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물관에 있긴 하지만 번역기 돌리고 끝낸듯한 퀄리티라 제대로 손번역합니다.
일본어는 못해서 번역기 글과 영어 번역본을 보며 의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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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그 주변은 시간이 멈춰버린 것처럼
전혀 움직이지 않는데다 피부까지 변색
길가에 널부러져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외로운 사체
학교 끝나고 집에 가는 길, 어린 남자애 두 명이 성체 윳쿠리의 시체를 발견했다.
어쩌면 무언가의 시체라는 것 자체가 이 어린애들의 관심을 끈 것인지도.
어른들이라면 대부분 "더러워"라거나 "기분 나쁜 걸 봤어" 정도로 생각하고 무시했겠지만,
이 아이들은 어린 마음에 크게 관심이 동했다.
인간의 본성에 내재된 죽음에 대한 공포에서 오는 관심일 수도 있고
어쩌면 늘상 보던 생물체의 평소와 다른 모습에서 흥미를 느낀 것인지도 모른다.
원래 산에서 놀 생각이었던 아이들은, 시체에 가까이 다가가 무릎을 꿇고 좀더 자세히 구경했다.
겉보기에 큰 외상은 없어보였다.
좀처럼 볼 수 없는 윳쿠리의 자연사이거나 힘든 일을 너무 많이 겪은 탓에 스트레스로 죽었을 것이다.
당연히 후자가 훨씬 흔한 일이다.
윳쿠리의 피부는 의외로 튼튼해서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피부가 찢어져 내용물이 흘러나와 죽을 일은 없다.
어떤 이유에서건 인간의 영역에 발을 들였다가 짓밟히고, 얻어맞고, 짓밟힌 다음 울면서 도주.
그리고는 그 때 받은 데미지 때문에 어딘가에서 팥소를 토하며 조용히 죽어간다.
자주 있는 일이다.
그런 것보다 훨씬 낯선 건 눈이었다. 아이들은 바로 알아차렸다.
누군가 그려내기라도 한 것처럼 단순하면서도 생기있고 활기찬 눈, 그 눈이 완전히 생기를 잃었다.
그저 땅바닥 저쪽을 똑바로 응시하고 있을 뿐이다.
뭔가를 말하려고 하는 것처럼 보이는 표정탓일까. 반쯤 벌려진 입은 아직도 무슨 말을 하는 것 같았다.
완전히 자란 성체 윳쿠리는 점점 표정변화가 적어지고, 보는 이를 비웃는 듯한 웃음만을 짓는다고 한다.
보통 사람들이 윳쿠리에게 좋은 인상을 가지기 힘든 이유 중 하나인지도 모른다.
표정으로 드러나진 않아도 고통스러운 상처는 분명히 있었다. 자갈과 자갈 때문에 난 상처들이 온 몸에 박혀있었다.
몇번이고 바닥에 내평개쳐지고 굴러서 생겼을 것이고 당연히 무척 아팠을 것이다.
윳쿠리의 피부는 저부를 제외하면 내구성이 약하다.
덤으로 운동 능력까지 빈약한 탓에 세상의 변덕 몇 번으로 좌우되는 삶이다.
그렇게 울부짖으며 난리친 탓에 무엇보다 소중한 검은 모자도 몇미터 거리에 떨어져 있었다.
아마 자기 모자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모를 만큼 정신이 없었겠지.
모자가 몸에서 잠시만 떨어져도 울고불고 난리치는 주인은 이제 여기에 없다.
주인없는 모자 하나가 처연하게 널부러져 있을 뿐이다.
바닥과 맞닿은 입에선 팥소가 부채꼴 모양으로 퍼져있었다.
생명을 유지할 수 없을 정도가 될 때까지 계속 내용물을 토한 것 같았다.
윳쿠리를 자세히 보다보니 이미 몸의 형태가 무너졌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모양이 굉장히 이상했다.
윳쿠리가 고무공 모양인건 아니지만, 그것의 저부와 머리 뒷부분은 공에서 바람이 빠져 음푹 들어가 있는 것 같았다.
어떤 공허함과 덧없음이 느껴지는 마지막 모습이었다.
형태를 유지하지 못하고 쭈그러들어 변색된 피부에서도 특히나 어두운 부분이 눈에서 바닥까지 이어져 웅덩이를 만들었다.
