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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ko10995 윳쿠리를 불로불사로 만들어서 우주에 집어던지는 이야기

by 라디 posted Jan 06,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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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ko10995 윳쿠리를 불로불사로 만들어서 우주에 집어던지는 이야기

원작/ 토시아키

번역/ 라디

 

전재불가 학대 실험 공포 불운 개조 추방 아기윳 자연계 투명한 상자 현대 과학적 오류는 못 본 척해주세요. 왠지 또 첫 투고로 되어 있는 것 같지만 일곱 번째 작품입니다. 

 

 

 

 

 

 ── 서기 20×× 년 7월 ×일 다네가시마 우주센터

 

 

 그날은 무척 뜨거웠다.

 눈이 시릴 듯 쾌청했다. 발사장에서 보이는 하늘에는 구름조차 없고, 오직 순수한 푸른빛만 펼쳐져 있다.

 단 하나 그런 하늘을 가리는 것은 대형 현수막 한 장이다. 거기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하늘의 윳쿠리 플레이스에서, 영원히 느긋하라구!』

 

 그야말로 밝은 팝(Pop) 분위기 자체다. 좌우에는 웃는 얼굴의 레이무 일러스트가 있다. 언뜻 보면 실로 밝은 문자열이지만, 숨길 수 없는 사악함이 묻어나는 것 같다면 기분 탓일까.

 

「자, 세기의 일대 프로젝트가 얼마 안 남았습니다! 전 세계의 여러분, 그 순간을 부디 기대해주세요!」

 

 저쪽에서는 아나운서가 상기된 목소리로 카메라에 대고 이야기하고 있다. 여성이지만 소프트 모히칸인 것을 보면, 그녀 또한 그쪽 인간일 것이다. 자세히 보면 눈동자는 희열에 빠져 있었다.

 아니, 그녀만이 아니다. 그밖에도 많은 모히칸들, 직원, 관계자……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들떠 있었다. 모두모두 그 순간이 기대되고 또 기다려지는 것이다.

 

「이 자식들, 제정신이 아닌고졔……」

 

 투명한 상자 너머로 그런 광경을 보면서 마리쨔는 그렇게 중얼 거리고 있었다.

 누구든 마리쨔들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를 알면서 그걸 진심으로 즐기고있다. 마리쨔들을 괴롭히려고 엄청난 열정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상황을 이해한 마리쨔에게 그런 인간들의 모습은 광기라고밖에 할 수 없었다.

 그러나 마리쨔가 가장 슬퍼할 일은, 앞으로 기다릴 운명을 생각하면, 지금 이 상태조차도 귀하다는 것──사악한 똥인간놈들의 모습조차 이렇게 눈에 담을 수 있다면 행복하다는 것이었다.

 

「느갸아아아아아아! 레이뷰를 여기서 꺼내져어어어어! 막내 아이돌인 레이뮤가 이런 짓을 용서할거라고 생각해애애애애애애!?」

 

「저기, 마쨔를 구해달라규? 마쨔 기엽다규? 기여운 마쨔한테 상냥하게 해주지 아느면 안대요ー게찌? 마쨔를 느그타게 해달라규?」

 

 마리쨔 주위에 잔뜩 쌓인 작은 투명 상자에서 전해져 오는 것은, 동료들의 그런 목소리다.

 아아, 아직 아무것도 이해를 못 한 걸까, 마리쨔는 그런 동료들의 사고 회로를 연민하지도, 부러워하지도 못하는 감정을 느낀다. 앞으로 자신들이 어떤 꼴을 당할지 조금이라도 안다면 그렇게 쓸데없는 말은 못 할텐데.

 

「똥인간놈들, 최악인고졔…… 뭐가 하늘의 윳쿠리 플레이스인고졔……」

 

 미쳐 버릴 지경이지만 그럴 수도 없다. 마리쨔는 그저 원망과 고통을 말로 토해낼 수밖에 없었다.

 

「똑똑, 여보세요. 마리쨔, 좀 괜찮니?」

 

 그때, 콩콩 가볍게 상자를 두드리는 사람이 있었다.

 마리쨔가 눈을 돌리자, 거기 서 있는 것은 인간──젊은 남자 한 명이었다.

 그 모습을 보자마자 울부짖기 시작하는 아기윳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가공소 유니폼을 입고 있었기 때문이다. 상황이 어떻든지간에 그것은 공포의 상징이다.

 

 하지만 마리쨔만은 예외였다. 마리쨔는 이 직원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가공소는 느긋할 수 없지만, 정색하는 것과 비슷한 감각이 마리쨔가 공황 상태에 빠지는 것을 막고 있었다.

 직원이 마리쨔가 든 투명한 상자를 들어올린다. 그런 그에게 멍하고 어두운 시선을 보내며, 마리쨔는 낮게 억누른 목소리로 묻는다.

 

「대체 뭐하러 온고졔…… 마리쨔한테 무슨 볼일이 있눈고졔?」

 

「아아, 응. 이제 타임 리미트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지금 기분이 어때?」

 

「……당연히 최악인고졔……!」

 

 마리쨔는 이를 으드득 깨물며 직원을 노려보았다. 그렇게 뻔한 걸 묻다니, 이 녀석의 머리는 응응인가?

 

「네놈에게 잡혀서, 마리쨔가 이렇게 된고졔! 마리쨔 아무 잘못도 안 했는데! 미래영겁 저주하는고졔, 이 악마!」

 

「오ー오ー, 기세가 대단하네. 그래서, 또? 어차피 효과 없으니까, 마음대로 지껄여 봐」

 

「바보! 똥! 이 응응! 네놈의 아빠야는 레이퍼 앨리스! 네놈의 엄마야는 매윳부! 네놈의 아가야는 막내 아이돌! 네놈의 마누라는 똥 데이부! 그리고 똥인간, 네놈의 상쾌ー는 음란묭보다 서툴고, 페니페니는 갓 태어난 아기윳보다 못한고졔!」

 

「나빴어, 방금 그건 좀 화가 나네…… 넌 왜 또 그런 욕은 잘하는 거야……? 뭐 좋아, 이게 마지막 기회야. 다 들어 줄게」

 

 마리쨔는 온갖 욕설을 했지만 직원은 별로 타격을 받은 기색도 없다. 아니, 조금 효과가 있는 것 같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남자가 죽는 것도 아니고 뭔가 바뀌는 것도 아니다.

 마리쨔는 잠시 침묵했다. 이를 갈면서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생각하고, 생각한 끝에…… 자존심을 버리고 간청하는 쪽을 택했다.

 

「……도, 도와져! 부탁하는고졔, 마리쨔를 여기서 꺼내주길 바라는고졔! 마리쨔, 이런 거 정말 싫은고졔…… 부탁입니다, 구해주세여!」

 

「그건 안 돼. 너도 알잖아? 여기까지 왔는데 어쩔 도리가 없다고. 그보다 뭐랄까, 그 상자를 열거나 부수는 방법도 모르고」

 

 마리쨔들이 들어 있는 투명한 상자는 특별하게 만들어졌다. 재질부터가 절대적인 강도에, 당초부터 뚜껑이나 이음새도 없다. 윳쿠리를 내부에 봉인한 완전 밀폐형이다.

 이 상자를 파괴하는 것은 극히 어려운 일……이라기보다는, 인간이 열 수가 없다. 만약 이걸 부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세계의 창조주 정도일 것이다.

 

「애초에 뭐가 문제야? 왜냐면 너희는 이제부터 하늘의 윳쿠리 플레이스에서 느긋해지는 거니까. 그게 너희들의 오랜 바람이잖아?」

 

「마리쨔 그런 거 바라지 않는고졔! 한 번도 그러고 싶다고 생각한 적 없는고졔! 마리쨔는 이런 걸로 느긋할 수 없는고졔에에!」

 

「핫핫하, 사양하지 마. 궁금해하는 건 인간만으로도 족해. 당당하게 떠나도 괜찮아」

 

 그렇게 말하며 마리쨔가 든 상자의 방향을 바꾸고 그쪽에 있는 것을 보여 주었다.

 

「인간도 좀처럼 못하는 일인데? 우주에 간다니 말야」

 

「느, 느아, 느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직원의 말에, 마리쨔는 분노인지 슬픔인지 모를 소리를 짜낸다.

 그가 가리키는 곳, 발사장 안쪽에는, 백은빛으로 빛나는 우주선이 그 위용을 과시하고 있다.

 이제 곧 마리쨔들은 저기 실려서 우주로 던져진다. 그게 그들의 운명이었다.

 

 

 

 ──하늘의 윳쿠리 플레이스.

 그것은 윳쿠리들이 가진 개념 중에서 가장 꺼려지는 것 중 하나다. 윳쿠리들의 보편적 무의식에 자리잡은 이 믿음은, 예로부터 수많은 학대 오빠야들을 짜증나게 해 왔다.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겠지만, 그래도 굳이 설명하자면, 내용은 무척 간단하다. 윳쿠리는 죽으면 윳국에 가서 영원히 느긋해진다. 그러니까 우리는 승자야! 행복해서 미안해! 라고 하는, 백억 번 죽여도 부족한 녀석이다.

 

「마리사는 여기서 죽지만, 이제부터 하늘의 윳쿠리 플레이스로 간다젯! 똥인간들의 패배다제, 느하하하하핫!」

 

「레이무는 하늘의 윳쿠리 플레이스에서 느긋할 거야아아아! 기다려 아가야, 지금 간다구우우우우! 함께 느긋하자구우우우우!」

 

 죽을 때 이런 헛소리를 듣고 빠직!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이미 학대 오빠야가 아니다. 이겨서 우쭐한 그 표정이든, 윳쿠리 플레이스로 간다는 망상이든,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

 그런데 이 믿음, 어떻게 하기가 의외로 어렵다. 학대해서 자기 입으로 부정하게 만들 수도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별로 감이 오지 않는다.

 그럴 때, 한 학대 오빠야가 어떤 아이디어를 내놨다. 그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갑부에, 가공소의 대주주였고, 더군다나 모든 윳쿠리를 싫어하는 남자였다.

 그는 전 세계의 가공소 직원들과 학대 오빠야들을 모아서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 반대로, 원하는 대로 하늘의 윳쿠리 플레이스로 보내 주자』──라고

 

 거기서 모든 것이 시작됐다.

 

 

 원리는 매우 간단하다.

 우주 왕복선으로 윳쿠리를 우주 공간까지 옮기고, 적당히 어디다 버린다. 윳쿠리들은 그대로 영원히 우주를 계속 방황한다. 그뿐이다.

