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ko10423 스트레스 해소용 마리쨔
원작/ 노카운트 아키
번역/ 라디
전재불가 애호 학대 차별·격차 사육윳 투명한 상자 토시아키(하가이타이)씨의 산타 마리쨔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사육 윳쿠리와 그렇지 않은 윳쿠리의 격차입니다.
파츄리와 사나에가 애호 대상입니다.
마리쨔는 평소와 같습니다.
자체설정이 몇 개 있습니다.
몇 번인가 인간과 윳쿠리의 관점이 바뀝니다.
식탁에 맛깔스러운 요리가 놓여 있다.
까르보나라, 베이컨 밥, 쇼트 케이크.
모든 윳쿠리들이 무척 좋아하는 것.
주르륵, 하고 입에서 소리를 내면서 마리쨔는 뚫어져라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아아, 먹고 싶다.
분명히 맛있겠지.
한 입만이라도 좋으니까 먹어 보고 싶다.
입에서 군침을 흘리면서, 마리쨔는 오직 그것만을 바랐다.
「「잘 먹겠습니다ー아」」
「어때, 맛있어?」
「넵, 정말 맛있습니닷. 오빠야, 늘 감사합니닷」
「파츄리는 어때?」
「무큐, 달콤달콤이라구. 파체가 몸첨부씨가 되면, 더 맛있는 밥씨를 먹게 해 줄게」
「하핫, 즐겁게 기다릴게」
남자와 두 마리 윳쿠리가 웃으며 식사하고 있다.
사나에와 파츄리.
남자의 사육 윳쿠리.
두 마리는 마리쨔를 알아채지 못하고 있다.
「여기 있는고졔……」
마리쨔가 상자 안에 있는 것을 그들은 모른다.
그래서 이 목소리가 들릴 일은 없다.
목이 터져라 소리를 질러도,
「여기 있는고졔……」
마리쨔의 목소리가 들리는 일은――
「마리쨔는 여기 있는고졔에에에에엣!」
――없다.
◆◇◆◇◆◇◆◇◆◇◆◇◆◇◆◇◆◇◆◇◆◇◆◇◆◇◆◇◆◇◆◇◆◇◆◇◆◇◆◇
올해는 회사 실적이 좋아서 보너스가 꽤 나왔다.
이른바 올림픽 특수라는 모양이다.
그래서 그런 건 아니지만, 지갑이 넉넉해진 나는 예전부터 흥미가 있던 윳쿠리를 사 보기로 했다.
사육 윳쿠리라는 것이다.
한때의 붐은 지났지만, 아직도 윳쿠리는 애완동물로서의 수요가 많다.
최근에는 품종개량이 진행되고 있어, 윳쿠리 초보자라도 기르기 쉬운 품종이 많다고 한다.
레이무·마리사 종을 기른다니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그 두 종류를 제외하고 진열장을 둘러보고 있자니, 점원이 내게 말을 걸었다.
「어떤 품종을 찾고 계세요?」
「글쎄요, 레이무와 마리사가 아니면 뭐든 좋긴 한데, 되도록 말귀를 잘 알아듣는 아이가 좋을까요」
「요즘은 모두 착한 아이들뿐이에요」
그렇게 말한 점원은 익숙한 느낌으로 가까이 있던 아이 파츄리를 상자에서 꺼낸다.
「자, 파츄리, 오빠야한테 인사하렴」
「무큣, 오빠야, 파체는 파체라굿, 뭇큐하게 있으라구」
「후훗, 파츄리, 뭇큐하게가 아니라, 느긋하게잖아」
「무큐, 느큐, 무긋하게…… 뮷큐하게 있으라구」
자신만만한 얼굴로 말하는데, 말을 못 하고 있다.
파츄리는 품종 자체가 머리가 좋은 것 같지만, 느긋하게라는 말을 못 해서 뭇큐하게라고 말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하지만 설마 정말로 그렇게 말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던 나는 미소를 지으며 나도 모르게 웃고 말았다.
「무큐ー」
내가 웃어 버리자 분한 표정을 짓는 파츄리.
조금 귀엽다.
이 아이는 성격도 좋을 것 같고, 점원에게 킵해 달라고 할까?
「또 추천해주실 것이 있나요?」
「글쎄요ー. 희귀종이긴 하지만, 요즘은 사나에 가격이 꽤 저렴해진 것 같아요」
그렇게 말하고, 점원은 두 개 옆의 상자에 손을 뻗었다.
「처음 뵙겠습니닷, 사나에는 사나에입니닷. 오빠얏, 느긋하게 있어 주세욧」
「이 아이의 부모는 금뱃지 팥소통이라 머리도 좋고, 추천드릴게요」
「오빠얏, 사나에와 느긋하자구욧」
방긋 웃는 사나에.
이 아이도 귀엽다.
가격을 본다.
흠, 파츄리의 두 배구나.
점원에게 말하고, 이 사나에도 킵해 달라고 했다.
그 뒤로, 몇 마리쯤 되는 윳쿠리를 보여 주었지만, 처음 본 두 마리처럼 느낌이 딱 오는 녀석들은 없었다.
「어떻게 해 드릴까요?」
받침대 위에 파츄리와 사나에 두 마리를 올려놓고, 어느 쪽을 기를지 고민한다.
무큐무큐 말하는 파츄리일까, 생글생글 귀여운 사나에일까?
「무큐ー」
「오빠야, 오빠야」
음, 둘 다 귀엽다.
「좀더 이야기해 보시겠어요?」
점원의 제안에 나는 고개를 젓는다.
좋아, 결정했어.
「둘 다 주세요」
내 말에 윳쿠리 두 마리의 얼굴이 빛났다.
「무큣」
「오빠얏」
「괜찮으시겠어요?」
「한 마리만 고르는 것도 남은 한 마리에게는 나쁜 일이니까요」
나 스스로도 우유부단하구나 하고 기가 막히지만, 뭐 어쩔 수 없지.
눈을 빛내는 파츄리와 사나에의 머리를 번갈아 쓰다듬는다.
「오빠야, 뭇큐하게 잘 부탁한다굿」
「오빠야, 느긋하게 부탁드립니닷」
후훗, 눈을 반짝거리다니 귀여운 녀석들.
무의식중에 표정이 풀어진다.
예상치 못한 지출을 해 버렸지만, 예년보다 많은 보너스 덕분에 그렇게 타격이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 두 마리와 앞으로의 보낼 나날을 생각하면 볼뿐만 아니라 입꼬리도 느슨해진다.
점원에게 두 마리를 구입한다고 정식으로 알리고 절차를 밟기로 했다.
「그럼 우선 이걸 받아 주세요」
그렇게 말하고 점원이 건넨 것은 윳쿠리 일러스트가 그려진 문서.
윳쿠리를 처음 사는 사람에게 주는, 가공소가 배포하는 윳쿠리 사육 매뉴얼이었다.
점원이 윳쿠리 구입 서류를 준비하는 동안 내용을 읽어 본다.
우선 기본적인 윳쿠리의 습성, 사육 윳쿠리와 들윳쿠리의 차이, 윳쿠리 관련 법령, 기타 등등.
그러던 중 서류를 가지고 돌아온 점원으로부터 간단한 설명을 들었다.
그 중에서도 윳쿠리 소유권의 포기 방법, 그리고 개인의 윳쿠리 매매, 가공소로부터 허가를 받지 않은 품종개량을 실시했을 때의 벌칙 등, 일반인인 나와는 상관 없는 것 같은 내용들을 많이 이야기했다.
아무래도 무허가 브리더에 의한 저품질 희소종 매매가 늘어나는 것 같고, 이로 인해 버려진 희귀종 윳쿠리도 증가하는 모양이다.
나도 인터넷으로 윳쿠리에 대해 알아볼 때 수상한 윳쿠리숍 광고를 본 적이 있지만, 이렇게 크게 문제가 되고 있다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또 사육 윳쿠리를 처리하기 곤란해진 주인이 무허가 브리더에게 팔아넘길 때 요금 문제로 갈등을 겪는 경우가 많은지, 윳쿠리를 처분할 때는 가까운 윳쿠리숍이나 가공소에 연락하라는 말도 들었다.
다른 동물을 기른 적이 없어서 잘은 모르지만, 어쩌면 윳쿠리를 기른다는 것은 상상 이상으로 제약이 많은지도 모른다.
윳쿠리가 좋든 나쁘든 이 나라에서 중요시되고 있음을 잘 알 수 있는 설명이었다.
여러 가지 설명을 듣고, 사육 윳쿠리 뱃지 등록이나 윳쿠리 보험 서류를 채우고 있자니, 가공소가 운영하는 시설의 우대를 받을 수 있는 애윳협회 회원 가입을 권유받았다.
회원이 되면 윳쿠리 관련 상품을 구입했을 때 포인트가 쌓이는 Y포인트 카드를 받을 수 있다고 해서, 망설이지 않고 가입했다.
이번에 윳쿠리를 산 만큼 포인트가 이미 쌓인 것 같아서, 나는 그 포인트로 사육용 도구와 윳쿠리 푸드를 사기로 했다.
그리고 라무네 스프레이로 잠이 든 두 마리를 상자 속에 넣어 준 다음, 어서 돌아갈까 생각할 때,
「고객님, 저희 가게에서는 첫 구매 고객에게만 서비스 상품 윳쿠리를 드리고 있는데, 어떠신가요?」
점원이 생각났다는 듯이 그렇게 말했다.
이미 나는 윳쿠리를 두 마리나 구입한 몸이다.
이제 와서 또 한 마리가 늘어나도 용량 오버이고, 대개 서비스로 주는 윳쿠리 같은 건 조악하니까 거절하려고 했지만,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써 주세요」
라며 빙긋 웃으며 권유하기에 하는 수 없이 받기로 했다.
점원의 말로는 스트레스 해소용 윳쿠리는 사육 윳쿠리로 등록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처분할 때도 따로 연락할 필요 없이 으깨서 윳쿠리용 쓰레기 봉투에 담아 버리면 된다고 한다.
그런 점원의 설명을 들으면서 시선을 떨어뜨리자, 내 손 위에서 스트레스 해소용 마리쨔가 멍청한 얼굴로 쿨쿨 자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스트레스 해소용 마리쨔』
집에 돌아온 나는 일단 사 온 두 마리를 테이블 위에 놓고, 받은 마리쨔는 투명한 상자라고 하는 뭔지 모를 검은 상자 안에 넣었다.
검지만 투명하다는 영문 모를 네이밍이지만, 잘 관찰해 보면 밖에서는 검은 상자로밖에 보이지 않는데, 상자 내부애서는 밖이 비쳐 보이도록 돼 있다.
아무래도 매직 미러로 되어 있는 것 같다.
이 상자는 가공소의 수수께끼 기술로 만들어진 것 같고, 가게 점원에게도 윳쿠리를 기를 땐 꼭 이것도 함께 써 달라고 열심히 권유를 받아서 구입하게 됐다.
윳쿠리가 말을 듣지 않거나 떼를 쓸 때는 이 상자에 가둬 놓고 훈육을 시킨다고 한다.
당분간 쓸 일이 없어서, 대신 마리쨔를 넣기로 했다.
점원도 마리쨔를 넣어서 성능을 확인해 달라고 했고.
일단 뚜껑을 닫으면 완전히 방음이 된다고 해서 뚜껑을 닫고 방구석에 뒀다.
솔직히 마리쨔는 아무래도 상관없다.
딱히 할 일이 없어서 테이블 위에서 자고 있는 파츄리와 사나에의 얼굴을 그들이 일어날 때까지 바라보기로 했다.
두 마리는 색색 귀여운 숨소리를 내면서 자고 있다.
천진난만하게 자는 얼굴.
보는 내 마음까지 느긋해진다.
귀엽다.
나는 깨우지 않게 조심하며 파츄리의 보라색 머리를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보드랍고 촉촉한 감촉.
닿은 손가락 끝으로 가는 머리카락이 찰랑찰랑 흘러내리는 듯하다.
귀엽다.
이어서 사나에의 녹색 머리를 쓰다듬는다.
조금 몸에 익은 부드러운 감촉이 기분 좋다.
곱슬곱슬하게 물결치는 머릿결은 풍성해서 만지는 것이 즐거웠다.
귀엽다.
「정말 귀엽네」
머리를 만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럽지만, 이왕이면 자는 동안 여러 가지로 장난을 쳐 보자.
내가 손가락으로 뺨을 문질문질해 주자 두 마리는 기분 좋은 듯한 목소리를 우물대면서 볼을 내밀었다.
쫀득쫀득한 감촉이 끝내 준다.
