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야, 아가야를 가지고 싶다구~."
"도시파 적인 아가야들이 가지고 싶어요."
"안돼."
짧게 대답하는 남자. 그의 애완 윳쿠리인 첸과 앨리스의 머리장식에는 금뱃지가 붙어있다. 금뱃지여도 아기의 유혹은 이기기 힘든 법이다.
"느으, 아가야들은 느긋할수 있다구~ 알고 있으라구~."
"왜 안된다는거에요, 오빠야. 도시파적이지 않다구요!."
사실 보통 사람들이면 금뱃지가 이런 다는 것에 실망하겠지만 남자의 반응은 무덤덤하다. 남자는 딱히 윳쿠리들에게 실망하거나 하지 않았다. 사실 언젠가는 아기를 만들어도 좋다고 이미 말을 했었기에, 윳쿠리들은 그 약속을 기억하고 말하는 것이다.
"아가야들을 만드는거 자체가 안된다는게 아니야."
남자는 보던 책을 덮고 의자에서 일어났다.
"너희들의 육아실력으로는 지금 아기를 만들어서는 안돼."
"느?"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구요."
어리둥절한 첸과 앨리스, 아기를 만들어도 되지만 지금은 안된다는게 무슨 말인지 혼란스러워한다. 둘은 이미 어엿한 성윳이기에.
"최근에 내 친구네 레이무와 마리사가 아기를 만들었는데 육아가 실패해서 움직이는 똥덩어리들이 되고 말았거든. 아무리 똥덩어리라지만 가족은 가족. 난 우리 귀여운 첸과 앨리스의 아기를 직접 처분하고 싶지 않아."
남자는 다정하게 첸과 앨리스를 쓰다듬어준다.
"그래서 육아의 달윳이 된 다음에 아기를 만들었으면 좋겠어."
"모르겠어~."
"아이를 안키우는데 어떻게 육아를 해요 오빠야."
남자는 설탕물에 든 줄기를 내밀었다. 줄기에는 아기 레이무와 마리사가 붙어있었다.
"이틀 안에 태어날 애들이야. 이 아이들을 입양이 가능한 수준까지 키워주면 인정하고 아이를 갖게 해줄게."
"정말이냐구~ 첸은 기쁘다구~."
"도시파적으로 힘낼게요!"
의욕이 가득한 윳쿠리 두마리. 하지만 남자의 눈에는 의심이 가득하다.
"너희 줄기에 매달린 윳쿠리가 태어날때 어떻게 해야하는지는 알아?"
"바닥에 떨어진 다음에 아이가 인사를 하면 인사를 하면 된다구~."
어디서 본 것이 있는지 자신있게 말하는 첸.
남자는 그런 첸에게 버럭 소리를 지른다.
"아니야! 먼저 아이가 다치지 않게 푹신푹신한 것을 깔아야지!"
"깜짝이야~첸은 몰랐다구."
모르는 것도 당연한 것이 첸과 앨리스는 금뱃지 부모사이에서 태생형 임신으로 태어난 윳쿠리들이었다. 줄기 임신에 대해 잘 모를뿐 아니라 애초에 금뱃지 사육 윳쿠리의 집에서 태어났기에 바닥에 뭔가를 안깔아도 괜찮았었다. 그런 개념 자체를 몰랐던 것이다.
"첸은 모르겠다구. 벌써 어렵다구."
"첸! 그러면 어떡해요! 일단 첸의 모자씨로 아이들을 느긋하게 받아주자구요."
"그러면 되는거네~. 앨리스는 똑똑하다구."
"그리고 너희 밥은 어떻게 할거냐?"
남자가 묻는다. 줄기에서 아이들이 떨어지면 그 줄기를 먹여야하는 것이 상식...이지만 육아 능력이 절망적인 이 사육윳쿠리들은 그것을 몰랐다.
"이이이일단 탄생 축하로 푸드를 잔뜩 먹이는거네. 알고있어~."
"아니, 줄기를 먹여야한다."
남자가 단호하게 말했다.
"줄기에서 태어난 아기 윳쿠리들은 자기가 매달려 있던 줄기를 먹어야 각종 항체가 생기고 부모의 기억도 이어받아 지능이 높아진다고."
남자가 이어서 설명해준다. 남자의 단호하고 진지한 설명에 두마리는 당황한다.
"내가 힌트를 주는 것은 여기까지야. 모쪼록 잘 키워보길 바래. 푸드는 아이들분까지 충분히 줄게."
"알았다구~ 노력하겠다구."
"힘내볼게요!"
다음날 두마리는 계속해서 줄기를 지켜보고 있었다. 흔들흔들 움직이는 줄기. 남의 아이지만 첸과 앨리스는 아기를 보고 느긋해하고 있었다.
"빨리 태어나는거네~. 아빠랑 숨바꼭질 하자구~."