 첫 번째로 준비된 것은 적절한 마리쨔와 레이뮤다.

 적재량 문제로 성체 윳쿠리는 제외됐는데──우주 왕복선은 무게와 부피가 생명이고, 불과 몇 리터의 물을 우주에 보내는 데도 엄청난 자원이 필요하다. 그걸 생각한다면 손바닥 크기 아기윳을 선택하다는 게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둘째, 우주에서도 절대로 파손되지 않는 투명한 상자를 준비한다.

 윳쿠리들이 영원히 살게 될 이 상자는 지름 15㎝의 완전 밀폐형이다. 가공소가 미쳐 버린 기술을 총 결집해 예산도 신경쓰지 않고 제조한 결과, 온갖 외적 요인을 견뎌내기에 이르렀다.

 강도가 세진 정도가 아니다. 핵폭탄에 직격당해도 상처 하나 나지 않지만, 윳학 이외의 용도로 쓰면 순식간에 자연 붕괴되는 수수께끼 사양이다. 세계에서 가장 쓸모없는 기술 사용법으로 기네스북에 실렸다.

 또한 일정한 중력을 중화하기 위해 우주 공간에서 던져 버리는 것만으로도 외우주까지 날아간다는 게 차원이 다르다. 신경이 쓰이는 가격은, 개당 10억 엔.

 아울러, 일단 봉인하면 다시는 열리지 않는 구조다.

 

 

 마지막으로, 윳쿠리들이 우주에서도 죽지 않게 한다.

 윳쿠리는 끈질기지만 취약하다. 외적 요인으로 속절없이 죽어 버린다. 하물며 인간도 생존하기 무척 어려운 우주 공간에서는 단번에 KO당할 것이 틀림없다.

 그래서야 재미가 없다. 적어도 쉽게 죽지 않게 하고 싶다. 가능하다면 불로불사가 이상적이었다.

 

 물론 이는 더할 나위 없이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나 전 세계의 학대 오빠야들은 총력을 결집해, 아기윳들을 불멸의 몸으로 만들 수 있도록 몸을 불살랐다. 윳쿠리 에링, 테루요, 모코우로부터 추출한 수수께끼의 성분, 통칭 '봉래의 약'이라는 것을 주사하기도 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각종 처치에 의해, 특제 투명한 상자 안에 한정되기는 하지만, 윳쿠리들의 완전한 불로불사를 실현한 것이다.

 물론 '먹으세요'나 비윳쿠리증, 토팥증 방지 등은 기본이다. 미리 발도 아냐루도 정성껏 태워서 망가뜨렸고, 심지어 불임 시술이나 불면 처리까지 돼 있다. 이러한 것들로 인해 아기윳들은 무한한 세월 동안 고통받을 것이다.

 

 

 그리하여 지금, 가공소와 학대 오빠야들의 공동 작업을 통해, 프로젝트는 최종 단계에 이르렀다. 아기윳들을 우주에 던져 버릴 때가 온 것이다.

 

 

 

 

 

「여기서 내보내는고졔 똥인간놈아아아아아아아! 안그러면 젯재인고졔! 마이쨔 뿌뀨ー한다졔, 뿌뀨ー!」

 

「마쟈마쟈! 레뮤 화낸다규! 화내면 무셥따규! 네넘들 용서안할테니까아아아아아아아아아!」

 

「느갸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능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발사장에서 이렇게 떠들고 있는 것이 우주로 향하는, 선택된 윳쿠리들이다.

 뽑힌 아기윳의 숫자는 108윳. 인간의 번뇌의 수, 일설에 의하면 임신! 한계에 이르기까지 출산할 수 있는 횟수만큼 우주에 던져진다.

 또한 이 프로젝트에서는 레이무 종과 마리사 종 말고는 제외됐다. 108윳 모두 마리쨔, 마이샤, 레이뮤, 레뮤, 어쨌든 레이무 종과 마리사 종뿐이다. 학대는 역시 레이마리에 한정한다는 전통에 따른 판단이었다.

 

「어대더! 어대더 마리쨔인고졔!? 할거면 다른 윳쿠리로 하눈고졔에에에!」

 

 직원의 손 위에서, 갑자기 격렬한 감정이 치밀어오른 마리쨔는 외쳤다. 마리쨔 역시 던져질 윳쿠리 중 하나였다.

 상황은 이해한다. 하지만 도무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얼마 전까지 태평하게 살아온 들윳쿠리가 갑자기 이런 상황에 내몰려서 시키는 대로 따를 리가 없었다.

 

「마리쨔는 아무것도 안한고졔!? 나쁜 짓은 한적도 없다졔! 그냥 공원 같은 데서 살고 있었을 뿐인데, 어째서 이런 일을 당하는고졔!? 더 게스인 놈이라면 얼마든지 있는고졔에에!」

 

 사실이다. 윳쿠리 특유의 망상도, 게스의 뻔뻔함도 아니고, 마리쨔는 정말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 평범한 들윳쿠리였다가 졸지에 이 직원에게 납치돼 희생양이 된 것이다.

 마리쨔는 부모님과 동생들과 얌전하게 살았고, 다른 윳쿠리도 극히 평범하게 대해 온, 뭐 하나 눈에 띄는 점이 없는 윳쿠리였다. 집선언이나 공갈 협박은 물론, 인간에게 말을 건 적조차 없다.

 

「그런데 어째서 마리쨔인고졔!? 대답하는고졔 똥인간! 어째서 마리쨔를 고른고졔!?」

 

「아아, 그거구나. 좋아. 나랑 네 인연이잖아. 대답해 줄게」

 

 질문하는 마리쨔에게 직원은 선선히 고개를 끄덕였다. 마리쨔와 눈높이를 맞추고 입을 연다. 

 

「널 골랐을 때, 이미 틀이 거의 다 채워져 있었어. 107윳까지는 정해졌는데, 108윳째는 도저히 정해지지 않았어」

 

 우주로 보내지는 내역은 야생, 토박이 들윳쿠리, 전 사육 윳쿠리, 주인에게 버려진 들윳쿠리, 가공소 출신 등, 면면이 그야말로 다채롭다. 여기에 선량한 윳쿠리와 게스 윳쿠리, 어중간한 윳쿠리가 어우러져서, 인간씨라면 누구나 즐길 수 있다. 가공소의 세심한 배려가 빛난다.

 직원은 담당자 중 한 명이었다고 한다. 마지막 틀 하나는 그의 담당이었다는데──

 

「어떻게 할까ー생각하면서 공원을 걷고 있는데, 우연히 네가 눈에 띄었어」

 

「구래셔!?」

 

「아니, 그것뿐이야」

 

「……하?」

 

 의욕적으로 재촉하던 마리쨔는, 간단하게 튀어나온 대답에 말을 잃었다. 

 

「정말 그뿐이야. 마침 좋은 곳에 네가 있어서, 아ー이건 운명이다ー라고 생각해서. 그것 말고 다른 이유는 없어. 간단히 말하면, 재수가 없었다는 거네. 핫핫하, 포기해라」

 

「뭐…… 뭐인고졔 그거어어어어어!? 끔찍한고졔! 너무한고졔! 납득이 안가는고졔에에에에!」

 

 정말이지 불합리하기 짝이 없는 이유에 마리쨔는 반쯤 미쳐 날뛰며 절규했다.

 일이 여기까지 왔는데 일부러 거짓말을 할 필요도 없고, 분명 그게 진실일 것이다. 그런데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정말 뭐인고졔 그건!? 단지 그것때문에, 마리쨔가 영원히 괴로워해야 하눈고졔!?」

 

「맞아. 그뿐이야. 영원히 즐기도록 해」

 

「이, 이런 젠장……! 네, 네놈들 똥인간은 악마인고졔! 답도 없는 응응인고졔! 윳옥에서 영원히 괴로워하는고졔에에에!」

 

「아아. 죽으면 에이키에게 가서 설교를 들어야겠어. 그보다는 몸첨부 에이키의 엉덩이를 후려쳐서 울리고 싶지만. 그리고, 너는 하늘의 윳쿠리 플레이스로 가면 되겠네. ……이런, 적재 작업이 시작되는 것 같네」

 

 발사장 너머에서 전용 운반기기가 다가오고 있다. 남자는 마리쨔가 든 상자를 아기윳 무리로 되돌려 놓았다. 

 

「적어도 조금이라도 지구를 기억해 두면 좋겠다, 이런 이유로 아슬아슬할 때까지 픽업은 미뤘는데, 이제 이번 생에는 지상과 안녕이구나. 다음에 밖으로 나오면 하늘의 윳쿠리 플레이스야, 마리쨔」

 

「시, 싫은고졔…… 마리쨔 그런거 싫은고졔에에……!」

 

「싫다고 해도 이젠 어떻게 할 수도 없어. 뭐, 요컨대」

 

 거기서 직원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더니, 하얀 이를 빛내며 씩 웃었다.

 

「여행 즐겁게 하렴, 마리쨔──하늘의 윳쿠리 플레이스에서, 영원히 느긋하게 있으라구!」

 

 그렇게 말하고 그가 떠난 직후 적재 작업이 시작됐다. 마리쨔들은 화물처럼 우주 왕복선에 실려 우주로 첫발을 딛는다.

 구름 한 점 없는 푸른 하늘이,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의 우주 왕복선 발사장이 멀어진다.

 그것이 마리쨔들이 지구에서 본 마지막 광경이었다.

 

 

 

 그리고 드디어 때가 됐다.

 셔틀이 우주로 향하는 순간이 찾아온 것이다.

 다네가시마 우주센터 주변에는 이미 수만 명이 넘는 학대 오빠야들과 학대 언니야들이 모여 있었다. 포장마차나 길거리 공연도 있어서 완전히 축제 분위기다. 해외에서 찾은 사람도 있어서 상당히 혼란스럽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셔틀 발사까지 앞으로 20분 남았습니다! 날씨도 좋고, 셔틀 준비도 완벽하고, 아무 문제 없이 우주로 향하는 모양입니다!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에서, 능야TV의 후타바가 생방송으로 보내드립니다!」

 

 그런 가운데, 아슬아슬한 위험 범위에서 희희낙락하게 중계하는 것은, 예의 그 소프트 모히칸 여성 아나운서다. 주변에는 호기심 많은 모히칸 몇몇이 모여 있다.

 단 하나 전과 다른 것은, 그녀 옆에 남자 한 명이 있는 것일까. 별로 특징이 없는 사람이지만, 맴도는 분위기는 역시 학대 오빠야의 그것이다.

