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쨔의 귀밑털씨가아아! 그만! 그만햐라졔에에에!"
"매끈해졌다도~"
집 창고에서 접이식 의자를 갖고 나오니 셋째마리쨔가 대머리가 되어있었다.
"오쨰셔 레미랴가 있눈고졔에에! 지굼 낮씨라졔!"
"레미랴 부지런하다도~ 일찍 일어나는... 뭐였는지 까먹었다도~"
"새"
"맞다도! 일찍 일어나는 벌레씨가 새를 잡는다도~ ... 다도?"
"늇?! 닌간씨이이이이! 마리쨔 살려댤랴졔에에에!"
의자에 앉아 레미랴에게 도움을 주는 내 목소리를 듣고 레미랴가 나를 알아채 행동을 멈추는 것과 동시에 마리쨔의 구원요청이 들어왔다.
"우, 이 달콤달콤 사육윳인거냐도?"
"그, 그러타졔! 마리쨔 사육윳인고졔! 건들면 안되는고졔!"
"너 사육윳 아니잖아"
"조용히 하랴졔!"
마치 오랜 전우의 배신을 본 것만 같은 절망적인 표정으로 소리지르는 마리쨔.
"너 이제 야생윳이잖아. 정확히 5분 전부터"
마리쨔 탐험대가 탐험을 시작 후 10분 내에 전멸할 확률이 80%라는 가공소의 통계를 기억해 서둘러 의자를 찾아왔음에도 늦어버려 대머리 가공의 과정은 놓쳐버렸다.
"뭐냐도, 야생윳이었냐도. 레미랴를 겁주다니 용서할 수 없다도! 모자도 찢어서 없으니 다음은 그 눈깔을 빼버린다도!"
"느삐아아아아아! 마리쨔의 댜이아몬드됴 울고가눈 눈씨..."
"보석씨를 모욕하지 말라도!"
"마쨔에 허찌가아아아! 니가찌이이이! 마쨔 사려죠!"
저놈은 내 눈에 씌인 3D안경의 의미를 모르고 있겠지. 하지만 이대로 보고만 있기도 좀 그렇다.
"레미랴"
"우, 오빠야, 왜그러냐도?"
"레미라, 크이나고졔! 니가찌 개쎼고졔! 레미라따이 찌져주기누고졔에에에!"
혀가 짤려서 듣기 힘들지만 대충 넌 뒤졌다같은 말을 하고 있다. 하지만 녀석에게는 안타깝게도 이 레미랴는 나랑 아는사이다.
"형은 지금 뭐해?"
"레미랴의 아빠엄마를 죽인 꼬마랑 있다도. 밭씨 키우는 오빠언니야 전부 모아놓고 공개처형 중인거다도~"
"머하냐졔에에! 마쨔 주거버리누고졔에에에!"
"그놈들 드디어 참교육 하는구나"
경비 레미랴가 죄다 고기만두가 되어버리는 바람에 윳쿠리한테 밭을 싹 털린 뒤로 농사짓던 어르신들의 얼굴이 마치 화난 데이부처럼 되어 요즘 마을 분위기가 싸늘했었는데 드디어 범인을 잡았나보다.
마리사가 말했던대로 보통 레미랴는 밤에 활동하겠지만 이녀석은 낮에 밭으로 침입하는 들윳들을 잡기 위해 가공소에서 품종개량한 주행성 경비 레미랴다.
"오빠야도 꼬마들 제재하는데 참석한다고 밭은 레미랴들한테 맡긴거다도~ 오빠야가 레미랴한테 믿고있다고 했다도~ 레미랴 오빠야한테 도움되는 엘리트 경비윳이다도~"
"근데 왜 여깄냐"
"다도?... 여기 어디냐도?!"
"엘리트는 개뿔, 빨리가서 밭이나 지켜. 밭 못지키면 형이 모히칸으로 변신할지도 모른다"
"모히칸은 느긋할 수 없다도오오!"
저번에 형이 말해줬던대로 아직 교육이 부족한가보다. 저놈이 지키는 밭은 분명 윳쿠리가 많이 못 오도록 산과 반대쪽에 있다. 즉 우리집의 반대쪽 끝에 있다는 거다.
