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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윳 마리사 03

by 포로리 posted Apr 26,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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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흘러 가을이 되었다. 그동안 마리사에게는 마리사를 닮은 아이들 3마리와 와사종 1마리 총 4마리의 아이들이 생겼지만 느긋함은 느낄 수 없었고 그저 책임감만 느꼈다. 그도 그럴 것이다. 자신의 꿈을 빼앗아버린 못생긴 데이부에게 깔려 죽기 직전 종족번식의 본능에 의해 상쾌를 한 것인데 좋아할 리가 없었다. 그럼에도 마리사는 그들을 방치하지 않았다. 데이부 하나만으로 가득 차는 집이었기에 기본적으로 길드에서 가장 저렴하게 머물 수 있는 숙소에서 살다가 일주일에 한 번 일반 윳쿠리가족들이 일주일 동안 먹을 음식을 사 데이부들에게 전달했다. 다만 이때 전달하는 것은 사료 같은 것이 아니었다. 
아무리 저렴하다 하더라도 퀘스트보상으로 받는 금액으로 데이부들이 일주일 동안 먹을 만큼의 푸드를 구매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양만 많으면 되는거제" 

 

"알겠다제 그럭저럭맛 10개에 거래하는거제" 

 

그렇기에 마리사가 선택한 것은 주위에 있는 시장이었다. 길드건물의 주변에는 길드상점에서 구매할 수 있는 물건... 보존성이 뛰어난 윳쿠리푸드, 따뜻한 담요, 장난감 등과 자신이 갖고 있는 것을 교환하는 시장이 존재하였다. 그곳에서 마리사는 그럭저럭 맛 푸드 10개와 데이부들이 일주일 동안 먹을 음식을 교환하여 가져다주었다. 

 

"이 딴 거는 느긋할 수 없다구 데이부에게 어울리는 건 달-콤 달-콤이라구 지금 당장이 좋다구" 

 

"그러타규 레이뮤는 달-쿔 달-쿔이 어울린다고 이딴 건 똥노예나 먹으랴규" 

 

마리사의 꿈을 빼앗은 그날 맛있는 음식에 입맛이 올라버린 데이부와 먹어본 적도 없으면서 지 어미를 닮아 추잡하고 더러운 레이뮤가 음식을 가져올 때마다 자신을 노예취급하고 달콤한 것을 가져오라고 하지만 상관없었다. 

 

"마리쨔들이 당햐뉸곤 무능한 파파때뮨이라제"

 

자신이 없는 동안 학대나 차별을 받는지 초라한 모습을 한 마리쨔들이 자신을 저주해도 아무런 감정이 없었다. 마리사는 그저 그들을 무시하고 음식물쓰레기를 놓고 갈 뿐, 그것이 마리사의 마지막 남은 책임이자 가장으로서 의무였다. 

 


가을이 되면서 길드의 퀘스트에도 몇 가지 변화가 있었는데 그중 가장 큰 2가지를 말하자면 다음과 같았다. 
우선 약초수집(잡초제거) 퀘스트를 봄까지 받지 않게 되었다. 대부분의 모험윳들이 길드에서 운영하는 숙소에서 머문다면 더 이상 잡초가 나지 않는 겨울까지 퀘스트를 받고있었겠지만, 일반적인 모험윳들은 공원 내에 골판지로 집을 짓고 그곳에서 가정을 꾸려 생활하였고 하루일당만 가지고 가족들을 먹여 살릴 수 없었기에 보통은 현재의 마리사가 하는 것처럼 보존식이나 다양한 물건들을 시장에서 교환하여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생활을 하였다. 그런 모험윳들에게있어 길드에서 파는 보온재 같은 것은 꿈에도 못 꾸는 상황. 그렇기에 보온재로도 쓰고 비상식으로도 사용하는 잡초를 제거해 오라고 퀘스트로 낸다면 대부분의 모험윳들이 그해 겨울을 넘기지 못했기에 약초수집 퀘스트를 길드 게시판에서 제외되었다.(덕분에 동등급 모험윳들은 자원수집이라는 쓰레기를 모아 오는 일밖에 할 수 없었지만) 
그리고 다른 하나는 

 

"알고 있어 마리사 은행 줍기 하는구나 자세한 건 현장에서 들어야 해" 

