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증기기관차 모양을 한 윳쿠리용 열차가 방공호에 들어오는 대신. 방공호 앞에서 정차한다.
"당장 내리라구!!"
"맞기 싫으면 제대로 줄 서라구요!!!"
수많은 객차의 문이 일제히 열리더니, 강압적인 목소리와 함께 수많은 마리사들이 객차에서 튀어나온다
"느려 터진 게스는 제!재! 라구!!"
"느꺄아아아!!"
뒤늦은. 객차에서 마지막으로 튀어나오는 윳쿠리의 등짝에 채찍이 작렬한다.
얼굴부터 바닥에 박아, 데굴데굴 구르던 마리사를
경비 레이무가 쫒아와 채찍으로 마구 두들겨 팬다.
그 채찍질은 마리사가 더이상 움직이지 못할때까지.
살려달라는 소리가 점점 줄어들어. 아예 말하지도 못할때까지.
쉽게 말해 죽을때까지 계속되었다.
이 무서운 광경에 시시를 지려버리는 마리사가 한둘이 아니였다
분명 윳쿠리들의 파라다이스라고 했는데?
어째서 이런일을 하는걸까.
웅성거림이 있었지만.
입 닥치라는 경비윳들과 방공호의 발코니에서 바람총을 겨누고 있는 윳군 윳쿠리들의 눈빛때문에 금세 줄어들었다
이윽고. 리더 마리사가 발코니에 나와 헛기침을 하자. 마리사들의 눈빛이 집중되었다
"마리사가 이 무리의 리-더를 맡고 있는 마리사라제!! 모두를 환영!! 한다고 하고싶지만... 그건 안된다제!"
웅성거림과 누군가가 채찍에 맞고 지르는 비명. 그리고 침묵.
"이 무리가 윳쿠리들의 파라다이스라고 알고 있다고 들었다제! 반은 사실이라제!! 아직은 파라다이스가 아니지만!! 파라다이스가 되어가고 있는 무리인거라제!!"
마리사는 자랑스러운듯 방공호를 둘러본다.
확실히. 이 방공호는 윳쿠리를 홀리게 하는 무언가가 있다
온갖 부조리한 일을 겪어온 시민윳쿠리들도. 이 방공호만 보면 어디선가 힘이 솟아나는것이다.
"하지만! 이 무리에 들어오기 위해선!! 시!!험!!!을 통!!과!!!해야 하는거라제!! 시험을 통과한 윳쿠리만이 자랑스러운 시!민!윳쿠리가 되는거라제!!"
"통과하지 못하면 어찌 되냐제!!"
갑작스런 질문에, 근처에 있던 경비윳이 채찍을 들고 다가가지만 리더 마리사는 괜찮다는듯 경비윳을 제지했다.
"좋은 질문이라제. 노예가 된다제."
"늣?!"
시험을 통과하지 못하면 노예가 된다니.
말그대로 낙원을 기대하고 온 윳쿠리들에게는 큰 충격이였지만
여기까지 오면서 온갖 난관를 뚫고오며. 현실의 쓰디쓴 맛을 보아온 윳쿠리들이다.
되려 이정도 난관은 있어야 안심이라며 납득하는 분위기가 되었다.
"겁나는 윳쿠리는 포기해도 좋다제!! 내일 기차씨로 입구까지 데려다 줄거라제!!"
하지만 한마리도 포기하는 윳쿠리는 없었다.
그도 그럴것이. 여기까지 오는데만도 죽을고생을 한 윳쿠리들이다.
이제와서 마지막 기회를 포기하고 또다시 죽음의 거리로 돌아갈 생각따위 할리가 없다
설사. 죽음의 거리를 거쳐 원래 살고있던곳으로 돌아가본들.
반겨주는건 윳쿠리 푸드 한봉투에 동족의 목숨을 인간에게 내다파는 푸드 사냥꾼들 뿐일테니까.
"모두가 시험에 자원하는것으로 알겠다제!!"
리더 마리사의 외침에 이어서
"그럼! 모두들 시민윳들의 지시를 따라달라구요!!"
경비 대장 앨리스의 외침이 뒤따랐다
경비윳들의 지시에 따라서. 마리사 무리중에서 선별작업이 시작되었다
비실비실한 윳쿠리, 병든것 같은 윳쿠리, 장애가 있는것 같은 윳쿠리, 너무 어린 윳쿠리.
말하자면, 당장 일하기는 힘든것 같은 윳쿠리들이 골라져서 한쪽 구석에 모였다.
"마리사의 귀여운 아가야를 마리사에게서 데려가지 말라제!!"
"아가야가 너무 더러워서 목! 욕!! 시켜줄 뿐이야!!! 아가야를 이렇게 더럽게 방치해둔 마리사는 게스인거야?!"
"늣?! 느읏..."
가끔 저항하는 윳쿠리도 있지만. 목욕이라는 한 단어에 다들 입을 다물었다
윳쿠리도 인간처럼 기본적으로 깨끗한것을 선호하지만.
기나긴 시간동안. 더러운 물조차 충분히 얻을수 없어서 그저 목을 축이는것만으로도 부족했던 마리사들에겐 목욕은 사치를 넘어서. 꿈나라에서나 해볼듯한 일이였기 때문이다.
"그럼 이쪽은 앨리스를 따라오라구요!!! 시험장으로 간다구요!!"
"그럼 아가야들은 어찌되냐제?!"
"마리사의 언니는 저기있다제?!
"저 무리는 목!욕!재!개!! 하고 치료를 한 다음에 시험을 볼거라구요!"
