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

anko 8989 너희들은 마리사가 아니다

by 다섯개 posted May 19,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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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그랬든 오역이나 오타 지적은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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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은 마리사가 아니다

호시 아키

 

 

「네놈들은 마리사가 아니다」

 

살풍경한 방 안, 남자가 단언했다.

정연하게 늘어선 마리사들은 남자의 말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곤혹스러운 목소리를 흘렸다.

정면으로 남자에게 항의하는 자가 없는 것은, 찬란하게 빛나는 금뱃지의 위력 때문이리라.

 

「다시 한번 말하지만, 네놈들은 마리사가 아니다. 지금부터 내가, 더 어울리는 이름을 주마」

 

흥, 하고 코웃음을 치며 남자는 팔짱을 꼈다.

털썩 내려앉은 파이프 의자가, 비명을 지르듯 삐걱거렸다.

근육질의 육체는, 당장이라도 마리사들을 불태워 버릴 듯한 열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오, 오빠야...」

 

마리사 한 마리가, 쭈뼛거리며 앞으로 나섰다.

다른 마리사들이, 그만두는 게 좋다고 시선으로 경고를 보냈다.

그중에는, 땋은머리를 늘려 만류하려는 자도 있었지만, 말을 걸지는 못하고 결국 그 머리카락 끝은 허공을 헤맸다.

 

「마리사는 마리사인거라구. 이 이름이 아니면 느긋할 수 없다구.」

 

정체성인 이름을 부정당했음에도, 금뱃지에 어울리는 태도를 무너뜨리지 않는다.

충분하고도 남을 만큼 우수한 개체다. 이대로 출하해도, 확실히 높은 평가는 얻을 수 있다.

평범한 브리더라면, 이런 마리사를 죽여 처분하는 일 따위 하지 않으리라.

 

「그런가. 너는 마리사인가」

 

남자는 천천히 일어서더니, 마리사 앞에 웅크려 앉았다.

적지 않은 비용과 상당한 시간을 들여 키운 작품의 뺨을 굵은 손가락이 어루만졌다.

마리사는, 간지러운 듯 몸을 비틀었다. 그 표정에는 안도와 신뢰가 넘실거렸다.

하지만, 남자가 내뱉은 말이 그것을 산산조각 냈다.

 

「그렇다면 죽어라」

 

남자는 마리사의 껍질을 꼬집어 올렸다.

 

「아얏!」

 

표변한 손가락의 움직임을 이해하지 못하는지, 마리사는 눈을 희번덕거리며 땋은머리를 휘둘렀다.

꼬집힌 부분은, 일체의 공기가 빠져나가 단단하게 굳어 있었다.

남자는 손가락을 떼고, 만두를 빚듯이 살짝 비낀 곳에 힘을 주었다.

 

「아파아아아아! 아프다구 오빠야! 이제 그마아아안!」

 

몸을 꿈틀거리며 손끝에서 벗어나려 하는 마리사의 표면을, 남자는 묵묵히 변형시켜 나갔다.

마리사는 눈을 부릅뜨고, 침을 질질 흘리며 애원했다.

 

「꼬집꼬집하는거 그마아아아아안!」

 

남자는 귀머거리처럼, 마리사의 목소리를 무시했다.

껍질 성형을 마치자, 남자는 몰라보게 변한 마리사를 바닥에 내던졌다.

지금까지 숨을 죽이고 사태를 지켜보던 마리사들이, 작게 몸서리치며 뒷걸음질 쳤다.

 

「느긋! 아파아아아아... 오빠야...」

 

마리사는 꾸물꾸물 몸부림치고 있다.

꼬집힌 부분이 얼굴 한가운데를 지나 몸을 한 바퀴 두르고 있어, 마치 그 모습은 UFO 같았다.

단단하게 늘어난 껍질에는, 이제 신체 일부로서의 기능은 없다. 하지만, 그런데도 통증만은 충실하게 중추팥소로 계속 보내고 있다.

그 때문에, 마리사는 조금 움직일 때마다, 온몸이 갈기갈기 찢기는 듯한 격통을 느끼며 걷는 것조차 마음대로 할 수 없었다.

 

남자는 다시 마리사에게 손을 뻗었다.

가느다란 소리를 내며, 벗어나려던 마리사의 머리카락을 움켜잡았다.

양쪽 눈에서 울음이 서서히 넘쳐흐르고, 희미한 실금이 바닥을 적셨다.

남자는 마리사의 머리카락을 힘껏 잡아 뽑아, 공포로 위축된 다른 마리사들을 향해 흩뿌렸다.

