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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우고 있다는 윳쿠리가 이거야? 딱 봐도 게스같은데"

"아이됼 레뮤님한테 건방지댜규! 머릿수 늘어나따고 기세등등쒸라니, 응응됴 이러케 멍!청!하진 안눈다규!"

"마리쨔룰 게스라고 하댜니, 목숨씨가 아깝지 아눈고졔? 미래의 영윳..."

"제재"

"윳?! 오, 오늘은 마리쨔 피곤하니 댜움에 젯재해쥬눈고졔!"

놈들을 키운지 오늘로 2주째.
윳쿠리 키우는 법에 대해 조언을 자주 해주는 동네 아는 형이 집에 온김에 녀석들을 가져와 보여줬다.

"딱 보니 큰 두놈은 가망이 없네. 마리사쪽은 당장은 체벌이 무서워서 말은 듣지만 이미 반사적으로 게스짓을 할 정도로 악화됐고, 레이무쪽은 와사종. 그냥 보자마자 죽이는 게 저녀석한테 나았을거야"

"상관없어. 진지하게 키우는 것도 아니고 질리면 걍 눌러 죽이면 돼"

어차피 이놈들은 심심풀이로 키우는 거다. 애초에 이놈들을 키우게 된 계기는 이놈들이 정말 30분에 걸쳐 탐험대 놀이를 하고도 죽지 않을 정도로 뛰어난 윳쿠리인가 확인하고 싶었던 것 뿐이다.
녀석들이 최소 일반 야생윳쿠리들의 평균을 웃돈다는 것은 저번에 확인했고 이제 이놈들에게 남은 가치는 그저 내가 심심하지 않도록 떠드는 장난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래. 그러면 이놈들은 됐고, 거기 작은 두놈. 뭔가 느꼈나봐?"

형이 수조 구석에서 몸을 움츠리고 올려다보는 나머지 두놈에게 씨익 웃으며 말하자 놈들이 움찔거렸다.

"마, 마리쨔는 마리쨔입니다. 뉴, 뉴구타게... 이쓰라졔"

"마쨔, 마쨔인고졔. 뉴구타, 언뉘야. 무섭따졔..."

"인사! 인사 졔대로 하랴졔!"

"형, 뭐하고 왔어?"

"아까 밭에 들어온 들윳들이 있어서 레미랴랑 같이 찰흙놀이 하고 왔어"

"윳쿠리로 그런것도 할 수 있어?"

"그런 약이 있지"

가공소의 기술은 정말 알 수가 없다.
윳쿠리를 재료로 음식부터 방탄유리, 약품, 친환경 에너지, 신소재까지 못 만드는 게 없어 지금에 와서는 인류의 발전에 필요한 자원 다수를 담당하고 있을 정도다.
특히 이 모든 기술이 윳쿠리를 괴롭게 만드는 작업으로 널리 알려져 학대파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 지금 내 옆에 있는 형도 가공소와 밀접한 연관이 있어 우리 마을 농사에 윳쿠리 비료, 농사를 도와주는 인간 친화 윳쿠리들, 들윳막이 경비용 포식종까지 다양한 기술을 도입해 마을 사람들의 신임을 얻어 마을의 중책을 맡아 수행하고 있다.

"저번에 마을 꼬맹이 몇명이 고구마밭을 경비하던 레미랴들을 죄다 죽여놨거든. 그래서 그놈들 아이를 급하게 경비원으로 새로 교육중이야"

순간 레미랴라는 말이 나오자마자 아기윳쿠리들이 흠칫 떨었지만 굳이 신경쓰지는 않았다.

"밭에 침입하는 윳쿠리랑 뱃지달린 사육윳쿠리를 구별해서 들윳만 최대한 잔인하게 죽여놓고 밭에 허수아비처럼 매달게 교육하는거야"

"먹진 않고 매달게만 하는 거야?"

"밭에 침입한 들윳을 잡아 매단 수에 따라 단 걸 주기로 했거든. 싸구려 초콜릿이라도 들윳보단 맛있을 테니까"

"달콤달콤찌? 그건 마리쨔의 달콤달콤이라졔! 당쟝 가져오랴졔!"

"레뮤의 달콤달콤찌를 됴둑질한 게쓔눈 없두려 사죄하랴규!"