그렇게 멀쩡한 마리사들은 시험장으로 떠나고.
"늣, 레이무를 따라오라구! 우선 깨끗한 목!욕! 씨를 하는거라구!! 그다음엔 아프다 아프다씨를 치!료!!해줄거야아!! 그다음엔..행복한...!! 달!콤!!달!!!콤!!!! 시간이야!!"
매직워드.
달콤달콤이라는 말에. 하자있는 마리사 무리는 모두 입에 침을 고여냈다.
그리고 레이무의 지시에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고. 레이무의 뒤를 따른다.
레이무의 뒤를 따라 도착한곳은. 작은 상자가 잔뜩 있는 곳이였다.
그리고 각 상자 위에는 자그마한 못-이라고 해봐야 사무용 핀 같은것들-이 꽂혀있었다.
"늣! 다들 잘 들으라구!!! 여기는 탈의실인거야!! 다들 상자에는 소지품을 넣어두고. 모자는 그 뒤 못에다가 걸어두라구!! 아무도 못 훔쳐가게 레이무들이 지키고 있을거니 안!심! 해도 좋아! 늣!! 만에 하나라도 잊지 않게. 상자의 위치를 팥소 안에 기!!억!!해두라구!! 잊어버리면 찾아줄수 없어!!"
"느긋하게 이해했어!!!"
마리사들은 제각기 마음에 드는 상자를 골라. 자신이 가진 모든것을 털어 넣는다.
노숙할때 쓰던 이불. 소중한 보물인 유리 구슬. 정말 최후의 최후의 순간에 먹으려고 아껴둔 달콤달콤.
기타 등등. 긴 여행길에도 어찌저찌 품어온 보물들을 상자에 빼곡히 채워넣는다.
그리고 자신의 소중한 모자도. 못에다가 걸어놓는다.
"그럼 다들 느긋하게 목!욕!을 즐기라구!! 목욕시간이 끝나면 레이무가 문을 열어줄거야!!!"
목욕장에 들어서자. 말그대로 욕탕이 있었다.
수많은 마리사들이 마음껏 목욕할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몸을 깨끗하게 씻어내기엔 충분할 정도의 물이 찬 욕탕.
더러운 때를 벗겨낼때 쓰라는듯한. 구멍이 잔뜩 나있는 돌.
마찬가지로 더러운 머리카락을 정리하라고 놓아둔듯한 빗까지.
마리사들은 기쁘게 온몸을 씻어내렸다.
참으로 느긋했다.
온몸을 깨끗히 씻어내고.
추워서 몸을 꼭 붙이고 자지 않으면. 동사하는 윳쿠리가 속출했던 거리에서 살다가
따끈따끈을 넘어서 몸이 말라붙을듯할만큼 후끈후끈한 곳에서 늘어지게 잠을 자다니
그 리더 마리사라는 녀석은 거짓말 쟁이가 분명했다
이곳이 낙원이 아니라면 어디가 낙원일까.
어쨌든. 레이무가 문을 열어줄때까지. 마리사들은 느긋하게 잠을 자기로 했다.
...
...
...
"오..째소..문씨가..열리지..아나아...?"
문이 열리지 않았다
"이러다 마리샤...쥬거버려어..."
아무리 기다려도. 문은 열리지 않는다.
목욕으로 인해 뽀송뽀송해졌던 피부는. 다시금 갈라져. 이젠 팥소가 조금씩 새어나올 지경이다.
"너무 느그탄거 아니냐제에.."
"여러줘어어어.."
"뎨바아아알.."
뭔가 이상하다는걸 깨달은 마리사들은 뒤늦게서야 자신들이 들어온 입구를 향해 기어가기 시작했다.
"늣늣~ 늣늣늣~ 수확이 굉장하네에~"
아까의 레이무와 수색윳들이 상자를 뒤지고 있다.
내용물은 쏠쏠했다. 식량은 기본에. 노숙을 위한 임시 텐트를 짓기 위한 인간들의 재료같은 쓸만한 물건들이 상자마다 가득가득 담겨있었다.
여기까지 오기 위한 여정에서. 줍고. 사냥하고. 얼어죽은 동료에게 더이상 필요 없을거라며 가져온것들.
"길윳 치곤 깨끗하다구~"
못에 걸려있던 모자도 훌룡한 재료로 쓸수 있다.
시민윳들의 머리장식을 수선하거나. 강풍에 찢겨져버린 비닐을 보수하거나 하는데 쓸수 있는것이다.
쿵! 쿵!
목욕탕 입구쪽에서 두들기는 소리가 들려온다.
"사려져어~"
"바리쟈 꺄려주거버려어~"
"문씨 부셔버려어어~~"
레이무는 쿡쿡 웃고 말았다.
그 문은 인간의 손으로 만들어진 문이다. 부서질 턱이 없다.
아니, 목욕탕이라고 순진하게 믿고 들어간 그 방 자체가 인간의 물건이다.
인간이 '식품 건조기'라고 부르는 물건인 것이다.
레이무는 비참한 울음소리를 무시하고 수색윳들에게 명령했다
"물건만 빼고 상자씨는 냅두라구! 내일도, 모레도 쓸수 있는거야!!"
레이무의 말대로. 시험을 기다리는 마리사 무리는 아직도 한가득이다
부지의 입구쪽에서 자신들을 태워줄 기차를 기다리며. 얼기설기 지은 텐트와 판잣집에서 추위에 덜덜 떨고 있는 윳쿠리들로 내일도, 모레도. 이 '목욕탕'은 가득 채워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