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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13 06:12

앤트워크

조회 수 192 추천 수 1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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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첸이 너무 좋다.

수십마리 이상의 첸을 기르고 있다.

이번에 도전하는 것은 집윳 첸의 사육.

그것도 앤트워크에서 말이다. 윳쿠리용으로 개조한거지만.

첸들만이 사는, 완벽한 수조속 세계를 구성하고 싶다.

 

라무네로 재운 아이 집윳 첸 10마리를 앤트워크에 넣었다. 꼬물거리다 눈을 뜨는 첸들. 너무 귀여워.

 

"늣? 여긴 어디인거야? 모르겠어."

꼬물거리며 돌아다니는 첸들. 아이윳이라 집을 못만들까봐 작은 굴 하나 정도는 미리 파주었다. 

"첸은 동굴을 발견한거네. 알고있어~."

리더로 보이는 아이 첸이 굴 속으로 들어가자 나머지도 따라 들어간다.

"여기를 첸의 윳쿠리 플레이스로 하겠다구!"

집 선언을 하는 첸. 나머지 아이들도 들어와서 느꺄느꺄거리는게 너무 귀엽다. 그러다 배가 고픈지 밥을 연신 외쳐대는 첸들. 이 벽이 먹을수 있는 젤리라는것을 알아야 할텐데...

"늣? 벽에서 달콤달콤한 냄새가 난다구." 아이 첸 한마리가 벽을 핥기 시작했다.

"달콤달콤?"

"달콤달콤은 느긋할수 있어!"

순식간에 다들 벽을 핥기 시작한다. 걱정이 무색하게 눈치챘구나.

젤리 벽을 뜯어먹고 배가 빵빵해진 첸들. 그중 하나가 '응응 할거야!'라고 하더니 동굴 밖으로 나가기 시작한다. 아이윳이라 화장실 정도는 가릴수 있는 모양이다. 리더로 보이는 아이첸이 통통 튀어가더니 "앞으로는 이 위치가 화장실이라구! 응응씨는 여기서 하라구!"라고 선언한다.

다른 첸들도 알겠다구라고 대답하며 일제히 응응을 시작한다. 하아 너무 귀여워. 먹고 응응하고 이제 졸린지 동굴에서 옹기종기 모여 부비부비를 하다 잠드는 첸들. 오늘 관찰은 여기까지 할까. 고개를 돌려 나도 쉬러가려는데 우리집 금뱃지 첸이 날 한심하단 표정으로 보고 있다.

첸 그러지 말아다오...

 

퇴근후 와보니 앤트워크에서 아이 첸 두마리가 죽어가고 있었다. 이게 어찌된 일인지. 나는 신속하게 앤트워크에 라무네를 뿌려 모두를 재우고 죽어가는 아이 첸 두마이에게 오렌지 주스를 부어 치료를 해주었다. 그리고 나의 존재를 눈치채기 전에 다시 되돌려놓았다. 나는 앤트워크에 달아 놓은 관찰용 카메라를 확인해보았다. 

이런, 10마리나 되다보니 파벌이 나뉘어 싸운 모양이다. 아이윳은 힘조절이란걸 모르니 아무래도 빈사상태에 빠트린거 같다.

하아...첸이 이렇게 폭력적일리가 없어...나도 모르게 현실을 부정하고 있다. 옆에 금뱃지 첸이 와서 "그러면 오빠야가 주인이라고 하면서 사육윳이라 하면 되잖아. 왜그러냐구." 라고 말했다.

"나는 첸들만 가득하고 인간이 뭔지 모르는 첸들만이 존재하는 첸만의 낙원이 보고 싶은거야. 알아달라구!"

이번에도 첸은 날 한심하다는듯 쳐다봤다. 그러지 마 제발.

 

일단 다시 관찰을 재개해보니 아이윳들끼리 다시 잘 놀고 있었다. 자기들이 빈사 상태에 빠트리고도 잊어버린건가? 그런 멍청함이 귀엽지만.

동굴을 보니 방이 꽤나 늘어나 있었다. 원래는 동굴 밖에 응응을 했는데 응응용 동굴도 따로 만든듯 했다. 한쪽 동굴만 녹은듯한 초콜릿이 가득했다. 물도 필요할테니 아이들이 잘때 물을 넣어줘야겠다. 

 

내가 만든 앤트워크는 우리집 첸들한테도 꽤나 인기를 끌었다. 날 한심하게 보던 금뱃지 첸도 한번씩 쳐다보면서 "멍청한 놈들이라구."라고 한마디씩한다. 뭔가 첸이 첸을 관찰하는게 재밌었다. 어느덧 시간이 지나 아이 집윳 첸들도 성체가 되어 저마다 짝을 이뤄 상쾌를 하였다. 집윳들의 소리는 원래 작지만 앤트워크도 나름 시끌벅쩍해졌다.

집윳은 보통 난생이라 새끼가 한번에 많이 태어난다. 앤트워크를 대충 보아하니 5쌍의 첸 부부가 각각 10마리 이상의 새끼를 낳은 듯 했다. 느꺄느꺄거리는 아기 첸들. 너무 귀어워서 깨물어주고 싶다. 물론 우리 집 금뱃지 첸은 날 징그럽다는듯 쳐다보고 있었다. 

"아가야들. 밥 먹자구."

이제는 성체가 된 집윳 첸은 젤리를 씹어서 아이들에게 먹여준다. 윳쿠리 앤트워크용 젤리는 굳이 안그래도 되는 강도지만 본능이란걸까. 너무나 귀여웠다.

