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등급 모험윳이 된다는 것은 이제 꿈에서 깨어난다는 것과 같다. 검과 마법의 세계, 윳쿠리가 세상의 중심인 꿈에서 깨어나 인간의 변덕에 의해 목숨이 좌우되는 현실을 봐야 한다는 것이다. 마리사는 금등급 모험윳이 된 이후 가끔 악몽을 꾸었다. 자신의 말실수로 행복하게 웃고 있는 윳쿠리들이 죽는 악몽, 자신처럼 영윳이되겠다던 아이가, 자신을 본받아 좀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동료가, 자신에게 구애하는 여러 신부지망윳들이 불에 타 죽고, 물에 빠져 죽고, 학대오니상에게 학대받아 죽으며 마리사에게 '이게 다 마리사 너 때문이야'라고 말하는 악몽, 하지만 마리사는 이러한 악몽을 꾼다는 것조차도 누군가에게 말을 할 수 없었다. 그것을 말하는 순간 악몽이 현실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니까.
마리사가 금등급 모험윳이 되고 난 뒤의 일상은 의외로 크게 달라진 것이 없었다. 아침에 일어나 적당한 퀘스트를 1~2개 고르고 퀘스트를 수락한다. 퀘스트를 완료하고 숙소로 돌아가기 전 상점에서 코코아 한잔과 숙소에서 먹을 음식을 구매하여 먹는다. 숙소가 고급으로 바뀌었다는 것, 길드윳들의 감시가 있다는 점, 느긋하지 못한 진실을 알고 있다는 점을 제외하고 은등급이었을 때와 다를 바 없는 하루를 보내는 마리사였지만 이전과 달리 핫초코 한잔으로 행복함을 느낄 수 없었다.
하지만 아직 마리사는 모르고 있었다. 지금이 그나마 행복한 순간이라는 것을
그날도 마리사는 아침 일찍 일어나 길드게시판에서 받을만한 퀘스트를 찾아보고 있었다. 곧 봄이 찾아온다는 말을 길드윳들에게서 들었지만 포대기 없이는 활동하기 힘든 날이었기에 간간히 길드에서 몸을 녹이려는 들윳쿠리들이 쫓겨나는 소리를 제외하곤 매우 조용하고 한적했다. 오늘은 간단하게 도적퇴치(게스 통상종 및 게스 데이부 제거)나 하고 쉴까라며 생각하던 마리사였지만 등뒤에서 누군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들었다.
"마리사 잠깐 일로오라구"
뒤를 돌아보니 그곳에는 길드윳 첸이 있었다. 무언가 심각한 일이 있는지 표정이 상당히 굳어있는 첸은 마리사만 들을 정도로 매우 작은 소리로 말하며 꼬리를 흔들고 있었다. 첸이 마리사를 데리고 간 곳은 지하 1층의 회의실이었다. 그 안에 들어서자 보이는 것은 각종 서류 뭉치를 들고 이리저리 움직이는 길드윳들과 상당히 피곤한 표정으로 앉아있는 플랑, 마리사가 온 것을 확인한 플랑은 어서 와 앉으라며 서류뭉치를 대충 치워 마리사가 앉을자리를 마련하였다. 도대체 무슨 일일까라는 생각과 함께 마리사가 앉자 이전처럼 벽을 두드리는 플랑, 잠시뒤 무언가 알 수 없는 것들이 지나간 뒤 이전에 보았던 관리자가 상당히 초쵀한모습으로 벽에 나타났다.
"미안 아침부터 불러내서 피곤하지"
"아니다제"
머리카락도 떡져있고 눈에는 다크서클까지 껴있는 사람에게 어떻게 졸립다고 불평할 수 있을까. 그것도 손가락 하나만으로 자신을 영원히 느긋하게 만들 수 있는 자신의 상사(上司)에게...라고 생각하며 시시한 잡담을 하기를 몇 분, 어느 정도 긴장을풀었다는낌이 들었을 때 관리자가 마리사에게 명령을 하였다.
"잔당처리 좀 해줘야겠어"
이곳으로부터 차를 타고 약 30분 정도 떨어진 산으로 가서 한 마리도 남김없이 모두 다 죽이고 오라는 명령이었다. 얼마나 남아있을지 모르고 어떤 위협이 도사리고 있을지 모르기에 며칠 혹은 몇 주동안 생활한다 생각하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가라는 말을 덧붙이며 거부권 없는 명령을 내렸다.
알겠다고 말함과 동시에 끊기는 영상. 길드윳들은 통화가 끝남과 동시에 다시 분주히 움직였다. 마리사와는 또 다른 명령을 들어서 그런 것이라는 것을 마리사는 알 수 있었다.