눈물.
점점 허약해져서 움직이지도 못하게 되었다.
마리사는 이제 가망이 없어지자, 여전히 반쯤 웃음을 지은 채로 아파 울면서 팥소를 토해냈다.
체형이 변할 정도로 많은 내용물을 토한 다음에야 자기를 괴롭히던 고통에서 해방되었다.
가볍게 공기 속을 뛰어다니던 커다란 몸은 이제 바닥에 널부러져 움직일수도 없게 되었다.
아이들은 한숨을 내쉬었다.
부모님이나 친척들이 사주시던 윳쿠리는 커다란 공처럼 튀면서 돌아다니는게 재밌고 예쁘기도 해서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았는데.
지금 보고 있는 윳쿠리는 움직이지도 못할 만큼 무거워 보였다.
그게 아무리 윳쿠리라도, 시체는 시체였다. 우선 막대기를 가져와 찔러보았다.
피부엔 탄력이 없어서 막대기는 쉽게 몸을 뚫고 들어갔다. 딱히 조심할 필요도 없어 보였다.
팥소가 잔뜩 묻은 막대기를 집어 던지고 손으로 살짝 움직여보기로 했다.
단순히 무거워 보이는 게 아니라 실제로 무거웠다.
항상 걷어차거나 밟으면서 놀던 윳쿠리가 이번엔 왠지 너무나 무거웠다.
아이들은 윳쿠리를 움직여 바닥에 눞여서 하늘을 바라보게 했다.
피부가 옆으로 당겨진 얼굴은 누가 일부러 잡아당기는 것만 같았다.
비웃는 듯한 얼굴이 비틀려지니 '웃는 불상'을 잘못 만든 모습처럼 바뀌었다.
그 웃기는 얼굴을 본 아이들은 키득거리면서 재밌어했다.
죽음의 결과를 마주한 것이지만 소년들은 너무 어렸다.
그 어린 뇌에는 죽음에 대해 아직 확고한 개념이 잡히지도 않았고, 그래서 무서워하지도 않았다.
게다가 뭣보다도, 윳쿠리는 실제론 그냥 만쥬일 뿐이다. 생각해보면 정말 단순하다.
어느 세대든 간에 벌레를 가지고 노는 아이들은 있는 법이다.
벌레를 가지고 놀면서도 그 모습에 '고통'을 연상하진 못한다.
피, 살점, 감정
모두 윳쿠리에선 찾아볼 수 없는 것이니까.
하물며 죽은 시체에 이르러서는 더욱 추상적인 개념일 뿐이다.
아이들이 "됐고, 이제 이걸로 뭐하고 놀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느-"
"느- 느느.."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이들은 서로를 바라봤다. 여기엔 자기들말곤 아무도 없었다.
주변에 윳쿠리도 없고 지금 이건 분명히 죽었잖아.
"느.."
그러나 무언가에 가려져 들리는 듯한 특징적인 "느" 소리.
의심할 여지가 없다. 윳쿠리다.... 그리고 분명히 눈앞의 죽은 윳쿠리에서 난다.
아이들은 설마라고 생각하면서도 가까이 다가가 윳쿠리의 턱처럼 보이는 평평한 부분에 귀를 댔다.
윳쿠리의 입장에선 배에 가깝겠지.
뭔가가 움직이는 소리. 윳쿠리 소리. 짐작이 틀리지 않았다면...
"느~~"
아까보다 분명한 소리가 들어왔다. 요컨대, 이 마리사는 임신한 어미였던 것이다.
둥지에서 조용히 쉬어야 할 시기에 밖으로 나온 이유라면?
별로 오래 고민할 필요도 없이 나오는 간단한 대답은, 마리사가 뱃속의 아기윳들을 위해 사냥을 나왔다는 것.
그런 단순한 일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자살행위였다.
익숙하지도 않은 몸으로 "느으으읏!!!" 소리를 내며 야채를 가져가려다가 발각된 마리사는
영문도 모른 채 두들겨 맞았다.
(마리사는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다구!?!? 마리사가 찾아낸 야채인데 어째서!?!?
마리사는 아가야들한테 영양분을 줘야 한다구!?!?)
임신해서 재빨리 도망갈 수도 없는데 차라리 인간에 맞서 제재하는 건 어떨까?