"니들 얘기 아니야. 뭣하면 레미랴한테서 뺏어보던가"

"레미랴 무섭따졔에에!"

이놈들은 단 것 얘기는 그냥 지나치지를 않는다.

"어쨌든 혹시 이 근처에서 뱃지달린 레미랴가 농땡이부리는 거 보면 밭으로 좀 돌려보내줘. 아직 교육이 덜돼서 그런지 가끔 밭을 내버려두고 딴데 놀러가고 그러더라고. 원래 이거 얘기할려고 온거였어"

"어, 그래. 시간잡아먹어서 미안"

"괜찮아. 윳쿠리 관련된 거면 언제든 불러. 그럼 이만 간다"




슬슬 경비윳쿠리 교육시간이라며 형이 나가고 난 뒤 놈들한테 돌아가니 이번에도 막내놈이 나한테 물어왔다.

"마쨔두룬 뱃지쒸 없눈고졔? 마쨔 뱃지쒸 가꼬싶땨졔"

"뱃지는 시험쳐서 받는거야. 받고싶다고 받을 수 있는 게 아니고"

"시끄럽댜규! 레무가 가꼬시프면 당연히 헌샹해야하자나! 댱쟝 금뱃지쒸 내놓으라규!"

"마리쨔도 뱃지씨 갖고 싶댜ㅈ, 습니다!"

막내뿐만 아니라 둘째, 거기에 셋째까지 뱃지를 갖고 싶다고 말하고 있다. 레이뮤쪽은 그냥 뱃지가 느긋할 수 있다는 생각에 말하는 거겠고, 셋째놈은 아무래도 뱃지 없는 윳쿠리를 레미랴가 공격한다는 말을 듣고 이러는 듯하다.

"닌간. 시험쒸 치루면 뱃지 얻을 수 있눈고졔? 마리쨔 둘었댜졔. 금뱃지쒸가 이쓰면 맛있눈 밥쒸 먹을 수 이땨고 엄마야가 그랬땨졔"

첫째놈도 금뱃지에 대해 들은 게 있는지 왠일로 멀쩡한 질문을 하고 있다.

"시험을 잘 치면 동뱃지를 받을 수 있어. 그 다음엔 은뱃지. 그다음엔 금뱃지. 이렇게 점점 어려운 시험을 통과해야 금뱃지가 돼는거야. 둘 다음에 잔뜩인 니들 머리로는 동뱃지가 끝이겠지만"

"뉴우..."

물론 이놈들은 교육을 못 받았을 뿐 금뱃지 시험도 볼 정도의 뛰어난 팥소를 물려받았으니 적어도 마리쨔 두놈은 공부좀 하면 은뱃지정도는 어렵지 않게 딸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 생각을 하자마자 막내마리쨔가 비장한 표정으로 나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닌간찌! 마쨔 공부 가르쳐댤랴졔! 공부해서 금뱃지쒸가 돼눈고졔!"

"안돼"

"워떄뎌어어어어어어어?!"

아마 지금의 비명이 이놈이 우리집에 와서 가장 크게 지른 소리일 것이다.

"공부 봐주기같은 건 귀찮아. 말했지? 부탁은 내가 들어줄 맘 있는것만 들어준다고"

"구치먄! 금뱃지쒸눈 조은고졔? 닌간찌도 마쨔가 금뱃지쒸가 되며눈 조을고댜졔!"

"금뱃지같은거 굳이 필요 없어. 게다가 윳쿠리한테 뱃지가 붙으면 신경쓸 게 많아져서 엄청 성가셔진다고"

"구러면! 마쨔 혼자서..."

"우리마을엔 뱃지시험장이 없거든? 니들 뱃지 따준다고 차타고 옆마을까지 갈 생각 없어"

"유,윳..."

'아, 이건'

"유와아아아아아아아앙! 마쨔, 마쨔 뉴구타고 시푼고졔에에에에에에! 오쨰셔 마쨔 괴로피눈고졔에에에에!"

아이고, 처음 왔을 때보다 더 크게 울고 있다. 이건 20분 정도로는 안 끝날지도 모르겠네.

"마라쨔의 여동섕을 울려땨졔! 이것마눈 못참눈고졔에에에!"