귀엽다.
볼살을 꾹 문지르면 잠이 덜 깬 채로 도망쳐 다닌다.
그리고 간혹 「느긋하게(무큐하게) 있으라구」라고 잠꼬대를 하는 것이었다.
아아, 정말 귀엽다.
사길 잘했다.
당장이라도 두 마리 다 껴안고 볼을 비벼 주고 싶다.
하지만 자고 있는 두 마리를 깨우는 것은 미안하다.
고민하던 나는, 그러고 보니, 하고 생각이 나서 점원에게 받은 매뉴얼을 읽어 보기로 했다.
일단 가게에 가기 전에 인터넷으로 찬찬히 살펴 볼 생각이었지만, 법령 쪽으로는 전혀 모른다는 것을 깨달았다.
적어도 점원이 주의하라고 했던 것 정도는 읽어 두려고 했던 것이다.
이 녀석들이 원한다면 뱃지 시험 같은 것도 보게 해 주고 싶고.
매뉴얼을 읽으면서 가끔 윳쿠리들 쪽을 본다.
새근새근, 중얼중얼.
아아, 정말 귀엽다.
그런데, 문득 정신을 차렸을 때 나는 매뉴얼에 푹 빠져 있었다.
딱딱한 내용인 줄 알았는데, 요점을 윳쿠리가 나오는 만화로 풀어 놓았기 때문에 무척 읽기 쉬웠다.
게다가 윳쿠리를 기를 때 주의할 점이나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 사례 같은 것들도 만화 형식으로 잘 설명하고 있었다.
아마 초등학생 등 젊은층도 읽기 쉽도록 고안했을 것이다.
매뉴얼의 표지를 다시 살펴보면 『윳쿠리 안내서(초급편)』라고 쓰여 있었다.
대충 다 읽고 나서 나는 매뉴얼을 덮었다.
정말 유익한 시간이었다.
이번 뱃지 시험부터는 법이 개정돼서 윳쿠리의 자질뿐만 아니라 주인의 지식도 알아보게 된 것 같으니, 이번에 윳쿠리숍에 들르면 『중급편』을 받아 올까.
아닌 게 아니라, 윳쿠리를 기르는 것도 꽤나 심오하다.
인터넷의 지식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착한 품종을 사고 나면 아무렇게나 길러도 심심풀이 상대가 돼 준다.
그렇게 생각했던 내가 부끄러워졌다.
똑같이 사람의 말을 쓰는 이상, 윳쿠리에게도 성격과 개성이 있고, 그것을 기르는 이상은 주인에게도 상응하는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재인식했다.
단순히 귀여워만 해서는 안 되고, 엄격하게 훈육한다고 해서 다 되는 것도 아니다.
다행히 녀석들은 지금으로서는 선량하지만, 내가 어떻게 기르는지, 어떻게 대하는지에 따라 쉽게 게스화해버린다.
가능하다면 이 녀석들은 선량한 채로 행복한 일생을 마쳤으면 좋겠다.
새근새근 순진하게 잠이 든 얼굴을 보면서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그래, 노력하자.
마음 속으로 그렇게 굳게 맹세하고, 우선은 사육 윳쿠리들의 생활 공간을 만들기로 했다.
옆방의 구석에 윳쿠리숍에서 사온 간이 화장실을 설치하고 신문지를 깐다.
그 근처에 마찬가지로 윳쿠리숍에서 산 바닥이 얕은 바구니를 두고 낡은 수건을 깐다.
그리고 그걸 두 개 만들어서, 간단한 생활 공간이 완성됐다.
일단 이것으로 최소한의 준비는 된 것 같지만, 부족한 게 있을 때마다 더 사 볼까.
한숨 돌리고 있자니 테이블 쪽에서 윳쿠리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무래도 일어난 것 같다.
「여어, 안녕. 잘 잤어?」
「무큐, 주인 오빠야, 뭇큐하게 안녕」
「사육주씨, 안녕하세요」
「오빠야면 돼. 파츄리, 사나에, 느긋하게 있으라구」
「「느긋하게(뭇큐하게) 있으라구」」
내가 상투적인 인사를 하자 두 마리는 반갑게 인사를 돌려 주었다.
정말 윳쿠리란 느긋한 것을 좋아하는구나.
느긋이 느긋이 즐겁게 말하는 두 마리를 안고 먼저 집안을 안내하기로했다.
그 때, 두 마리가 모여 「하늘을 나는 것 같아」라고 기쁜 듯이 떠들어대서, 무심코 웃고 말았다.
아무리 품종개량이 됐다고는 해도, 이 정도 본능까지는 교정되지 않는 것 같다.
혹은 윳쿠리다움으로 굳이 남아 있는지도 모르지만.
그 부분은 내가 고찰해봤자 소용 없어서, 우선은 두 마리를 기본적인 생활 공간인 거실로 안내하고 방금 설치한 간이 화장실을 보여 주었다.
아무래도 가게에 팔리기 전에 식사나 화장실 같은 기본 매너는 배웠던 모양이라, 윳쿠리 푸드를 주고 변의를 자극해 주니 화장실에서 잘 배변해 줬다.
배변 후 더러운 항문(윳쿠리의 경우에는 아냐루라는 것 같지만)도 깔아 놓은 신문지로 깨끗하게 닦았다.
윳쿠리는 기본적으로 깨끗한 것을 좋아한다는 게 정말인가보다.
다만 내가 배변하는 모습을 가만히 보고 있던 것은 부끄러웠는지, 파츄리와 사나에는 그 뒤로 이쪽과 좀처럼 눈을 맞추려 하지 않았지만.
다음에는 지능을 살펴 보기로 했다.
시험삼아 초급편 매뉴얼에 딸려 있는 문제를 풀도록 해 보니, 둘 다 20까지는 셀 수 있고 계산도 잘하는 것 같았다.
히라가나 쪽도 쓰기는 어렵지만 읽을 수는 있는 수준.
아무래도 시곗바늘까지는 못 읽는 것 같다.
현재 두 마리는 어디까지나 사육 윳쿠리임을 보여주는 흰색 뱃지를 달고 있지만, 이 수준이라면 쉽게 동뱃지를 딸 수 있을 것이다.
덧붙여서 나는 두 마리가 문제를 맞힐 때마다 귀여워서 나도 모르게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 때마다 두 마리가 기쁜 듯 수줍어하는 목소리를 내서 끌어안고 부비부비하고 싶어지는 것을 참기 힘들었다.
뭐, 그런 느낌으로 하루 종일 윳쿠리들과 노닥이고 있자니 날이 저물어서 나는 저녁 식사를 준비하기로 했다.
평소에는 귀찮아서 편의점 도시락으로 때우지만, 오늘은 특별히 내가 스스로 부엌에 선다.
예전에는 윳쿠리의 혀가 기름져지기 때문에 인간이 먹는 음식을 주는 것은 금지였다지만, 품종개량 덕분에 그런 일도 거의 없어졌다.
윳쿠리 푸드와 같이 주는 정도는 문제 없다는 이야기다.
아무래도, 윳쿠리 푸드에는 기름져진 혀를 교정하는 성분이 포함된 것 같다.
두 마리에게 오늘의 밥은 파스타라고 말하자 눈을 엄청나게 빛냈다.
「「느긋하게(뭇큐하게) 잘 먹겠습니다」」
「오ー, 사양하지 말고 먹어 주렴」
두 마리에게 윳쿠리용 포크를 건네 주자 파츄리는 구레나룻을, 사나에는 머리에 감긴 뱀 액세서리를 재주 좋게 써서 파스타를 먹는다.
녀석들의 재주가 특별한지는 모르겠지만, 손가락도 없는데 포크 같은 것을 잘도 다루어서 감탄했다.
「어때, 맛있어?」
「무큣, 무큐큣」
「맛있어ー입니닷」
사나에와 비교하면 파츄리는 무큐무큐라고밖에 말하지 않지만, 오히려 너무 맛있어서 무큣하고 말할 수밖에 없는 걸까, 뭐, 그 표정을 보면 기뻐한다는 건 알겠지만.
처음부터 의욕이 너무 넘치는 것도 좋지 않지만, 이 녀석들을 위해 사흘에 한 번쯤은 요리를 해 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요리를 해도 먹어 줄 사람이 없으면 의욕이 안 생기니까.
그 후, 설거지를 하고 있으려니 두 마리가 어느새 잠든 것이 보였다.
아까도 자고 있었는데 잘 자는 녀석들이라고는 생각하지만, 처음 보는 집이라 긴장하고 피곤했을지 모른다.
새근새근 천진난만하게 자는 얼굴을 한 두 마리를 잠자리로 옮기고, 감기에 들지 않도록 위에 수건을 덮어 준다.
두 마리 모두 똑똑하다고는 해도 아직 아이 윳쿠리다.
졸리면 실컷 자면 된다.
통통 두 마리의 머리를 쓰다듬고 간이 화장실에 남은 배설물을 신문지에 싸서, 내친 김에 부엌의 음식 쓰레기도 신문지에 넣는다.
그리고, 방 한구석에 방치해 두었던 투명한 상자의 뚜껑을 열었다.
◆◇◆◇◆◇◆◇◆◇◆◇◆◇◆◇◆◇◆◇◆◇◆◇◆◇◆◇◆◇◆◇◆◇◆◇◆◇◆◇
「느? 마리쨔는 깊은 잠에서 깬 고졔! 느그타게 안녕!」
잠에서 깬 마리쨔는 입을 열자마자 씩씩하게 인사했다.
「……느? 느느?」
그러나 대답은 없다.
마리쨔가 인사했는데 왜 아무도 인사를 해 주지 않지?
불안해진 마리쨔는 주위를 둘러보고 깜짝 놀랐다.
흰 벽에 예쁜 나뭇결의 바닥재.
올려다 보니 모르는 인간씨가 있었다.
적어도 마리쨔가 아는 윳쿠리숍의 모습은 아니다.
혹시……
이 상황에서 마리쨔가 이끌어낸 답은,
「느…… 마리쨔, 사육유쿠지가 된고졔?」
윳쿠리란 단순하고, 그렇게 말한 순간, 마리쨔의 안에서는 그것이 진실이 됐다.
「느얏호ー! 마리쨔, 사육유쿠지가 된고졔ー!」
기뻐 날뛰는 마리쨔.
눈물을 흘리며 실룩실룩 기쁘게 엉덩이를 흔들며 기쁨을 온몸으로 표현한다.
하지만 그것은 택도 없는 이야기다.
마리쨔는 가게에서 가장 밑바닥 존재였으니까.
사육 윳쿠리로 길러지기 위해 브리더 밑에서 태어나 자란 마리쨔였지만, 성격은 나쁘지 않아도, 엄청난 바보였다.
또래 파츄리와 사나에가 20까지 셀 수 있고 간단한 계산까지 할 수 있는데다 히라가나도 읽을 수 있는 데 비해,
마리쨔에게 3 이상의 수는 잔뜩이고, 글자는 검은 지렁이씨 이외에 아무것도 아니었다.
브리더가 일찌감치 단념한 마리쨔는 사육 윳쿠리가 아니라, 그럭저럭 교육받은 스트레스 해소용 마리쨔로 출하됐다.
「넌 사육 윳쿠리가 아니라 스트레스 해소용 윳쿠리야」
브리더가 마리쨔에게 입이 마르도록 그렇게 가르쳤지만, 바보 같은 마리쨔는 응응하면서 그 가르침을 잊어버렸다.
그런데, 그런 경위로 가게에 출하된 마리쨔가 받는 취급은 당연히 사육 윳쿠리에 대한 것이 아니라, 스트레스 해소용 도구에 대한 것이었다.
먹이가 윳쿠리 푸드 구역질나게 맛없는 맛임은 말할 것도 없다.
다른 사육 윳쿠리 후보들처럼 천이 깔린 화장실이 딸린 케이스로 들어가는 일도 없고,
꾀죄죄한 상자 안에 다른 스트레스 해소용 윳쿠리와 함께 놓였다.
그 녀석들도 마리쨔와 같은 낙오조로, 출하 기간이 지나거나 일정 크기 이상으로 자란 것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처분된다.
차근차근 다가오는 사신의 발소리에 끝내 바보 같은 마리쨔라도,
이거 잘못된 거 아냐?
하고 불안해할 정도로 내몰렸는데, 자고 있으려니 어느새 이렇게 인간씨의 집에 있던 것이다.
바로 단번에 역전.
이걸 보고 기뻐하지 말라는 쪽이 무리한 이야기였다.
「인간찌, 느그타게 이쯔라굿!」
자신의 주인이 된 인간에게 마리쨔는 활기차게 인사한다.
