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호
2020.12.11 11:10

anko11834 식용 레이무의 윳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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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ko11834 식용 레이무의 윳생

원작/ 토시아키

번역/ 라디

 

전재불가 애호 사육윳쿠리 가공소 단팥죽 먹고 싶다

편지 잘 받았습니다.

과거 작품을 올려 놓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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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ko11805  마리사의 꿈을 깨뜨리자

 

 

 

 

 

 레이무가 오빠야와 언니야의 집에 왔을 때,

 레이무는 태어난 지 3일밖에 되지 않았다.

 

 들이나 야생이라면, 그 나이에는 아빠 엄마에게 찰싹 달라붙어 살고 있고,

 사육 윳쿠리라고 해도 브리더 밑에서 교육을 받고 있다.

 

 그러므로 레이무는 들도, 야생도, 애완동물 윳쿠리도 아니다.

 레이무는 식용 윳쿠리였다.

 

 식용 윳쿠리는 말하지 않는다.

 보통, 출하 단계에서 입과 눈이 막혀, 아무것도 모르게 된다.

 

 하지만 레이무는 말했고 눈도 뜨고 있었다.

 진공 팩에서 나온 레이무는 눈을 끔벅이며 두리번거리면서

"느으?"라고, 의아한 듯한 목소리를 냈다.

 

 오빠야는 레이무를 불량품이라고 했다.

 불량품, 의 의미는 몰랐지만, 왠지 모르게,

 느긋할 수 없는 말을 들었다는 것을 알고, 레이무는 슬퍼졌다.

 

 언니야는 곤란한 것 같은 불만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설날에 고대했던 단팥죽용 윳쿠리가 움직이고 말도 하고,

 동글동글한 눈으로 이쪽을 올려다보고 있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결국 단팥죽은 물 건너갔다.

 오빠야가 "너는 행운아다"라고 말했다.

 이번에는 느긋할 수 있는 말로 칭찬받고 있다는 것을 알고, 레이무는 방긋 웃었다.

 

 오빠야와 언니야는 윳쿠리에 대해 잘 몰라서,

 레이무가 무엇을 먹는지, 어떻게 사는지, 아무것도 몰랐다.

 두 사람은 인터넷에서 윳쿠리를 기르는 법을 조사했다.

 

 절대로 단 것을 먹게 하지 말라거나, 밖에서 기르면 점점 늘어난다거나,

 말을 듣지 않을 때는 때려서 가르친다거나, 뒤숭숭한 정보 투성이여서, 물러서 버렸다.

 

"레이무, 느긋하게 있으라구."

 

 윳쿠리에게는 그 말이,

 매우 중요한 것이라는 것을 안 두 사람은,

 레이무에게 말을 많이 걸었다.

 

"느긋하게 있으라구"라고 할 때마다 생글생글 웃는 얼굴로

"느그챠게 이쯔라규!"라고 혀 짧은 소리로 대답해 주는 그 모습이,

 귀엽고 기특해서, 오빠야와 언니야는 온화한 기분이 들었다.

 

 

 레이무는 식용 윳쿠리라서, 고급 애완동물 윳쿠리와는 다르게,

 팥소통이고 뭐고 아무 것도 없기 때문에 썩 머리가 좋지 않았다.

 하지만 그 대신, 쓸데없는 지식이 없으니까,

 솔직하고 말귀를 잘 알아듣고, 늘 싱글벙글하고, 천진난만했다.

 오빠야와 언니야를 노예 취급하다니, 레이무는 생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레이무는 잘 자고, 잘 먹고, 조금씩 자랐다.

 몸이 커지고 장식물도 그에 맞춰 성장하는데,

 머리가 좋아지거나, 기억력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었다.

 

 

 레이무의 월령이 1개월이 됐을 때,

 오빠야의 생각으로, 레이무를 공원에 데려간 적이 있었다.

 레이무는 언니야가 손수 만든 포대기를 입고, 잔디밭을 종종걸음으로 걷는다.

