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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ko11642 장난감 마리쨔

by 라디 posted Dec 19,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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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ko11642 장난감 마리쨔

원작/ 토시아키

번역/ 라디

 

전재불가 괴롭히기 학대 사육윳 다섯 번째 작품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느삐~… 느삐~…"

"온니야? 머리쨔를 사는 고졔?"

"응응! 응응 냐와!"

"느아아아아아!!! 배고푼고졔에에에!!"

"쭈~욱쭈욱!"

 

뭐야, 이건…

 

 

 

오늘은 아들의 생후 11개월 기념일.

선물을 사러 온, 마을에서 가장 큰 장난감 가게에서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

아기용 장난감 코너 구석에 야구공 크기의 마리쨔를 20마리 정도 기르고 있는 것이다.

 

뭔가 잘못된 걸까?

신경이 쓰여서 근처에 있던 점원에게 물어보기로 했다.

 

"아, 이 녀석들이요? 기어코 가공소가 아기 장난감용 윳쿠리를 개발한 것 같아서, 시험삼아 조금 사 봤습니다."

"이거… 장난감이에요?"

"장난감이에요. 일회용. 괜찮으시면 사 보세요."

 

이 녀석들은 '장난감 마리쨔'라고 하는 제품답게, 내용물은 보통 윳쿠리 마리사지만 아기 장난감이 되도록 특수 가공이 돼 있다고 했다.

 

· 피부가 튼튼한 고무 상태입니다. 많이 가지고 놀 수 있어요!

· 내용물이 쉽게 녹습니다. 깨물어도 안심!

· 전용 매트 위에서만 배설할 수 있습니다. 방을 더럽히지 않아요!

※ 상기의 성질은 결손 후 오렌지 주스를 사용해도 복원되지 않습니다. 망가진 경우 본체를 교체하십시오.

 

라고 마리쨔들의 케이지에 쓰여 있다.

 

아들 역시 잘도 소란을 피우는 이 만쥬가 신경이 쓰이는지, 유아차 안에서 마리쨔들 쪽으로 손을 뻗었다.

좋아, 선물은 이걸로 하자.

결정적인 것은 저렴함이었다. 한 마리에 200엔.

여러 마리를 사라고 권유를 받아서 마리쨔 세 마리를 사서 돌아가기로 했다.

그런데도 다른 장난감을 살 때보다 싸서, 세트인 '놀자! 윳쿠리 하우스'와 몇 가지 옵션 제품도 샀다.

윳쿠리 같은 것을 기른 적이 없어서 나도 조금 기대가 된다.

 

 

***

 

 

생각보다 큰 짐을 들고 집으로 돌아가야 해서 좀 피곤했지만, 자고 있는 마리쨔 세 마리가 일어나기 전에 집을 설치해야 한다.

윳쿠리 레이무를 본뜬 디자인의 윳쿠리 하우스를, 책 모양의 아기용 울타리로 구분된, 거실의 절반을 차지하는 아이의 놀이방에 놓는다.

윳쿠리 하우스는 성체 윳쿠리보다 조금 크고, 위쪽이 투명해서 안쪽을 관찰할 수 있다.

출입구는 레이무의 입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안에는 깨끗한 화장실과 푹신푹신한 쿠션이 있다.

먹이통은 집 바깥, 출입구에서 떨어진 구레나룻 뒤쪽에 있어서, 먹이를 먹을 때마다 밖에 나가야 하는 것 같다.

또, 몇 가지 장치도 있는 것 같지만, 그건 차차 써 보기로 하자.

일단 윳쿠리 하우스에 마리쨔들을 넣고 일어나기를 기다린다.

 

 

 

"귀여운 마리쨔가 느그챠게 이러나!"

"…느? 여기눈 어딘고졔?"

"느와아, 장인의 솜씨가 눈에 띄눈 정말 느그챤 집인고졔!"

"결정했다규! 여기를 마리쨔에 유쿠지 푸레이슈로 하는고졔!!"

"마리쨔도! 마리쨔도!"

 

무사히 집 선언인지 뭔지가 끝난 것 같다.

 

"만셰에! 꿈에 그리던 마이홈씨인고졔! 마리쨔들도 드디어 일국일성(一国一城)인 고졔!!!!"

"늣삐이! 푹신푹신한 고졔! 떼─굴떼─굴하눈고졔! 떼─굴떼─굴!"

"마리쨔의 달리기는 빠른 거라규! 삐유─웅!"

 

 

마리쨔들은 눈을 빛내며 집안을 돌아다니고 있다.

이제 먹이를 주고 화장실을 청소해주는 만큼 오래 사는 것 같다.

 

 

 

 

잠시 후 마리쨔들은 대열을 지어 늣찌늣찌 입구에서 나왔다.

이런 규율이 잡힌 움직임도 할 수 있냐고 좀 감탄했다.

 

"마리쨔 탐험대! 출발인 고졔~!!"

""늣느오~!! ""

 

아무래도 집 밖을 탐험하는 것 같다.

모든 마리쨔가 눈썹을 지켜올린 자신만만한 표정이다.

특히 선두에 선 마리쨔는 이 세상에 무서운 게 하나도 없다는 듯 얄미운 표정이다.

 

설명서에 따르면, 윳쿠리들이 뭘 하든 아기에게 해가 되지는 않으니 보호자는 안심하고 지켜보고 있으면 된다.

아들은 윳쿠리 하우스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누워서 놀고 있다.

제대로 놀아 줄까?

놀아주지 않으면 이 녀석들을 어쩌지?

조금 두근두근거린다.

 

"느늣! 대장! 저기 뭐가 있는 고졔!"

"그건 분명 인간인 고졔! 붙잡아서 노예로 만드눈 고졔! 느그치 접근해서 도망가지 모타게 하눈고졔!"

"느그치 나아간다규!"

 

"""슬─금, 슬─금"""

 

마리쨔들은 느긋하게 아들 쪽으로 기어간다.

은밀하게 행동하는 것 같지만 목소리 때문에 다 들통난다.

아들은 의아한 듯 물끄러미 마리쨔들을 바라보고 있다.

 

"동자~악 그만! 인 고졔!"

""늣느!""

 

"거기 인간! 여기는 마리쨔들의 영토인 고졔! 멋대로 뭐하는 고졔!?"

"무서운 고졔? 무서워서 움직일 수 없는 고졔?"

"느와아, 어쩌면 이러케 느그챠지 못한 생물인고졔…"

 

마리쨔 탐험대는 아들의 눈앞에서 멈춰서 능야능야 하고 떠들어대기 시작했다.

