을 빠져나가 어떻게든 도망치려는 자 등이 있지만, 기합으로 어떻게든 되는 것이 아니다. 탈출은 불가능하다.

구제대는 필사적으로 마지막 저항을 하는 들윳쿠리 무리를 확실하게 깎아내 간다.

 

 

「쟈?… 쟈, 쟈오온!?」

「메ー링, 왜 그래묭? 갑자기 그렇게 놀라서… 묭…? 묭묭!?」

 

 

구제도 순조롭게 진행되어 남은 것은 얼마 남지 않았을 때, 전선에서 싸우던 정예들의 움직임이 갑자기 멈췄다. 무슨 이상 사태일까?

의아하게 눈썹을 찌푸리는 레이무에게 선두에서 싸우던 묭이 돌아보고 이쪽을 본다.

 

 

「레… 레이무 대장…. 저 들윳쿠리 마리사를 봐줘묭…!」

 

 

전투 시에는 항상 냉정한 묭으로서는 드물게 동요하고 있다.

무슨 일인가 하고 바라보는 묭의 시선 끝, 거기에는 한 마리의 장애 윳쿠리 성체 마리사가 있었다.

땋은 머리는 없고 머리카락도 거의 다 빠져 있다. 왼쪽 눈은 으스러져 기능하지 않는다.

야윈 그 몸은 더러운 남성용 팬티를 입고 있었고, 보디 아머 삼은 건지 그 팬티와 복부 사이에는 한 장의 베니어판이 끼워져 있었다.

머리가 부자연스럽게 울퉁불퉁한 것은 두부에 잘게 썬 검은 모자가 피부와 동화되도록 반죽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 머리를 보고 레이무의 표정과 움직임이 경직된다.

모습이 아무리 변했어도 그 모자에는 본 기억이 있었다.

 

 

「마…… 설마… 마리사 대장님이야…?」

「레이무…… 그때의 신입인가… 인거제.」

 

 

한 달 전에 직원에게 팔려 학대 인간에게 넘겨졌던 대장 마리사였다. 너무나도 변해버린 그 모습에 전원이 숨을 삼킨다.

레이무의 얼음 같은 눈동자에 이날 처음으로 당혹의 빛이 떠올랐다.

레이무는 일시 공격을 중지하고 지시가 있을 때까지 대기하도록 다른 지역 윳쿠리에게 명령을 내린다. 대원들은 전원 무기를 내리고 사태의 추이를 조용히 지켜보았다.

전 대장 마리사는 입에 나뭇가지를 물고 이쪽을 필사적으로 견제하고 있다.

 

 

「어… 엄마야, 마리쨔 무서운거제…」

「느에에에엥! 느에에에엥!」

 

 

그녀의 등에는 숨듯이 네 마리의 마리쨔들이 있었다. 모두 탁구공 크기, 생후 일주일 정도 된 아기 윳쿠리였다.

 

 

「어… 어째서 이런 곳에 대장이? 그리고 뒤의 아가야들은 뭐야…?」

 

 

레이무가 멍한 얼굴로 의문을 입에 담는다.

마리사의 팬티와 베니어판은 아마도 방검조끼 대용일 것이다. 지역 윳쿠리로 있을 때의 지식을 참고하여 만든 것이리라. 정말이지 형편없는 보디 아머였다.

 

 

「………마리사, 오빠야 집에서 잔뜩 잔뜩… 아픈 짓 당한거제.」

 

 

전 대장 마리사가 천천히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청년에게 넘겨진 날부터 아침부터 저녁까지 다양한 학대를 당한 것. 죽을 뻔할 때마다 오렌지 주스를 뿌려져 다시 빈사 상태가 될 때까지 학대당한 것.

하지만 어느 날 낮, 청년이 외출한 사이에 전 대장 마리사는 1층 바깥과 면한 유리문이 살짝 열려 있는 것을 알아차렸다. 청년이 잠그는 것을 잊은 것이다. 학대 생활에서 벗어나기 위해 전 대장 마리사는 그곳으로 탈출했다. 천재일우의 행운이었다.

레이무는 그 진술 어딘가에서 위화감을 느꼈지만, 그것을 지적하기 전에 전 대장 마리사는 이야기를 계속했다.

 

 

「처음엔… 마리사는 어딘가에서 조용히 죽으려고 생각한거제. 하지만 그때 마리사는 뱃속에… 새로운 생명이 깃들어 있다는 것을 깨달은거제…」

 

 

전 대장 마리사가 등 뒤에서 떨며 실금하고 있는 네 마리의 마리쨔들을 본다. 그 얼굴은 자애로 가득 차 있었다. 어머니의 얼굴이었다.