 

「그마아아아아아아아아! 마리사의 머리카락씨 뽑지 마아아아아아아아!」

 

남자는 모자를 후려쳐 떨어뜨리고, 땋은머리를 껍질째 잡아 뜯어, 머리카락이 난 가장자리부터 순서대로 금발을 처리해 나갔다.

마리사의 머리카락이 없어지기까지는 잠깐의 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느긋, 오빠야... 어째서 마리사에게 이런 짓을…」

「네놈이 마리사이기 때문이다」

 

냉연히 고하고, 남자는 마리사의 눈구멍에 손가락을 쑤셔 넣었다.

 

「아파아아아아아! 그마아아아아아아아!」

 

안구를 질겅질겅 후벼 파고, 안쪽의 팥소를 휘저으면서, 남자는 눈 뒤편에 손끝을 갈고리처럼 걸었다.

그리고, 그대로 안구와 함께 손가락을 뽑아냈다.

 

「마리사의 눈이이이이이이이이!」

 

바닥에 굴러다니는 흰 구슬을, 한쪽만 남은 눈으로 바라보며 마리사는 절규한다.

너무나 떤 나머지, 정수리에 남은 상처에서, 몇 가닥의 팥소가 흘러내렸다.

남자는 남은 눈도 같은 순서로 꺼내고는, 뒤에서 떨고 있는 녀석들에게도 잘 보이도록 높이 들어 올려 으스러뜨렸다.

 

「깜깜씨는 느긋할 수 없다구우우우우우우!」

 

울부짖는 마리사의 혀를 잡는다. 미끌미끌한 감촉을 놓치지 않도록 힘을 주어, 뚝 하고 찢어낸다.

이제 더는 말로서 의미를 이루지 못하는 소리밖에 내지 못하게 된 만쥬의 이빨을 하나하나 힘껏 쥐어 부순다.

설탕 결정이 산산조각 날 때마다, 마리사는 땅바닥 깊은 곳에서 울려 퍼지는 듯한 포효를 발했다.

 

서걱거리는 파편이 입안을 상처 입히고, 엄청난 양의 팥소가 흘러넘친다.

남자는 이빨 처리를 마치자, 팥을 토하지 못하도록 입에 바이스와 같은 힘을 가해 억지로 닫게 했다.

목소리도 눈물도 흘릴 수 없게 된 만쥬가, 다음에 덮쳐올 폭력에 겁먹어 몸을 부르르 떤다.

 

농구공만 한 몸체를 양손으로 단단히 붙잡고, 남자는 온몸에 골고루 하중을 가해 마리사를 으스러뜨린다.

상처에서, 텅 빈 눈구멍에서, 걸쭉한 검은 팥소가 선을 그렸다.

중추팥소를 상처 입히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면서, 피부를 눌러 굳히고, 마리사를 서서히 작은 구체로 다시 성형한다.

 

마리사는 남자의 손 안에서 빙글빙글 돌려지며, 온몸의 구멍에서 체내 팥소를 순식간에 밀어내 갔다.

바닥에서 튀는 끈적한 팥소보라가, 공포로 경직된 다른 마리사들의 얼굴을 적셨다.

 

시간이 조금 흐르자, 마리사는 소프트볼 정도의 크기까지 줄어들었다.

마지막으로 남자는 여기저기 뚫린 작은 구멍들을 악력으로 막고는, 마리사들 앞에 아무렇게나 던졌다.

 

「마리사는, 이렇게 된다」

 

마리사들을 유유히 내려다보며, 남자는 무감정하게 고했다.

눈앞에 굴러온 동료의 말로에 못 박힌 채, 마리사들은 금박술에 걸린 듯 움직이지 못했다.

일그러진 공처럼 된 마리사는, 중추팥소가 무사하기 때문에 아직 죽지 못하고, 때때로 아주 미미하게 몸을 흔든다.

 

그 생명의 잔재가, 더욱더 마리사들의 공포를 부채질하고, 실내는 기묘한 정적에 휩싸였다.

 

「자, 달리 마리사는 있는가?」

 

남자는 계속 고통받을 뿐인 존재가 된 마리사를 짓밟아 으깨고, 물었다.

대답은, 돌아오지 않는다.

 

「네놈들은 마리사가 아니란 말이지?」

 

확인하듯 묻자, 마리사들은 서로 눈짓했다.

어떻게 하는 것이 최선인지는 이해하고 있어도, 종으로서의 본능이 그것을 가로막고 있다.