 

히죽, 하고 아들은 웃었다.

저 웃는 얼굴은 장난감을 발견했을 때의 얼굴이다.

TV 리모컨도, 내 게임기도, 그 웃는 얼굴의 헌터에게 찍혀서 부서졌다.

 

"아픈 경험을 하고 싶지 않다면 늦은… 느늣…? 하늘을 날고인눈고 가타!!"

 

"느아!? 대단한고졔애애애!! 대장한테 날개가 생긴고졔에에!!"

"마리쨔는... 천공을 걷는 페가수스씨이기도 한고졔…!?"

"느그치! 느그치이이이!!"

 

아들은 대장 마리쨔를 잡아서 높이 들었다.

잡힌 본윳도, 주위의 마리쨔들도 상황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지, 왠지 흥분하고 있다.

 

철썩!

 

아들은 마리쨔를 힘껏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갑작스런 충격에 사고가 따라가지 못하는지, 마리쨔 대장은 반응하지 않는다.

주위의 마리쨔들도 고개를 갸웃하고있다.

아들은 신경쓰지 않고 몇 번이나 때린다.

 

철썩!

철썩!

"늣뺘아아아아아아!!! 아푼고졔에에에에!!!"

 

겨우 머리가 돌아가기 시작했는지, 마리쨔 대장이 통증으로 절규했다.

 

철썩!

"아규!"

철썩!

"아뱌!"

철썩!

"도아져!!!"

 

때리면 소리가 나는 것을 알고, 아들은 더 신나서 속도를 높인다.

 

"왜, 왠지 느그챨수 업눈고졔!! 마리쨔는 도망가!!!"

 

그것을 보고 측근 중 한 마리가 쏜살같이 집으로 도망쳤다.

나머지 한 마리는 아직도 사태를 이해하지 못하는지 굳어 버렸다.

 

 

 

"느가가가가…"

 

대장을 자칭한 마리쨔는 무참하게도 정신이 번쩍 들 때까지 아들에게 두드려 맞았다.

그래도 피부가 찢어지지 않고 죽지도 않았으니 정말 튼튼하게 가공된 것 같다.

아들도 만족한 듯 움직이지 않게 된 마리쨔를 집어던졌다.

 

"느히이…!"

 

한 마리는 원래 자리로 돌아와도 여전히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못하고 있던 것 같다.

아들은 또 히죽 웃었다.

활기찬 장난감이 또 있구나, 하고 기쁜 것 같다.

 

"구, 구만두라규? 괴롭히지 말아달라졔? 귀여운 마리쨔가 무서워무서워졔…?"

 

마리쨔는 눈물을 글썽이며 최대한 눈을 치켜뜨고 호소한다.

대화가 통하는 상대였다면 만에 하나라도 유용했을지 모르겠지만, 유감스럽게도 아들에게 아직 말은 통하지 않는다.

 

"아아아아아아!! 아뱌!! 구만더!! 주거버려!! 바리쨔 주거버려!!"

 

꽉 잡고, 다시 반응이 없어질 때까지 내리친다.

아들은 무척 즐거워 보인다.

 

아기가 움직이는 것과 소리가 나는 것을 좋아한다.

멋대로 움직여서 다가오고, 무엇을 하든 소리를 치는 윳쿠리는, 확실히 아기에게 좋은 장난감이다.

사길 잘했다고 안심했다.

 

 

***

 

 

"""부탁드딤니댜!! 이졔 마리쨔들에게 끔찍한 일을 하지 마라주재여!!"""

 

그 뒤로, 아들이 낮잠을 자는 사이 "방심했을 뿐이라제"라면서, 다음날 아침 "비겁한 수를 쓰지 마"라면서, 그리고 오후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 "마리쨔들의 안주의 땅에서 나와라"라면서 아들을 향해 왔지만 어이없게 격침당해, 마리쨔들이 온 지 사흘만인 오늘, 마침내 항복 선언이 이루어졌다.

 

"유쿠치를 개로피는곤 느그챨쑤 업따졔? 이해할슈 이써?"

"마리쨔들 나쁜짓은 하나도 하지 안아따졔…"

"그냥 평화롭게 살고시플 뿐인고졔!!"

 

 

 

"능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뱌아뱌아뱌아아아!!!"

"느힛… 이데… 구만더… 두대여…"

"구해져!! 아무나 구해져어어어!!"

 

항복 선언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렇게 마리쨔들에게 아들은 공포의 대상이며, 마리쨔들은 아들에게 최고의 장난감이라는 구도가 만들어졌다.

 

***

 

 

마리쨔들이 마음에 쏙 든 아들이 집 밖에 마리쨔들이 나와 있으면 쫓아가듯, 마리쨔들은 아들이 다가오는 것을 보면 잽싸게 집에 숨었다.

아들이 기는 속도는 아직 느려서, 집에서 별로 멀어지지 않은 마리쨔들이 도망치는 경우도 많다.

 

지금도 마리쨔들이 집까지 도망쳐 버렸다.

입구에 손을 넣어 마리쨔들을 잡아내려 하지만, 윳쿠리 하우스는 아기가 손을 뻗어도 안쪽까지 닿지 않는 크기인 것 같다.

 

"어─이! 여기까지 닿지도 안타니 비참하쟈나! 오오, 불쌍불쌍!"

"게스 인간찌는 젯재야!! 뿌뀨─!!"

"적당히 하지 아느묜 시시하눈 고졔?"

 

처음에는 눈앞까지 다가온 손에 아비규환하던 마리쨔들도 집은 반드시 안전하다는 것을 깨닫고 우쭐대고 있다.

평소에는 이렇게 집으로 도망가면 그만이었지만, 오늘은 유독 마리쨔들과 놀고 싶은지 아들이 포기하지를 않는다.

아들은 원망스러운 듯 윳쿠리 하우스를 탕탕 치며 주위를 맴돈다.

그리고 마침내 옆쪽에 레미랴의 캐리커처가 그려진 버튼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다, 이것은 '놀자! 윳쿠리 하우스'이다.

물론 이것으로 놀 수 있는 것은 윳쿠리들이 아니라 인간의 아기 쪽일 것이다.

 

아들은 망설이지 않고 버튼을 누른다.

 

<우─! 우─! 레미랴다도─!!>

 

포식종의 목소리가 집안에 울려 퍼졌다.

 

"느아아아아아!!? 레미랴가 와따졔에에에에!!?"

"쀼아!? 도아져!! 도아져어어어!!"

"먹지 말라졔!!! 마리쨔 마덥눈고졔에에에에!!"