상쾌ー!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임신한 이유는 잘 모르겠다. 아마도 오빠야의 집에서 맞은 다양한 약물의 효과 때문일지도 모른다고 전 대장 마리사는 덧붙였다.

낙태해야 할지 고민하는 사이에 점점 배는 불러왔고 진통이 시작된다. 그대로 뒷골목에서 출산하게 되었다. 아기를 받아낼 모자는 머리와 동화되어 사용할 수 없었기 때문에 부드러운 풀을 긁어모아 쿠션으로 삼았다.

 

 

「배에서 나온 아가야들의 첫 울음소리를 들었을 때, 마리사는 죽으려는 생각을 그만둔거제. 지금 마리사가 죽으면 이 아가야들을 키울 수 있는 윳쿠리는 아무도 없게 되는거제. 마리사는 적어도 아가야들이 어른이 될 때까지는… 살려고 생각한거제… 돌봐주려고 생각한거제…」

 

 

윳쿠리는 기본적으로 자신과 같은 종의 아이를 귀여워하는 경향이 있다. 전 대장 마리사도 모체가 되었기 때문에 숨겨왔던 다음 세대 아이에 대한 사랑이 발현된 것이리라.

동시에 희망도 가져 버렸다. 자신은 아직 살아도 된다. 누군가를 느긋하게 해줄 수 있다, 고.

 

 

「레이무으, 모두우, 부탁인거제!」

 

 

전 대장 마리사가 땅에 머리를 박는다. 그녀는 정수리 부분의 머리카락만 밀려 있어 갓파의 머리처럼 되어 있었다.

 

 

「마리사는 여기서 죽어도 좋은거제! 어떤 식으로 죽어도 좋은거제! 그래도 아가야만은! 아가야들만은 살려줬으면 하는거제! 부탁인거제에에에엣!」

 

 

전 대장 마리사가 필사적으로 머리를 조아린다.

 

 

「시져어어! 엄마야, 죽으면 안 되는거졔에엣!」

「마리쨔, 엄마야랑 같이 있고 싶은거졔에엣! 엄마야랑 느긋하고 싶은거졔에에에엣!」

「마리쨔, 떼 안 쓰는거졔! 소풍 씨 가고 싶다고 이제 안 하는거졔! 그러니까 엄마야, 죽는다는 말 하지 말아줘졔에에엣!」

「아, 아, 아, 아가야들아아아……!」

 

 

전 대장 마리사의 말에 아기 마리쨔들이 민감하게 반응한다. 모두 어리지만 어머니를 생각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레이무의 마음에 망설임이 생겼다.

하루뿐이었지만 신세를 졌던 전 대장 마리사를 죽이고 싶지는 않다. 그것이 본심이다. 전 대장 마리사에게 있어 아기 마리사들은 모든 것을 잃은 그녀에게 주어진 마지막 희망일 것이다.

대원들도 각자 레이무와 같은 생각이었다. 힘들 때, 괴로울 때 말을 걸어준 전 대장 마리사에게 손을 대고 싶은 자는 없다. 감사의 마음뿐이다. 숨을 죽이고 지금의 현장 지휘관인 레이무의 지시를 기다린다.

전 대장 마리사에게 『미아 사육 윳쿠리 보호 프로그램』을 적용하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그 경우 인수자인 주인은 그 청년이다. 그런 짓을 해봤자 학대 지옥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레이무는 크게 숨을 내쉬고 다시 크게 들이마시고 입을 열었다.

얼마나 망설임이 있든 말해야 할 단어는 정해져 있다.

 

 

「레이무들이 인간 씨에게 받은 임무는…… 이곳에 사는 들윳쿠리의 섬멸이야.」

「레… 이무…?」

 

 

레이무가 창을 겨눈다. 사령관의 결단에 다른 지역 윳쿠리도 괴로운 얼굴로 각자의 무기를 고쳐 잡는다.

 

 

「섬멸이라는 건…… 전부 죽인다는 뜻이야.」

「레이부우우!!!」

 

 

결별의 말에 전 대장 마리사가 절망을 외쳤다.

레이무도 이를 악문다. 여기서 전 대장 마리사와 그 아이들을 놓아줄 수는 없다. 그런 전례를 만들 수는 없는 것이다.

레이무들은 구제대. 들윳쿠리를 구제하는 것이 일이다. 구제하는 역할을 부여받은 인간의 도구.