윳쿠리에게 이름을 버린다는 것은, 그만큼 고통을 수반하는 일인 것이다.

 

「설마, 네놈들도 마리사인가?」

 

남자는 목소리를 한층 낮추었다.

그 변화를 민감하게 감지하고, 선두에 있던 마리사가 튕겨 나가듯 고개를 저었다.

누군가가 그렇게 하자, 다른 마리사도 따라서 그렇게 하고, 순식간에 모두가 마리사라는 이름을 버리는 결단을 내렸다.

 

「그럼, 네놈들에게 어울리는 이름을 주마」

 

남자는 마리사 앞에 웅크리고 앉아, 이마에 손을 얹었다.

 

「너는 지금부터 1이다」

 

그렇게 말하고, 주머니에서 머리핀을 꺼내 마리사의 머리카락에 꽂았다.

머리핀에는 배지가 붙어 있고, 거기에는 1이라는 번호가 매겨져 있다.

 

「느긋하게 이해했어. 마리사는 이제부터 일야...」

 

어딘가 불만스러운 듯 마리사가 대답했다.

남자는, 마리사의 미간에 엄지손가락을 비틀어 넣었다.

 

「느갸!」

 

「마리사는 일이야, 가 아니다. 일은 일이야, 라고 대답해라. 다음 생에서는 말이지」

 

미간에 뚫린 구멍에 주먹을 비틀어 넣고, 체내 팥소를 긁어내듯 손가락을 편다.

침과 눈물로 바닥을 더럽히며, 마리사가 몸부림치는 것을 개의치 않고, 남자는 중추팥 이외의 팥소를 손끝으로 정성껏 휘저었다.

 

발버둥 치며 괴로워하고, 어떻게든 남자에게서 벗어나려 날뛰던 마리사의 움직임이 서서히 작아져 간다.

그리고, 마침내 단속적으로 경련할 뿐이 되고 나서야, 남자는 손가락을 멈췄다.

마리사는 팥소를 주물럭거려져, 안쪽에서 압력을 받은 탓에 눈이 반쯤 튀어나오고, 축 늘어진 혀가 내려와 있다.

빈사 상태가 된 만쥬를 단숨에 으깨버리고, 남자는 1이라고 쓰인 머리핀을 집어 들었다.

 

「1은 죽어버렸다. 자, 다음 너는 2다」

 

가까이 있던 마리사를 향해 돌아보고, 주머니에서 다음 머리핀을 꺼낸다.

 

「알았어 마리, 아니 2는 2야」

 

금기를 입에 담을 뻔하고, 2는 황급히 고쳐 말했다.

남자는 힐끗 2를 노려봤다.

죽일까 말까, 순간 고민했지만 결국 손을 대지는 않고, 머리핀을 2에게 달아주었다.

 

「다음 너는 3이다」

 

같은 요령으로, 남자는 머리핀을 달아 나갔다.

아홉 마리 있는 마리사들의 머리카락에는, 2~10번까지의 번호가 배분되었다.

그것이 그들의 새로운 이름이다.

 

「자신의 이름은 이해했나?」

 

「느긋하게 이해했어」

 

이름을 빼앗긴 윳쿠리는 의기소침한 모습으로 목소리를 맞추었다.

 

「그럼 너희들에게 역할을 주겠다. 방 청소, 화장실 청소, 식사 당번, 털 손질 당번 등이다. 요일별로 당번을 정해 두었으니 제대로 그날 할당된 일을 하도록. 알겠나?」

 

남자의 질문에, 숫자들은 마지못해 끄덕였다.

윳쿠리도 읽을 수 있도록 히라가나로 쓰인 당번표를 벽에 붙이고, 시체 뒷정리를 마치자 남자는 방을 나섰다.

옆방으로 들어가, 컴퓨터를 켰다.

 

윳쿠리가 있는 방의 모습을 화면에 표시하고, 헤드폰을 착용한다.

생각대로, 벌써 금기를 어기는 자가 나타나 있었다.

 

「느긋, 어째서 오빠야는 마리사의 이름을 가져가 버린 걸까나...」

 

남자는 카메라를 전환하여, 머리핀의 번호를 확인한다.

7이다.

마이크를 켜고, 남자는 짧게 선고한다.

 

「7. 네놈은 아무래도 마리사인 모양이군」

 

방에 남자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화면 위에서 윳쿠리들이 몸을 움츠린다.

도대체 어디에 남자가 있는지,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둘러보지만, 찾을 수 있을 리 없다.