 

긴급퀘스트로 은행 줍기가 추가된 것이었다. 비교적 뚜렷한 사계절에 버틸 수 있고 병충해에 강하여 가로수로 인기 있는 은행나무였지만 가을만되면 떨어지는 은행열매는 커다란 골칫거리이다. 돈이 많은 지자체라면 전용 수확기로 은행 열매가 익어 떨어지기 전에 수확하겠지만 마리사가 위치한 곳처럼 그런 비싼 물건을 들여놓은 돈이 없는 지자체의 경우 모험윳들의 겨울 동안 생존확률을 높일 겸 모험윳들에게 긴급퀘스트로 일을 맡기고 있었다. 
보상은 약초수집/광물채집의 10배나 되는 보상금과 더불어 따뜻한 물에 거품목욕, 중식제공과 야식으로 소금에 구운 은행열매 증정등 보통의 긴급퀘스트보다 매우 파격적인 조건. 이 정도면 누구에게나 인기 있을 퀘스트로 보였지만 그다지 인기 있지 않았다.

음식물 쓰레기를 먹고 혹은 먹었던 들윳쿠리라 할지라도 느긋할 수 없는 냄새, 그리고 은행 열매에 있는 독성물질로 인해 한동안 몸이 마비되는 등의 문제 때문에 돈이 정말로 필요한 경우에만 받는 퀘스트였다. 
마리사의 경우 겨울이 다가오다 보니 데이부들에게 줄 음식물쓰레기들의 값이 비싸져 기존의 퀘스트로는 자신이 굶지 않는 한 구할 수 없었기에 긴급퀘스트를 수락하였다. 

 


퀘스트를 받고 지정된 장소에 가보니 마리사와 같이 돈이 필요한 윳쿠리들이 모여있었다. 보기 드문 모성을 갖고 있고 혼자 2마리의 아이윳들을 키우고 있는 레이무(마리사가 처음 길드에 들어왔을 때 레미랴에게 날아가버린 그 레이무였다.), 씽씨를 갖고 싶어 돈을 모으고 있는 젊은 첸 등 하는 일이 겹치다 보니 이젠 익숙한 얼굴들이 그 자리에 있었다. 

 

"느긋하게 있으라구" 

 

"느긋하게 있으라구" 

 

서로가 얼마나 느긋할 수 없는지 알기에 되도록 느긋할 수 없는 내용들은 배척하고 대화하기를 몇 분, 마리사들의 앞에 인간의 씽씨가 도착하였다. 파란색의 1톤 트럭으로 어디서나 볼 수 있었지만 겉에는 마리사가 살고 있는 지역의 이름과 더불어 길드윳시스템과라고 적혀있었다. 잠시 뛰 경첩이 낡았는지 끼익 하고 열리는 조수석에서 몸첨부 레미랴가 나타났다. 

 

"가만히 있어 잘못하다 떨어지니까" 

 

몸첨부에 길드윳임을 나타내는 배지를 달고 있는 레미랴, 이미 몇 번인가 본적 있는 몸첨부 레미랴였지만 특유의 붉은 눈빛과 더불어 몸첨부 길드윳이라는 점 때문에 느긋할 수 없었다. 한 마리 한 마리 짐칸에 실려 도착한 곳은 20km 정도 되는 4차선 도로였다. 다시 한번 레미랴에게 내려져 주위를 보니 다른 지역에서 온 모험윳들도 퀘스트를 하기 위해 모여있었다.

 

"오늘은 여기를 다 치울 거야 플랑들은 너희가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도록 야생윳들을 처리하고 싱들을 다른 곳으로 보낼 테니 느긋하지 않게 일해" 

 

은행줍기는 몸첨부플랑의 말과 함께 일이 시작되었다. 
플랑의 말대로 몸첨부들은 현장을 관리하고 통제하기 시작하였다. 해당 도로를 사용하려는 사람이나 차량을 우회도로로 안내하고 하늘이나 땅으로 들어오려 하는 들윳쿠리들을 제재하거나 쫓아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그런 꼼수가 통할 것 같았어?" 

 

"그러어언!" 