"도시파적인 코디네이트를 가르쳐주고 싶어요."
이때 레이무가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다.
"떨어지는거 같네~."
첸이 모자를 벗어 밑부분에 받쳐 놓았다.
"레이무 탄생한다규!"
떨어지는 아기 레이무. 첸의 모자위에 떨어지고도 부들부들 떨며 아무말도 하지 않는다.
"왜이러는거지? 모르겠다구."
"느으...느긋하지 못하네요."
줄기의 윳쿠리들은 본능적으로 자매가 다 태어날때까지 인사를 하지 않는다. 금뱃지 팥소통일수록 윳쿠리의 본능에서 거리가 멀기에 두마리는 이 사실을 이해하지 못한다.
이때 마리사도 부들부들 떨리며 떨어진다.
"느그타게 이쯔라규!"
"느긋하게 있으라구!"
첸과 앨리스는 기쁨에 눈물까지 흘릴 지경이었다. 자신의 아이들은 아니었지만 아기는 어찌됐건 귀엽다.
"느? 배고프다규!"
"마리쨔도라제!"
"오빠야가 말한 순간이라구!"
첸이 꼬리로 줄기를 꺼내 아기 윳쿠리들에게 내민다.
"아가야들, 밥씨를 먹자구~알고있어."
"느? 밥찌, 레이뮤에게 먹혀줘!"
아기들이 줄기를 열심히 핥는다. 당연히 핥는 것으로는 줄기가 먹어질리없다. 아기들은 이빨이 약해서 씹어서 먹여주는게 상식이지만 이 두마리는 그것을 몰랐다.
"모르겠어~아가야들 핥지말고 씹으라구."
"이렇게 앙, 앙, 하고 입으로 먹으라구요."
"느그타게 이해해쪄!"
장녀 레이무가 알겠다는듯 입을 앙 벌려 줄기를 씹는 순간 이빨이 부러지고 만다.
"느아아아아! 데이뮤의 이뺘리!!!"
집이 떠나가라 비명을 지르는 레이무. 마리사는 이빨이 부러진 언니를 보고 무서워서 벌벌 떨기만한다. 이 소란에 남자가 달려온다.
"아니, 너희 대체 뭐하는거야."
빠진 이빨과 멀쩡한 줄기를 보고 대충 상황을 파악한 남자. 남자는 한숨을 쉬며 레이무에게 오렌지 주스를 써서 이빨을 치료해준다.
"아기들은 이빨이 약해. 줄기를 너희가 입으로 씹어서 죽처럼 된 것을 먹여야해."
"그...그럴리가. 첸은 처음부터 푸드를 먹은거네."
"그건 아마 아기 윳쿠리 전용으로 나온 푸드일거야. 그래서 씹을 필요도 없지."
남자는 앨리스에게 줄기를 씹게 시킨다. 앨리스는 일단 남자의 말에 따르면서도 거부감을 느낀다.
"남이 씹던걸 먹으라니 아가야들 교육에 안좋을거라구요."
"육아라는게 원래 그래."
남자는 앨리스에게 이제 먹여도 될거라고 말한다. 앨리스는 죽처럼 변한 줄기(였던것)을 뱉는다.
"아가야들 다시 먹으라구."
레이무와 마리사는 머뭇거린다. 방금 전의 느긋할수 없는 상황이 음식에 거부감을 만든 것이다. 부모를 게스라고 하지 않는 시점에서 엄청난 상위 개체들이지만 공포로 줄기를 먹을수 없게되었다.
"느으, 아가야들 괜찮다구. 먹으라구."
"느삐이, 느긋할수 없는 줄기씨라구."
"어째서 그런 말을 하는거야!"
남자는 다시 한숨을 쉬더니 급여주사기로 줄기죽을 넣어 입으로 직접 먹여준다.
"우걱우걱, 캥뽀옥!"
형태가 바뀌어서 그런지 줄기라는 상상도 못하고 먹는 아기 윳쿠리들. 첸과 앨리스는 어제 남자의 말이 생각나 어쩔줄 몰라한다.
"뭐...너희는 육아가 처음이니 실수할수도 있지. 하지만 최대한 노력해라."
남자는 다시 방을 나선다.
"레이뮤 응응한다규!"
"마리샤도라제!"
두마리는 엉덩이를 하늘로 치켜들고 응응할 준비를 한다.
"아가야들 응응은 화장실에서 해야한다구."
물론 할수있을리가 없다. 사실 아기 윳쿠리들은 대다수가 자의적으로 배변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하지만 태생형 임신으로 처음부터 튼튼하게 태어났던 앨리스와 첸. 역시 그 사실을 모른다. 우수한 금뱃지로부터 태어났던 두마리는 처음부터 모든게 다 가능했던 천재 윳쿠리들이었다. 천재는 범재를 이해 못한다고 했던가. 첸과 앨리스는 아이들이 화장실을 모른다는 것부터 이해하지 못했다.