 

「그 전에 이 계획의 발기인, 오니이 토시아키 씨에게 이야기를 여쭙고 싶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니이 씨, 바쁘신 와중에 죄송하지만 잘 부탁드립니다!」

 

「예, 안녕하세요. 오니이입니다」

 

 남자가 그렇게 자칭하자마자, 주변에서 햣하! 하는 목소리가 여럿 들렸다. 그쪽 판에서는 꽤 유명한 사람인 모양이다.

 

「오니이 씨. 그 원대한 계획이 마침내 실현되는데, 기분이 어떠신가요? 뭔가 있으시면 말씀해주실 수 없으실까요?」

 

「아ー, 그거 말입니까ー」

 

 오니이 씨는 온화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어딘지 모르게 만족스러운 얼굴이었다.

 

「자, 보시죠. 설탕물이나 꿀에 윳쿠리를 담가서, 오래오래 괴롭히는 학대 방법이 있지 않습니까」

 

「? 네, 가끔 보죠」

 

 질문하고는 무관한 듯한 대답이지만, 가로막는 사람은 없다. 그는 계속 이야기했다.

 

「병이나 투명한 상자에 윳쿠리를 담아서, 그대로 두고두고 방치하는 것 말입니다. 그렇게 하면 윳쿠리는 나이도 먹지 않고, 녹아서 죽을 일도 없으니 질식하는 고통을 늘 맛보게 되지요」

 

 거기서 그는 자못 행복한 듯 미소를 지었다.

 

「아아, 좋지요……」

 

「아아, 좋은데요……. 압니다……」

 

 질문은 아무래도 좋아졌는지, 북받친 눈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아나운서.

 그녀는 희열에 찬 눈동자를 빛내며 주먹을 불끈 쥐고 몸을 불쑥 내밀었다.

 

「병에 담아서 사람이 볼 수 있는 곳에 장식하는 것도 좋지만, 생매장 같은 걸 해도 최고지요!」

 

「네, 그럼요, 그럼요! 윳쿠리의 시체나 응응을 섞어서, 느긋할 수 없는 기억을 계속 끝없이 응축시키는 것도 빼놓으면 안 되죠!」

 

「네! 조금 다루기는 어렵습니다만, 윳쿠리 여러 마리를 같이 채우는 것도 있지요. 자기 아가야를 함께 넣어서 두고두고 원망의 말을 들려 주는 것도 재미있고요!」

 

 화기애애하게 의기투합하는 두 사람. 주위에서는 알겠다, 라는 표정을 지은 학대 오빠야들이 깊게, 몇 번이고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거기서 역시 이야기가 너무 샜다고 생각했는지, 오니이 씨는 헛기침을 하더니 카메라를 향해 돌아섰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윳쿠리들의 하늘의 윳쿠리 플레이스에 대한 믿음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게 이 계획의 시작점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죽을 수 없는 윳쿠리의 모습을 즐기고 싶은 것도 큰 이유입니다. 우주 스케일로 윳쿠리를 괴롭혀 줄까 해서요」

 

「과연, 그렇습니까! 납득할 만한 이유네요!」

 

 활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아나운서. 분명히 조금 멋져 보였다.

 

「분명히 화면 너머에 계신 여러분도 무척 만족하실 말씀이었을 겁니다! ……앗, 이제 슬슬 발사할 시간이 된 것 같습니다! 그 모습을 전 세계에 동시에 생중계합니다!」

 

 발사장에서 움직임이 있었다. 우주센터 측에서도 방송이 흐르고 있다. 모히칸들의 열기가 최고조에 이르렀다.

 아나운서는 환하게 웃으며 주먹을 치켜들었다.

 

「그러면, 카운트다운 시작합니다! 여러분도 함께해 주십시오! 구호는 다들 아시는 그것으로 하겠습니다! 그럼──10! 9! 8! ……」

 

「「「7! 6! 5! ……」」」

 

 우주센터 주변에서 땅이 흔들릴 정도로 큰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그리고.

 

「제로! 햣하──────────아아앗!」

 

「「「핫햐────────────아아아아앗!!!」」」

 

 우주 왕복선이 점화된 순간, 한 목소리로 외치는 수만 명의 모히칸들. 아니, 그들뿐만이 아니다. 중계가 이루어지는 전 세계에서 그 수백 배에 이르는 학대 오빠야들이 똑같이 소리치고 있었다.

 그런 사람들의 꿈과 희망과 아기윳을 싣고, 지금 우주 왕복선이 날아간다. 굉음과 함께 하늘 높이, 하늘에 닿을 때까지.

 

「「「능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물론 우주선 안의 윳쿠리들은 울부짖고 있지만, 그런 건 알 바 아니다.

 

 

 

 그리고 잠시 시간이 흘렀다.

 

「어대더…… 어대더 이런꼴이 돼버린고졔……? 마리쨔 나쁜짓은 하나도 안한고졔……?」

 

 발사의 굉음과 충격도 잦아들 무렵, 우주 왕복선의 어떤 방에서 마리쨔는 그저 자신의 불행을 한탄하고만 있었다.

 주위에서는 수많은 아기윳들이 꽥꽥거리며 떠들어대지만, 도저히 대화할 마음이 들지 않는다. 마리쨔는 절망하면서 우주 왕복선의 무기질 내벽을 바라보며 깊게 탄식했다.

 

「마리쨔…… 혼자 외톨이인고졔? 계속 혼자서 하늘을 헤매는고졔……?」

 

 더구나 그것이 영원히 계속되는 것이다. 그것은 상상하기조차 끔찍한 고통이었다. 만일 지옥이라는 게 있다면, 분명 앞으로 마리쨔가 도착할 곳이 틀림없다.

 그렇게 마리쨔가 몇 번째인가 한숨을 내쉬었을 때였다.

 

「……느?」

 

 윳쿠리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진공 상태에서 흩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이들이 들어 있는 투명한 상자는 전용 용기에 담겨 있었는데, 그것이 기계 장치로 이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서, 설마…… 벌써인고졔? 벌써……!?」

 

 경악하는 목소리를 흘리는 마리쨔. 혹시 이제 우주로 던져지는 걸까, 이제 모두 끝인가.

 그 예감은 맞았다. 아기윳들이 이변을 느끼고 느꺄느꺄 절규하는 가운데, 대형 격벽이 열리면서──

 

「느…… 느와아……!」

 

 그리고 그들은 무심코 목소리를 높였다.

 왜냐하면 거기에, 밤하늘의 별빛이 펼쳐져 있었기 때문이다.

 지구 표면에서 보는 것과는 전혀 다른, 불순물이없는 순수한 별들의 무리── 그것은 윳쿠리들의 마음마저 움직일 정도로 아름답다. 압도적인 스케일의 광채가 거기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동시에 절망적인 사실을 의미했다. 즉, 자신들이 앞으로 그곳에 가게 되리라는 현실을.

 

「햣하ー 윳쿠리들아! 기분은 어떠냐? 시간 다 됐다!」

 

 그런 참혹한 현실을 들이미는 듯한 목소리가 들렸다.

 이미 벽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것은, 이날을 위해 선발된 학대 오빠야다. 도대체 어떻게 만들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우주복 머리가 모히칸 모양이다. 아마도 특별 주문이겠지만, 장렬하게 돈을 쓰는 의미가 없다.

 그 뒤를 잇는 것은 전문 훈련을 받은 TV 스태프들이다. 무중력 공간용 특별 장비를 갖춘 그들은 지금 이 시간에도 지구로 중계를 계속하고있다.

 모히칸과 스태프들은 생명줄을 달고 있는 데다, 발바닥만 벽면에 흡착해 고정돼 있다. 이렇게 해서 아기윳들을 우주로 내던지는 것이다.

 

「너희들이 하늘의 윳쿠리 플레이스에 갈 때가 됐다! 각오는 됐냐? 우주유영할 준비는 OK? 안 됐다고 해도 할 거지만!」

 

「「「느갸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순간, 저마다 울부짖고 욕설을 퍼붓고 애원하는 윳쿠리들. 그게 아무 의미가 없다고 어렴풋이 눈치채고는 있더라도.

 이미 우주 왕복선은 완전히 정지했다. 관성으로 조금 움직이고는 있지만 행동에 지장이 없는 수준이다. 모히칸은 수납 용기 옆에 다가서서 온화하지만 어딘가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걸었다.

 

「그렇구만…… 그러면, 제1탄이다. 일광욕 좋아하는 윳쿠리는 없을까ー? 있으면 소리 좀 내줘ー」

 

 진공 상태에서는 소리가 들리지 않기 때문에, 모히칸은 무선 통신을 이용해 윳쿠리들에게 이른다. 물론 윳쿠리들의 목소리도 들린다.

 

「일광욕하게 해 줄게ー. 거짓말하는 것 아니야ー」

 

「느…… 느늣?」

 

 그 말에 많은 윳쿠리들이 눈빛을 바꿨다.

 일광욕을 할 수 있다, 즉 지구로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반응하지 않은 것은 그조차도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멍청한 개체나, 반대로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한 개체뿐이다. 진의를 이해한 윳쿠리는 없었다.

 

「자, 입후보할 윳쿠리는 쏴리질럿ー. 선착순 하나뿐이야ー」

 

 모히칸이 재촉하지만, 마리쨔는 대답하지 않았다──그런 솔깃한 이야기가 있을 리 없다고, 그렇게 직감한 것이다. 반드시 뒷면이 있을 거라고.

 그러나 주변에서는 수많은 아기윳들이 앞다투어 고함치고 있다. 그러던 중, TV 스태프가 모히칸에게 속삭이는 목소리로 묻는다.

 

「할 수 있을까요? 각도로 봐서는 무척 어려울 것 같은데요」

 

「그럼요 그럼요. 갈 수 있을 거예요, 아마. 윳쿠리니까. 그리고 전 원래 프로농구 선수라고요. 슈팅은 자신 있거든요」

 

 드리블하는 척을 해 보인 모히칸은, 거기서 입후보한 와사 레이뮤 하나를 가리켜 보였다.

 

「좋아! 그럼 거기 있는 레이뮤, 일광욕 할 테냐?」

 

「느, 능! 레이뮤, 일광욕 죠타굿! 태양찌 너ー무 죠타굿! 그러니까 레뮤 일광욕하게 해달라규, 당장 하면 죠타굿! 느림보는 싯타굿! 레이뮤, 막내 아이돌찌니까, 빨리 느그타게 해달라굿!」

 

「오ー, 레이뮤는 기운이 넘치는구나. 보아하니 야생 막내 와사인가? 그럼 부탁은 들어 줄게! 오빠야 상냥해서 미안햇!」

 

 대답하고, 모히칸은 용기에서 레이뮤가 든 상자를 꺼냈다.