남자는 방으로 되돌아간다. 뚜벅뚜벅 7에게 다가간다.

다른 숫자들은, 모세가 가른 바다처럼 길을 열었다.

 

「기다려! 7은 7이야! 마리사가 아니야!」

 

「안 된다. 네놈은 마리사라고 자칭했다. 마리사는 죽어라」

 

남자는 7을 짓밟아 으깨고, 시체를 쓰레기통에 버린다.

주위에 있는 숫자들을 둘러보고, 분명한 어조로 말했다.

 

「나는 네놈들을 항상 보고 있다. 마리사가 있으면 죽인다. 알았나?」

 

아무도 대답하는 자는 없었다.

하지만, 그 눈에 서린 공포를 보면, 상황을 이해하고 있다는 것은 충분히 전해져 온다.

남자는 만족스럽게 미소 짓고는 옆방으로 돌아갔다.

 

그날부터, 숫자들은 마리사이기를 그만두었다.

요일별 역할을 수행하면서, 숫자로 불리는 나날은 그들에게 도저히 참을 수 있는 것이 아니리라.

그 때문에, 일주일쯤 지나자 날뛰는 자도 나오기 시작한다.

 

「이제 싫은거제에에에에에에에에! 마리사는 마리사인거제에에에에에에에에! 3 따위가 아닌거제에!」

 

모처럼 교정되었을 터인 「~제」 말투로 떼를 쓴 마리사를 남자는 간단하게 으깼다.

결번이 생길 때마다 당번표를 고쳐 쓰고, 가능한 한 개개인에게 균등하게 역할이 돌아가도록 조정한다.

 

어느 날, 남자가 방에 들어가자, 본래라면 벌써 치워져 있어야 할 응응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당번표를 확인한다.

오늘 화장실 청소는 9의 역할이었다.

 

「어이 9. 화장실 청소는 어떻게 됐나?」

 

쿠션에서 쌔근쌔근 자고 있던 9를 두드려 깨우고, 남자는 묻는다.

 

「늣!? 오늘 9가 화장실 청소였어!? 죄송합니다... 지금 바로 할 테니까!」

 

9의 눈이 절망으로 검게 물들어 간다.

남자는 9에게 딱밤을 한 대 먹였다.

 

「느갸!」

 

「자기 일은 제대로 해라 9. 누가 게으름 피웠는지는 인간이라도 알 수 있는 일이다」

 

「쟤덩합니다! 다음부터는 제대로 할게요!」

 

빨개진 이마를 땋은머리로 누르면서 9는 그저 머리를 숙였다.

남자는 그 모습을 바라보고, 한번 웃고 나서 방을 나섰다.

 

당번을 지키지 않은 정도라면, 남자는 죽이거나 하지 않았다.

하지만, 마리사라고 자칭한 자는 용서 없이 으깼다.

그런 생활을 한 달 계속해서 마지막에 남은 숫자는 다섯 마리였다.

 

절반이 되었지만, 그래도 평소보다 많은 편이다.

 

「한 달 동안 잘 견뎠다. 네놈들은 오늘부터 일단 마리사로 돌아간다」

 

남자는 마리사들에게서 머리핀을 빼고, 그렇게 고했다.

마리사들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것을 듣고 있었다.

 

「새로운 이름은 너희들을 산 주인이 주겠지. 새로운 이름은 주인들이 네놈들에게 느긋하게 지내길 바라며 생각한 이름이다. 내가 네놈들에게 준 번호와는 차원이 다르다. 지금까지도 쇼콜라라든가 시폰이라든가하는 달콤한 간식 이름을 받는 녀석도 있었고, 메케라든가 헤뇨라든가 그런 정체 모를 이름을 받는 녀석도 있었다. 하지만, 그 명명에는 주인 각자의 애정이 담겨 있다. 네놈들은 이제 마리사이면서 마리사가 아니다. 주인 각자에게 있어 단 한 마리의 둘도 없는 존재인 것이다」

 

마리사들은 늠름한 얼굴이 되어 있었다.

남자는 온화한 미소를 띠고 있었지만, 한번 표정을 다잡는다.

 

「주인에게 둘도 없는 존재라는 것은, 그것은 즉 네놈들 각자가 개개의 존재로서 보여진다는 것이다. 지금까지처럼 많이 있는 마리사 중 한 마리가 아니다. 단 한 마리의 마리사로서 보여진다는 것이다. 나쁜 짓을 하면 반드시 그 책임은 추궁당하고, 심할 때는 으깨지는 일도 있다. 그것을 잊지 마라」

 

남자는 말을 마치고, 다시 부드러운 미소로 돌아와, 마리사들을 차례로 쓰다듬어 주었다.