잠시뒤 길드윳 마리사가 마리사에게 조금 더 보충설명을 하였다. 보상은 1000만 윳코인이고(쓰레기 줍기/잡초 뽑기가 100 윳코인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말 그대로 어마어마한 금액이었다.) 거기에 더해 성과에 따라 추가보상이 있을 거라는 것. 밥은 기본제공하니 안 챙겨도 된다는 것, 길드 입구에 있으면 몸첨부 플랑이 올 거라는 것. 그리고
"정신꽉붙잡으라제. 여태까지 했던 것과는 비교도 안될거라제"
라는 말이 마리사에게 전달되었다.
잠시뒤 상점에서 구매한 갑옷과 에쿠수카리바를 챙긴 마리사가 길드입구 앞에서 있자 몸첨부플랑이 날아왔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길드 관리자와 마찬가지로 상당히 피곤한 얼굴을 하고 있었고 어째서인지 약간 타는 냄새와 느긋할 수 없는... 죽은 윳쿠리에게서 나는듯한 시취가 나고 있었다. 그런 플랑은 말할기운조차 없는지 마리사를 들고 높이 날아 저 멀리 보이는 산을 향해 날아갔다.
잠시뒤 마리사가 도착한 곳은 신윳산의 입구에 있는 주차장이었다. 마리사뿐만 있는 게 아닌 몸첨부들 그리고 마리사와 같은 금뱃지모험윳들도 있었지만 수많은 인간들과 여러 색의 인간의 씽씨도 거기에 있었다. 군청색옷을 입고 검은색 기다란 막대기를 들고 있는 사람들, 베이지색에 형광무늬가 있는 옷을 입고 있는 사람들까지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하나같이 흠뻑 젖어있었으며 처음 맡아보는 매캐하고 매운 냄새(화약냄새)와 더불어 불과 물냄새가 같이 나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인간들의 표정은 하나같이 피곤에 절여있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라는 생각을 할 때쯤 저 앞에서 자신들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오늘은... 아니네... 처음부터 한 번만 이야기할 테니까 잘 들어줘"
그 말과 함께 몸첨부파츄리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려주었다. 얼마 전 신윳산에 살던 야생윳쿠리 중 무려 두 마리가 한 번에 도스윳쿠리가 된 것이 이 일의 시작이었다. 도스윳쿠리가 하나도 아닌 두 마리가 나타나자 '인간에게서 느긋한 것들을 되찾자'라는 목표를 갖고 통상종, 포식종 할것없이 하나로 뭉친 윳쿠리들은 이 산에 등산하러 온 사람들을 공격하여 먹을 것을 갈취하고 옷을 빼앗았다고 하였다. 처음 그 소식을 들은 사람들... 정확히는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의외로 평화롭게 협상을 제안하였다. 먹을 것을 줄 테니 조용히 살고 등산하는 사람들을 건들지 말라고. 하지만 그 말을 듣고 자신들에게 고개를 숙인 걸로 착각한 도스들은 더욱이 인간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았고 심지어 사람을 죽여 식인까지 하였다.
그 사실을 확인하자 꼭지가 돌아버린 사람들은 군대와 소방관을 파견 어젯밤동안 치열한 싸움 끝에 도스 한 마리는 그 자리에서 사살, 다른 한 마리의 도스와 핵심간부들은 생포해서 연구시설로 보냈고 눈에 띄는... 도스에게 충성을 맹세한 일반 윳쿠리들을 처리했지만 적어도 수백 마리가 되는 윳쿠리들이 신윳산 어딘가에 숨어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인간이 가기 매우 힘든 곳에 숨어있을 거라 판단되어 금등급 모험윳들에게 퀘스트가 내려진 것이라고 말하였다.
"즉 인간을 공격한 게스들을 한 마리도. 아이윳, 열매윳, 알윳, 포식종, 일반종, 희귀종 상관없이 전부 다 죽여야 해"
단 한 마리도 남기지 마라. 몇날며칠이 걸려도 상관없다. 한 마리도 남김없이 죽여야 한다는 게 이 퀘스트의 내용이었다. 그 말을 들은 마리사는 조금은 안심을 한 표정을 지었다. 도스를 상대 해야 하나라고 생각하며 걱정했지만 결국 여느 때와 같은 도적... 아니 산이니까 산적처치를 하는 것이었다. 지금까지 잘해왔으니 이번에도 별 무리가 없을 것이다라고 마리사는 생각했다. 하지만 마리사 이외의 금뱃지들은 어두운 표정으로 대답하였다. 마치 앞으로 펼쳐질 것이 그리 쉽지 않다는 듯.
잠시뒤 마리사들은 다시 한번 몸첨부들의 도움을 받아 베이스캠프에 도착하였다.