고용주인 인간으로부터 신용을 잃어 『쓸모없다』고 판단되면 레이무들은 전원 가공소로 보내져 처분될 것이다. 구제대는 총교체되고 이번에는 좀 더 순종적으로 개량된 새로운 지역 윳쿠리들이 파견될 것이다.

자신의 목숨, 부하의 목숨, 그 가족의 목숨.

그것들을 지키기 위해서는 소중한 것의 우선순위를 파악하고 정이나 망설임은 여기서 끊어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레이무들 구제대는 들윳쿠리와는 일절 교섭하지 않아! 전원, 돌격 준비! 저 들윳쿠리를 구제하라!」

 

 

레이무의 호령에 따라 병사들이 움직인다. 전 대장에게 마지막을 고하기 위해 각자의 무기를 손에 들고 다가선다.

 

 

「움직이지 마묭! 움직이면 더 아플 뿐이다묭!」

「쟈오ー옹! 쟈ー오오옷!」

 

 

묭과 메ー링은 울고 있었다. 그녀들뿐만이 아니다. 고참 지역 윳쿠리들은 모두 울면서 무기를 휘두르고 있다.

 

 

「크아앗! 빌어머글! 마리사는, 아가야들을 느긋하게 해주는거다앗!」

 

 

전 대장 마리사는 질겼다.

팬티 아래 입은 베니어판 프로텍터가 방해가 되어 좀처럼 결정타가 들어가지 않는다. 구제대도 심정적으로 공격 횟수가 줄어들고 있어 치명상에 이르는 일격이 들어가지 않고 지리멸렬하게 결착이 길어지고 있다.

이대로는 끝이 나지 않는다.

레이무는 악마의 병기를 사용하기로 결심한다.

 

 

「전위 부대는 물러나라! 고추 폭탄, 준비!」

 

 

전 대장 마리사가 흠칫 놀란 얼굴이 되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

묭들은 뒤로 물러나고 방패 부대가 진형을 만든다.

 

 

「발사!」

 

 

방패 진형을 뛰어넘어 닭걀 정도 크기의 공이 아름다운 포물선을 그린다.

 

 

「아가야들아! 모자 씨를 깊게 쓰고 엎드리는거제에에에에에에엣!」

 

 

전 대장 마리사가 돌아보며 외치지만 아기 마리사들은 실금하고 있어 바로 반응하지 못한다. 말이 끝나자마자 폭탄이 파열.

 

 

「아가야는아아! 마리사가 지키는거제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엣!!!」

 

 

독의 물보라로부터 마리쨔들을 지키기 위해 어머니가 몸을 방패로 삼는다.

그 헌신적인 등을 붉은 급류가 더럽힌다. 만쥬 피부를 마치 악마의 혀가 핥듯이 물방울이 흘러내린다.

 

 

「뉸갸아아아!? 아갸갸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몸에 묻은 매운맛을 없애려 전 대장 마리사는 뒹굴며 몸부림친다. 하바네로나 고추에 강한 거부 반응을 일으켜 전 대장 마리사의 몸에서 흰 연기가 피어오른다. 만쥬 피부가 중증 아토피성 피부염처럼 부글부글 부어올랐다.

뿌릿, 부바바. 전 대장 마리사는 고통 때문에 탈분하고 팬티 밑부분에 주먹만 한 크기의 부풀어 오름이 생긴다.

 

 

「엄마야아아아아아아앗!!!」

「괜찮은거졔, 엄마야! 마리쨔들, 먹으십시오 하는거졔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엣!」

 

 

어머니의 모습에 마리쨔들이 비명을 지른다. 이제 괜찮다, 지키지 않아도 된다. 자신의 목숨만을 최우선으로 해달라고 울부짖는다.

그래도 대장 마리사는 물러서지 않는다. 마지막 힘을 쥐어짜내 어머니가 달린다.

 

 

「아가, 아가야들아! 달리는거제에엣! 엄마야가 길을 열 테니 거기서 도망치는거제에에에엣! 느오오오오옷!」

 

 

함성을 지르며 전 대장 마리사는 포위한 지역 윳쿠리들의 방패 속으로 뛰어들었다. 결사의 특공이다.

혼신을 담은 마지막 일격. 가족을 지키기 위한 모든 것을 건 일격.

하지만 그 몸통 박치기는 늘어선 방패를 조금 흔드는 것으로 끝났다. 투명한 방패는 찌그러지지도 휘어지지도 않는다. 한 달 전의 전 대장 마리사였다면 강렬한 태클로 방패를 날려버릴 수도 있었을 것이다.

