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

컴포스트 오디션

by 곰복 posted Jan 17,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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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와아아아아..."

 

 

딱딱딱딱하는. 수많은 이빨이 부딪치는 소리가, 겨울바람이 한번 지면을 스칠때마다 울려퍼졌다.

 

 

춥다.

거죽이 얼어붙는것 같다.

 

모든 윳쿠리들이 똑같은 생각을 가지고.

인간의 집의 문을 바라보았다.

 

윳쿠리 무리가 추워서 인간의 집으로 쳐들어가려는것일까

아니다. 

윳쿠리도 그런짓을 했다간 얼어죽는것보다 훨씬 빠르게 죽는 자살행위라는 정도는 알고 있다

 

윳쿠리들은 하염없이 그 집의 문을 바라볼 뿐이였다

 

 

 

아기윳들이 모두 얼어죽고

아기윳들의 부모의 눈물도 얼어붙을 즈음에서야. 그 문은 열렸고.

 

무척이나 귀찮다는 표정의, 속옷만 입고있는 남자가 긁적이며 중얼거렸다

"으아 씨발 존나 춥네."

윳쿠리들은 남자를 마치 신을 보듯 올려다 보았고 남자도 윳쿠리들을 벌레보듯 내려다보고는 내뱉듯 말했다

 

"그래, 기다리고 기다리던, 컴포스트 윳쿠리 선발 시간이다."

 

"느와아아아아아!!"

마치 이 선언만을 기다렸다는듯, 윳쿠리들은 모두 함성을 질렀다

 

 

 

컴포스트.

윳쿠리를 상자에 넣어놓고. 먹고 남은 음식물 쓰레기를 쏟아넣으면.

음식물 쓰레기를 먹이삼아 윳쿠리가 처리하는  일종의 음식물 쓰레기 처리 장치다.

예의를 상실한 애완윳의 최종역.

 

주인에게 욕설을 퍼붓거나. 아니면 단지 주인이 질렸다는 이유로.

애완윳은  컴포스트에 버려져선 행복했던 시절을 그리며 죽어가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건 애완윳의 이야기다.

배부르고 등 따시던 애완윳에겐 콤포스트란 지옥이나 마찬가지지만

춥고 배고픈 길윳쿠리나 야생윳쿠리에겐 천국이나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따듯한 집 안에서

매일 매일 맛있는 밥이 쏟아져 들어오는 행복한 생활을 거부할리가 없다

 

특히, 일제 구제 따위로 주거지를 잃어버려

겨울을 날 가능성이 없는 윳쿠리들에겐 너무나도 매력적인 이야기.

 

 

그런 윳쿠리들에게 

"한 인간씨가 컴포스트에 들어갈 윳쿠리들이 필요하다고 했다제!!"

라는 소문이 돌았기에. 이런 작은 소동이 벌어진 것이다.

 

 

 

 

"마리사는 가리는거 없이 다 쳐먹는다제!!!"

"레이무는 뼈까지 다 씹어먹는 윳쿠리야아아아아!!!"

"첸은 하나도 남기지 않고 다 먹는거네!!"

"앨리스는 아가야가 있어요오오오!!!"

 

뭐든 다 먹는다부터, 이미 얼어죽은 아가야를 어필하는 윳쿠리까지.

 

각자가 절박한 표정으로 목소리로 남자에게 애원한다

여기서 기회를 잡지 못하면 돌아갈곳도 없다

식량도, 집도 빼앗겨. 얼어죽는길밖에 없다.

 

하지만 남자는 애타는 윳쿠리들의 애원을 한귀로 흘리며 

하품을 늘어지게 하며 벅벅 긁을 뿐이다.

 

 

그렇게 한 30분이 흘렀을까

 

"바보짓 그만하는거라구!!! 이 게스 인간은 윳쿠리를 먹여살려줄 생각따위는 없다구!!"

느닷없는 고함 소리에 모두의 시선이 집중된다

 

한 레이무였다.

한쪽 귀밑털은 뜯기고. 머리장식은 없어진지 오래에. 때가 꼬질꼬질한것도 모자라서 아나루와 마무마무도 제대로 씻지 못해 영거붙은것들이 더럽게 보였다

 

"다들 속은거야아아!! 이런 더러운 게스가 윳쿠리를 키울수 있을리가 없자나아아아아!!"