베이스캠프는 평탄화된 땅 위에 자리 잡았다. 가운데 모닥불을 중심으로 동쪽과 서쪽은 컨테이너 건물이 11자 모양으로 놓여있었고 북쪽으로는 간이 화장실과 세면장 남쪽에는 발전기가 요란하게 가동되어 전기를 생산하고 있었다.
베이스캠프에 도착하자 파츄리는 아직 준비가 덜되었다고 잠시동안 들어가서 쉬라며 컨테이너 하나를 열었다. 발전기 덕분에 히터가 틀어져 조금은 건조하지만 따뜻한 방안에 들어선 금등급 모험윳들은 하나둘 자신의 무기와 갑옷(포대기)를 점검하였다. 최대한 날카롭게, 최대한 단단하게 연마하고 혹여나 고장이 난 게 있을까 몇 번이고 확인하는 금등급 모홈윳들, 하지만 마리사의 경우 '이게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일인가'라며 간단하게 확인한 뒤 주위를 살펴보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캠프주위에는 쓰러진 나무들이 가득하였다. 불에 타있거나 무언가가 통과한듯한 나무들도 있었고 거칠게 뽑힌 나무들 역시 존재하였다. 그렇게 주위를 둘러보던 마리사의 눈앞에 무언가 거대한 것이 보였다.
"도스...."
도스윳쿠리, 옆에 떨어진 모자의 모양과 그 주위로 흩뿌려진 금색 머리카락으로 보아하니 도스마리사로 추측되는 윳쿠리의 시체였다. 길드의 건물보다 커다란 크기였지만 몸에는 온통 무언가 뚫고 지나간 흔적이 있었고 얼굴을 흉측하게 녹아 흘러내려 옆에 있는 모자와 머리카락이 없었다면 무엇인지 못 알아봤을 정도로 일그러져있었다. 그리고 얼굴과 좀 떨어진 곳에 구형체로 파여있는 것으로 보아 도스의 중추팥소는 없어진 것으로 보였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해?"
그때 마리사의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거기에는 몸첨부 플랑이 있었다. 아침에 자신을 옮긴 플랑과 다른 플랑. 하지만 그 플랑 역시 느긋할 수 없는 냄새와 더불어 상당히 피곤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마리사가 고개를 조용히 끄덕이자 플랑은 어제 있던 일 정확히는 도스마리사가 사살되었을 당시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작전은 한밤중에 진행되었다. 목적은 의외로 도스윳쿠리들과 간부윳쿠리들의 생포, 도스윳쿠리들의 개채수가 매우 희박해 연구자료가 부족하여 연구하려는 목적도 있었지만... 그것보다는 사람을 얕본 게스들에게 느긋한 죽음을 주기 싫어서였다.
작전이 시작되고 처음에는 순조롭게 속전속결로 끝날 줄 알았지만 도시의 사육윳쿠리와 달리 야행성인 포식종들이 이사실을 알고 미리 알렸기에 도스와 그들의 부하들은 준비를 마치고 인간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기에 시작된 전면, 마치 연습이라도 한 듯 도스가 도스스파크를 충전하는 동안 돌멩이와 나뭇가지 그리고 인간에게서 빼앗은 각종무기를 이용해 사람들이 공격하기 어렵게 만들었지만 각 잡고 윳쿠리들을 죽이기로 마음먹은 사람들을 이길순 없었다. 처음 무너진 것은 공중병력이었다. 나름 훈련한 것인지 재빠르게 움직였지만 무장을 한 몸첨부 플랑/레미랴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 공중의 지원이 없어지자 지상 역시 쏟아지는 총알세례와 물세례로 인해 빠르게 무너져갔다.
그리고 결국엔 도스스파크를 사용하기 위한 버섯이 다 떨어지게 되자 나무라도 뽑아 휘두르던 도스들이었지만 결과적으론 말이 생포였지 거의 죽기 직전까지 총알과 물을 맞고 도스 한 마리와 그 주위에서 끝까지 싸우던 간부는 실험실로 실려갔고 나머지 한 마리의 도스, 인간과 길드윳(몸첨부 플랑, 몸첨부 레미랴)에게 가장 큰 피해를 준 도스마리사의 경우 그 자리에서 최대한 고통을 주며 혹시나 주위에서 자신들을 보고 있는 야생윳쿠리에게 공포심을 심어주고 도망친 동료들의 위치를 알아내자는 결론이 나왔다.