 꾀죄죄한 들윳쿠리가, 멀리서 레이무를 보고서는,

"어머, 모자란 윳쿠리야"라고 말하는 것이, 오빠야의 귀에 들어갔다.

 

 오빠는 무례한 들윳쿠리를 좋게 생각하지 않았지만,

 레이무의 앞에서 같은 윳쿠리를 죽이는 것은, 과연 꺼려진다.

 오빠는 레이무를 다른 곳으로 데려가 운동을 시켰다.

 

 오빠야는 그 사건을 언니야에게 말했다.

 레이무가 신경쓰고 있는 것은 아닐까 걱정했지만, 정작 레이무는,

 언니야가 만든 샐러드를 우적 우적먹고, 싱글벙글 웃고,

"행복─이야, 느긋─이야"라고 웃을 뿐이었다.

 

 레이무는 매일, 오빠야와 언니에게 "느긋하게 있으라구"라고 말하고,

 생글생글 웃으며 밥을 먹고, 창문에서 정원을 바라보고,

 가끔 밖에 데리고 나가 줘서,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했다.

 

 무척 느긋하고,

 무척 멋지고 반짝반짝하고,

 레이무는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윳쿠리라고,

 의심의 여지 없이 생각했다.

 

 

 3개월이 지나자 레이무는 꽤 커져서, 아성체라고 부를 만한 월령이 되었다.

 보통 윳쿠리라면, 혼자윳은 싫다거나, 밖에 더 나가고 싶다거나,

 버릇없게 굴고, 주인을 곤란하게 하거나 화나게도 하겠지만,

 레이무는 충분히 만족했기 때문에, 아무것도 갖고 싶어하지 않았다.

 

 4개월이 지나 벚꽃이 필 무렵.

 언니가 이상한 사진을 레이무에 보여 주었다.

 새까맣고 군데군데 하얗다.

 레이무가 의아하다는 듯한 얼굴로 언니야를 올려다 보니, 언니야는 레이무 못지않은 미소로,

"내 뱃속에, 아가야가 있단다"라고 가르쳐 주었다.

 

 레이무의 몸 속을 따끈따끈하고 반짝반짝한 것이 뛰어다녔다.

 

 아가야.

 멋지고, 무척 느긋하고, 행복한 울림이었다.

 레이무의 안쪽을 맴돈 것은 모성, 이었는지도 모른다.

 

 레이무는 얼굴을 언니야의 배에 붙이고,

 몇 번이나 몇 번이고, "느긋하게 있으라구, 느긋하게 있으라구"라고, 인사했다.

 

 

 입덧으로 고생하는 언니야를 위해, 레이무는 등을 문지르기도 하고,

 욕실에서 세면기를 나르고, 열심히 도왔다.

 언니야는 완전히 수척해져 버렸지만, 그래도 얼굴은 상냥해서,

 그 표정을, 레이무는 매우 느긋하다고 느꼈다.

 

 언니야는 엄마아갸 되어서 느긋하구나.

 레이무가 말하자, 언니는 작은 주먹밥을 먹으면서, 그래, 라고 대답했다.

 

 

 아가야가 태어난 뒤로는 숨가쁜 나날이 이어졌다.

 아가야는 한밤중이라도 상관없이 울어서, 언니야와 오빠야를 깨운다.

 언니야가 젖을 주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오빠야가 분유를 타서 젖병으로 먹이는 일도 더러 있었다.

 

 레이무는 졸린 눈을 비비고 같이 일어난다.

 자고 있어도 괜찮다고 해도, 레이무는 꼭 옆에서,

 수유하는 아가야를 지켜 보았다.

 

 아가야는 말랑말랑해서, 망가져 버릴 것처럼 미덥지 못해 보이는데,

 엄청나게 힘찬 목소리로 울기도 하고, 아─라든가 햐─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상하게 시끄럽다는 생각은 들지 않고, 레이무는 언제나,

 부드럽고 정중하게 구레나룻으로 아가야의 머리와 배를 쓰다듬었다.