"대체 뭘 하면 마을 반대쪽까지 오도록 눈치를 못챌까. 안그래?"
"어댸뎌... 어댸뎌 구냥 보내누고졔... 마쨔 주기려하 게수라졔..."
저부마저 찢겨나가 팥소를 흘리고 있는 마리쨔가 목소리를 쥐어짜내 내게 물었다.
"그야 쟨 마을의 소중한 재산이니까. 야생윳쿠리를 한마리 죽이든 백마리 죽이든 내가 어떻게 건드려. 애초에 나랑 친한 놈이기도 하고"
"마쨔, 마쨔도 소주한 섕명이랴졔. 어댸뎌 구해주지 아누고졔?"
"그야 넌 야생윳이니까. 내 사육윳도 아닌데 굳이 지켜줄 필요 없지"
"아니랴졔. 구러리 업누고졔. 마쨔 니가찌햐테 자보이려고 개쳐럼 기어눈데. 마랴고시푸거 저부 참아다졔. 마쨔 차칸 유꾸리인데. 부명 니가찌가 도와져야 해댜졔. 구로데 오쟤셔..."
"너, 설마 집가는데 위험해지면 내가 도와주기라도 할 줄 알았어?"
마리쨔 탐험대를 살윳수단으로 쓸 정도로 그 의미를 잘 이해하고 있는 녀석이 왜 이제와서 혼자 나가겠다고 했는지 좀 걸렸었다. 그런데 아무래도 정작 위험해지면 뒤에서 내가 뭐라도 해줄거라고 진심으로 믿고 있었나보다.
"집가는데 위험한 건 내가 치워줄거다, 그런 계획씨였냐?"
"오쟤셔... 마쨔, 마쨔가 이러케 허무하게 쥬굴 리 업누고졔! 마쨔 영유시라졔! 니가찌! 졔발! 마쨔 펴버한 유꾸리가 아니랴졔! 이러데셔 쥬구면 세계적 소실이고졔!"
"확실히 넌 꽤 특별할지도 모르지. 인간과의 힘의 차이도 잘 알고 눈치도 있고 상황판단력, 계획성 등 전부 내가 지금까지 본 윳쿠리중 제일이야. 네놈이 진짜 내가 아는 윳쿠리가 맞나 싶을 정도지"
"구러탸졔! 구러니 마쨔..."
"근데 이거 알아?"
"유...?"
"난 말이지. 별로 네가 마음에 든다거나 하지 않거든? 그래서 네가 사육윳쿠리를 그만둔다고 했을때 알겠다고 한거야. 넌 필요가 없어서"
"오쟤셔..."
아까부터 어째서만 말하고 있는 셋째마리쨔. 아무리 머리가 좋아도 윳쿠리인 이상 이해할 수 있는 한계를 넘지는 못한다.
"네가 싫다거나 한 건 아니야. 하지만 그렇다고 딱히 널 특별히 생각한 적도 없어"
"구러거 이샹하댜졔. 마쨔 특별하댜졔. 다르 유꾸리랑 댜르댜졔"
"다른 윳쿠리랑 다르지. 마치 윳쿠리가 아닌 것 같아. 그래서 필요없어"
"오쨰셔?"
"넌 말이지, 재미가 없어. 항상 내 눈치보며 바른말만 하고 뭔가 흥미를 끌만한 행동은 도저히 하질 안잖아? 지금 내가 너희들을 키우는 유일한 이유는 지루하지 않게 해주는 심심풀이용 장난감이 필요해서인데, 넌 조금도 재밌지 않아"
"구런... 말도 안되다졔... 마쨔눈 특별한 유꾸리이데... 특벼한 마쨔니까 사라야 하누데..."
자신은 특별한 윳쿠리라고 자부하고 있었는데 그 특별함 때문에 도움받지 못하고 죽어가고 있다. 자신의 존재를 부정당한 느낌이라도 들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역시 머리가 잘 돌아가는 녀석답게 곧바로 말을 바꿨다.
"마쨔, 마쨔 특별한 유꾸리 그마두댜졔! 마쨔 평범하 유꾸리랴졔! 매일매일 바보지도 하누고졔! 니가찌 매일 우껴주누고졔! 구러니 사려다랴졔!"