 무섭게도 레이뮤는 아직도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것 같다──구레나룻을 몽실몽실 움직이며, 천진난만하기 짝이 없는 얼굴로 웃고 있다. 모히칸이 슈팅 폼에 들어가도 그 태도는 변하지 않았다.

 

「자, 그럼 레이뮤. 각오는 됐냐?」

 

「늣? 머라구?」

 

「일광욕이나 하렴──직진!」

 

「느? 느늣? ……느느늣!!?」

 

 경악에 일그러진 얼굴을 마지막으로 레이뮤의 모습은 사라졌다. 모히칸이 태양을 향해 레이뮤가 들어간 투명한 상자를 던져 버렸기 때문이다.

 우주 공간에서는 공기 저항에 의한 감속이 일어나지 않는다. 일단 우주 왕복선을 떠나 던져졌으면, 레이뮤는 어디까지라도 비행한다.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계속.

 

「태양씨랑 사이좋게 지내! 느긋하게 있으라구ー!」

 

 진공 속에서는 전혀 의미가 없지만, 입가에 손으로 확성기를 만들며 외치는 모히칸.

 전직 프로농구 선수의 실력은 확실했다. 레이뮤는 바랐던 대로, 태양씨에게 가고 있었다──물리적으로나 거리로나. 직접. 직접적으로. 그리스 신화의 이카로스처럼.

 그리하여 태양에 다다른 레이뮤는 거기서 일광욕을 하게 되는 것이다. 계속, 계속.

 

「뭐…… 뭐라고 하는고졔, 이녀석…… 귀축인고졔……」

 

 마리쨔는 마침내 진실을 깨닫고 얼굴을 굳혔다. 어떤 게스도 생각지 못할 악마의 소행이다. 애초에 그건 일광욕이 아니라 다른 무언가였다.

 눈치 없는 아기윳들도 이제야 겨우 상황을 받아들인 것 같다. 얼굴이 창백해져서 굳어 버린 윳쿠리들에게 모히칸은 부드럽게 웃으며 말을 건다.

 

「자, 그럼 다음. 또 일광욕하고 싶은 애 있냐? 어째서냐고 말해도 들어 주고 싶지는 않아」

 

 부들부들 떨면서 고개를, 그보다는 몸을 흔드는 윳쿠리들. 역시나 다른 희망자는 없었다. 모히칸은 아쉬운 기색이다.

 

「이런이런, 다들 이렇게 숫기가 없어서야. 그래서는 못 살 텐데? 그럼, 다음은 네가 할래?」

 

「늣, 느앗……!?」

 

 이번에 꺼낸 것은 마쨔였다. 평균치보다도 몸집이 더 작고, 어딘지 응석을 부리는 얼굴이다. 마쨔는 떨면서 입을 연다.

 

「구, 구만더…… 마쨔한테 끔찍한짓 하지말라규? 마쨔 아픈것도 괴로운것도 시르니까, 부탁이니까 용서해달라규……?」

 

「이거 대단한 녀석인데…… 엄청 깔끔하고, 혹시 사육 윳쿠리의 자식인가?」

 

「그, 그러타규! 마쨔, 엄청 느그탄 압빠야랑 옴마야한테서 태어나따규! 그니까 오빠야, 마쨔를 좀더 상냥하게 대해조야 한다규?」

 

 애교를 부리는 말투로 그렇게 말한 마쨔는, 인간에 비유한다면 고개를 갸웃하는 듯한 행동을 하며, 눈을 치뜨고 모히칸을 올려다봤다.

 

「죠기, 오빠야는 느그탈슈 인는 사람이지……? 부탁이니까, 마쨔를 느그타게 해달라규? 마쨔를 개롭히면 안대눈고야? 왜냐면 마쨔 기엽다규? 이러케 기여운 마쨔한테 나쁜짓하면 안대눈고야……?」

 

 그 눈동자는 반짝반짝 빛나고, 그 표정은 순진무구하다. 그저 자신이 자상하게 대해야 할 사랑스러운 존재라고, 그렇게 믿어 의심치 않는 존재가 있었다.

 순간 모히칸과 TV 스태프의 몸이 굳어진 느낌이 들었지만, 착각이었을 것이다──모히칸은 조금씩 떨리는 오른손을 왼손으로 억누르면서 경련하는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 그렇구나. 그러면, 그런 너는 상냥하게 대해 줘야만 하겠구나? 응」

 

「구런고졔…… 아, 마따, 마쨔 조은 생각이 난고졔ー」

 

 마쨔는 거기서 반짝☆ 하고 빛나는 미소를 지었다. 

 

「죠기, 오빠야. 마쨔 조금 부꾸럽지만, 도와주면 쮸웁쮸웁 해주께? 응~, 쮸웁쮸웁♪ 쮸ー웁쮸ー웁♪」

 

「이, 이 새끼, 비틀어서 잡아 죽……! 아, 아니, 아무튼지간에. 안심해 마쨔, 아무도 너를 괴롭히지 않는 세상에 보내 줄게. 달이야, 달. 너, 달님한테 가 보고 싶지 않아?」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는 모히칸에게 마쨔는 몇 번인가 눈을 깜박였다. 곧이어 느꺄느꺄 웃기 시작한다.

 

「느~응! 달님! 마쨔 달님 죠아! 마쨔 달님이랑 계속 느그탈래! 오빠야, 빨리 마쨔를 달님한테 보내져! 빨리 안하면 마쨔 뿡뿡ー이라규!」

 

「──이제 됐으니까 닥치고 냉큼 가버렷!」

 

 그 태도가 어지간히 비위에 거슬렸나보다. 순식간에 분노가 끓는점에 이른 그는 마쨔가 든 상자를 집어던졌다.

 격노하고 있어도 목적지는 정확했는지, 상자는 빨려 들어가듯 달을 향해 날아간다. 그것을 전송하고, 모히칸은 화가 나서 지친 양 어깨를 축 늘어뜨렸다.

 

「저건 부모가 하나부터 열까지 애지중지한 타입이네요. 저 녀석 때문에 부모와 주인이 옥신각신하다가 온 가족이 통째로 가공소 신세를 졌다나요」

 

「그랬군요. 아아, 그러고 보니, 왜 달이나 태양 쪽으로 던지죠?」

 

「아아, 그거요? 최소한 하나씩은 태양계의 모든 별을 향해서 던져 달라는 요청이 많았거든요. 잘 되든 못 되든, 일단 그 방향으로 던지려고요」

 

 그냥 우주를 계속 헤매서는 재미가 없다. 가능하다면 어떤 별에 도착해서 오랫동안 거기서 고통받았으면 좋겠다는 것이 사람 마음이다.

 선택된 것은 우선 태양과 달, 이에 더해 수금지화목토천해명. 몇몇 별들은 태양계 묶음에서는 벗어났지만 뭐 사소한 일이다.

 

「그 밖에도 북극성이나 북두칠성, 황도 12궁까지 유명한 건 요청이 다 들어왔어요. 다만 외우주까지 가려면 몇 년이나 걸릴지 짐작도 안 되니까요. 그냥 적당히 노력해 봐야죠」

 

 거기서 모히칸은 용기 속의 윳쿠리들을 바라보다가 문득 눈살을 찌푸렸다.

 

「……응? 뭐야, 거기 너네? 뭐하는 거야?」

 

 시선 끝에 있는 것은 레이마리 한 쌍이다. 마침 히나마츠리 인형처럼 나란히 짝지어 있는 두 윳쿠리는 빠릿한 얼굴로 모히칸을 응시하고 있었다.

 

「뭐 할 말이라도 있냐? 들어 줄 테니까 헛소리든 뭐든 지껄여봐」

 

「능! 마이샤랑 레뮤는 지금 진실한 사랑! 을 찾은 연인인고졔! 아무도, 이 인연을 끊을 수 업눈고졧!」

 

「마ー따굿! 요긴 지옥이지만, 레뮤랑 마이샤가 만날슈 이써따굿! 끝업눈 어둠을 넘어셔도, 둘의 마음은 연결돼따굿!」

 

 그리고 두 윤은 한목소리로 외치고를 낸다.

 

「「우리 둘의 사랑은, 영원한(고졧)(고얏)!!!」」

 

 어떠냐! 같은 소리가 날 것 같은 모습으로, 두 윳쿠리는 가슴도 아닌 코 주위를 폈다.

 반면 모히칸은 대답하지 않았다──마쨔 때처럼 화내지도 않았다. 단지 한순간, 멍한 눈을 대우주의 가장 먼 곳으로 향할 뿐이다. TV 스태프도 같은 눈을 하고 있었다.

 

「상상 이상의 헛소리였어…… 하지만, 그런 거라면 같이 가까운 곳에 던져 줘도 괜찮아. 뭣하면 줄로 상자끼리 묶어서 던져 주마」

 

「느흥! 그러타굿! 우리 둘의 마음은 계속 똑같다굿!」

 

「마이쨔랑 레뮤는 일심동체! 그게 사랑인고졔!」

 

「하지만, 원한다면 둘 중 하나는 지구로 떨어뜨려 줄게」

 

「「……느?」」

 

 눈썹을 붙인 채 어리둥절한 두 윳쿠리를 향해, 모히칸은 씩 웃으며 말을 이어 갔다. 

 

「원한다면, 너희 중 하나만 지구로 던져 준다고. 둘 중 하나뿐이야. 아니면 둘이 동시에 하늘로 갈까? 지구 코스는 빠른 쪽이 임자니까, 좋은 쪽을 고르면 돼」

 

 순간. 정말 잠시간의 침묵이 흘렀다.

 그리고.

 

「마이샤인고졧! 마이샤를 지규로 돌려보내주눈고졔에에에에!」

 

「레뮤를 지구로 돌려보내……져, 마이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주 조금 마이샤 쪽이 빨랐다. 말 그대로 앞다투어 외치는 마이샤와, 뒤늦게 악을 쓰는 레이뮤. 둘의 사랑은 지금 깨졌다.

 

「좋아. 결정됐네. 마이샤를 지구로 던져 주자고」

 

「마이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너 뭐하는거야! 그건 레뮤한테 양보하눈게 죠을꺼가짜나아아아아아아아아! 사랑하눈거 아니어써어어어어어어어!」

 

「구래도 어쩔수업다졔! 마이샤눈 지구로 돌아가고 시푼고졔! 오히려 레뮤야말로 마이샤한테 양보하눈고졔! 연인을 위해서 희생되는 거야말로 가장 아름다운 사랑인고졔!」

 

 데이부처럼 고함치는 레이뮤와, 자신을 선반에 올리고 맞받아 고함을 지르는 마이샤. 다른 아기윳들이 마이샤를 부러워하고 질투하고 저주하는 소리를 내뿜는다. 그렇게 시끄럽게 떠들어대는 풍경에, 모히칸은 웃으며 양손을 맞잡았다.

