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사님의 자서전! 씨인 고제!
경건한 마음으로 바짝 엎드려서 읽으라제! 늣헴!
최고, 라는 단어는 감히 아무나 입에 담을 수 있는 게 아니다.
最高. 가장 높음. 으뜸인 것, 또는 으뜸이 될 만한 것.
으뜸이란 '많은 것 가운데 가장 뛰어난 것, 또는 첫째가 되는 것'을 의미하는 말.
그러니 최고라고 불리기 위해서는 적어도 그 분야에서 가장 뛰어나고 높은 기량을 가져야만 한다.
그렇지 아니한 것들을 최고라고 부르는 것은 쌀밥을 찰밥이라 부르는 것과 같다.
눈 앞의 대상을 호도하는 것이며, 그렇기에 그 대상 앞에 붙은 수식언은 아무런 의미도 갖지 못하는 것이다.
만물의 법칙을 무시하는 윳쿠리도 언어의 규칙을 빗겨갈 수는 없다.
레이무 종이 통상의 윳쿠리보다 진한 모성애를 지닌 것은 자신들이 육아의 달윳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마리사 종이 사냥에 능한 이유는 그들이 스스로를 무리 제일의 구르메라고 여긴 덕분이다.
파츄리 종이 머스타드 만쥬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지능을 가진 비결은 숲의 현자라는 믿음이다.
때때로 믿음의 힘은 밀가루를 강철로 만들며 고기만두를 날아다니는 현상을 야기하기도 한다.
모두 인간의 언어로써 자신을 정의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자윳의 장래에 대해 조금 더 깊고 상세히 생각할 사고력이 있었다면 지구의 주인은 윳쿠리였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대다수의 윳쿠리는 '윳쿠리 중 으뜸'이라는 믿음에 그치므로, 오늘도 먹이사슬의 최하위에 머무르고 만다.
오늘도 '검술의 달윳' 요우무는 나뭇가지로 싸움을 걸다 자멸할 것이다.
내일도 '무리의 최강 아기윳' 마리쨔는 인간씨에게 달콤달콤을 요구하다 파멸할 테다.
기적의 힘을 활용하는 수준이 1차원적인 정도에 그치기 때문에.
그리고 여기, 자신을 감히 '최고'의 구르메라 칭하는 마리챠가 있다.
무리의 아기윳중 최고라는 생각을, 무리에서 최강이라는 관념을, 윳쿠리의 정점이라는 편견을 넘어선 마리챠가 있다.
마리챠가 '최고'라는 단어의 무게에 대해 느꼈던 것은 언제부터였을까?
아이 윳쿠리 시절, 마을을 습격한 레미랴 무리와의 싸움에서 혈혈단윳으로 승리했을 무렵부터?
아기 윳쿠리 시절, 절세미인인 어머니와 아버지를 보며 자윳이 물려받은 팥소의 가치를 깨달았을 때부터?
건강한 출산을 위해 양질의 음식을 섭취하던 어머니로부터 행복만 기억만을 받아온 열매 윳쿠리 시절부터?
아니면... 어미의 몸에 도달하기 전의 정자 팥소 당시가 시초인가?
감히 마리챠의 '최고'의 계기를 추측할 수 없다.
그의 행적을 되짚던 전세계의 윳쿠리학자가 모두 살해당했기 때문이다.
믿음의 힘 따위 가지지 못한 인간은 그저 윳쿠리님이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 벌벌 떨며 재앙의 근원을 상상할 뿐...
이것은 '세계 최고'의 구르메, 마리챠에 대한 두려움과 경외감을 담아 한 자 한 자 눌러쓰는 묵시록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마리챠의 어린 시절은 비극의 연속이었다.
마리챠의 부모와 살아가던 야생 윳쿠리 무리는 감히 '세계 최고의 구르메'를 맞이할 준비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방울토마토만했던 마리챠가 두 눈을 부릅뜨고 부모로부터 분리돼, 처음 땅 위에 착지하는 순간.
반경 100km에 명확한 수치로서 나타낼 수 없는 지진이 발생했고 3.5초의 짧은 시간 동안 무수한 피해가 벌어졌다.
빌딩이 숲처럼 늘어선 인간씨들의 마을에도 혼돈이 찾아왔거늘, 감히 윳쿠리가 감당할 수 있는 재앙이 아니었다.
싱글맘으로서 보석보다 아름다운 아이 윳쿠리를 홀로 키우던 가련하고 강한 어머니 데이부는
통상의 윳쿠리보다 두 배는 넓은 면적의 비계 저부로 진동을 고스란히 받아낸 탓에,
기름진 팥소를 온몸으로 흩뿌리며 절명했다.
옆집 마리사와 결혼하기 전까지 순결을 맹세했던 앨리스는 윳쿠리로서의 평생치 이상의 흥분과 함께
중추팥소까지 페니페니로서 분출한 끝에 껍질만 남고 말았다.
그 마을에서 마리챠의 탄생을 감당할 수 있었던 윳쿠리는 오직 그의 부모뿐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숲의 아이돌이었으며 사냥꾼 인간씨조차 얼굴을 붉히게 하는 성윳으로 성장한 레이무,
햇살을 머금은 아름다운 금발과 호박 두 개를 세공한 듯한 눈의 미청년 윳쿠리 마리사.
그들만이 마리챠의 '강림'을 감당할 수 있었으며 고통을 이겨내는 동안 자윳들이 무엇을 '창조'했는지 깨달았다.
그리고 눈물을 흘렸다.
동료들의 죽음에 대한 슬픔의 눈물이기도 했으나 무거운 숙명을 짊어진 자윳에 대한 연민의 눈물이기도 했다.
진동이 멈췄을 때, 영원한 번영을 약속한 마을은 팥과 크림의 지옥으로 변해 있었다.
그날 저녁에 마을을 습격하기로 계획했던 옆 봉우리의 레밀리아 가족조차도
"느그타게 이쓰라제에에에에에!!!!!!"라는 표효에
그만 만두피를 흩뿌리며 전자레인지 속 달걀 신세가 되었다.
마리챠가 태어나지 않았다면 마을의 윳쿠리들은 그날 밤 맛난 야생 만쥬로 전락할 터였다.
마리챠가 존재하지 않았다면 근처의 윳쿠리 무리는 평생을 포식종에 대한 공포 속에 떨었을 테다.
그 사실을 알고 있었던 미셸 오바마는 망연자실하게 호놀룰루의 밤하늘을 올려다봤다.
"오늘은 피를 흘려도 상관없어." 그녀가 옆에 서있던 버락 오바마를 흘겨보며 속삭였다.
"금속 다리로 구두를 신고 춤추는 네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데. 그걸 본 순간 나는 사랑에 빠졌지."
오바마는 황급히 백악관 직통 전화를 사용해 조 바이든에게 인류의 위기를 전했으나,
복잡한 국제 정세에 얽매여 있던 대통령은 섵불리 군의 고급 인력을 파견하지 못했다.
그렇게 골든타임은 지나갔다.
부모로부터 태어나던 순간의 이야기를 들은 마리챠는 자윳을 '세계 최고의 구르메'라고 믿게 되었다.
-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