혀끝이 잘려 발음조차 제대로 못하는 입으로 이젠 보통 윳쿠리보다 훨씬 뛰어나다는 자윳의 특별함마저 스스로 부정하는 마리쨔.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 살기위해 목소리를 쥐어짜는 그 표정은 평소에 마리쨔의 동생 막내마리쨔가 짓는 우는 표정과 똑 닮아있었다.
"그러고 있으니 확실히 어디에나 있는 평범한 윳쿠리같네. 네가 멍청하다고 죽이려 했던 동생이랑 아주 판박이야. 그래, 아무래도 날 즐겁게 해주는 것도 가능은 하겠네"
"구려며 마쨔..."
"근데 안돼"
"오쨰셔...? 마쨔 사려주지 안눈고졔?"
지금까지 굳이 말하지 않았던, 하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 어느 무엇보다도 중요한 진실을 지금 말해주기로 했다.
"사실 아까 네 언니 레이뮤 제재할 때 집에 있던 오렌지 주스를 다 써버렸거든. 치료해주고 싶어도 못 해. 이제야 말해서 미안"
그렇다. 이쑤시개로 찔리는 극한의 고통을 맛보면서도 끝까지 헛소리를 멈추지 않는 와사놈을 조용히 시키느라 오렌지 주스를 전부 써버렸다. 지금 새 주스를 사러 가봤자 돌아왔을 땐 이미 팥소가 다 새서 죽어있을 것이다.
이 충격적인 사실을 듣고 마리쨔가 지은 표정은 내가 지금까지 봐왔던 어떤 표정보다도 자극적이고 난폭한 분노의 형상이었다.
"레이뮤... 레이뮤우우우우우우우!!!! 주겨버리게땨졔에에에! 레이뮤우우우우우우!!!! 느웨엑!"
"아, 팥소 토했네"
결국 셋째 마리쨔는 그토록 미워했던 언니를 부르짖으며 윳생을 다했다.
스스로 뛰어난 윳쿠리라고 자부하던, 그리고 실제로 상상 이상의 모습을 보여줬던 영윳은 결국 마리쨔 탐험대의 운명에 가로막혀 길가의 쓰레기로 전락해버린 것이다.
"시끄럽다구! 아가야가 느긋하지 못하자나! 윳? 마리사, 여기 아가야가 죽어있다구"
"그 위에 인간씨는 안보이냐제?"
"윳? 인간씨, 오랜만이라구!"
"고작 4일 지났다"
"4일이 뭐냐구?"
"에휴..."
모자 위에 아기윳쿠리 두마리를 올린 채 한숨을 쉬는 마리사와 멍-청한 표정의 레이무. 지금 죽어있는 시체의 부모들이다.
"이 윳쿠리... 무슨 종인지 모르겠다제"
"마리사야"
"음, 이 마리사 머리털 하나 없이 매끈한거제. 이건 학대오빠야가 섬세하게 죄다 뽑아버린 것 같다제. 혹시 인간씨가 한거냐제?"
"아니, 그거 레미랴가 한건데"
아무래도 그 레미랴는 학대의 프로였던 듯하다.
"어쨌든 잘됐다제. 인간씨, 잠깐 실례하는거제. 아가야들한테 교육씨를 하는거제"
저번에 만나서 얘기한 걸로 내가 자윳들에게 위해를 끼칠 사람은 아니라 판단했는지 저번보다 내게 말하는 게 매끄럽다.
"아뺘, 무섭댜졔..."
"아빠야도 그닥 보고싶지는 않은거제. 하지만 훌륭한 윳쿠리가 되기 위해 거쳐가는 관문씨인거제"
마리사가 모자 위에서 내려놓은 윳쿠리는 레이뮤와 마리쨔 각각 한마리. 긴장한 채 나를 잠시 올려다보다 윳사체로 시선을 옮겨 아빠 마리사와 대화를 이어갔다.
"아마 이 아가야는 야생윳쿠리인거제. 몸씨에 전체적으로 흙과 풀찌꺼기가 말라붙은 게 보이냐제?"
"보인다규! 숲씨에셔 오럐사라셔 묻은거랴규!"
'그러고보니 나 왜 얘네 안씻겼지?'