인간을 위협하려고 뿌-꾸하려고 했지만 전과는 다른 상황이라는 걸 떠올렸다.
뒤돌아 싸우고 싶어 들끓는 마음을 억누르며, 마리사는 전력으로 도망쳤다.
그녀에겐 너무나도 어려운 결정이었다.
인간도 딱히 마리사를 죽일 생각까진 없었다. 아무튼 윳쿠리를 굳이 쫓아가서까지 죽이는 타입은 아니었던 것이다.
전력을 다해 도망가면서도 보통보다 느린 마리사를 보며 "뭐 교훈을 얻었겠지" 라고 생각했다.
따라가서 뭉개버릴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농부는 거기까지 하지 않은 자신을 칭찬하면서, 별 감흥도 없이 "숲에서 그냥 느긋하게 있으라구"라고 내뱉고는 밭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결국 마리사는 죽었다.
마리사는 죽을 때까지도 후회했겠지만, 최악의 사태는 면했다.
윳쿠리의 탄생에는 수수께끼가 많다.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기윳의 줄기를 어미에서 떼어내도, 설탕물 같은 것으로 계속 영양분을 공급해주면 정상적으로 태어난다.
어미윳과 아기윳의 연결은 상당히 불분명하다.
태생 출산에선 한층 더 불분명해서, 포유류의 태반처럼 어미윳과 아기윳을 이어주는 기관은 존재하지도 않는다.
일설에는 난생 출산처럼 아기윳쿠리는 자체적으로 성장할 준비가 된채로 태어나고,
<미숙 윳쿠리가 제대로 아기 윳쿠리로 성장할 때까지 몸안에서 기른다>고도 한다.
그렇다면, 어미윳이 죽어버려도 시체만 지켜지면 아기윳은 안전하게 태어날 수 있을 것이다.
"느~~"
이 소리가 소년들의 흥미를 돋구었다.
이 속에 있는 윳쿠리를 눈으로 보고 싶었다.
마치 의사라도 된 것 같은 기분으로 마리사의 시체를 해부하기 시작했다.
물론 이게 포유류나 조류 같은 다른 시체였다면 이러진 못했을 것이다.
이건 어디까지나 만주였고 흘러나온 것은 팥소에 불과했다. 피와는 천지차이다.
게다가 동물의 시체는 금방 부패하며, 외상이 없다면 더욱더 기괴해진다.
그런걸 만지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겠지. 하지만 만쥬는 썩기까지 며칠은 걸린다.
윳쿠리는 죽고나면 정말로 '만쥬'에 불과하기에 시체를 만지는 거부감이나 위생 문제도 없으며 취급에 전문적인 지식도 필요없다.
그냥 만쥬를 자르면서 '해부' 흉내를 내는 소꿉놀이였을 뿐.
아이들은 해부하는 데 쓸 도구를 꺼냈다.
가위나 다용도칼 같은 문구류. 간단한 도구지만 윳쿠리에겐 이 정도로도 충분하다.
과연 만쥬 거죽에 칼이 잘 들긴 할까하는 얘기를 하고서, 마리사의 턱에 자를 밀어넣었다.
아직 태어날 때는 아니어서 마무마무는 못찾았지만, 자를 적당한 곳에 대고선 단숨에 찔러넣었다.
수술이라도 하는 기분이었다. 그러나 진짜 수술을 하는 것처럼 신중하게 조심해서 할 생각은 없었다.
"느삐!!!!"
날카로운 울음소리. 아마 아기윳 중 하나가 죽은 모양이다. 그렇다고 그만두거나 하지는 않았다.
생명을 구하겠다는 식의 숭고한 목적은 애초부터 없었고, 아이들을 움직이는건 단순한 호기심.
"오! 죽었다 죽었다." "죽었어." 라며 서로 보면서 깔깔 웃었다.
마무마무에서 자를 아래로 당겨 상처를 벌리고는 주저없이 마리사의 피부를 벗겨내었다.
"퓨웃!"
"느- 느-"
"늣"
안쪽에 있는 건 일반적인 아이 윳쿠리보다 훨씬 작은 윳쿠리였다.
그것도 꽤 많은 숫자. "말할 수 없는" 것들이 몇개 있어서인지 예상보다 더 많았다.
얼굴에 눈과 머리카락 밖에 없는 윳쿠리. 주위를 계속 두리번두리번 거리기만 하는 윳쿠리.