장기간에 걸친 학대와 들윳쿠리 생활은 그녀에게서 과거의 힘을 빼앗아 버렸다. 맹장의 모습은 이제 어디에도 없었다.

 

 

「느゛으゛으゛으゛…… 으゛으゛으゛…」

 

 

그래도 방패를 치우려, 아기 윳쿠리가 지나갈 수 있을 정도의 틈을 조금이라도 만들려고 전 대장 마리사는 방패 표면에 얼굴을 꾹꾹 눌러댄다. 투명한 아크릴 유리는 눈물로 젖고 으스러진 전 대장 마리사의 얼굴이 달라붙어 있었다.

그 모습에 하늘에서 껄껄거리는 소리가 들려오는 듯했지만 지역 윳쿠리들은 말이 없다. 그저 환청일 뿐이다. 너무나도 보기 흉한 전 대장의 모습이지만 그것을 비웃는 자는 한 마리도 없었다.

이제 됐다. 이제 된 거야. 빨리 마지막을 고하자.

 

 

「전원…. 돌격하라.」

 

 

순식간에 병사들에게 유린당하고 전 대장 마리사와 그 아이 마리쨔들은 그 소용돌이 속으로 삼켜져 갔다.

레이무는 눈을 떼지 않는다. 어금니를 악물고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

마지막까지 계속 지켜보았다.

 

 

 

 

뒷골목 입구는 레이무들 구제대와 교대하러 온 특수 청소반 지역 윳쿠리들이 분주하게 오가고 있었다.

그 청소반의 일원인 파츄리가 운반하는 반투명 비닐봉지 안에, 낯익은 전 대장과 그녀의 아이들의 잔해가 담겨 있었다. 전 대장 마리사는 마지막까지 격렬하게 저항했기 때문에, 진흙과 드러난 팥소로 새까맣게 변해 있었다.

 

 

「……느으.」

 

 

싸움의 열기가 식자 점차 레이무의 머리는 냉정해져 갔다.

이번 구제는 최악이었다. 완전 무장한 지역 윳쿠리들이 거의 비무장 상태인 무력한 고아 윳쿠리나 장애 윳쿠리들을 몰아붙여 죽이고 다닌 결과만이 남았다. 지금까지 해온 일 중에서도 가장 더러운 일이다.

성체 윳쿠리 한 마리와 아기 윳쿠리 네 마리 분량이라 꽤 무거운 모양이다. 지역 파츄리는 그녀들이 담긴 봉지를 땅에 질질 끌듯이 운반하고 있다.

 

 

「무큐…. 무, 무겁네. 어쩔 수 없지.」

 

 

파츄리는 길바닥에 붙은 껌을 뗄 때 쓰는 금속 긁개를 꺼내, 전 대장 마리사의 몸이나 아기 마리사들을 둘로 가르려 한다. 짐을 반으로 나누려는 것이다.

그 광경을 보고 묭이 목소리를 높였다.

 

 

「어이 거기 네녀석! 그만둬라묭!」

「무, 무큐웃!? 뭐, 뭐야 갑자기…?」

「묭…!」

 

 

달려들려던 묭을 황급히 레이무가 달랬다.

레이무들과 달리 청소반 윳쿠리들은 전 대장 마리사와 거의 안면이 없다.

이 파츄리의 눈에는 전 대장 마리사가 그저 들윳쿠리로밖에, 쓰레기로밖에 보이지 않는 것이다.

 

 

「레이무가 한쪽 들 테니까… 이대로 옮겨줬으면 해.」

 

 

레이무가 비닐봉지의 한쪽을 든다. 당황하면서도 파츄리는 긁개를 집어넣고 레이무와 함께 봉지를 운반한다.

레이무는 마음속으로 생각한다. 이런 행위는 위선이라고.

알고 있다. 이런 것은 그저 감상일 뿐이며 무의미한 집착이다. 그래도 레이무는 전 대장 마리사와 그녀가 목숨을 걸고 지키려 했던 아이들을, 죽은 후에도 떨어뜨려 놓고 싶지 않았다.

전 대장 마리사의 모습을 본다. 몸 곳곳에 찢어진 상처와 칼자국이 있고, 분홍색 혀가 입에서 힘없이 늘어져 있었다. 양 눈에는 눈물을 흘린 자국, 음부도 시시를 흘린 자국으로 젖어 있다. 찢어진 상처로 인한 출팥으로 하얀 팬티를 안쪽에서 검게 물들여, 마치 성인 남성이 탈분한 모습 같았다.

