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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마 밑에 사는 마리쨔
쿠사마무아키
어느 날, 처마 밑에 묘한 것이 생겨 있었다.
『뭐야 이건……』
남자는 눈살을 찌푸렸다. 짚과 분홍색, 파란색 실오라기가 뒤죽박죽 섞여 공처럼 되어 있었다.
딱 아기 윳쿠리가 쏙 들어갈 만한 크기였고, 중심에는 움푹 팬 곳이 있었다.
직감했다. 윳쿠리의 둥지라고.
「느늣!!? 이, 인갼씨이이!!?」
엉뚱한 목소리에 돌아보니, 쓴 모자 밖으로 잡초를 삐죽 내민 마리쨔 한 마리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우두커니 서 있었다.
남자의 존재에 몹시 놀란 모양이다.
「느, 느으……… 쟤, 쟤셩합니댜………
인갼씨네 지베, 마리쨔네 집을 만들어버린고쪠………
쟤셩합니댜………」
몸을 앞으로 기울이는 몸짓.
이른바 「윳쿠리식 인사」다.
처마 밑을 빌려 쓰고 있던 건에 대해 사죄하는 모양이다.
『으-음……………』
집에 멋대로 둥지를 튼 것은 화나는 일이지만… 딱히 처마 밑이라면 눈에 띄는 장소도 아니다.
무엇보다 이렇게 사과하고 있다. 조금 정도는 동정을 베풀어줘도 괜찮을까 싶었다.
『………뭐, 느긋하게 있으라구.』
윳쿠리식 말로 거주 허가를 내주자, 마리쨔는 파앗 하고 밝은 미소를 보였다.
그리고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땅에 이마를 박을 정도로, 이건 뭐 도게자인가 싶을 정도로 깊이 인사를 한다.
눈물을 흘리고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며 오로지 감사를 전해온다.
「아앗………… 아아아!!!
고마운거제에에엣!!!
고마운거제에에엣!!!
고마운거제에에엣!!!」
헤드뱅잉이라도 하듯 고속으로 몸을 움직이더니, 돌연 흠칫하는 표정이 되어 땋은 머리를 모자 속에 쑤셔 넣었다.
잡초가 우수수 떨어지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찾아낸 물건은.
「이거! 주는거제엣!!
여기에 살게 해준, 보답인거제엣!!!」
허리를 굽힌 남자에게 건네진 것은 감자 스틱 정도 크기의, 가늘고 길며 납작하고 매끈매끈한 돌이었다.
흔히 강변 같은 곳에 있는 그런 돌멩이다.
「아주 예쁜 돌 씨인거제!!!
옛날에, 아빠야가 준, 마리쨔의 보물인거제!!
아주 소듕한 거지만……… 인갼씨에게 주는거제!!」
깡충깡충 뛰면서 기쁜 듯이 말하는 마리쨔.
아버지와 보낸 기억을 떠올리며 느긋해진 걸까.
하지만 살게 해준 보답이라니… 윳쿠리치고는 신의가 두터운 마리쨔로군.
이 녀석 나름의 집세 같은 건가? 그 갸륵한 마음가짐은 사주기로 하자.
하지만 돌은 필요 없었으므로, 마리쨔가 떠나간 후, 그 근처에 던져두었다.
다음 날.
일하러 가려고 현관문을 열자, 가늘고 길며 매끈매끈한 돌이 놓여 있었다.
왠지 모르겠지만 어제 남자가 버렸던 그 돌과 닮았다…….
랄까, 틀림없이 그 돌이다.
「안냥인거제!! 인갼씨!!
오늘도 더운거제!!!
느긋하게 있으라구!!!」
느후우 하고 한숨을 쉬며 땀도 안 나는데 땋은 머리로 이마를 닦으면서 마리쨔가 인사를 해왔다.
잡초 모으는 중인 듯, 이미 모자에서는 풀이 삐져나와 있다.