끝까지 두렵지 않다고 덤비라는 도스마리사, 그 마리사가 고통이 무엇인지 알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도스마리사의 지부를 녹여 움직이지 못하게 만든 뒤 갈고리등을 이용해 도스가 움직이지 못하도록 고정시켰다. 그리고 시작되는 여러 가지의 고문들, 물로 녹이고 불로 굽는다. 칼로 피부와 눈을 찌르고 혀를 잘라낸다. 눈앞에서 모자를 찢어버리고 그로 인해 드러나 머리윗부분을 잘라내어 내부부터 녹아내리도록 물을 뿌리기 시작하였다. 서서히 내부부터 녹아내리는 감각에 격렬하게 저항하던 마리사는 죄송하다면서 항복을 선언했지만 이미 늦었다. 결국 도스마리사는 내부부터 녹아내려 얼굴이 무너져 내렸다. 그 이후 중추팥소를 꺼내어 연구실로 보내고 도스 마리사가 말한 동료들의 위치 중 인간이 갈 수 있는 장소에 있는 윳쿠리들을 전부 사살하는 것으로 어젯밤의 인간 VS 윳쿠리의 싸움은 인간의 승리로 끝나게 되었다.
"..."
"정말로 비굴했지... 살려달라고 집에 돌아갈 거라고 울면서 '앞으론 다시는 인간을 공격하지 않는다제'라며 응응과 시시를 분출하며 죽었어"
그렇게 말을 한 플랑은 한참을 도스를 바라보았다. 그리곤
"어차피 죽을 거면 반항이나 하지 말란 말이야!"
라는 말과 함께 이미 죽은 도스의 몸통을 힘껏 발로 찼다. 마리사는 알 수 없었지만 이 플랑은 원래 오늘 쉬는 날이었다. 자신의 주인, 즉 오빠야랑 같이 데이트를 하기로 약속을 했었는데 갑자기 긴급소집되어 불려 나왔다. 원래라면 영화도 보고 같이 옷도산뒤 잠깐 어지럽다면서 은근슬쩍 러브호텔로 끌고 가려했었는데 게스들 때문에 모든 게 망쳤기에 그것의 분풀이로 몇 번이고 도스마리사의 시체를 차는 몸첨부 플랑은 어느 정도 화가 풀렸는 그대로 뒤로 돌아 베이스캠프로 돌아갔다.
남은 것은 더욱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된 도스마리사의 시체, 마리사는 잠깐 도스 마리사에게 애도를 표한 뒤 베이스캠프로 돌아갔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뒤, 마리사들은 주위를 돌아다니며 윳쿠리들이 들어갈법한 장소를 찾기 시작하였다. 나무밑, 바위틈새, 절벽 등을 살피며 윳쿠리가 들어갈 수 있을만한 크기의 구멍을 찾기를 수시간, 마리사는들은 소위 결계라는 것이 쳐져있는 구멍이 다수 있는 지형을 발견하였고 다른 곳에 가있던 모험윳들을 모아 작업을 시작하였다. 한번 각 잡고 구멍을 파면 빠져나올 수 없는 미궁이 되어버리기에 반절은 머리에 해드렌턴을 쓰고 몸에 끊을 묶어 진입하고 나머지들은 만약의 상황을 대비해 신호가 오면 빠르게 끄집어낼 준비를 함과 동시에 체력을 회복하기로 하였다.
땅굴의 내부는 상당히 복잡했다. 길이 5갈래로 나뉘다가도 갑자기 한곳으로 합쳐졌다. 분명 아래를 향해 나아간다고 생각했지만 어느 순간 들어온 입구로 되돌아가기도 하기를 몇 차례반복되어 애를 먹었지만 결국 마리사들은 거대한 광장에서 두려움에 떨고 있는 잔당들을 찾아낼 수 있었다.
그리고 시작되는 사냥, 수많은 윳쿠리들이 비명을 지르며 도망가려 하였지만 모든 입구와 출구를 모험윳들이 막고 있어 도망갈 곳은 없었다. 마치 기계처럼 아무런 감정 없이 잔당들을 처리해 나가는 모험윳들, 하지만 마리사는 그 상황 속에서도 한 마리도 죽이지 못한 채 눈앞에 있는 윳쿠리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살료주세요."
"..."
"레이뮤는 살교찝씁니다. 머리쟝식찌를 드리겠쭙니다. 노예라됴 되겟숩니다. 레이뮤드룰 살료주십시오!!"
마리사는 머뭇거렸다. 기존까지의 도적퇴치... 동족사냥의 경우는 이해할 수 있었다. 게스는 선량한 윳쿠리를 괴롭히는 제재해야 할 존재들, 마리사도 게스 데이부에게 당한 경험이 있기에 비록 동족이라 할지라도 아무런 거리낌이 없었다. 하지만 눈앞에 있는 것은 말 그대로 선량한... 두려움에 떨고 있는 아직 어린 레이뮤였다. 심지어 윳쿠리의 유일한 재산, 가장 중요한 것인 머리장식까지 바치고 노예가 될 테니까 자신들을 살려달라고 애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윳쿠리를... 선량한 윳쿠리를 마리사는 죽일 수 없어 머뭇거렸다.
