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ko11538 엔! 젤!
원작/ 토시아키
번역/ 라디
전재불가 제재 도스마리사 자체설정 크리스마스
이번에는 크리스마스다운 이야기입니다.
이 마을에 사는 우리들과, 마을로 몰려든 수많은 윳쿠리들과의 지난 며칠간의 공방은 교착 상대, 아니, 마을이 열세에 놓이기까지 했다.
사건의 시작은 갑작스러웠다.
도스의 지휘 아래 수만 마리는 될 것 같은 윳쿠리가 이 시골의 작은 마을을 덮친 것이다.
윳쿠리 한 마리, 한 마리의 전력은 매우 빈약하다.
그러나 마침 농작물의 흉작으로 인해 이 마을의 성인 남성 대부분은 멀리 떨어진 외지에 돈을 벌러 나가고, 마을에 남은 사람들은 노인과 여자들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윳쿠리에 맞서 싸우는 이쪽의 전력은 필연적으로 체력과 완력이 없는 사람들뿐이었다.
나 자신은 여기에서 몇 안되는 남자이지만, 어린 시절에 입은 부상이 원인으로 한쪽 다리를 자유롭게 쓸 수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마을에 남아 있는 데 지나지 않고, 신체적으로는 딱히 전력이 된다고 하기는 어렵다.
거기에 대거 몰려든 윳쿠리들.
가뜩이나 수가 모이면 기가 살기 쉬운 윳쿠리들인데, 심지어 지휘하는 것은 도스다.
무장을 하고 사기를 높여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달려드는 윳쿠리는 마을에 충분히 위협이 됐다.
일단 이 마을에도 평상시 야생 윳쿠리로부터 농지와 작물을 보호하기 위한 울타리와 해자가 존재한다.
하지만 이번 무리는 그 수가 너무 많아서, 앞장선 동료의 시체를 발판 삼아 울타리를 넘고 해자를 시체로 채우는 식으로 넘는다는, 끔찍한 방법으로 진격해 온 것이다.
또한 간간이 날아드는 도스 스파크는 다행히 부상자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축사를 일격에 파괴하는 위력을 보였다.
저것이 직격해 버리면 과연 인간이라고해도 무사할 수 있을까.
아무래도 오두막을 파괴하는 위력이니, 최악의 경우…별로 생각하고 싶지 않은 일이다.
동료들 사이에서는 마을을 버리고 일단 피신하자는 안도 나왔다.
하지만, 남자들 대신 집을 보는 일을 맡았으면서, 뻔뻔스럽게 도망칠 수밖에 없단 말인가.
애당초 지금 겨울이 찾아온 이 시기에 집을, 밭을, 농작물을 버리고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가.
그렇다고는 해도, 현실적으로 저런 숫자의 윳쿠리에 대항할 방법은 떠오르지 않는다.
이 정도 규모의 윳쿠리가 덮쳐 오다니 전례가 없는 일이고, 도스에 이르러서는 지금까지 존재 자체가 동화라고까지 생각했다.
즉 전력의 정도를 가늠하는 데도, 대항책을 짜는 데도, 압도적으로 경험도 지식도 부족했다.
해가 지고 윳쿠리들이 일시 철수하자 마을 사람들은 장로의 집에서 의논을 시작한다.
"장로, 어서 결단을 내려 줘. 이제는 피난할 수밖에 없잖아?"
"그래. 신변 안전이 우선일 거야. 산 너머의 마을에 받아 달라고 부탁하자."
"이 시기에 외부인을 받아 줄 여유 같은 게 있다고 생각해?
첫째로, 우리가 이곳을 버리면 남자들은 어디로 돌아온다는 거야?
집 보는 일을 맡은 걸 잊었어?"
"아주머니 말대로야. 아빠들이 돌아왔을 때 뭐라고 사과해야 해?
집도 밭도 모두 만쥬에게 내 줬다니, 그런 한심한 소리를 할 수 있겠어!"
"애들은 들어가. 어른들끼리 할 얘기야."