이 사람은 가게의 점원들과 달리 마리쨔의 가치를 인정해 준 느긋한 인간씨라며 마리쨔는 성심성의껏 애정을 담아 말을 걸었다.
그렇지만,
「느? 인간찌, 어째서 마리쨔를 무시하눈고졔?
인간찌, 마리쨔눈 여기 있눈고졔!
느그타게 이쯔라규!」
역시 반응은 없다.
너무 반응이 없는 인간에게, 마리쨔는 눈물을 글썽이며 계속 말을 건다.
「인간찌, 인간찟! 느그타게 이쯔라굿!」
마리쨔가 아무리 필사적으로 불러도 인간씨는 돌아봐 주지 않는다.
왜?
어째서?
심술 부리지 마!
마리쨔는 인간에게 다가가려고 펄쩍펄쩍 뛰었다.
하지만,
다음 순간, 투명한 벽에 막혀서 얼굴을 세게 부딪치는 처지가 됐다.
「느벳, 아펏, 아퍼어어어! 어대더, 투명한 벽씨가 인눈고야아아!?
투명한 벽씨, 심술부리지 말고, 마리쨔를 보내 달라구!」
투명한 벽에 불평하면서 마리쨔는 몇 번인가 몸싸움을 걸었지만, 당연히 투명한 벽이 비켜 줄 리 없다.
「느하앗, 느하앗, 어대더인고졔……」
눈물을 뚝뚝 흘리며 마리쨔는 투명한 벽에 얼굴을 밀어붙인다.
마리쨔는 여기 있는데 인간씨는 이쪽을 봐 주지 않는다.
자신을 사육 윳쿠리로 삼아 준 상냥한 인간씨일텐데, 왜 이렇게 심술을 부리는지 마리쨔는 몰랐다.
마리쨔의 시야가 눈물로 얼룩진다.
「……늣!?」
그때, 마리쨔가 뭔가를 발견하고 소리친다.
다시 시야를 집중시키자 두 마리 윳쿠리가 보였다.
파츄리와 사나에.
두 마리 모두 마리쨔와 비슷한 소프트볼 크기의 아이 윳쿠리.
불과 몇 초 전까지 울고 있던 마리쨔였지만, 자신과 같은 윳쿠리를 보고 기운을 되찾았다.
분명 이 인간씨는 귀가 멀었을 것이다.
그래서 마리쨔에게 반응해 주지 않는다.
그렇지만 같은 윳쿠리인 파츄리들이라면 반드시 인사를 돌려줄 것이다.
「파츄리, 사나에, 느그타게 이쯔라굿!」
방금 전까지 흘리던 눈물을 댕기머리로 닦고, 마리쨔는 힘차게 인사했지만――
「……어대더, 두윳 다 마리쨔를 무시하눈고졔에엣!」
물론 매직 미러 때문에 마리쨔의 존재에 눈치채치 못한 두 마리로부터 인사가 돌아오는 일은 없었다.
울부짖는 마리쨔,
그 뒤로도 마리쨔는 울면서 여러 가지 방법으로 자신을 어필하고 인간씨들이 알게 하려고 노력했다.
예를 들어 쭈ー욱쭈ー욱해 보이거나, 노래를 불러 보이거나, 자신이 얼마나 최강인지를 소리 높여 설명해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역시 인간씨들은 마리쨔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마지막으로 부탁합니다, 무시하지 말아 주세요, 마리쨔 외롭습니다, 라고 눈물과 침을 흘리며 호소했지만 이것도 허사였다.
모든 것이 헛수고였다.
조금 생각하면, 자신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음을 알 수 있겠지만, 바보 같은 마리쨔는 그들이 심술을 부리는 것이라 생각하고, 계속 자기 어필을 했다.
「……느, 으…… 으으…… 어대더 마리쨔를 무시하눈고졔……」
울고 불고 날뛰다가 지친 마리쨔는 스트레스와 극도의 굶주림에 휩싸여 상자 안에 널부러져 있었다.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는 마리쨔는 무시당하는 것을 아무래도 참을 수 없고, 적어도 인식하게 해 주려고 움직일 수 없을 때까지 계속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문득 깨달았을 때는 제대로 소리를 지를 수도 없어서, 이렇게 보기 흉하게 쓰러지게 됐다.
「……마리쨔가 뭘 했다눈고졔……」
눈물을 뚝뚝 흘리며 마리쨔가 중얼거린다.
굶주림은 물론 괴롭지만, 그것보다 계속 무시당한 것이 마리쨔의 마음을 더욱 도려내고 있었다.
윳쿠리는 외로움을 무엇보다도 두려워한다.
마리쨔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던 중 불현듯 고개를 들자 테이블에 먹음직스러운 요리가 즐비한 것이 눈에 띄었다.
「빠슈타찌……?」
마리쨔는 무의식 중에 중얼 거린다.
그 모습을 본 순간, 마리쨔는 지금까지 이어져 온 팥소의 기억에 닿아, 한때 사육 윳쿠리였던 조상이 본 파스타의 기억을 떠올렸다.
「빠슈타찌…… 마리쨔에…… 빠슈타찌…… 우ー꺽우ー꺽하게 해져」
움직이지 않는 몸을 질질 끌면서, 마리쨔는 파스타를 향해 나아간다.
음식에 관한 윳쿠리의 본능이란 무섭다.
기진맥진해서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었을 마리쨔가 유령처럼 잘도 움직이기 시작했으니까.
하지만 곧바로 투명한 벽에 의해 그 소처럼 우직한 걸음은 가로막혔다.
「투명한 벽찌…… 제발 방해하지 마라주세여……
부탁이니까, 마리쨔를 이제 그만 개롭히세여……
부탁임니다, 부탁임니다……」
마리쨔는 군침을 흘리면서 투명한 벽을 향해 간청했다.
있는 힘껏 부딪친 것은 사과합니다.
무릎 꿇으라면 기꺼이 꿇겠습니다.
그러니까 저 파스타를 마리쨔에게 먹여 주세요.
물론 투명한 벽이 마리쨔의 간청에 응하지는 않는다.
그러는 사이, 파츄리와 사나에가 파스타를 먹기 시작했다.
오물오물, 오물오물, 하고.
마리쨔의 느낌으로는 우아하게.
사육 윳쿠리의 느낌으로는 당연한 먹는 방법으로.
마리쨔의 파스타를 그들은 뱃속에 넣었다.
「……그만해…… 그만하라구…… 마리쨔도 먹게 해져……
부탁임니다…… 마리쨔도…… 먹게 해주세여……」
투명한 벽에 얼굴을 비비고, 눈물과 침으로 더럽히면서 두 마리 윳쿠리에게 마리쨔는 부탁한다.
마리쨔들은 같은 윳쿠리지?
느긋함은 나누는 거라구?
「그러니까…… 마리쨔한테…… 빠슈타찌를…… 먹여주세여」
마리쨔의 눈물 어린 필사의 호소는 들리지 않는다.
눈앞에서 맛있게 파스타를 먹으면서, 두 마리는 인간씨와 계속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마리쨔에게 그 내용은 들리지 않는다.
그렇지만, 분명히 즐겁겠지, 라고 너덜너덜하게 망가져 가는 마음으로 생각한다.
「부탁임니다…… 부탁임니다…… 마리쨔한테 밥찌를 먹여주세여……」
파스타를 먹는 것을 포기하고, 마리쨔는 적어도 먹이를 달라고 계속해서 간원했다.
떼쓰지 않을 테니까, 적어도 이 정도는 허락해주세요, 라고.
당연히 그 말이 들릴 리도 없고, 마리쨔의 희망을 꺾듯이 식기가 치워진다.
그 모습에 마리쨔는 이루 말할 수 없는 비명을 질렀지만, 투명한 상자의 방음 기능은 마리쨔의 비명을 일절 내보내지 않고 무자비하게 차단했다.
그러나 그것으로 끝이 아니다.
마리쨔의 지옥은 사육 윳쿠리들의 식사가 끝난 후에도 계속된다.
배가 불러 행복하게 자는 얼굴을 띄우는 두 마리를 보고, 마리쨔는 굶주림과 절망 속에서 몸부림칠 체력조차 남아 있지 않고, 그저 눈물을 흘리며 쓰러진 꼴이었다.
어쩌다 자신이 이런 일을 당하는지도 모르고, 사육 윳쿠리가 될 수 있었다며 기뻐한 것도 먼 옛날 일 같다.
「마리쨔…… 사육유쿠지가 아닌고졔?」
생각하며 약한 기색을 내보이려던 그때였다.
결코 열릴 리가 없었던 투명한 상자의 뚜껑이 벗겨진 것은.
◆◇◆◇◆◇◆◇◆◇◆◇◆◇◆◇◆◇◆◇◆◇◆◇◆◇◆◇◆◇◆◇◆◇◆◇◆◇◆◇
내가 투명한 상자의 뚜껑을 열자, 쇠약해진 것 같은 표정을 한 마리쨔가, 이쪽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잘 모르겠지만, 눈물 자국도 보이고, 혹시 배가 고파 울고 불고 날뛰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런 짓을 하면 괜히 배가 고플 뿐인데, 제대로 교육받지 않은 탓에 몰랐나?
역시 저품질 개체인 만큼, 머리도 무척 나쁜 것 같다.
「……이, 인간찟!」
조금 놀란 듯한 표정을 지은 뒤 마리쨔가 소리를 질렀다.
파츄리와 사나에의 차분한 목소리와 비교하면 날카롭고 귀에 거슬리고, 게다가 목소리가 크다.
집안에서 큰 소리를 내면 안 된다는 것이 사육 윳쿠리의 기본일 텐데, 정말 변변한 교육을 받지 못한 것 같다.
「끽끽 시끄러워. 목소리 좀 줄여. 파츄리와 사나에가 깨 버리잖아」
「느, 느으…… 인간찌」
조금 불만스러운 듯한 표정을 짓긴 했지만, 마리쨔는 방금 전보다는 더 작은 소리로 말했다.
여전히 날카롭고 신경질적인 목소리지만, 참을 수 없을 정도는 아니다.
나는 거기서 타협하기로 했다.
「인간찌, 마리쨔는 마리쨔인고졔.
분명히, 인간찌가 마리쨔의 사육주찌인 고졔?」
딱히 내가 이 녀석을 내 사육 윳쿠리로 등록한 건 아니라서,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은 NO이다.
그러나 집에 두고있는 이상, 사육하지 않는 것도 아니니까, 완전히 NO라고 대답하기도 어렵고,
「뭐, 그런 거다」
라고 두루뭉술하게 답하기로 했다.
활짝 표정을 빛내는 마리쨔.
「마리쨔, 역시 사육유쿠지가 된고졔!
마리쨔, 사육유쿠지인고졔!
오빠야, 느그타게 이쯔라굿!」
펄떡펄떡 꼴사납게 뛰면서 마리쨔가 기뻐하고 있다.
제딴에는 폴짝폴짝 뛰고 싶겠지만 그럴 만한 체력이 남지 않았는지, 몸이 기분 나쁘게 물결치는 것으로만 보인다.
왜 이렇게까지 날뛰는 거지?
배고픔을 참을 수 없었는지도 모르지만 체력의 한계까지 날뛰며 울다니, 들윳쿠리도 하지 않는 짓이다.
품종이 마리쨔라는 것도 있지만, 정말 멍청한 개체인가보다.
「배고프냐?」
「마리쨔, 빵빵찌 꼬ー룩꼬ー룩인고졔!
오빠야, 빠슈타찌 달라규!」
내 질문에 마리쨔는 뻔뻔하게 단언한다.
이쪽이 식사하는 모습을 훔쳐본 모양이다.
물론 사육 윳쿠리도 아닌 이 녀석에게 파스타 따위를 대접할 의리는 없다.
그런데도 마치 자신이 사육 윳쿠리라고 말하듯 득의만면한 미소를 지으며 나를 올려다보는 마리쨔.
「오빠야, 여긴 느그탈슈 업따굿!
다음부터 빠슈타찌를 우ー꺽우ー꺽 할 땐, 마리쨔도 가치 우ー꺽우ー꺽할랫!
빨리 여기서 꺼내졋!」
게다가 뻔뻔한 요구까지 했다.
「하아, 어쩔 수 없지」
아무래도 착각하는 것 같으니, 먹이를 주기 전에 교육시켜 줄까.
나는 윳쿠리숍에서 산 사육도구 안에 있던 교편 같은 막대기를 꺼낸다.
윳초리라고 불리는 모양이다.
철부지 윳쿠리를 말 그대로 때리는 도구.