"신참 뭐 하는 거야!"
마리사가 머뭇거리자 근처에있던 금등급 첸이 말을 걸었다. 양쪽 꼬리에 BB탄 총을 들고 있는 모험윳 첸은 마리사에게 어서 죽이라고 소리쳤다.
"하지ㅁ"
-탕-
마리사의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일이 벌어졌다. 뺨 부분에 고통과 함께 팥소가 흘러나오는 느낌이 드는 순간 첸의 총에서 총알이 발사되었다. 마리사는 처음에는 첸이 자신을 쏜 것인 줄 알았다. 어서 죽이라고 죽이지 않으면 내가 널 죽여버리겠다고 협박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그럴 일을 할리가 없었다. 오히려 첸이 마리사를 살려준 것이었다. 마리사가 머뭇거리는 사이 레이무가 유리조각을 들고 나타나 마리사를 향해 있는 힘껏 유리조각을 휘둘렀다. 산윳쿠리 특성상 몸의 색이 어두워 늦게 발견했지만 다행히 유리를 깊게 찌르기 전에 첸이 먼저 레이무를 죽였기에 마리사는 살 수 있었다.
"먀먀!!!"
마리사가 뒤를 돌아보자 그곳에는 팥소를 흘리며 죽어버린 레이무가 있었다. 한방에 중추팥소를 꿰뚫었는지 그대로 영원히 느긋해진 레이무, 그 레이무를 자신의 머리장식을 바치며 살려달라고 하는 레이뮤가 엄마라고 외치며 울고 있었다. 어서 일어나라고 죽지 말라고 하는 레이뮤는 이내 고개를 들어 마리사를 바라보았다.
마리사는 레이뮤의 표정을 보고 흠칫 놀라고 말았다.
눈에 독기가 가득했다. 지금 당장 죽이지 않는다면 언젠가 마리사를 죽일거라는듯 한껏 독기가 오른 표정이었다. 그 모습을 본 첸은 다시 한번 마리사에게 명령하였다. 어서 죽이라고 죽이지 않으면 죽는다고 그렇기에 마리사는 검을 들었다.
"꾸엑!! 규먄!!!"
들윳쿠리나 사육윳쿠리를 보고 산윳쿠리도 동일할 거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산윳쿠리는 산이라는 특성에 맞춰 적응한 윳쿠리다. 날카로운 바위, 뾰족한 나뭇가지등에 다치지 않도록 진화한 두꺼운 피부, 포식자들로부터 숨기 위해 어두워진 피부색과 체력등 많은 부분에서 들윳쿠리나 사육윳쿠리와 달랐다. 그렇기에 다른 모험윳들이 최대한 자신들의 무기를 갈고닦은 것이었다. 적어도 한방에 고통 없이 죽게 하기 위해... 하지만 마리사는 이번이 처음이기에 몰랐었다. 평소처럼... 게스 들윳쿠리나 게스 데이부를 죽이는 것처럼 하면 한방에 죽을 거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달랐다. 몇 번이고 있는 힘껏 내려쳐도 레이뮤는 단칼에 베어 지지 않았다. 배어진다는 느낌보단 뭉개진다는 느낌으로 형상이 무너지고 있었다. 최대한 고통 없이 죽이려고 했지만 마리사의 검으로는 그것이 한 게였다.
"죰뎌.. 느규치..."
결국 레이뮤는 고통스럽게 죽었다. 제발 그만해 달라며 방금 전까지 죽여버리겠다고 말한 적에게 부탁했고 살려달라며 자신의 모친을 죽인 원수를 향해 애원하다 죽었다.
마리사는 그것을 보고 절규했다. 적어도 고통 없이 죽이려 했건만 엄청난 고통을 주며 죽였다. 그러나 그것을 멈출 수 없다. 저 멀리서 그 모습을 보고 겁을 먹은 산윳쿠리들을 죽이지 않으면 안 된다. 죽이지 않으면 죽는다. 그렇기에 마리사는 눈물을 흘리며 달려 나갔다. 검을 둔기처럼 휘두르며
첫날의 결과물로 100마리분의 중추팥소가 모이게 되었다. 아마 도중에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까지 하면 족히 150마리는 죽었을 거라 생각이 되었다. 마리사는 컨테이너 구석에서 덜덜 떨고 있었다. 아무런 죄 없는... 적어도 같은 윳쿠리로서 죄가 없는 윳쿠리를 죽였다는 것도 이유였지만 마리사가 산윳쿠리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고 검을 좀 더 날카롭게 만들지 못한덕에 다른 금등급 모험윳들에게 죽은 윳쿠리들과 달리 마리사에게 죽은 산윳쿠리 들은 상당한 고통을 받으며 죽었다. 지금도 귓가에서 마리사에게 제발 살려달라고 하는 목소리와 더불어 '죽일 거면 한번에 죽이란 말이야!'라는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그런 마리사에게 아까의 첸이 군고구마를 가지고 다가왔다.