 

마리쨔들은 팥소에 새겨진 포식종에 대한 공포에 정신없이 펄쩍펄쩍 집안을 뛰어다닌다.

마리쨔들의 절규에 기분이 좋아진 아들은 몇 번이고 버튼을 누른다.

 

<집안에 있다도─!!>

<맛있겠다도─!!>

"""느아아아아아!!! 무셔운고졔에에에에에에!!!"""

 

집안에서 아무리 뛰어다녀도 레미랴의 목소리는 가까이서 맴돈다.

 

"마리쨔는 밖으로 도망친다규!!"

"가눈고졔에에에!!"

"마리쨔도 마리쨔도!!!"

 

견디다 못한 마리쨔들은 곧 앞다투어 집의 출구로 향했다.

 

"""느뺘아아아아아!!!"""

 

그리고 눈물과 침을 흘리면서 사방팔방 도망쳤다.

얼마나 어리석은 행동인지.

들윳쿠리라면 이것으로 레미랴에게 잡아먹혀 전멸이다.

뭐, 여기서도 크게 차이는 없을까.

집에서 뛰쳐나온 마리쨔들을 보고, 사냥게임의 시작이라는 듯 아들은 웃었다.

 

 

 

수십 분 뒤, 마지막 한 마리가 조용해질 때까지 아들의 유린극은 계속됐다.

지금 아들은 운동을 많이 하고 만족해서 자고 있다.

 

"마리쨔눈… 느그지… 지베… 도라가…"

"늣구… 아뱌아… 늣구…"

"슬─금슬금… 이데 시져…"

 

잠시 후 회복해서 움직일 수 있게 된 마리쨔들이 간신히 집에 돌아가기 시작했다.

놀이가 끝나도 정리할 필요가 없다니 우수한 놈들이군.

 

 

 

모두 집에 돌아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왠지 집안이 소란스러워졌다.

 

"느아아아앙!! 느아아아앙!!"

 

마리쨔 한 마리가 큰 소리로 울기 시작했다.

 

"마리쨔에!! 모든걸 간파하는 칠흑에 눈이!! 안보이게 돼따졔에에에!! 이론고 시룬고졔에에에!!"

 

오른쪽 눈이 뿌옇게 흐려져서 움직이지 않는다.

아무래도 실명한 것 같다.

편리한 장난감이지만, 소모품이란 것도 사실인가보다.

오래 갔으면 좋겠다.

 

 

***

 

 

아들은 매일 마리쨔들을 가지고 놀고 있다.

그러다 보니 마리쨔들은 기운이 없어져서, 집 밖으로 나오는 빈도가 줄어들었다.

아직은 아들과 놀아 주지 않으면 곤란하다.

그래서 사다 둔 옵션을 조금씩 주려고 한다.

 

우선은 '빗자루 씽─'이다.

윳쿠리가 동경하는 씽─.

특히 마리사라면 가족을 팔아넘겨서라도 가지고 싶어한다는, 빗자루가 장식된 씽─을 마리쨔들에게 선물해야지.

 

아침에 몰래 윳쿠리 하우스 앞에 놓아 둔다.

분명 눈을 뜬 마리쨔들이 알아채면 반드시 원기를 되찾을 것이다.

 

"느… 똥쯔레기 마리쨔가 비참하게 이러나써…"

"오늘도 느그타지 안코, 끔찍한 하루가 시작댄고졔…"

"대지로 도라가고 시푼고졔…"

 

완전히 비굴해진 마리쨔들은 아침 인사를 마치고 밥을 먹으러 집을 나왔을 때, 씽─의 존재를 알아챘다.

 

"늣뺘아아아아!??"

"씨, 씽─씨? 씽─씨가 자라난고졔!! 느그타지 안케 탄다졔에에에!!"

"느그치!! 느그치이이이이!!"

 

세 마리 모두 몹시 감동한 나머지 눈물을 쏟으며 온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다.

그리고 밥을 먹는 것도 잊고 마리쨔들은 그대로 씽─에 올라탔다.

세 마리의 믿음의 힘으로, 씽─은 어린이용 무선조종 자동차 수준의 속도로 달린다.

 

"대다난고졔에에에!! 엄청 빠룬고졔에에에!!!"

"마리쨔는 바주카찌!! 고개 너머에 바주카찌라규!!!"

"뷰─웅! 뷰─웅!"

 

완전히 자신감을 되찾은 것 같다.

TV를 보고 있던 아들에게 다가가, 주위를 맴돌며 도발하는 여유까지 생겼다.

 

"느푸푸! 느림보 인간찌!! 분하면 따라와보눈 고졔!!"

"씽─에 타고시푼고졔? 저얼───때로 너눈 태어주지 안눈고졔!! 오오, 불쌍불쌍!"

"간다규! 흔들린다규!"

푸식

 

그때 갑자기 씽─이 멈추고 세 마리는 아들 앞에 내동댕이쳐졌다.

 

"""느?"""

 

물론 이 씽─도 윳쿠리가 즐기기 위한 도구가 아니다.

어느 정도 거리를 주행하면, 윳쿠리가 탄 받침대 부분이 갑자기 일어서서 윳쿠리를 내던지는 장치가 있는 일종의 덫 같은 물건, 어디까지나 인간의 아기를 즐겁게 하기 위한 도구다.

아들도 마리쨔들이 바닥에 다이빙하는 모습을 보며 박장대소하고 있다.

깜짝카메라 대성공이다.

 

"가아아아아!? 아뱌아아아!! 주로 전신이 아뱌아아!!!"

"터무니없는 씽─에게 속은고졔에에!! 누가 젯재해달라졔에에에!!!"

"능야아아아!! 낼─륨낼─륨해져!!"

 

바닥에 내동댕이쳐진 세 마리는 데굴데굴 굴러다니며 요란스럽게 아프다고 어필하고 있다.

눈앞에서 그런 선정적인 움직임을 본 아들이 참을 리 없고, 마리쨔들에게 다가간다.

 

"느, 느힛!? 마리쨔는 느그타지 안케 도망가눈고졔!!"

"마리쨔도!! 마리쨔도!"

 

두 마리는 엉덩이를 들썩대며 달아난다.

가장 느림보인 마리쨔는 늦었다.

 

"옴마야!! 낼─륨낼─륨해져어어어어… 느!? 어대더 인간찌가 마리쨔에 눈앞에 인눈고야아아아아아!??"

 

마리쨔는 싫어싫어 하듯이 아들을 향해 댕기머리를 휘두른다.

이게 안 좋았다.