"당신들이 도망가려고 하니까 참견해야 하는 거잖아!"
"이…"
"자네들, 좀 진정하지 않겠나?"
거칠어지기 시작하는 모습을 보다 못한 장로가 입을 연다.
…그러나, 장로 역시 난감해하고 있다.
마을은 지켜야 한다. 마을… 마을이란 무엇인가. 땅인가, 밭인가, 집인가.
답은 나와 있다… 본질은 사람이다.
정말 지켜야 할 것은 사람이다. 그것은 틀림없다.
그러나… 마을을 버리고, 그렇게 해서 사람을 지켜낼 수 있을까…
목전에 있는 윳쿠리들로부터 달아날 수는 있다.
하지만 인간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적은 그뿐만이 아니다.
자연 환경으로부터, 짐승으로부터, 기아로부터, 질병으로부터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 마을이 있는 것이 아닌가.
추운 겨울 날씨에 마을을 버리고 단체로 산을 넘어가, 받아줄 지 여부도 모를 이웃 마을로 향한다는 위험한 결단을 장로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그러면 이대로 계속 싸울 것인가. 무리일 것이다.
현 상황에서도 이미 밀리기 시작하고 있다.
적어도 이 마을의 전력만으로는 놈들을 물리칠 수 없다.
"도움을 부탁하지. 군대를 보내 달라고, 전령을 보내는 걸세.
도착할 때까지 어떻게든 버티면 승산은 있어."
장로의 안은 원군이 도착할 때까지 수비를 철저히 하고 견뎌 낸다는 것이었다.
마을의 남자들에게 연락해 돌아와달라고 하기보다는 가까운 군에 와 달라고 하는 것이 다소 빠르고 전력도 강하다.
마을은 조상 대대로 내려온 땅이다.
정답을 알 수 없는 단계라면 버리기보다 지키는 쪽에 걸겠다는 생각은 어쩔 수 없다.
이 선택은 길할까, 흉할까.
신만이 알고 있다고나 할까.
다음날, 윳쿠리들이 아직 들이닥치지 않는 이른 새벽부터, 울타리 앞이나 해자 속에 쌓인 윳쿠리들의 시체를 치우고 울타리가 상한 부분을 고친다.
함정 종류도 몇 가지 시도했지만, 상대의 윳해전술 앞에서는 언 발에 오줌 누기에 불과하고, 들인 노력만큼의 효과도 기대할 수 없다.
하루 중 초반은 울타리와 해자에 발이 묶이면서 죽창으로 찔러 죽이고, 쌓이는 동료의 시체를 발판으로 윳쿠리들이 밀려들기 시작하면 그 시점에 접근전으로 옮겨 가, 윳쿠리들이 철수할 때까지 기력과 체력으로 간신히 버틴다는 것이 요 며칠간 반복된 흐름이다.
하지만 대량의 윳쿠리들을 상대하다 보면, 죽창은 순식간에 더러운 꼬치 경단 꼴이 된다.
여자의 완력으로는 울타리 너머로 일방적으로 찔러 죽이기만 하는 초반 작업조차 상당한 중노동이었다.
필연적으로, 올라타는 윳쿠리들과 근접 전투에 들어갈 때쯤이면 이미 다들 크게 지쳐 버린다.
윳쿠리들의 무장은 고작 나뭇가지 정도지만, 그래도 체중을 실으면 인간의 피부를 상하게 하는 것 정도는 충분히 할 수 있다.
중과부적으로, 사방에서 수많은 윳쿠리들에게 둘러싸인 난전 상태에서, 다치지 않는다는 것은 지극히 어렵다.
서서히 인간은 체력을, 피부를, 그리고 정신력을 깎여 나간다.
모두 지칠 대로 지쳐 있었다. 앞으로 며칠이나 더 버틸 수 있을까.
원래 이 지구전에는 한 가지, 쉽게 전력균형을 무너뜨릴 수 있는 큰 문제가 남아 있다.
기력을 유지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생각하지 않으려 한 문제.