"네몫이라구"
마리사의 옆에 놓인 군고구마, 기껏 자신을 생각해서 가지고 았더니 아직 정신 못 차리고 덜덜 떨고 있는 마리사에게 첸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곤 더 이상 못 봐주겠다는 듯 있는 힘껏 꼬리를 휘둘러 마리사의 뺨을 때리는 첸, 그제야 정신을 차린 마리사는 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정신 차려!"
"하... 하지만"
"모르겠어? 금뱃지란 이런 거야! 어서 검을 갈아! 갑옷을 수리해! 네가 정신을 차리지 못하면 너도! 다른 모험윳들도! 영원히 느긋하게 돼!"
그 말을 하고 첸은 떠났다. 마리사는 첸이 떠나자마자 검을 갈기 시작하였다. 좀 더 날카롭게 좀 더 예리하게, 오늘처럼 수많은 윳쿠리들을 죽이기 위해, 적어도 고통 없이 죽이기 위해, 그리고 현재 떠오르는 느긋하지 못한 기억을 지우기 위해
2일 차 : 또 다른 굴을 발견하였다. 그곳에는 약 200마리의 윳쿠리들이 있었고 부상입은 윳쿠리나 말조차 제대로 할 수 없는 미숙아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마리사들을 향해 제발 살려달라는 부상윳들과 현재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미숙윳들이 느꺄느꺄 웃고 있었지만 단 한 마리도 남김없이 처리했다.
3일 차 : 베이스캠프로부터 30분 정도 떨어진 곳에서 응응과 시시 냄새가 진하게 나 냄새의 근원을 쫓아가니 응응 노예와 상쾌 노예들이 있는 구덩이를 발견하였다. 수는 300마리가 좀 넘어 보였다. 진짜로 죄를 지어 그곳에 간 윳쿠리도 있었지만 희귀종이라는 이유로, 자신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그곳에 보내진 윳쿠리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들은 마리사들을 보며 울었다. 하지만 그 울음은 죽는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에서 흘리는 눈물이 아니었다. 드디어 죽을 수 있다. 드디어 이 고통에서 해방될 수 있다라면서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최대한 고통 없이 한 마리도 남김없이 처리했다.
4일 차 : 이른 아침, 항복을 요청하며 자신들은 살려달라는 52마리의 윳쿠리들이 베이스캠프로 찾아왔다. 남은 동료들의 위치를 알려줄 테니 자신들에게 자비를 베풀어달라는 윳쿠리들을 동료들의 위치만 알아낸 뒤 일말의 자비 없이 단 한 마리도 남김없이 처리했다.
5일 차 : 위치가 발각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산윳쿠리들이 최후의 항쟁이라며 베이스캠프 주위로 몰려들었다. 수가 500마리 정도로 매우 많았고 한밤중의 기습으로 인해 피해가 있었지만 다행히 사망자는 없었다. 수많은 동료의 시체 속에서 목숨을 구걸하는 윳쿠리들을 최대한 고통스럽게 단 한 마리도 남김없이 처리했다.
6일 차 : 인간들의 기계를 이용해 산 곳곳을 돌아다니며 찾아다녔다. 그 과정에서 숨어있던 20마리를 발견하였다. 주로 나이가 많아 이제 곧 죽을 윳쿠리들이었다. 더 이상 도망칠 힘도 없고 세상에 미련이 없다는 윳쿠리들, 그들이 원하는 데로 단 한 마리도 남김없이 처리했다.
7일 차 : 더 이상 아무도 없었다.
약 1000마리의 잔당을 잡은 끝에 잔당처리퀘스트는 끝나게 되었다. 다행히 죽은 모험윳들은 없었지만 눈을 잃거나 꼬리/날개를 잃은 모험윳들이 나왔다. 하지만 그들은 표정하나 바뀌지 않았다. 마치 일상이라는 듯 무표정한 얼굴... 아니 평소와 마찬가지로 지옥의 한가운데에 있는듯한 표정으로 있었다. 잠시뒤 마리사는 중요한 신체기관을 잃었음에도 당황하지 않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처음 왔던 주차장으로 가니 인간들이 다친 윳쿠리들을 치료하기 시작하였다. 눈이 없는 윳쿠리는 눈을 붙여주었고 꼬리와 날개가 없는 윳쿠리들은 꼬리와 날개를 달아주었다. 그것들의 출처는 알 수 없었지만... 적어도 느긋하지 못한 결과가 있었기에 저것들로 자신들을 고쳐준다는 것을 마리사는 직감할 수 있었다.