파닥파닥 움직이는 댕기머리에 흥미를 가진 아들이 댕기머리를 잡고 마리쨔를 휘두르기 시작한 것이다.

 

"아아아아아아아!!! 하디마!! 구거 딘짜 하디마!! 댕기머리찌 찌저져어어어어!!!"

 

댕기머리의 뿌리 쪽이 뚝뚝거리며 돌이킬 수 없는 소리를 낸다.

고무 같은 껍질이 힘을 분산해 간신히 찢어지는 것을 막고 있지만 이제 시간 문제일 것이다.

 

 

 

아들이 도망치지 못한 마리쨔에게 열중하는 동안 두 마리는 너나 할 것 없이 집을 향한다.

집으로 도망가면 분명 안전하다.

집에 들어가기만 하면 그 인간에게 험한 꼴을 당할 일도 없다구.

그런 생각을 하고 있겠지.

 

그러나 집을 앞에 두고 두 마리의 발이 멈춘다.

집에 들어가는 입구가 막혀 버린 것이다.

 

"아아아아!?? 어대더 집에 들어갈수 업눈고졔에에에!??"

"열어져!! 입구씨 바로 열러져!"

 

최근에는 그 느림보 마리쨔를 희생해서 나머지 두 마리가 아들한테서 도망치는 일이 잦아졌다.

그러면 불공평하기 때문에 오늘은 세 마리와 사이좋게 놀라고 몰래 내가 윳쿠리 하우스 입구에 달린 셔터를 내려놓은 것이다.

 

윳쿠리에게 있어서 가장 느긋하게 있을 수 있는 장소, 그곳은 집일 것이다.

그 집에 들어갈 수 없다는 절망이 상당했던 듯, 마리쨔들은 여태껏 본 적 없을 정도로 새파랗게 질려 있다.

이윽고 눈물을 흘리며 집을 향해 넙죽넙죽 절하는 것 같은 움직임을 반복하기 시작했다.

 

"아아아아아!! 재덩함니다!! 사가하태니까 드러가개 해두새여!!"

"부닥드딤니댜!! 마리쨔 살해당해 버딤니다!!"

 

당연히 입구는 열리지 않는다.

 

찌직!

"느깃!!?…아, 아아아아아아아!!? 마리쨔에 모든 음식을 손에 너을 댕기머리찌가아아아아!!! 느보보보보보…"

 

""히이이이!?""

 

버티지 못하고 댕기머리가 떨어져나가자 마리쨔가 멋지게 두 마리 곁으로 날아왔다.

그리고 댕기머리가 없어진 충격에 그대로 거품을 물며 쓰러졌다.

 

"들여버내져!!! 들여버내주대여!!! 마리쨔 엄쳥 무섭듬니다!!!"

"느기이이이이!! 들여버내져!! 들여버내져!! 너어져!!! 이 게슈우우우!!!"

 

아들이 건강한 나머지 두 마리를 잡으러 다가오자, 마리쨔들은 필사적으로 셔터에 몸을 던지길 반복한다.

당연히 열릴 리 없다.

아들은 양손에 한 마리씩 마리쨔를 잡고 심벌즈를 치듯 탁탁 부딪치기 시작했다.

 

"아규!!! 아뱌!!! 그마내!!!"

"느기!!! 쥬거!!! 쥬거버료!!!"

 

오랜만에 세 마리와 함께 노는 것이 늘거웠는지, 결국 이날은 모두 움직이지 않을 때까지 철저하게 아들은 마리쨔들을 유린했다.

 

 

***

 

 

"뉴─꺽뉴─꺽… 우─적우─적… 뉴─꺽뉴─꺽…"

 

그 뒤로 댕기머리를 잃은 마리쨔는 조금 마음의 병을 앓았던 모양이다.

틈만 나면 먹이통에 얼굴을 들이밀고 오로지 먹이만 계속 먹고 있다.

다른 두 마리는 질리지도 않고 씽─을 가지고 놀다가 내동댕이쳐지지만, 그 마리쨔는 씽─에는 얼씬도 하지 않고 집과 먹이통을 오갈 뿐이다.

 

이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오늘은 또 새로운 옵션인 '윳쿠리 팔괘로'를 선보이기로 했다.

윳쿠리 팔괘로는 도넛보다 조금 큰 크기의 팔각형 물체로, 마리사 종의 윳쿠리는 왠지 이 '팔괘로'에 비정상적으로 집착하는 것 같다.

 

팔괘로를 아들에게 들려 준다.

새로운 장난감을 받아서 아들도 기뻐했다.

 

"…느느?"

'느아!? 팔괘로찌! 팔괘로찌가 인눈고졔에에!!"

 

집안에서 아들의 모습을 살피던 마리쨔가 팔괘로를 알아차리고는 외쳤다.

 

그리고.

 

"느아아아아아!!! 팔괘로찌!!"

"마리쨔!! 마리쨔꼬라졔!!"

 

집안에 있던 두 마리는 앞다투어 집을 뛰쳐나와 아들이 가지고 있는 팔괘로를 향해 갔다.

 

"우─적우─적… 느? 팔괘로찌… 팔괘로찌!? 아아아아아아아!! 팔괘로찌이이이이이이!!!!"

 

댕기머리를 잃은 마리쨔도 팔괘로의 존재를 깨닫자, 전례 없는 기민한 움직임으로 팔괘로를 향해 뛰쳐 나갔다.

 

 

 

마리쨔들은 아들이 가진 팔괘로에 달라붙었다.

팔괘로에 대한 집착이 이기면서 아들에 대한 공포는 이미 머릿속에서 사라진 것 같다.

 

"우와아아아아! 진짜! 진짜 팔괘로찌인고졔에에에!!"

"돌려져! 마리쨔에 팔괘로찌 돌려져!"

 

어느 정도 다가자자 너무 감동한 나머지 움직일 수 없게 된 마리쨔도 있었다.

 

"느그치!!! 느그치이이!!!"

 

아들도 지금은 새로운 장난감 쪽을 가지고 놀고 싶은지, 마리쨔들을 짜증스럽게 뿌리치지만 마리쨔들을 밀어낼 수는 없다.

 

"우오오오오오!!! 이것만은! 이것만은 양보할 수 업눈고졔에에에에!!!"

"돌려져!!!!"

"마리쨔!! 마리쨔 꼬라졔!!"

 

마리쨔를 붙잡아서 멀리 던지지만 곧 돌아오고 만다.

팔괘로를 들어올려도 이번에는 아들에게 들러붙는다.

혹시 마약 같은 물질이라도 나오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집착한다.

 

"응─!"