 

 

「…대장님……」

 

 

변해버린 그 모습을 보고 레이무는 한 달 전 목공소에서 스러진 보스 데이부의 말을 떠올리고 있었다.

 

 

『너… 너희들과 데이부…… 뭐가 다르다는 거냐?…』

 

 

아무것도 다르지 않다.

들윳쿠리와 지역 윳쿠리에게 차이 따위는 없는 것이다.

그래도 어디에 차이를 구하려 한다면 그것은 "운"의 차이뿐일 것이다.

전 대장 마리사의 유해를 커다란 봉투 안에 버린 후, 레이무는 구제대의 곁으로 돌아왔다.

이번 구제는 사망자나 부상자는 한 마리도 나오지 않았고 장비의 파손이나 결손도 없었다. 결과만 보면 지역 윳쿠리들의 완전한 승리였음에도 불구하고, 구제대 윳쿠리들은 패잔병 같은 모습이었다.

그만큼 이번 구제는 충격적이었다. 이전까지 동료였던 자가 들윳쿠리가 되어 구제 대상이 된다.

지역 윳쿠리의 체면을 지키기 위해서는 죽일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행방불명된 첸이나 몇몇 지역 윳쿠리들도 앞으로 들윳쿠리로서 레이무들 앞에 나타나는 것일까? 그때는 전 대장 마리사와 마찬가지로 죽여야만 하는 것일까?

그리고 그 모습을 자기 자신과 겹쳐본다. 전 대장 마리사의 시체, 저것이 미래의 자신의 모습이 아니라고 누구도 말할 수 없는 것이다.

 

 

「느으…」

 

 

레이무는 모두에게 이번 일의 노고를 치하하는 말을 건네려다 역시 그만두기로 했다. 전 대장 마리사의 흉내를 내봤자 쓸데없이 죄의식에 시달릴 뿐이다.

레이무는 생각한다. 전 대장 마리사의 영혼은 어디로 가는 걸까? 하늘의 윳쿠리 플레이스에 들어가는 것은 거부당했고, 현세에서는 동료였던 자들에게 살해당했다. 영혼은 안식할 곳 없고 그 몸은 쓰레기로 버려졌다.

어디에도 돌아갈 곳이 없지 않은가.

싸움은 끝나지 않고 슬픔은 치유되지 않으며 그저 시체만이 쌓여간다.

윳쿠리의 윳생은 스스로의 의지로 선택할 수 있는 것과 선택할 수 없는 것이 있다.

그리고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선택할 수 없는 것보다 훨씬 적고, 어느 쪽을 선택해도 후회만이 남는 길도 있는 것이다.

 

 

「이야, 상당히 어두운 표정을 하고 있네. 뭔가 싫은 일이라도 있었니?」

 

 

보도에 멈춰 서 있던 레이무들에게 젊은 남자가 말을 걸어왔다.

 

 

「어… 오빠야는…!」

 

 

그것은 전 대장 마리사를 돈으로 사들였던 청년이었다.

이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인물의 출현에 레이무는 놀라 눈을 크게 뜬다. 왜 이런 곳에 있는 거지? 게다가 이 타이밍에?

의아해하는 레이무들을 신경 쓰지 않고 청년은 입을 연다.

 

 

「나도 최근 기르던 마리사가 도망쳐 버려서 말이야. 돌아오지 않아서 정말 우울해. 걱정되네. 역시 실내 사육은 스트레스가 쌓이는 걸까나. 라고, 어라라…?」

 

 

청년은 쓰레기봉투 안의 전 대장 마리사 시체를 발견하자, 어라어라어라, 하고 즐거운 듯 입술을 비틀었다. 윳쿠리인 레이무도 알 수 있을 정도로 일부러 꾸며낸 듯한 딱딱한 말투였다.

 

 

「그거, 내 마리사잖아? 하하하, 역시 구제대. 역시 윳쿠리 살해의 프로다. 옛 동료에게도 용서 없네. 그 마리사, 우리 집에서 없어졌다 싶더니 이런 곳에 살고 있었구나. 아아, 신경 쓰지 않아도 돼. 너희들을 고소하거나 하지는 않을 테니까. 아니, 이 경우에는 오히려 감사를 표해야겠지.」

「감사…?」

 

 

자신의 사육 윳쿠리가 죽었는데 무엇이 그렇게 유쾌하다는 건가? 청년의 경박한 태도가 신경을 건드린다.