 

 아가야는 언니야의 젖을 먹고 점점 자란다.

 레이무는, 대단해, 라고 감탄했다.

 윳쿠리는 밥을 먹지 않으면 커지지 않는다.

 인간의 아가야는 젖만 먹고도 자란다.

 언니야의 가슴은 마법의 가슴씨구나, 라고 말하자,

 언니야가 웃고, 오빠야도 웃고, 아가야도, 다바─, 라고 소리쳤다.

 

 

 젖만 먹던 아가야가,

 부드러운 밥을 먹게 될 무렵,

 레이무는 1살이 되려 하고 있었다.

 

 윳쿠리가 1살이라면 훌륭한 어른이다.

 하지만 레이무는 아성체 정도 크기로 성장이 멈춰 버렸다.

 걱정한 오빠야가 윳쿠리 병원에 레이무를 데리고 가자,

 수염을 기른 선생님이 "식용이니까"라고 말했다.

 

"이 아이는 원래 먹는 품종이니까. 그렇게 크지는 않지만, 문제 없어요."

 

 선생님의 말씀은 레이무에게는 어려워서 잘 모르겠다.

 하지만 상냥하고, 레이무에게 "레이무쨩은 느긋하고 있구나"라고 말해 주었다.

 그래서 레이무는 선생님을 좋아하게 되었다.

 

 

 아가야는 밥을 먹고 운동을 시작했다.

 언니야가 만든 죽을, 갈아서 더 걸쭉하게 만든 것을,

 숟가락으로 한 입씩 먹여 준다.

 

 아가야는 처음에는 이상한 표정을 지으며 거부했지만,

 레이무가 "언니야의 밥씨, 맛있다구! 먹어 달라구!"라고 추천하면,

 다음에는 한 입 먹어 주었다.

 

 언니는 "이 아이, 레이무의 말을 알아듣나 봐"라며 깜짝 놀랐다.

 레이무도 왠지 모르게 아가야의 말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아가야, 가슴씨 쪽이 좋다고 말하고 있어"라고 번역했더니,

 언니는 난처한 것 같으면서도 기쁜 듯한, 이상한 표정을 지었다.

 

 

 아가야는 음식을 많이 흘린다.

 걸쭉한 죽이라든가, 으깬 시금치라든가, 잘게 다진 낫토라든가,

 만든 언니야의 노력 같은 것은 상관없이, 그릇을 뒤집어 엎고,

 탁자에 비벼서 바르거나 바닥에 떨어뜨린다.

 

 언니는 참을성 있게 아가야에게 밥을 먹였다.

 하지만, 너무 아가야가 놀기만 하느라,

 단 한 숟가락도 입에 넣어 주지 않는 날들이 이어지고 있었다.

 

 몹시 지친 언니는 끝내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레이무는 무척, 무척, 무척, 깜짝 놀랐다.

 언니는 상냥하고 어른인 언니야고, 아가야의 엄마이기도 하고,

 그런 언니가 울다니 생각지도 못했다.

 

 레이무는 몹시 당황하며 언니야의 발에 부─비부─비하고 노래를 불렀다.

 음정이 맞지 않는 노래였다.

 그렇지만 언니야는 거기에 웃어 주었다.

 

 언니야는 "레이무, 너는 착하구나"라고 말하며, 레이무를 껴안았다.

 그날은 오빠야가 평소보다 일찍 돌아와서,

 설거지라든지, 저녁 짓기라든지, 아가야의 목욕이라든지,

 여러가지 일을 언니야 대신 해냈다.

 

 언니야는 오랜만에 푹 자고,

 다음날 아침에는 눈 밑의 기미가 옅어져 있고,

 피곤한 얼굴도 조금 밝아져 있었기 때문에,

 레이무는 안심하고 "언니야, 느긋하구나!"라고 말했다.

 

 

 엄마야가 처음으로 "맘마!"라고 말했을 때도,

 레이무는 언니야가 울었을 때만큼이나 깜짝 놀랐다.

