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
2020.11.04 23:22

장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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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늣, 프린세스씨!"

 

내가 편의점에서 간식거리가 들어있는 봉투를 들고 나가자 마자

기다렸다는듯한 모습으로 그늘에서 튀어나오는 윳쿠리.

 

예의 그 레이무였다

 

아직 안죽고 살아있었나.

 

본래 편의점은 음식물 쓰레기도 제법 나오는데다가 관리인원도 적기때문에 윳쿠리들이 자주 노리는 곳이다

당연히 이곳을 집으로 삼는 윳쿠리는

"독!점!!은 젯!!쩨!!라구!!"

라는 말과 함께 집단 구타로 생명을 다하는게 보통이다

 

때문에 편의점에 사는 윳쿠리는 아주 강해야만 한다.

그래야 금싸라기같은 영토를 지킬수 있다.

 

이녀석은 마리사가 살아있을때까지는 몰라도.. 지금은 약해빠진 레이무종일 뿐인데

잘도 살아있네.

 

 

"점원씨에게 들었다구! 프린세스씨는 유-능한 윳의사 씨라고 들은거라구!!"

아니 나 브리던데. 

그런거 따져봐야 알아듣지도 못할테니 그냥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그럼 아가야를 좀 봐 달라구..."

말 끝을 흐리는 레이무.

이런경우는 십중 팔구 그런 케이스다.

 

"아가야는 여기있어."

얼마 못가 죽을것 같은 케이스.

그럼 그렇지

 

"느피피..."

금방이라도 숨이 넘어갈것만 같은 숨소리를 내며

갓 성체마리사라고 할만한 마리사는 뻗어있었다

 

그보다 얘 아직도 살아있었나?

분명히 윳똥구리에게 내부팥소를 갉아먹혀. 금세 죽을것 같았는데.

 

레이무를 바라보자 내가 한 생각을 예측했는지 먼저 답해주었다.

 

"아가야를 간신히 살려냈다구..."

 

레이무의 말에 따르면 내가 떠난 직후에 그야말로 모든걸 쏟아부어서 살려낸 모양이다

내가 줬던 달콤달콤은 물론이고 자기 이마에 달려있던 레이퍼의 새끼들조차 마음을 굳게 먹고 뽑아내 마리사의 입 안에 쑤셔박았단다.

그 덕분인지 마리사의 목숨을 구해냈지만.

이모양 이꼴. 말그대로 살아만 있는 꼴이였다.

 

"흐응..."

이곳 저곳을 만져보니. 역시 팥소는 심각하게 줄어있었다. 중추팥소가 슬쩍 느껴질정도로.

아마 중추팥소의 일부가 손상되어. 달콤달콤으로도 회복기능이 작동되지 않은것이겠지

아마 중추팥소는 그야말로 목숨을 붙여놓을 기능만 살려놓을정도로만 남아있을 것이다

 

그래도 운이 좋은 케이스다. 보통 윳똥구리가 스스로 나올정도면 이미 중추팥소도 작살난 다음이니까

아마 아이 마리사가 스스로의 배를 벽에 부딪치며 발광하던게 효과가 있던거겠지

그럴거면 좀 더 빨리 하던가..

 

 

"어떻냐구..?"

기대하는듯한 말이지만. 표정을 봐선 이미 저녀석도 알고 있다.

"죽을거야. 얼마 못버텨."

하지만 그 사실을 재확인 하는건 슬픈 일이겠지.

 

팥소가 완전히 맛이 갔다.

원래 윳쿠리의 팥소는 일부가 응응이 되면 그만큼 새로 들어온 먹이를 신선한 팥소로 전환하면서 살아간다.

하지만 이녀석은. -거죽을 절개해야 제대로 알겠지마는- 전자의 기능은 살아있는데. 후자의 기능은 완전히 손상됐다. 만들어낸 응응을 쌀 배설기능도 마비되었고.

다시말해서. 응응을 만들되 새로운 팥소를 만들순 없으니. 몸의 팥소가 점점 응응화 되어가는것이다. 촉진으로 추정하자면 아마 이미 팥소의 60%는 푸석푸석한 응응 팥소다. 아마 사흘 정도 뒤에는 온몸의 팥소가 응응이 되어 죽겠지.

 

"사흘뒤면 죽을거야."

"느읏..."