『이 돌, 네가?』 남자가 물었다.
「늣! 그런거제!!
우연히 정원에, 아빠야한테 받은 거랑 똑 닮은 돌 씨가 있었던거제!!
그러니까, 인갼씨에게 주는거제!!!」
눈썹을 휙 치켜올리고 없는 가슴을 펴며 기쁜 듯이 이야기를 계속한다.
「마리쨔는 인갼씨에게, 매일 집을 빌리고 있는거제!!!
그러니까, 매일 멋진 선물 씨를 하고 싶은거제!!!」
『호오.』
매일, 인가.
인간도 집세는 매일 내는 게 아니다.
수고로운 일이군… 언제까지 계속할 수 있을까.
「늣늣오-!」 하고 용감한 울음소리를 내며 뛰쳐나가는 것을 보고, 남자는 풀숲을 향해 돌을 걷어차고 문을 나섰다.
그 후에도 마리쨔는 처마 밑 둥지에 계속 살며 어떻게든 무더위를 버텨내는 듯했다.
돌은 매일 아침 현관 앞에 놓여 있었다.
역시랄까, 놓여 있는 것은 언제나 같은 돌이었다.
보물이라고 했었다.
어지간히 이 타입의 돌을 좋아하는 모양이다.
집세로서 최상의 것을 고르고 있어서 자연스럽게 이 돌에 도달하는 걸까…… 같은 돌이라는 걸 눈치채지 못하고.
「앗더운거제에에……………
이제, 죽어버리는거제에에에…………」
휴일.
마리쨔가 혀를 내밀고 비틀비틀 기어가고 있었다.
우리 집에는 연못이나 웅덩이 같은 것이 없어서 수분 확보는 극도로 어려울 것이다.
「아더워어어어…………
아더우우우우………… 태양 씨…………
느긋하게 있지 마러, 없어져 없어져줘어………………………
바로…………… 느늣!!!???
갑, 갑자기 시원시원해졌다제엣!!!!!?????」
그저 변덕이었다.
정원에 호스로 물을 뿌린다.
더운 건 나도 마찬가지니까, 라는 이유까지 붙여서.
마리쨔의 위치에서 꽤 떨어진 곳에 뿌렸음에도 불구하고 시원한 공기는 녀석에게도 느껴진 모양이다.
게다가 희미하게 있던 움푹 팬 곳에 물웅덩이가 생기기 시작했다.
수도꼭지를 잠그고 상황을 보고 있자, 마리쨔는 진흙투성이가 되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물웅덩이로 일직선으로 돌진해 갔다.
「오옷!!! 물 씨이이!!!???!!!
물 씨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마리쨔를 위해, 자라나 준 거제!!!!!!?????
고마운거제…………! 고마운거제…………!
고오오마운거제…………………!!」
갸륵한 얼굴로 감사를 표하며 인사를 하자, 혀로 낼름낼름 물을 떠 마시기 시작했다.
「낼-름 낼-름……… 낼-름 낼-름………………
꿀-꺽, 꿀-꺽……………………
…………행, 행, 행, 행!!!!!!!
행보캐애애애!!!!!!!!!
꿀-꺽꿀-꺽!!! 꿀-꺽꿀-꺽!!!!!
맛있뗘!!! 물 씨 완전 대박쩔엇!!!!!!」
다 마셔버릴 기세로 얼굴을 파묻는 마리쨔.
수분 섭취가 진정되자 몸을 가지 모양으로 늘어뜨리고 꺼윽 하고 트림을 했다.
물…… 뿌리길 잘했을지도.
내 변덕은 틀리지 않았다.
땀에 젖은 옷을 부채질하며 집 안으로 돌아갔다.
마리쨔가 눌러살기 시작하고 일주일.
평소처럼 일하러 나가려고 현관을 열자, 마리쨔가 있었다.
그 옆에는 모르는 아기 윳쿠리가 있었다.
「안냥인거제, 오뺘야!!