그것이 이날, 마침내 드러난다.
해가 어느 정도 높아질 무렵, 삑 하고 피리소리가 마을에 울려 퍼진다.
윳쿠리들의 접근을 알리는, 파수꾼이 보내는 신호다.
늘 그렇듯, 처음에는 안전한 위치에서 죽창으로 찔러 죽이는 작업에 들어간다.
요 며칠 반복한 이 작업.
하지만 이날은 조금 다른 전개가 된다.
그간 후방에서 가끔 도스 스파크를 쏘며 위협할 뿐이던 도스가, 교전 중인 전선을 향해 직접 스파크를 쏘아 온 것이다.
그렇다, 이것이 큰 문제다. 지금까지 거의 적극적으로 참전하지 않았던 도스의 존재다.
어제까지 스파크는 물량에서 압도하던 도스에게 정신적 여유가 있었다는 점, 그리고 도스가 선봉에 선 윳쿠리들을 말려들게 하는 것을 꺼렸다는 점에서, 정말로 그냥 위협만을 목적으로 쏘는 데 불과했다.
아군에 맞지 않는, 즉 아군과 교전 중인 인간도 맞지 않는 위치에, 어디까지나 위협하기 위해 쏠 뿐이었던 셈이다.
그리고 실제로 도스의 이 계획은 일정한 효과를 거두고 있었다.
우리는 축사가 날아가는 봤을 때 적잖이 동요하고 위축되었다.
아직 직접 맞은 사람은 없지만, 스파크가 날아오는 것을 볼 때마다 확실히 기가 꺾인다.
이것만 아니었다면 도스만을 도리고 특공하겠다는 수를 쓰는 사람도 있었을지 모른다.
하기야, 반대로 말하면 인간 측에 아직 큰 부상자가 나오지 않은 것도 사실 이런 이유로 돌출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러나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 전황에 슬슬 도스도 초조해지기 시작했을 것이다.
아군에 피해가 나오는 것도 마다하지 않고 직접 전선을 향해 스파크가 발사된 것이다.
"!?"
"엎드려!"
"느꺄아아아!!!"
"어대더어어어!?"
첫 번째 스파크는 운 좋게 인간 옆을 스쳤을 뿐이지만, 동시에 울타리 일부를 쉽게 날려 보였다.
선봉의 윳쿠리들에게도 마음껏 "후렌도리─화이야!" 하고 있었지만, 그건 아무래도 좋다.
그런 것보다 난처한 상황이 벌어졌다.
아직 개전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간대인데도, 울타리가 날아간 부분부터 벌써 윳쿠리들이 몰려든다.
이래서는 난전이 되는 타이밍이 너무 빠르다.
소모적인 난전은 가능한 한 미뤄야만 했다.
여기서 해가 질 때까지는 접근전을 버티기가 체력적으로 무리일지도 모른다.
게다가 오늘은 아마 스파크도 2발, 3발은 날아올 것이다.
순식간에 몰려오는 윳쿠리들.
이렇게 된 이상, 이미 퇴로가 있는 가운데 철수할 수밖에 없지만, 철수전이라는 것은 쫓기는 쪽에 크게 불리하다.
어느 정도 부상자가 나오는 것은 각오해야 할 것이다.
도스의 태도에 따라, 혹은 그 정도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도…
버티기로 한다는 판단이 잘못이었을 것이다.
온 마을이 털리고 식량이 다 떨어져도 일단 대피했어야 했다.
마을은 군대에 되찾아 달라고 하고, 근처 마을로부터 식량을 지원받으며, 마을의 재건을 목표로 한다거나, 그런 방향으로 이야기를 끌고 나갔어야 했다.
하긴, 딱히 그런 방향이라고 해서 잘 될 거라는 보장도 없지만…
"어쨌든 철수다! 물러난다!"
장로가 전황을 보고 철수 명령을 내린다.
그렇다, 어쨌든 여기서는 뒤로 돌아가기 전에 철수해야 한다.
…그렇게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다리가 움직이지 않았다.