윳쿠리의 껍질을 찢지 않고 충격을 직접 팥소에 전달하기 위해, 일반 가정뿐만 아니라 전문 브리더도 훈육 과정에서 애용한다고 한다.
내가 가지고 있는 윳초리를 알아챈 마리쨔가 푸쉬 하고 소변을 지렸다.
분명 이 바보도 브리더 밑에서 윳초리로 교육받은 것 같다.
이걸로 맞은 적이 있는지, 새파란 얼굴로 나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오, 오빠야, 그건 느그탈슈 업눈고졔……
마리쨔, 아퍼아퍼는 시룬고졔……」
왜 자기가 교육받는지 모르는 것 같다.
이 녀석을 받을 때 점원이 제대로 교육했다고 했는데, 혹시 자기가 뭘 위해서 왔는지 잊어버렸나?
이래서 멍청한 개체가 싫다.
어차피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받은 윳쿠리고, 몸으로 자기가 무엇인지를 생각해 달라고 할까?
「마리쨔, 너는 자기 역할을 잊은 벌을 받을 거다」
「기, 기다료달라졧!
마리쨔가 오빠야를 화나게 해따면, 사과하눈고졔!
재송합니닷, 재송합니닷, 그러니깟, 아퍼아퍼는 그만두눈――느게앗!」
고개를 여러 번 수그리던 마리쨔를 향해 윳초리를 내리치자 비명이 들렀다.
찌부러지지 않을 정도로 조절할 생각이었지만, 아이 윳쿠리에게는 꽤 충격이었던 것 같다.
윳초리로 직격당한 검은색 모자 끄트머리가 움푹하게 패었다.
「아퍼어어, 주로 머리가 아퍼어엇」
데굴데굴 구르며 통증을 호소하는 마리쨔.
정말이지 초현실적인 광경이다.
중계하는 어조 때문에 사실 전혀 아프지도 않고 날 놀리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든다.
정말 아파하는 걸까, 하고 조금 전보다 강하게 두 번, 세 번, 다시 윳초리를 내리친다.
「이걋, 부귯, 구만, 구마냇, 아퍼아퍼눈 구만――부기이, 마리쨔에 쫀둑쫀둑한 뺨찌가아아아앗!」
모자 위쪽을 때리려고 했는데, 이상하게 움직이는 터에 윳초리 끄트머리가 볼에 맞고 말았다.
꽤 아팠는지 마구 소란을 피우는 마리쨔.
정말 시끄럽다.
추접스럽기 때문에 썩 손을 대고 싶지는 않았지만, 지금처럼 시끄럽게 굴면 말도 할 수 없기 때문에, 들어올려서 입을 꼬집어 다물린다.
「하눌을 날――부규웃」
입을 열기 힘들어서 우ー우ー하고 몸을 흔들며 반항하지만, 당연히 아이 윳쿠리 정도의 힘으로 인간의 구속을 뿌리치는 것은 불가능하다.
소리를 지른 벌로 엉덩이에 두세 번 윳초리를 내리쳐 충분히 약하게 만든 다음 마리쨔의 입에서 손가락을 뗐다.
「왜 벌 받았는지 알겠냐?」
내 질문에 부들부들 고개를 젓는 마리쨔.
눈에서는 눈물을 뚝뚝 흘리며 어째서냐는 빛을 띠고 있다.
정말 자신이 무엇 때문에 존재하는지 잊었나보다.
점원에게 교육받은 것을 깨끗이 잊다니 정말 매정한 놈이다.
덕분에 귀찮은 일이 늘었잖아.
나는 한숨을 내쉬면서 마리쨔의 엉덩이를 윳초리로 때린다.
「느벳, 느빗, 느고옷」
매를 맞을 때마다 실로 기분 좋은 비명을 지르는 마리쨔.
윳초리를 휘두를 때 일부러 시간을 끌면 비굴한 눈빛으로 내 쪽을 올려다보니까, 그 순간을 노리고 윳초리를 휘둘렀다.
철썩!
고통에서 해방됐다고 안도한 순간 반복되는 통정에 마리쨔는 몇 번이나 비명을 질렀다.
「구맛, 구마냇――느기잇!」
철썩!
「구마낫――느고옷」
철썩!
「마리쨔가 잘모태쑴니닷! 사가하태니까 구마냇――비기잇!」
꽤 괴롭힐 보람이 있어서 즐겁다.
나는 학대하는 취미는 없지만, 그럭저럭 스트레스 해소는 될 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계속 윳초리를 휘둘렀다.
「아까 하던 이야기를 계속하자면, 나는 네 주인이지만 넌 내 사육 윳쿠리가 아냐」
「느? 무슨 소리――느베엣」
철썩!
「말해도 된다고 한 적 없다. 내가 됐다고 할 때까지 입 다물어」
고통에 몸부림치면서 고개를 끄덕거리는 마리쨔.
내친 김에 한 번 더.
철썩!
꿈틀꿈틀.
「파츄리와 사나에는 알지?
그 애들이 밥 먹는 걸 보고 있는데 모를 리가 없지.
저 두 마리는 내가 숍에서 사서 제대로 사육 윳쿠리 등록까지 끝낸 진짜 내 사육 윳쿠리야」
그럼 나는?
마리쨔의 눈이 내게 호소한다.
진심으로 자기가 사육 윳쿠리가 될 거라고 착각했나보군.
그래서 나는 이 녀석이 잊으려고 했던 기억을 상기시켜 주기로 했다.
「너는 사육 윳쿠리가 아니라――」
「――그냥 스트레스 해소용 도구다」
철썩!
중요한 일을 잊은 벌로,
그리고,
이 통증이 녀석의 입장을 깨닫게 하도록, 그리고 절대 잊지 못하는 쐐기가 되도록, 마리쨔의 엉덩이를 윳초리로 후려쳤다.
「느굿, 느곳, 느고오옷」
꽤나 아팠는지, 엉덩이를 기분 나쁠 정도로 꿈틀거리며 비명이 되지 않는 비명을 지르고는 이를 악무는 마리쨔.
눈을 부라린 그 얼굴은 좀 그렇달까, 꽤 기분 나쁘다.
파츄리나 사나에의 귀엽고 새침한 얼굴과 비교하면 그로테스크할 정도다.
왠지 손에 들기도 싫어져서, 나는 내팽개치듯 마리쨔를 상자에 도로 넣었다.
「뭐, 그러니까, 너는 그 상자에서 죽을 때까지 나올 수 없고, 내 사육 윳쿠리들과 같이 밥을 먹을 수도 없어」
펄떡펄떡 엉덩이를 바닥에 부딪치며 아픔을 호소하는 마리쨔를 향해 말한다.
솔직히 듣는지 아닌지도 애매하지만, 딱히 들리지 않아도 문제는 없다.
「별로 학대하려는 건 아니니까 먹이도 제대로 주고, 눈을 도려내거나 발을 태우지도 않아.
장식물이었나?
그걸 뜯거나 찢지도 않을 테니까 안심해도 돼」
단지 너는 내 스트레스 해소용 도구로 소모될 뿐이다.
물론 제 분수도 모르고 또 멋대로 지껄인다면 가차없이 응징할 작정이다.
「그런 셈이니까 마리쨔, 내 사육 윳쿠리라느니 하는 이상한 꿈은 꾸지 말고 내 스트레스 해소용 도구로 노력해 줘」
내 말에 마리쨔는 반응하지 않고 고개를 숙인 채다.
충격을 받았겠지만 마리쨔의 심정을 참작해 줄 의리는 없다.
「이게 오늘 네 먹이다. 남기지 말고 먹어」
그렇게 말하고 방금 수거한 음식물 쓰레기와 사육 윳쿠리들의 배설물을 싼 신문지를 투명한 상자 속에 내버려두고, 나는 상자의 뚜껑을 닫았다.
점원에게 듣기로는 마리쨔는 원종 유형에 가까운 듯, 지능은 낮지만 생명력이 높다고 한다.
음식물 쓰레기와 사육 윳쿠리의 배설물을 처리하는 콤포스트로 쓸 수 있다.
처음에는 싫어한다지만, 며칠 방치하면 배가 고파서 먹게 되니까, 가끔 벌을 주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면서 자신의 입장을 파악하게 하라는 이야기였다.
음, 일단 내일 아침에 상황을 보고, 그때까지 불평한다면 다시 혼내 주는 것으로 할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나는 사육 윳쿠리 두 마리의 자는 얼굴을 넋을 잃고 바라보며 머리를 쓰다듬은 뒤, 만족스러운 기분으로 침실로 향했다.
◆◇◆◇◆◇◆◇◆◇◆◇◆◇◆◇◆◇◆◇◆◇◆◇◆◇◆◇◆◇◆◇◆◇◆◇◆◇◆◇
「느굿…… 느구웃…… 느으읏…… 느구웃……」
마리쨔는 온몸을 덮치는 격통과 그 이상의 굴욕에 흐느껴 울고 있었다.
얻어맞은 머리가 아프다.
얻어맞은 뺨이 아프다.
얻어맞은 엉덩이가 아프다.
그렇지만, 그보다 마음이 아팠다.
마리쨔는 역시 사육 윳쿠리가 아니었다.
그 사실이 마리쨔의 마음을 심하게 찔렀다.
스트레스 해소용 도구.
도구.
윳쿠리조차 아닌 도구.
머릿속에 일찌기 브리더가 말한 느긋하지 못한 말이 울려 퍼진다.
너는 도구.
스트레스 해소용 도구.
아니야.
마리쨔는 윳쿠리야.
도구 같은 게 아니야.
그렇게 마음 속으로 부정할 때마다 오빠야에게 얻어맞은 상처가 쑤셨다.
마치 그 아픔이,
분수를 알아라.
마리쨔에게 경고하는 것 같기도 했다.
「아닌고졔…… 마리쨔눈 마리쨔인고졔.
마리쨔는 누구보다도 느그탄 유쿠지인고졔……」
분명 오빠야는 아직 마리쨔를 잘 모를 뿐이다.
마리쨔의 느긋한 모습을 보면 반드시 사육 윳쿠리가 되어 달라고 부탁할 것이다.
통증에 신음하면서도, 윳쿠리 특유의 근거 없는 자신감이 솟아올라 숙였던 고개를 들었다.
마리쨔는 자각하지 못했지만, 이른바 객기라는 것이다.
아픈 몸을 질질 끌면서, 마리쨔는 오빠야가 두고 간 먹이로 향했다.
오빠야는 아까 그렇게 말했지만, 제대로 먹이를 갖다 주었다.
분명히 파츄리나 사나에가 먹은 것처럼 맛있는 밥씨가 들어 있을 것이다.
바야흐로 절망 속에서 한 가닥 희망을 찾아내는 윳쿠리의 귀감 같은 생각이다.
조금 침착하게 생각하면, 그런 일은 절대로 없다는 걸 알 텐데.
마리쨔는 기대에 부풀어 신문지 꾸러미를 연다.
「빠슈타찌, 마리쨔에 빠슈타찌……」
침을 주르륵 흘리며 꾸러미를 푼 마리쨔는, 속을 들여다본 순간
「……모냐졔……」
말문이 막혔다.
안에 들어 있던 것은 흐물흐물한 음식물 쓰레기와 윳쿠리의 응응이었다.
마리쨔가 기대했던 파스타는 하나도 없었다.
「어대더…… 빠슈타찌가 업써……?」
빛을 잃은 눈동자로 마리쨔는 누구에게랄 것도 없이 묻는다.
어째서 같은 윳쿠리인데,
그 녀석들은 파스타를 먹을 수 있는데,
마리쨔는 이런 쓰레기와 응응밖에 못 먹어?
사육 윳쿠리 두 마리와 자신의 격차에 마리쨔는 울음소리도 내지 못하고, 투명한 벽을 향해 쿵쿵 머리를 부딪쳤다.
언뜻 이해할 수 없는 행동으로 보이지만, 마리쨔 나름의 항의인 셈이다.
그날 밤 마리쨔는 결국 준비된 먹이에 입을 대지 않았다.
마리쨔 나름대로의 자존심이 그런 굴욕을 허락하지 않았다.
때때로 마리사 종의 자존심은 굶주림의 고통도 능가한다.
그러나 단식 이틀째를 맞아 결국 굶주림이 한계에 이른 마리쨔는 음식물 쓰레기에 입을 대고 눈물을 흘리며 게걸스레 먹었다.
그 무렵 테이블에서는 파츄리와 사나에가 햄에그를 베어 물고 있었다.
같은 방에 있데도, 좁은 상자에 처박혀 음식물 쓰레기를 탐하는 마리쨔의 모습은 실로 참담했다.