 

아들도 끈덕진 마리쨔들 때문에 조금 기분이 나빠졌다.

마리쨔들이 즐거워해도 아들이 즐길 수 없다면 의미 없다.

우선은 아들이 웬만큼 만족할 때까지 팔괘로로 놀게 해 주자.

마리쨔들을 아기 놀이방 울타리 밖으로 내보냈다.

아들은 팔괘로를 가지고 놀기 시작한다.

갉아먹거나, 바닥에 내동댕이치기도 한다.

마리쨔들은 아무래도 팔괘로를 손에 넣고 싶은지 울타리를 반쯤 파고들면서 계속 외치고 있다.

 

"아아!! 하지마라져!! 팔괘로찌가 시러하자나!! 시러한다규!!"

"마리쨔에 팔괘로찌 개로피지마! 뿌뀨─!!"

"시져시져시져어어어어!!! 마리쨔에 팔괘로찌 더럽히지마아아아아아아아!!!"

 

 

 

잠시 후 아들도 팔괘로에 싫증이 난 것 같아, 마리쨔들을 울타리 안에 도로 넣었다.

 

"늣삐이이이!! 팔괘로찌!!"

"팔괘로찌이이이!! 느그챠게 기다려따졔!!"

"대따!! 마리쨔에 시대가 와따졔!!"

 

무서운 기세로 마리쨔들은 팔괘로에 달라붙었다.

여기다, 하고 나는 팔괘로 한가운데 있는 버튼을 눌렀다.

 

<마슈따 슈빠꾸!!>

 

녹음된 윳쿠리의 목소리와 함께 팔괘로가 일곱 빛깔로 빛나며 부웅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머, 먼가 느그탄고졔!!"

"대다난고졔에에에!! 느그치이이이!!"

"느으~응!! …느?"

 

"""어대더 모자찌가 날아가눈고졔에에에!!?"""

 

그렇다, 이 '윳쿠리 팔괘로'도 단순히 마리쨔들을 느긋하게 하는 도구가 아니다.

버튼을 누르면 안에 장치된 팬이 기동하면서 선풍기처럼 바람을 일으켜, 마리쨔들이 팔괘로로 다가가면 모자가 날아가 버리는 장치가 달린 것이다.

 

"모자찌! 맘대로 가면 안대눈고졔!"

"이번에야말로 팔괘로찌와 랑데뷰! 인 고졔!"

"대다난고졔! 팔괘로찌에 다가갈수록 대다난 오라를 느끼눈고졔!! …느?"

 

"""어대더 모자찌가 날아가눈고졔에에에!!?"""

 

역시 이 팔괘로, 마리쨔들을 위한 것이 아니다.

모자를 가지러 갔다가 돌아와서 다시 날아가는, 마리쨔들에게 유쾌한 움직임을 시켜 아기의 가학심을 부추기기 위한 아이템이다.

 

처음은 모자를 가지러 가는 마리쨔들의 진로를 가로막거나 하며 놀던 아들의 흥미도, 곧 날아가는 모자 쪽으로 옮겨진다.

아들은 모자 하나를 집어들고 평소 전단지와 휴지를 가지고 놀듯 모자를 찢으려 하기 시작했다.

 

"아아아아아아아아!!!? 네넘 무슨짓이냐졔에에에에!!!?"

 

모자가 벗겨진 마리쨔가 세상이 끝장난 듯한 표정으로 외친다.

마리쨔의 모자는 아기의 힘으로 딱 찢어질락 말락한 듯, 끄트머리부터 조금씩 찍찍 찢어져 간다.

 

"안대안대안대!!!! 그건 절대 안대눈고졔!!!! 스톱!! 스토오오오오옵!!! 누군가 멈쳐져어어어어어!!!!"

 

마리쨔의 절규에 개의치 않고 아들은 얼굴을 붉히며 힘을 준다.

 

찌직!!!

"아아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모자는 깨끗이 두 동강이 난다.

더 이상 어질러져도 곤란하니 잘했어, 하며 아들을 칭찬하고 모자의 잔해를 쓰레기통에 버린다.

모자가 찢어진 마리쨔는 엉엉 울면서 소리치고 있다.

 

뒤의 두 마리는 팔괘로와 자신의 모자에 정신이 팔려 이 소동을 모르는 것 같다.

아들은 찢는 놀이에 만족하지 못한 듯, 다음 모자가 날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마리쨔에… 칠흑에 모자찌… 영원히 돌아오지 안눈고졔…?"

"느굿… 꿈이면… 꿈이면 조켓다제… 이론고… 느굿… 꾸, 꿈이 아니라면 이상한고졔…"

"아아아아앙!! 시져시져시져어어어어!!! 이론고 시룬고졔에에에에!!!"

 

아들은 세 마리의 모자를 모두 찢고 만족스럽게 낮잠을 자기 시작했다.

 

<마슈따 슈빠꾸!!>

 

아들이 잠들었고 모자가 날아갈 염려도 없어졌으니, 얼마든지 팔괘로를 가지고 놀아도 된다고, 나는 팔괘로 버튼을 눌러 어필해 주었다.

 

"""팔괘로찌…"""

 

마리쨔들은 팔괘로에 매달려 제각기 놀기 시작했다.

그러나 얼굴에서 미소는 찾아볼 수도 없다.

 

"뷰─비뷰비…"

"낼─륨낼륨…"

"마슈따─… 슈빠─꾸…"

 

마리쨔들은 모자를 잃은 슬픔을 달래려고 너나 할 것 없이 팔괘로에 부비부비, 낼름낼름하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한때의 즐거움은 평생 잃어버렸다는 슬픔에 미치지 못하는 듯, 완전히 즐기는 것 같지는 않다.

이윽고 그 행위에 공허함을 느끼기 시작했는지, 5분도 채 지나지 않아 한 마리, 또 한 마리, 말없이 집으로 돌아가 버렸다.

 

 

***

 

 

<레미랴다도─!!!>

 

"느아아아아아!!! 도아져!!"

"도아져어어어어!!! 여기서 구해져어어어어!!!"

"무셔어무셔어무셔어무셔운고졔에에에에에!!!"

 

덜컹덜컹덜컹, 윳쿠리 하우스가 흔들린다.

아들은 최근 출구를 셔터로 막아 놓고 레미랴 버튼을 누르는 놀이에 푹 빠졌다.

도망갈 곳이 없는 공간에서 마리쨔들이 팔짝팔짝 뛰어다니거나 셔터에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몸을 부딪치는 모습을 보는 것은 즐거웠지만, 너무 반복되는 바람에 평소에 심하게 초췌해졌다.