모두 마찬가지인 듯, 아무도 제대로 발을 옮기지 못한다.
여기에서 철수한다는 것은 마을을 빼앗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마을을 지키지 못했던 것이다.
우리 마을은 밀려오는 만쥬의 파도에 휩쓸리는 것이다.
그런 생각에 여자도, 아이도, 노인도 모두 멍하니 서 있었다.
이곳을 버리고 어디로 물러난다는 것인가.
"왜 그러는가, 모두들! 어서 물러나! 빨리……… 그런가, 여기까지라는 건가…"
지휘하던 장로 또한 모든 이들의 심정을 헤아리고, 마을과 운명을 함께할 각오를 다졌다…
"인간이여, 들립니까."
그 때다. 거기에 있는 모든 사람을 향해 어디선가 목소리가 들려 왔다.
"느? 누구의 목소리인 거냐제?"
"저, 저게 뭐냐구─? 모르겠어─?"
첸 한 마리가 하늘을 올려다보며 소리친다.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던 우리도 덩달아 하늘을 올려다본다.
온통 찌푸린 겨울의 흐늘 하늘. 우리의 심상 같다.
그러나.
갑자기 구름이 갈라지고 눈부신 빛이 비치며 무엇인가 구름 사이에서 내려오는 것이 아닌가.
그것은 얼핏 보면 인간 같지만, 그러나 하얗게 빛나는 큰 날개를 가지고 있었고, 그 손에는 한 자루의 칼을 쥐고 있다.
"저건… 천사님?"
"인간들이여, 용케도 지금까지 견뎠군요. 나는 당신들의 수호천사, 수많은 천사를 다스리는 자, 미카엘입니다."
"미카엘…님?"
어안이 벙벙하고 있자니 계속해서 세 명의 천사가 더 내려온다.
"나는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 자, 가브리엘입니다."
"나는 치유를 담당하는 자, 라파엘입니다."
"나는 죄 많은 것을 하느님의 불에 사르는 자, 우리엘입니다."
"인간들이여, 더는 걱정하지 마십시오. 나머지는 우리에게 맡기십시오."
미카엘이 부드럽게 고한다.
아아, 그렇구나. 우리는 살았구나.
핑계가 아니다. 그 거룩한 모습을 보기만 해도 확신이 든다.
네 명의 천사들의 모습을 올려다보며 마을 사람들 모두 억수 같은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아아,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오래 살고 볼 일이지, 이런 기적을 목격하다니…! 전성기의 SPEED만큼 빛나고있어…!"
하고, 장로도 울면서 시대 설정을 박살내는 감상을 내놓고 있었다.
"모르겠어─! 저렇게 강하다니 모르겠어─!"
"무규우우우! 전성기의 스피드만큼 빛나고 있다구!"
"레이무 알겠다구! 이건 아마 패배한 거라구!"
윳쿠리들도 그 위엄에 완전히 압도되어 있다.
승산이 없다는 것을 이미 짐작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 때였다.
"잠깐 기다리는거제에에에! 치사한거제에에에!!!"
도스가 목소리를 높였다.
"어째서 인간에게만 그런, 천사라든가 그런 게 도와주러 오는 거냐제!?
웃기지 말라제에에에!
도스가 이 때를 위해서 얼마나 준비했다고 생각하는 거제에에에!"
도스는 이 침공에 앞서 철저한 사전 조사를 실시해, 이길 것 같은 마을을 골라 신중하게 전력을 저울질하고 있었다.
여자와 아이, 노인만 있는 것도, 본래 주된 전력이 될 만한 남자들이 당분간 돌아오지 않는 것도, 대단한 무장이 없는 것도 모두 조사했다.
게다가 자신의 무리의 전력 증강을 도모해, 이만큼의 대군을 갖추고, 구원이 올 때까지 충분히 승부를 낼 수 있다는 생각으로 마을을 습격한 것이다.
그리고 그것들은 사실 지금에 이르게까지 완벽하게 잘 되어 가고 있었다.
그랬는데!