 아가야가 말하는 것도 레이무에게는 뜻밖의 일이었다.

 

 레이무가 부랴부랴 "느긋하게 있으라구!"라고 인사했더니,

 아가야는 레이무의 머리카락을 덥석 잡고,

"바우아우아아─이!"라고 말했다.

 발음은 잘하지 않았지만, 그것은 분명히,

"느긋하게 있으라구!"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레이무가 1살이 넘어서, 아가야가 잡기를 시작한 시기.

 아가야가 탁자 가장자리를 잡고 일어서려다가,

 균형을 잃고 뒤로 넘어진 적이 있었다.

 지켜보던 언니가, 순간적으로 부둥켜안는다.

 아가야는 넘어지지 않을 수 있었지만, 레이무는 무척 두근두근했다.

 

"아가야, 넘어지지 않아서 다행이다"라고 레이무가 말하자,

 언니야는 "아기는 머리가 커서 균형 잡는 게 서툴러"라고 가르쳐 주었다.

 윳쿠리는 태어날 때부터 일어설 수 있지만,

 인간의 아가야는 일어서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레이무는 느무무 하고 신음했다.

 

 그때부터, 레이무는,

 언니가 밥 짓기나 청소로 일손을 놓을 수 없을 때,

 조심스럽게 아가야를 지켜보게 되었다.

"아가야는 레이무가 지킬 거야!"라고 분발했다.

 

 실제로 레이무가 깔려서 쿠션 역할을 하고,

 넘어진 아가야가 다치지 않은 적도 있었다.

 

 언니가 현관에서 배달원의 대응을 하고있을 때,

 아기침대 위에 장식되어있는 모빌 부품이 빠져서 떨어지고,

 그것을 주운 아가야가 잘못 삼킬 뻔했을 때도,

 레이무가 "언니얏! 큰일났어!"라고 알려 준 덕분에,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

 

 레이무는 오빠야와 언니야를 도울 수 있어서,

 아가야를 지켜볼 수 있어서,

 매일 따끈따끈하고, 행복─하고, 느긋이─했다.

 

 

 

 어느 여름밤.

 

 레이무는 이상한 꿈을 꾸고 눈을 떴다.

 레이무가 레이무의 엄마에게 말을 거는 꿈이다.

 

 레이무는 식용 윳쿠리이고, 태어나자마자 라인에 떨어졌기 때문에,

 엄마의 얼굴을 모르고, 목소리도 들어 본 적이 없다.

 하지만 꿈 속에서 들은 것은 분명히 엄마의 목소리였다.

 

 ──아가야! 일어나! 일어나, 일어나, 일어나!

 

 엄마는 필사적으로 레이무에게 호소했다.

 느긋할 수 없는, 무서울 정도로 험악한 목소리였다.

 

 레이무는 일어나 왠지 모르게 아기침대 안에 있는 아가야를 올려다보았다.

 

 항상 새근새근 자고 있는 아가야가,

 그 때는,

 새근새근하지 않았다.

 

 아가야의 가슴은, 숨소리에 맞춰 느긋하게,

 부드럽게 오르내리고 있을 텐데,

 레이무가 본 아가야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아가야가 멈춰 있어!!!"

 

 레이무는 지금까지의 윳생에서 가장 큰 소리를 냈다.

 오빠야와 언니야가 벌떡 일어나서 침대 속의 아가야를 안아 올렸다.

 

"숨을 안 쉬어!" 언니야가 비명을 질렀다.

"구급차! 그리고 심장 마사지!" 오빠야가 스마트 폰에서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언니는 교차시킨 손가락으로 아가야의 가슴을 몇 번이나, 몇 번이나 눌렀다.

 언니의 눈에 순식간에 눈물이 고였다.

 

"안돼! 안돼!! 죽으면 안돼!! 안돼!!"

 

 언니야는 필사적으로 외치고 있었다.

 전화를 마친 오빠가 돌아와서, 언니와 교대됐다.

 아가야는 새근새근하지 않는다. 멈춘 채였다.