신체 일부를 잃거나 모자를 잃은 것도 있고, 세 마리는 대화도 거의 없이 질질, 엉금엉금하며 패기 없는 울음소리만 가끔 들릴 뿐이다.

 

좀더 쾌활하게 돌아다니면서 아들을 즐겁게 해 달라고 말하며 사온 마지막 옵션인 '뛰어올라라! 달콤달콤 쿠키'를 선물하기로 했다.

한 마리당 한 장만 먹이라고 용량이 정해진 쿠키 세 장을, 마리쨔들이 자는 동안 몰래 먹이통에 넣어 둔다.

이제 세 마리가 쿠키를 먹으면 재미있어질 것이다.

 

 

 

"댕기머리도 모자도 업눈 비참한 마리쨔에 엉─금엉─금 타임, 시작하눈고졔… 느느!? 달콤달콤찌의 냄새가 나눈고졔!! 어디!? 어딘고졔!!?"

 

점심 전에야 겨우 눈을 떠서 밥을 먹으러 온 것 같다.

곧장 보러 가 본다.

 

"쳐─묵쳐─묵!! 뉴꺽뉴꺽!! 마시써! 이거!! 뉴꺽뉴꺽!!"

 

그리고 실패했음을 깨달았다.

 

"캐, 캐캐캐캥뽁───!!"

 

먹이통이 있는 곳에는 댕기머리가 없는 마리쨔 한 마리밖에 없어서, 쿠키는 이미 세 장 다 먹어 버렸다.

세 마리분의 쿠키를 이 마리쨔 한 마리가 먹어치워 버린 것이다.

세 마리가 같이 오는 경우가 많아서 방심하고 있었지만, 이 마리쨔는 폭식증 기미가 보여서 가끔 혼자 먹이를 먹으러 오는 것을 깜박 잊고 있었다.

뭐, 먹어 버린 건 어쩔 수 없지.

 

이 마리쨔는 평소 제대로 운동하지 않고 먹기만 했던 탓에 뒤룩뒤룩 살이 쪄서 그야말로 가지 같은 체형이 되어 있었다.

게다가 쿠키를 독차지해 버려서 한층 더 볼품없이 살이 쪄 버렸다.

 

"느느? 왠지 걸음마찌가 근질근질한 고졔?"

 

쿠키의 효과가 나온 것 같다.

 

"뾰, 뿅! 뿅! 마리쨔는 토끼찌! 설원을 달리눈 토끼찌!!"

 

마리쨔가 갑자기 뛰어오르기 시작했다.

그렇다, 이 '뛰어올라라! 달콤달콤 쿠키'는 먹으면 마리쨔를 강제로 통통 뛰게 하는 약이 들어 있다.

그 자리에서 뛰어오르는 마리쨔는 아이의 시선을 끌어, 그 움직임으로 즐겁게 하는 좋은 장난감이 된다고 한다.

하지만 통상의 세 배나 되는 양의 쿠키를 먹은 마리쨔가 그런 움직임을 보일지는 모르겠다.

지금으로서는 득의양양하게 통통 뛰고 있을 뿐이다.

 

"뾰─옹!! 뾰──옹!! 이게 바로 하얏트 뷰찌!!! 뾰──옹!!!!"

 

마리쨔가 뛰어오르는 높이가 점점 높아진다.

 

"아뱌!!! 뾰───옹!!! 이제 댄고졔!!! 뾰───옹!!!"

 

일반적으로는 몇 센티미터 정도 통통 뛰는 것 같지만 이제는 어른 무릎께까지 뛰어오르고 있다.

쿠키를 너무 많이 먹은 탓에 뛰어오르는 높이가 심상치 않게 된 것 같다.

너무나도 높아서 더는 착지하지 못하고 뛰어오를 때마다 바닥에 부딪혀 비명을 지른다.

 

소란을 듣고 집에서 마리쨔 두 마리가 달려왔다.

 

하늘 높이 뛰어오르는 마리쨔를 보고 처음에는 느와아~ 느그타고 인눈고졔, 라며 감탄하던 마리쨔들이었지만, 정작 본윳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음을 깨닫자 어쩔 줄 모르고 우왕좌왕하기 시작했다.

 

아들도 다가와 히죽거리며 쳐다보고 있다.

아무래도 뛰어오르며 울부짖는 것만으로도 재미있어서 참견할 생각은 없는 것 같다.

 

"아뱌…! 뾰───옹!! 도아졋…! 뾰───옹!! 느깃!!"

 

슬슬 효과가 다하려나 생각했지만 전혀 그럴 기색이 없다.

아무래도 과잉 섭취하면 약효가 사라질 때까지 걸리는 시간도 길어지는 것 같다.

주위에서 허둥대던 두 마리는 더이상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동료가 고문과 같은 처사를 당하는 것을 볼 수 없는지 집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래도 들려 오는 동료의 고통스러운 목소리에 구석진 곳에서 두 마리가 뭉쳐서 덜덜 떨고 있다.

 

 

 

"느게봇!!!"

 

수백 번째 바닥과 충돌하자 마침내 마리쨔는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팥소를 토해냈다.

그때 그것을 본 아들이 마리쨔를 덥석 잡았다.

 

"느아…? 바리쨔룰… 구해준고졔…? 고마어여… 고맙듬니다…"

 

약의 효과 때문에 간헐적으로 움찔움찔 몸을 비틀며 마리쨔는 뜻밖의 구세주에게 감사를 표했다.

혹시 아들도 괴로워하는 마리쨔를 불쌍하게 여기고 도와준 것일까?

 

"느아…? 구만더! 바리쨔눈 온몸이 아뱌아뱌니가 상냥하게 해져! 느굿…!? 아뱌아뱌아뱌아아아아!!"

 

그럴 리 없지.

아들은 양손으로 한껏 마리쨔를 쥐어짜기 시작했다.

단지 마리쨔의 내용물에 흥미가 생겨 더 짜내려고 할 뿐이었다.

손으로는 힘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았는지, 아들은 윳쿠리 하우스를 붙잡고 일어서서, 마리쨔를 발로 밟고 내용물을 꺼내려 하고 있다.

 

"느부부부부!! 그마내애…! 찌부러져! 나와버려어어어!!!"

 

아들의 몸무게가 아직 가볍기도 해서, 고무공처럼 가공된 마리쨔의 내용물은 좀처럼 나오지 않는다.

 

"다, 다아~!!"

 

화가 치민 아들은 이래도냐 하는 것처럼 발을 높이 들었다가 힘껏 내려놓는다.

 

쿵!!!

 

"느보보보보보보!!!!!?"