 

모험윳들이 일을 제대로 하는지 확인하였다. 말 그대로 파격적인 보수이다. 그런 만큼 놀게 할 수 없다. 쓰레기와 같은 것은 겸사겸사 줍는다고 하지만 돌멩이나 흙과 같은 것을 섞어서 하면 처음부터 다시 하라는 의미로 해당 모험윳의 머리 위에서 자루를 털어내었다. 매우 모욕적인 상황임에도 모험윳인 그들에게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잘못한 것은 모욕당한 모험윳 본윳이였고 무엇보다도 그들은 길드에 있는 길드윳보다도 더 높은 등급의 길드윳, 즉 그 자리에서 모험윳자격을 박탈시킬 정도의 지위를 갖고 있었기에 그저 자신 앞에 있는 낙엽과 쓰레기 그리고 은행열매를 치웠다. 

 


중간중간 꼼수를 쓰다 걸려 좌절하는 모험윳들이 있었지만 일은 순탄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물론 몸첨부들이 감시하고 있어서 그런 것도 있었지만 점심으로 오렌지주스와 윳쿠리푸드 행복맛 10개 그리고 소금에 구운 은행열매가 모험윳들의 사기를 높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대로 아무 일만 없다면 오늘 목표인 이 도로 전체를 전부 청소할 수 있을 거라 모두가 그렇게 생각했다.

 

"모두피해!!!" 

 

다급한 목소리가 저 멀리서 들려왔다. 무슨 일이 지하고 고개를 돌려 본 그곳에는 요란한 경적과 함께 오토바이들이 마리사들을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 오토바이들은 명백히 마리사들과 같은 모험윳을 노리고 있었다. 몸첨부들까지 도와 모험윳들을 대피시켰지만 결국 그날 모인 모험윳의 1/10 정도가 죽고 말았다. 
추후 조사 끝에 잡힌 폭주족들은 평소에도 여러 문제를 일으키던 10대 중학생들이었다. 훔친 오토바이를 이용해 모험윳들을 죽이자는 계획을 며칠 전에 했고 딱히 길드윳인 몸첨부들을 피하고 모험윳들만 노렸던 게 아닌 그저 눈앞에 있는 것들을 죽였다고 진술하였다. 그와 동시에 '우린 아직 어리니까 괜찮다'는 느낌으로 매우 불손한태도로 경찰조사와 재판을 받았지만 소위 '인생은 실전이다.'라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어 남은 인생이 매우 힘들어졌다.

하지만 현재의 모험윳들에게는... 마리사에게는 그다지 중요한 게 아니었다.

 

"첸!!! 레이무!!!"

 

"씽씨.... 타고... 싶었는데...못타게되었어..."

 

"아가야들... 불쌍한... 아가야들..."

 

마리사는 살아남았다. 아니 살려주었다고 하는 편이 옳을 것이다. 이대로 가단 세 마리 모두 죽을 거라고 직감하고 가장 앞에 있던 마리사를 힘껏 밀쳐 마리사는 살아남았다. 하지만 첸과 레이무는 한계였다. 지부가 찢어져 몸을 구성하는 팥소가 반절이상 흩뿌려졌다. 비상용 오렌지주스가 있었지만 모두를 살리기엔 적은 양이였이 정도로 상처가 심하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알았기에 그저 아무 말 없이 울고 마지막유언을 들을 수밖에 없었다. 

 

"아가야들... 내 불쌍한 아가야들..." 

 

"레이무 걱정하지 말라제... 아가야들은 내가 돌본다제..." 

 

"아가... 야.... 마리사...ㄱ..." 

 

"첸은... 알고 있어... 마리사... 첸의 보상씨... 레이무... 아가ㅇ..." 

 

그날오후 결국 일은 끝나지 않은 채 길드로 돌아왔다. 길드는 죽어버린 모험윳들에관한업무와 더불어 살아남았지만 정신적 육체적으로 피해가 큰 윳쿠리들에 대한 보상을 서둘러 마련하고 지급하기 시작하였다. 
마리사는 보상금과 별개로 첸과 레이무의 재산까지 받게 되었다. 그들의 유언이 받아들여진 결과였다. 그리고 마리사는 그들의 유언대로 소원대로 살기 다짐하며 길드밖으로 나섰다.

 

"마리사 아저씨!" 