"응응찌 나오라규!"
레이무와 마리사는 엉덩이만 씰룩씰룩 흔든다. 응응은 나오지 않는다. 저부 부분을 핥아주거나 귀밑털로 살살 눌러줘서 배변 유도를 해야하는데 두마리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그저 아이들이 화장실을 모른다는 사실에 당황했을 뿐이다.
"느으? 아이들이 응응을 못한다구, 모르겠어."
"어떡해야하는거죠? 오빠야를 부를까요?"
안절부절하는 두마리. 이대로 응응을 못하게 된다면 아기 두마리는 곧 죽게될 것이다.
"능야아아! 응응찌 나오라규! 아프다규! 괴롭다규!"
벌써부터 온몸을 흔드는 두마리. 애꿎은 시시만이 계속 나올뿐이다.
"아가야! 느긋하게 응응하라구!"
당황한 첸이 꼬리로 레이무와 마리사의 배를 누르고 흔든다. 그 우연 덕분에 두마리는 응응을 할수있게 되었다.
"쨩캐에에!"
"어찌된 일인지는 모르지만 아가야들이 응응을 했다구. 다행이라구."
안심한듯 한숨을 쉬는 첸. 앨리스도 당황했지만 아기들이 괜찮아진것 같아 안심이다.
"응응찌 저리가라규!"
이제 쌌으니 응응을 쫓아낼 시간. 첸이 일단 응응을 치우고 앨리스가 깨끗하게 해주기로 한다.
"물티슈씨로 몸을 깨끗하게 하자구요!"
물티슈로 아기윳들을 닦아주는 앨리스.
"능야아, 차갑다규!"
레이무와 마리사가 비명을 지르며 물러난다. 온몸이 약한 아기 윳쿠리들에겐 물티슈 정도도 차갑게 느껴질 것이다.
"아가야들? 도시파적이지 않다구요. 몸을 깨끗이 하자구요."
"느규탈수 없는 차가워씨는 저리가라규!"
한바탕 아기들과 씨름을 한 첸과 앨리스. 두마리는 벌써 진땀이 다 빠졌다. 아기들은 일단 잠들었다.
"느아아아...육아가 느긋할수 없다구."
"앨리스들이 아는게 너무 없다구요. 아가야들이 왜저럴까요?"
"그것이 육아라는거다."
남자가 불쑥 끼어든다.
"너희 아기윳들을 죽일셈이냐. 다 지켜봤다. 오늘만해도 죽을 위기를 몇번 넘겼더군."
"능야, 그...그랬냐구? 전혀 몰랐다구."
"응응을 못해서 죽을뻔한거에 앨리스, 너 아기들을 물티슈로 닦아줬지? 아기윳 피부는 그정도 수분에도 찢어질수 있어. 입으로 직접 핥아서 닦아줘야해."
"그...그런걸 어떡해 하냐구요!"
"못하면 아기 만들기는 허락 못한다. 너희들 육아능력은 절망적이야."
"모르겠어~"
남자는 그래도 자신의 윳쿠리들이 아이들을 무사히 키우길 바라는지 이것저것 더 설명을 해준다. 우수한 금뱃지인 그녀들은 눈을 빛내며 '느긋하게 알겠다구~'라고 말한다.
그리고 다음날 마리쨔가 죽었다. 이번엔 첸이나 앨리스가 잘못한게 아니다. 방에 있던 유리구슬을 가지고 논답시고 이리저리 굴리며 놀았는데 벽에 튕겨서 돌아오는 구슬에 깔려 즉사했다. 아기 윳쿠리들은 정말 별거 아닌걸로도 죽는데 첸과 앨리스는 역시 이 사실도 몰랐다. 남자는 어쩔수 없는 사고였다며 둘을 위로해주지만 둘은 자신들의 육아 실력에 낙담한듯 했다.
"느으...이제 자신이 없다구. 이틀만에 힘들다구."
울면서 말하는 첸. 앨리스 또한 마찬가지다.
"우리 너무 무능하다구요. 느긋해진 아가야한테 미안하다구요."
둘은 결국 육아 포기 선언을 하였다. 죽은 아이에게 죄책감이 들어 남은 아이도 똑바로 못보겠다는게 이유였다. 남자는 줄기의 원주인인 친구에게 레이무를 다시 되돌려보냈다.
그뒤로 두마리는 아기에 관해서 입에 올리지 않았다. 남자가 어릴때 약속한거니까 아이 만들래? 라고 한번씩 물어봐도 육아는 힘들다고 기겁을 하며 거부한다.
금뱃지지만 육아에 무능한 윳쿠리들이 너무 귀엽다 생각되어서 써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