◆◇◆◇◆◇◆◇◆◇◆◇◆◇◆◇◆◇◆◇◆◇◆◇◆◇◆◇◆◇◆◇◆◇◆◇◆◇◆◇
윳쿠리들을 기른 지 두 달 정도 지났다.
파츄리와 사나에는 딱히 버릇없이 굴지도 않고 무럭무럭 자랐다.
내가 출근한 동안 두 마리는 사이좋게 공부하거나 TV를 보며 지내는지, 공부를 봐 주고 있자니 어느새 히라가나를 쓸 수 있게 됐다.
아무래도 두 마리는 사이가 좋지만 공부에서는 라이벌인지, 어느 쪽이 먼저 뱃지를 딸 수 있는지 경쟁하고 있는 것 같다.
정말 흐뭇한 광경이다.
나는 열심히 공부하는 두 마리에게 보상으로 윳쿠리용 케이크를 사 주기로했다.
케이크를 먹으면서 떠들어대는 두 마리.
그것을 보는 내 표정이 풀어진다.
행복한 시간.
아아, 이대로 이 녀석들과 하루 온종일 놀고 싶다.
그런 나를 본 사나에가
「오빠야, 아ー앙 하세요」
라고 하기에 입을 벌리고 조금 먹었다.
우물우물.
입에 넣어 봤지만, 윳쿠리를 위해 당분을 줄여서 만들었기 때문에 나로서는 미묘한 맛.
그러나 싱글벙글 이쪽을 보고 있는 사나에에게 그런 말을 할 리도 없고,
「맛있어」
라고 하니 얼굴을 붉히며 기뻐했다.
「무큐, 오빠야, 파체 것도 아ー앙 하라구」
그것을 본 파츄리가 입을 댓 발 내밀고 케이크를 밀어붙였다.
이상한 걸로 경쟁심을 불태우지 마, 라고 속으로 생각하면서 마지 못해 그것도 입에 넣었다.
「무큐큐, 어때?」
「파츄리 것도 맛있어」
「그치, 그치」
자기가 만들지도 않았으면서 의기양양한 표정을 짓는 파츄리.
그 뒤로, 그런 파츄리에게 경쟁심을 불타우는 사나에가 또 케이크를 밀어붙이고, 그걸 보고 또 파츄리가 케이크를 밀어붙이길 반복하는 동안, 결국 전부 내가 먹어 버렸다.
솔직히 좀 고문당한 기분이다.
다음부터는 케이크를 권해도 쉽게 입에 대지 말자.
나는 이 때, 이렇게 굳게 맹세했지만, 그 후에도 두 마리는 내게 몇 번인가 토할 때까지 케이크를 먹였다.
그날 밤, 사육 윳쿠리들을 재우고, 일과처럼 마리쨔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투명한 상자의 뚜껑을 열었다.
이 녀석을 집에 둔 지 2주.
처음 며칠은 못마땅한 표정을 짓다가, 비로소 자기 입장을 이해했는지 내가 둔 먹이를 두말없이 먹게 됐다.
아니, 오히려.
「응응도 안 남기고 먹는가 보네」
내 말에 마리쨔가 고개를 끄덕인다.
여기서는 표정이 안 보인다.
마리쨔는 먹이뿐만 아니라 자기가 싼 응응도 먹어야 했다.
어쩌다 이렇게 됐냐면,
마리쨔는 기르기 시작한 지 이틀 정도 지나자 자연스럽게 음식물 쓰레기를 먹기 시작했지만, 사육 윳쿠리들의 응응에는 결코 입을 대지 않았다.
그것을 가게 점원에게 상담하자,
윳쿠리는 의외로 깨끗한 것을 좋아하고, 특히 사육 윳쿠리는 응응을 비정상적일 정도로 기피한다고 했다.
하지만 그래봤자 형편없는 음식도 먹어치우는 게 윳쿠리다.
배가 고프면 아무거나 먹는다고 해서, 음식물 쓰레기를 주지 않고 응응만 상자에 쌓아 놨더니, 결국은 배고픔에 져서 응응도 먹게 됐다.
점원이 한 말대로 무작정 먹지도 않고 싫다고만 했던 것 같다.
윳쿠리는 자신들이 내놓은 배설물을 응응이라 부르며 꺼리지만, 결국 팥소나 크림이나 다름없으니 먹지 못할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하고 나는 생각했다.
마리쨔가 무슨 일이 있어도, 라고 부탁해서, 이 녀석이 내놓은 응응은 먹이를 주는 김에 처리해주고 있었다.
상자 구석에 신문지를 깔고 거기다 싼 응응만 정리하는 느낌이다.
뭐, 그 정도는 대단한 수고가 아니라서 귀찮다고도 생각하지 않다가 깨달았다.
다른 윳쿠리가 내놓은 응응을 먹을 수 있는데 자기가 내놓은 응응을 못 먹을 리가 없다고.
그 이야기를 하자 마리쨔는 눈물을 흘리며 「그것만은 용서해 달라」고 말했지만 들어 줄 필요는 없었다.
그리고 며칠 동안 음식물 쓰레기도, 사육 윳쿠리들의 응응도 주지 않고 방치했다.
얼마 뒤 상자를 들여다 보니 굶주림에 못 이긴 듯, 마리쨔는 자신의 응응을 눈물을 흘리며 게걸스럽게 먹고 있었다.
게다가 내가 들여다보는 것을 눈치채고는
「마리쨔, 마리쨔의 응응찌도 머글슈 이씀니댯!
이제 불평하지 아느태니깐, 진짜 사육유쿠지로 만드러주세엿」
따위로 뻔뻔하게 요구했기 때문에, 나는 윳초리로 마구 때려 벌을 줬다.
그 뒤 마리쨔는 얌전해져서 사육 윳쿠리로 만들어 달라고 요구하지도 않았다.
「자, 오늘 먹이다」
늘 그랬듯 사육 윳쿠리들의 응응과 음식물 쓰레기가 든 신문을 상자에 넣었다.
먹이를 주는데 고맙다는 말 한 마디 없는 건 항상 있는 일이라 딱히 신경 쓰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오늘 마리쨔는 평소와 조금 분위기가 달랐다.
힐끔거리며 겁에 질린 듯한 눈으로 나를 올려다본다.
또 귀찮은 요구라도 할 셈인가?
나는 피곤해졌지만, 무시하기도 뭣해서 물어 보기로 했다.
「마리쨔, 할 말이 있으면 해」
꿈틀, 마리쨔의 몸이 호들갑스럽게 튄다.
혹시 내가 말을 걸어 주길 바라서 저런 태도를 취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약삭빠른 놈인데.
「저, 저기, 오빠야……」
쭈뼛거리는 마리쨔.
자기 입장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이상하게 자신만만한 표정을 짓지는 않지만, 이건 이것대로 일부러 나를 자극시키려는 건 아닐지 추측된다.
「마리쨔, 요즘은 버릇없이 굴지 않고 착하게 지냈던고졔」
「응, 뭐, 그렇지」
내놓은 먹이는 군말 없이 잘 먹고, 착각하는 소리도 안 했다.
근데 그게 왜?
다음 이야기를 재촉하듯 물끄러미 내려다보고 있자, 마리쨔는 눈썹을 번쩍 치켜올리고 입을 열었다.
「마리쨔, 제멋대로 굴지 안으태니깟, 마리쨔도 케이크찌를 먹여달라졧!」
「…………」
나는 말없이 기대 놓은 윳초리를 집었다.
「오빠야, 마리쨔 착한아이인고졔!
마리쨔에 응응도 제대로 먹을수인눈 느그탄 윸지인고졔!
그러니깟, 떼쓰지 안으태니깐, 케이크찌를――느비엣!」
철썩!
「아펏, 아퍼어, 오빠얏, 어째섯, 마리쨔 아파아파하눈고졧!?
아펏, 아펏, 느비잇, 아퍼어어어!」
말을 하기가 무섭게 자기가 한 말을 뒤집는 꼴이라니, 역시 바보라고 해야 하나, 뭐라고 해야 하나.
어쩌면 고도의 개그일지도 모르지만, 마리쨔가 진심으로 혼란스러워하는 반응을 보면 그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지금도 벌을 받는 이유를 모르는지, 윳초리에서 도망치려고 엉덩이를 들썩거리고 있다.
거기를 노리고 마구 때린다.
「아펏, 아퍼엇, 어째섯, 어째서인고졔!?
어째섯, 마리쨔가 벌반눈고졔!?
마리쨔, 말 잘들은고졔!
꾸린 음식물 쓰레기찌도, 응응도, 안 남기고 먹은고졧!
엄청 싫었지만 참았던고졔!
투정 부리지도 않고 계속 계속 참았는뎃!
어대덧, 어대덧, 벌 받아야 하눈――늣베에에엣!」
반성하는 기미도 전혀 보이지 않고 불평만 늘어놓는 마리쨔의 엉덩이를 그저 때린다.
철썩!
철썩!
이것은 꽤 좋은 운동이 될 것 같다.
스트레스 해소뿐만 아니라 헬스장용 운동으로도 좋겠는데, 라고 생각하면서, 마리쨔가 눈물을 줄줄 흘리며 목숨을 구걸하기 시작할 때까지 계속 벌을 주었다.
그 뒤로 마리쨔가 사육 윳쿠리들이 먹는 것을 요구하는 일은 없었다.
뭐, 원래 줄 생각도 없었지만.
그로부터 시간이 두 달 정도 지났다.
아성체가 된 사육 윳쿠리 두 마리는 순조롭게 뱃지 시험을 통과해 얼마 전 은뱃지를 땄다.
산 지 얼마 안 됐을 때는 소프트볼 정도 크기였는데, 지금은 배구공 정도로 자랐다.
투정도 부리지 않고 금뱃지를 따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는, 무척 착한 윳쿠리들이었다.
그렇게 별 문제 없이 순풍에 돛을 단 듯이 지내던 어느 휴일.
날이 좋아서 운동 삼아 두 마리를 데리고 근처 공원에 가기로 했다.
이 공원은 두 마리가 아이 윳쿠리였을 적부터 여러 번 찾았던 곳이라, 나도 다른 윳쿠리 주인들과 얼굴을 익힐 정도로는 친해졌다.
「오랜만입니다」
공원에서 자주 보던 첸의 주인 여자를 보고 인사를 했다.
「어머나, 오랜만이야. 요즘 통 못 봤는데 바빴어?」
「아뇨, 뱃지 시험 공부를 하고 있어서요」
「아아ー, 어머, 은뱃지네. 둘 다 합격했구나. 훌륭하네ー」
이 공원에는 윳쿠리 놀이터가 있어서 두 마리는 거기 풀어 놓았다.
여자는 윳쿠리들의 장식물에 붙은 은뱃지를 보고 자기 일처럼 기뻐했다.
「시너지 효과라고 해야 할까요. 한쪽이 열심히 하면 다른 쪽이 질 세라 분발해서, 공부를 가르치는 제가 더 힘들었을지도 몰라요」
「후훗, 그래도 즐거웠지?」
여자는 조금 놀리듯이 웃는다.
눈을 활처럼 휘고 나를 보고 있었다.
「뭐, 둘이 시험에 합격해서 기뻐하는 걸 보니까 나쁘지는 않더라고요」
내 감정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이야기하기는 부끄러워서, 나는 눈을 돌리며 대답했다.
그녀는 그런 나를 보고 우후후, 하고 놀리듯 다시 웃었다.
그 뒤로 향후의 뱃지 시험 계획을 이야기하고, 윳쿠리들의 귀여운 모습을 자랑하거나 하면서 이야기꽃을 피웠다.
덧붙여서, 여자의 첸은 금뱃지를 가지고 있다.
첸 종은 윳쿠리 중에서는 비교적 머리가 좋지 않지만, 여자의 첸은 무척 침착하고, 이 공원의 사육 윳쿠리들을 정리하는 역할 같은 것을 하고 있다.
그녀는 윳쿠리를 기르기 시작한지 꽤 오래된 것도 같고, 그 첸도 몇 대째의 개체인 모양이다.
그런 이유로 사육주의 대선배인 그녀의 이야기는 흥미로웠고, 체험담 중에는 성공뿐만 아니라 실패도 섞여있어 솔직하게 호감이 생겼다.
그녀가 기혼자가 아니었더라며 조금 마음이 갔을지도 모른다.
그런 쓸모 없는 생각을 하면서 이야기하고 있자니 스트레스 해소용 윳쿠리로 화제가 옮겨 갔다.