그것이 이런 알 수 없는 수호천사인지 뭔지에 뒤집히다니!
어째서 인간만 이런 대우를 하는 거야!
비겁하잖아!
윳쿠리도 필사적으로 살고 있으니까 도와 줘! 불공평해!
그런 생각을 도스는 마음 속으로 외쳤다.
바로 그 때.
"윳쿠리들이여, 들립니까."
다시 구름이 갈라지고, 하늘에서 빛이 비치고, 구름 사이로 다시 눈부시게 빛나는 무엇인가가 내려왔다.
"느으으으!? 천사가, 천사가 온 거제에!? 느오오오! 시험삼아 가 보는 거제에에에!"
내려온 것은 역시 방금 전과 같은 모습의, 흰 날개를 가진 천사들이었다.
"윳쿠리들이여, 잘해 왔습니다. 나는 윳쿠리의 수호천사를 총괄하는 천사장, 모찌카엘입니다. 도망치는 윳쿠리의 집에 앞질러 가서, 집을 파괴해 두는 것이 취미입니다."
"나는 천사 스스로하엘입니다. 음식은 윳쿠리를 위해 마음대로 나온다는 자만심을 부수고, 윳쿠리가 음식을 먹는 것을 방해하는 것이 취미입니다."
"나는 호떡두부엘입니다. 내버려 두면 자꾸만 늘어나는 윳쿠리의 번식력을 억제하기 위해 페니페니를 뜯어내는 것이 취미입니다."
"나는 천사 그러니까우주에서대체로죽었다엘입니다. 윳쿠리가 월동 중에 대체로 죽어 버리는 것은 제가 취미로 둥지에 드라이아이스를 던지고 다니기 때문입니다."
윳쿠리의 수호천사를 자처하지만, 자기소개만 보면 전혀 수호할 생각이 없다.
이쪽은 아까 네 명과는 달리, 일이라기보다는 취미로 하고 있는 것 같은데, 괜찮은 걸까.
이들의 네이밍에서는 일단 마지막에 '엘(에루)'만 붙여 두면 천사 같은 것이라는 무책임함까지 느껴진다.
그럼 '신도 에루'도 천사잖아?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이런 기적을 목격할 수 있다니! 전성기의 MAX만큼 빛나고있어…!"
그런 그들에게도 장로는 역시 감동하는 듯하다.
뭐, 장로가 그래도 괜찮다면 좋겠지만.
"에? 뭔가 이상하지 않냐제? 전혀 우리 편이 아닌 것 같은거제?"
도스도 곤혹스러운 기색이 역력하다. 당연하지.
다른 윳쿠리들도 하나같이 "무슨 일인 거야…" "무슨 일이야…" 하며 불안을 감추지 못한다.
"자, 우리의 힘을 보여줄 때입니다!"
미카엘이 호령하며, 손에 쥔 검으로 윳쿠리들의 저부를 닥치는 대로 찢어발긴다.
우리엘은 터보 라이터로 윳쿠리들의 저부를 굽는다.
가브리엘은 윳쿠리들에게 뭔가 속삭이며 마음을 꺾고 있다.
라파엘은 방금 전의 전투에서 다친 마을 사람들 사이를 돌아다니며 마키론으로 소독하며 반창고도 붙여 주고 있다.
그렇구나. 좀더 이렇게… 하느님의 기적 같은, 그런 화려한 걸 기대했는데, 의외로 물리적이구나.
하지만 그 작업의 솜씨라고 하면, 우리 인류의 상상을 훨씬 넘도록 압도적으로 빨랐다.
대지를 가득 메우던 윳쿠리 떼가 순식간에 움직일 수 없게 되어 간다.
말로 비난하거나 저부를 파괴할 뿐이니 죽는 놈은 아무도 없다.
어쩌다 힘 조절을 잘못해서 죽을 것 같은 놈은 라파엘이 오렌지 주스를 뿌리러 가는 것 같다.
아무래도 천사들은 죽이지도 살리지도 않는 파인 것 같다.