"개소리 하지 말라제!!"

"이렇게 풍족한 인간씨라구요!!"

 

설거지를 안해 쌓여있는 그릇들과

바퀴벌레가 튀어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더러운 방 곳곳에 쳐박혀있는 과자 조각따위를 가리키며 다른 윳쿠리들이 악을 쓴다

 

"저런 게스는 신경쓰지 말라제!! 마리사를 컴포스트에 넣어주는거라제!!!"

레이무는 졸지에 집단 구타를 당하고 다시금 애원 타임이 돌아왔지만

 

"좋다, 네녀석 마음에 든다."

라면서 아까의 레이무가 남자에게 들려서. 컴포스트 안에 내던져지고. 문이 닫혔다

 

"느아앗?!"

"속임수였다제?!?! 관심을 끌려는 노이즈 마케팅씨였다제!!!"

 

부러움 , 분노, 당황함이 역력한 윳쿠리들만이 남아버렸다

 

하지만 남자는 인자한 미소를 띄며 입을 열었다

 

"자, 진정해라. 오늘은 특별한 날이다. 저 레이무 덕분에. 너희들 모두를 컴포스트에 넣어주마."

"느아앗?!"

"저..정말이냐구?!"

"행뽀오오오오옥!!!"

 

행복시시를 집단으로 지려대는바람에 발바닥이 축축해진 남자는 기분나쁜 표정을 지었지만 어쩔수 없다는듯 고개를 저었다

 

"자, 이 통에 들어가라."

 

남자를 따라간 윳쿠리들은 커다란 통 안으로 차례 차례 들어갔다.

 

 

 

 

 

"좁다구..."

"뱌리쟈님..까려쥬거어어...."

 

컴포스트는 넓었지만. 수백에 달하는 윳쿠리가 들어가기엔 너무나도 좁았다.

맨 처음 뛰어내렸던 윳쿠리들은 착지 충격으로 터져 죽었고

그 다음 윳쿠리들은 저부가 터졌으며

안전하게 착지했던 다음 윳쿠리들도. 자기 위에 떨어진 윳쿠리들때문에 깔려 죽었다

 

차라리, 이때 죽은 윳쿠리들은 행복할 것이다

 

"늣?!"

"밥씨라제?!"

 

몇시간이 지났을까. 지붕이 열리고 무언가가 떨어져 들어온다 

 

"우꺽! 우꺽!!"
"그럭 저럭인거네.."

"볏짚씨인거네!!"

"굶는것보다 세배는 낫다제!"

 

볏짚이였다

농부가 잘라가고 남은걸 추위에 오들오들 떨며 씹은적이 있는 윳쿠리들이기에

만족하며 먹어 치웠다.

 

 

그리고 다음날.

"느옷!! 밥씨가 오는거라제!!"

"밥쯰!!!"

 

지붕이 열리자 모두가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어미새를 맞이하는 아기새들처럼 입을 쩌억 벌린다

 

"우걱..우걱..!!"

"느궤게에에게에에"

"이게 머냐제에에에?!?"

"구리다구!!!!!!!"

 

이번엔 볏짚이 아니였다.

길윳쿠리나 야생윳쿠리조차 내뱉을정도로 역겨운 것

애초에 음식도 뭣도 아닌

 

가축의 분뇨였다.

 

"어째서 이렁거를 주는거야아아아!!!!"

윳쿠리들은 처절하게 외쳤지만.

이미 아래층의 윳쿠리들은 분뇨에 잠겨 익사했다

 

차라리 그게 나았다.

 

살아남은 윳쿠리들은 역겨운 분뇨와 볏짚 찌꺼기들에 둘러싸인채 몇달의 시간동안 천천히 비참하게 죽어갔다

 

 

애초에 컴포스트는 원래는 윳쿠리에게 음식물 쓰레기를 먹이는곳이 아닌.  음식물 쓰레기나 기타 유기물을 삭혀서 만드는 퇴비를 말한다. 남자는 윳쿠리들을 컴포스트로 만들어주겠다는 약속을 아주 충실하게 지켜준것 뿐.

진정한 컴포스트의 일부가 되면서. 윳쿠리들은 인간을 저주하며 목숨이 끊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