그녀의 집에도 레이무 종이 한 마리 있는 것 같고, 자기 입장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고, 그전까지는 자길 사육 윳쿠리로 삼으라며 귀찮게 굴었다고 한다.
아무래도 꽝을 뽑았는지, 윳쿠리숍에서 나름대로 교정했을 거라고 방심하고 좀 내버려뒀더니 순식간에 게스화했다는 것이다.
결국 그 레이무를 어떻게 했는지 묻자 거세해서 자기 입장을 이해시켰다고 한다.
거세한 뒤로는 지금까지 보인 태도가 거짓말인 것처럼 순순해졌다고 해서, 나는 여자에게 거세 기구를 사용할 때 손을 비트는 요령을 배우기로 했다.
그러는 동안 날이 저물어서, 놀고 있던 두 마리를 집어 들고 집에 돌아가기로 한다.
여자의 첸이 잘 놀아 줬는지, 두 마리는 헤어질 무렵 첸을 향해 구레나룻을 흔들고 있었다.
집에 돌아와 두 마리의 걸음마를 닦아 주고 있는데, 무슨 말을 하고 싶은 듯이 나를 쳐다보는 것을 깨달았다.
「응? 부탁할 거라도 있어?
은뱃지를 땄으니까 선물로 받고 싶은 게 있으면 뭐든지 사 줄게」
시험 보기 전 했던 말이 생각나서, 나는 두 마리를 거실에 옮기면서 웃으며 말했다.
파츄리라면 마도서, 사나에라면, 흠, 뭘 가지고 싶어할까?
어쨌든 비싸지만 않으면 뭐든지 사 줄 생각인데.
그러나 두 마리는 뭘 가지고 싶어하는 건 아니었다.
「오빠야, 그럼 눈을 감고 몸을 숙여 주실래요?」
「응? 이렇게?」
나는 시키는 대로 눈을 감고 몸을 숙였다.
「무큐, 머리씨가 좀 더 파체들에게 잘 보이게」
「네에, 네」
둘이 잘 볼 수 있게 나는 머리를 돌렸다.
그리고,
「네엣, 선물씨입니닷」
무언가 가볍게 머리에 닿는 감촉이 느껴져 무심코 손으로 들어 보니, 꽃으로 엮은 왕관이 얹혀 있었다.
「이거, 너희가 만들었어?」
아무래도 내게 들키지 않도록 파츄리의 장식물 밑에 숨기고 있던 것 같다.
「무큐, 첸이 도와줬어.
저…… 그…… 마음에…… 들어?」
언제나 자신만만한 파츄리가 오늘따라 불안한 목소리로 말한다.
내 반응이 싱거워서 불안해졌나보다.
혹시 내 마음에 들지 않았나, 하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실제로는 반대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나는 엄청나게 감동했다.
남자인 내게 화관이라니, 하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자기 사육 윳쿠리에게 선물을 받는다는 것은 상상 이상으로 기쁜 일이다.
화관을 물끄러미 내려다본다.
손이 없는 윳쿠리가 만들어서 군데군데 엉성해 보이지만 그래도 열심히, 정성스레 만들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런가, 공원에서 모여서 뭔가 하는 줄은 알았는데, 계속 이걸 만들었구나.
「저, 오빠야, 마음에 들어요?」
「무큐, 그, 필요 없으면…… 버려도 된다구」
불안한 것처럼 나를 올려다보는 사육 윳쿠리들.
이제 뭐랄까, 너무 기특해서 나는 두 마리를 꼭 끌어안았다.
「오, 오빠야, 힘들어요오」
「무큐우, 부ー비부ー비는 기분 좋지만, 조금 힘들다구」
품 안에서 괴로워하며 몸부림치는 두 마리.
미안하지만, 조금만 더 이대로 있게 해 줘.
「고마워」
「느, 느후후, 천만에욧」
「무, 무큐큐, 기뻐해 줘서 다행이야」
내가 고맙다고 인사하자 두 마리는 몸부림을 그만두고 부ー비부ー비했고, 조금 당황했지만 나도 부ー비부ー비를 돌려주었다.
「그래도, 괜찮았어?」
「무큐, 이 꽃이라면, 첸에게 물어봐서 아주 좋은 곳에서 가져온 꽃이니까, 문제 없다구?」
「아니, 아니야. 그게 아니야」
내가 물어봐 놓고 결국 뭘 듣고 싶었는지 스스로도 잘 모르고,
「오빠야 이상해」
의아한 표정을 짓는 사육 윳쿠리들에게,
「고마워, 정말로」
다시 고맙다고 말하며 얼버무릴 수밖에 없었다.
그날 밤, 두 마리가 만들어 준 화관을 내 머리뿐만 아니라 두 마리의 머리에 얹어 주거나 하다 보니 잘 시간이 됐다.
두 마리를 재우고, 나는 언제나처럼 투명한 상자의 뚜껑을 연다.
여전히 안에서 마리쨔가 나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오늘도 먹이를 안 남기고 먹었나 보네」
어제 두고 간 음식물 쓰레기와 응응도 사라졌다.
이 마리쨔도 콤포스트 노릇이 몸에 밴 것 같다.
다만, 이 녀석도 연령을 보면 아성체겠지만, 파츄리나 사나에와 비교하면 몸이 절반 정도로 작다.
변변한 것을 먹지 못한 탓에 성장이 늦어지는 것이다.
말투도 아성체인 주제에 「다졔」 말투가 빠지지 않았다.
「저, 저기, 오빠야……」
요즘 들어 말없이 먹이를 받아 먹기만 하던 마리쨔가 드물게도 말을 걸었다.
이 녀석이 떼를 쓰는 일은 이제 거의 없지만, 이렇게 말을 걸 때면 대개 쓸데없는 소리만 했다.
「뭐야?」
아무리 그래도 더는 자신을 사육 윳쿠리로 삼아 달라고는 하지 않지만, 먹이를 더 달라거나 하기 시작하면 어쩔까?
뭐, 이 녀석의 궁상맞은 몸을 보면 불쌍한 생각도 드니까, 음식물 쓰레기와 응응에 더해서 윳쿠리 푸드를 조금이라면 줘도 좋겠지만.
「오빠야는 윳쿠리한테 선물을 받아서 기뻤던고졔?」
그 말에, 그러고 보니 이 녀석도 조금 전의 모습을 훤히 들여다볼 수 있었다는 게 생각난다.
딱히 이 녀석이 본다고 해도 부끄럽다고는 생각지 않지만……정정, 꽤 부끄럽다.
녀석이 봤을 때도 이렇게나 창피하니까, 회사 사람이 보면 너무 부끄러워서 죽어 버릴지도 모른다.
「……역시, 기쁘지 않았던고졔?」
내가 잠자코 있었더니, 마리쨔는 그렇게 받아들인 듯 다시 묻는다.
「아니, 기쁘지 않은 건 아냐.
상대방이 윳쿠리라고 해도 마음이 담긴 선물을 받으면 누구나 기쁘겠지.
그건 그렇고, 그런 건 왜 물어보는데?」
마리쨔 상대라고는 해도, 스스로에게 거짓말을 하기는 싫어서 정직하게 대답해 버리고, 나는 엄청나게 후회했다.
윳쿠리한테 무슨 부끄러운 소리를 하는 거야, 나는.
「얘기 끝났다. 오늘 먹을 걸 놔둘 테니까 남기지 말고 먹어라」
마리쨔의 대답도 기다리지 않고 나는 상자 뚜껑을 닫는다.
뭔가 말하고 싶은 듯한 눈으로 마리쨔가 나를 바라보고 있었지만, 그것을 무시하고 침실로 돌아가기로 했다.
마리쨔가 이상한 질문을 하고 별 일 없이 며칠이 지났다.
파츄리와 사나에는 금뱃지 시험을 위해 열심히 공부 중이고, 나는 퇴근하면 그걸 봐 주면서 지냈다.
참고로 두 마리가 만들어 준 화관은 거실 선반 위에 걸려 있다.
꽃이 많이 시들어서 처음의 아름다움은 온데간데 없지만, 나의 소중한 사육 윳쿠리가 준 선물이다.
될 수 있는 대로 장식해 두려고 한다.
이야기가 샜다.
두 마리는 사육 윳쿠리 중에서도 꽤 우수하지만 역시 금뱃지의 벽은 높았는지, 온갖 고생을 하는 모습이 자주 보였다.
이렇게 말하는 나도 주인을 위한 시험 공부에 매진하고 있지만.
그러나 사육 윳쿠리가 시험에 합격했는데, 주인은 불합격이었습니다ー라니 웃기지도 않기 때문에, 이 녀석들에게 질까보냐, 하는 각오로 나도 노력했다.
「오빠야, 무큐하게 잘 자라구, 무리하지 마」
「오빠야, 느긋하게 안녕히 주무세요. 공부 힘내세요」
잘 시간이 돼서 자기들의 침대로 향하는 두 마리.
아무리 두 마리가 공부를 하고 싶어해도 이것만은 반드시 지키게 한다.
수면 부족으로 컨디션이 나빠져서 영원히 느긋해지는 사육 윳쿠리도 드물지 않으니까.
과보호라고 여겨질지도 모르지만 이게 내 방침이다.
두 마리를 배웅하고, 나는 내 공부를 다시 시작한다
어, 그러니까, 다음 중 금뱃지에게 적용되는 의료보험 중 가공소의 허가가 없으면 받지 못하는 것을 고르시오……
……하나도 모르겠다.
은뱃지 시험 때도 주인용 문제가 나왔지만, 금뱃지는 훨씬 어렵다.
그러고 보니 첸의 주인 여자도 뱃지 갱신 시기가 다가와서 시험 공부를 하고 있다던데, 나처럼 고생하고 있을까?
이번에 상담해 볼까?
하아, 한숨을 내쉬면서 공부를 계속하고 있었지만, 졸음이 쏟아져서 기분 전환을 하러 부엌으로 향했다.
졸음을 쫓으려고 커피를 마시려고 했는데, 도중에 오늘 마리쨔에게 먹이를 주는 것을 깜박했다는 게 떠올라서 그 쪽을 먼저 처리하기로 했다.
「하아암, 어이, 마리쨔. 오늘 먹이다……」
하품을 하면서 투명한 상자의 뚜껑을 열면 평소처럼 마리쨔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최근 며칠은 음식물 쓰레기와 응응 외에도 조금이지만 윳쿠리 푸드를 주고 있어서, 몸집도 커지고 안색도 좋아졌다.
아무래도 윳쿠리 푸드를 먹을 수 있게 된 것이 기쁜지, 내가 뚜껑을 열기를 이제나저제나 기다린 모양이다.
처음 푸드를 줬을 때 눈물을 줄줄 흘리며 행복ー을 연호할 정도였으니 꽤 감동도 받았을 것이다.
뭐, 기뻐하다니 다행이네.
하품을 하면서 오늘만큼의 먹이를 두고 뚜껑을 닫으려고 손을 댔을 때, 마리쨔가 말을 걸었다.
「오빠야, 기다리눈고졔!」
나는 뚜껑을 닫으려던 손을 멈춘다.
「……뭔데?」
난 빨리 공부로 돌아가고 싶은데.
그러면 무시하면 될 뿐인데, 졸리기도 해서 거기까지 머리가 돌아가지 않았다.
「마리쨔, 오빠야한테, 밥찌의 감사를 하고시푼고졔!」
「딱히 감사 같은 건 필요 없어」
녀석에게 감사 받아도 기쁘지 않고.
「그럴순 없다졔!
잠깐만 몸을 굽혀서, 마리쨔한테 머리찌를 보여주눈고졔!」
더 물고 늘어지는 마리쨔.
끈질긴 자식이네, 생각하면서도 졸리기도 해서 나는 깊게 생각하지도 않고 몸을 굽혀서 마리쨔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자, 됐냐? 직성이 풀렸으면――」
질퍽
이렇게 말하려던 내 머리에 불쾌한 습기를 머금은 뭔가 들러붙은 것 같았다.
「으악」
반사적으로 나는 그것을 움켜쥐고 머리에서 치운다.
대체 무슨……
정체 모를 공포와 함께 손에 있는 물체를 본 나는,
「히익」
그 섬뜩함에 말문이 막혔다.
엉성한 야채 찌꺼기로 만든 볼품 없는 왕관이었다.
미끈거리고 축축해서 손에 물기가 끈적끈적 묻어난다.
약간 달콤한 냄새가 풍겨오고, 이 물기의 정체가 마리쨔의 침이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 나는 비명을 지르며 오물을 던져 버렸다.
「뭣, 뭐하눈고졔!?」
비난하는 목소리를 높이는 마리쨔.