지나친 참상에 사고가 정지했던 도스가 문득 정신을 차렸을 때, 족히 다섯 자리에 이르렀을 무리는 거의 괴멸된 상태였다.
"자, 잘도 도스의 무리르으으을!"
도스가 천사들에게 도스 스파크를 날린다.
하지만 한발 앞에 나선 우리엘이 터보 라이터 불을 들이대자, 도스 스파크는 상쇄돼 무산됐다.
"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제에!?"
"이것이 모든 것을 불태우는 하느님의 불의 힘입니다."
아까부터 어렴풋이 눈치채고는 있었지만, 하느님의 불이란 그 라이터인가.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하는 짓은 단순한 윳학이지만, 역시 일일이 멋지다.
마침내 천사들이 도스를 목표로 삼는다.
미카엘이 칼로 도스의 모자를 순식간에 토막내고, 모은 파편에 우리엘이 라이터로 불을 붙인다.
"타락천사 루시퍼의 날개처럼 깊은 어둠을 지닌, 도스의 칠흑의 모자가아아아!?"
"이봐, 네놈 지금 뭐라고 했느냐!?"
"느갸아아아!?"
미카엘이 왠지 도스의 그 발언에 분노하며 도서의 피부를 갈기갈기 난도질한다.
천사들의 대화에 따르면, 분명 타락천사 루시퍼는 미카엘의 형인 만큼 여러 가지로 생각하는 게 있다고 한다.
도스도 알면서 든 비유는 아닐텐데, 어쩌다 보니 남의 집 지뢰를 밟아 버린 것 같다.
역시 패색이 짙다.
"아─아, 모자 타버렸네에. 너 이제 다시는 느긋할 수 없어. 다시는.
어이구, 이번엔 눈이 타 버렸네. 한쪽 남았을 때 잘 보라구, 네 무리가 어떻게 됐는지.
이봐, 다들 두 번 다시 느긋할 수 없어. 너를 따라온 지 얼마 안 됐는데에.
뭐 윳쿠리니까 어쩔 수 없지만. 너희는 학대하고 즐길 용도로 만들었다고 주님께서 말씀하셨다구우."
우리엘이 도스의 한쪽 눈을 라이터로 그을려, 그을린 안구가 주르륵 녹아내린다.
옆에서 가브리엘이 마음을 꺽기 위해 속삭이고 있다.
라파엘은 미카엘이 벤 상처를 스테이플러로 고정해 출팥사를 막고 있었다.
하지만, 과연 이런 무리를 통솔해서 인간을 상대로 반쯤 승리하고 있었을 정도의 도스다.
이런 고통 속에도 여전히 있는 힘껏 입을 연다.
"도스가, 도스가 패배해고 무리는 아직 끝장나지 않은 거제…! 다음 세대가 반드시 이 복수를…"
"무리 쪽은 정리했습니다─"
라고, 완전히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여기서 윳쿠리 쪽 수호천사 네 명이 어디선가 돌아왔다.
그러고 보니 어느새 없어졌지만, 어디로 가 있었던 것일까.
"산 속에 있던데요, 무리의 거주 구역. 집을 보던 윳쿠리들과 아이 윳쿠리들이 우글우글. 집은 모두 파괴했습니다만."
"물론 드라이아이스도 던져 넣었습니다."
"주변에서 식량이 될 것 같은 것은 거의 처분했습니다."
"모두 페니페니를 잡아뜯고 이마도 굽고 왔습니다."
아무래도 미카엘 쪽의 네 명이 습격조를 정리하는 동안, 이쪽의 네 명은 집보기조를 맡았던 모양이다.
예상 외로 유능하다. 내심 조금 의심해서 죄송합니다.
도스가 희망을 거는 '다음 세대'인지 뭔지도 이미 손을 썼다는 것이다. 취미로.
"아, 수고 많으십니다. 덧붙여서 이쪽은 일단 전부 살려 뒀습니다만…"
"거주지 쪽도 일단 모두 살려 놨습니다."