길드로 옮겨줄 몸첨부들을 기다리는 동안 인간들이 나타났다. 하나둘 어느덧 마리사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모인 사람들 사람들은 휴식을 취하고 있는 모험윳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였다.
"수고했어 덕분에 도움이 되었어"
박수를 치며 누군가는 음식을 나눠주며 고맙다고 이야기하는 인간들은 산속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그런 말과 행동은 이곳에 있는 금등급 모험윳 그 누구의 중추팥소에 도달하지 못한 채 흩어져갔다.
오랜만에 돌아온 길드는 평소와 다름없었다. 아직 포대기 없이 활동하기 어려워 포대기를 입고 활동할 수 있는 은등급 모험윳 몇 마리와 길드윳쿠리들만 있을 뿐 매우 한적하고 조용했다. 하지만 조금은 다르다는 것을 마리사 본윳은 알 수 있었다. 오랜만에 본다며 인사를 하려던 모험윳들이 마리사의 표정을 보고 겁을 먹고 피하기 시작하였다. 길드윳들도 아무 말 없이 마리사를 볼뿐 이전과 같이 가벼운 느낌으로 대화를 걸어오지 않았다. 마리사는 본윳의 모습을 보지 못하였지만 알고 있었다. 지옥에 있는 듯한 얼굴을 하고 전혀 느긋할 수 없는 냄새를 풍긴다는 것을. 그것은 정신 바짝 차리고 가라는 길드윳 마리사역시 마찬가지였다. 마리사가 '임무... 완료...'라는 말을 하자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마리사 이마에 있는 QR코드에 보상을 지급하였다.
반면 상점윳 레미랴는 마리사에게 수고했다며 말을 걸었다. 여전히 웃고 있는 얼굴을 한 레미랴를 보며 마리사는 아무 말 없이 저 멀리 구석에 있는 것을 가리켰다.
"커피..."
커피, 윳쿠리들에겐 독인 물건...이지만 지금의 마리사에게는 어떻게든 현재의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그것이 고통 때문이라도 상관없었다. 마치 인간이 매운 것을 먹고 스트레스를 푸는 것처럼, 술로 정신을 날리는 것처럼 커피를 마시고 현재 상황을 잊고 싶을 뿐이었다.
"축하해 드디어 마리사도 금등급이 다되었네"
레미랴는 그렇게 말하며 죽지 않도록 적당히 배합된 커피를 마리사에게 건넸다. 마리사는 길드 건물 밖으로 나와 커피를 홀짝였다. 상당량의 달콤이 섞여있었음에도 쓴 커피, 하지만 마리사는 조금은 느긋함을 느낄 수 있었다. 몸이 타들어가는 듯한 고통에 다른 느긋하지 못한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있었다. 때마침 조금씩 내리는 눈을 보며, 마리사는 아무 생각 없이 커피를 홀짝였다.
시간이 지나 봄이 되었다. 지난겨울 동안 살아남지 못한 모험윳들만큼 새로운 모험윳들이 새롭게 선발되어 길드문을 두들겼다. 그중에는 마리사가 사는 공원에서 태어난 윳쿠리 앨리스 역시 존재하였다. 처음에는 모험윳따윈 느긋하지 못하다면서 되기 싫었지만 금등급 모험윳 마리사의 성장을 멀리서 보고 있었고 이번해 겨울 보존식이 다 떨어져 죽을 위험에 처한 윳쿠리들을 위해 자신의 느긋함을(먹을 것) 나눠주는 마리사를 보고 모험윳이 되기로 마음먹은 앨리스는 올해 모험윳으로서 길드의 문을 두들길 수 있었다.
그리고 오늘이 그녀의 첫 퀘스트, 자신도 마리사처럼 훌륭한 영윳이 되겠다고 다짐하며 힘차게 길드를 나섰지만 이미 주위에 있던 풀들은 다른 모험윳들이 다 채집한 상황이었다. 그렇기에 미지의 세계로 발을 들인 끝에 풀이 가득한 장소를 발견할 수 있어 기뻤지만 그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레이무 이거 보라제 게스가 우리 윳쿠리플레이스에서 물건을 훔치고있다제"
"그러게 말이야 정말 느긋하지 못하다구"
"모 몰랐다구요. 도시파적으로 사과한다구요"
게스 윳쿠리들이 앨리스앞에 나타났다. 그러나 딱히 틀린 말은 아니었다. 얼마 전, 공원의 무리로부터 추방된 게스마리사와 게스레이무는 이곳을 자신들의 윳쿠리 플레이스로 (멋대로)정했고 그런 자신들 입장에서 앨리스는 자신들의 소중한 식량이자 은신물이자 침대 겸 보온재인 잡초를 훔치는 게스였으니까.