 

마침내 마리쨔의 입에서 치명적인 양의 팥소가 나왔다.

빵빵한 가지 모양이었던 마리쨔의 몸은 내용물이 줄어서 거의 비어 가는 마요네즈 병처럼 돼 버렸다.

아들은 내용물이 나온 것에 기뻐하며 한 번 더 발을 들어 마리쨔에게 내려찍는다.

 

쿵!!!

 

"늣뺘아아아아아아아아아!??"

 

마리쨔는 중추팥소를 보호할 팥소가 거의 없어진 상태에서 더욱 짓밟혀 단말마의 비명 같은 것을 내질렀다.

그러나 즉사에는 이르지 않았던 듯, 그 자리에서 꿈틀꿈틀 기분 나쁜 움직임을 반복하고 있다.

이만큼 토하고도 아직 약의 효과로 걸음마가 강제로 움직이는 것 같다.

하기사 더는 통통 뛸 수 있는 상태는 아닌 것 같지만.

 

아들의 관심은 나와 있는 내용물로 옮겨간 듯, 걸쭉한 팥소를 쿡쿡 찌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더 이상 방이 더러워져서는 안 되니, 아들을 침대 위에 올려놓고 흩어진 팥소를 청소하기로 했다.

 

"아… 아… 아뱌… 아뱌아뱌라규… 개로어… 배찌… 꼬─록꼬록이야… 지베… 도라갈래… 느… 느…"

 

찌부러진 마리쨔는 아직 꿈틀꿈틀 움직이고 있다.

 

이제 이건 안 되겠지, 라고 생각했지만 일단 집으로 되돌려 놓았다.

마리쨔는 집에서 꾸물꾸물 움직이며 때때로 배고프다, 배고프다, 죽을 것 같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

그거야 그렇게 내용물이 나오면 배도 고프겠지.

나머지 두 마리는 그 그 지옥 같은 광경에 겁을 먹고 아직도 구석에서 떨고 울고 있다.

 

 

***

 

 

다음날 아침에 확인해 보니 역시 마리쨔는 죽어 있었다.

힘없이 거무스름해져 시들어 버린 모습은 벗어 둔 양말 같다.

 

""우아아아앙!! 우아아아앙!!""

 

다른 두 마리는 시체를 부여잡고 소리 높여 울고있다.

보통은 시취가 풍겨서 접근하길 꺼리지만, 생각보다 동료 의식이 강했던 걸까.

 

죽은 마리쨔의 입 주변에는 먹이가 널려 있지만, 먹은 흔적은 없다.

아마도 한밤중에도 내내 배고프다며 소란을 피웠고 불쌍하게 여긴 마리쨔들이 먹이를 먹이려 했지만 이미 먹을 수 있는 상태는 아니었을 것이다.

 

정말이지, 애처로운 녀석들이네.

그렇다고는 해도 이대로 장난감의 본분을 잊어도 곤란하니, 매달려 있는 두 마리에게서 억지로 마리쨔의 시체를 빼앗아 쓰레기통에 버렸다.

나머지 마리쨔들은 세상이 끝난 것 같은 얼굴을 하고 계속 쓰레기통을 바라보고 있었다.

 

 

***

 

 

두 마리 남은 마리쨔들.

낮에는 거의 나오지 않았다.

이렇게 된다면 장난감으로는 사용기한이 다 되어 가는 것 같다.

 

레미랴 버튼을 눌러도 안에서 부들부들 떨고 있을 뿐.

팔괘로나 씽─으로 꾀어내려 해도 입구에 멈춰서, 갖고 싶은 것처럼 바라보기만 할 뿐.

달콤달콤 쿠키를 눈앞에 두고도 침만 흘릴 뿐 먹지 않는다.

완전히 인간불신에 빠져있다.

 

그러고 보니 먹이를 먹으러 나오는 것도 보지 못했다.

도대체 어떻게 하고 있는 것일까?

 

 

 

""슬─금… 슬─금…""

 

한밤중에 물을 마시려고 일어났을 때, 먹이통으로 향하는 두 마리의 목소리를 알아차렸다.

과연 밤새 이렇게 먹이를 가지러 온 건가.

꽤 똑똑한 놈들이라고 감탄했다.

감탄하는 김에 입구의 셔터를 닫아 놓았다.

 

"아아아아아!? 어대더!? 어대더!!?"

"도아져!! 도아져어어어어!!!"

 

침실로 돌아갈 때 패닉에 빠진 마리쨔들의 비명이 들렸다.

 

 

 

아침에 마리쨔들이 어떻게 됐는지 확인한다.

한 마리는 벗어 둔 아들의 옷 속에 숨어 떨고 있었다.

 

다른 한 마리는 필사적으로 돌진했는지, 아기 놀이방 울타리에 머리를 들이받아 빠져나가지 못하고 있었다.

한쪽 눈을 실명한 마리쨔다.

엉덩이를 이쪽으로 향하며 탱글탱글 움직인다.

좋아, 오늘의 장난감은 이 녀석으로 하자.

 

아들을 엉덩이 앞에 둔다.

기척을 느꼈는지, 녹초가 되어 있던 엉덩이가 갑자기 꿈틀대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들은 즐거운 듯이 엉덩이를 바라보고 있다.

잠시 후 피곤했는지 다시 축 늘어졌다.

쉬는 것은 허락하지 않는다는 듯 아들은 엉덩이를 찰싹찰싹 때리고, 거기 반응해서 다시 엉덩이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것을 보고 또 아들이 웃고있다.

흔들리는 엉덩이가 마음에 들었는지, 당분간은 내버려 두어도 놀아 줄 것이다.

 

꽤나 평화로운 광경이라고 생각하며, 아들을 남겨 놓고 나는 울타리 건너편 테이블에 앉아 아침식사를 시작했다.

울타리 안에서는 보이지 않았지만, 엉덩이의 소유자인 마리쨔는 일방적으로 무방비한 모습을 노출하는 공포에, 소리도 못 내고 줄줄 울고 있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거의 다 먹은 순간 마리쨔가 갑자기 절규하기 시작했다.

무슨 일인가 했더니 아들이 엉덩이를 덥석 양손으로 잡고 힘껏 당기기 시작했다.

그렇게 잡아당기면 울타리에서 빠져나오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두 손으로 잡은 탓에 엉덩이의 팥소가 울타리 반대편의 머리에 쏠려서 쉽게 빠지지 않는 형태가 된 모양이다.

 

"아뱌아아아아아!! 찌저져!!! 마리쨔 찌저져버려!!!! 부다김니다!!! 구해져!!!!"