그러고 보니 빌딩 벽면에는 창문이 여러 개 있었다. 2층에서라면 구제 상황을 자세히 볼 수 있다. 청년은 도중부터 어딘가에서 전부 보고 있었던 것이다.

레이무 안에 어떤 의혹이 떠오르고 여러 개의 조각이 겹쳐 하나의 그림을 그려간다.

개체 식별이 가능하도록 모자가 머리에 반죽되어 들어간 전 대장 마리사.

마리사 종뿐인 네 마리의 아기 윳쿠리.

구제 의뢰인은 이 빌딩의 소유주.

마지막 조각이 맞춰졌을 때, 레이무의 마음에 태어난 것은 눈앞의 젊은이에 대한 격렬한 분노와 혐오감이었다.

 

 

「주인으로서 기르던 윳쿠리의 들윳쿠리화는 간과할 수 없어. 고마워, 우리 집에서 뛰쳐나간 마리사를 구제해 줘서.」

「시… 시치미 떼는 소리 하지 마라!」

 

 

청년의 인사에 레이무가 포효했다.

대장의 노성에 구제대 윳쿠리들이 움찔 반응한다. 철처럼 냉담했던 자신들의 대장이 감정을 드러낸 것에 놀라고 있었다.

레이무는 신경 쓰지 않고 격정에 휩싸인 채 퍼붓는다.

 

 

「전부! 전부 네 녀석이 꾸민 짓이잖아!」

 

 

 

 

모든 것은 짜고 친 연극이었다.

전 대장 마리사는 청년이 창문을 잠그는 것을 잊고 외출한 틈을 타 도망쳤다고 했지만, 요즘 세상에 창문을 열어둔 채 외출하는 인간 따위는 없다. 부주의함에도 정도가 있다.

그리고 전 대장 마리사의 아이인 네 마리의 마리쨔들. 한 번에 태어난 네 마리의 아이가 모두 같은 마리사 종이라니 너무나도 잘 짜인 우연이다. 아마도 정자팥소 앰플, 그것도 게스가 태어나지 않는 상질의 값비싼 것. 그 같은 마리사 종의 정자팥소를 임신 촉진제와 섞어 전 대장 마리사의 몸에 몰래 주사했던 것이다.

네 마리 모두 자신과 같은 종이며 게스화도 하지 않은 아기 윳쿠리. 강제로 낳게 된 아이라 할지라도, 돌봄성이 좋고 천성이 착한 전 대장 마리사는 육아를 포기하고 버릴 리 없다.

아기 윳쿠리는 발바닥 피부가 얇기 때문에 딱딱한 아스팔트 바닥을 자력으로는 걸을 수 없다. 그리고 모자와 땋은 머리를 잃고 장애 윳쿠리가 된 전 대장 마리사로서는 아기 윳쿠리 네 마리를 안고 미지의 땅으로 장거리 이동 같은 것은 불가능.

따라서 마리쨔들이 어느 정도 크기까지 자랄 때까지는 토지 감각이 있는 이 거리에서 숨어 살 수밖에 없다. 그래, 전 대장 마리사가 지역 윳쿠리였을 때의 담당 지역인 이 거리에서다.

모든 것은 전 대장 마리사를 옛 동료들에게 죽이게 하기 위해서.

무슨 주인인가. 무슨 나의 사육 윳쿠리인가!

모든 것은 눈앞의 남자가 꾸민 짓이다.

왜 그런 짓을 했는지 물어봤자 이유는 단 하나, 재미있을 것 같아서일 것이다.

 

 

「뭐야 그게… 묭.」

 

 

레이무의 추리를 듣고 묭이 망연자실한 얼굴로 청년을 보고 있었다. 다른 구제대 멤버들도 마찬가지로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다.

청년이 부드럽게 미소 짓는다.

레이무에게는 그 여유로운 미소의 의미도 안다.

청년이 꾸몄다는 일체의 물증은 나오지 않는 것이다. 청년은 전 대장 마리사를 돈으로 사들였지만 사육 윳쿠리의 배지 등록 같은 것을 했을 리 없다.

전 대장 마리사는 완전한 들윳쿠리 취급이며, 지역 윳쿠리였다는 것을 증명할 수는 없다.

레이무는 입술을 깨물었다.

아무리 레이무들이 들윳쿠리를 죽여도 진짜 『악』은 벨 수도 만질 수도 없다.

땅바닥에서 레이무들이 필사적으로 느ー느ー 울며 하소연과 함께 죽어가는 것을 내려다보면서, 아득히 높은 곳에서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는 것이다.

용서할 수 없다. 이런 것을 용납할 수는 없다.