 

동료였던 레이무의 집, 마리사는 머뭇거리다 거짓말을 선택하였다. 엄마레이무는 돈을 많이 벌기 위해 먼 곳으로 떠났다고. 그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기에 그런 거짓말을 했지만 모험윳의 자식 아닐까. 마리사의 분위기나 표정으로 인해 거짓말이라는 것을 아는 눈치였다. 하지만 대놓고 내색하진 않았다. 그저 그렇구나 하며 마리사를 따를 뿐이었다. 마리사는 레이무를 대신해 열심히 아이들을 길렀다. 레이무와 첸이 남긴 돈은 물론 마리사가 데이부들에게 사용하던 돈역시 사용하여 아이들이 무엇 하나 부족함 없도록 아낌없이 사용하였다. 거처를 레이무의 집으로 옮기고 레이무의 아이들인 앨리스와 레이무자매를 자신의 아이들처럼... 아니 자신의 아이들과 달리 진심을 다해 정성껏 길렀다. 그런 마음을 알아준 걸까 아이들도 마리사를 자신의 아버지처럼 여기고 열심히 따랐다... 아니 따랐었다. 
그날은 운이 좋은 날이었다. 승점윳 레미랴가 집에 있는 아이들에게 주라며 폐기상품을 나눠주었다. 기본적으로 상점에 판매하는 것들은 유통기한이 지났거나 어딘가 하자가 있는 것이기에 레미랴가 준 것들은 '오늘 안 먹으면 못 먹어'라는 느낌의 것들이었지만 그래도 기분이 좋을 수밖에 없었다. 

 

"이건 아리슈가 좋아하는 거다제 매우 도시파적인 거다제" 

 

"이건 레이뮤가 좋아하는 거다제 언젠가 엄마야처럼 용감한 모험윳이 될 힘이 되어줄 거라제" 

 

그렇게 아이들이 기뻐할 생각에 기뻐하던 마리사였지만 

 

"마리사 늦었다구" 

 

"노예! 공쥬님을 배고프게 하다니 젯재라뀨!!!" 

 

그곳에 데이부가 있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매우 고급스러운 방안에 있었다. 마치 귀족들이 생활할법한 공간을 윳쿠리에 맞게 축소한듯한 방안, 마리사는 순간 자신이 천국에 온 것인가 하고 생각했지만 순간 느껴진 고통에 의해 자신에게 일어난 일이 떠올랐다.

집으로 돌아가니 어째선지 아이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데이부들이 거기에 있었다. 마리사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떨리는 목소리로 데이부들에게 물었지만 돌아온 데답은 트림이었다. 데이부들은 아이들을 먹고 그 자리를 차지했다. 그러면서 마리사에게 달콤한 것을 느긋하지 않게 내놓으라고 하는 데이 부들, 마리사는 순간 이성을 잃고 데이부를 공격하기 시작하였다. 어째서 자신의 소중한 것을 빼앗아가냐면서 화를 내는 마리사. 일반적인 윳쿠리였다면 단번에 짓뭉개졌겠지만 마리사보다 2배 이상 큰 데이부에게는 치명타가 되지 않았다. 

 

"데이부를 느긋하게 만들 수 없는 마리사는 젯제라구!" 

 

그렇게 시작되는 반격, 마리사는 그대로 데이부에게 짓뭉게... 까지가 마리사의 기억이었다. 
그 이후의 일은 잠시뒤 들어온 길드윳 묭이 말해주었다. 마리사가 도착하기 전 데이부와 아이윳들의 비명소리가 들린다는 신고를 듣고 해당장소로 모험윳들을 파견하였다. 그곳에서 마리사를 죽이고 있는 데이부를 발견한 모험윳들은 그 자리에서 마리사를 구출, 데이부들을 포획하는 데 성공하였고 마리사는 긴급수술(오렌지 주스 뿌리기)을 한 뒤 길드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방으로 옮겨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하였다. 
그 말을 조용히 들은 마리사는 묭에게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아가야들은..." 