"그렇죠, 역시 이제부터 고통받으며 죽어가는 게 기대되지요?"
미카엘과 모찌카엘이 화기애애하게 활동 보고를 하고 있다.
역시 사망자를 내지 않은 것은 의도적인 것 같다.
습격조는 모두 저부가 찢기거나, 타 버리거나, 비윳쿠리증에 걸린 채, 방치돼서 움직이지 않는다.
집보기조는 집이 파괴되고, 식량도 없고, 번식 능력은 상실하고, 살을 에는 듯한 냉기에 습격당하고 있다.
어느 쪽이든 지금부터 서서히 괴로워하며 죽어갈 수밖에 없다.
"아, 참고로 날씨 쪽은 말이죠…"
"네, 이 근처에 당분간은 비가 오지 않도록 주님께 부탁드리겠습니다."
"큰 도움이 됐습니다. 그러면 미카엘씨에게 맡기겠습니다."
일찌감치 비를 맞고 전멸한다는 코스도 당연하다는 듯 차단했다.
과연, 천사장 클래스 정도 되면 그런 방법도 쓸 수 있구나.
덧붙이자면, 강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물을 조달하는 것이 어렵지는 않다.
"느…? 지금 그거, 무리의 아가야들 이야기인 거제…? 집을 지키고 있던, 도스들의 귀엽고 귀여운, 엔젤씨들의 이야기인 거제…?"
그 말을 듣은 본가 엔젤들의 안색이 변한다.
"저게 어딜 봐서 엔젤이냐, 이 빌어먹을 똥덩어리가!"
"죽여 버린다, 만쥬 찌꺼기 놈아!"
"천사를 우습게 보지 마!"
"갓뎀!"
도스를 둘러싸고 일방적으로 걷어차고 때리며 폭행하는 천사들.
좀 진정됐을 무렵, 도스는 경련하며 죽은 듯한 눈으로 먼 곳을 바라볼 뿐인 거대한 만쥬로 변했다.
꼼짝도 하지 못하고, 그저 원망과 고통의 소리만을 지르는 자신의 무리에 눈길도 주지 못했다.
아아, 그것들은 분명 앞으로 느긋하게, 느긋하게 죽어 가겠지.
비에 간단히 녹아 버린다는 식은, 이 자리에 있는 어떤 윳쿠리에게도 허락되지 않은 것이다.
굶주림과 갈증에 시달리며 추위에 떨다가, 조금씩 벌레에 먹히고, 태어난 것을 후회하며 죽어갈 것이다.
"감사합니다. 정말로, 정말로 감사합니다. 고토 마키가 들어갔을 때쯤의 모닝구무스메처럼 빛나고 있었습니다"
"아뇨 아뇨, 그런. 그건 과찬입니다"
장로의 감사와 칭찬의 말에 천사들이 쑥스러워하고 있다.
여전히 장로의 비유는 세계관을 박살내고 있었지만, 천사들도 싫어하는 것 같지는 않으니 괜찮아 보인다.
"그럼 이것으로 우리의 역할은 끝입니다. 여러분, 부디 건강하십시오. 앞으로도 하늘에서 지켜보고 있겠습니다."
"우리도 이제 집으로 돌아갑니다. 오늘은 알찬 하루였어요."
"천사님들, 벌써 가시는 겁니까?"
미카엘과 모찌카엘이 작별 인사를 하자, 여덟 명의 천사들은 날개짓하며 몸을 허공에 띄웠다.
그런 천사들에게 마을 사람들이 모두 무심코 달려갔고, 물론 나도 마찬가지로 달려든다.
………!?
어라!? 아니, 달려드는 것 따위를 내가 할 수 있을 리 없다. 나는 다리가…
"움직이지 않는 한쪽 다리를 절면서 노력한 당신께 드리는 선물입니다. 다리는 치료해 두었습니다."
라파엘이 나에게 고한다.
치유의 천사는 단순히 의약품을 가지고 다니는 사람이 아니었다.
마지막에 진짜 기적을 일으킨 것이다.