분노에 차 눈앞의 청년 발에 창을 꽂아 넣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히지만, 레이무는 꾹 자신의 마음을 억누른다.

지금의 레이무는 책임 있는 입장이다. 그런 짓을 해서는 안 된다. 인간에 대해 폭력 행위를 하면 레이무뿐만 아니라 구제대나 그 가족 전체에 피해가 미친다. 그 상처의 유무와 상관없이 말이다.

레이무는 충혈된 눈으로 청년을 노려보았다.

 

 

「레이무들 지역 윳쿠리는 인간 씨들에게 쓰고 버려지는 도구야…. 그래도… 이것만은 말할 수 있어…! 레이무들은 네놈들의 장난감이 아니야! 장난으로 죽임당할까 보냐!」

 

 

마음을 죽이고 도구가 되자. 수라도 축생도 되자.

그래도 지루함을 달래기 위한 장난감으로만은 전락하지 않는다.

하물며 잔혹한 구경거리로 만들어지는 것 따위 용서할 수 없다!

레이무의 가혹한 말을 청년은 말없이 받아들이고 있었다.

이윽고 조소로 치켜 올라갔던 입꼬리가 내려오고, 그 눈동자가 조금 진지함을 띤 것으로 변한다.

 

 

「부정은 언제까지나 숨길 수 없어. 이윽고 백일하에 드러나고, 마지막에는 제대로 노력한 자가 보상받는다.」

「무슨? ……뉸?」

 

 

거기서 레이무는 보도 건너편이 뭔가 소란스러운 것을 알아차렸다.

그쪽으로 시선을 날리자, 구제대의 관리자인 직원 남자가 당황하고 있었다. 그는 상사로 보이는 다른 남자와 두 명의 경찰관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뭐, 처음에 부추긴 내 책임도 있지만 말이야… 저 직원이 하던 짓이 드러나 버린 것 같아. 나쁜 짓이란 건 역시 오래가지 못하네.」

 

 

청년의 말에 레이무를 포함한 구제대 사이에 동요가 퍼진다.

 

 

「내가 산 것은 저 마리사뿐인데… 그, 이상하게 재미 들여버린 것 같아서 말이야. 여기저기 학대파에게 말을 걸어 지역 윳쿠리들을 멋대로 팔고 있었어. 너희들, 머리 좋으니까 알아차리고 있었지 않아?」

 

 

그것에는 이미 오래전에 알아차리고 있었다. 하지만 윳쿠리인 레이무들로서는 이제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머릿속 구석으로 밀어 넣고 있던 것이다.

혼란스러워하는 레이무들을 아랑곳하지 않고 청년은 말을 이어간다.

 

 

「지역 윳쿠리의 등록 코드를 말소하고 있었던 것 같지만, 데이터를 조작한 흔적은 남아. 거짓말을 숨기기 위해 더욱 거짓말을 하는 것과 같아. 역시 수가 많아서 들켜버린 것 같네.」

 

 

조사에서 그가 입을 열면 나에게도 수사의 손길이 미칠 거라고 생각하지만 어쩔 수 없지, 라고 청년은 말했지만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듯했다.

망연자실한 레이무들에게 청년이 등을 돌린다.

레이무들 구제대에게 큰 상처를 남기고 청년은 만족스러운 듯 사라져 갔다.

 

 

그 후로는 정신없는 나날이었다.

레이무들 지역 윳쿠리를 관리하던 시청 직원은 시의 공공물을 멋대로 매매한 것으로 업무상 횡령죄가 적용되어 징계 면직 처분이 내려졌다.

잠시 지역 윳쿠리는 자택 대기 상태가 되었지만, 레이무들은 연일 불안했다. 구제대 멤버는 전원 해임되는 것이 아닐까? 지역 윳쿠리 제도 자체가 없어지는 건 아닐까? 걱정했지만 결국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시청에서는 새로운 담당자가 파견되었다. 윳쿠리 애호파로 보이는 그 직원의 지휘 아래, 다시 지역 윳쿠리는 활동을 시작했다.

구제대의 규칙은 하나 바뀌었다.

들윳쿠리 구제는 완화되어, 부당한 집 선언이나 쓰레기 뒤지기 현행범 같은 게스 윳쿠리 퇴치만으로 한정되었다. 구제대 멤버의 심리적 부담을 경감하기 위한 조치일 것이다.

학대 인간에게 팔렸던 지역 윳쿠리들도 돌아왔다. 여기저기 상처를 입었지만 첸도 어떻게든 돌아올 수 있었다. 그녀들이 직장에 복귀하는 가운데 전 대장 마리사만은 행방불명 처리된 상태였다.