 

「앗핫하. 참된 사랑이었구나. 그럼 레뮤, 안녕이다. 지구로 돌아가지 못해서 유감이구나! 새까만 우주에서 느긋하게 있으라구!」

 

 그렇게 말하고 모히칸은 휙 소리가 날 정도로 부담 없이 레이뮤가 든 상자를 내던졌다. 실로 적당하고 허술한 투구였다.

 

「마이샤아아아아아아아아아……! 저주하꺼야아아아아아아아……!」

 

 마지막 순간까지 마이샤를 향해 절규하며 귀신처럼 일그러진 표정 그대로 우주로 사라진 레이뮤──전파를 탄 원망의 소리가 레이뮤가 마지막으로 남긴 것이었다.

 그런 레이뮤의 모습을 배웅하고, 자못 슬픈 듯이 고개를 숙이는 마이샤. 비극적인 연인의 표정이다.

 

「미안한고졔, 레뮤…… 마이샤 역시, 지구씨에 도라가고 시푼고졔. 우주씨는 느그탈슈 업따고 생각하지만, 원망하지 말아달란고졔……」

 

「아니, 그건 어떨까. 어느 쪽인가 하면 괴로워하는 건 너야. 이중에서는 가장 느긋할 수 없어」

 

 그 말에 얼어붙은 듯 움직임을 멈추는 마이샤. 모히칸은 미소를 지으며 말을 잇는다.

 

「차라리, 레뮤 쪽이 편할지도 모르겠네. 딱히 아무것도 없는 쪽으로 던졌으니까, 의외로 느긋할 수 있을지도 몰라. 너하고 레이뮤 중에 누가 나은지는 모르는 거야」

 

「뭐, 뭐인고졔 그거…… 설마 거짓말인고졔? 지구씨에게 떨어뜨리지 안눈고졔?」

 

「아니, 그건 진짜야. 넌 지구 쪽으로 던질 거야. 약속해도 돼」

 

 상냥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모히칸. 그 표정에 거짓말하는 기색은 없다. 영락없는 진실의 기색이 퍼져 나왔다.

 

「하지만 단언컨대, 너는 느긋할 수 없어. 절대로」

 

「그게 무슨──느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질문 도중 내던져진 마이샤는 그런 소리와 함께 지구로 강하해 갔다. 상자는 순식간에 멀어져서 지구의 푸른빛에 빨려 들어간다.

 다른 윳쿠리들은 원망과 질투를 담은 절규로 마이샤를 떠나보냈다. 앞으로 마이샤가 어떤 운명을 맞을지는 명백했지만, 윳쿠리가 그것을 알 턱이 없었다.

 

 

 그리고 한동안 수많은 윳쿠리가 내던져져 우주 끝으로 사라져 갔다.

 특제 투명한 상자는 태양의 중력도 뿌리치고 어디까지나 날아간다.

 그리고 마침내 마리쨔의 차례가 왔다.

 

「자, 그럼 네가 마지막인가. 길기도 하고 짧기도 하고」

 

「능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구만더어어어어어어어!」

 

 전전긍긍하며 투기 작업을 지켜보던 마리쨔는 거기서 가장 크게 절규했다.

 앞으로 자신이 걸어갈 길을 생각하면, 지금까지 어떤 식으로 무참히 살해된 윳쿠리라도 여전히 행복해 보였다. 가공소에 모체로 붙잡혀 모든 아가야를 살해당해도 좋고, 학대 오빠야에게 붙잡혀서 갖은 학대를 당한 뒤 죽어도 좋지만, 이대로 우주 공간에 내던져지는 것만은 싫었다.

 

 애초에 왜 그때 자신은 공원에서 남의 눈에 띄는 장소에 있었을까? 그날 집에서 느긋하게 있었더라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아니, 들윳쿠리가 아니었다면…… 그 이전에 이 세상에 태어나지 않았다면 좋았을텐데.

 마침내 삶마저 절망하는 마리쨔였지만, 물론 아무도 개의치 않았다. 모히칸은 과연 던지기에 지친 모습으로 어깨를 돌리며 묻는다.

 

「어이 마리쨔, 어디 가고 싶은 곳 있어? 원하는 별 같은 게 있는지는 못 들었는데」

 

「구만더! 부타깁니다! 마리쨔 별님이 대고십지 안씀니다! 가능하면 차라리 단숨에 죽여주세여!」

 

「바라는 건 없어? 글쎄, 그럼 적당히 던져 버릴까. ……응? 아니……」

 

 거기서 문득 모히칸은 시선을 옮겼다. 마치 별의 바다 저편, 거기서 누가 부르는 소리를 들은 것처럼.

 그는 한동안 TV 스태프들이 궁금해할 정도로 오랫동안 말없이 서서 그쪽을 응시하고 있었다. 머나먼, 아득한 외우주의 끝을.

 그러나 그 후 그는 아무런 예고도 없이 활동을 재개한다. 지금의 이상한 침묵 등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마리쨔가 든 상자를 들고 고개를 끄덕인다.

 

「……좋아. 그럼 마리쨔, 이별할 때다. 각오는 됐지?」

 

「구, 구만더구만더구만더구만더구만더구만더구만더어어어어어!」

 

 모히칸의 반응이 약간 신경쓰였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좋다──지금은 그저 앞으로의 운명만이 마리쨔의 전부였다.

 

「마리쨔 뭐든지 하눈고졔! 노예가 되눈고졔! 응응노예든 상캐노예든 상관업눈고졔! 학대당하는 것도 갠찬은고졔! 그러니까 도아져, 아니 차라리 혼자서 죽여주길 바라눈고졔에에에에에에!!!」

 

 마리쨔는 필사적으로 애원했다. 태어나서 최대의, 최강의, 온갖 열정을 담아 부탁했다. 여기서 응응을 먹으면 죽여준다고 하면, 마리쨔는 기뻐하며 그것을 탐했을 것이다.

 

「부탁인고졔! 뭐든지 하눈고졔! 구러니까──!」

 

「마리쨔」

 

 그 필사적인 청원을 모히칸은 조용히 가로막았다. 그는 투명한 상자를 치켜든 자세 그대로 씩 웃으며 말한다.

 

「느긋하게 있으라구!」

 

「느그타게 이쯔──느갸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웃는 얼굴로 마리쨔가 대답하는 것과 동시에, 야구의 투수와 같은 전력투구로 마리쨔가 든 상자가 내던져졌다.

 행선지는 세상에서 가장 깊고 짙은 어둠의 끝. 별무리의 저편.

 웃는 얼굴로 손을 흔드는 모히칸과 TV 스태프들이, 마지막으로 잠깐 마리쨔의 눈에 비쳤다.

 

 

 

 

 

 그리고 아기윳들은 길고 긴 시간을 느긋하게 보내게 됐다.

 모히칸이 손으로 집어 던졌을 뿐인 아기윳들은, 그러나 대부분이 목표한 별에 표착했다── 태양에, 달에, 각 행성에, 눈을 감고 바늘구멍을 관통하는 것보다도 어려운 확률이지만, 그 슛은 정확히 성공했던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특별히 이상한 일은 아니다. 윳쿠리는 당초에 자신의 불행을 초래하는 법이다. 자연스레 봉변을 당하는 성공률은 운명적이라고까지 불린다. 그것이 지구 바깥에서도 발휘됐다는 것, 단지 그뿐이다.

 예를 들어, 그 응석받이 사육 윳쿠리 마쨔의 경우에는──.

 

「늣…… 머, 멈춰써……?」

 

 퉁, 하고.

 그런 소리가 날 정도로 부드럽게, 마쨔를 봉인한 투명한 상자가 착지했다.

 틀림없다. 마쨔는 어딘가 도착한 것이다.

 

「늣꺄아~! 대따규우! 마쨔 달님에 도착해따규~! 기여운 마쨔는 달님의 프린스님! 마쨔는 달의 왕자님~♪」

 

 라고 들떠서 노래하기 시작한 마쨔. 그 천진난만한 얼굴에는 아무 근심도 없다. 자신의 타버려서 두 번 다시 폴짝폴짝할 수 없는 것도, 처음부터 이 상자에서 나올 방법이 없다는 것도 완전히 잊어버릴 수 있는 것은, 일종의 재능이었는지도 모른다.

 

「능! 자ー아, 그럼 마쨔는 이 신천지에서 느그탈꺼야~! 예쁘고 예쁜 달님, 마쨔를 느그타게 해달라규~♪」

 

 하고 마쨔는 그제야 겨우 시야를 밖으로 돌려서──

 

「……느?」

 

 그곳이 죽음의 땅임을 깨달았다.

 생명이 있는 것은 존재하지 않았다.

 달 표면에는 공기는커녕 대기권도 없고, 우주 방사선이나 태양풍이 거침없이 쏟아진다. 어떻게 그런 환경에서 살 수 있겠는가.

 주위에는 아무도 없다. 토끼도 없고 달 주민의 모습도 없다. 있는 것은 황량한 세계. 황야라는 말로는 부족한, 풀 한 포기 나지 않는 죽음의 지평.

 마쨔를 느긋하게 해 주는 것따위, 아무것도 없었다.

 

「머…… 머야이고오오오오오오!? 어떠케댄고야아아아아아아!?」

 

 라고 외치는 마쨔.

 그도 그럴 것이, 그녀는 달의 상태에 대해 무지했기 때문이다. 예쁘니까 느긋할 수 있는 곳이라고, 그렇게 머리로만 생각했을 뿐이다.

 

「누…… 누가 도아져어어어어! 마쨔 이런거 시러ー라규우! 기여운 마쨔를 이런데서 외롭게 해버리면 안대ー게찌이이이이이이!? 구니까 마쨔를 느그타게 해져어어어어어어!!!」

 

 그런 망상이 산산조각나서 능능 울부짖는 마쨔. 그저 누군가에게 어리광을 부리고, 누군가에게 아첨하고, 누군가에게 어떻게든 얻어내는 것이 마쨔가 평소 하던 방식이었다. 그러면 모든 게 잘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아무리 불러도 대답은 없다. 도움은 오지 않는다.