이빨도 나지 않은 작은 입으로 자꾸 "느피-" 거릴 뿐인 윳쿠리.
혹은 눈도 입도 없이 그저 부들부들 떨면서 뭔가 말하려는 듯한 윳쿠리.
한눈에 봐도 기형 윳쿠리였고, 사실 무리도 아니다.
마리사의 배는 겉으로 보기에 임신한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아마도 임신 초기, 교미한지 며칠 밖에 되지 않았을 것이다.
이 시점에서 태내의 윳쿠리는 정말 작고, 아직 미숙해서 하나의 생명체라고 보기도 힘들다.
사람의 아기라도 이렇게 극초기라면 그렇게까지 귀여워보이진 않는다.
"웩.."
그 모습을 보자 소년들의 흥미가 잠깐 꺼지려했지만 그것도 잠시,
해부를 끝마친 두 소년은 이제 다른 놀이를 시작하기로 했다.
<구제>
아이들은 이 해충처럼 '징그럽게 생긴' 윳쿠리들을 전부 죽이기로 마음 먹었다.
그것은 정의의 실현인 동시에 최고로 재밌는 유희였다.
이 어린 아이들은 원래라면 상반되는 두 가지를 결합해
올바른 일을 한다는 기분을 만끽하면서 '재밌어 보이는 일'을 시작했다.
가장 먼저 타겟으로 잡은 건 '눈 밖에 없는' 윳쿠리였다.
이유는 간단하다. 가장 징그러우니까. 그래서 제일 나쁜놈처럼 보이니까.
아기 윳쿠리들은 갑자기 접한 바깥 세상의 공기와 빛 때문에 혼란스러웠다.
그래서 잡는 건 간단했다.
'눈 밖에 없는' 아기 윳쿠리를 향해 내려치는 자
자는 평평한 면이 아니라 세로로 세워진 채로 내리꽂혔다.
"...!"
입이 없어서 비명을 지르지도 못했지만, 그것은 눈만으로도 끔찍한 고통을 충분히 표출했다.
아기윳의 눈은 고통의 원인을 찾으려 빙빙 돌다가 곧이어 한 곳에서 멈췄다.
자기 몸의 정가운데.
두 눈이 모두 가운데를 보려고 하다보니 그 아기윳은 엄청난 사팔뜨기처럼 보였다.
아기윳은 몸을 두동강내고 있는 자를 쳐다보다가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남자애 중 하나가 자에 붙어있는 아기윳 반쪽 중 하나를 떼어냈다.
재밌게도, 아기윳이 이렇게 몸이 둘로 갈라진 채로도 잠시동안 살아있었다.
아기윳의 반쪽 중 아직 자에 붙어있는 부분은 다른 반쪽을 계속 쳐다보면서 눈물을 글썽거렸다.
반면에, 떨어진 반쪽은 자에 붙은 자기 단면을 보고나선 충격에 눈물조차 나오지 않는 것 같았다.
인간이 보기엔 그냥 만쥬일 뿐이지만 윳쿠리의 입장에선 자기 내장을 보는 거겠지.
아이들은 두 개의 눈이 서로 다른 반응을 보여주는 걸 보며 재밌어하다가
마리사의 시체에서 뭔가 이상한 소리를 듣고는 자에 붙은 걸 전부 던져버렸다.
풀숲에 내던져진 아기 윳쿠리는 흙먼지와 풀잎이 상처로 자비없이 파고드는 고통에 몸부림치다가 이내 숨을 거두었다.
열려버린 어미 마리사의 태내에선 절박한 탈출극이 진행되고 있었다.
방금 전의 참상을 눈으로 본 윳쿠리들은 다급하게 어미 마리사의 뱃속에서 뛰쳐나와 뺨으로 기어올라 탈출했다.
자기를 위협하는 존재에서 멀어지려고 밖으로 밖으로 도망갔다.
소년들은 그것을 보고서 컴퍼스나 커터칼등의 문구를 꺼내 바닥에 집어던졌다.
던져진 문구들은 아기 윳쿠리의 머리에 제대로 맞고는 몸을 꿰뚫고 바닥에 꽂혔다.
컴퍼스에 정수리를 관통당한 아기 윳쿠리가 "어째서 움직일 수 없는거야아??" 라고 말하는 듯이 저부를 흔들었고
얻은 건 더욱 심한 고통 밖에 없었다.