 

묭은 말없이 고개를 저었다. 마리사는 울었다. 자신에게 조금만 더 힘이 있었다면... 자신이 조금만 더 똑똑했다면 자신을 살려준 동료윳의 아이들을 지켜줄 수 있었을 텐데, 아니 그전에 데이부를 만나지 않았을 텐데라며. 
그날 오후, 어느 정도 감정을 추스른 마리사를 묭이 길드 밖으로 데리고 나왔다. 거기에는 모험윳 뿐만 아니라 어른윳들이 다 모여있었고 그들의 중심에는 지부에 못이 박혀있는 데이부들과 어느 인간이 있었다. 
마리사는 데이부들을 보고 달려들려고 했지만, 묭에의해 제지당했다. '어째서!'라는 느낌으로 묭을 노려보자 '더 이상 마리사 자윳만의 일이 아니다묭'이라는 말과 함께 고개를 저었다.

마리사가 온 것을 확인한 길드윳 앨리스는 조금 앞으로 나와 모두가 들을정도로 큰 소리로 말을 하였다.

 

"지금부터 게스들의 제재 실시할거라구요. 요리사오빠야 도시파적으로 부탁한다구요"

 

그 말을 들은 몇몇의 윳쿠리들은 앞으로 무슨일이 일어날지 알고있다는 듯 몸을 흠칫했다.

 

"자 그럼 가볍게 시작해 볼까" 

 

라는 말과 함께 요리사오빠야라고 불린 사람은 데이부들의 지부에 박혀있던 못을 뽑아내었다. 자신을 구해준 것으로 아는지 인간을 바로 노예로 부르며 주위의 게스들을 제재하라고 외치는 데이부들, 요리사오빠야는 매우 느긋한 표정으로 데이부들을 바라봤다.

그리곤 

 

"느갸아아아악!!!" 

 

뜨겁게 달구어 빨갛게 변한 철판 위로 데이부들을 떨어트렸다. -지이이익-이라는 소리와 함께 구워지는 지부, 데이부들은 불판 위에서 도망치려 했지만 요리사오빠가 데이부들의 몸을 짓눌러 도망갈 수 없게 막았다. 데이부들이 불판에서 내려올 수 있던 것은 지부가 새까맣게 타버린 뒤였다. 지부가 불태워져 제저리에서 쭈욱 쭈욱 거리며 항의하고 뿌꾸라는 행동을 하며 위협을 하는데이부들, 하지만 데이부들은 몰랐다. 데이부가 어떤 짓을 저질렀는지 듣고 화를 내던 윳쿠리들이 '요리사가 올 거야'라는 말을 듣자 아이들을 대피시키고 '아무리 그래도 그건...'이라고 말했는지 

 

"그럼 본격적으로 시작해 볼까" 

 

요리사오빠는 우선 데이부들의 머리카락을 싹 다 뽑기 시작하였다. 단 한올의 머리카락도 허락되지 않는다는 듯 아주 조금의 머리숱이 보이는 것이 용서되지 않는다는 듯이 마지막에는 핀셋에 돋보기까지 사용하여 하나도 남김없이 뽑아내었다. 

 

"어쨰서 데이부들을 괴롭히는 거야!!!" 

 

"레이뮤는 아무고또 잘모탄게 없따게에에에!!!" 

 

그 뒤 혀를 망가트려 제대로 말을 하지 못하게 만들고 억지로 비윳쿠리증과 윳곰팡이증을 방지하는 약을 욱여넣었다. 
그런 뒤 천천히 입맛을 다시며 가방에서 가죽으로 된 작은 가방을 꺼내어 자신의 앞에 펼쳤다. 
그 안에 있는 것은 다양한 크기와 모양을 갖은 칼들이었다. 어떤 것은 뾰족했고 어떤 것은 뭉뚝했다. 또 어떤 것은 짧았고 어떤 것은 길었다. 
그런 나이프들 중 적당한 크기의 칼을 손에쥔 요리사오빠는 어미데이부의 뒤통수가 보이도록 몸을 움직였다.