 

마리쨔는 눈앞에 있는 내게 도움을 요청하지만 나는 커피를 마시느라 바쁘다.

아들도 그런 것은 아랑곳하지 않고 엉덩이를 들썩인다.

고무 피부인 마리쨔의 몸은 쭉 늘어나 있다.

본래의 1.5배 정도는 되어 보인다.

 

"삐이이이이이이이이!!!!?"

 

마리쨔의 얼굴이 고통으로 일그러진다.

고무로 된 건 껍질뿐이니, 몸속의 팥소는 너덜너덜하게 무너져 버린 걸까.

 

아들은 얼굴이 새빨개져서 좀더 당긴다.

힘껏 붙잡고 있어서 손톱이 마리쨔의 몸에 파고든다.

아, 하고 나는 생각했다.

파고든 아들의 손에 손톱 사리고 피부가 벗겨지면서 검은 팥소가 보이기 시작했다.

 

찌직!!

 

그리고 굵은 고무줄이 끊어지는 듯한 소리가 나고, 마리짜는 두 동강이 났다.

마리쨔의 상반신 쪽이 나를 향해 날아온다.

 

"꺄악!?"

 

갑자기 날아온 생목(?)에 나도 모르게 비명을 지르고 말았다.

두 동강난 마리쨔가 소리친다.

 

"아푼고졔에에에!! 느아!?? 빵빵찌 움직이지 안눈고졔!? 걸음마찌도!! 마리쨔 어떠케댄고졔에에에에!??"

 

"에!? 마리쨔!? 그러니까… 마리쨔 이렇게 되어 있어! 마리쨔 이렇게 됐어!!"

 

나도 조금 당황해서 어쩔 줄 모르다가 일단 테이블 위에 있는 거울로 마리쨔에게 자신의 모습을 보여 주었다.

 

"아 아 아 아 아 아 아 아!!!"

 

이것이 끝이 되어 버렸다.

하반신이 없는 자신의 모습을 본 충격에 마리쨔는 부글부글 검은 거품을 토하고 절명했다.

 

"다아~"

 

하반신 쪽은 아들이 가지고 놀고 있었다.

아직도 가끔씩 부들부들 떨고 있어서 징그럽다.

집어서 버렸다.

 

자초지종을 지켜보던 최후의 생존자 마리쨔는 옷 속에서 돌처럼 굳어 있었다.

 

 

***

 

 

남은 것은 한 마리다.

 

그때부터 줄곧 지금도 집의 구석에 처박혀서 벌벌 떨고 있다.

눈 밑에는 거뭇거뭇한 기미가 끼고, 조금 야위었다.

이제는 밥을 먹으러 집에서 나오는 것조차 무서운 것 같다.

무리도 아니다. 동료 두 마리가 집 밖에서 무참히 살해당한 것이다.

가끔은 외롭다제, 이런 건 아닌거제, 하면서 중얼거리고는 하염없이 우는 소리가 들린다.

이렇게 되면 장난감으로는 수명이 다한 셈이니 버리라고 설명서에 쓰여 있다.

 

그냥 버리는 건가?

아까운데.

 

그렇게 생각하며 나는 마지막 역할을 마리쨔에게 주기로 했다.

 

 

 

윳쿠리 하우스에 손을 넣어 싫어하는 마리쨔를 끄집어낸다.

 

마리쨔와 눈이 마주쳤다.

부탁입니다. 끔찍한 짓은 하지 마세요.

그렇게 호소하는 표정을 짓고 있다.

 

이 녀석은 우리집에 오던 날 탐험대의 대장을 지낸 마리쨔다.

그날 탐험대가 집 밖으로 뛰쳐나왔을 때는 이 정도로 근거 없는 자신감이 넘치는 생물이 있냐고 놀랐는데, 지금은 반대로 어쩜 이렇게 비굴한 생물이 있는지 놀란다.

 

괜찮아, 무섭지 않아.

지금까지 잘 노력했어.

무척 느긋한 곳에 데려다 줄게.

 

나는 힘껏 자애를 담아 마리쨔에게 말을 걸었다.

 

마리쨔의 표정이 확 밝아졌다.

구원받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엥엥 하고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아아, 나도 참 못되게 굴고 있네.

 

자, 여기서 느긋하게 있으라구.

나는 마리쨔를 푹신한 침대에 부드럽게 내려놓았다.

마리쨔는 조금 수줍어하면서 침대를 힘껏 밟는다.

그리고…… 앞을 보고 굳는다.

그렇다, 내려놓은 곳은 아들이 자고 있는, 도망갈 곳이 없는 아기침대 안이다.

 

놓치지 않으려고 마리쨔의 표정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마리쨔는 나를 바라보고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작게 거짓말인 거제? 하고 중얼거렸다.

 

"여기서 느긋하게 있으라구!"

 

나는 웃는 얼굴로 반복하며, 그런 마지막 희망을 깨뜨린다.

약간 불그스름했던 얼굴이 한층 시퍼래진다.

작은 몸이 부들 부들 떨리기 시작한다.

 

 

***

 

 

털썩

 

아들에게 휘둘려 양껏 침대 울타리에 부딪히고 움직이지 못하게 된 마리쨔는 아기침대 밑으로 버려졌다.

 

"느 느… 도아… 져… 느…"

 

주워들어 보니 아직 살아있는 듯 약간 떨고 있다.

하지만, 이제 됐겠지.

 

"지금까지 고마웠어!"

 

그렇게 말하고 깨진 장난감에 감사를 표하며 쓰레기통에 던져 버렸다.

오늘은 아들의 한 살 생일.

새로운 선물을 주니까 이제 낡은 장난감은 필요 없다.

 

 

***

 

 

"마리쨔 탐험대! 출발인 고졔~!!"

""""늣느오~!!" ""

 

도스 마리사를 본뜬 윳쿠리 하우스에서 10마리의 마리쨔들이 탐험대를 이루어 뛰쳐 나간다.

마리쨔들의 자신만만하고 희망찬 표정이 눈에 선하다.

 

자, 마리쨔들은 어떤 비참한 모습을 내게 보여 줄까.

벌써 기대가 돼서 참을 수 없다.

마리쨔들은 정말 좋은 장난감이다.

아들에게는 물론 나에게도.

 

 

 

 

과거 작품

anko5561 짚신도 짝이 있다더니

anko5619 꿈의 윳쿠리 아일랜드

anko6346 사랑 때문에 마리쨔를 훈육한 일주일

anko11625 마리쨔를 상속하는 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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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교육에 안 좋지 않을까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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