 

「이런거, 얘기가 다르쟈나아! 누가 도아져! 어떠케든 해져…… 늣?」

 

 그리고 마쨔는 문득 위를 올려다보다가 거기 있는 것을 깨달았다.

 푸르게 빛나는 아름다운 행성──지구의 모습을.

 

「느……? 느아……?」

 

 지구의 하늘에 달이 떠 있는 것처럼, 달의 하늘에는 지구가 떠 있다──지극히 당연한, 간단한 이치였다.

 지능지수로 치면 두 자리일지도 의심스러울 마쨔라도 그 별이 자신이 있던 곳이라는 것은 짐작할 수 있었다. 그것이 지금 이렇게 보이는 것은, 자신이 터무니없이 먼 곳에 온 탓이라는 것도.

 그리고 무엇보다도──

 

「마쨔…… 외톨이인고야……?」

 

 그 당연한 사실을.

 여기에 사람은 아무도 없다. 모두 그곳에 있고, 자신은 여기 혼자뿐이다. 달에 오려면 이만큼의 거리를 넘어야 하는데, 그런 일은 불가능하다.

 어디에서도 도움은 오지 않는다──왜냐하면, 이것은 유배이기 때문이다. 자신은 여기에 유배되어 버려진 것이다.

 마쨔는 그것을 깨달았다. 이제야 이해했다.

 마쨔의 표정이 절망으로 굳었다가, 눈 깜짝할 사이에 붕괴했다.

 

「구……구러어어어어어언! 다들 거기 있다니 너무하쟈나! 마쨔도 갈래! 마짜도 그쪽으로 갈래애애애애애! 마쨔만 혼자 인눈건 너무하쟈나! 마쨔 여기써, 마쨔를 버려두지마아아아아아아아!」

 

 마쨔는 지구에 사는 생물을 부러워하며 울부짖지만, 물론 어디서도 답은 없다.

 모래먼지도 일지 않는 달 표면에서는 투명한 상자가 흙에 파묻히지도 않는다. 마쨔는 줄곧, 줄곧 모성을 바라보며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호소할 수밖에 없었다. 달이나 지구, 어느 한쪽이 부서져 흩어지는 그날까지.

 

「마쨔 외톨이가튼건 시져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태어나서부터 쭉 남에게 응석을 부리며 남에게 의존해 온 마쨔. 영원한 고독과 소외는 그런 마쨔에게 필연적인 말로였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마쨔는 아직 행복한 편이라고 할 수 있다.

 

「느, 느느……읏! 태양찌가 다가온다규우! 엄청 이쁘다규!」

 

 태양을 향해 던져진 레이뮤는 그 모습이 다가오는데도 그런 말이나 하고 있었다.

 

「태양찌, 레이뮤를 느그타게 해달라규! 꼭 따ー끈따ー끈하라굿! 레이뮤 앞으로도 계속 추워추워찌랑 부ー들부ー들 안해도 댄다굿! 느후훗, 레이뮤 너무 느그태서 미야냇!」

 

 놀랍게도 레이뮤는 여기까지 와서도 자기가 처한 상황을 하나도 이해하지 못했다. 제대로 된 상황 설명도 못 들었고, 게다가 처음에 던져진 탓인지, 미소마저 짓고 있는 형편이다.

 하지만 그것도 지금 이 시간까지였다.

 

「늣……? 태, 태양찌, 좀 뜨거뜨거야?」

 

 느느~응! 왠지 따뜻해졌어! 라고 기꺼워할 수 있었던 것은 아주 잠깐뿐. 상자 내부는 이미 불타오르는 수준에까지 이르려 했다.

 이 투명한 상자는, 강도는 절대적인 주제에 열과 같은 외부 요인은 완전 통과한다는 빌어먹을 사양이다. 긴 여행을 차분히 즐기길 바란다며 진공에 의한 냉기나 방사선은 차단하되, 그 외에는 무저항으로 통과한다.

 말할 것도 없이 태양열은 100% 그대로 들어간다. 놀라운 열전도율이었다.

 

「태…… 태양찌, 레이뮤한테 심한짓 하면 안대쟈나……? 부탁이니까 레이뮤를 느그타게 해져? 레이뮤를 느그타케 해져야 하자냐? 레이뮤 막내 아이돌 프린세스찌니까……? 뭣하면 레이뮤에 마무마무 보여져도 댄다규……?」

 

 이 판국에 여전히 이런 소리를 지껄일 수 있는 그 신경은 어떤 의미에서는 놀라울 정도였다──팥소뇌 올림픽이 있었다면 아무 훈련도 안 받고 꽤 상위를 차지할 수 있었음에 틀림없다.

 그리고 마침내.

 

「뜨거뜨거뜨거뜨거뜨거뜨거뜨거어어어어어어어어어! 쟈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구어져! 타버려! 뜨거운게 아니라 아퍼어어어어어어어어!」

 

 태양 표면의 온도는 약 6000도. 학대 오빠야의 프라이팬이나 핫 플레이트로도 조금 어려운 열량이다.

 투명한 상자는 물론, 모든 학대 오빠야가 총력을 기울여 개조한 그 육체의 생명은, 앞으로 어떤 온도에 도달해도 결코 죽지 않는다. 또 무엇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도 모르는 수수께끼 기술이지만, 어쨌든 레이뮤는 끝나는 것을 허락받지 못했다.

 

「어대더! 어대더 레이뮤를 느그타개 해주지 안눈고야 태양찌! 레이뮤에 마무마무 바도 댄다고 해쨔나!? 해도 댄다규!? 으응, 특별히 상캐ー하게 해져도 갠찬타규!? 뭣하면 특별! 히 입으로 상캐ー나 아냐루도──느갸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무래도 레이뮤의 그 발언은, 꽤나 태양과 물리 법칙의 분노를 샀던 것 같다 ──도대체 어떤 이치였는지, 레이뮤의 투명한 상자는 방출되는 에너지의 흐름을 거슬러, 한층 더 태양 내부로 침입하려 했다.

 표면에서 대류층으로, 대류층에서 복사층으로, 급기야는 중심핵까지.

 

 중심핵의 온도는 무려 1500만도. 태양 표면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여기까지 오면 주위는 벌써 플라즈마화하고있다. 내뿜는 에너지는 인지를 훨씬 초월하고 원자로가 장난감으로 보일 정도의 열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고 있다. 언제나 핵복탄이 레이뮤의 지근거리에서 폭발하는 것과도 같다.

 

「아갸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레이뮤가 멀 잘모탄고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레이뮤 큐트하고 섹시하고 대천삿! 인 막내 아이돌찌인데에에에에에에에에! 먼가 잘못대따규우우우우우우우우우!!!」

 

 열이라고도 부를 수 없는 흉포한 힘에 시달리면서도, 자신의 지위만은 굳게 움켜쥐고 놓지 않는 레이뮤. 도대체 무엇이 태양에게조차 굴복하지 않는 믿음을 지탱하는 것일까.

 그 몸은 완전히 타 버려서, 숯이 되기는커녕 재조차도 남지 않은 신세가 됐다. 도대체 어디서 소리를 내는지, 분자 레벨의 몸으로 레이뮤가 외친다.

 

「뭐가 태양찌야아아아아아아! 일광욕이냐고오오오오오오! 레이뮤 일광욕가튼거 이제 시져어어어어어어어! 그때 일광욕하고십다고 하지 안아쓰며어어어어어어어어언! 느구오오오오오오아아아아아아아아!!!」

 

 태양계에서 가장 뜨거운 불길에 휩싸이며 여전히 자신의 처지를 저주하는 레이뮤. 레이뮤는 우주 왕복선에서 자신이 한 말을 두고두고 후회하게 됐다.

 그러나 걱정할 필요는 없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이렇게나 뜨겁게 눈부신 태양씨! 지만, 언젠가는 다 탈 날이 온다.

 구체적으로는 대략 50억년 뒤지만.

 레이뮤는 그날까지 느긋하게 있으면 되는 것이다. 무척 간단한 이야기다.

 

 

 

 

 

 그리고, 지구 쪽으로 던져진, 행운아로 여겨진 그 마이샤였지만──.

 

「느그탈슈 업써! 느그탈슈 업눈고졔에에에에!」

 

 마이샤도 절규하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마이샤는 지구로 귀환 따위는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연하긴 하지만.

 마이샤의 투명한 상자가 대기권에 재진입하기에는 속도가 턱없이 부족했다. 우주 왕복선이라도 재진입에는 초고속과 정밀한 각도 조정이 필요하다. 손으로 대충 던지는 정도로 지구 표면에 귀환할 수 있다면, 모든 우주 비행사는 고생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 투명한 상자는 대기권의 고열에서도 타 타버릴 수 없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떻게 되는가 하면, 어떤 의미에서는 가장 느긋할 수 없는 운명을 맞게 됐다.

 

「느갸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부타기니까 멈쳐주길 바라눈고졔에에에에! 마이샤에 부타긴고졔에에에에에에!」

 

 마이샤를 봉인한 투명한 상자는 위성 궤도에 진입해 수많은 우주 쓰레기의 일부가 돼서, 끝없이 지구 주위를 계속 돌아다니게 된 것이다.

 그 속도는 약 초속 7~8㎞. 시속으로는 25000㎞를 넘는다. 게다가 그런 초고속이 언제까지나 끝없이 이어진다.

 

 그것은 슬로우 페이스를 선호하는 윳쿠리에게는 지옥의 환경 그 자체였다. 그렇다, 확실히 「느긋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또한 윳쿠리의 불행을 부르는 체질 탓인지, 쉴새없이 다른 우주 쓰레기와 충돌하는 것은 덤이다. 느긋할 수 있다면 그게 기적이다.

 

「구, 구만구만, 구만더어어어어어어어어! 도아져! 어대더! 마이샤 느그타고 시푼데에에에에에에에!」

 

 아주 작고 쓸모없는 인공위성이 된 마이샤는 빙글빙글, 빙글빙글, 언제까지나 돈다──고도 수천㎞의 세계를, 매우 느긋하지 않은 속도로.

 

「이럴 줄 알았으면 차라리, 우주에 던져지는 게 나을 뻔한고졔! 레이뮤, 마이샤랑 바꿔주눈고졔에에에에에에에!」

 

 마이샤는 레이뮤를 계속 부러워했다.

 

 

 

 그리고 그 레이뮤로 말할 것 같으면──

 

「오교교교교교교교교교교교교교교! 찌구러져! 찌구러져어어어어어어어어!!!」

 

 이쪽 역시 절규하고 있었다.