소개하는거제!! 마리쨔의 신부 씨인, 레이뮤인거제!!!!」
마리쨔에게 소개받아 머뭇머뭇 앞으로 나오는 레이뮤.
「이, 인갼씨…… 레, 레이뮤는……… 레이뮤입니다……………
느……… 느긋하게 있으세여………」
몸은 진흙과 긁힌 상처투성이이고 리본 씨도 여기저기 찢어지고 비뚤어져 있다.
들윳쿠리 고아임을 풍기는 모습의 레이뮤였다.
하지만 마리쨔는 행복한 듯 뺨을 붉히며 바라보고 있다.
「그런고로, 이제부터 두 마리, 잘 부탁드립니댜앗!! 인거제엣!!!」
「자……… 잘 부탁드립니댜앗!!」
꾸벅하고 인사하는 두 마리.
그 나이에 결혼이라니, 제법인데.
그렇게 내가 감탄하고 있자, 마리쨔가 모자 속을 부스럭부스럭 뒤지기 시작했다.
이미 집세인 돌은 놓여 있는 것 같지만…….
「이거슨, 레이뮤 몫의, 보답인거제!!!」
마리쨔의 땋은 머리 씨에 쥐어져 있던 것은 작고 둥근 보라색 돌이었다.
과연.
사는 게 두 마리가 되었으니 집세도 두 배라는 건가.
정말, 윳쿠리치고는 이상할 정도로 꼬박꼬박인 녀석이다.
마리쨔들이 잡초 모으러 돌아간 것을 보고 돌을 두 개 모두 현관 옆으로 걷어차 두었다.
그 후로 마리쨔와 레이뮤의 모습을 보는 일은 적어졌다.
가끔 귀가 시에 인사를 나누는 정도다.
짝이 생겼으니 알콩달콩 지내고 있는 걸까.
아니면 두 마리 몫의 먹이를 모으느라 정신이 없는 걸까.
전자라면 좀 짜증 나지만.
매일 아침, 현관 앞에는 돌이 두 개 놓여 있었다.
그때마다 걷어차 버리는데도 다음 날이면 또 현관 앞에 두 개가 예쁘게 나란히 놓여 있었다.
어느샌가 나는 그 돌로 녀석들의 생존 확인을 하고 있었다.
아아, 오늘도 집세를 마련할 정도로 기운이 넘치는구나, 하고.
그런 어느 날.
「느윳느으~웅!!! 오늘도 더운거제!!!
사냥은 마리쨔가 할 테니까, 레이뮤는 집에서 쉬고 있는거제!!!」
「…………느응………
마리쨔……… 느긋하게 조심해여………………」
오랜만에 출근 시간에 두 마리를 보았다.
덥다 덥다 하면서도 마리쨔의 표정은 이곳에 처음 왔을 때보다 생기가 넘쳤다.
레이뮤는 몸이 약해 보이지만, 그래도 마리쨔와 함께 사는 모습은 행복으로 가득 차 있는 것처럼 보인다.
잡초 모으러 향하던 마리쨔가 갑자기 이쪽을 향해 뛰어왔다.
「느훗훗~!! 오늘은 오뺘야에게, 특벼란 선물 씨잇!! 이 있는거제!!!
……………쨔자-안!!!」
마리쨔가 땋은 머리 씨에 들고 있던 것은 한 송이의 꽃이었다.
분홍색이 선명했고, 품종은 모르겠지만 아주 예뻤다.
「레이뮤가, 어제 찾아낸거제!!!
레이뮤도, 오뺘야에게 보답이 하고 싶다며, 필사적으로 찾고 있었던거제!!!
오뺘야, 받아줬으면 하는거제!!!」
이런 꽃, 정원에 피어 있었던가…….
힐끗 처마 밑을 보자, 레이뮤가 부끄러운 듯 구레나룻을 서로 비비고 있었다. 흙투성이인 몸과는 대조적으로, 수줍어하는 모습이 어딘가 애처로워 보이기도 했다.