예상은 하고 있었는지. 조용히 눈물을 흘리는 레이무.

"그럼 프린세스씨. 부탁이 있다구..."

"뭔데?"

"아가야의 몸을 고쳐줘."

"못고쳐. 이미 중추팥소가 끝장난거야."

 

마리사의 생명을 유지하려면 응응이 된 팥소를 들어내고 다른 윳쿠리의 팥소를 집어넣는 일을 해야한다.

그것도 마리사가 죽을때까지 계속. 그게 싫다면 중추팥소를 이식해야 하는데. 그러면 그냥 마리사의 거죽을 쓴 다른 윳쿠리일 뿐이다. 테세우스의 배같은 이야기는 접어두자.

 

"그건 레이무도 안다구. 레이무가 말하는건 다른거야."

응?

 

 

간단한 일이다. 

엉망으로 짓뭉개진 페니페니를 어루만져 팥소가 몰려들면

오렌지주스를 퍼부어주면 그만.

이녀석은 이꼴이 되고도 상쾌욕이 남아있는건가.

 

대체 왜 이런걸 해달라는건진 모르겠지만

어쨌든 마리사의 페니페니는 복구되었다

 

응....그러니까..

기분 나쁘다.

 

"그럼 사흘뒤에 와달라구.. 마리사의.. 장례식에..꼭..와달라구..."

 

 

 

 

 

 

 

사흘 뒤.

 

조용하고 느긋한 표정으로 잠든듯한 마리사의 시신 앞에서 레이무는 조용히 눈물 흘리고 있었다.

아무리 각오하고 있었다지만. 자식의 죽음 앞에 눈물 흘리지 않을 부모는 없는거겠지.

 

"프린세스씨...."

레이무는 내가 온걸 알아채곤  입으로 자그마한 모종삽을 건넨다

 

"마리사의 무덤씨 파달라구.. 레이무.. 할 수 없어.."

 

할 수 없어?

흐음..

레이무를 살펴보곤 그 이유를 알았다.

못할거 없지

 

모종삽으로 간단히 땅을 파..

음..이거 잘 안되네 

땅이 굳었어 

 

아무튼 10분간 진짜로 삽질한 끝에 마리사의 작은 무덤이 될 구덩이가 생겼다.

 

그동안 마리사의 시신 위에는 말라붙은 들꽃 하나가 올려져있었다

"왠 꽃이니?"

"마리사가 레이무에게 결혼 선물로 준 꽃이라구... 아가야에게 주는 거야..."

 

"그런가... 슬슬 묻는다."

"알았다구..."

 

레이무는 마리사의 무덤 구덩이 옆에 서서는.

마리사의 시체가 구덩이 안에 놓이자 노래를 시작했다.

 

"느긋한 날~ 상쾌한 날~"

 

애완윳 출신으로 온갖 노래를 다 알고있다는 레이무의 선곡은. 의외로 윳쿠리들 사이에서 구전되어 오는 윳쿠리들의 노래였다.

 

"아가야~ 잘도 자는날~"

 

자그마한 봉분이 세워지고 묘비삼아 아이스크림 막대가 꽂힐때까지. 레이무는 계속 노래했다.

 

"모두가 느긋한 날~ 아가야 잘도 잔다~"

 

"다 묻었어."

"느읏... 고맙다구..."

 

레이무는 무거운 걸음으로. 마리사의 무덤에 뺨을 비빈다

"아가야가 좋아하는 쿨쿨씨 잔-뜩 인거네..."

 

"그보다 너. 그 아기는 누구 아기야."

"느읏?! 늣.... 눈치채다니.. 역시 프린세스씨는 명!의! 인거네..."

 

하아...뻔한가..

 

"아가야의..아가야인거야.... "

레이무는 귀밑털로 아랫배를 쓰다듬 거리더니 침울한 표정으로 나를 올려다보았다

"레이무, 나쁜짓 한걸까?"

 

....

글쎄....

 

"모르겠다. 인간도 아닌 녀석들에게 인간의 잣대 들이 대본들 의미도 없을테고. 인간도 너같은 상황이라면 어쨌을지도 모르겠고..."

 

대답이라 할수도 없는 대답을 내뱉고는

조의금 삼아서 초코바 몇개를 주고 집으로 발길을 옮겼다

 

"프링세스씨!! 고마버어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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