하늘로 사라지는 위대한 수호천사들.
마을 사람들 모두 그 뒷모습에 목청껏 감사의 말을 반복했다.
장로가 말한다.
"자, 여러분. 오늘이라는 날을, 나는 기념일로 만들고 싶다네. 오늘의 감사를 영원히 잊지 않고, 매년 이 날을 하느님과 천사님들께 기도하는 날로 삼고 싶다네."
모두 얼굴을 마주보며 웃었다.
누구나 똑같은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내가 말할 생각이었는데, 할아버지가 먼저 말해 버렸어."
"나도 그래."
오늘의 감사를 자식에게도, 그 자식에게도, 또 계속해서 자손들에게 전하고 싶다.
나도 소리를 지른다.
"저는 천사님으로부터 자유로운 다리라는 아주 귀한 선물을 받았습니다. 기념일에는 기도를 하는 것은 물론, 소중한 사람에게 선물을 한다면 어떻겠습니다?"
"아아, 그거 좋구먼."
"결정됐군. 그런데 이 기념일을 어떤 이름으로 부르기로 할까?"
"천사님들은 증오스러운 윳쿠리들을 최대한 괴롭히셨습니다. 그러니까 이런 것은 어떨까요. '쿠루시마스'(괴롭습니다)라는 거죠."
"'쿠루시마스'… 왠지 굉장히 신성한 울림으로 들립니다. 그런 이름이라면, 내친 김에 매년 윳쿠리를 괴롭히는 의식도 치러야겠죠."
"음, 그거 괜찮군. 그러면 모두들, 내년도 내후년도, 매년 이 날은 윳쿠리를 괴롭히는 것이 좋겠네."
"내년까지 기다릴 수 없어요! 모처럼 살려 뒀다구요. 지금부터 이 놈들을 괴롭히자고요!"
"후후, 어쩔 수 없는 녀석이군. 하지만… 나도 가슴이 뛴다네!"
"장로!"
"좋아, 모두들, 가는 거야!"
"쿠루시마스!"
"아니지, 베리 쿠루시마스!"
"그래, 베리 쿠루시마스!"
조금 전까지의 고난이 마치 환상이었다는 듯, 모두 웃고 있었다.
노인부터 아이까지 모두 웃었다.
어디선가 천사님의 웃음소리도 들린 것 같았다.
덧붙이자면 도스가 부순 축사나 울타리는 천사님이 수배해 준 목수의 아들인지 하는 사람이 수리하러 와 줬다.
외모는 수염과 머리가 덥수룩한 사내였지만, 목공 솜씨는 확실했다.
그는 인심 좋게 빵과 포도주를 모든 마을 사람들에게 대접해 주었다.
"이 포도주는 나의 피, 빵은 나의 살입니다. 자아, 먹으세요! 막 이래, 푸킥킥."
그의 윳쿠리 개그는 꽤 뛰어났다.
그냥 아재 대접을 했지만, 그 개그 수준, 돌이켜 보면 보통내기가 아니었을지 모른다.
윳쿠리 처리에 대해 그가 남긴 말인 '오른뺨을 때리면 왼뺨도 때려라'는, 후에 윳학계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전해진다.
그리하여 마을에서는 매년 천사님이 강림한 12월 25일을 기념일로 삼아 하느님과 천사님을 향해 기도하고, 제물로는 윳쿠리를 바치게 됐다.
학대당해 고통받는 표정으로 가득한 알록달록한 윳쿠리들을 마을의 나무에 매달아 꾸민다.
그것을 먼 하늘에 있는 천사님도 볼 수 있도록, 모닥불로 밝게 비추어 기념일을 축하한다.
이윽고 이 기념일은 마을에서 돈벌이를 하러 나가는 남자들을 통해 성스러운 날로써 각지에 퍼졌다고 한다.
이미 여러분 모두 알겠지만, 이 기념일의 이름은, '쿠루시마스'가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발음이 변한 것으로, 오늘날 알려진 크리스마스이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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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연휴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