 

 

공예란 실용성과 미(장식)의 양면을 조화시켜 일상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만드는 것. 그런 의미에서 윳쿠리... 특히 아무것도 하는 게 없으면서 남에게 명령하고 더욱 좋은 환경을 바라는 게스윳쿠리는 공예에 매우 알맞은 소재라고 볼 수 있었다. 
조금만 잘해주면 혹은 일이 잘되면 세상이 자신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줄 알고 인간에게 건방지게 구는 윳쿠리들에게 인간의 무서움, 압도적인 힘을 알려주고 동시에 인간이 만들어낼 수 있는 아름다움을 보여줄 수 있다. 
교만으로, 식욕으로, 시기로, 분노로, 음욕으로, 탐욕으로, 나태로 가득 차면찰수록 즉 몸이 크면 클수록 보여줄 수 있는 예술의 크기 역시 늘어난다. 
요리사오빠는 그렇게 생각하며 데이부들을 조각하기 시작하였다. 얇게, 깊게, 길게, 짧게... 자신의 피부와 살이 잘려나가는 고통 속 몸부림치지만 요리사오빠는 매우 능숙하게 잘라내었고 어느새 어미 데이부의 등뒤에는 화려한 꽃과 그위를 날아다니는 세 마리의 나비가 조각되어 있었다. 

 

"흐음..." 

 

하지만 이것만으론 무언가 부족한지 한참을 바라보는 요리사오빠, 이내 가볍게 손가락을 튕긴 뒤 어미 데이부의 정수리를 잘라내었다. 
그 뒤 아이데이부를 태양모양으로 조각한 뒤 데이부와 하나로 접착시켰다. 
그렇게 탄생한 작품은 말 그대로 아름다웠다. 데이부들이 고통에 몸부림치면 칠수록 마치 나비가 살아 움직이는 것 같았고 꽃이 바람에 흩날리는 것 같았으며 태양이 이글거리는 것 같았다. 
데이부들의 모습을 보고 만족하며 동영상촬영을 하는 요리사오빠. 반면 주위의 윳쿠리들은 그 모습을 보고 경악했다. 팥소가 저렇게 드러나있음에도 살아있다. '먹으십시오'라며 외치는 것 같지만 어떻게 망가트렸는지 '먹으십시으'라고 딱 한 글자만 틀리게 만들어 자살을 하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어미데이부는 비록 중추팥소가 보일지라도 뒤통수에 해당되는 영역만 깎인반면, 아이데이부의 경우는 말 그대로 입체적으로 깎였다. 중추팥소가 보일 정도로 깊게 깎아내었으며 피부로 덮여있는 공간보다 파여있는 공간이 더 많아 도대체 어떻게 살아있는 것인지 의문이 들정도였다.

그렇기에 이것을 본 들윳쿠리 중 일부는 팥소를 느긋할 수 없어 팥소를 토해냈고 일부는 차마 끝까지 못 보고 돌아갔다. 
하지만 길드윳쿠리... 사육윳쿠리로서 인간에 대해 배웠고 다양한 것을 봐온 그녀들은 달랐다. 

 

"대단한 거제..." 

 

"매우 도시파적이라구요!" 

 

자신들이 약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저렇게 되면 보통은 죽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살아있다. 그리고 아름다웠다. 그렇기에 그녀들은 감탄하고 있었다. 
마리사는 그런 그녀들을 보며 처음으로 '자신들과 그녀들은 다르다.'라고 느꼈다. 자신을 죽이려고 한... 자신의 모든 것을 빼앗은 용서못할 게스들이었이지만 저것은 보기 힘들었다. 그런 자신도 어느 순간부터 본윳의 모습이 겹쳐 보이면서 보기 힘들었는데 그녀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마치 자신들과 상관없다는 듯 보고 감탄하고있었다. 

 


어찌 보면 당연하지만 길드에는 화장실이 존재하였다. 비대까지는 아니지만 윳쿠리들의 크기나 모양에 맞춰 제작된 수세식좌변기로 이 부분에 있어서는 사육윳쿠리도 경험하는 수가 적을 정도로 매우 느긋한 화장실이 배치되어 있었다. 마리사가 모험윳으로서 활동하고 처음으로 화장실을 사용했을 때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몰라 당황하고 창피를 당했던 기억이 있었다. 그런 마리사가 화장실을 쓰고 가끔 들던 의문이 있었다. '저 응응 들은 어디로 가는 것인가?' 물론 평범한 인간의 건물들처럼 최종적으론 하수구를 타고 처리장으로 가는 것은 맞았지만 평범한 건물들과 달리 길드의 건물들은 한번 다른 곳을 거친 뒤 하수구로 흘려보내졌다.