"느삐이이이이!!!!!!!!"
소리높여 울면서 작은 몸을 움직여 구속에서 벗어나려고 하지만 자기 몸만 더 다칠 뿐이었다.
컴퍼스로 난 상처가 점점 바깥으로 넓혀져서 커지다가 도넛 모양이 되고만 아기 윳쿠리는 절명했다.
소년은 뜻밖에도 죽이려고 뭘 더 할 필요도 없었다.
그걸 구경하는 것도 꽤 재밌어서 일부러 손을 대지 않았다.
마지막까지도 컴퍼스를 중심으로 빙글빙글 돌다가 입이랑 상처에서 내용물을 성대하게 흩뿌리며 자멸
그에 비해, 커터칼에 맞은 윳쿠리는 금방 구속에서 풀려났다.
당연히 윳쿠리의 연약한 몸을 뒤에서부터 갈라버렸기 때문이다.
물론 몸의 뒷쪽이 열린 채로는 제대로 기어갈 수도 없었기에 얼마 안 가서 고통이 두려움을 이기고 바닥을 데굴데굴 굴렀다.
격통을 견디느라 정신이 없어서 자기가 무엇때문에 도망치고 있었는지도 기억 못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기억할 필요도 없었다.
자기를 도망치게 만든 존재는 윳쿠리가 죽는 모습을 그저 웃으면서 바라보고만 있었으니까.
"느 느 느 느그디이~~!!!!"
놀랍게도 윳쿠리는 이빨도 없는 입으로 "느긋하게 있으라구"라고 외치면서 돌고 있었다.
어미에게서 불려받은 팥소에 가장 강하게 각인된 말이기 때문일까.
이 시점에서 이미 이성이라고 부를 만한 것은 남아있지 않아보였고, 움직임조차도 이상하다.
계속 같은 신호를 받는 로봇처럼 정해진 동작을 반복할 뿐이었다.
잘린 등에서 내용물이 계속 나오더니 곧 힘없이 바닥에 얼굴부터 엎어졌다.
소년들이 그 두마리를 구경하는 동안에 좀더 재빠른 윳쿠리들은 2~3미터 떨어진 곳까지 기어갔다.
하지만 태어나지도 못할 상태로 움직이는 것이 무척 힘들었는지 이젠 완전히 지친 상태로 멈추었다.
아기윳쿠리에게야 2~3미터면 아득히 먼 거리일지 몰라도, 사람이 몇 걸음이면 갈 수 있는 수준이다.
아이들은 몸뒷편의 상처를 드러내고 엎어진 아기윳을 내버려두고는 몇 걸음 걸어가 숨을 헐떡이는 아기윳들에게 갔다.
뒤에서부터 다가오는 그림자에 겁에 질린 아기윳들이 위를 올려다보니 거기엔 아니나 다를까 남자애들이 있었다.
가볍게 들어올려지더니 저부에 뭔가를 붙여지고나서 다시 바닥에 내려진 아기 윳쿠리.
예상 외의 전개에 당황하면서도 다시 앞으로 나아간다.
뭐가 어찌되었든 지금은 도망치지 않으면 안된다는 본능이 아기윳들의 머릿속을 지배했다.
그 작은 머리에는 왜 자기를 도와줬는지 생각할 여유 같은 건 없었다.
물론 도움받았다는 것은 아기윳들의 착각일 뿐. 아기윳들의 저부는 이미 기능할 수 없었다.
정확히는 저부에 붙은 셀로판 테이프 때분에 일시적으로 기능을 잃은 것이다.
저부를 움직여 이동하려고 해도 반들반들하게 미끄러질 뿐 이동할 수가 없었다.
제대로 뛰어오를 수 없는 아기윳들의 유일한 이동 수단은 기어가는 것 뿐이다.
그 작동원리가 정확히 밝혀진 건 아니지만, 어떻게든 저부의 마찰을 이용하는 것만은 확실하다.
따라서 셀로판 테이프로 저부의 마찰을 없애버리면 아주 간단히 이동력을 뺏을 수 있는 것이다.
자유롭게는 아니지만 그래도 움직일 수는 있었는데.
영문도 모르고 "느으느으" 거리며 울상을 짓기 시작하는 아기윳쿠리.