말랑말랑한 피부에, 반짝이는 눈. 훌륭한 장식과 아름다운 금발.

모두, 훌륭하게 자라주었다.

업자에게 넘겨주기까지의 짧은 시간, 남자는 마리사들과 마지막 접촉을 만끽했다.

 

이별의 시간이 되자, 마리사들은 눈물을 흘리며 땋은머리를 흔들면서도, 어딘가 다잡은 표정으로 업자에게 넘겨져 갔다.

 

남자는 조용해진 방에 투명한 상자를 들여놓는다.

안에는 작은 아기 마리사들이 빈틈없이 들어차 있다. 그 수는 족히 백 마리는 넘을 것이다.

이 중에서, 성체까지 자라는 것은 십 분의 일. 그중에서 출하되는 것은 대략 삼 분의 일 정도다.

 

남자가 생각한 훈육 방법은 이름을 빼앗는 것이었다.

이 방법을 사용하면, 주인에 의한 이름 짓기가 가능해진다.

윳쿠리는 태어날 때부터 자신의 이름이 있기 때문에, 사람이 새로 이름을 부여하는 것은 본래 불가능하다.

 

하지만, 한번 개명한 경험이 있으면, 그 익숙함으로 인해 다른 이름을 받아들이게 된다.

목숨보다 소중한 장식조차 훈련 여하에 따라 장기간 뗄 수 있게 되는 것이니, 이름도 방법에 따라서는 바꿀 수 있는 것이다.

아기 윳쿠리 시절부터 교정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그 경우, 다시 개명할 때 마리사를 숫자로 만들 때와 같은 거부 반응을 일으키게 된다.

 

그 때문에, 어느 정도 커진 우수한 윳쿠리를 개명한다는 방법을 취할 수밖에 없고, 한 번에 출하할 수 있는 개체 수는 결코 많지 않다.

하지만, 자유롭게 이름을 지을 수 있는 마리사는 상당한 수요가 있어, 남자가 키운 마리사는 통상종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의 고가로 거래되고 있다.

 

이름을 빼앗는 것의 혜택은, 더 있다.

그것은 마리사들이 개개의 존재임을 깨닫게 한다는 점이다.

 

윳쿠리는 이름이 종족명과 공통이다.

윳쿠리끼리라면, 개체를 부르는 이름을 구별할 수 있는 듯하지만, 인간에게는 어느 이름도 똑같이 들려 버린다.

어찌 된 일인지, 윳쿠리 또한 그것을 이해하고 있는 듯하다.

 

마리사들은 본능적으로, 인간은 어느 마리사도 같은 마리사로밖에 보지 않는다고 알고 있다.

그 때문에, 자신이 아무리 나쁜 짓을 해도 책임이 추궁당하는 일은 없다고 얕보고 있는 부분이 있다.

마리사가 나쁜 짓을 했다고 해도, 어느 마리사가 했는지는 모를 것이다. 그러니 절대로 자신에게 해가 미치는 일은 없다.

 

그런 생각이, 윳쿠리의 게스화를 조장하고, 금뱃지를 취득해도 태연히 인간에게 이빨을 드러내는 윳쿠리를 양산해 버린다.

 

하지만, 이름을 빼앗고, 개체 각각을 구별할 수 있다고 인상 지어 키우면, 책임 회피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선량한 개체가 되기 쉬워진다.

새로운 이름을 부여한다는 것은 세뇌 수법에도 있으므로, 그 효과는 절대적이다.

 

남자는 투명한 상자에서 아기 마리사들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숨소리를 내며 자고 있던 아기 마리사들이, 졸린 눈을 비비면서 꼬물꼬물 일어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남자의 모습을 확인하자 입을 더럽히며 욕설을 퍼붓기 시작한다.

 

「뚕인간이 있는거제! 어서어서 달콤달콤을 내놓는고제!」

「꾸물꾸물하지 마는거제!」

「쩨계의 먀왕인 마리쨔를 내려다 보지 말라제!」

 

이 아기 마리사들은, 아직 불특정 다수 있는 마리사 중 한 마리에 불과하다.

그러니, 이렇게나 무책임하게 폭언을 내뱉을 수 있는 것이다.

개인을 특정당하는 공포가 없다면, 발언에 책임은 따르지 않는다.

 

그것은 마치――인터넷에 넘쳐나는 익명의 글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