『고맙다.』
레이뮤에게도 들리도록 조금 큰 소리로 그렇게 말하자, 마리쨔는 「느윳느-웅!! 해낸거제!!」라며 기분 좋은 듯 뛰쳐나갔다.
돌은 평소처럼 걷어찼지만, 꽃은 집 안으로 돌아와 신발장 옆에 두었다.
안타깝게도, 아니 당연하게도, 돌아올 무렵에는 시들어 있었다.
두 마리에게 보이지 않도록 정원 구석에 묻어주었다.
마리쨔가 온 지 오늘로 한 달.
오늘 아침 놓여 있던 것은 가늘고 길며 납작하고 매끈매끈한 돌뿐이었다.
나는 처마 밑까지 가서 둥지를 들여다보았다.
「느읏………… 훌쩍……………
레이뮤………… 레이뮤우우우……………
어째서어어어어………………………
계속………… 계속 함께라거…………………
말해짜나아아아…………………!!!!」
짧고 가는 땋은 머리 씨로 검게 변한 시체를 끌어안고 마리쨔는 울고 있었다.
시체에 달린 붉은 리본 씨가 슬프게 흔들린다. 그 얼굴은 평온해서 마치 잠들어 있는 것 같다.
『병약하다고는 생각했지만…………
뭐 윳쿠리치고는 오래 버틴 편일까.』
「훌쩍………… 훌쩍……………
…………느핫!!? 오, 오뺘야!!!???
레이뮤가…………… 레이뮤가…………
영원히, 느긋하게 되어버린거제………………
…………………마리쨔……… 너무 슬픈거제………………
……………………으윽………… 훌쩍………… 으으으………………………」
양쪽 눈에서 끝없이 흘러내리는 눈물을 하나뿐인 땋은 머리 씨로 필사적으로 닦는 마리쨔.
어린 몸으로 아내를 맞이하고, 힘들지만 즐거운 매일을 보내고 있었을 것이다.
그 상실감은 어느 정도일까… 혼자인 나로서는 알 수 없다.
『………오늘 정도는 돌을 놓지 않아도 괜찮았을 텐데.』
마리쨔는 후루루 하고 작게 몸을 가로로 흔들었다.
「…………그거슨………… 안 되는거제………
…………………마리쨔는………… 오뺘야에게 집을 빌리고 있는거다제……………
매일…………… 오뺘야에게……………」
윳쿠리라는 것은, 한번 믿으면 깊이 파고드는 생물이다.
「이것」이라고 정하면 「그것」으로밖에 살 수 없다.
돌을 처마 밑 앞까지 옮겨주고 회사로 향했다.
그로부터 일주일.
왠지 모르게 짐작하고는 있었다.
마침 휴일이 되어 시간이 생겼으므로 처마 밑을 본다.
둥지 안에는 웅크린 채 검게 변한 마리쨔의 시체가 있었다.
개미에게 갉아 먹혔는지, 부피의 대부분을 잃었다.
희미하게 남은 몸에서 힘없이 뻗어 나온 땋은 머리 씨에는 붉은 리본 씨가 쥐어져 있었다.
레이뮤의 시체는 보이지 않는다. 아마 마리쨔와 마찬가지로 개미에게 끌려갔겠지.
그날 이후, 처마 밑 앞에 놓았던 돌은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아내인 레이뮤를 잃은 것이 어지간히 힘들었던 걸까.
먹이 찾기조차 포기하고 검게 변할 때까지 느긋하게 있어 버리다니.
부젓가락을 사용하여 시체와 둥지를 긁어내어 한데 모아 정원 구석에 묻었다.
그곳은 레이뮤가 준 꽃이 묻혀 있는 장소였…………으면 좋겠다.
역시 어디에 묻었는지 따위는 잊어버렸다.
그날 밤, 나는 오랜만에 독한 술을 마셨다.
끝