역시 나는 애완동물을 기르면 안되는 사람이었나보다. 수조 물가는 것을 깜빡해 키우던 물고기를 다 죽이고 이젠 그 수조에서 키우는 윳쿠리들도 더럽게 방치해두고 있었다.
"아마 이 마리사 아가야는 부모 몰래 마리쨔 탐험대를 했을거제"
"왜 그렇게 생각해?"
"몸씨가 빵빵한게 분명 잘 먹고 자란거제. 그러니 고아윳은 아니겠고 부ㆍ모ㆍ가ㆍ자ㆍ는ㆍ사ㆍ이ㆍ에 몰래 집을 나온 것 같다제, 이 레이무같은 윳쿠리가!"
"미안하다구! 반성하고 있다구!"
아직도 그 일로 갈굼이 계속되고 있었던 듯하다.
"어쨌든 아가야들, 무서워도 똑똑히 봐두는거제. 아빠야가 누누히 말하지만 마리쨔 탐험대같은 걸 하는 병윳은 전부 이렇게 되는거제. 온몸의 털씨를 다 뽑히고 모자도 없어져 부모조차도 알아볼 수 없는 비참한 결말을 맞는거제"
"레뮤눈 아뺘말 잘둗눈 뉴꾸리라규! 마리쨔 탐험댸따위 하눈 뉴꾸리눈 뉴꾸리의 수치라규! 가족듈이 불쌍한 거라규!"
"마쨔눈 졀댸 이로케 늇섕을 끝마치기 시룬고졔. 이 시체씨 절댸 잊지 아눌꼬라졔"
"역시 마리사의 자랑인 아가야들이라제. 진작에 이렇게 키웠어야 했는데 사냥씨를 한다고 이전 아가야들한테는 미처 관심을 쏟아주지 못한거제..."
"뭐, 그렇게 다들 배워가는 거니까. 그나저나 가족들끼리 어디가는거야?"
"마리사가 사냥씨를 하는동안 아가야들을 내버려두면 위험한거제. 그래서 앞으로 사냥씨를 갈 때에는 가족 모두 함께 가기로 한거제. 거기서 아가야들한테 조기교육씨를 하는거제"
"오, 그런데 잘못하면 아기윳들이 위험해지거나 하지 않아?"
"레이무가 그렇게 두지 않는다구! 소중한 아가야를 지키기 위해 레이무 절대 눈씨를 떼지 않기로 했다구!"
"멍청한 네가?"
"워댸뎌 구런말을 하눈고야!"
'네가 아기들을 방치한 탓에 지금 여기 한 놈 죽었으니까'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말을 삼켰다.
"솔직히 마리사도 조금 못미덥긴 하다제. 하지만 그래도 요즘은 시키는 것만은 어떻게든 하고 있는거제. 아가야들도 똑부러지니 맡겨보기로 했다제"
"엄먀아뺘 옆이 가쟝 안!전!하댜규! 레뮤 댜룬 데 섀지 안코 꼭 붙어있울꼬야!"
"마쨔 사냥쒸 잘 배워셔 훌륭한 뉴꾸리가 되눈고졔!"
확실히 이놈들은 영리해 보인다. 야생윳쿠리로 전락했음에도 팥소가 열화되지 않고 이렇게 뛰어난 아기윳쿠리들을 만들어 내는 걸 보고 있자니 역시 이놈을 야생으로 두는 것은 아깝다고 생각했다
'운 좋으면 네 가치를 알아보는 사람을 만나겠지'
물론 생각만 했다.
"나는 이만 간다"
"마리사들도 사냥하러 다시 출발하는거제. 잘 지내라제!"
"그래. 너희들도 잘 지내라"
그렇게 마리사 가족들과 작별인사를 하고 집안으로 들어오니 제재에 지쳐 쓰러져있던 윳쿠리 세마리가 잠들어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 좀 씻겨놔야겠다"
나중에 깨어난 윳쿠리들을 씻길 때 난동부리는 큰놈들때문에 좀 애를 먹긴 했지만 그래도 오렌지주스가 필요한 일 없이 무사히 끝마칠 수 있었다.
학대
2021.03.09 08:49
야생윳 마리쨔의 사육윳 생활 -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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