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 온갖 뉴스와 신문, 라디오등에서는 난리가 났다.
[회장의 숨겨진 손자? 진실인가 거짓인가?]
[주가조작을 위한 거짓말이 아닌가?]
등의 찌라시가 나돌았지만 주식회사 Y.U.T에선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러한 내용의 뉴스들이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회장님."
"이러한 거짓뉴스들에 일일히 대응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쪽들이 원하는게 그 대응이니까말입니다. 낚시로 따지자면 그들은 찌라시와 거짓선동으로 떡밥을 뿌리고, 저희는 그들이 뿌려놓은 떡밥을 물밑에서 기다리는 물고기가 되버린 거지요. 제일 좋은건 떡밥을 아예 무시해버리는 겁니다."
"아 참, 제가 제공해 드린 숙소는 어땠습니까? 손자여."
"그런 고급 숙소는 처음 봤어요. 대체....."
옥 회장은 어젯밤 자신에게 온 난생 처음보는 친손자에게 최고급 숙소를 제공했다. 매우 넓은 로비에, 뷔페, 룸마다 벨만 누르면 달려오는 서비스 직원들. 아주 푹신한 침대에, 깨끗한 방, 커다란 스크린, 갖가지 시설이 갖춰진 숙소였다. 마치 인간의 집에 처음 들어온 야생 윳쿠리 같은 반응이었다.
"그 동안 고생만 하고 살았을 터인데 전혀 아깝지 않습니다. 이제부터의 교육에 대한 기대라고 봐도 되겠습니다. 부응해주십시오."
"감사합니다. 할아버님."
옥 회장은 책상 위에 있는 전화기의 번호를 누르더니 뭐라 지시하였다. 몇분 지나지 않아 꽤나 커다란 윳쿠리 사쿠야 하나가 머리에 은빛 접시를 가지고 왔다.
"늣! 회장님, 간식이라구요. 느긋하게 드시라구요!"
"고맙습니다. 접시 뚜껑을 열어주시겠습니까?"
"느긋하게 알았다구요."
사쿠야가 뚜껑을 열자 안에는 라무네로 재워진 작은 윳쿠리들이 있었다. 옆에는 꽤 작은 포크가 1개씩 있었고, 옥 회장은 포크를 하나 집었다.
"드시죠. 당분 보충은 중요합니다."
"에? 예, 알았습니다."
단은 옥 회장을 따라 포크를 들었다. 사쿠야는 접시를 책상 위에 두고는 느긋하게 먹으라며 인사를 하고 사라졌다.
"사에서 개량하여 만든 식용 윳쿠리입니다. 드시죠."
단은 옥 회장의 포크가 향하는 곳을 보았다. 곤히 잠들어서 침을 흘리고 있는 윳쿠리들중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마리사 한마리가 댕기머리로 몸을 긁다 굴러 떨어졌다. 그 마리사는 얼굴로 추락해서 충격으로 잠에서 깼다.
"느벳! 느! 마리사의 얼굴이 아프다제!"
떨어진 마리사는 고개를 들고는 커다란 인간 둘이 자신들을 보고 있는걸 보았다.
"느으? 오빠야들은 느긋한 인간씨냐제?"
"어, 응 안녕?"
"느긋하게 있으라...."
그 마리사는 말을 잇지 못하였다. 옥 회장이 들고 있던 포크가 한번에 중추팥소를 관통하여 즉사했기 때문으로, 마리사는 말을 하려고 입을 벌린 사이에 자신도 모르는 죽음을 맞게 되었다.
"이들은 어디까지나 '식용' 윳쿠리입니다. 이들과 대화를 시도할 가치는 없습니다."
말을 끝낸 옥 회장은 포크에 꿰어진 마리사를 입에 넣고 씹어먹었다. 회장은 마리사를 씹어먹는동안 별 다른 반응은 하지 않았고 다 씹어서 목으로 넘길쯤 되서야 다시 입을 열었다.
"자, 그럼 드셔보시는게 어떻겠습니까. 이 식용 윳쿠리들은 회사에서 개발한 신제품이라 아직 누구에게도 내놓지 않았습니다."
단은 살짝 긴장하며 포크로 혀를 내민채 자고 있던 레이무종 한마리를 툭툭 건드려 보았다. 건드리다 실수로 혀를 찔러버린 모양인지 레이무는 느비야아아아앗 하는 소리와 함께 깼다.
"레이무의 혀씨가 느긋하지 않게 아프다구! 거기 인간씨는 어서 아픈 레이무를 위해 달콤달콤을 가져와!"
단은 방금 옥 회장이 말한 말을 떠올렸다. 대화를 시도할 가치는 없는 단순한 식용 만쥬다.
"어서 달콤달콤을 가져오지 않고 뭐하는거야! 레이무 화나면 무섭다구! 무시무시한 뿌-꾸를 보고싶은거야? 바보같이 죽을거라구!"