 모히칸은 말했다. 아무것도 없는 방향으로 던졌다, 라고. 그 말은 옳았다── 레이뮤의 상자는, 정말 아무것도 없는 공간으로 날아갔으니까.

 즉, 우주의 허무한 블랙홀로.

 

 레이뮤가 지금 맛보는 것은, 초중력라고 불러도 모자랄 정도로 월등한 압력이다. 본디 이쯤 되면 찌구러져어어어라고 태평하게 외칠 때가 아니다. 원자 단위로 찌그러지는 수준이다.

 물론 어떤 물체도 티끌 하나 남지 않은 상태다. 만약 이 한가운데 던져졌다면 종래에는 별조차도 산산조각으 부서질 것이 틀림없다.

 

「찟, 찌굿, 찌구러져어어어어어어어어!!!」

 

 그러나 역시 레이뮤는 죽을 수 없다. 물질의 틀을 초월한 정도의 모양이 되어도, 으깨질 위기에 처한 아기윳 특유의 외침을 내뱉는──그것은 바로 우주 규모의 찌구러져어어어어어였다.

 하지만 블랙홀은 학대 오빠야가 아니다. 아무리 소리쳐도 압력을 완화시키지 않고, 완전히 으깨 주지도 않을 것이다.

 

 앞으로, 레이뮤는 영원에 가까운 세월을 그렇게 끝없이 압축된다. 덧붙이자면, 블랙홀 내부에서는 시간의 흐름이 정체하기 때문에, 그 끝이 언제가 될지는 아인슈타인조차도 알지 못한다.

 즉, 매우 「느긋하게」 이 시간은 계속되는 것이다.

 

「네넘 마이샤, 용서하지 아느태니깐! 레이뮤랑 바꺼져! 네넘이 레이뮤한테 양보하기만 해뜨면 이런꼴은…… 찌구러져어어어어어!!!」

 

 레이뮤는 마이샤를 계속 질투했다.

 

 

 그리하여.

 

「마이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레뮤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

 

 지구의 대기권과 블랙홀의 깊은 곳에서 둘은 견우와 직녀처럼 서로의 이름을 계속 부른다. 다만 거기 담긴 감정은 전혀 달랐지만.

 그러나 혹자는 말한다. 사랑에 정해진 형태는 없다고. 그렇다면 이 또한 일종의 영원한 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처럼 108윳의 윳쿠리들은 저마다 기구한 운명을 누리게 되었다.

 어떤 윳쿠리는 가스의 바다에 갇혔다.

 어떤 윳쿠리는 토성 고리의 파편이 되었다.

 어떤 윳쿠리는 바닥을 알 수 없는 빙하의 일부가 됐다.

 어떤 윳쿠리는 끓는 액체 속에서 계속 삶겼다.

 

 어떤 윳쿠리는 초신성 폭발에 휘말려 대우주의 끝까지 날아가 버렸다.

 어떤 윳쿠리는 유성우와 격돌하고 받아들여져 아무도 모르는 저편까지 끌려갔다.

 어떤 윳쿠리는 이유 불문하고 끝없이 허공을 맴돌았다.

 암흑 속에서, 별의 바다에서, 암흑물질 속에서, 아직 이름도 붙지 않은 현상 속에서, 윳쿠리들은 계속 능야능야 운다. 우주가 끝나는 그날까지.

 

「……아아……」

 

 지구 표면에서 인류는 그런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말 그대로 사람들은 자초지종을 다 보고 있었다.

 조금이라도 마음의 위안이 되면 안 된다는 생각 때문에 윳쿠리들에게는 비밀이었지만, 그들의 투명한 상자에는 라이브 카메라가 설치돼서 번민하는 모습을 낱낱이 지구로 전송했다.

 윳쿠리의 고통과 절망이 카메라의 동력원이라는, 역시 도무지 의미를 알 수 없는 원리였지만, 가공소제 장비들은 블랙홀 속에서조차 아기윳들의 비명과 절규를 전해 주었다. 정말 전혀 의미를 모르겠지만.

 

「인간이란, 멋지구나……」

 

「그러게…… 이렇게 살아 있다니, 정말 행복한 일이야……」

 

「그래…… 오늘이라는 하루에, 당연한 생활에 진심으로 감사해야겠어……」

 

「러브 앤드 피스」

 

 TV로, 휴대폰으로, 컴퓨터로, 윳쿠리들이 떠들어대는 장면을 보면서 사람들이 중얼거린다.

 그들의 가슴에는 자연스럽게 사랑과 자비의 마음이 생겨나고 있었다. 윳쿠리들의 처지가 사람들에게 변화를 가져온 것이다. 인류는 그날 하늘을 바라보며 당연한 삶에 행복을 느꼈다.

 참고로 이 동영상은 윳쿠리들에게도 무료로 제공되어서, 이들을 공포의 구렁텅이에 처넣음으로써, 하늘의 윳쿠리 플레이스에 대한 믿음을 대폭 줄이고 있었다.

 

 이리하여 이 일대 프로젝트는 대성공으로 끝났다.

 이날 이후 사람들이 하늘을 올려다보는 횟수가 늘어났다. 태양이, 달이, 별들이 빛날 때, 거기 있을 윳쿠리들을 생각했다.

 세계에서 아주 조금이지만 폭력과 전쟁이 줄었다. 불행과 비참함과 잔인함과 사악함이 크게 줄었다. 그만큼 윳학이 매우 크게 증가했다.

 

 우주 산업이 발전했다. 가공소의 주가가 올랐다. 학대파가 여당이 되었다. 우주 비행사와 가공소 직원과 학대 오빠야는 동경의 눈빛을 받았다.

 세계는 아주 조금 평화로워졌다. 인류는 조금 행복해졌다. 윳쿠리들은 매우 불행해졌다. 윳해가 많이 줄었다.

 지구는 오늘도 돌고 있다.

 

 

 

 

 

 

 

 

 

 

 

 

 

 

 

 ──그리고, 길고 긴 시간이 흘렀다.

 태양계에서 멀리 떨어진, 아무도 모르는 영역에서──

 

「……느……아……」

 

 가냘프고 약하게 그런 소리를 내뱉는 자가 있다.

 마리쨔다. 일찍이 지구에서 암흑공간에 내던져진 그 마리쨔다.

 마리쨔는 우주 왕복선을 떠난 이래로 한번도 어느 행성에 표착하는 일 없이, 그렇다고 해서 블랙홀과 같은 현상에 사로잡히지도 않고, 그저 끝없이 우주 공간을 계속 표로했다.

 그 세월이 무려 수백억 년.

 

 익살이나 농담도 아니고, 마리쨔나 지구를 떠난 뒤로 그만큼의 시간이 지나고 있었다.

 인류가 어떻게 됐는지는 확실하지 않다──우주를 방황하기만 하는 마리쨔가 알 까닭이 없다. 다만 마리쨔가 이렇게 살아 있다면, 나머지 107윳들도 지금까지 고통에 몸부림치고 있을 것이다.

 

「주겨져…… 누가, 마리쨔를 주겨주길 바라눈고졔……」

 

 조의 한 단위 위쪽인 경을 넘어 해 단위로 중얼거린 말을, 마리쨔는 다시 입에 담았다.

 이 수백억 년, 단지 우주의 암흑을 계속 바라보기만 한다는 것은, 마리쨔의 상상을 훨씬 초월한 고통이었다.

 그저 아무것도 없는 시간이 끝없이 이어진다. 죽기는커녕 잠을 잘 수도 없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졸리지는 않지만, 의식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 이렇게나 괴로울 줄은 지구에 있을 무렵의 마리쨔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죽고 싶다. 될 수 있으면 느긋하고 싶다. 그것만이 마리쨔의 소원이었다.

 

「어대더…… 어대더 이런꼴이 돼버린고졔……?마리쨔 나쁜짓은 하나도 안한고졔……?」

 

 그 말은 수백억 년 전, 그녀가 내뱉은 것과 완전히 같은 내용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마리쨔는 예전과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다.

 수백억 년의 수명이 있다면──만일 그만큼의 시간이 있다면, 아무리 어리석은 인간일지라도 자신을 돌아봄으로써 깨달음을 얻고 조금은 성실한 생물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마리쨔는 아무런 진보도없이 마리쨔인 채였다. 우주 왕복선을 떠난 그날부터 아무 성장도 하지 않았다. 마리쨔니까 당연하긴 하다.

 

 단호하게 변화하지 않는 그런 마리쨔이지만, 마리쨔를 둘러싼 환경은 크게 달라져 있었다. 마리쨔를 넣은 투명한 상자는, 수백억 년에 걸쳐 우주의 어떤 위치에 접근하고 있었다.

 그 장소는 이 우주의 중심──정상적인 물리 법칙이 통하지 않는 혼돈의 세계다.

 이것은 어떤 의미로는 쾌거라고 할 수 있었다. 우주에 사는 지적 생물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도착할 것을 꿈꾸는 대우주의 중심부에, 마리쨔는 걸음마를 디디려 하고 있었던 것이다.

 

 설마 지구가 원산지인 말하는 만쥬가 이 영역에 도착하리라고는 누가 상상했을까. 모든 과학자들이 들었다면 이를 갈며 저주할 짓이다.

 하지만 본윳은 그런 사실을 전혀 모르고, 관성이 시키는 대로 나아갔다.

 그리고 거기서──

 

『……어라? 어라라? 이거 또 이상한 게 있네』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니, 그것을 목소리라고 부를 수는 없다──물질에 의지하지 않는 의사 전달, 물리 법칙을 초월한 사념 그 자체였다.

 이 우주에 그런 게 있을 리 없다. 만약 있다면, 그건 기적이든 악몽이든 어느 쪽이든 심상치 않다.

 

「마리쨔눈…… 마리쨔눈, 느그타고 시푼고졔……」

 

 거기에 마리쨔는 대답하지 않고, 깊이 고개를 숙인 채 그렇게 계속 중얼댈 뿐이다. 수백억 년이라는 끝없는 항해 속에서 완전히 자신의 내면에 틀어박혀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환상이 아니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현실에 분명히 존재하는 것이었다.

 

『설마 이런 곳에까지 인공물이 표착하다니…… 소환이라면 모를까, 반대로 물체가 오다니 별 일이 다 있군』

 

「……느……?」

 

 왠지 중얼중얼 시끄럽다── 마치 요염한 여성의 목소리 같기도 하지만, 그럴 리는 없을 것이다. 지난 수백억 년 동안 그런 일은 한 번도 없었으니까.

 하지만, 그래도 왠지 얼굴을 들었다.

 

『여어, 안녕』

 

 불타는 세 개의 눈──

 마리쨔는 거기서 그것을 보았다.