도망치지 않으면 느긋할 수 없는데.
소년이 다시 아기윳을 집어들었다. 아까보다 훨씬 거칠게.
아기윳은 입에서 팥소를 토해냈고 소년은 그대로 저부 앞쪽에 손톱을 대고는 세웠다.
무슨 짓을 하려는 지는 뻔하다. 보기만 하면 누구나 알 수 있을 것이다.
아기 윳쿠리만 빼고.
"느삐이이!!!!!!!!!!! 삐.삐.삐....."
연약하다.
안그래도 다 자라지도 않은 몸을 혹사시켜 몇 미터를 기어간 후다.
셀로판 테이프를 붙였다가 단숨에 떼버리는 것만으로 저부가 찢어졌다.
저부가 있던 자리에는 지저분하게 뜯겨진 상처만이 남았다.
소년은 팥소가 나오려는 것을 보고는 곧장 아기윳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이렇게 하면 잠깐은 더 즐길 수 있겠지.
상처 때문에 팥소가 쏟아져버리는 건 재미없다.
아파서 "느" "느" 울다가 죽는게 더 재미있다.
윳쿠리 네마리의 생명을 빼앗고나니, 이제 이런 것도 계산해야 했다.
놀이에 변화가 필요했다. 지금까지는 너무 쉽게 죽였다.
"늣! 느읏! 느느늣!!!"
소년들의 예상대로 아기윳쿠리는 팥소가 몸에서 나가지 않아 괴로워하고 있었다.
체내에 남아있는 팥소는 몸이고, 감각도 제대로 있는 것 같다.
내장을 직접 후비는 감각일까?
윳쿠리는 분명 차라리 빨리 내보내서 잠깐의 아픔만 느끼고 고통에서 해방되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소년들이 그걸 허락하지 않았다.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몸을 옆으로 돌리려는 아기윳쿠리.
그렇게 하면 내용물이 터져나와 빨리 죽을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살고 싶다는 의지보다도 통증이 더 크다.
그러자 소년이 손을 뻗어 아기윳의 몸을 바닥에 억눌렀다.
눈이 조금 튀어나왔고 아기윳은 비명을 질렀다.
혼신의 절규였다.
하지만 발성기관도 발달되지 않은 가녀린 목소리여서 소년들을 놀라게 하기는 역부족이었다.
아기윳은 울고 있었다. 팥소 때문에 검은색이었다.
길바닥의 자갈이 팥소에 직접 닿아 암과도 같은 통증이 온몸을 타고 돌았다.
몸이 열을 띠고 시달린 것처럼 괴로워하는 아기 윳쿠리.
눈에서 계속 검은 눈물을 흘리더니 눈까지 거무스름해졌다. 충혈의 팥소버전일 것이다.
윳쿠리가 죽는 가장 평범한 방법인 팥소를 토하는 것마저 추가로 붙여진 테이프로 저지되었다.
더없이 훌륭한 윳쿠리 연명수단이었다.
제대로 나지도 않은 이빨로 물어찢으려고 하면서, 윳쿠리는 원망스러운 듯이 하늘을 올려다본다.
소년들의 눈에는 딱히 화난것처럼 보이지 않았지만, 그 때 아기윳의 마음은 명백히 분노로 가득찼다.
어째서 이런 일이 일어난 거야.
레이무는 엄마야랑 같이 느긋하게 있고 싶었을 뿐인데.
아기윳은 괴로워하다 가장 불행한 죽음을 맞았다.
소년들이 보기엔 화려함이 좀 부족했겠지만, 더없이 잔혹한 죽음이었다.
몸에 남아있던 팥소는 모래처럼 퍼석해지고 피부는 주름져 구겨진채로 덮여서 스트레스로 사망.
느긋할 수 없게 되어 몸이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다.
윳쿠리임을 포기하고, 음식임도 포기한다.
태어난지도 얼마 안된 아기 윳쿠리에겐 너무나 잔인한 처사였다.
이미 죽어버렸으니 크게 의미가 있진 않겠지만.
도망치려던 것들이 몰살당하고 나니 남아있는 것들은 아직 어미 마리사의 시체 주변을 배회하는 눈없는 아기윳들 뿐이었다.
눈이 없는 것도 모자라 머리카락마저 없는 것들도 있었다. 그 정도까지 가니 그냥 영락없는 만쥬였다.