 소생시키려고 하면서 오빠야도 울고 있었다. 언니야도.

 

 두 사람 다 얼굴은 새빨갛고 땀범벅인데 아가야의 몸만 새하얬다.

 죽지 마. 힘내. 살아나. 제발.

 그런 말을, 두 사람은 계속 외쳤다.

 

 레이무는 멍하니 세 사람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가야가 영원히 느긋해지려 하고 있다.

 큰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은 이해했다.

 그렇지만, 무엇을 하면 좋을까 하는 것은, 레이무는 알 수 없었다.

 

 그럴 때, 또 엄마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가야.

 느긋함을 가득 모아 둔 윳쿠리의 몸은,

 아주 잘 듣는 '약'이 된다구.

 

 레이무는 모든 것을 이해했다.

 먹히기 위해 태어난 레이무였기 때문에, 이해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오빠야, 언니야.

 아가야에게 레이무를 주라구.

 지금까지 무척, 고마웠어.

 자아, 먹으세요!"

 

 레이무의 몸이 둘로 갈라지고, 레이무는 만쥬가 되었다.

 누나는 눈을 크게 뜨고, 움직이지 못하게 된 레이무를 보고 있었다.

 하지만 곧 정신을 차리고, 레이무의 몸을 소중하게 안아 올려서,

 레이무의 몸 속의 팥소를, 아주 조금, 아가야의 열린 입에 넣었다.

 그 순간, 아가야는 크게 기침을 하고, 와앗 하고 힘차게 울기 시작했다.

 

 

 달려온 구급대원에 따르면, 아가야는, 병에 걸렸던 것 같다.

 유아 돌연사 어쩌고…라든가 하는,

 레이무가 기억할 수 없는 어려운 이름이었다.

 조금만 더 발견이 늦었더라면, 살 수 없었을 거예요.

 구급차 안에서 울고 있는 아가야에게 시선을 주며, 대원 오빠야가 말했다.

 언니야는 무너져서 울고, 오빠야 언니야를 부축하며 함께 울었다.

 

 아가야는 검사를 위해 입원하게 되고,

 언니야가 따라가서 구급차로 병원에 갔다.

 오빠야 집에서 갈라져 있는 레이무를 끌어안았다.

 고마워 레이무, 고마워, 고마워라는 말을 몇 번이나 들어서,

 레이무는 기뻐졌다.

 

 

 오빠야와 언니야는 통화하며 레이무를 어떻게 할지 의논했다.

 무덤에 묻어 주어야 할 지, 레이무의 유언대로 먹어야 할지.

 무덤을 만들어 기리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원래 레이무는 식용 윳쿠리니까, 먹는 것이 공양이 되는 것은 아닐까 생각도 한다.

 

 레이무는 "먹어줘! 레이무를 먹어줘!"라고 바랐지만,

 더는 말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완전히 건강해져서 퇴원한 아가야를 데리고

 언니가 집에 돌아왔다.

 아주 늠름하고 기세등등한 얼굴로 멍하니 서서, 랩에 싸여,

 아프지 않도록 냉장고에 냉장되는 레이무를 보고,

 언니는 깔깔 웃고, 그리고, 많이, 많이 울었다.

 

 레이무는 언니가 웃어 줘서 느긋할 수 있었지만,

 울려 버린 것은 조금 슬펐다.

 

 

 오빠와 언니는 의논 끝에,

 레이무의 절반을 무덤에 묻고 절반을 먹기로 했다.

 

 정원에 판 구덩이에 레이무의 반신을 눕히고,

 레이무가 좋아했던 윳쿠리 푸드, 민들레꽃,

 소중하게 손질해 주었던 리본도 곁들여서,

 둘이서 차례로 흙을 뿌리고 정성스럽게 매장했다.

 레이무는 훌륭한 무덤을 받아서 기뻐졌다.

 

 나머지 절반을 어떻게 먹을지는 전문가에게 맡기는 게 좋다고 판단해서,

 가공소의 식용 윳쿠리 공장에 전화를 걸었다.