마치 내가 잘못했다는 것처럼 볼을 부풀리고 노려보며,
「오빠얏, 왜 이렇게 몹쓸 짓을 하눈고졔!
마리쨔, 화난고졔!
뿌꾸ー웃!
제대로 사과하라구!」
그렇게 소리를 질렀다.
내 안에서 뭔가 뚝 끊어지는 소리가 났다.
◆◇◆◇◆◇◆◇◆◇◆◇◆◇◆◇◆◇◆◇◆◇◆◇◆◇◆◇◆◇◆◇◆◇◆◇◆◇◆◇
「그만하라구, 그만하라굿!」
마리쨔는 소리를 지르며 자신을 짓누르려는 오빠야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 엉덩이를 흔들고 있었다.
물론 마리쨔 따위가 인간의 힘에서 벗어날 수 있을 리 없고,
「오, 오빠야, 뭘 하려는 생각인고졔!?
그 느긋하지 못한 막대기찌는 뭐냐졔!?」
오빠야가 가지고 있는 윳초리와 달리 끄트머리가 갈고리 모양인 막대기를 보고는 시시를 지렸다.
느긋할 수 없는 공포에 울부짖으며 마리쨔는 어쩌다 이 지경이 됐는지를 필사적으로 생각했다.
자신은 그저 오빠야를 기쁘게 해 주려고 선물을 만들어 줬을 뿐이다.
오빠야도, 윳쿠리한테라도 선물을 받으면 기쁘다고 했으니까.
그래서 마리쨔는 두 마리의 흉내를 내서 왕관씨를 만들기로 했다.
오빠야가 가져다 주는 야채 찌꺼기의 쓸만한 부분을 필사적으로 모아 배가 고픈 것도 참고 드디어 오늘 완성해서 줬는데.
머리에 얹어 준 다음 순간, 마리쨔의 선물은 쓰레기처럼 버려져서 몇 번이고 발에 짓밟혔다.
왜 그렇게 끔찍한 짓을 하는지 마리쨔는 몰랐다.
마리쨔가 열심히 만든 왕관씨인데.
파츄리들이 만든 왕관씨 같은 것보다 잔뜩 느긋하고 멋진 왕관씨인데.
마리쨔는 목청 높여 항의했다.
자신의 자존심을 걸고 오빠야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자기 입장도 잊어버리고.
그리고 그 결과가 이것이다.
「재성함니닷, 재성함니닷, 마리쨔가 잘모태씀니댯!
그러니깟, 아파아파는 하지 마라주세엿!
부탁이니까아아앗!」
너무나 느긋할 수 없는 상황과 공포에 마리쨔는 분노를 잊고 어느새 사과의 말을 거듭 외쳤다.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모르지만, 일단 사과하고 넘어가려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오빠는 마리쨔를 억누른 채로 조용히 느긋하지 못한 막대기 끄트머리를 가까이 댄다.
「오, 오빠얏, 거, 거기눈, 마리쨔에 빅 매그넘 페니페니찌가 인눈 곳인고졔……」
마리쨔의 귀여운 아가야를 만들기 위한 소중한 곳이니, 그렇게 느긋하지 못한 것은 가까이 대지 말아 주세요.
글썽글썽 눈에 눈물을 머금으며 간곡한 시선을 보내는 마리쨔.
반면 내려다 보는 오빠야의 눈에서는 아무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다.
부스럭, 하면서 막대기의 뾰족한 끝부분이 마리쨔의 페니페니가 있는 곳을 자극한다.
「늣, 느고옷, 거, 거긴 정말 안댓, 늣, 느으읏」
반사적으로 커지는 페니페니.
마리쨔는 당혹감에 얼굴을 붉히며 조금은 기분 좋은 듯한 소리를 높였지만, 그것은 다음 순간 비명으로 바뀌었다.
「늣, 느구오오오오옷오오오오오오오오오」
페니페니에 치닫는 격통.
눈물로 얼룩신 시야 속에서 마리쨔는 막대 끝 뾰족한 부분에 자신의 페니페니가 걸려 늘어진 것을 보았다.
말도 안 되게 길게 늘어난 페니페니.
무시무시한 그 모습에 마리쨔는 다시 비명을 지르고, 엄습하는 격통에 또 절규한다.
「구맛, 구마냇, 당기지맛, 마리쨔의 페니페니찌, 아직 못본 기엽고 기여운 아가야를 만드는, 솟중한 곳이라구웃!
그러케 당기면 페니페니가 망가져버려어어어!」
마리쨔는 필사적으로 그만둬 달라고 호소했다.
이대로라면 페니페니가 망가져 버린다.
그러면 마리쨔는 자손을 남길 수 없다.
안 돼.
그것만은 절대로 안 돼.
왜냐하면, 그것은 세계에 중대한 손실이――
뿌직
뭔가 끊어지는 소리가 울렸다.
동시에 방금 전까지 마리쨔를 괴롭히던 격통이 사라졌다.
마리쨔는 조심조심 자신의 페니페니가 있던 곳을 본다.
사라졌다.
있어야 할 곳에 있었을 페니페니가 없어졌다.
상실감과 두려움에 얼굴이 새파래진다.
오빠야가 들고 있는 막대 끝에 매달린, 가늘고 길고 흐늘흐늘한 저건――
「잇, 이갸아앗아아아아아앗아앗, 아퍼어어어엇, 마리쨔에 페니페니찌가아앗아아아아앗아아아!」
마리쨔는 뒤늦게 덮쳐 오는 격통에 절규하며 상자 속을 이리저리 뒹굴었다.
페니페니를 한계까지 잡아서 끌어낸 뒤 오빠야가 가위를 꺼내 뿌리부터 바짝 자른 것이다.
페니페니를 잃었다는 절망과 덤벼드는 격통에 마리쨔는 눈물을 흘리며 굴러다녔고, 때로는 항의하듯 엉덩이를 탁탁 투명한 벽에 부딪쳐 댔다.
「어대더, 어대더 이던디들 하눈고야아아아아!?」
몰랐다.
정말로 마리쨔는 몰랐다.
마리쨔는 그저 오빠야를 기쁘게 해 주고 싶었을 뿐인데.
그리고 잘 되면, 사육 윳쿠리로 만들어 달라고 했을 뿐인데.
왜 이런 대우를 받아야 하는지 정말로 이해할 수 없었다.
오빠야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는다.
오물을 보는 듯한 눈으로 마리쨔를 내려다보더니, 주섬주섬 부서진 왕관을 주워 마리쨔에게 내던지고는 그대로 뚜껑을 닫고 떠났다.
물론 마리쨔의 페니페니는 휴지통에 버려졌다.
「늣, 느읏, 느으으, 낼ー름낼ー름, 마리쨔의 왕관찌, 무척 느긋하다구, 낼ー름낼ー름」
마리쨔는 페니페니를 잃은 극심한 통증과 상실감에 흐느껴 울며, 자신을 위로하듯 야채 찌꺼기로 만든 왕관씨를 보물처럼 계속 낼ー름낼ー름했다.
그 뒤로 사흘간 먹이를 받지 못한 마리쨔는 자신의 보물이었던 왕관씨를 배고픔에 못 이겨 게걸스레 먹어치웠다.
시든 왕관씨는 매우 느긋한 맛이 났다.
◆◇◆◇◆◇◆◇◆◇◆◇◆◇◆◇◆◇◆◇◆◇◆◇◆◇◆◇◆◇◆◇◆◇◆◇◆◇◆◇
마리쨔에게 쓰레기를 뒤집어씌운 벌을 주고 몇 달이 지났다.
파츄리와 사나에는 무사히 금뱃지 시험에 합격하고 장식물에 자랑스럽게 금뱃지를 붙이고 있다.
최근에는 뱃지의 순위가 올라서 데려갈 곳도 늘었기 때문에, 사육 윳쿠리들과 함께 근처의 숙소로 여행을 가는 것을 즐기고 있었다.
방수 스프레이를 발라 주면 함께 온천에도 들어갈 수 있고, 윳쿠리를 데려온 다른 손님들과도 교류할 수 있어서 한 달에 한 번은 여행을 가고 있다.
그러나 생활을 압박할 정도의 지출은 아니더라도, 내가 보기에도 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어서, 요즘은 슬슬 자중할까 하고 있다.
덧붙여서 두 마리는 여행지에서 본 마쵸리가 신경 쓰인 모양인지, 어떡하면 마쵸리가 될 수 있는지 내게 끈질기게 묻는다.
아무래도 유카타를 입고 온천지를 걷거나 탁구를 하던 마쵸리가 부러웠던 것 같다.
결코 그 늠름한 가슴 근육을 동경하는 건 아니라고 믿는다.
금뱃지를 땄다고는 해도 그런 단순한 이유로 동경하다니 순진하다고 할까, 윳쿠리답다고 할까.
한 번은 사육 윳쿠리들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파츄리는 몸첨부가 되면 뭘 하고 싶어?」
「무큐, 여러 가지 일을 해 보고 싶어.
공부를 더 많이 하고, 운동도 하고, 요리도 하고, 운동도 하고, 도서관에서 일하기도 하고, 운동도 하고」
아무래도 파츄리는 진심으로 마쵸리가 되고 싶은 것 같다.
그건 좀.
「사나에는?」
「사나에도 파츄리씨와 함께 운동하고 싶습니닷
아, 진짜 좀.
그렇게 나는 사육 윳쿠리들과 재미있지만 평온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세상에는 윳쿠리를 기르고 불행해진 사람도 있는 것 같으니, 나는 무척 운이 좋았던 것이다.
나는 무신론자이지만, 이 일에 한해서만큼은 신께 감사하고 싶다.
아, 그것과 마리쨔에 대해서지만, 딱히 이렇다 할 변화는 없다.
굳이 있다면 거세한 뒤로는 내 얼굴을 보려고도 하지 않는 정도일까.
계속 고개를 숙인 채 나와 대화하는 일도 없다.
먹이은 제대로 먹는 것 같아서, 폐윳이 되지는 않은 것 같다.
첸의 주인 여자에게 물으니, 그녀의 레이무도 그런 느낌인 것 같다.
그녀가 말하길, 이것이 스트레스 해소용 윳쿠리의 바람직한 모습이라고 한다.
그래도 벌을 주면 잘 반응한다고 해서, 일이 밀려서 짜증이 났을 때 마리쨔를 때려 봤더니 좋은 울음 소리를 냈다.
다졔다졔 하면서 울부짖고 뒹군다.
파츄리들은 이제 성체가 됐는데, 마리쨔는 아직 아성체에도 이르지 못한 체형이고 다졔 말투도 빠지지 않은 상태였다.
식량 사정이 나쁜 것이 원인이지만, 그렇다고 내가 거기까지 배려할 필요도 없다.
앞으로도 마리쨔는 음식물 쓰레기와 응응 콤포스트로, 그리고 가끔은 내 스트레스 해소용 도구로 힘써 달라고 할 셈이다.
그래서 오늘도 사육 윳쿠리들이 잠들고 난 뒤 마리쨔가 들어 있는 투명한 상자의 뚜껑을 연다.
「마리쨔, 오늘 먹이다」
말을 걸어도 마리쨔는 얼굴을 들려고도 하지 않는다.
뭐, 늘 있는 일이니 나는 신경쓰지 않지만, 오늘은 들윳쿠리에게 얽혀서 짜증이 나 있다.
그래서,
「마리쨔, 먹기 전에 내 스트레스 좀 풀어 줘라」
내 말에 움찔 떨며 이쪽을 올려다보는 마리쨔.
「……어대더……?」
뭐라고 중얼거리고 있다.
「할 말 있으면 똑바로 해」
「……어대더, 마리쨔는 느긋할 수 없어?」
누누이 되풀이한 문답.
항상 이 녀석은 같은 것만 묻는다.
그래서 나는 어이가 없어서 늘 하던 대답을 해 주기로 했다.
「너는 스트레스 해소용 도구니까」
뻔한 대답에 마리쨔는 절망스러운 비명을 질렀다.
후일담
내가 기르던 윳쿠리가 몸첨부로 진화했다.
심지어 두 마리가 동시에.
파츄리는 원하던 대로 마쵸리로.
사나에는 보통 여성 체형의 몸첨부였지만, 상식에 얽매이지 않고 마초가 되고 싶은 듯, 마쵸리와 함께 근육 트레이닝을 하고있다.
사육 윳쿠리 두 마리(아니, 이 경우에는 두 체인가)가 몸첨부로 진화해서 우리집 사정은 조금 달라졌다.
우연히 투명한 상자를 연 사나에가 마리쨔를 발견한 것이다.
그들도 상자의 내용물이 궁금했던 것이다.