그렇기에 처음에는 단순 제재를 하고 끝내려 했지만, 앨리스가 모험윳이라는 것을 알게 되자 조금 생각을 바꿔 앨리스는 자신들의 느긋함을 유지하는데 이용해 먹으려 마음먹었다. 그렇기에 온갖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대며 앨리스에게 앞으로 매일 달콤 달콤을 바치라고 명령을 하는 게스윳쿠리들
"그런 건 억지라구요!"
"야레야레다제 이 게스에게 자신의 처지를 알려주기 위해 오랜만에 힘 좀 쓰는 거제"
"그래그래 이런 기회는 좀처럼 없다구 레이무들이 친절해서 미안해"
그 말과 함께 뛰어오르는 게스마리사. 앨리스는 눈을 질끈 감았다. 아무런 전투경험도 없는 본윳에게 자신보다 더 큰 윳쿠리를 이길 능력이 있을 리 없었다. 그렇기에 할 수 있는 것은 눈을 감고 고통을 기다리는 것뿐, 그런데 어째서일까 앨리스가 아무리 기다려도 고통이 느껴지지 않았다. 어찌 된 일일까 하며 눈을 살며시 뜬 앨리스 앞에
"꾸엑!!!"
"레이무의 비너스 같은 몸매가!!!"
윳쿠리 마리사가 있었다. 한쪽 손(구레나룻)에 반짝이는 검을 들고 모자에 영윳의 증표인 금등급 모험윳 뱃지를 달고 있는, 앨리스가 존경하고 되고 싶던 그 마리사가 앨리스 앞에 서있었다. 그리고 주위에 두동간이난 게스윳쿠리들을 보고 알 수 있었다. 자신의 영윳이 자신을 지켜주었다고.
"마리사 도와줘서 고마워!"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제"
앨리스는 여러 감정이 뒤죽박죽이었다. 우선 게스들에게서 살아남은 안도감, 자신의 영윳을 만났다는 기쁨, 그런 영윳이 자신을 지켜주었다는 행복까지 여러 가지가 섞여있어 횡설수설하는 앨리스를 마리사는 진정할 때까지 기다려주었다.
길드로 돌아가는 길, 앨리스는 마리사에게 그동안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하였다. 옛날에 마리사를 보고 모험윳이 되기로 마음먹었다는 것부터 시작해서. 그것 위해 한 노력, 그리고 자신이 얼마나 마리사의 열정적인 팬인지까지 설명하는 앨리스. 앨리스의 눈에는 자신의 대답을 느긋하게 그리고 도시파적으로 대답하는 마리사를 보며 한층 더 모험윳이 되길 잘했다고 생각하였다.
어느새 도착한 길드, 앨리스는 진짜로 예전부터 가장 하고 싶었던 말을 입으로 내었다.
"마리사는 영윳이라구요!"
그 말을 듣고 씁쓸한 표정을 하는 마리사.
"앨리스는 마리사가 영윳으로 보이냐제"
"느? 당연하다구요 마리사는 최고로 도시파적인 영윳이라구요"
그 말을 들은 마리사는 고맙다고 말을 한 뒤 길드로 들어갔다.
퀘스트 완료를 하고 돌아온 숙소. 마리사의 손에는 자연스럽게 커피 한잔이 들려있었다. 언젠가 자신도 비슷한 말을 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아주 조금 느긋한 미소를 지으던 마리사였지만 금세 우울한 표정으로 거울 앞의 자신을 바라보았다. 목욕을 해서 그런지 깔끔한 모습을 한 마리사. 하지만 마리사의 눈에는 수많은 팥소로 얼룩져 보였다. 마리사는 알고 있었다. 영윳따윈 존재하지 않는다. 있는 거라곤 동족을 죽이는 괴물뿐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것을 말할 순 없다. 말하는 순간...
-후루룩-
커피를 마시며 느긋하지 못함을 고통으로 흩어지게 만드는 마리사. 마리사는 커피를 느긋하지 않게 마신뒤 침대 위에 누웠다.
누군가 말하였다. 금등급이 된다는 것은 행복한 꿈 속에서 깨어나 어두운 현실을 살아가야 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마리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더 이상 커피와 같은 독 없이는 잠조차 이룰 수 없는 몸이 되어버린 마리사는 현실이 아닌 끝나지 않는 악몽 속에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