마지막 단계로, 소년들은 그냥 물건들을 조용히 집어들었다.
그도 그럴것이, 입도 눈도 없어 가지고는 재밌는 반응을 보여줄 수도 없고, 하는 보람도 없다.
그래서 샤프펜의 끝부분으로 찔러가며 몸을 떠는 반응을 보려고 한 것이지만,
이것마마저도 아기 윳쿠리의 입장에선 상상하지도 못한 공포였다.
"....!"
"........!!"
어디에서 올지도 모르고 볼 수도 없는 상태로 찔러대는 건 생각보다 정신을 피폐하게 만든다.
언제 오는 거야? 어디로 오는 거야? 얼마나 아프게 오는 거야?
아기윳들은 그 조그만 팥소뇌로 계속 생각하면서 점점 무너져간다.
살짝 따금하게 찌르는 것마저 거칠게 푹푹 후비는 것처럼 느껴진다.
원래대로라면 눈이 있었을 장소를 찌르기라도 하면 몸을 구르면서 발광한다.
도망치고 싶어도 칠흑같은 어둠에 방향조차 알 수 없는 상태에선 불가능하다.
그래도 살기 위한 집념에 한 방향으로 기는 윳쿠리도 있었다.
물론 너무나 느린 속도에 방향마저 엉터리라 곧장 뒤에서 샤프를 맞고는 아파하며 버둥거렸다.
소년들은 동그란 만쥬들이 필사적으로 몸을 비틀며 도망가는 걸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만족하고 있었다.
이거 생각보다 재미있다.
극심한 공포로 움직이지도 못하게 되어버린 윳쿠리도 있었다.
직접 손을 안대도 알아서 자멸해버리는 패턴이란 걸 소년들도 금방 알 수 있었다.
샤프 때문에 너무 무서운 나머지 바람이나 모래먼지만 슬쩍 와도 크게 몸을 떠는 것이었다.
가만히 두기만 해도 보는 재미가 있는 장난감이었다.
모든 아기윳들이 스트레스로 죽을 때까지 놀이는 계속되었다.
눈도 입도 없는 윳쿠리들은 팥소를 토하고 죽을 수도 없기 때문이다.
최후는 모든 아기윳들이 움직이지 못하게 될 뿐인 수수한 결말이었지만 아이들은 만족했다.
하늘을 보니 해가 완전히 저물었다.
돌아가면 엄마한테 혼나겠네하며 어깨를 으쓱이고는 각자의 집이 있는 방향으로 돌아갔다.
좀 춥다. 오늘 밤은 되게 쌀쌀하겠다.
빨리 집에 가서 코타츠에 들어가야지.
... ...
밤이 되자 어미 마리사의 머리카락이 살짝 움직였다.
"늣"
한마리의 아기 윳쿠리였다.
머리색만 봐도 어미와 같은 마리사종이었다.
"느느"
자매들이 비참하게 죽는 것을 보면서 어미의 머리카락에 숨어있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이 아기윳이 게스 윳쿠리라고 단정할 순 없을 것이다.
자신의 무력함을 자각하고 목숨을 지키기 위한 최선의 행동을 했을 뿐이다.
생물로서는 너무나 당연하고, 미숙한 아기윳쿠리에겐 무척이나 현명한 판단이었다.
다른 자매들은 도망치는 와중에도 혼자서 어미 곁에 남아있던 것까지 정답이었다.
숫자가 많아지니 소년들의 시선을 끌었기 때문이다.
어미와 떨어지고 싶지 않았던 탓도 있지만.
영리한 아기 마리사였다.
의식적으로인지 본능적으로인지는 알 수 없지만, 아기 마리사는 어미의 몸에 부비부비하기 시작했다.
배가 찢어져서 보기에도 끔찍한 모습의 어미 마리사.
그래도 어미의 뺨 부분은 멀쩡하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하늘을 바라본 생기없는 얼굴에 자기 얼굴을 끊임없이 문질렀다.
"엄먀야... 같이 느그치 느그치 느그치 있쟈규..."
정말이지 똑똑했던 아기 마리사.
그것이 아기 마리사의 마지막 한마디였다.

삽화 : ?
삽화 : AV아키
삽화 : 하카나이아키
삽화 : 쟈리아키
삽화 : 마치쥬아키
삽화 : 마치쥬아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