겉으로 보기에 시커먼 상자는 안쪽이 하나도 안 보이고, 완전 방음 기능 때문에 설마 윳쿠리가 들어 있었다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고 한다.
일단 그들도 스트레스 해소용 윳쿠리의 존재 정도는 알고 있던 것 같고, 내가 그것을 기르고 있었다고 해도 이상하게 생각하지는 않았던 것 같지만,
마리쨔를 숨긴 것은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나보다.
확실히 그 애들의 입장에서는 주인이 자기들이 아닌 윳쿠리에게 마음을 쓰고 있었던 게 못마땅했을 수도 있다.
비록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서라고 해도.
나는 이 일을 분기점으로 삼아 마리쨔를 팔기로 했다.
이대로 처분해도 됐겠지만, 일단 회사 사람들과 공원에서 알고 지내는 주인들에게 마리쨔를 인수해 줄 수 있는지 물어보고 다녔다.
일반적으로 마리쨔 따위를 갖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을 리도 없고, 밑져야 본전이었다.
하지만 받아 갈 사람을 쉽게 찾았다.
기특한 사람도 다 있네, 생각했지만, 그 사람에게 마리쨔를 활용하는 방법을 배우고 납득했다.
인도하는 날까지는 마쵸리들이 마리쨔를 돌봤다.
그 애들이 몸첨부가 돼서 필요 없어진 윳쿠리 푸드를 먹고 마리쨔는 순조롭게 건강해졌다.
열악한 식량 사정과 나의 스트레스 해소의 상대를 하면서 마리쨔는 체력과 정신력을 꽤나 소모하고 있었던 것 같다.
대놓고 날 비난하지는 않았지만 이쪽을 보는 마리쨔의 눈에는 증오가 담겨 있었다.
그리하여 마리쨔를 새 주인에게 넘기는 날이 왔다.
마리쨔는 오래도록 내게 보여 준 적 없는 웃는 얼굴로, 새 주인에게 「느긋하게 있으라구」라는 말을 듣자 기쁘게 웃으며 미련 한 톨 없이 우리집을 떠났다.
이제 우리집에서 마리쨔의 이야기는 끝이 났다.
일단 몸첨부가 돼서 늘어난 식비는 어떻게 보충하지?
그리고 무엇보다 근육 트레이닝을 그만두려 들지 않는 사나에를 어떻게 설득하지?
그렇게 생각할 일들이 너무 많아서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마리쨔의 일도 잊었다.
잘 가, 마리쨔.
신천지에서 마음껏 느긋하게 있으라구.
◆◇◆◇◆◇◆◇◆◇◆◇◆◇◆◇◆◇◆◇◆◇◆◇◆◇◆◇◆◇◆◇◆◇◆◇◆◇◆◇
마리쨔는 새 주인의 차에 타서 얼굴 가득 웃음을 띄웠다.
실로 상쾌한 기분이었다.
겨우 그 집에서 나올 수 있었다.
마리쨔의 마음은 해방감으로 가득했다.
아아, 정말 다행이다.
마리쨔에게 느긋하지 못한 짓을 하는 주인.
마리쨔에게 행복한 모습을 과시하던 파츄리와 사나에.
마리쨔는 저 놈들이 정말 싫었다.
사육 윳쿠리인 자신을 그런 곳에 가두고, 느긋하지 못한 음식을 먹이고, 사사건건 두들겨 패고, 행복을 과시하고,
몸첨부가 된 둘은 마리쨔를 가엾게 여겨서 여러모로 보살폈지만, 그게 더 부아가 치밀었다.
지금까지 마리쨔가 느긋하지 못했던 건 무시했던 주제에, 건방진 녀석들이라고.
마리쨔는 엉뚱한 분노마저 품고 있었다.
하지만 그건 됐다.
마리쨔는 겨우 진정한 주인을 만날 수 있었으니까.
느긋하지 못한 원래 주인과 달리, 이 주인은 마리쨔를 보고 환히 웃어 주었다.
「느긋하게 있으라구」라고 하자 제대로 「느긋하게 있으라구」라고 답했다.
마리쨔는 스트레스 해소용 도구가 아니야.
역시 사육 윳쿠리였어.
단지 그뿐이었는데, 마리쨔는 갈기갈기 찢겼던 자존심을 회복했다.
아아, 이제 힘들었던 일 따위는 응응으로 내놓고, 이 주인과 느긋하게 살자.
신천지를 꿈꾸는 마리쨔의 가슴이 두근거렸다.
「여기가 우리집이고, 마리쨔의 새 집이야」
주인의 집은 지금까지 마리쨔가 살던 집보다 훨씬 컸다.
「느와아, 엄청 느긋한고졔」
마리쨔는 탄성을 지르며 속으로는 전 주인을 조롱한다.
잘난 척하고 있었던 주제에, 역시 저 녀석은 전혀 대단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렇게 큰 집에 사는 지금 주인 쪽이, 그 녀석 같은 사람보다 훨씬, 훨씬 느긋해.
마리쨔는 기쁨시시를 지릴 뻔하다가 간신히 참고는 주인에게 안겨 집에 들어갔다.
「느와아, 느긋이, 느긋이인고졔」
집 안도 바깥에서 본 것처럼 아주 깨끗하고 느긋했다.
실로 마리쨔에게 어울리는 윳쿠리 플레이스다.
「그럼, 마리쨔가 살 방으로 데려갈게」
「오빠야, 잘 부탁합니다인고졔」
마리쨔는 기뻐서 몸을 흔들며 앞으로의 생활을 상상하며 설렌다.
파츄리나 사나에처럼 파스타를 먹자.
가끔은 케이크를 먹어 보고 싶다.
그리고, 저 녀석들처럼 금뱃지도 달아 볼까?
그러면 여행에 데려가 달라고――
「……자아, 새로운 장난감을 데려왔어」
불길한 목소리가 들렸다.
즐거운 마리쨔의 망상은 그 말에 조각조각 부서졌다.
「느? 에? 뭐라구?」
물음표를 띄우고, 주인을 올려다보는 마리쨔.
이 사람, 지금 뭐라는 거야?
마리쨔를 장난감이라고 하지 않았어?
무척 나쁜 예감이 들어서 마리쨔는 방 안을 둘러보았다.
거기에는――
「레, 레미랴랑 플랑이다아아아아앗!」
성체 레미랴와 플랑 부부, 그리고 아이 윳쿠리들이 마리쨔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우ー, 새 달콤달콤이다도ー」
「와아ー, 오빠야 고마워ー」
「「와아ー와아ー, 달콤달콤ー」」
기쁘게 소리를 지르는 포식종들.
마리쨔는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오빠야, 무슨 소리야?
마리쨔, 오빠야의 사육 윳쿠리잖아?
이런 거 전혀 느긋할 수 없눈고졔……」
마리쨔는 필사적으로 호소했다.
나는 사육 윳쿠리지?
저기, 그렇지?
라고.
반면 주인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이런, 제대로 안 들었어?
넌 내 사육 윳쿠리가 아니야」
그 말에 마리쨔는 머리를 윳초리로 맞은 듯한 충격을 받았다.
나는 사육 윳쿠리가 아니야?
그러면 나는,
마리쨔는,
「마리쨔는…… 뭐야?」
쥐어짜는 듯한 물음에 주인은 웃으며 대답했다.
「내 사육 윳쿠리들의――장난감이야」
도구조차 아닌 장난감.
「느, 아, 아……」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서, 마리쨔는 의미 없는 말을 입에서 흘릴 수밖에 없었다.
머릿속이 빙빙 돌아서 말이 잘 나오지 않는다.
아니야.
아니야.
마리쨔는 도구가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마리쨔는 장난감도 아니야.
그러면,
마리쨔는 뭐지?
그러는 동안 마리쨔는 바닥에 놓였다.
마리쨔를 내려다보는 포식종들의 새빨간 눈동자.
잠깐!
그만해!
마리쨔를 그런 눈으로 보지 마!
소리를 지르려고 해도, 포식종을 앞에 두고 마리쨔의 몸은 굳어서, 입에서 말이 잘 나오지 않는다.
「그럼 너희들, 이번 장난감은 꼭 소중하게 가지고 놀아야 한다」
「「네ー에!」」
포식종들의 대답을 듣고 주인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방문을 닫고 나가 버린다.
「――기다렷, 기다려줫, 오빠얏, 기다려주눈고졔!」
간신히 마리쨔가 목소리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완전히 문이 닫힌 뒤.
때는 너무 늦었다.
뭐, 설사 먼저 소리를 질렀다고 해도, 주인이 멈춰 줄 리가 없지만.
「우ー, 이 녀석, 어른인 주제에, 다졔다졔한다도ー」
「언니야, 이상하다ー아ー」
「우ー, 우ー, 바보야ー, 바보야ー」
마리쨔 위에서 포식종 아이 윳쿠리들이 날아다니며 요란하게 떠들어댄다.
「오지 맛, 오지 맛, 마리쨔는 사육 윳쿠리라굿!
사육 윳쿠리에게 아파아파하면, 안댄다굿!」
그것을 부정하듯 마리쨔는 외쳤다.
나는 사육 윳쿠리야.
나는 사육 윳쿠리인데 이런 꼴을 당하다니 이상해.
마리쨔는 겁에 질려 뒷걸음질치며 울먹이는 눈으로 주인을 부른다.
「오빠얏, 마리쨔 여깄어엇!
이렇게 느긋하지 못한 곳은 싫어엇!
마리쨔랑 같이 느긋하게 있자구웃!
저기, 오빠야아아아아앗!
마리쨔 여기 있눈고졔에에에에에에엣!」
닿지 않는다.
마리쨔의 목소리는 그때와 마찬가지로 닿지 않았다.
그리고 마리쨔는 포식종들에게 희롱당했다.
아이 윳쿠리들에게 빼앗긴 모자가 눈앞에서 찢어졌다.
찢어진 모자를 고치려고 필사적으로 낼ー름낼ー름하다가 몸통 박치기에 날아갔다.
데굴데굴 굴러서 벽에 부딪혀 콜록거리다가 더 센 몸통 박치기를 맞고 기절했다.
너무 아파서 크게 울었더니 레미랴와 플랑 성체가 댕기머리를 물고 휘둘렀다.
도중에 댕기머리가 뚝 끊어져서 벽에 내동댕이쳐지고 큰 소리로 울고 있자니, 즐거워는 아이 윳쿠리들에게 머리카락을 난폭하게 뽑혔다.
머리카락을 모두 뽑힌 뒤에는 궁니르와 레바테인의 연습 상대가 됐다.
마리쨔는 아이 윳쿠리들에게 쫓기고 따끔하게 혼이 났다.
이어 아이스크림 막대를 물고 「엑스칼리버ー」라고 주장한 끝에, 아이 윳쿠리들의 검술 연습 상대가 되고, 우둘투둘해질 때까지 희롱당했다.
그 벌로 엑스칼리버를 아냐루에 찔려서 경련했고, 마리쨔가 이 집에서 보낸 첫날이 끝났다.
죽어가던 마리쨔를 발견한 주인은 회복용 오렌지 주스를 끼얹어 투명한 상자 안에 넣었다.
다음날 훌륭하게 회복한 마리쨔는 다시 포식종들의 방에 끌려가,
「두고 가지 마」
하고 애원했는데도 무시당했다.
첫날처럼, 아니 그 이상의 기세로 장난감이 되는 마리쨔.
아파, 아파, 그만해!
아무리 외쳐도 포식종들은 그만두지 않는다.
마리쨔가 도망다니면 희희낙락하고, 울부짖으면 더 좋은 목소리로 울리려고 애쓴다.
바야흐로 생지옥.
그렇지만, 마리쨔가 죽을 일은 없다.
마리쨔가 죽을 뻔하면 늘 절묘한 타이밍에 주인이 회수하러 와서 복구해 버리니 죽을 수조차 없었다.
끝날 줄 모르는 지옥 같은 날들.
전 주인의 집에 있던 시절이 천국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그저 괴롭기만 한 가혹한 나날.
오늘도 포식종들에게 희롱당하고 생지옥을 맛보면서 마리쨔는 생각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마리쨔는 그냥 도구였던 편이 나았어.
라고.
오빠야, 마리쨔는 여기 있눈고졔.
느긋하지 않은 밥씨도 불평하지 않겠습니다.
벌을 받아도 참겠습니다.
그러니까, 도와주세요.
마리쨔는 여기 있눈고졔.
저기, 오빠야……
마리쨔의 목소리는 결코 닿지 않는다.
마리쨔의 장난감으로서의 하루가 오늘도 시작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