그 청년과는 그 후로 딱 한 번 길에서 스쳐 지나간 적이 있다. 왠지 빡빡머리가 되어 있던 청년은 「느긋하게 있으라구!」 하고 레이무에게 인사를 건네왔다. 괴롭히려는 의도일 테고 실제로 효과는 있었지만, 무시할 수도 없어서 눈인사만 돌려주었다.

지금은 잠잠하지만 또 뭔가 새로운 것을 생각해내면 일을 벌일지도 모른다. 그것만이 불안하다.

누가 말했는지는 모르지만 「윳쿠리에게 학대 오니상은 자연재해」라는 격언은 과연 맞는 말이다. 호우나 폭풍의 마음을 알 수 없듯이, 윳쿠리를 학대하는 데 돈과 수고를 아끼지 않는 청년의 심리 따위 이해할 수 없고 알고 싶지도 않다.

레이뮤는 무사히 아성체가 되어 이제 지능을 보조하는 약도 필요 없게 되었다. 지역 윳쿠리가 되는 시험도 무사히 합격했고, 지금은 청소반 견습생으로서 선배 윳쿠리들에게 연수를 받고 있다.

레이무는 구제대를 그만두고 지금은 후타바 마켓 주차장에서 일하고 있었다.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무거운 짐은 레이무가 집까지 배달해 드립니다.」

 

 

쇼핑을 마치고 가게에서 나온 노파에게 레이무가 말을 건다. 무거워 보이는 쇼핑백을 싱- 뒷부분에 싣고, 레이무 자신도 싱-에 올라타 출발시킨다. 노파의 걸음에 맞춰 느릿느릿 이동한다.

레이무가 하는 일은 노인 고객 대상 배달 서비스다. 고령으로 자전거도 차 운전도 할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싱-을 이용해 고객의 집까지 물건을 운반한다.

지역 윳쿠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여러 가지 시험해 조금씩 늘려가려는 움직임이 시청 윳쿠리 생활과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것도 그중 하나이며 앞으로의 고령화 사회에서는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게다가 운반뿐만 아니라 호위도 겸하고 있다.

 

 

「어이, 할망구랑 거기 레이무! 죽기 싫으면 그 봉투 내용물이랑 싱- 통째로 두고 사라지는거제엣! 거역하면 마리사 님의 슈퍼 어택으로 아픈 꼴을… 느삐삐!?」

 

 

싱-에서 내린 레이무는 세 걸음 만에 거리를 좁히고 길 앞에 뛰쳐나온 들윳쿠리 마리사의 배를 창으로 꿰뚫었다. 중추팥이 파괴된 들윳쿠리 마리사는 그대로 생명 활동을 정지시킨다.

이처럼 들윳쿠리가 노인에게 강도짓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구제대에서 대장을 맡았던 레이무에게는 대단한 적수가 아니다.

레이무는 들윳쿠리 마리사의 시체를 길가로 치우고 인컴으로 현재 관리자인 직원에게 연락한다. 이후 파견된 청소반이 이 시체를 치워줄 것이다.

레이무는 숨이 끊어진 들윳쿠리 마리사의 시체를 내려다본다. 뺨은 야위었고 벌써 며칠 동안 제대로 된 식사를 하지 못한 것이 엿보였다.

레이무는 창을 내려놓고 양쪽 구레나룻을 조용히 모았다. 기도의 몸짓. 이 들윳쿠리 마리사도 그저 살기 위해 필사적이었을 뿐이다. 그 해결책을 나쁜 방법으로밖에 생각해 내지 못했을 뿐이다.

새로운 관리자 직원에게 부탁하여 레이무들은 거주지인 공원 구석에 무덤을 만들 허가를 받았다.

전 대장 마리사의 무덤과 그 옆에 이름 없는 하나의 무덤이 있다.

들윳쿠리들의 무연고 무덤이다.

레이무는 항상 그곳에서 아침 참배를 하고 나서 일하러 간다. 이제 죽어버린 자들에게는 아무런 구제도 되지 않겠지만 레이무 나름의 매듭이었다.

 

 

「하아, 정말 무서웠어. 고마워, 레이무쨩.」

 

 

손님인 노파가 참았던 숨을 내쉬며 미소 짓는다.

구제대 시절에는 없었던, 사람들에게 칭찬받는 행위에 레이무도 미소 지으며 간결하게 답한다.

 

 

「아뇨, 일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