마리사는 상점레미랴와 함께 데이부들을 데리고 지하로 내려가고 있었다. 당연히 집에 돌아갈 거라면서 가만히 있지 않던 데이부들이었지만 레미랴가 뿌린 라무네를 맞고 지금은 매우 느긋할 수 있는 꿈을 꾸는지 징그러운 표정을 하며 자고 있었다. 
반면 마리사는 조금은 느긋할 수 없었다. 길드의 다른 장소와 달리 이곳은 비상등만 켜져 있어 어두웠기에 레미랴의 실눈틈새로 빛나고 있는 섬뜩한 붉은 눈동자가 보였다. 평소에도 생각하고 있었지만 저런 첸과 같은 작은 몸에서 어떻게 저런 힘이 나는지 비닐봉지에 담긴 데이부들을 들고도 여유로운지 콧노래까지 부르며 날고 있다. 그리고 아까부터 왠지 모르게 느긋할 수 없는 냄새가 나고 느긋할 수 없는 소리가 들려온다. 설마 마리사도 본윳도 무언가 느긋할 수 없는 일에 당하는 게 아닐까 생각할 때쯤, 마리사와 레미랴는 거대한 철문 앞에 도착할 수 있었다.

습기가 가득해서 그런지 경첩에 녹이 슬어 요란한 소리와 함께 열리는 문, 마리사는 그 안을 보고 경악하였다. 

 

"제발용서해 줘!!!" 

 

"더 이상 싫어 집에돌아갈레!!" 

 

"마마 잘못했어!!!" 

 

잔뜩 있었다. 데이부들과 같이 어떻게 살아있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끔찍한 몰골을 한 윳쿠리들이 문의 높이보다 한참아래... 길드의 높이만큼 깊은 곳에서 울부짖고 있었다. 용서해 달라고, 구해달라고, 집에 돌려보내 달라고, 누군가에게 화를 내며, 누군가에게 애원하며, 누군가에게 용서를 빌며 각자 외치고 있었다. 
그들은 천장에서 물과 함께 떨어지는 응응과 시시를 맞고 때로는 먹고 있었고 모두 지부가 지져지거나 고장 나 움직이지 못한 채 최대한 눈을 옆으로 돌리며 마리사와 레미랴를 향해 외치고 있었다. 그 모습은 마치 아무것도 못하는 아기새가 사냥을 마치고 둥지로 돌아온 어미새를 향해 먹이를 구하는 것 같았다.
그런 곳을 향해 레미랴는 힘껏 날갯짓을 했다. 천장에서 떨어지는 물방울 하나조차 맞지 않고 요리조리 피하던 레미랴는 빈자리를 향해 몸을 힘껏 휘둘러 데이부들을 던졌다.

 

"게엑훅!!!" 

 

떨어지는 충격에 정신을 차린 데이부들은 한순간 올라오는 느긋할 수 없는 냄새에 경악하였다. 괴물과 같은 몰골을 하고 있는 윳쿠리들, 데이부들은 여기서 내보내달라고 외쳤지만 그 말을 들어줄 사람은 없었다. 

 

"이제 끝난다도 어서 가서 목욕하는다도" 

 

언제 돌아왔는지 마리사 옆에서 말을하는레미랴, 마리사는 눈앞에 펼쳐진 지옥에 그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목욕을 하고 마리사는 오랜만에 길드의 숙소에 들어가서 쉴 수 있었다. 마리사가 깨어난 그 호화로운 방이 아닌 성윳 한 마리가 들어가면 가득 차는, 소음 따윈 전혀 고려되지 않은설계로인해 주위 윳쿠리들의 소리가 그대로 들려오는 그런 방. 마리사는 지금은 그저 자고 싶었다. 마리사의 중추팥으로는 오늘 일어났던 일... 
자신의 아이처럼 키웠던 아이윳이 원수데이부들에게 죽은 것, 데이부들이 자신을 죽이려고 한 것, 데이부들이 인간에게 끔찍한 고문을 당한 것, 그런 데이부들을 자신이 동정한 것, 그리고 길드의 지하에는 그런 데이부들이 가는 무서운 방이 있다는 것 등을 다 받아 들 일수 없었다. 
그렇기에 일단 마리사는 잠을 자려 노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