"단순한 식용이라...."
"느으으으! 레이무 화났어! 공포의 뿌꾸 맛을 보라구! 뿌꾸!"
레이무가 뿌꾸를 하는동시에 단은 포크로 레이무를 위에서부터 찔렀다. 그와 동시에 느낀 한가지가 있었다. 딱딱함이었다.
"능야아아앙! 레이무의 머리씨가 아프다구우우우우!"
"직격하지 못한 모양입니다. 어설프게 찌르면 저렇게 발광해버립니다."
"중추팥소가 이렇게 딱딱한 거였나요?"
"뭔가를 눈치채셨습니까? 맞습니다. 이 윳쿠리들의 중추팥소는 단단한 견과류로 대체되어 있습니다. 호두, 아몬드, 잣, 땅콩.....유전자 단위부터 개량하여 중추팥소를 견과류로 바꾸는 작업에 최근에 성공했습니다. 종마다 견과류가 다르게 나타나긴 하지만, 별 문제는 없습니다."
"느기야아아아! 왜 아픈 레이무를 돌봐주지 않는거야아아아! 레이무는 비극의 가여운 프린세쓰씨라구우우우!!!"
"방금 찌른 레이무종은 호두로 대체되어 있습니다. 호두는 견과류중에서도 무른 편이지만 아무래도 관통해서 즉사시키는건 아직 어려운것 같습니다."
호두 레이무는 비극의 공주인 자신을 놔두고 자기들끼리만 떠드는 쓰레기 인간들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이렇게 아픈 자신을 두고 무시하다니, 이 얼마나 쓰레기 게스가 아닌가? 그러기에 레이무는 자신의 머리에 구멍이 뚫린 사실도 잊어버리고 다시한번 뿌꾸를 하였다.
"오? 다시한번 뿌꾸를 하는 모양입니다."
호두 레이무가 뿌꾸를 하자 머리에 뚫린 구멍으로 팥소가 치약처럼 짜내졌다. 당황한 호두레이무는 팥소씨 멈춰달라구 하면서 방방 뛰었으나 그 행동은 팥소의 손실을 더욱 가속화 시킬 뿐이었다.
"좀더....느그타고 시퍼써...."
결국 호두 레이무는 팥소가 전부 빠져버려 거죽만 남기고 죽어버렸다. 옥 회장은 레이무의 시체를 포크를 사용해 찢어버리고는 안에 있는 호두를 단에게 보여주었다.
"흐음, 아직 호두의 크기가 작습니다. 조금만 더 크게 키우는 개량을 해야 할것 같습니다."
옥 회장은 호두 레이무가 발광하면서 더러워진 책상을 보았다. 혀를 한번 츳 하고 차고는 손을 팥소쪽에 뻗고는 말하였다.
"나이트버그양, 청소를 부탁드립니다. 덤으로 저기 있는 시제품들도 같이 처리해 주십시오."
"맞겨달라구!"
회장의 옷 소매에서 윳쿠리 리글들이 바글바글 기어나왔다. 단은 기겁했으나 회장은 아무렇지 않은채 마지막 한마리의 리글이 나올때까지 손을 뻗고 있었다.
수많은 리글들은 책상에 흩뿌려진 팥소를 핥아먹고, 잠들어 있던 견과류 윳쿠리들마저 뜯어먹었다.
그 와중에 살려달라는 비명소리가 회장실을 가득 채웠으나 리글들은 매일 있는 일이라는 듯이 견과류 윳쿠리들이 다 먹어치워질때까지 물어뜯었다.
"느긋하게 다 먹었다구! 고맙다구!"
"수고했습니다. 나이트버그양, 돌아와서 휴식하십시오."
회장이 다시 손을 뻗자 수많은 리글들은 다시한번 회장의 손을 타고 옷소매쪽으로 기어올라갔다. 마지막 한마리까지 타고 들어가자 회장은 손을 거두고 단에게 질문하였다.
"자, 오늘의 간식시간은 어땠습니까?"
"신제품 평가시간인가요?"
"푸흣, 반은 맞습니다. 윳쿠리란 원래 팥소와 기타 음식물로 이루어진 생물들, 그 속을 바꾸는 것도 개량입니다. 오늘은 손자여, 당신에게 평을 부탁드렸던 겁니다."
"저기저기, 리글은 어땠어?"
순간 회장의 등 뒤에서 손이 튀어나와 회장을 껴안았다. 그 뒤로는 더듬이가 달린 녹색 머리를 한 여성이 킥킥거리며 옆으로 한바퀴 빙글 돌아 나왔다.
"소개합니다. 이쪽은 나이트버그양입니다. 제 개인 호위로 두고 있습니다."
"안녕~잘 부탁해 회장 손자님!"
정장을 입은 리글은 더듬이와 날개를 파닥파닥거리면서 킥킥댔다.