 그 자는 대체 무엇일까. 형체는 어느 것 하나 확실하지 않다. 사람인지 아닌지. 분명한 것은, 석탄처럼 이글이글 타오르는 세 개의 눈동자뿐이다.

 

 굳이 말한다면 그것은 마치 얼굴 없는 검은 스핑크스로도, 검은 파라오로도, 부풀어오른 여인으로도 보였다. 아니면 안경을 쓴 글래머 여자, 장발에 정장을 입은 남자, 오른눈에 안대를 쓴 남자, 바보털을 기른 은발의 소녀로도.

 확실한 건 절대 제대로 된 생명체가 아니라는 것이다──비유하자면 세상 모든 것을 깔보고 비웃는 듯한, 우주적 악의의 덩어리였다.

 

「느……! 느아……! 너, 너는 대체 뭐인고졔!? 대체 무슨…… 아니, 정말 살아인눈고졔……!?」

 

『이런이런. 그건 이쪽이 할 말이다. 과연 너는 살아 있는 걸까』

 

 공황에 빠져 절규하는 마리쨔에게 갑자기 몸을 돌려, 마치 말 많은 청년과 같은 분위기로 대답하는 그것. 피투성이 혀를 움직인 그것 자체는 사악한 미소를 짓는 기색을 띠었다.

 

『뭐, 꽤 재미있을 것 같군. 공물로 바치기 딱 좋은가…… 어쩌면 그분이 좀 더 주무실지도 모르니. 가능한 한 분발해야겠지』

 

「구, 구만더……! 무슨짓을 하려눈고졔!? 마리쨔, 잘은 모르겠지만 그런건 시른고졔! 그만두눈고졔!」

 

 그 말에 무서운 예감을 느낀 마리쨔가 거부했다. 만일 마찬가지로 누군가의 뜻대로 된다면, 수백억 년의 고독보다 더 끔찍한 일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고도 없이 마리쨔를 담은 상자가 움직인다. 마리쨔와 그는 지금까지 이상의 속도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갔다.

 

「구, 구만하라고 한고졔! 마리쨔를 원래 있던 자리로 돌려놓는고졔에에에!」

 

『공교롭게도, 네 의사는 상관없다. 유감이구나』

 

 이번에는 과묵한 사내처럼 답변하는 누군가. 마치 백만 개의 얼굴과 형체가 있는 것처럼 모습이 시시각각 바뀐다. 그에게는 이것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둘이 이동하기 시작한 뒤로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멀리 아득히, 마리쨔에게 닿은 것은, 어떤 음악 같은 것이었다.

 그것은 왠지, 북이나 피리 소리 같았다.

 

 마음이 없는 무형의 요란한 무리들이 춤을 추며 북을 연타하고 마술피리 소리를 울려 퍼지게 하는 것 같다──아니, 이건 정말 음악인가? 사람이 만들어 낸 음악 소리와 비교하기에는 너무 모욕적이지 않은가? 

 

「……어라, 이건……」

 

 그러던 중, 마리쨔의 감각 기관으로도 그 존재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일설에 따르면, 그 자체는 무한한 우주의 중심부에서, 부정(不浄)한 말을 계속 쏟아낸다고 한다.

 그것은 만물의 왕이다.

 광기에 찬 우주의 진정한 조물주다.

 

 눈먼 바보의 신이며, 원자핵의 혼돈이며, 마왕이며, 심연이며, 어리석음의 실체이며, 무한의 핵심에 사는 태초의 혼돈이며, 형체 없이 알려지지 않은 것이다.

 모든 무한의 중심핵에서 모독적인 언사를 쏟아내며 들끓는, 밑바닥 혼돈이 만들어 낸 마지막 부정형의 어두운 그림자.

 시간을 초월한 상상할 수도 없는 무명의 방에서, 격렬하게 울리는 북소리와 저주 받은 피리의 가냘프고 단조로운 음색 속에서, 굶주려 게걸스럽게 갉아먹는 그 자는, 감히 그 이름을 입에 올릴 수 없는, 끝없는 마왕──.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자토스! 아자토스님인고졔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

 

 알지도 못하는 것을 아는 윳쿠리의 습성 때문일까. 마리쨔는 자신도 세상도 잊고 울부짖으면서도, 위대한 존재의 이름을 입에 올렸다.

 ──아자토스라고.

 물론 그런 하찮은 단어는 천박한 인간이 멋대로 만들어 낸 적당한 단어에 불과하다. 진정한 이름은 어떠한 목소리나 언어로도 형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분명한 것은, 그 존재는 모든 재앙이라 불리는 것들 중 으뜸으로, 모든 우주와 차원에서 이보다 더한 것이 없다는 것이다.

 다만, 그것들은 세상 무엇에도 관심이 없는, 말 그대로 눈먼 바보일 터였지만──

 

『…………………………………………………………………………』

 

 놀랍게도, 이때는 확실한 반응을 보였다. 마리쨔가 가까이 다가옴에 따라, 분명히 어떤 활동을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눈이라고도 부를 수조차 없는 모독적인 기관을 이용해, 마리쨔를, 보았다.

 압도적이라고 부르기조차 미온적인, 절대적인 초존재의 시선──우주 자체가 의사를 가지고, 가만히 한 곳을 응시하는 듯한 눈빛──

 

 그 앞의 마리쨔는 더이상 말하기는커녕 옴짝달싹할 수도 없다. 팥소와 경단과 밀가루와 설탕세공 덩어리는 어떤 반응도 할 수 없었다.

 돌처럼 굳어 경직될 수밖에 없는 마리쨔 앞에서, 『그것』은──미소했다.

 

「……읏! ……, ……으으읏!!!」

 

 인지를 훨씬 초월한 공포감──아니, 감정 같은 알량한 말로는 턱없이 부족한──하지만, 확실히 웃음과 희열의 기색을 머금은 어떤 표현.

 그것은 어리석은 윳쿠리의 마음속 깊은 곳까지 꽁꽁 얼어붙게 했다. 이것이 인간이라면 순식간에 1조 번은 미치고도 남을 정신적 충격이었다.

 아니, 미칠 수 있다면 그 쪽이 행복했을 것이다. 그러나 수백억 년 전 학대 오빠야들이 베푼 발광 방지책은 하나도 약해지지 않고 아직 그 효과를 발휘하고 있었다. 따라서, 마리쨔는 미치지도 부서지지도 못한 채, 그 존재와 대치해야만 했다.

 그런 마리쨔의 옆에서, 갑자기 환희의 기운이 들끓었다.

 

『오오……! 어떻게 된 일입니까! 이건 훌륭합니다, 그 분이 기뻐하시는 것 같아요! 이런 일은 이 우주가 생긴 이래로 처음입니다!』

 

 한때 인류에게 기어가는 혼돈으로 불리던 그 자는 주인의 반응에 만족해 기뻐하는 듯했다. 마치 소녀 같은 기색이 돼서, 마리쨔가 봉인된 상자에 그 몸의 일부를 살짝 건드린다.

 

『자아, 가십시오! 그 분을 기다리게 하면 안 되니까요, 부디 이쪽으로. 겨우 나의 주를 즐겁게 할 수 있겠군요』

 

 싫다, 라고 목청껏 외치고 싶었지만──그러나 마리쨔의 혀는 얼어붙은 듯 움직이지 않는다. 어떤 초인이라도 정신 붕괴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인데, 하물며 만쥬 신세에 무슨 말을 하겠는가.

 

『그러면── 우ー! 냐ー! 인 거네』

 

 형체 없는 자는 귀를 의심케 하는 기괴한 구호와 함께 마리쨔가 든 상자를 밀어냈다.

 마침내, 어떤 것과 접촉을 완수하려는 마리쨔──그 육체도 의식도, 이미 그 큰 존재에게 삼텨지려 한다.

 아아! 창문에……가 아니라, 투명한 상자의 벽 너머에! 투명한 상자의 벽 너머에! 사람의 언어로는 이루 말할 수 없이 가공할 우주의 원죄가! 세상의 모든 생명을 모독하는 것과 같은 그 몸으로 허약하고 왜소한 만쥬의 몸에 손짓하고 있다!

 

「졔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졔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마리쨔를 지키있던 투명한 상자가 산산조각나고 마침내 포옹이 이루어지려 할 때, 딱딱하게 굳었던 팥소가 일순 정신을 되찾았다. 그 얼마 안 되는 찰나, 마리쨔는 작으나마 저항하듯 허공에 비명을 내질렀다.

 하지만 그 애처로운 외침에는 아무 의미가 없었다. 다만, 그 존재가 비참한 목소리를 기뻐하는 것처럼 움직였을 뿐이다.

 이것이 마리쨔의 수백억 년에 걸친 여행의 끝이었다.

 

 

 

 ……그 뒤로, 마리쨔가 어떻게 됐는지 사람으로서는 알 수 없다.

 확실한 것은, 굶주림과 지루함에 번민하는 백치의 마왕은 비루하고 추악한 근성을 가진 그 꼴사납고 보기 흉한 구체를 몹시 마음에 들어하며, 별이 끝나는 그 마지막까지 계속 사랑했다는 사실뿐이다.

 그런 마리쨔에게 거는 말은 오직 하나뿐일 것이다. 즉, 「구원으로부터 숨어 죽지도 못하고, 괴이한 영겁 속에서 죽음조차 종언을 맞이하라」라고.

 그렇게, 결국──

 

「능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마리쨔는 『하늘의 윳쿠리 플레이스에서 영원히 느긋했다』。

 

 

                                     END

 

 

 

 

 

 

 

 

 

 일부 수정했습니다.

 

 왠지 첫 투고로 게시되는 문제는 해결했습니다. 캐시 쪽이 원인이었던 것 같습니다.

 메일로 알려주신 분께 감사합니다.

 

 

 또한 기어오는 혼돈의 화신은

 

 안경을 쓴 글래머 여성 · 참마대성 데몬베인의 나이아,

 장발에 정장을 입은 남자 · PHANTOM BULLET의 니알라토텝,

 오른눈에 안대를 쓴 남자 · 칠흑의 샤르노스의 The M,

 바보털을 기른 은발의 소녀 · 기어와라! 냐루코양의 냐루코,

 

 입니다.

 

 

 

 

 

 과거 작품

 

 anko10390 윳곰팡이는 제재! 인거제!

 anko10413 인간과 윳쿠리가 완전히 공존하는 세계에서

 anko10470 후타바 앙꼬씨는 청초한 미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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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nko10781 무큐우우우우우우우우! (고질라 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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