곧바로 첫째놈이 개지랄을 시작. 이놈도 첫날과는 비교도 안되게 살벌하다. 아마 지난 2주간 제재가 무서워 억눌러온 분노와 스트레스가 같이 폭발한 듯하다.

"레뮤의 뱃지쒸 돌려달랴규! 레뮤의 것을 뺏뉸 게쓔눈 뿌꾸할꼬야!"

둘째놈은 아직도 뱃지를 내놓으라고 귀밑털을 흔들며 위협하고 있다. 제재라고 말은 해봤지만 역시 조금도 귀에 안 들어오는 듯하다.

"나도 슬슬 다시 교육좀 해야겠네"

"마, 마리쨔눈 암것도 안한고졔! 언니동섕만 젯졔하라졔!"

"그래. 넌 이따 얘기만 좀 하자"

곧바로 자매들을 손절하는 셋째마리쨔.
이후 울고불던 막내는 가볍게 눌러 조용히 만들고 첫째는 모자를 뺏어 사과를 받아낸 뒤 둘째는 건방진 말이 멈출때까지 이쑤시개로 찌르고 오렌지주스로 치료하는 걸 반복했다.





"네가 왜 여깄는지 알겠어?"

"모루게땨졔. 닌간씨, 마리쨔 아무것도 안한고졔"

제재를 끝내고 구석에서 조용히 있던 셋째를 수조에서 꺼내 내방으로 데려왔다.

"마리쨔 차칸 뉴꾸리인고졔. 닌간씨한테 대둘지도 안눈고졔. 잘못한 건 언니야들인고졔"

"알아. 제재하려고 데려온 거 아냐"

"그롬 뭐인고졔?"

마리쨔가 불안한듯 눈치를 보기 시작해 바로 본론부터 말하기로 했다.

"왜 우리집에 온거냐?"

"늇? 닌간씨 집이 가쟝 가까워떤고졔"

"미안. 질문을 잘못했다. 왜 탐험대같은 걸 했냐고 묻는거야"

순간 마리쨔가 움찔하는 게 보였다.

"무무무, 무슨 말씨냐졔, 탐험댸씨눈 언니야가 리더가 되셔 마리쨔듀룰 데려온고졔"

"저번에 니들이랑 얘기할 때 니 언니가 직접 말했어. 니가 탐험대 하자고 말했다고"

"구건... 늇! 구건 닌간씨룰 젯... 쓰러뚜리고 집쒸를 빼앗우려 한고졔! 구치먄 마리쨔 이졔 구런 섕각씨 안하눈고졔!"

전혀 이상해보일 게 없는 말이다. 윳쿠리가 인간과의 힘의 차이를 모르고 건방지게 덤볐다가 쳐발려서 비굴해진다.
윳쿠리가 눈앞의 어떤 상황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 할 정도의 게스에 팥소뇌가 아닌 이상 원래 이게 윳쿠리들의 당연한 행동패턴이다.
하지만 나는 여기서 이녀석에게 이상함을 느꼈다.

"내 집을 빼앗으려고 온 거 맞아?"

"맞댜졔"

"너희가 날 이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여기 왔다고?"

"구러타졔"

"인간이 너희의 밑에 있는 약한 종족이라고 생각해서, 절대 질 리 없다고 생각해서, 너희보다 하등한 인간을 제재할 생각으로 여기 왔다고? 맞아?"

"구, 구러타졔! 전부 닌간씨 말댸로댜졔! 왜구러눈고졔? 마리쨔 무섭따졔!"

내가 점점 추궁하는 말투로 말하니 마리쨔도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는지 목소리를 높여 물었다.

"그래, 그렇단 말이지"

분명 이놈들은 인간에 대해 잘 몰라서 여기 온거다. 인간의 위험함을 설명하는 부모마리사의 말을 무시하고 이길 수 있다고 착각해 내 집에 쳐들어와서 노예니 제재니 떠들었다.
인간이 자기들보다 약하다고 멋대로 망상해서 건방지게 덤볐다.
분명 그럴 것이라 생각했다. 실제로 첫째마리쨔와 둘째레이뮤는 그랬다. 그런데...

"솔직히 이런 걸로 뭐라 그러는 거 나도 진짜 이상하게 생각해. 하지만 그래도 묻는다"

"뭐를 묻눈고졔?"

"너, 왜 이렇게 얌전해?"

"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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