"다음 수업때 부를테니 이만 숙소로 돌아가셔서 휴식을 취하십시오. 그 다음 수업때는 요원을 보내겠습니다. 그들과 함께 해주시면 되겠습니다."
"예, 알았습니다. 할아버님."
"자 그럼 리글이 숙소까지 안내해줄게. 같이가자."
리글은 단은 일으키고는 등을 떠밀어서 방을 나갔다. 회장은 둘이 방을 나가는 모습을 지켜보았고 문이 닫힐때까지 기다렸다.
"나이트버그양, 당신이 보기에는 어때보였습니까."
회장은 손등에 있는 자그마한 윳쿠리 리글 한마리에게 말을 걸었다. 리글은 더듬이를 몇번 움직이고는 회장에게 입을 열었다.
"초조해보였어. 책상 밑에서 보니까 계속 다리를 덜덜 떨고 있었는걸."
"그렇습니까. 그러하면 다음 수업때는 그 이유를 물어보겠습니다."
"그게 말이 돼? 어째서 너만 온건데?!"
"마리사를 그만흔들고 느긋하게 들어달라제! 어쩔수 없었다제. 회장이 회장실 밖으로 내보내곤 마리사는 곧바로 유카리한테서 집으로 돌아가라는 명령밖에 듣지 못한거제."
"아빠는? 아빠는 어디에 간거야?"
"느으.....그게, 설이 아빠야는 지금 설이를 느긋하게 해주기 위해서 느긋하지 않게 공부를 하고 있을거라제. 사실 마리사도 잘 모르겠다제."
애꾸 마리사는 혼자서 단의 집으로 돌아왔다. 백이 왜 그녀석을 다시 보내버리냐며 유카리에게 말했지만 유카리는 회장님 명령이라며 강제로 공간을 열어 보내버렸다.
결과는 보다시피, 초조해하는 가족들이 남았을 뿐이다.
"그이가 제발 몸 성해야 할텐데....."
혼은 계속해서 걱정하고 걱정했다. 온 집안을 걸어다니며 머리를 싸맸고, 애꾸 마리사가 강제로 쉬게 할정도로 감정이 격양되어 있었다.
혼은, 날이 밝으면 주식회사 Y.U.T이 있는 대도시로 가볼 생각이었다. 방법은 없었다. 다짜고짜 찾아가는 것이었지만 그것 외에는 없었다.
초조하기는 단도 마찬가지였다. 최고급 숙소였지만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자신이 납치되고 나서 가족들은 멀쩡한지, 무슨일을 당하지는 않았는지. 걱정이 되었다. 설상가상으로 전화기도 연락할 수단도 모두 없었기에 절망적이었다고 할 수 있을것이다.
날이 밝으면, 회장에게 가서 자신의 가족에게 갔다 와도 되겠냐고 물어볼 생각이다.
그 부부는 각기 다른 장소에서, 잠을 청하며, 같은 생각을 했다.
'남편이/아내가 제발 안전하길....'
다음 날이 밝자, 단은 곧바로 회장실을 찾아갔다. 아직 새벽이었는데도 회장은 그 누구보다 일찍 회사에 있었다.
"흠, 아직 수업시간은 아닌걸로 기억하는데요. 혹 무슨 할 말이라도 있으십니까?"
"할아버님, 정말 죄송하지만 집에 한번 갔다와도 될까요?"
"어떤 이유에서인가요?"
"가족들이 잘 있는지 걱정됩니다. 인사도 못하고 외삼촌에게 끌려와서 여기 있으니 가족들니 너무 걱정됩니다."
"가족이라, 처음듣는 얘기군요."
"아내와 딸이 하나 있습니다. 그들도 뉴스를 봤을테지만, 제가 직접가서 얘기하고 올려고 합니다. 그러면 안심하지 않을까요."
"좋습니다. 가족들에게 갔다 오십시오. 수업은 그 후에 해도 늦지 않으니까요. 단, 요원을 몇 붙여줄테니 데려가십시오. 당신은 이제 유명인이 되어서 노리는 사람이 있을테니까요."
단은 연신 감사하다고 인사하면서 집에 돌아갈 준비를 했다.
그 무렵, 단의 집에서도 분주함이 일었다.
"설아, 퀸하고 마리사 언니 말 잘 듣고 있어야한다. 알았지? 엄마는 아빠 만나고 올테니까. 며칠 뒤에 올거야."
"응, 알아써."
"걱정말라제! 퀸하고 마리사가 설이 잘 돌보고 있겠다제."
"응, 잘, 갔다 와."
혼은 털모자를 푹 눌러쓰고 짐을 챙기고는 주식회사 Y.U.T이 위치한 대도시로 떠났다. 가기전에 설이를 한번 숨이 막힐정도로 꼬옥 안아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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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가족의 운명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