 사정을 설명하면 '불량품을 출하한 데 대한 사과'라는 명목으로,

 직원 한 사람을 파견해 주었다.

 

 직원 아주머니는, 레이무의 반신을 앞에 두고 손을 모으고,

"이렇게 애쓰다니 정말 대단하네"라고 칭찬해 주었다.

 레이무는 칭찬을 들어서 기분이 좋아졌다.

 

 아주머니는 레이무의 몸을 깨끗이 씻고, 손으로 쪼개고,

 물을 받은 냄비에 넣었다.

 언니야와 오빠야는 그 모습을 똑똑히 눈에 새겼다.

 자신들의 아이를 위해 목숨을 바쳐 준 레이무를,

 끝까지 제대로 배웅하고 싶었다.

 

 레이무는 계절에 맞지 않는 단팥죽이 되었다.

"생각보다 달지 않네요"라고 언니가 말하자, 아주머니가

"윳쿠리는 괴로워하면 달콤해지거든요.

 이 아이는 많이 느긋했기 때문에, 달지 않네요"라고, 미소를 지었다.

 

 언니는 숟가락으로 단팥죽을 조금 떠서

 아가야에게도 레이무를 먹였다.

 달콤하고 따스한 단팥죽에

 아가야는 눈을 반짝이며 기뻐했다.

 

 오빠야와 언니야, 그리고 아가야.

 세 사람은 레이무를 깨끗이 다 먹었다.

 레이무는 맛있게 먹어 줘서 행복─이었다.

 

 

 

 

 거실에 장식된 세 사람 플러스 레이무의 가족사진을 보면서,

 아가야는 유치원에 갔다가 학교에 가고

 병은커녕 감기 한 번 걸리지 않은 채 어른이 돼서,

 지금은 아가야의 배에도 아가야가 있다.

 

 아가야가 엄마가 되다니,

 레이무는 왠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오빠야와 언니야도 이제 곧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될 것 같다.

 한 번도 건강검진에 걸린 적이 없는 것과

 레이무는 상냥하고 멋진 가족이 있었던 것이, 두 사람의 자랑이었다.

 

 

 

-

 

 

 

심심풀이로 읽었다가 목이 따가워져서ㅜㅜ 단숨에 번역했습니다.

코멘트란을 보니 아기에게 깔려서 다치지 않은 것도,

아기를 살리는 약이 된 것도 믿음의 힘이 아닐까 하는 독자들의 해석이 있네요.

이런 애호물도 마음이 따뜻해져서 참 좋네요. 느긋하게 읽어 주세요.

  • ?
    느피피 2020.12.11 12:22
    느긋한 번역 감사합니다ㅠㅠ
  • ?
    륭돵 2020.12.11 13:47
    착한 레이무야
  • profile
    다섯개 2020.12.11 15:33
    훈훈한 것도 좋죠
  • ?
    4545 2020.12.11 16:39
    이 아쩌시, 간만에 좋은 이야기 들었다. ㅠㅠ
  • ?
    령아 2020.12.11 16:48
    아...이런 것도 좋아요...

    윳쿠리는 좀 모자란 애들이 더 행복한거 같기도 하고...
  • ?
    saelosc 2020.12.11 21:31
    뭔가 보신탕 집? 같은 곳에서 강아지가 살아서 배달와서 같이 살다가 보신...아 이건 좀 이상한데. 아무튼 윳쿠리라는 특성상 가능한 이야기얐지만 그래도 학대만 보다가도 이런 훈훈한 애호를 보면 기분이 좋죠. 솔직히 말해 주인들을 깨우고 병원으로 가서 구해지고 나중에 수명이 다되서 죽는 그런 걸 생각했는데
  • ?
    애호파오빠야 2021.06.08 03:06
    느긋해서 좋다제 식용이여도 착한애는 너무 좋다제
  • ?
    비누뿌수기 2023.09.22 11:39
    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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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은 항상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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