사냥을 한다며 통통 튀어다니는 모습도 귀여웠다. 사냥이래봤자 젤리를 뜯어가는것뿐이지만. 아기 첸들이 꼬물거리며 아빠야거리는 것도 귀여웠다. 인간을 모르는 순수한 윳쿠리의 모습은 너무나도 귀여웠다.

 

그러다 너무나 바빠서 3일 정도 수조를 관찰하지 못했다. 야근이 너무 잦아진 탓이다. 물이나 기타 물건 보충은 금뱃지 첸에게 시켜뒀지만 관찰을 못하는게 너무나 괴로웠다. 하지만 오늘은 퇴근후 볼 생각에 가벼운 발걸음으로 집으로 왔다.

"오빠야 큰일났다구. 앤트워크씨를 어서 보라구."

오자마자 말하는 첸. 무슨 일이 생겼나 나는 얼른 앤트워크를 보러갔다. 이런, 성체 첸 두마리가 완전히 죽어 있었다. 금뱃지 첸이 말해준 바에 따르면 아이끼리 싸우다 다쳤고 그걸 빌미로 싸움이 붙어 어른 첸 둘이서 싸우다 둘 다 죽었다는 것이다. 앤트워크를 독립된 환경으로 만들어야하기에 개입하지 않았더니 이런 일이. 죽은 첸들을 묻어주고 싶지만 그대로 냅두었다. 가능한한 독립된 환경을 유지하고 싶기에. 그 와중에 동굴을 보니 알이 수십개가 더 생겨있었다.

"오 드디어 제대로 된 생태계가 돌아가나."

나는 물을 보충해주고 내일을 기대하며 자러갔다.

 

다음날 언제 태어났는지 모를 아기 첸들이 밥을 조르고 있었다. 

"아가야들, 기다리라구." 

입에 젤리를 넣어주는 부모 첸. 우걱우걱 행복을 외치는 귀여운 아기들. 근데 나는 문득 잘못됐단 생각이 들었다.

독립된 생태계로 굴러가게 하려면 아이들이 다 어른이 되면 안된다. 죽는 아이들이 생겨 개체수가 조절되어야한다. 그런데 이 앤트워크에서 그걸 어떻게 구현하지. 앤트워크를 샀을때 전혀 생각지도 못한 문제가 떠오르니 머리가 아플 지경이었다. 그렇다고 이 작은 공간에 포식자를 넣을수도 없는 문제다. 보통 집윳은 밟혀죽고 굶어죽고 추워서 죽고 더워서 죽고 아무튼 그냥 죽는 연약한 존재들인데 앤트워크 내부는 그럴 걱정이 없다. 인위적으로 날씨를 조절하기엔 앤트워크 내부 벽 자체가 젤리라서 그것도 불가능하다. 

"내가 죽여야하나..."

나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하지만 나는 극성 첸 애호파로서 도저히 직접 죽일수는 없었다. 나는 눈물을 머금고 카카오 90%이상의 초콜릿을 앤트워크 내에 집어넣었다.

 

"엇? 초콜릿씨! 달콤달콤. 안다구~."

사냥을 나와 내가 넣어둔 초콜릿을 가장 먼저 발견한 성체 첸. 본능적으로 초콜릿임을 알고 그것이 달콤달콤이라는 것도 안다.

"아가야들이랑 먹는다구." 

모자속에 초콜릿을 착실히 집어넣는 첸. 

먹이가 풍족한 곳이라 다른 첸들을 위해 적당량만 집어넣고 자기 집(젤리방)으로 향한다.

"아가야들. 보라구. 아빠야가 달콤달콤을 가져왔다구."

"초코! 느그타다규!"

귀엽게 대답하는 아기첸들을 보니 더더욱 가슴이 아팠다. 

"아가야들 먼저 먹으라구!"

"능야. 쩬의 슈퍼 우걱우걱 타임 시작한다규!"

초콜릿을 한입 가득 베어무는 아기 첸들.

"이거 도기 들어써어어어!"

그러고는 쓰러진다.

카카오 90%이상 초콜릿이라 윳쿠리들에겐 매우 쓴, 그야말로 느긋할수 없는 독으로 느껴질 걸이다. 가슴 아프지만 개체수 조절을 위해서는 어쩔수 없다...

내가 눈물을 흘리머 훌쩍거리고 있자 금뱃지 첸이 티슈를 가져다준다. 물론 표정엔 경멸이 담겨있었다. 

 

"첸의 아가야가!"

"아가야들한테 독을 먹이면 어떡하냐구!" 

그렇게 부부 첸끼리도 싸움이 붙고 다른 동굴들에서도 아기윳들이 죽어나간다. 문제는 초콜릿이 위험하다 학습해버리면 두번은 못써먹는데.

다음 개체수 조절은 어찌할지 생각에 잠겼다.

 

 

언젠가는 앤트워크를 소재로 써보고 싶었었는데 그래서 써봤습니다.

  • profile
    미리내미르 2025.05.22 22:50
    좀 더 큰 앤트워크면 굴을 두게 뚫어놓는 식으로 무리를 둘로 나눠 서로의 무리가 자연스럽게 경쟁하게 되면서 개체수 조절이 될 것 같은데요. 그리고 지금도 그냥 냅두다 보면 식량 부족이던 사고던 해서 알아서 개체수 조절이 될것같네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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